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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독서 - 현재진행형, 엄마의 자리를 묻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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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shin님은 책이 읽었던 육아서 중에 최고라고 하셨는데, 그런 찬사에 동감한다. 사실 엄마의 독서,라는 제목에서는 한국의 흔한 엄마를 상상하게 된다. 독서가 좋대. 독서 하는 애들이 공부도 한대. 그러니까 책을 많이 읽혀야 . 책도 많이 사야 돼고. 그래서 이번에 새로 전집 그거 들여놓았잖아. 아이들을 위해 책을 찾아보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책을 구입하는 엄마들을 폄하하려는게 아니다. 연령에 적합한 독서지도법이 있고, 여러 읽을만한 좋은 책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권하는 일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엄마 독서 대부분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기 위한선별 작업이다. 당연히 필독서 위주일 수밖에 없고, 책을 권하는 기간도 매우 한정적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학원 숙제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0세부터 10세까지가 책을 제일 많이 읽는 연령대다. 본격적으로 어려운 책들을 읽기 시작하고, 한국말의 유려함을 음미하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책읽기가 가능해지는 연령의 아이들은 모두 문제집과 뜨거운 중이다. 



그래서 이런 방향 목적으로엄마의 독서라는 책을 집은 사람이라면, 그런 엄마라면 적잖이 실망할 밖에 없다. 책은엄마의 독서 대한 책이다. 엄마라고 호명된 사람이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읽어나가는 독서 여정에 관한 책이다. 책의 시작점 자체가페미니즘 모먼트이다. 결혼 이후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새로운 신분에 편입된 이후 그녀가 겪었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한 억울함이 독서 여정의 강력한 추진력이 되어준다.  



하루아침에 남편과 사회 전체가 한통속이 되어 적군으로 변한 듯한 상황에서 나는 자포자기 상태로 나날을 보냈다. 그런 상황은 끝날 없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고, 남편과 나의 차이는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었다. 그는 대리에서 과장으로, 차장으로, 부장으로 승진하고 연봉도 차곡차곡 오르며 가방끈도 길어질 것이나, 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영영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고 식탁 밑을 기어 다니며 밥풀을 떼어내고 아이들에게 소리를 질러댈 것이었다. (49)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자는 주저없이외로움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오직 혼자만 있는 같은 느낌, 건너로 화려하고 북적이는 세상이 보이는데 나만 홀로 외딴 섬에 고립돼 끝없이 고행을 반복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반대였다. 다시 일을 하게 된다 해도,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해도 스스로를전업주부라는 카테고리에 넣고 싶지 않았다. 뻔하고 단순한 것을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에 목매지 않았다. 적어도 내게는, ‘다음주에 만날까?’하고 전화할 친구들이 있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하기 어려울 때는우리집에 놀러와~’ 말할 후배가 있었다. 양쪽 부모님들이 가까이 사셨고, 언제든 아이를 봐주시겠다고 하셨다. 나는 학교 모임 자체에 거부감이 있었다. 가능하면 ‘** 엄마 호출되는 모든 자리를 피했다. ‘** 엄마 빼고서는 나를 설명할 다른 말이 없었는데도, 나를 규정할 다른 단어가 전무한데도, 나는 ‘** 엄마로서의 나를 거부했다.   



엄마들과 많이 어울리지 않았기에 사교육 정보에는 완벽하게 무지했다. 큰아이 4학년때, 임원 아이들 엄마 모임에서 아이의 영어 학원 레벨을 말하며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엄마를 봤다. 아이가 어느 대학에 갔는지를 자랑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기는 하다. 아이가 좋은 대학에 것이 엄마의 성과이기에 자랑해도 된다는 암묵적 동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이기는 하지만, 영어 학원 레벨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티가 났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다음이었다. 다른 엄마들이 다들 감탄하며 엄마를 부러워하는 것이다. ? 그래요? 브릿지야? , 브릿지? 브릿지는 청담어학원 레벨 하나다. 나는 세계와도 친하지 않았다. 소신만으로는 일이었다. 한국에서 교육은 가장 중차대하고 엄중한 투자 대상이다. 남편과 나는 사교육에 관한, 아이들 공부에 대한, 사교육비 지출에 대한 생각이 일치한다. 나는엄마표정보에 일희일비 하지 않을 있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학습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저자는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읽게 , 틀에서 인간의 특성을 보고 근본적으로 사유하게 되면서 한결 자유로워진다. 자잘한 현상 하나하나에 일일이 흔들리지 않는 힘을 얻게 된다. 『아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에서는 양육에서 아이들이 가진 무한한 파워에 의문을 제기하고, ‘민주적인 엄마라는 신화에 도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 순간에도 망설이고 뭉그적거렸던 자신의 모습을 자꾸 떠올리게 됐던 저자는 일관되고 단호한 어조의 엄마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엄마보다 아이들에게 혼란스러울 것임을 알게 된다. 



나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안전과 공동체에 대한 예의. 가지가필수 규칙 주를 이루었다. 범주에 들어가는 문제들에 한해서는 일관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되, 나머지 문제들에서는 최대한 허용해주자는 것이 내가 정한 방침이었다. (168)  


그에 더하여 숱하게 많은 육아서를 읽어왔던 경험치로 기존의 육아서들의 한계를 발견한다. 나는 지적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책을 통과해가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읽었던 육아서들이 실은 엄마들용으로 마련된자기 계발서였다는 것을. 육아와 가사를 온통 엄마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사회구조를 직시하기보다는 시선을 엄마인 자신에게로 향하게 만드는 자기계발서. 아이의 육신과 정신 모두 너에게 달려 있으니 시종일관 자신을 채찍질하여 어떠한 순간에도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엄마로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자기계발서. (166) 



나도 그런 말을 하던 사람이었다. 나도 생각없이 그렇게 말하던 사람이었다. 육아서, 가끔 읽어줘야 한다고. 아이들 크는 금방이라고. 금방 커서 훌쩍 곁을 떠나갈 거라고. 그러니까 지금 예뻐해주고 사랑해 줘야 한다고. 30 가까이 살아왔던 자신을 잊고 자신을 뒤로 하고, 이제 엄마로 살라고. 엄마로서만 살라고 말하는 그런 , 책들.  



현재진행형, 엄마의 자리를 묻는 엄마의 독서. 정아은 작가가 찾은 답이다. 



정말 좋은 엄마가 되려면좋은 엄마 되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세상에좋은 엄마 없다. 30 동안 엄마가 아닌 상태로 살아오고, 그에 따라 자기 고유의 성향과 습속과 역사가 형성돼 있고, 행복과 성과와 명예를 추구하고 싶은 인간이 자신의 여러 역할 하나로엄마 받아들인 상태가 있을 뿐이다. 엄마가 아이와 맺는 관계는 엄마가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맺는 관계의 일부분이다. 다른 관계보다 가깝고 영향력이 뿐이다. 엄마가 자신을 둘러싼 우주와 연계를 끊어버리고 오직 엄마로만 기능하려고 하면, 아이와 우주의 관계도 끊어진다. … 


그러므로 좋은 엄마가 되려면, 그냥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내가 좋은 인생을 살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하고, 감정에 충실하고, 다른 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면 된다. ‘엄마 나의 수많은 정체성 하나일 , 나의 정체성 자체가 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263) 




아주 시원시원하게 읽히는 책이다. ‘이라는 동아줄을 붙잡고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질투, 행복함을 함께 엮어낸 작가에게 화이팅을 전한다. 



좋은 엄마. 번도 좋은 엄마이길 원한 적이 없었다. 없다는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영양 만점 집밥 대신 오뚜기 컵밥을 줘도 다정한 엄마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만났을 , 우리가 만났을 , 


다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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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8-08-0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뚜기 컵밥은 아니지만 이제 막 버거킹 버거 멕였지만 그래도 저도 다정한 엄마❤️

단발머리 2018-08-06 16:18   좋아요 0 | URL
집에 들어갈 때 버거킹 버거 사 가려고 해요. 오늘 저녁은 콰트로치즈와퍼. 3900원입니다.
야나님은 다정한 엄마 맞구요. 다정한 사람 맞아요.

이제 제 차례예요.
저는 다정한 엄마, 다정한 사람이 될 꺼예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8-08-0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불끈!!

단발머리 2018-08-09 08:38   좋아요 0 | URL
남자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힘든 순간이 많아서 욕하는 장면이 간간히 나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조금 있었구요.

위의 제가 인용한 마지막 문단이, 평소의 제 생각과 일치해 전 그 점이 좋았어요.
다락방님표 감상도 기대되네요~~

책읽는나무 2018-08-06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다정한 엄마 되고 시포요!!
허나~~여름에 덥다길래 학원 끊고 집에서 같이 숨을 토해내고 있자니~~폭염속 실내에선 전기세 무서워 에어컨을 켰다,껐다를 반복하면서 결코 다정해질 수가 없네요ㅜㅜ
이건 폭염때문만은 아닐진대~~~???

단발머리님 글을 중간에 읽으면서 문득 얼마전에 읽은 김소영작가의 에세이집에서 읽은 일본 책방답사중 어느 서점에 아동도서코너가 있었는데 그곳 중간 작은 코너에 엄마 자신들을 위한 추천도서가 있었대요.거기엔 주로 페미니즘 책들이 많았답니다.
엄마지만 여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수련?해가는 것이 ‘엄마의 독서‘인셈인거죠.
님의 글에서 많이 겹쳐지면서 읽혔어요^^

그리고.....다정한 엄마!!
이건 제겐 많은 수련이 필요합니다만....저두 하고 싶네요.
여름방학동안만이라도~~~우리 해보아요^^

단발머리 2018-08-09 08:44   좋아요 0 | URL
아, 학원도 끊었다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방학이시군요. ㅠㅠ
책읽는나무님, 아이가 셋인 엄마는, 그것만으로도 그냥 마구마구 박수받아야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에어컨은 켰다, 껐다 하면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흐흑...

김소영 작가의 책도 좋군요. 저도 제목이 특이하고 좋았어요.
사실 그런 생각도 조금 했거든요. 진심일까.
인기 많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인이 아니라, 운영이 걱정되는 작은책방을 낸 일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을까...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는 걸 보노라면요.

여름방학에는 특히!!
다정한 엄마가 어렵네요. 그러나, 우리.... 해보아요!!!

라로 2018-08-0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정한 엄마!!! ㅎㅎㅎㅎ (모든 엄마들의 로망일까요? 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8-09 08:46   좋아요 0 | URL
라로님은 다정한 엄마세요~~~
라로님댁 자녀들이 엄마 생일에 내미는 생일 카드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어요.
진심 부럽사옵니다~~~

저도 엽서세트 사러 갈까봐요. 아이들에게 먼저 엽서를 쓰는 다정한 엄마.... ㅠㅠ
 

















도저히, 책을 읽을 없는 시간이 지나가고, 다음에는 책을 읽기 싫은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책을 읽지 하는 슬럼프 겪은 적이 없다. 그런 시간들이 아주 짧게, 가볍게 지나가는 편이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최근에, 책을 읽지 못하겠고, 책을 읽기 싫은 짧은 시간을 지나면서 책입맛을 다시 돋우기 위해 고른 책은오만과 편견』이다. 나는 책이제인 에어>일거라 생각했다. 인생의 , 중의 , 내가 사랑하는 제인 에어』. 그렇게 믿어왔는데 아니었다. 내가 잡은 책은오만과 편견』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5권을 읽고, 대표작오만과 편견』 제일 좋다는 결론에 도달한 이후, 다시 읽는 제인 오스틴은 항상오만과 편견』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제인 오스틴은 좋았다. 

첫번째 읽었을 제일 좋았던 부분은 이런 문단. 



아무리 애를 써도 되더군요. 애쓴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감정은 어떻게 수가 없네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열렬히 흠모하고 사랑하는지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56) 



가슴 뜨거운 열정을 고백하는 다아시. 자신의 사랑이 응답될 거라 착각하고 있는 다아시. 구애하는 상황에 , 말을 가리지 못하는 다아시. 안타깝다, 다아시. 그대는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네. 그리 해서는.

이번에 읽을 때는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카드보다 책을 좋아해요? 거참 특이하네.” 허스트 씨가 말했습니다. 

엘리자 베넷 양은 카드놀이를 경멸하시지요.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으시고요. 오직 책에서만 즐거움을 찾으신답니다.” 빙리양이 말했습니다. 

저는 그런 칭찬을 들을 자격도 없고, 그런 비난을 들을 이유도 없어요. 저는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고, 책에서만 즐거움을 찾는 사람도 아닌걸요.” 엘리자베스가 소리쳤습니다. (53) 



책을 좋아한다는 , 책을 많이 읽는다는 칭찬을 들을 일도 아니지만, 비난 받아야할 일도 아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고, 책을 읽지 않는다고 무시당할 것도 아니다. 이렇게 제인 오스틴의 문장을 저장해 둔다.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칭찬을 들을 자격도, 비난을 들을 이유도 없어요. 


















『오만과 편견』 끝내고는 리처 어페어』 이북으로 읽었다. 리처를 사랑하는 그의 팬들에게는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리처를 크루즈로 처음 만났던 나는, 190센티의 거구인 리처가 걷고 말할 때마다 자꾸만 크루즈 겹쳐져 어색한 듯하면서도 은근 좋았다. 리처 시리즈는 액션/스릴러 소설로 분류되는데 사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다. 일단 예쁜 여자들이 나오고, 그리고는 예쁜 여자들이 시체로 발견된다. 살인의 시간과 방법, 그리고 이유를 밝혀내는 과정들이, 살인을 상상하는 과정들이 즐겁게 읽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리처를 찾아 읽는 이유는, 리처가 가진 매력 때문이다. 출판사 광고대로 동물적인 감각, 정확한 판단. 스티븐 , 마이클 코넬리, 폴릿, 퍼트리샤 콘웰, 제임스 패터슨 등이 사랑하는 캐릭터. 20초에 권씩 팔리는 리처 컬렉션. 나로 말하자면,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러 가기 , 그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 생각하는 리처가 좋았다. 그런 조심성, 나는 좋아한다. 






전국의 피서지가 그렇겠지만 실내라고 만한 모든 곳이 사람들로 북적인. 111년만의 폭염은 정말 대단하다. 백화점, 도서관, 마트, 대형 쇼핑몰, 어디 하나 한가한 곳이 없다. 휴가는 아니지만, 휴가처럼 제법 멀리 나서 도착한 대형 쇼핑몰도 그러했는데, 마음에 드는 자리에 간신히 안착했다. 애는 애의 책을, 둘째는 게임 시간 확보를 위해 아빠와 영어 단어 외우기를 시작했는데, 아이들을 등지고 앉아 『 리처 어페어』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다. 읽고 싶은 , 콜드 브루 그리고 이제는 필수품이 되어가는 에어컨. 필요한 없다고는 없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것도 없다. 

나는 이상 바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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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8-0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고 말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8-06 09:13   좋아요 0 | URL
내가 쓴다~~ 했잖아요!!
난 마음에 들어요~
독서의 결기 같은데 막 느껴지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8-06 09:14   좋아요 0 | URL
약간 국가정책표어 느낌은 있어요. ˝새독서운동˝ 같은 거? ㅎㅎㅎ 고도성장 할 것 같다.

단발머리 2018-08-06 09:19   좋아요 0 | URL
전 세계 경제가 저성장인데 나만 고도성장해도 될까 모르겠네요. 그래도 일단 ˝새독서운동˝은 시작해야겠어요.
날씨 탓하면서, 너무 놀았....
syo님처럼 날씨의 영향 없이 꾸준히 읽고 싶어요, 나도.

그럼 다음 페이퍼 제목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syo님처럼 꾸준히 읽고 싶다!

유부만두 2018-08-06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디딩가디딩가 중입니다;;;;
책 읽기가 힘든 요즘이에요 ^^;;;

단발머리 2018-08-06 09:31   좋아요 0 | URL
딩디리딩딩딩딩 딩딩딩~~
저도요. 일단 집 밖을 나서야 책을 읽을 수 있을 텐데요... ㅠㅠ

다락방 2018-08-0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이 자식 너무 짜증나요. 시리즈마다 여자들이 아주 그냥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8-06 14:00   좋아요 0 | URL
이 부분이 생각나네요.


˝내가 당신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녀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했어요. 그녀한테 돈 빌린 적 있어요?˝
˝그런 적 없어.˝
˝그게 아니라면 당신한테 홀딱 빠진 거예요. 난 느꼈어요.˝
˝자넨 내가 만나는 여자마다 그렇다고 말해왔어.˝

자타공인인가봐요.
진짜 짜증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18-08-0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국만큼 덥지는 않은 데 왜 딩가딩가 하고 있을까요. 한국 다녀 온 후유증인가...

단발머리 2018-08-06 16:08   좋아요 0 | URL
시차 적응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조금 딩가딩가 하시고, 곧 리딩리딩 해주세요~~~~^^

blanca 2018-08-0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만과 편견> 정말 좋죠! 제인 오스틴은 정말이지... 아우, 별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를 어찌나 감칠맛 있게 하는 재주가 있는지 역시나, 싶어요. 저도 요즘 이북 읽는 재미에 빠져 있지요. 그런데 눈에 나쁠 것 같아 좀 그게 걱정이긴 해요. 마지막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지네요.

단발머리 2018-08-06 16:11   좋아요 0 | URL
제가 제인 오스틴이나 샬롯 브론테를 읽으면서 특히 감탄하는 게, 정보와 경험의 양이 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제인 오스틴은 정말 평범한 얘기를 특별하게 바꾸어 버리죠.

저도 어제밤에 이북 하나 또 결제했어요. 아직까지는 좀 빨리 읽히는 책으로 고르고 있습니다^^

라로 2018-08-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나 큰사이즈 먹었어요. 왜 저는 왜 늘 큰 사이즈만 좋아할까요? 저는 왜 이렇게 욕심이 많을까요????😐

단발머리 2018-08-06 16:13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니 좀 작아 보이네요. 저게 톨사이즈예요.
보통 사이즈지만 이름은 ‘톨‘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라로님 스스로 그렇게 밝히신다면. 제가 또....
라로님~~~ 욕심쟁이 우후훗!^^

라로 2018-08-07 00:34   좋아요 0 | URL
알아요. 가장 작은 사이즈에 가져다 붙인 이름이 톨, ㅎㅎㅎㅎ 그거 들어보셨어요? 스타벅스에서 이루어지는 사이즈 이름부터 모든 것이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없고 다 전략적이라는 것이라는 것? 그러니 톨도 작은 사이즈이지만 그래도 톨 하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전략. 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죽을때까지 욕심쟁이~~~~ㅎ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18-08-06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이틀동안 가족과 함께 더위 피한다고 도서관을 다녀왔었는데요~~~늘 한가했던 도서관이 그야말로 북적북적!!! 열람실엔 공부하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저는 그게 참 신기했었어요.
물론 책 읽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열람실에서 떡하니 자리 차지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왜이렇게 많아진건지???
우리동네 곧 발전?하겠다고 생각하다가 매년 한여름에만 도서관이 버글버글 했었다는 생각에 도달했기에 저도 자리 비집고 앉아 책 읽고 왔답니다.ㅋㅋ

단발머리 2018-08-09 08:48   좋아요 0 | URL
집 앞 어린이도서관은 물론이고요.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도서관에도 앉을 자리 하나가 없더라구요.
공부하는 분들, 노트북으로 인강 듣는 분들, 책 읽는 분들... 연령도 정말 다양하구요.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된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깊은 고뇌에 빠졌을 그의 마지막 며칠을 생각한다. 

착한 마음에 담을 없었던 죄책감의 무게를 생각한다. 

목이 메인다. 



이기적인 나는. 

남겨진 사람들을 본다. 

아들을, 남편을, 동지를, 친구를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너머로 남겨진 사람들.  


얼굴 마주친 없지만, 잡아본 없지만, 

그를 믿고 의지했던, 

그렇게나 많이 좋아했던, 

그를 잃은 우리를 본다. 


그를 잃은 우리를 

그를 영영 잃어버린 우리를 

본다.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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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8-07-2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 지나면 괜찮겠지... 했으나
더 우울합니다.

단발머리 2018-07-24 11:07   좋아요 0 | URL
모두 같은 마음이겠죠.
어제는 너무 급작스럽고 놀란 마음에 울지도 못했어요.
전, 오늘 아침에서야 울었습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북극곰 2018-07-2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는 울지도 못하다가 오늘은 계속 눈물이 납니다.

단발머리 2018-07-24 20:42   좋아요 0 | URL
아이랑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나누며 잠깐 웃다가도...
돌아서면 자꾸 한숨이 나옵니다.
너무 서글픈 시간입니다.
 




집에 자두가 있는데 집을 나섰다. 자두만 있는 아니고. 자두도 있고 수박도 있고 바나나도 있다(과일 열전). 우유도 있고, 요구르트도 있고, 치즈도 있다(유제품 열전). 밥도 있고, 라면도 있고, 초코파이도 있다(식사 열전). 그런데도 집을 나섰다. 집에 자두도 있는데 



물론 일이 있어서 나온 거다. 일이 없으면 일을 만들어서라도 나온다는 문제라면 문제지만. 책을 반납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오늘은 부끄러운 날이다. 3권을 빌렸는데, 권도 읽지 했다. 보통 6권을 빌리면 2.5권을 읽고, 5권을 빌리면 2 정도 읽는데, 3 빌려서 그런가. 권도 읽지 했다. 미안한 마음에 도서관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마사 C. 누수바움의 책을 펼친다. 
















마사 누스바움의 이름은시적 정의』라는 책을 통해 처음 들었는데,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내게는 어려웠다. 오히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다른 곳에서 만났다. 





공손함, 자기의심, 내면적 침묵은 젊은 여성을 상대적으로 취약한 표적으로 만든다.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 Martha Nussbaum 1969 하버드에서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 그때 일을 회상하기를 지도 교수가팔을 뻗어 가슴을 만지려고 했을 (…) 교수에게 창피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그저 가만히 그를 밀어냈다 한다. (83)  







세계의 중심 미국,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그녀를 얽어 매는여자라는 굴레. 분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슬퍼했다. 그래? 미국도 그래? 하버드도? 하버드에서도 그런단 말이야? 




방학 때는 자주 오지 못할 같아 책을 대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에 띄는 책들이 있어서 3권을 대출했다. 















『문맹』 전에 대형서점에서 읽었다. 앞부분을 읽어보고 구입하려 했는데, “? 끝났어?” (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느낌을 이해할 것이다. ? 끝났어? 벌써?) 하는 바람에 구입하지 않았는데, 읽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도 읽어 줘야겠다 싶어 얼른 책을 집었다. 아이에게는 첫번째 에세이 <시작> 읽어주고 싶다. 문장을 들려주고 싶다.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9) 



둘째 아이에게는 번째 에세이 <말에서 글쓰기로> 읽어주겠다.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

어떤 비밀.” 

출생의 비밀.”

출생에는 어떤 비밀도 없어.” 

아니야. 그렇지만 네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해야지만 말해줄 거야.” 

맹세할게.” 

있잖아. 너는 주워 아이야. 우리 식구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발가벗고 들판에 버려진 너를 발견했어.” (21) 















『엄마의 독서』 jsshin님의 리뷰를 보고 제목을 기억해 두었던 책이다. 소설가다운 입담과 진솔한 이야기라는 평가에 귀가 솔깃했다. 육아서를 많이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도입부가 특별했다. 저자가엄마 육아서들이 취하는 기본적인 스텝과 많이 달랐다. 엄마가 되었을 때의 기쁨과 놀라움, 초보 육아의 당황스러움과 사랑스러운 아이, 실패와 난관을 딛고 진정한(?) 엄마로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었다. 엄마가 시시각각 떨어져 내리는 온갖 책임에 이리저리 치이며 필사적으로 붙잡았던이라는 동아줄에 대한 이야기이되(7), 첫번째 책이 <역사 속의 매춘부들>이다. ‘엄마로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기 , 사회 생활과 결혼 생활을 통해 여성이투명인간으로 처리되는 불합리함을 인식하게 저자가 그대로페미니즘 모먼트 겪어내는 광경이 책의 시작점이다. 



그러나 당시 나는 상황을 그렇게 거시적으로 통찰해내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존재감이 완전히 소멸될 예정인 사람으로서, 닥쳐올 나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쩔 몰라 하며 버둥거렸다. 다시는 사회에 나가지 못할 것이며 그저 이렇게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애를 보다가 한생이 가버릴 거라는 절망감, 사회적, 경제적 표식들을 모조리 잃고 오직 육아의 담당자로서만 자리매김된 나에 비해 사회적, 경제적으로 아무것도 잃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라는 조력자가 스물네 시간 집을 지키고 앉아 육아와 살림을 온전히 도맡을 것이기에 가정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출근하고 대학원에 가고 회식도 가고 5 6일짜리 출장도 있는 남편의 대조적 상황에 대한 분노로 억장이 무너질 같았다. (50) 



그녀가 말하는 고민은, 어제부터읽고 있는 책에서 말하는이름 붙일 없는 문제들 닿아 있다. 




문제는 미국 여성들의 가슴 속에 여러 동안 묻혀있었다. 동요는 낯설었고, 불만족스러웠으며, 20세기 중반의 미국 여성들이 애타게 기다리며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다. 교외에 사는 가정주부들은 제각기 문제를 가지고 홀로 싸웠다. 침대를 정리하면서, 식료품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서, 의자에 커버를 씌우면서, 아이들과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이들을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에 태우고 다니면서, 그리고 밤마다 남편 옆에 누워이것이 과연 전부일까?”하고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61) 






『여성성의 신화』. 출간된 50주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출발선에 다시 세우는 이라고 정희진이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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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7-2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엔 복숭아가 있지요. 아몬드랑 우유, 가지랑 오이도 있고요. ^^

단발머리 2018-07-21 07:32   좋아요 0 | URL
저희집에 없는 것 중에 복숭아가 제일 부러운데요.
복숭아, 복숭아....^^

유부만두 2018-07-21 07:50   좋아요 0 | URL
어제 밤, 아이 수영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 자두 샀지요!!!!

라로 2018-07-21 08:38   좋아요 0 | URL
저희집엔 체리랑 포도랑 수박이랑 바나나랑 다 있는데 복숭아랑 자두가 없어요!! 어제 복숭아 산다고 하면서 마트에서 그냥 걸어나왔어요. 엉엉 다시 마트 갈래요. 실화에요!!

단발머리 2018-07-21 09:56   좋아요 0 | URL
아하~~~ 유부만두님 자두까지~~~^^
자두까지 집에 있다면 퍼퍽트인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7-21 09:59   좋아요 0 | URL
미국의 체리는 저희 동네의 체리랑 비슷할 것 같은데요 ㅎㅎㅎㅎㅎㅎ 바나나도요.
수박은 웬지 다른 모습일 것 같구요.
복숭아는 저도 아직이예요. 라로님이랑 저랑 ˝복숭아 없는˝ 동지네요^^
 
















1. 생애 번은 피아노 연주하기


책의 약속이라면 6 안에 바흐의 피아노 명곡프렐류드 1 C장조’ (BWV 846) 연주할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피아노를 번도 쳐봤어도, 악보를 몰라도 책의 안내를 따라가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루 45, 6. 비범한 일을 이룰만한 시간! 바흐의 명곡은 체르니 100 혹은 체르니 30 초반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연주할 있는 곡이다. 많이 어렵지 않은 곡이고, 곡을 연주하는 것을 비범한 일이라고까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피아노 명곡 연주해보기 버킷리스트에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한다. 


일부러 책을 찾아 읽은 이유는 바흐 명곡을 연주해보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피아노를 1 모르는 사람에게 피아노와 악보와 연주의 기본을 어떤 방식으로설명하는가를 알고 싶어서이다. 건반 52, 검은 건반 36, 88개의 건반이 ‘CDEFGABC’ 음의 자리와 어떻게 만나지는지 설명하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오랫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아왔고, 현재는 가정집에서 야마하 피아노로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있는 지인이 말하기를 어려운 곡일수록손가락 번호 정확히 짚어주는 중요하다 강조하던데, 책에서도손가락 번호 인지하고 연습해야 함을 강조했다. 




2. 낯선 시선 


정희진을 다시 읽었다. 


젠더를 해결하려면 젠더를 가시화하는 동시에 젠더를 넘어서야 한다. 젠더를 조금이라도 해체하고 무력화해야 한다. 환경 문제가 지구의책임 아니듯, 여성 문제(젠더, 인간을 성별로 구분하는 제도) 역시 여성의책임 아니다. 이성애에 기반을 가부장제 사회가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했고, 구별의 권력이 성차별을 가능케 했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근원적으로 구별(젠더) 반대하지만, 구별이 만들어낸 효과(차별)로서 젠더가 작동하는 현실을 문제 삼는다. 한편으로는 젠더가 본질적인 구별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젠더로 인한 구분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14) 






3. 아무튼 피트니스  

















의도한 아니지만 운동 관련 세권을 연달아 만났다. 『마녀 체력』 스타일이 아니어서 읽다가 말았고,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금방 그만두었다. 책은 다락방님 리뷰가 좋아 일부러 찾아 보았는데, 역시나 좋았다. 즐거워서 하는 운동, 스스로 힘을 쓰는 운동, 사치라고 부를 테면 그러든 말든. 나는 하늘을 들어 올리는 사치를 마음껏 부려볼테다. 문단이 기억에 남는다. 



(농사 짓는 후배는) 역도 선수 장미란을 때마다 힘을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일손이 아쉬운 처지에서 나온 서글픈 농담이었다. 농사일뿐이랴. 힘을 써야 일은 차고 넘친다. 그리고 죄다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일이다. 


아틀라스처럼 일로 힘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헤라클레스처럼 쓰는 힘도 필요하다. 일이 아닌 데다 에너지를 들이는 ,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리켜 흔히 사치라 한다. 그러나 어디 삶이 필수품만으로 이루어지는가. 살아가려면 간혹이라도 사치품이 필요하다. 여유와 틈을사치라고 낙인찍은 아닐까. 그렇게 사치라는 말은분수를 지켜라하는 말로도 바뀌어 우리 삶을 단속하고 있는 것은 아니까. 필요해서가 아니라 즐거워서 힘을 쓰는 일이 사치라면, 힘을 하늘을 들어 올리는 쓰는 사치를 마음껏 부릴 것이다. (60)  



일주일에 체육시간에도 선생님의 레이더를 피해 나무 그늘 속을 헤매던 내게 운동은 언제나 언감생심. 작년에 일생일대의 결심으로 아파트 내부 헬스클럽에 3개월 등록을 하고, 상하 운동복을 사고, 운동화를 꺼내고 난리를 쳤지만, 3개월 동안 5.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태생적 운동 거부자.

 

지은이의 트레이너인 나이스샘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좋아요, 그래요, 더요. 운동할 마지막 세트를 가능하게 해주는 나이스샘의 격려와 화이팅. 인생에도 퍼스널트레이닝 같은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 지은이의 말에 동감한다. 하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람, 마지막 힘을 쥐어짤 같이 해주는 사람. 우리 모두 그런 사람, 그런 퍼스널트레이닝을 원한다.  





4.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책은 syo님의 서재에서 봤던 책이다. syo님은 평가는 정확하고, 냉정하고, 유머러스했는데, 그래서 더욱 읽고 싶었다. 

거칠게 이야기하는 공부란 결국 다음 3단계의 반복이(). 





1990년대 독일 베를린에서 앤더스 에릭슨이 이끄는 연구진이재능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결론은 물론모든 것은 재능이 아닌 연습의 결과이다. 에릭슨이 말한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란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골라내 그것을 반복하는 연습으로서 1)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하게 설계된 활동이며 2) 수없이 반복할 있는 활동이며 3) 교사나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있는 활동을 가리킨다. (76) 


혼자 공부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번째 공부 원칙이운동이다. 태생적 운동 거부자에게는 청천벽력이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맞아요). 운동을 하면 우리 뇌는 최고의 상태가 된다(그래요?). 신경 전달 물질이 증가한다(정말요?). 뉴런이 증가한다(어째요ㅠㅠ). 



눈에 띄는 부분은혼자 공부하는 사람의 식사 관리편’.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매운 음식이 좋지 않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부하는 사람은 순하게 먹고, 적당히 먹어야 한다.” 순한 음식은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너무 매운 음식은 몸의 기운을 밖으로 발산하는 성질이 있어서 먹으면 열이 오르고 땀이 나는데, 이렇게 발산해 버리는 기운이 우리가 일하고 공부할 써야 에너지라는 설명이다. (252) 수긍이 가는 적절한 설명이라고, 일주일에 떡볶이를 번씩 먹는 1인이 생각한다. 





사실 요즘에 책이 읽혔다. (그렇다. 책을 읽었다, 이렇게도 있다.) 날은 더웠고, 더위와 폭염과 열대아와 함께하는 즐거운(?)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굳이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자면, 책을 탓하고 싶다. 



5. 흑인 페미니즘 사상 




흑인여성은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뿐이며 백인 가정의 외부인이다. 흑인여성 가사노동자는 내부의 외부인 outsider-within 이라는 흥미로운 사회적 위치에 처하며, 내부의 외부인 위치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흑인여성 고유의 관점을 가지게 특수한 주변적 위치이기도 하다. (38) 








책은 두껍고, 자간은 좁고, 도서관 책이라 줄을 수도 없는(당연한 말씀을…), 훌륭한 책을 앞에 두고 나는 갈팡질팡했다. 갈피를 잡은 마음이 더욱 가쁘게 요동칠 때는, 책을 읽었다.  




6. New Moon  




“Even if I had jumped off that cliff to die, that would have been my choice, and not your fault. I know it’s your … your nature to shoulder the blame for everything, but you really can’t let that make you go to such extremes! It’s very irresponsible – think of Esme and Carlisle and – ”

I was on the edge of losing it. I stopped to take a deep breath, hoping to calm myself. I had to set him free. I had to make sure this never happened again. (511) 






자신 때문에 벨라가 자꾸 위험에 빠진다고 생각한 에드워드는 벨라를 떠난다. 벨라의 인생에서 자신을 지우려고 떠난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을 때조차 벨라가 절벽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는 환상을 보게 에드워드는 자신도 불사의 삶을 마치려 한다. 앨리스의 도움으로 벨라는 간신히 이탈리아에 도착하고, 에드워드의 죽음을 막는다. 이제 에드워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벨라는 말한다. 내가 절벽에 떨어져 죽는다 해도 그건 내가 선택한 일이야. 잘못이 아니야. 너하고는, 삶과는 상관없는 일이야. 



에드워드는 벨라를 사랑하고, 다시는 그녀를 떠나지 않겠다 굳게 결심했지만, 아직 사실을 모르는 벨라는, 그의 마음을 모르는 벨라는 그를 보내주기로 한다. 


그를 보내주기로. 그를 자유롭게 해주기로. 한다. 


I had to set him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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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7-19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가 등판했군요!!
뭐라고 평 해놨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지금 봐도 납득이 가는 한줄평이었습니다. 잘했어 syo!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7-21 07:36   좋아요 0 | URL
암요, 그럼요, 잘했어요, syo님~~~~~~~~
syo님의 평이 하도 좋아 읽은거예요.
나도 지푸라기 좀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18-07-1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체력> 이 맞으셨군요. 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단발머리 2018-07-21 07:38   좋아요 0 | URL
<마녀체력> 보다는 저는 <아무튼 피트니스>가 더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피트니스는 메롱인지라 ....
그래도 제일 맞는 운동이 요가인데, 그걸 또 열심히 안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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