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은 정말 더블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아일랜드의 종교에 대한 비판을 담아 더블린에 대해 구석 구석 이야기한다. 각 단편들의 주인공 또는 회지들은 호밀밭의 파수꾼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래서 별루다. 이 말투처럼.
물리학 시트콤은 생각을하게 만드는 그래서 종이와 연필을 부르는 수식과 그 것으로 점철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수식의 존재 정도만 인정해주고, 구체적인 것은 상식적으로 각 힘들이나 운동이 비례 또는 반비례하고 또는 유사 값의 등식으로 넘어가도 이 책의 흥미로움과 유용함을 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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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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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받았다. 유명한 프랑스의 거장이다.

단절된 과거에 대해 글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

그런데, 유럽쪽 사람들의 이름과 지명이 참 어려워, 시간을 거슬러가는 그의 궤적을 따라 가기 힘들다.

간결한 저자의 문장 덕분인지 거기에 번역을 잘 해주셔서 그런지 광속으로 읽어 내려가는 나 자신에 놀랐다.

주인공은 자신의 단절된 십여년전을 찾으려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도 없다.

많은 심리 실험에서 인간은 과거의 기억을 왜곡된채로 잘 간직하고 추억하는 것처럼, 그가 자신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그가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가 기억해내려고하는 그 과거가 올바른 것이라고 도대체 누가 입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누가 입증하려고할까?

그래서 오늘이 더 의미를 가진다고하지만, 그 찰나와 같은 오늘은 어느 순간 과거의 대열에 합류해버린다. 속절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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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에버그린북스 1
리처드 바크 지음, 이덕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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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혜의 숲을 갔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시집을 고르다 엄선집 이런 것들이 왜 출판사마다 없을까라고 생각하다 문예 출판사 코너에서 갈매기의 꿈을 집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갈매기의 꿈이 맞을까라며 저자 정보를 읽었다. 그 갈매기 꿈이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판매 부수를 뛰어넘은 그 갈매기 꿈. 멋지고 시원한 사진과 먹이 먹는 것이 아닌 나는 것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갈매기의 꿈을 1부까지 읽었다.

다음에 오면 다 읽기로 약속하며 오랜만의 지혜의 숲 나들이를 마쳤다.


아. 그리고 위 층의 아름다운 가게를 갔는데, 가게 앞에 책들을 상자채 늘어 놓고 책을 팔고 있었다. 담당자분께 기증하는 것을 물어보니 아름다운 가게로 직접 가져와도 되고, 세박스를 넘어가면 방문 수거도 한다고 한다. 어린이 전집은 7년까지이고 그외 책은 기증에 제약이 없다.

책을 한 번 정리해서 기증도 약속하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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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2
헤르만 헤세 지음, 한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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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민음사 판을 읽었던 것 같다.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어렴풋이 남은 기억 마저 유리알 유희와 혼재되었다.

아무튼 불타는 표지의 문학동네 버전을 반갑게 읽었다.

고전은 역시 고전이다. 한스 기라벤트의 그시절 이야기가 오늘에도 공감되고 가슴아프니 말이다.

읽는 도중, 한스가 친구를 만나 (친구로 인해라고는 하지 않겠다) 성적이 떨어지고 점점 가던 길과 멀어질 때, 회복하고 페이스를 다시 유지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한스 네가 생각하듯이 넌 친구들과 다른 길을 갈 수 있고, 아버지도 선생님들도 기쁘게 해주며 한층 높은 곳의 인생을 살 수 있어. 이렇게 까지 말했다. 그리고 친구 하일러가 미워지기까지 했다. 내 학창 시절의 유사한 친구들을 떠올리며.

정말 책대로, 나는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공부에 시간이 필요한데, 이미 어디서 했는지 아니면 그들이 천재인지 그들은 마냥 유유자적하면서도 항상 성적을 유지했다. 나는 다급한데, 함께 하지 않으면 나는 좋은 친구가 되지 못했다.

신학교에서 나와 초라하게 집으로 돌아가 견습공이나 서기가 되어야하는 길 앞에 놓였을 때는 안타까웠다. 견습공이 되고 동료들과 어울려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는 연민과 함께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렇게라도 너의 인생을 인생의 즐거움을 찾아가렴. 그 시절의 목사나 선생이되어 고결한 삶을 사는 것도 인생이지만 기계공의 삶도 나쁘지 않지. 

그래 나는 "나쁘지 않지, 아무렴 어때." 라고 생각했다. 한스를 위한 것이 아닌, 부모로써 자식과 아니 부모러써 기대했던 자식의 길이 생각대로 나아가지 않은 것에대해 타협했다. 내가 무슨 아량이 넓고 이해심이 많은 것처럼.

한스의 아버지처럼 휴일 동료들과 어울리다 늦은 한스를 기다렸다. 아주 짧은 몇 줄동안 나도 한스의 아버지처럼 한스를 기다렸다. 그렇게 타협하면되지라고 생각하며. 야단을 치고 너무 심했나라며 조금 반성하고 그러고 월요일이되면 한스는 출근을 할 것이고 나는 나의 삶을 살아갈 것이고.

나는 최선을 다했고, 아이가 그 길을 잘 가지 못했지만 난 그래도 최선을 다 했고, 그것을 받아주기까지 했다고 생각하며 나는 내 삶을 걸어갈 것이다.



돌아오지 못했다.

한스의 아버지는 한스를 만나지 못했다.

준비한 매로 때리지 못했다.

목까지 채워두었던 야단의 말들을 뱉지 못했다.


한스는 돌아오는 길에 죽었다. 물에 빠져. 사고사인지 자살인지 알 수 없지만.

한스는 죽었다.



한스의 아버지와 나는 이만하면 되었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한스가 아닌 한스의 아버지에 이입되어있었다.

그리고 '죽음' 을 말하는 단 한 문 장에 나는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버린 한스를 그제서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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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건축가 2019-10-2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한 줄이
제 마음도 잠시 출렁이게 하네요.

초딩 2019-10-22 10:32   좋아요 1 | URL
한 번 읽은 책이네하고 무심코 읽다가
쿵 했어요 ㅜㅜ

초딩 2019-10-22 10:33   좋아요 0 | URL
좋은 하루 되세요

빵굽는건축가 2019-10-2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샘도 유익하고 즐거운 하루 되셔요
 
지하생활자의 수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2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동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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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적인 인간이다.... 나는 심술궃은 인간이다. 나는 남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인간이다. 이것은 아무래도 간장이 나쁘기 때문인 것 같다.". p5

종잡을 수 없는 독백이 또는 독백과 같은 말이 몇 페이지에 걸쳐진다. 애를 써봐도 그 긴 사유의 늘어놓음에 어디가 북쪽이고 남쪽인지 갈피를 잡기는 어렵다. 도스토예프스키와 김네모라는 두 작가가 자기의 사유를 끝없이 내려쓸 때, 누구는 세계적인 작가이고 누구는 개똥철학가이고를 어떻게 구분지을 수 있을까? 그리고 구분한 후에 그것은 어떤 쓸모를 가지고 있을까? 어떤 영향을 줄까? 도스토예프스키의 끝없이 휘몰아치는 쏟아냄을 읽고나면 김네모의 그것을 읽고 났을 때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거나 행동을 할까? 좋은 책은 읽고나서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하생활의 수기를 읽고 의아해하고 혼란스러워지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변화 또는 결과를 유발하는 영향을 준 것은 맞다.

"제2부 진눈깨비의 연상에서"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겨우 숨을 쉴수 있지만, 화자는 점점 더 졸렬해져보이기만하다. 그리고 리자와의 만남은 여느 인텔리와 그시절의 하층 여자의 만남을 이야기한 것과 다를 수 있을까 불안하기까지 했다.

몹시 극적이다. 광적이다. 드라마다. 나약한 부적응자로 안스럽기까지 했던 그의 변명과 같은 사유는, 하지만 마지막에,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하기는 나 자신의 병에 관해선 아무것도 아는 게 없을 뿐 아니라 내 몸의 어디가 나쁜지 그것조차 확실히는 모르고 있다." 다시 p5

확실히 아는게 없다. 여기에 쓰든 - 수기를 쓰고 있던 화자처럼 - 생각을하든 그 어떤 것이든 어디까지가 내 내면의 깊숙히에 있는 본연의 것인지 모른다. 나의 생각은 대상을 위한 나의 생각인지 오래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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