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
사바하틴 알리 지음, 이난아 옮김 / 학고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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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13

"내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전할 만한 언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기껏 찾아낸 모든 단어와 내가 뱉어내는 모든말이 감정을 빛바래게 만들고 이 행복을 앗아가지 않을까 두려웠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일지라도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적어도 한가지 이상의 이야기는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의 인생을 한권의 책으로 표현하기도 하기도 하며,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을 결코 무시하거나 속단힌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가진 사람은 모두 아름답다.


이름도 낯선 터키 작가 '사바하틴 알리'의 작품인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는 이런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항상 인생의 행복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서 미약하게나마 살아가는 힘이 된다면 그것보다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을까?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는 액자식으로 구성된 소설이다. 정확하게 화자인 리심의 이야기가 1/4, 액자속 라이프 에펜디의 이야기가 3/4이지만 두 이야기 모두 대단히 흥미롭다.



1. 라심

화자인 라심은 은행에서 말단직원으로 일하다가 해고된다. 이전까지는 주변사람들과 어울리며 평범하게 지냈지만, 해고된 후에는 이전과 같이 지낼 수 없었다. 소심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점점 주변 사람들을 피하게 되고, 그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만 커져갔다. 모두가 나를 불편해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그들이 물으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럭저럭... 가끔 여기저기서 임시직으로 일해"라고 답하고는 서둘러 도망쳤다. 주위에 사람이 절실했지만 그럴수록 그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P.10



어느날 저녁 길을 걷던 중 라심은 학교 동창인 함디를 만나고, 그의 초대로 그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라심의 해고를 알게된 함디는 그에게 자신이 책임자로 있는 직장에 일자리를 제안한다. 하지만 함디의 태도에서 라심은 그가 나를 진정한 친구로 대하는게 아니라 함부러 대하는 것처럼 느낀다. 나의 좁아진 마음이 문제인 걸까? 하지만 먹고 살아야하기에 다음날 어쩔수 없이 라심을 찾아가고 일과 사무실을 할당 받는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동안 함께 지내던 사람에게 재앙이 닥치고 그들이 난관에 빠진 걸 보면 마치 그런 재앙을 이미 물리친 것 같은 안도감이 들고, 어쩌면 나에게도 닥칠 뻔한 재앙을 그들이 감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련한 그들을 동정하고 싶어진다. 함디도 나에게 이런 느낌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P.14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적으로 라이프 에펜디를 만난다. 독일어 번역일을 하고 있었던 라이프 에펜디, 그러나 함디를 포함한 사무실 사람들은 그를 무시한다. 그는 다른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주변의 불편한 시선들에 신경쓰지도 않는다. 화내지도 않고, 바라는 것도 없이 오직 자신만의 일을 한다. 흔들림 없는 침묵과 조심성만을 가진 라이프 에펜디.

[주변을 이렇게 잘 꿰뚫고, 상대방의 깊은 내면을 이렇게 예리하고 명료하게 관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에게 화를 내고 흥분할 턱이 있단 말인가? 이런 사람이 옹졸함으로 몸부림치는 누군가의 앞에서 돌처럼 서 있는 것 외에 달리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의 모든 슬픔, 실망, 분노는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이해할 수 없고 예기치 않은 부분들에서 비롯된다.] P.30



라심 역시 처음에는 그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를 조금씩 관찰해 나가면서 그가 결코 뒤떨어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의 내면에는 대단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라이프 에펜디는 자주 아파서 결근을 하는데, 라심은 그와 좀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를 좀더 알고 싶어서 그의 집에 일감을 가지고 병문안을 간다. 라심은 라이프 에펜디가 집에서도 회사와 마찬가지로 핍박받고 무시당하면 살고 있는걸 알게된다. 가장임에도 전혀 없는 권위, 하지만 이 모든 걸 인내하며 참고 견디는 모습을 보면서 라심은 그가 집착이 없을 뿐이지 절대 텅빈 사람이 아님을 확신한다. 그런데 왜 저렇게 체념하며 사는걸까? 왜?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고 가장 단순해 보이는 사람도 경이로운 내면을 품고 있을 수 있고, 가장 어리석은 사람도 고뇌에 찬 영혼의 소유자일 수 있다. 왜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하지 않고 미적거리며,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라는 듯 사람이라는 피조물을 이해하고 판단 내리는 걸까?] P.57



라이프 에펜디의 병은 점점 심해지고 그는 자신이 오래 못살거라는 걸 알게된다. 그래서 라심에게 자기 사무실에 있는 짐을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라심은 사무실에서 라이프 에펜디가 쓴 노트를 발견하고, 다음날 그에게 노트를 가져다 준다. 노트를 받은 라이프 에펜디는 라심에게 그 노트를 태워달라고 부탁한다.

[아무것도 남기고 싶어하지 않고, 죽음을 향해 외로움조차 함께 끌어안고 가는 이 남자를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음속에 끝없는 연민과 함께 그의 운명에 대해 한없이 관심이 일었다.] P.70



순간 라심은 그 노트에 흥미가 생겼고, 그에게 단 하루만 자신에게 그 노트를 맡겨달라고 말한다. 그의 인생이 궁금했기에, 그의 인생 소설이 궁금했기에. 삶의 마지막 순간이 얼마 안남은 라이프 에펜디는 노트에 대한 관심도 져버렸던 걸까? 그는 라심에게 노트를 빌려준다. 그리고 이후 라이프 에펜디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펼쳐진다.





2. 라이프 에펜디

그가 남긴 노트는 외롭기만했던 젊은 시절에 그가 사랑했던,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이별했던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홀로 간직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거대한 세상에 나처럼 철저하게 외로운 누군가가 또 있을까? 누가 내 얘길 끝까지 들어준단 말인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지난 10년 동안 누구에게 뭔가를 말한 기억이 없다. 부질없이 사람들에게서 도망치고, 부질없이 사람들을 쫓아냈다. 이제 뭘 할 수 있을까? 돌아갈 수도 없고 그래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P.76



어린시절 라이프 에펜디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내보이길 꺼려했고, 다른 또래들과 달리 문학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수줍은 소년이었다. 당시 재력이 어느정도 있던 아버지는 라이프 에펜디를 독일로 유학을 보낸다. 아버지는 그가 독일에서 비누 제조업을 배워 오길 바랬다.

[조금이라도 나의 내면을 표현했거나 나의 어떤 특성을 드러내는 그림들은 꽁꽁 숨겼으며, 꺼내기가 부끄러웠다. 이런 그림들이 우연히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발가벗겨진 여인처럼 숨이 턱 막히고 새빨갛게 달아올라 도망쳤다.] P.83



하지만 예술적 호기심이 많던 라이프 에펜디는 아버지의 기대 보다는 베를린의 미술관에 그림을 관람하는 걸 즐겼다. 그러던 어느날 그를 강렬하게 끄는 그림 한점을 발견한다. 그 그림은 모피 코트를 입은 어떤 여인의 초상화였다.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 그는 그 초상화 앞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강렬함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느낌이었다.


이후 그는 매일 전시회를 가서 그림을 바라본다. 매일 가서 그런지 이제 전시회에 나오는 화가들은 라이프 에펜디를 알아본다. 도대체 어느정도 이길래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걸까?

["그래요, 내가 찾으려는 걸 끝내 못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요?"] P.93



꿈인 걸까? 어느날 거리에서 마주오는 여성에게 눈길이 멈췄다. 그 여성은 그가 그토록 동경하던 그림속의 여인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 였던 것이다. 그는 그 짧은 순간 그녀의 미소를 보게 된다. 그녀는 나를 아는걸까? 아니면 나의 착각인가? 그렇게 첫 만남은 찰나에 끝나버린다.

[어릴 때부터 내게 찾아든 행복을 낭비하는 게 두려웠고, 나중을 위해 행복을 아껴두고 싶어했다. 그래서 기회를 놓친적도 많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걸 탐내고 욕심부리면 그나마 찾아온 행운도 겁먹고 도망치지 않을까 싶어 항상 망설이곤 했다.] P.127



하지만 그녀를 이대로 보낼 수 없었던 그는 그녀를 마주쳤던 그 곳으로 간다. 그리고 또한번 거짓말처럼 그녀를 본다. 그리고 그녀가 술집으로 들어간걸 알게 된다. 술집? 그는 따라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본다. 노래가 끝난 후 그녀는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나에게 인사를 한다. 나를 알고 있었던 거다. 착각이 아니었다. 이건 꿈이 아니었다.

["난 이런 사람이에요! 이상한 여자예요. 나와 친구로 지낼 거라면 여러 가지에 익숙해져야 할 거예요. 변덕이 심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도 있어요…. 미리 일러두는데, 친구들은 그래, 나 때문에 불안하고 짜증난다고요."] P.141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그런데 그녀는 그와 만나자마자 그에게 친구로 지내자고 선을 긋고, 나에게 뭔가를 바라는 순간 모든게 끝날거라고, 어떤것도 요구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라이프 에펜디에겐 그녀의 요구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와 이렇게 가까워진 것 만으로도 꿈속을 걷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사람을 어느 날 갑자기 갈망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항상 이렇지 않은가? 사람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필요했다는 걸 알게된다. 나 역시 그때까지 내 삶이 공허하고 아무 쓸모없어 보이던 이유가 바로 그녀가 내 삶에 들어오지 않았었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P.151



두 사람은 이후 자주 만났고 점점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마리아가 더 가까워 지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거기까지였다. 그래도 라이프 에펜디는 좋았다. 어떻게든 헤어지지 않는게, 그녀와 함께 있는게 그의 목표었으니까...그런데 이 울적한 기분은 왜그런걸까?

[현기증이 났다. 그녀에 대해 마지막 판단을 내리는 일은 결코 없으면 좋겠고, 내가 어떤 판단을 내리든 정확하지 않을 거라고 직감했다. 오직 한 가지 욕심뿐이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녀 가까이에 있는 것, 그녀와 헤어지지 않는 것…. 다른 건 상관없었다…. 난 어느 누구에게도 그가 주려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달라고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울적했다.] P.175



하지만 결국 마리아 역시 상처받기 싫어서, 사람을 믿을수 없어서 그랬던 것일 뿐, 결국 라이프 에펜디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와 함께 밤을 보낸다. 그리고 둘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라이프 에펜디는 혹시나 그 하룻밤이 지나면 이 사랑의 환상이 깨질까봐 두려워 했지만, 실제로 그럴 위기도 겪지만 두 사라의 사이는 깨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애뜻해진다.

["내가 기대하는 사랑은 완전히 다른 거야. 모든 논리 밖에 있어서 설명할 수 없고 본질을 알 수 없는 것이지.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과 그 사람을 온 영혼과 몸으로, 모든 것을 바쳐 원하는 건 다른 거잖아? 사랑은 온 영혼과 온 몸으로 모든 걸 다 바쳐 강렬히 원하는 거야. 저항할수없는 욕망!"] P.191



그런데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라이프 에펜디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그는 어쩔수 없이터키로 떠나야만 했다. 두 사람은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사랑을 유지하기로, 그리고 다시 재회하기로 약속한다. 처음에는 편지를 주고 받는다. 하지만 서서히 그 횟수가 줄어들더니 어느순간 연락이 끊긴다. 그녀는 나를 잊은걸까? 멀리있는 사랑은 그렇게 유지되는게 어려웠던걸까?

[어떤 여자가 모든 것을 줬다고 여기는 순간 사실은 아무것도 주지 않았음을 깨닫는 것,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까마득하게 멀리 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P.219



모든걸 걸었던, 모든것 이었던 사랑이 끝난 후 그는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냥 그렇게 살면서 그냥 그렇게 결혼하고 평범하게 산다. 그러면서도 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후회와 후회를 한다. 그렇게 10년이 흐른다.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이 노트를 쓰게 된다. '모피를 입은 마돈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나의 시간은 마리아 푸데르와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갔다. 그때처럼 공허하고 무의미한 나날이 되풀이됐다. 하나 다른 점은 여기에 지독한 고통이 덧씌워졌다는 것뿐이다. 과거의 내가 삶이 별거 아니라는 무지에 갇혀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다르게 사는 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고통에 사로잡힌 것, 이것이 달라진 점이었다. 나는 더 이상 세상과 교감할 수 없었다. 이제 세상 어떤 기쁨도 나의 것이 될 수 없었다.] P.266







쓰다보니 줄거리가 너무 길어졌다.... 어떻게 보면 뻔하고 흔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특별하게 읽혔다. 이는 아마 '사바하틴 알리'의 필력 때문일 것이다. 사랑을 느끼고 한걸음씩 다가가는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섬세하게 쓸 수 있는 작가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인간의 외로움과 오해, 그리고 체념을 이토록 공감있게 써내려간 작품이 얼마나 있을까?

[세속적인 행복이든 물질적인 재산이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하지만 놓쳐버린 기회들은 뇌리에서 절대 떠나지 않고 불쑥불쑥 떠올라 쓰라리게 마음을 헤집는다. 어쩌면 우리가 놓지 못하는 건 떠나간 기회가 아니라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는데!'라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대는 미련일 것이다.] P.273




라심의 이야기는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라도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연민에 대한 것이었다면, 라이프 에펜디의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사랑과 그 후에 찾아오는 회한에 대한 것이었다. 분명 후자의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이야기 모두 좋았다. 두 이야기 모두 내 경험담 처럼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시작은 순간에서 비롯되지만 사랑의 끝은 오해에서 끝나는게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의 모든 환경과 생각을 알 수 있다면 사랑이란 안끝날수도 있는걸까? 잘 모르겠다. 답은 없다. 그래서 시대가 아무리 흐르더라도 어떤 곳에서라도 이런 사랑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같다. 답을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를 이렇게 계속 쓸 필요는 없을 테니까.


Ps. 올해 내가 읽은 최고의 책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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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9-19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새파랑님 올해의 책이 될 거라니! 줄거리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새파랑 2022-09-19 20:04   좋아요 4 | URL
책이 그냥 술술 읽힙니다. 독서괭님이 읽으시기에는 좀 뻔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는 이런 뻔하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책이 좋더라구요 ^^

mini74 2022-09-19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 리뷰도 넘 멋지고 거기다 올해 최고의 책 중 하나일거라니 ㅎㅎㅎ 읽으시오 하시는거 맞지요 ㅎㅎ 저 새파랑님따라 마틴책 사서 읽고있습니다 ㅎㅎ 새파랑님 필력도 👍특히 사랑의 시작은 ~ 이 문단 넘 좋습니다 *^^*

새파랑 2022-09-19 20:09   좋아요 2 | URL
저에겐 ‘최고‘가 꼭 하나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어서...😅
요책도 좋은데 마틴 에덴도 만만치 않습니다 ㅋ 마틴 에덴도 나름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사랑이야기를 좋아해서 ^^

건수하 2022-09-19 1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용을 자세히 쓰는 걸 좀 꺼리는 편인데 (귀찮아서-라는 이유도 약간 있습니다 ㅎㅎ)
새파랑님의 리뷰를 보면 어떤 책에 관심을 갖게하고 싶다면 좀더 자세히 쓰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네요 ^^

새파랑 2022-09-19 20:11   좋아요 3 | URL
저렇게 자세히(?) 썼지만 중요한 결말 부분은 안썼습니다 ㅋ 저도 줄거리보다는 감상을 많이 쓰고 싶은데 그게 더 어렵더라구요 😅 궁금하시다니 뿌듯합니다~!!

coolcat329 2022-09-19 19: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펜디의 이야기가 소설 속에 있는 액자소설이군요. 사랑 이야기랑 안 친하지만 저도 읽고 싶어 졌어요. 제목만 보고 좀 야한 소설일 거라 생각했는데 사랑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감성적인 작품이었군요. 찜합니다!

새파랑 2022-09-19 20:12   좋아요 3 | URL
야한 소설은 저 책 제목이랑 비슷한 <모피를 입은 비너스>라고 있습니다 ㅋ 극과극의 작품입니다 ㅎㅎ 전 작년에 읽고 별 세개 줬습니다 ㅋㅋ

페넬로페 2022-09-19 19: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바하틴 알리‘
터키 작가이군요.
아름다운 이야기이고 새파랑님께서 좋다고 하시니 저도 급관심 갑니다.
우리 인생을 돌아볼 때 누구나 아름다운 이야기 한 두편쯤은 있을것 같은데 그것들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특별한 것 같기도 하고요^^

새파랑 2022-09-19 20:14   좋아요 3 | URL
터키작가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해설을 보니까 터키에서는 이 책이 국민 소설이라고 하더라구요. 페넬로페님은 이 책 무조건 좋아하실거란 생각이 듭니다 ^^ 페넬로페님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미미 2022-09-19 19: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씀 넘 좋은데요?!! 이렇게 소설 한 편을 읽으면서도
세대를 관통하는 질문에 닿는 새파랑님의 진지함이
소설 천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저도 꼭 읽어볼래요!!*^^*

새파랑 2022-09-19 20:16   좋아요 2 | URL
소설천재는...미미님 아니신가요? ^^ 저는 그냥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일반독자입니다 ㅋ 마지막 문장은 다시보니 뭔가 어색하고 리뷰랑도 안맞는 문장 같아요 😅

레삭매냐 2022-09-19 1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록을 뒤져 보니 3년 전에
읽은 책인데 기억이...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네요.

새파랑 2022-09-19 20:18   좋아요 3 | URL
역시 레삭매냐님은 벌써 읽으셨군요~!! 다시 한번 읽으셔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ㅋ 책 제목이랑 표지가 좀 달랐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그럼 더 인기가 많았을텐데 ㅎㅎ

잠자냥 2022-09-19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별 다섯을 줬던 작품입니다. 뻔한 이야기인데도 참 심금을 울리던… ㅎㅎ 새파랑 님도 별 다섯을 주시니 기분 좋네요.

새파랑 2022-09-19 22:12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별 다섯이면 확실히 좋은 작품이 맞네요~!!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느껴져서 너무 좋더라구요~!!

바람돌이 2022-09-19 2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모든 이야기는 다 뻔하지 않을까요? 그 뻔함을 특별함으로 만드는게 바로 작가와 일반인을 가르는..... 관심없던 책도 읽어보고싶게 만드는 새파랑님도 특별한 분이에요. ^^

새파랑 2022-09-19 22:14   좋아요 2 | URL
간혹가다 정말 뻔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긴 하더라구요 ㅋ 역시 작가는 다른게 맞습니다. 결말이 대락 예측됨에도 너무 좋았습니다~!!

다락방 2022-09-20 0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올해 읽은 최고의 책중 하나라니. 저도 읽어봐애겠어요. 물론,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엣헴-

새파랑 2022-09-20 08:22   좋아요 1 | URL
이작가님 집은 혹시 서점이신가요? ^^ 없는 책은 없고 두권있는 책은 있는? ㅎㅎ

다락방 2022-09-20 11:1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9-20 2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바하틴 알리 체크!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자석에 철가루 붙듯이 책들이 붙어오는군요
ㅋㅋ

새파랑 2022-09-21 07:26   좋아요 1 | URL
북플 오랜만에 들어오면 정신없습니다 ㅋ 저도 그렇더라구요 ^^
 
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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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11

"이 땅에서 무언가를 자라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꿈은 컸다. 하지만 뒤늦게 불가능한 꿈인 걸 알았다. 하지만 중간에서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내가 살아온 모든 걸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조그마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 혹시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지난 세월이 너무 안타까우니까.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 어머니와, 이런 어머니의 믿음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쉬잔과 조제프의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식민지라는 달콤한 꿈을 이루기 위해 프랑스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온 아버지와 어머니는 캄보디아로 넘어오게 되고 이곳에서 오빠 조제프와 주인공인 쉬잔을 낳는다. 이주 초반에는 안정적이고 풍족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죽게 되고, 가족의 삶은 점점 힘들어진다. 어떻게든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어머니는 이일 저일을 다해서 돈을 모으고 식민지 은행 토지국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땅을 산다. 어머니는 이 땅을 경작하여 많은 돈을 벌수 있을거라는 꿈을 꾼다.


하지만 토지국에서 판 땅은 매번 태평양 바닷물이 유입되어 경작이 불가능한 땅이라는게 밝혀진다. 어머니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방을 쌓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제방을 쌓아 바닷물을 막는다면 불모의 땅은 더이상 불모의 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태평양을 막는게 이성적으로 가능할까? 처음부터 막는게 가능했다면 토지국에서 어머니에게 땅을 그렇게 팔았을까?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막을 수있을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제방을 쌓는다. 하지만 모든 돈을 들여 쌓은 제방은 태평양에 쓸려 내려간다. 그리고 그 땅은 그렇게 불모지로 남는다.

[갑작스러운 광적인 희망으로 마침내 오랜 마비 상태에서 깨어난 평야의 농부 수백 명이 온힘을 쏟아부어 제방을 쌓았는데, 그 제방이 태평양 파도의 단순하고 가차 없는 공격으로 단 하룻밤 사이에, 마치 카드로쌓은 성처럼 그대로 무너져 버린 광경을 어느 누가 비탄과 분노 없이 떠올릴 수 있겠는가? 또 어느 누가 도대체 그런 어처구니없는 희망이 왜 생겨났는지 밝히기보다는 그냥 모든 것을, 그 평야를 지배해 온 비참한 가난부터 어머니의 발작까지 모든 것을 운명적인 그날 밤의 사건 하나로 설명하고 싶은, 천재지변이라는 간략한, 하지만 매력적인 설명으로 만족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P.28



이제 어머니에게 남은 돈은 없고, 은행으로부터 대출 역시 거부된다. 이러한 가난은 자식은 쉬잔과 조제프 에게도 영향을 준다. 매일매일을 힘겹게 살아간다. 식민지에서 살아가는 프랑스인이라는 우월감만 남아있을 뿐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남아있는 건 없다.

[어머니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다. 어머니는 늙었고, 너무 많은 불행을 겪었고, 웃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웃음이 터지면 그 웃음은 어머니를 휘어잡아 위험할 정도로 흔들어 댔다. 어머니가 웃어도 그 웃음의 힘이 어머니에게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보고 있기 거북하고 어머니가 제정신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P.52



그러던 어느날 조씨라는 엄청나게 돈이 많은 부르주아가 등장한다. 그는 쉬잔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물질적으로 엄청난 구애를 한다. 어머니는 조씨가 딸과 결혼한다면 엄청난 돈이 생길 것이고, 그래서 다시 제방을 쌓을 수 있을거라는 새로운 꿈을 꾼다. 어떻게든 딸에게 조씨가 청혼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든다.

[조 씨와의 결혼은 그들이 평야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이 결혼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방조제방의 실패와 다름없는 또 한 번의 실패였다. 어머니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조제프가 결론을 맺었다. "절대 안 될거예요. 안 되는 편이 쉬잔한테도 낫고요." ] P.126



하지만 쉬잔은 조씨에 대해 어떠한 애정도 느끼지 않는다. 그녀 역시 조씨의 돈에 대해서는 욕심이 있으나, 어느정도 수준의 벽을 친다. 더이상 가까워지지 않도록 그를 밀어낸다. 오히려 조씨와 가까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오빠인 조제프의 눈치를 본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돈에 굴복하기 보다는 자존심을 선택하는 쉬잔과 조제프였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불행을 야기하는 어머니의 욕심, 어머니의 죽음을 기다릴 뿐이었다.

["어머니의 불행은, 결국, 뿌리칠 수 없는 마법 같은 거야." 카르멘이 다시 말했다. "마법을 잊어버리듯이 어머니의 불행을 잊어야 해. 그러려면 어머니가 죽든지 아니면 네가 남자를 만나야 해."] P.205



과연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다시 쌓을 수 있을까???




워낙 <태평양을 막는 제방>에 대한 극찬도 많고, 리뷰도 많아서 그런지 책을 구매해 놓고도 쉽게 손이 안갔다. 그래서 뒤늦게 읽었는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일단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몇달전에 읽은 뒤라스의 <죽음의 병>은 함축적이고 다 생략되어 있고 상당히 모호했는데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죽음의 병>과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프랑스의 식민지 정책에 대한 비판이 기본 소재로 깔려 있지만, 그것보다는 불가능한 꿈을 버릴 수 없는 어머니와, 가난하더라도 비굴해지지 않고 자신들만의 신념을 지키려는 쉬잔과 조제프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가난이 인간을 절망케 하더라도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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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13 1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 그대로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무너지더라도, 쉬잔과 조제프가 신념을 지키며 산다 평해주시니 호감 급 상승입니다. 새파랑님의 멋진 리뷰를 시작으로, 화요일 독서 웜업 시작합니다^^

새파랑 2022-09-13 13:21   좋아요 1 | URL
리뷰를 쓰려다보니 갑자기 출근할 시간이 되어서 중간에 끈었습니다 ㅋ 화요일 독서 화이팅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미미 2022-09-13 1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연인과 비슷한 구도도 조금 보이는것 같아요.*^^* 저도 읽어보고 어떤 면에서 새파랑님이 별 하나를 빼신건지 알아보고 싶네요ㅋㅋㅋ

새파랑 2022-09-13 13:22   좋아요 1 | URL
연인을 읽은지 좀되서 그런지 가물가물하지만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다른느낌? 전 이책 보다는 연인이 더 좋더라구요~!!

mini74 2022-09-13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매몰비용의 법칙이 생각납니다 ~ 지난 비용과 세월을 자식들에게 전가할 순 없다는 생각도 들고 ~ 저도 새파랑님 글 읽고나니 궁금해집니다 ~

새파랑 2022-09-13 13:25   좋아요 2 | URL
매몰비용! 역시 해박하신 미니님~!! 어머니의 행위는 마지막 오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끝을 봐야 된다는? 그만큼 절박했겠죠? 자전적 내용이다보니 더 공감이 되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9-13 1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라스의 <연인>을 읽기고 했고 내용이 산만하여 영화도 봤지요. 그 시대에 충격적인 소설이었을 것 같아요.
연인의 표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9-13 13:54   좋아요 2 | URL
동일인물 표지인걸까요? ^^ 전 연인 표지가 더 좋더라구요~! 제가 영화는 안봤지만 책만 읽어도 좋더라구요 ㅋ

햇살과함께 2022-09-13 15:01   좋아요 3 | URL
연인 표지는 영화 주인공 제인 마치 포스터이고, 태평양은 뒤라스 젊은 시절 사진 이래요^^ 두 소설이 자전적 소설로 비슷한 내용이고 다만 연인은 어머니 사후에 쓴 소설이고, 태평양은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저도 태평양은 아직 못읽었네요~

새파랑 2022-09-14 09:56   좋아요 2 | URL
역시 배우의 포스(?)가 다르긴 다르군요~! 비슷하면서도 좀 다릅니다 많이 ㅋ

페넬로페 2022-09-14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인이 식민지 땅에 이주해도 거기에서 또 차별받는 모습을 보니 참 아이러니 했어요. 태평양에 나무로 제방을 쌓는다는 생각들과 그 무모함에 뒤라스 작가의 글 맛이 있더라고요^^

새파랑 2022-09-14 17:26   좋아요 1 | URL
뭔가 경험을 바탕으로해서 인지 엄청 리얼했습니다 ㅋ 인물들도 다 특이하고 읽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마틴 에덴 1 -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잭 런던 지음, 오수연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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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10

"내 삶의 불꽃이 마르고 부패되어 숨 막혀 죽기보다는 차라리 찬란한 불길 속에서 타오르리라."


녹색광선 출판사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의 <패배의 신호> 이후 약 여덟달만에 책이 나왔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잭 런던의 <마틴 에덴> 이다. 잭 런던의 작품은 <야성의 부름> 한편만 읽어봤었는데 그렇게 내 취향(?)은 아니었어서 내 기억속에서 한동안 잊혀진 작가였다. 그런데 이번에 녹색광선에서 그의 작품을 출판했다고 하니 잭 런던에 대해 급관심이 생겼다.


일단 잭 런던을 검색해보니...패밀리네임이 런던이여서 영국작가인가? 이런 바보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미국작가라고 한다...뭐 다 그런거겠지...<마틴 에덴>은 두권짜리 책인데, 일단 한권만 읽어서 전체적인 리뷰는 못쓰고 1권에 대해서만 간단히 써보자면,




1. 마틴 에덴 : 닿을 수 없어 보이는 걸 꿈꾸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 걸 제외하고 사람을 바꾸는 가장 큰 계기는 아마 사랑이 아닐까? 우연히 만난 루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마틴 에덴은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 그동안의 자신을 버린다. 가난한 하층민으로 태어난 마틴은 선원 생활을 통해 겨우겨우 살아갔으나, 이제는 성공한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미친듯이 글을 쓴다.

[그는 이해했다. 여기 지적인 삶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꿈도 꾸지 못했던 온화하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이 여기에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잊고 굶주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기에 그것을 위해 살 만한, 자신을 내던질만한, 싸울만한, 아, 죽음도 무릅쓸 만한 어떤 것이 있었다.] P.25



돈이 없다보니 중간중간에 다시 배도 타고 세탁방에서 일을 하지만, 긍극적으로 그에게는 작가로서의 성공이 필요했다. 그녀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말이다. 당시만해도 성공한 작가가 된다면 부자가 되는건 순식간이였다. (스콧 피츠제럴드랑 비트코인 생각이 나는건 왜일까..)

[너는 누구야, 마틴 에덴? 그런데도 너는 건방지게 책을 펴고, 고전 음악을 듣고, 근사한 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고, 고상한 영어를 구사하고, 네가 속한 계급의 사람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생각을 하고, 노역자들과 리지코놀리로부터 자신을 억지로 떼어 내어 한 창백한 여인을, 너로부터 백만 마일은 떨어져 별들 속에 사는 여인을 사랑하지! 너는 누구지?] P.147



하지만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정식적으로 작가수업도 받아보지 못한 마틴에게 있어서 작가로서의 성공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계속해서 작품을 써서 신문사에 보내보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다. 계속되는 좌절에 좌절, 그럼에도 마틴은 작가로서의 성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기 위해 루스를 만날 수 있었으니 글을 쓰는 행위는 마틴에게 있어서 전부였다.

["넌 삶의 본질적인 특성을 전혀 모르면서 삶에 대해 쓰고 싶어했어. 세상이 네게는 난해한 수수께끼나 다름없고, 네가 쓸 수 있는거라고 해봤자 존재의 체계에 관해 네가 모르는 것뿐일 텐데도, 세상과 존재의 체계에 대해 쓰고 싶어 했어. 하지만 힘내, 마틴, 넌 이제 쓸 거야. 약간, 아주 약간은 알게 됐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바른길로 들어섰으니까. 언젠가는 운이 좋다면, 너는 알아야 할 모든걸 거의 다 알게 될 거야. 그러면 넌 글을 쓰는 거야."] P.153




2. 루스 :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에게 끌리다.


루스는 우연히 자신의 집에 초대된 마틴 에덴을 만난다. 그리고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 자신이 살아온 배경과는 너무나 다른게 자라온 마틴. 그녀가 보기에 그는 거칠기만 하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티가 나는 하급계층의 젊은이일 뿐이었다.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으나, 여자이기 때문에 그의 불타는 눈을 예민하게 의식했다. 이제까지 그렇게 쳐다보는 남자는 없었으므로 당혹스러웠다. 그녀는 말을 더듬다 멈추거나 주장의 맥락을 놓치기도 했다. 그가 부담스러우면서도 그의 그런 시선을 받는다는 것에 야릇한 쾌감이 느껴졌다. 위험하다고, 나쁘다고, 미묘하고 기이한 유혹이라고 그녀가 받은 교육이 경고했다. 그러나 그녀의 본능은 그녀의 존재 전체에 걸쳐 높고 맑게 울렸다.] P.25



하지만 루스는 왠지 모르게 마틴에게 눈길이 간다, 관심이 간다. 그녀는 마틴을 단지 자기가 성장하게 만들고 싶다는 부모님 같은 감정을 가질 뿐, 사랑이라는 감정은 절대 없다고 확신한다. 그와 사랑에 빠지기에는 두 사람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인식한다. 마틴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마틴이 고백하도록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이 관계가 그저 지금처럼만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꽃향기와 엷은 빛이 가득한 천상의 고요 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온화하게 섬기는, 차분한 애정에 가까웠다.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격렬한 사랑, 그 혹독한 열기와 황량한 잿더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의 잠재력도, 세상의 잠재력도 몰랐다. 그녀에게 삶의 심연은 환상의 바다에 있을 뿐이었다.] P.101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알 수 없었던 감정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루스는 자신의 이 알 수 없는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성적으로 봤을때는 이 관계가 더 이상 나아가면 안된다고 알겠지만, 감정적으로 끌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언제부터 나를 사랑했나요?" 그녀는 속삭였다.

"처음부터, 당신을 처음으로 본 바로 그 순간부터, 그때 나는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미쳐 버렸고, 그 후로 점점 더 미쳐갔어요. 지금 나는 최고로 미쳐서, 거의 정신이상이에요. 너무 좋아서 머리가 돌아버렸어요."

"내가 여자라서 기뻐요, 마틴, 내 사랑.. 길게 한숨을 쉬고 나서 그녀는 말했다.] P.240



3. 두사람은 미래를 함께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비밀리에 약혼을 한다.(루스의 부모님은 안다. 거짓말 못하는 착한 자녀 루스) 하지만 루스의 부모님은 머지많아 두 사람이 헤어질거라고 확신한다. 루스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다면, 마틴의 무능함에 눈을 뜨게 된다면 루스가 더이상 마틴을 고집하진 않을거라 생각한다.


마틴은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위해, 그녀의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 창작에 더욱 매진한다. 하지만 성공의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조바심만 더 커지면서 결국 쓰러진다. 과연 마틴은 성공한 작가가 되서 루스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루스" 그는 단순한 소리가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제껏 알지 못했다. 그 소리가 귀를 열광케 했다. 그는 도취되어 반복했다. "루스"] P.56







아쉽게도 1권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났다. <마틴 에덴>을 어차피 읽을거여서 이 책의 다른 리뷰는 실눈뜨고 읽다보니 결론은 모르지만, 왠지 언해피엔딩일 거라는 확신이 든다. 2권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 기대된다. 역시 책 구매는 세트로 해야된다는걸 또한번 깨달았다. 2권까지 읽고 리뷰를 다시 써야겠다.



Ps. 녹색광선의 양장본은 역시나 고급스럽다. 2권 까지 읽고 그동안 모은 녹색광선 시리즈의 책탑 사진을 찍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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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9-12 1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쵸? 저도 다른 분 리뷰 읽고 대략적인 스토리는 아는데 해피엔딩은 아닐거같아요.
하층민 남자와 상류층 여자의 사랑이 늘 그렇듯이요.

새파랑 2022-09-12 12:54   좋아요 2 | URL
원래 명작이 되려면 해피엔딩이 되면 안됩니다~!!

blanca 2022-09-12 1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별 다섯 개예요? 책장도 잘 넘어가나요? 새파랑님 글 읽으니 사고 싶어지네요. 1권이라도 사서 읽어볼까요.

새파랑 2022-09-12 13:39   좋아요 2 | URL
책장은 금방 넘어갑니다. 블랑카님이시라면 세시간이면 다 읽으실거 같아요~!! 일단 1권 먼저 읽으시면 2권은 궁금해서 읽게되실거라 생각합니다 ^^

페넬로페 2022-09-12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께서 쓰신 사랑에 대한 리뷰는 언제나 좋습니다. 나이 탓인지 어느 순간 사랑 이야기에 시큰둥해졌는데 가을감성을 지닌 내용같아 읽고 싶어 지네요^^

새파랑 2022-09-12 14:52   좋아요 3 | URL
저는 사랑이야기가 안나오는 소설은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 제가 2권까지 읽어보고 추천해보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9-12 14: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권이 본격적이고 압도적이네요 결말부분.
영화도 꼭 권해드립니다. 원작의 의미를 잘 연출하였어요. ^^ 저도 녹색광선 책탑 한번 쌓아봐야겠네요 얼마 되진 않지만요. 새파랑 님 책탑도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2-09-12 14:55   좋아요 2 | URL
2권이 더 흥미롭군요~!! 완전 기대가 됩니다 ㅋ
전 녹색광선 책은 다 모았습니다~!! 2권 읽고 영화도 봐야겠군요~!!

프레이야 2022-09-12 15:09   좋아요 2 | URL
녹색광선 모두요! 꺄오 전 그냥 구경할게요 ㅎㅎ 색색깔 이쁠 것 같아 기대됩니다.

미미 2022-09-12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녹색광선 책탑사진 기대됩니다.*^^*
조상 중에 런던 출신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 하루키와 움베르토 에코도 추천사를 썼다니 저도 찜!

새파랑 2022-09-12 14:57   좋아요 2 | URL
몰랐는데 하루키랑 에코의 추천사가 있었네요~!! ㅋ 이 책 미미님은 좋아하실거 같아요 ^^

미미님도 녹색광선책 다 소장하고 있으신거 아닌가요? 😆

바람돌이 2022-09-12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이야기 진짜 제가 아는 잭 런던 분위기 아닌데..... ㅎㅎ 아 정말 진짜 막 궁금해지고 있어요. ^^

새파랑 2022-09-12 17:45   좋아요 1 | URL
잭 런던 작품들의 분위기가 다 다른가 봅니다. 같은 작가 맞아? 이런 느낌? 😅

mini74 2022-09-13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별 다섯개, 스콧님도 그렇고 ㅠㅠ 사아하나요 ㅎㅎ 새파랑님 인물소개 넘 좋습니다 👍

새파랑 2022-09-13 13:28   좋아요 1 | URL
미니님은 당연히 구매하실거라 확신합니다~!! 전 2권 바로 구매했습니다 ^^

그레이스 2022-09-14 0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걸로 아는데 아닌가요?

새파랑 2022-09-14 08:26   좋아요 2 | URL
글을 쓴다는 측면에서는 자전적인게 맞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은 저도 잘 ㅋ

blanca 2022-09-14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저 1권만 시킨 거 땅을 치고 후회 중입니다. ㅋㅋ 너무 재미있는데 왜 이리 얇아요?

새파랑 2022-09-14 09:57   좋아요 2 | URL
ㅋ 저도 후회해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녹색광선 시리즈 두께를 맞추기 위해 그런거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

다락방 2022-11-30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새파랑 님 리뷰 보려고 검색해 들어오는 중에 녹색광선 시리즈 보았고 저도 마틴 에덴 외에 한 권 더 가지고 있는바, 모아볼까 싶네요? 껄껄

저 이거 영화도 다운 받아놨어요! >.<

새파랑 2022-11-30 12:40   좋아요 0 | URL
녹색광선 시리즈 책꽂이에 넣어두시면 완전 멋집니다~!!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ㅋ
 

N22109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나?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네. 부끄러움을 외면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지.˝


우리나라 사람중에 윤동주라는 시인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학교다닐 때 누구나 <서시>, <별 헤는 밤>을 한번쯤은 읽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시가 참 좋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게 전부였다. 이후에 윤동주 시집을 사볼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런데 몇해 전 <동주>라는 영화를 봤었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다. 흑백으로 그려지는 윤동주와 송몽규의 삶이 너무 멋있으면서도 안쓰러웠다. 그들이 시대를 잘타고 났더라면 얼마나 더 위대한 사람이 되었을까?


<동주> 영화를 인상깊게 봤지만 각본집을 살 생각을 하진 않았다. 원래 영상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다보니 각본집이라는게 나오는 줄도 몰랐다.그런데 최근 <헤어질 결심> 각본집이 유행하면서 관심이 생겼고, 거리의 화가님께서 <동주> 각본집을 구매하시는 걸 보고 나도 따라서 구매했다.


<동주> 각본집은 표지부터 인상적이다. 실제 윤동주와 송몽규의 모습이 저러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상반되면서도 서로를 위해 존재했던 두 사람의 모습. 표지만 봐도 눈물겹다.


각본집을 읽으면서, 윤동주가 조금만 더 요령있게 행동했더라면, 송몽규가 정치적으로 조금만 덜 적극적이었다면, 그래서 몇개월만 더 버텼더라면, 그래서 옥사하지 않고 해방을 맞았더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았다. 왜 소중한 사람들은 그렇게 안타깝게 떠나는 걸까?


그래도 두 사람의 삶과 윤동주의 작품이 이렇게 후대에 영화로, 각본집으로 남겨질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



가장 좋아하는 시를 적어보자면...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東京)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Ps. <동주> 각본집과 함께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바람 세트>도 구매했다. 틈틈이 한국시집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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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9-05 2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감동적입니다ㅠㅠ 바람 세트도 후회하지 않으실거예요^^
새파랑님이 뽑으신 시도 참 좋네요. 전 병원을 좋아하거든요. 이참에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읽고 자야겠어요.

새파랑 2022-09-05 22:27   좋아요 2 | URL
화가님 덕분에 좋은 작품 잘읽었습니다~!! 하늘세트는 용돈받으면 구매해야겠습니다 ^^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모두 좋은거 같아요~!!

희선 2022-09-06 0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윤동주는 더 살아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윤동주와 송몽규가 갇힌 감옥이 안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감옥이 괜찮은 곳은 없겠지만, 거기보다 나은 곳도 있었을 텐데... 윤동주가 오래 살지 못했다 해도 지금 사람이 알고 윤동주 시집이 아주 사라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입니다


희선

새파랑 2022-09-06 08:02   좋아요 3 | URL
감옥에서 무슨 생체 실험 이런게 있었어서 더 그랬던거 같아요 ㅜㅜ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시집이 남아서 계속 읽힌다는게 정말 좋은거 같아요. 좋은 문학은 계속 남는다는게~!!

독서괭 2022-09-06 04: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 쓸쓸한 느낌의 시네요. 전집세트 구매로 이어진 독서!ㅎㅎ

새파랑 2022-09-06 08:03   좋아요 3 | URL
<사랑스런 추억> 저 시 너무 좋더라구요. 그리움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coolcat329 2022-09-06 0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주 너무 가슴 아플까봐 못 본 영화입니다.
윤동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화요일 아침 시작을 새파랑님 올려주신 윤동주 시로 시작했네요. 좋습니다.

새파랑 2022-09-06 08:04   좋아요 2 | URL
제가 영화를 잘 안보지만 저 영화는 정말 좋더라구요~! 시도 정말 좋고~!!

transient-guest 2022-09-06 1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아팠던 영화입니다. 시는 잘 모르지만 좋아해서 조금씩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가끔 소리를 내어 읽어보면 조금 더 속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2-09-06 12:52   좋아요 3 | URL
저도 시는 완전 모르지만 시라는 것 자체로 좋더라구요 ㅋ 보기만해도 흐뭇해지는? 😅

프레이야 2022-09-06 1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각본집 담아두고 망설이는데 새파랑 님이 또 불을 지르시네요. 신연식 이 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러시안소설 등 각본이랑 영화 작업 많이 했네요. 땡스투유 ~. 며칠전 동주 영화를 다시 보았어요. 그러며 몇몇 시가 다시 더 잘 들리더군요. 제게도 여러가지 기억을 다시 불러주셨어요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2-09-06 12:57   좋아요 2 | URL
영화 천재 프레이야님도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군요~!! 각본집도 나름 읽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신연식 이분 대단하신분이군요 ^^ 저도 방금 윤동주 시집 읽었습니다 ㅋ

미미 2022-09-06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그렇고 <사랑스런 추억>참 좋네요!!
‘부끄러움을 외면하는게 부끄러운 일이다.‘이 말도 슬프면서 인상적입니다.
도서관에 있길래 바로 담아놨어요^^*

새파랑 2022-09-06 12:58   좋아요 2 | URL
ㅋ 미미님 아마 이책 사실듯 합니다 ^^ 희망과 사랑을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 이 시 너무 좋습니다~!!

바람돌이 2022-09-06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주 영화 너무 좋았는데 역시 각본집도 있군요. 저 둘의 청춘이 너무 안타까웠던.....

새파랑 2022-09-06 17:53   좋아요 1 | URL
안타깝습니다 너무나 ㅜㅜ 영화도 좋고 각본집도 좋고 시도 좋네요 ^^

햇살과함께 2022-09-06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영화도 못봤네요. 봐야겠어요~
저도 위트앤시니컬 갔을 때 저 시집 세트 살까 잠깐 고민한 적이...... 안샀어요 ㅎㅎ.

새파랑 2022-09-06 19:11   좋아요 2 | URL
영화는 꼭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전 저 시집 세트 일단 다 구매했습니다. 사은품 컵도 에쁘더라구요 ^^

페넬로페 2022-09-06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동주 영화보지 못했는데 꼭 봐야겠어요.
두 배우도 좋아해요.
만약 동주에게 요령이 있었다면 저런 시가 나오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파랑 2022-09-06 21:07   좋아요 2 | URL
저도 두 배우 좋더라구요 ㅋ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 어떤사람아지 알겠더라구요 ㅋ 영화 꼭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yamoo 2022-09-07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오른쪽 책 표지 그림이 끌리네요. 비슷하게 한 번 그려봐야 겠습니다!!ㅎ

새파랑 2022-09-07 20:50   좋아요 1 | URL
저 시집 세트 완전 소징각입니다~!! 그려서 꼭 보여주시길 ^^

서니데이 2022-09-07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는 각본집이 나와서 다시 한 번 보기 좋을 것 같아요.
영상으로 본 내용을 다시 시나리오로 보는 건 느낌이 또 다르니까요.
잘읽었습니다. 새파랑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9-07 20:51   좋아요 2 | URL
벌써 하루가 끝났네요 ㅋ 책도 못읽었습니다 ㅎㅎ 하루 마무리 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mini74 2022-09-07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주 영화 좋아합니다. 새파랑님 말씀처럼 흑백이라 더 좋았습니다. 사랑스런 추억이란 시 정말 좋아요.

새파랑 2022-09-08 15:06   좋아요 0 | URL
역시 시잘알 미니님~!! 흑백이어서 더 애틋했던거 같아요 ^^

서니데이 2022-09-08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즐거운 명절연휴 보내세요.^^

새파랑 2022-09-09 08:29   좋아요 1 | URL
오늘부터 명절 시작입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명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커피와 담배 말들의 흐름 1
정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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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07

"사람이 사람에게 반하게 되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것일 때가 많다. 스웨터에 난 작은 구멍이라던가, 담배를 피울 때의 미묘한 손의 위치라던가."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가끔 읽는다. 책이 얇아서 우주점에 가면 조금씩 읽었었는데, 그때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커피와 담배>를 중고로 구매해서 읽었다. 나의 경우 취미는 독서와 음악듣기 이지만 (북플 하시는 분들의 공통 취미가 아닐까? ㅎㅎ) 기호품은 커피와 담배다. 그래서 이 책은 소장할 수 밖에 없었다.


"정은"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본적이 없는데 이번기회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작가님 정말 영화 저럼 다양하고 힘든(?) 인생을 사신거 같은데(순례길도 가고, 절에도 사시고, 영화도 찍고 ㅋ), 저런 분이 옆에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와 담배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에 완전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왜 커피를 마시는지, 담배를 피는지에 대한 이유가 이 책에 모두 설명되어 있었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나에게 주는 작은 사치이고, 담배를 피는 시간은 일상에서 벗어나 고독을 즐기는 순간이다. 세상에 대한 잠시동안의 침묵 같은?

(담배를 같이 피는 것보다 혼자 피는 걸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는 허상의 이미지에 자신을 담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지만 때때로 커피는 '내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는 걸 완벽하게 느끼게 한다. 그 순간은 내가 만들어낸 '커피를 마시는 나의 이미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커피는 내 몸으로 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P.58


[담배에 불을 붙이면 그것들은 안정감 같은 특수한 감정의 형태로 몸에 잠시 내려앉는다. 그것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단순히 담배를 피우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기억을, 감정을 잠시 소환하는 의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P.67


[커피와 담배는 고립을 고독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커피와 담배는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있게 해준다. 각자의 안에는 결코 들여다볼 수 없는 블랙홀 같은 부분이 있고 그것이 일으키는 중력의 힘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스스로에 대해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면 더 알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어떤 부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성숙해진다.] P.96


요즘처럼 금연이 대세인 시대에 적당한(?) 책은 아니어서 추천하기는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오늘도 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서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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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9-04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와 담배는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있게 해준다‘는 구절이 인상 깊네요! 오늘부터 계속 비가 많이 오니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b

새파랑 2022-09-04 18:37   좋아요 3 | URL
간만에 집콕해서 열독해야 할거 같습니다 ^^ 파이버님 태풍 조심하세요~!!

의식의출현 2022-09-04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9-04 19:14   좋아요 2 | URL
좋은글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 급하게 썼는데 죄송해지는군요 😅

프레이야 2022-09-04 1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 가지 완벽한 조합입니다
담배가 몸에 안 좋다고 하지만 다른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인용문도 그렇고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도. 너무 많이는 하지 마시고요^^
왜 제가 잔소리를 ㅎㅎ

새파랑 2022-09-04 19:15   좋아요 2 | URL
전 담배 애찬론자로 스트레스 해소에는 확실히 좋습니다 ~! 전 적당히(?) 입니다 ㅋ 뭐든지 지나치면 안좋은거 같아요 ^^

루피닷 2022-09-04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네요

새파랑 2022-09-04 19:16   좋아요 2 | URL
좋은글이라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2-09-04 1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카페인 중독이라 마시기도 하지만 커피 좋아해서 저도 새파랑님 읽으시는 거 보고 궁금했어요 :)

새파랑 2022-09-04 19:18   좋아요 3 | URL
이 책은 담배 보다는 커피 비중이 더 높게 다뤄집니다 ㅋ 읽어보시면 재미있으실거에요~!!
저도 카페인 중독이에요. 매일 세잔이상은 마시는 거 같습니다 ㅋ

건수하 2022-09-04 19:22   좋아요 4 | URL
저는 하루 네다섯 잔 마셨었는데 위가 안 좋아져서 두 잔으로 제한 중입니다 ^^ 안 마시면 금단증상으로 두통이 오는데 그건 조금 부끄러운 일이에요 ㅎㅎ

새파랑 2022-09-04 19:24   좋아요 3 | URL
저는 커피를 안마시면 정말 잠이옵니다.... 😅
습관인거 같아요 ㅋ

그레이스 2022-09-04 21:0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역반응 저도 겪어봤습니다.
나이 드니까 달라지던데요?! ㅋㅋ

새파랑 2022-09-04 22:13   좋아요 1 | URL
제가 아직은 그래도 젊은건가보네요 😆

거리의화가 2022-09-04 1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커피 중독이라 저도 공감 백배입니다^^ 저도 커피 마시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요. 블랙홀 같다는 것에 아하!!! 했어요^^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겠지만 적당히는 괜찮겠죠!

새파랑 2022-09-04 19:57   좋아요 3 | URL
누구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거 같아요~!! 커피랑 책만 있다면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즐겁죠 ^^

미미 2022-09-04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같은 이유로 많은 작가들이 커피와 담배를 하지 않나 생각하게되네요^^* 담배와 타자기와 커피, 책은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ㅋ

새파랑 2022-09-04 22:15   좋아요 3 | URL
커피와 담배는 창작의 원천인가 봅니다~!!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

바람돌이 2022-09-04 22: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혹시 저 시리즈에 커피와 술은 없나요? ㅎㅎ

새파랑 2022-09-04 22:19   좋아요 5 | URL
일단 커피와 술 조합은 반칙입니다 ㅋ

<아무튼 술> 추천합니다~!!

Falstaff 2022-09-05 06:46   좋아요 5 | URL
최승자가 자기 시 <네게로>에서 이렇게 노래했잖아요.
˝흐르는 물처럼 / 네게로 가리 / 물에 풀리는 알코올처럼 /알코올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 네게로 가리 /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균처럼 /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전문)

새파랑 2022-09-05 08:14   좋아요 3 | URL
ㅋ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나란히 보니 건강이 악화되는 기분이듭니다~!@

햇살과함께 2022-09-05 13:18   좋아요 3 | URL
<이 시대의 사랑>에서 이 시도 좋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거 다 있네? 하고. ㅎㅎ 매독균 빼고요;;;
골드문트님 간지납니다!

Falstaff 2022-09-05 15:33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보통이지요, 뭐. ^^;;;

전 담배는 30년 이상 피우다가, 담배 피우는 인간은 사람 취급을 안 해서, 드러워서 끊어버렸습니다. 나치가 아우슈비츠에서 담배 연기 뿜어 유대인들 죽인 줄 알더라고요, 씨.

페넬로페 2022-09-05 0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결혼생활 내내 남편의 흡연을
비판해왔는데 이 책 읽으면 좀 이해하게 될까요!
커피와 맥주는 없나요, ㅋㅋ

새파랑 2022-09-05 08:15   좋아요 3 | URL
커피와 맥주는 그냥 좋은걸로 ^^ 커피와 소주보다는 커피와 맥주가 잘 어울리네요~!!

mini74 2022-09-05 1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그래요 새파랑님. 근데 전 커피가 두 역할을 다 같이해오. 내게 주는 선물도 되고 고독의 시간도 되고 잠시의 달콤한 위로도 되고 ㅎㅎ 저희 아버지도 커피와 담배 좋아해서 성묘가면 항상 커피랑 담배 놓고 옵니다 ~

새파랑 2022-09-05 12:04   좋아요 2 | URL
이 책은 미니님의 아버님을 위한 책인거 같아요~!! 커피는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