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Everything (Hardcover) -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Random House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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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주요한 축이 루시와 윌리엄이었다면, 이 책의 주요한 축은 루시와 밥이다. 조금 더하자면, 매트와 올리브. 만약 주인공을 한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밥. 올리브와 루시의 이야기 중에 기록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이야기 역시 소중하지만, 내 생각에 이 책의 주인공은 밥이다. 이 책은 밥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과 우정이 얼마나 가깝고 얼마나 멀리 있는 감정인가는 새롭지 않은 문제다. 나는 남사친이 없어서 그런지 편안하고 친근하며 나를 지지해 주는 남자, 그런 친구에 대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정확히는 한 명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독한 프로이트주의자인 필립 로스의 말처럼, 남녀 사이의 일은, 중요한 단 한 가지 일은 섹스 뿐이다, 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에 대한 나의 결론은 '사람마다 다르다' 혹은 '사람마다 다를 테지' 정도이다.


Jim sat forward again. "Of course she's in love with you. You two take walks all the time, and you talk, right?" Bob nodded. "I always remember reading - it was years ago now - an article in which a famous director said: There is nothing sexier than talking. I always remember that. And that's what you and Lucy do - you talk. All right, now listen, Bobby. Don't tell her you're in love with her. Do not have that conversation with her. (277p)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자원은 인간이다. 제일 큰 즐거움은 대화에서 온다.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기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의 시간은 1분이, 아니 1초가 버겁다. 설사 애정하는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고 해도 말이다. 내 말을 '알아듣는' 너를 발견했을 때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다.

성관계는 없다. 환상은 실재계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바로 그러하므로. 소통 불가능의 세계에서 맛보는 합일의 순간은 특별하다. 다만, 그런 순간은 찰나일 뿐이니. 스침에서 마주침으로의 그 순간은 더더욱 소중하다.


지금, 이 사람.

현재, 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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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2-01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대화만큼 섹시한 건 없다!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 남자 있을까요? 혼자 떠드는 거 말고, 진짜 대화!
루시에 올리브까지~~ 기대됩니다!

단발머리 2025-02-01 21:49   좋아요 2 | URL
다정하신 독서괭님 기억하시겠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바닷가의 루시>입니다. 그 때 제가 윌리엄을 용서하고, 그와 화해했는데 말이지요. 이 책에서는 윌리엄 별로 안 나오는데다가 좀 별로인 사람으로 나옵니다. 그게 윌리엄의 본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쓸쓸한 이 내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어서 어서 오시구요. 전 <내 이름은 루시 바턴>으로 후진해서 가보겠습니다!

독서괭 2025-02-02 09:05   좋아요 1 | URL
후진도 좋네요 ㅎㅎㅎ

수이 2025-02-02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사친을 만들어요, 말할까 했는데 그러고 보니 나도 남사친들 만난지 너무 오래 전이라 내게도 있던가 남사친. 단발님 근처에는 그러고 보니 다들 여성들뿐이군요. 블루베리가 너무 적습니다. 조금 더 팍팍 넣어요. 교회 잘 다녀오시구요, 라고 시계를 보니 벌써 아멘 하고 있을 시간.

단발머리 2025-02-04 18:59   좋아요 0 | URL
남사친은... 제 생각에는 더 어릴 때 만들어야지 않을까요? 지금은 다 커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회는 잘 다녀왔습니다. 그 시간은 아직 출발 전이었구요! 그러나 아멘!
저녁 맛난거 먹어요~~

망고 2025-02-02 1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다 읽으셨군요 이 책도 너무 좋죠? ㅎㅎㅎ 루시와 밥의 사랑이 그렇게 끝났지만 루시가 마지막에 말하는 Love is love, 사랑이 다 다른 형태더라도 그건 다 사랑이라고, 밥을 사랑하지만 윌리엄에게서 느껴지는 안전한 느낌의 사랑도 사랑이라 루시가 선택한 길 즉 이 책의 결말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음 책을 기다리며...

단발머리 2025-02-04 19:01   좋아요 1 | URL
이 책 저도 너무 좋았어요. 아끼면서 미뤄지고 바빠서 미루다가 이번 연휴에 마저 읽었습니다. 저는 밥의 마음을 알 거 같았지만(어디까지나 추측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하지 않은게 너무 잘한거 같아요. 만약 그랬다면, 많이 후회할 거 같았거든요. 그리고 루시의 고민과 갈들도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저 혼자 해보았습니다.
다음 책, 우리 같이 기다려 보아요~~

다락방 2025-02-03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들은 섹스도 같은 성별과 하는데 친구며 연인이며 다른 성별이 뭐 굳이 필요하겠습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대화가 통한다면 그걸로 기쁠 수 있다면 상대의 성별이 무엇이든 나이가 어떻게되든 좋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찾는건 쉽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단발머리 님은 많은 분들에게 정말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계시잖아요. 단발머리 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단발머리 님은 사람들에게 기둥이 되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아 맥락을 잘 파악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우정 역시, 사랑의 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랑이 우정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요.


단발머리 2025-02-04 19:0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다락방님! 대화가 통하는 사람 만나기 쉽지 않죠. 근데 함께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도 딱딱! 통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루시와 밥이 그렇거든요.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 해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기에 나눌 수 있는 대화도 있고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저도 제 친구들에게, 이웃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저번주 토요일에도 그런 좋은 시간이었는데, 가끔 너무 힘들때는 말이에요. 그냥 들어주는 것도 괜찮은거 같아요. 어차피 인간에게 완벽한 소통이란 불가능한데.... 응, 그랬구나~~ 그런거요. 저번주 토요일에 그랬습니다^^

사랑과 우정이 참 비슷하지요. 사랑도 우정도 소듕합니다!

공쟝쟝 2025-02-05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사회에서 텔미, 에브리띵, 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우리는 구매할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07 11:0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르니깐요. 그게 가능하다고 하대요.
이건 루시가 밥에게 하는 말입니다. 말해줘요, 밥. 그간 당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내게 말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