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래는 날개를 달고 적은 몸짓으로 높이 오르지만 내가 불러주는 만큼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이름도 있죠
브로콜리너마저,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 - P5
붙들고 있던 게 사라질까봐 다듬고 다듬어도 모자랐죠. 말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었을까요.
마음속에 간직했던 생각들을 꺼내지도 못한 채로 아무것도 쓰지 못한 사람이 되어 헤매고 있었죠.
이젠
열심히 조금 대충 쓰는 사람이 될래요. - P11
내가 쓴 글은 대부분 요점만 반복한다. 이렇게 저렇게 길게 써보지만 사실 처음 생각을 정리하면서 한 줄로 썼을 때 가장 좋아 보인다. 이것은 한 문장에 모든 것을 담는 가사를 주로 써온 나의 경험에서 비롯했을 수도 있겠다. 다양한직간접적인 경험을 잘 녹여내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뭔가더 써보려고 하다가 비루한 속을 들키지 않게 조심하는 심정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 화면에 글이 한 줄 한 줄 늘어날수록 내용은 더 얄팍해지는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잘 쓰고자 하는 마음이 클수록 내 글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 P34
새로 산 노트북은 구입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백스페이스가 반질반질하다. 그래서일까, 자판을 거쳐서 나온 - P40
문장은 내가 실제로 망설이고 돌아간 길이 아니라 내비게이션의 최단 거리를 알려주는 것 같다. 더 오래 많이 쓰기 위해서는 단어들 사이의 방황과 실패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물론 노트를 쓴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 P41
다시 영화의 내용을 떠올리면서 상상해본다. 집중한 상태로 조용히 손목을 올려 음성 메모를 하고 잠들기 전 다시 들어본 음성 메모에서 단서를 건져내는 해준의 모습을 하지만 단호한 음성으로 핵심을 바로 메모할 수 있다면, 구닥다리 형사 수첩으로도 같은 수준의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해준이 서래(탕웨이 분)의 말을 이해하는 데 영화의 후반을 전부 소모했듯이, 어떤 메모는 쓰는 과정보다 읽는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해준은 형사로서 능숙하게 메모했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서는 그러지 못했다. 노래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는 어떠한지? 일단 애플워치를 구입할 계획은 보류해두었다. - P54
그래서 너무 고민하고 걱정하지 않았으면 해.
그냥 밥 잘 먹고 잠 잘 자기만 해도 돼. 눈앞에 놓인 일들하나씩 하면서, 나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항상 어떻게 하는게 정답일까, 지금 나는 똑바로 하고 있는가, 걱정했지만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은 그냥 살아가는데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지금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모든 게 불투명해도 이 순간을어떻게든 잘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캄캄해서 앞도 보이지 않던 새벽에 올랐던 산길처럼 막막해도 걷다 보면 땀이날 거야. 해가 밝을 때쯤이면 어느새 정상이 가까워졌다는 걸 느끼게 될걸?
그냥 걸어가다 보면 잊히는 것도 있어. 아름다운 풍경도또다시 나타날 거야.
「바른생활」 소개문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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