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담배 말들의 흐름 1
정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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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107

"사람이 사람에게 반하게 되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것일 때가 많다. 스웨터에 난 작은 구멍이라던가, 담배를 피울 때의 미묘한 손의 위치라던가."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가끔 읽는다. 책이 얇아서 우주점에 가면 조금씩 읽었었는데, 그때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커피와 담배>를 중고로 구매해서 읽었다. 나의 경우 취미는 독서와 음악듣기 이지만 (북플 하시는 분들의 공통 취미가 아닐까? ㅎㅎ) 기호품은 커피와 담배다. 그래서 이 책은 소장할 수 밖에 없었다.


"정은"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본적이 없는데 이번기회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작가님 정말 영화 저럼 다양하고 힘든(?) 인생을 사신거 같은데(순례길도 가고, 절에도 사시고, 영화도 찍고 ㅋ), 저런 분이 옆에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와 담배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에 완전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왜 커피를 마시는지, 담배를 피는지에 대한 이유가 이 책에 모두 설명되어 있었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나에게 주는 작은 사치이고, 담배를 피는 시간은 일상에서 벗어나 고독을 즐기는 순간이다. 세상에 대한 잠시동안의 침묵 같은?

(담배를 같이 피는 것보다 혼자 피는 걸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는 허상의 이미지에 자신을 담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지만 때때로 커피는 '내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는 걸 완벽하게 느끼게 한다. 그 순간은 내가 만들어낸 '커피를 마시는 나의 이미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커피는 내 몸으로 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P.58


[담배에 불을 붙이면 그것들은 안정감 같은 특수한 감정의 형태로 몸에 잠시 내려앉는다. 그것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단순히 담배를 피우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기억을, 감정을 잠시 소환하는 의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P.67


[커피와 담배는 고립을 고독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커피와 담배는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있게 해준다. 각자의 안에는 결코 들여다볼 수 없는 블랙홀 같은 부분이 있고 그것이 일으키는 중력의 힘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스스로에 대해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면 더 알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어떤 부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성숙해진다.] P.96


요즘처럼 금연이 대세인 시대에 적당한(?) 책은 아니어서 추천하기는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오늘도 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서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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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9-04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와 담배는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있게 해준다‘는 구절이 인상 깊네요! 오늘부터 계속 비가 많이 오니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b

새파랑 2022-09-04 18:37   좋아요 3 | URL
간만에 집콕해서 열독해야 할거 같습니다 ^^ 파이버님 태풍 조심하세요~!!

의식의출현 2022-09-04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9-04 19:14   좋아요 2 | URL
좋은글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 급하게 썼는데 죄송해지는군요 😅

프레이야 2022-09-04 1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 가지 완벽한 조합입니다
담배가 몸에 안 좋다고 하지만 다른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인용문도 그렇고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도. 너무 많이는 하지 마시고요^^
왜 제가 잔소리를 ㅎㅎ

새파랑 2022-09-04 19:15   좋아요 2 | URL
전 담배 애찬론자로 스트레스 해소에는 확실히 좋습니다 ~! 전 적당히(?) 입니다 ㅋ 뭐든지 지나치면 안좋은거 같아요 ^^

루피닷 2022-09-04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이네요

새파랑 2022-09-04 19:16   좋아요 2 | URL
좋은글이라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2-09-04 1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카페인 중독이라 마시기도 하지만 커피 좋아해서 저도 새파랑님 읽으시는 거 보고 궁금했어요 :)

새파랑 2022-09-04 19:18   좋아요 3 | URL
이 책은 담배 보다는 커피 비중이 더 높게 다뤄집니다 ㅋ 읽어보시면 재미있으실거에요~!!
저도 카페인 중독이에요. 매일 세잔이상은 마시는 거 같습니다 ㅋ

건수하 2022-09-04 19:22   좋아요 4 | URL
저는 하루 네다섯 잔 마셨었는데 위가 안 좋아져서 두 잔으로 제한 중입니다 ^^ 안 마시면 금단증상으로 두통이 오는데 그건 조금 부끄러운 일이에요 ㅎㅎ

새파랑 2022-09-04 19:24   좋아요 3 | URL
저는 커피를 안마시면 정말 잠이옵니다.... 😅
습관인거 같아요 ㅋ

그레이스 2022-09-04 21:08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역반응 저도 겪어봤습니다.
나이 드니까 달라지던데요?! ㅋㅋ

새파랑 2022-09-04 22:13   좋아요 1 | URL
제가 아직은 그래도 젊은건가보네요 😆

거리의화가 2022-09-04 1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커피 중독이라 저도 공감 백배입니다^^ 저도 커피 마시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요. 블랙홀 같다는 것에 아하!!! 했어요^^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겠지만 적당히는 괜찮겠죠!

새파랑 2022-09-04 19:57   좋아요 3 | URL
누구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거 같아요~!! 커피랑 책만 있다면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즐겁죠 ^^

청아 2022-09-04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같은 이유로 많은 작가들이 커피와 담배를 하지 않나 생각하게되네요^^* 담배와 타자기와 커피, 책은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ㅋ

새파랑 2022-09-04 22:15   좋아요 3 | URL
커피와 담배는 창작의 원천인가 봅니다~!!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

바람돌이 2022-09-04 22: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혹시 저 시리즈에 커피와 술은 없나요? ㅎㅎ

새파랑 2022-09-04 22:19   좋아요 5 | URL
일단 커피와 술 조합은 반칙입니다 ㅋ

<아무튼 술> 추천합니다~!!

Falstaff 2022-09-05 06:46   좋아요 5 | URL
최승자가 자기 시 <네게로>에서 이렇게 노래했잖아요.
˝흐르는 물처럼 / 네게로 가리 / 물에 풀리는 알코올처럼 /알코올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 네게로 가리 /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균처럼 /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전문)

새파랑 2022-09-05 08:14   좋아요 3 | URL
ㅋ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나란히 보니 건강이 악화되는 기분이듭니다~!@

햇살과함께 2022-09-05 13:18   좋아요 3 | URL
<이 시대의 사랑>에서 이 시도 좋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거 다 있네? 하고. ㅎㅎ 매독균 빼고요;;;
골드문트님 간지납니다!

Falstaff 2022-09-05 15:33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보통이지요, 뭐. ^^;;;

전 담배는 30년 이상 피우다가, 담배 피우는 인간은 사람 취급을 안 해서, 드러워서 끊어버렸습니다. 나치가 아우슈비츠에서 담배 연기 뿜어 유대인들 죽인 줄 알더라고요, 씨.

페넬로페 2022-09-05 0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결혼생활 내내 남편의 흡연을
비판해왔는데 이 책 읽으면 좀 이해하게 될까요!
커피와 맥주는 없나요, ㅋㅋ

새파랑 2022-09-05 08:15   좋아요 3 | URL
커피와 맥주는 그냥 좋은걸로 ^^ 커피와 소주보다는 커피와 맥주가 잘 어울리네요~!!

mini74 2022-09-05 1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그래요 새파랑님. 근데 전 커피가 두 역할을 다 같이해오. 내게 주는 선물도 되고 고독의 시간도 되고 잠시의 달콤한 위로도 되고 ㅎㅎ 저희 아버지도 커피와 담배 좋아해서 성묘가면 항상 커피랑 담배 놓고 옵니다 ~

새파랑 2022-09-05 12:04   좋아요 2 | URL
이 책은 미니님의 아버님을 위한 책인거 같아요~!! 커피는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