믿음을 잃은 사람은

웃음을 잃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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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소바면을 뽑는 자격증이 있다고 한다. 뭐, 이런 것에도 자격증이 필요하나? 라는 생각이 들법도 한데, 곰곰히 따져보니 그럴 법도 하다. 자신들의 전통을 중시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듯하니 말이다. 점점 사라져가는 것만 박제하듯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것에서조차 일정한 틀을 유지하고픈 마음이 엿보인다.

그런데 이 자격증엔 급수가 있다고 한다. 1단에서 5단까지. 우리나라의 기능사, 기사, 마스터나 명인 같은 그런 종류인 셈이다. 하지만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최고의 실력자가 되기 위해선 단순히 경력이나 연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공헌 경력이 있어야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소바면을 뽑는 기술과 사회공헌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으나 오히려 감동을 주는 정말 필요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디 음식을 만드는 기쁨이란 남에게 베푸는 데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음식을 먹는 사람이 행복할 때 그것을 만든 사람도 더불어 행복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공헌 경력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음식을 나눌 줄 아는 요리사라면 이미 최고의 요리사이지 않을까 싶다. 항상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게 될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요리하는 요리사. 그런 요리사가 우리 사회 곳곳에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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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현장21>에서 김호철 감독과 문경은 감독의 리더십을 다뤘다. 프로배구와 농구판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 팀의 감독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더군다나 모래알같은 조직이 어떻게 하나가 되어 이런 성과를 이루었는지 관심이 갔다. 특히 '버락' 김호철 감독이 어떻게 얼굴에 웃음을 띠며 선수들을 지휘하게 됐는지 '미소' 김호철로의 변신 과정이 사뭇 궁금했다.

전문가는 이 두 감독의 리더십을 가치와 욕망을 적절히 자극할 줄 아는 능력으로 보았다. 그것은 꿈을 제시했기에 가능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김호철 감독은 목표 제시가 뚜렷했다는 것, 문경은 감독은 규율과 자유를 잘 조절했다는 것이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이런 원동력이 있게 하는데는 현실상황판단 능력이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드림식스팀은 모기업이 없는 상태다. 올해가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채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선수들은 나라도 잘해서 좋은 팀으로 스카우트 되어야 겠다는 욕망을 지닐수밖에 없다. 한데 김 감독은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가 모기업을 찾아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뚜렷한 목표점이 생긴 것이다. 이 목표가 선수들을 움직였다. 그리고 의기소침한 선수들을 위해 호통보다는 미소로 다가갔다. 팀 색깔에 맞추어 자신의 지도 스타일도 색깔을 바꾼 것이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 나이츠는 10년 가까이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가 가장 많은 팀이면서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개개인이 뛰어난 만큼 개성도 강해 하나로 묶이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라 지적됐다. 이에 문 감독이 내놓은 해결책이 아침 7시 기상해서 모두가 자유투 100개씩 하고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한식구라는 느낌이 들게하려는 이유였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에서 공격은 자유롭게 하되 수비는 철저한 약속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약속을 어기면 호된 질책이 따른다. 개성을 살려주되 팀웍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철저한 계산인 셈이다.  

이 두 감독의 리더십은 조직의 문제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의 문제에서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특성이라 여겨진다. 개인이 처한 현실에 대한 상황을 적확하게 판단하고, 그 판단을 바탕으로 먼저 뚜렷한 목표를 정한 후, 개인의 성격과 특성에 맞추어 규율과 자유를 적절히 배합한 일과를 계획한다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당당한 걸음걸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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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문을 연지 8개월 만에 50억이 넘는 매출을 거둬 화제다. 이곳의 물품 80%는 신선식품이고 20% 정도가 가공식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신선식품의 신선함을 위해 매일 매일 출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직매장에 대한 개념도 널리 알려져 있고, 또 실제로 직판매를 하고 있는 곳도 상당수 있지만 완주군의 성공이 이례적이라고 평가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리고 무엇이 사람들을 이곳으로 이끈 것일까. <SBS 현장 21>의 취재가 만족스럽게 답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론해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줬다.

먼저 거론해볼 수 있는 것은 큰 도시와의 근접성이 아닐까. 전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농수산물을 소비할 주체인 소비자가 없다면 모든 것이 허사일테니까 말이다. 꼭 큰 도시가 없더라도 군의 중심지엔 인구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이런 곳도 직매장이 성공할 수 있는 터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래도 시골까지 사람들이 물건을 찾으러 오는 것은 또다른 이유가 있을 터이다. 그것은 매일매일 농약품 잔류 검사를 한다는 것과 남은 물건을 수거해 감으로 인해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아갔다는 데 있을 것 같다. 싱싱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믿음을 준 것이다. 이런 밑바탕에는 교육과 관리라는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겨진다. 더군다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판매량을 즉각 즉각 지켜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다. 

게다가 착한 가격까지 더해졌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중간유통상이 끼어들 여지가 없으니 거품이 낄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포장에서 진열, 가격 책정까지 모두 생산자가 책임진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직매장은 그저 판매 장소만 빌려주고 10%의 수수료만 챙긴다는 것이다. 물론 철저한 관리를 기본으로 한다. 자체 규율을 어기면 페널티를 주고 삼진아웃제까지 만들었다.

직매장은 처음 50곳의 농가가 참여했다가 지금은 300곳이 참가하고 있고, 300곳의 농가가 참여 희망을 내보이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로컬푸드 직매장의 성공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기업농이나 대규모 농장 위주로 생존 전략이 짜여져 있던 농촌에 고령농과 소농들의 활로가 열린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로컬푸드는 에너지 절약적인 생태적 판매가 아니던가. 온라인 판매까지 연결된다면 더욱 생태적일 수 있겠다. 그러나 개별적 소농들로 이루어진 생산자이다 보니 상품의 다양성이라든가 품질의 균일화, 꾸준한 생산량 등의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 이런 문제들은 더 많은 농가들의 참여와 이에 호응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으로 대부분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전국 곳곳에 이런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겨 생산자도 소비자도 함께 웃으며 농산어촌이 건강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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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위대한 탄생 시즌 1>에서 우승했던 백청강은 예선에서 이런 평을 들었다. "평범한 톤, 흔히 들을 수 있는 목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정과 노력이 그를 정상에 서게 했다. 물론 그의 성장배경이 우승을 하는데 한몫 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우승하면 바로 데뷔할 정도의 보석을 찾아내는 <슈퍼스타K>와는 달리 <위대한 탄생>은 멘토라는 제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는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3인이 최고의 연습생을 뽑는듯이 보인다. 마치 훌륭한 원석을 발굴해내 나중에 찬란한 보석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투다. 즉 '타고난' 아이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타고난' 재능을 뽑고자 하는 것이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도 주 흐름으로 나타난 듯하다. 이것은 열정이나 노력은 이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 되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타고난' 목소리, 톤, 끼가 있어야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 수 있는 것이다.

 

2.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글이다. 흔히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정도로 이해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맥락에서 한때 이영표를 비롯해 운동선수들의 단골 인터뷰 내용이 되기도 했다. "운동장에서 즐기고 싶다." 내심 이기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즐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것에 동감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절이 수상해진 탓일까. 마음껏 즐기거나 <미쳐야 미친다>고 외치기 보다 타고남이 우선으로 보이는 시절이 도래한 듯하다. 죽어라 노력해도 안되는 일을 자꾸 마주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3. 열정이 노동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청춘의 열정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려는 사람들이 많다. 열정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제도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열정이 사업이 되라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충고하는 말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열광하는지 잘 알지못한다. 우리가 받아온 교육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채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의 싸움에서 지지 말라는 것이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또는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눈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내가 '타고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미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그런 눈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그런 눈은 그냥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우리는 우리 몸뚱아리를 가지고 몇년, 몇십년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나를 돌아보자. 내가 '타고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에 몸을 맡겨보자. 밥벌이의 험난함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을지 모르지만 위대한 탄생의 꿈마저 잃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나를 캐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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