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봄향기속으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96회 정기연주회
지휘자 : 최원록(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부 지휘자)


소금, 가야금병창, 판소리와 함께 국악관현악의 협연이다.

*관현악 : 비발디 사계 중 봄, 매화, 봄 향기 속으로ᆢ
*소금협주곡 : 초소의 봄(소금 박기진)
*가야금병창 : 고고천변, 새타령(가야금 병창 하선영)
*판소리와 관현악 :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박타령(판소리 김나니)


무엇인가 달라졌다. 훨씬 밝아진 표정의 연주자들에게서도 그 달라짐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 차이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달라진 중심에는 바뀐 지휘자가 있다. 여리면서도 섬세한 소리가 첫 연주회 무대에 오른 지휘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보인다. 여물지 않은 풋풋함이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봄향기가 가슴을 일렁이게하듯ᆢ

그동안의 어느 연주회보다 좋았다. 최원록 지휘자의 연주를 자주 접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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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 사진전' - 섬과 숲 사이


광주광역시립미술관
2015. 3. 19 ~ 6. 21


깊은 숲속 솔향이 번지듯 가슴을 덮쳐오는 무게가 온 몸을 감싸는 느낌에 우뚝 선 발걸음이다. 일단 커다란 화면에 압도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일까?
소나무 숲, 실제보다 더 큰 허상이지만 그 허상 속에 한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겨우 붙잡고 버텨본다. 하지만, 이내 소용없는 짓임을 안다. 거대한 자연 앞에 우뚝 설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배병우의 바다 또한 자연 앞에 민낯이고픈 마음의 산물로 보인다. 시간이 만들어 놓은 흔적을 아로세긴 마음자리가 그곳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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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4-22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에 다녀왔습니다.
소나무만 알고 있었는데 다른 작품도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섬에대한 작품들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프레이야 2015-04-22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광주군요. 가보고 싶은데 멀군요.
몇 해 전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한
강연도 참 재미있게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유익하고 에너지 넘치는 강연이었어요.
 
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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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이웃의 서재 이야기

2015년 여전히 책읽기를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시대가 변하다보니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여지는 분위기와 여전히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부러운 시선이 교차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실을 반영하듯 책 읽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 그만큼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출판현실이겠지만 여전히 책은 쏟아진다.

 

수요가 있다는 소리다. 그 수요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책만 보는 바보들일 것이다. 그들의 손에 들어와 머물던 책은 소중한 공간에 쌓이거나 아니면 돌고 돌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만든다. 책은 그 바보들에게 즐거움의 대상이며 벗이고 소통의 매개다.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책은 용도폐기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책이 좀 많습니다'왜 지나간 것들은 모두 따뜻할까'라는 질문으로 기억되는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의 저자 윤성근의 최신작이다. 헌책방을 운영하며 그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생각하는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이웃에서 책읽기를 좋아하는 애서가 23명을 만나 그들에게 책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본다.

 

수의사, 번역가, 대학생, 회사원, 교사, 백수 등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책이 가지는 의미를 나름대로 설파한다. 책 읽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목받을만한 이야기 꺼리다. 몇 만 권을 자랑하는 장서가가 아니라 그저 허름한 책꽂이 몇 개 있는 내 옆의 애서가들이다. 그들의 책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책에 대한 욕심으로 자신을 채우는 사람들은 아니다.

 

책에 관한한 내노라하는 애서가들의 서재가 궁금했다. 하여, 저자는 그들의 서재를 탐방한다. 물론 서재주인의 동의와 허락을 얻고 그 서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니 애서가들의 서재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책을 정리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특색을 가진다. 그것으로 그 사람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도 가늠이 된다.

 

2만권이 넘는 책을 소유한 국어 교사 허섭, 컨테이너에 개인 도서관을 만든 프리랜서 윤성일, 붙박이 옷장을 고쳐 비밀 서재를 만든 자유기고가 전영석, 추리소설을 중심으로 한 장르 문학으로 책장이 꽉 찬 번역가 이경아, 좋아하는 시인들의 전집을 잘 갖춰놓은 국어 교사 김주연, 자기만의 부엉이 소굴에 만화책을 꽉 채워놓은 북디자이너 이종훈, 요괴와 도깨비로 작은 도서관을 꾸린 대안 학교 교사 전희정, 세계 문학만 따로 모은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대학원생 이시욱, 판타지 소설책에 푹 빠져 사는 대학생 이종민, 아이들하고 함께 역사를 공부하는 작은 도서관을 만든 도서관지기 오경선 등이 그들이다.

 

책 사고 책 읽고 책 나누는 책을 무지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기가 위에 있다고 생각하거나 책 많이 읽은 것을 가지고 허세 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모르는 책을 알게 되고 겹치는 책을 읽게 된다. 또한 책이 책을 부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책 속에 책에 있어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책읽기가 되며 분야가 확장되어 넓은 책읽기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책 읽으며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생활인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책에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그리하여 책 속에 담긴 우주는 여러 빛깔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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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화' 푸른빛에 물들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 광주전시


2015. 02.10~05.10
국립광주박물관 기획전시실


조선시대 청화백자 200여 점을 엄선하여 백자에 꽃피었던 우리 역사의 푸른빛을 전하고자 마련된 전시다. 광주전남 지역에 첫 선을 보이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왕실의 존엄을 지키고 유교의 실천을 위하며, 사대부 문인의 품격과 온 천하의 염원을 담은 조선 청화백자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1부 : 조선의 위엄과 의례를 위하여
2부 : 사대부 문인의 이상과 품격을 담다
3부 : 온 천하의 그릇, 청화백자
4부 : 중국과 일본의 청화백자 세계


서울 전시부터 보고싶은 마음에 억지를 부리며 포스터까지 구해봤는데 막상 광주 전시 일정이 발표되자 여태 미루기만 했다. 전시 일정이 지났지만 아직 전시 중이란 소식을 접하고 달려갔다.


구름 용 무늬 항아리, 매화 새 대나무 항아리, 시가 쓰여진 산수 무늬 연적, 매화 무늬 접시 등


뭐든 사진과 실물 사이 차이는 있다. 사진이 주는 만들어진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자기들이 어쩌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친숙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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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편지
이중섭 지음, 양억관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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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중섭에게로 한발 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음과 마음이 교류되는 매개로 편지만한 것이 있을까? 편지는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풍경이지만 우리 곁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추억이기도 하다. 말로 전하지 못할 복잡다단한 마음을 담겨나 애틋한 그리움을 담겨나 간단한 안부를 전하거나 사랑의 간절함을 담아 전해지는 것이 편지다. 이 편지는 또한 시간이라는 매개가 있어야 한다. 다소 며칠을 기다려야 전달되는 것이기에 그 속에는 기다림이나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까지 담긴다. 특히, 옛사람들에게 편지는 마음을 전하는 매개이면서도 똑같은 편지를 두벌 작성하여 남겼을 정도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 것이기도 했다. 편지는 또한, 한 사람과 그 사람이 살다간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

 

이중섭의 편지는 편지가 가진 그 다양한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삶과 가족 그리고 예술에 담았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편지를 통해 이중섭의 삶과 예술정신까지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이중섭(李仲燮, 1916~1956)은 일제시대로부터 한국전쟁을 걸쳐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던 예술가다. 일본 유학 때 만난 일본인 이남덕과 결혼 하여 지녀 둘을 두었다. 부산·제주·통영 등지를 전전하며 재료가 없어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황소’, ‘흰 소’, ‘길떠나는 가족’, ‘서귀포 환상’, ‘해와 아이들’, ‘부부등의 다수의 작품이 전한다. 미술관, 다수의 책, 그림 등 오늘날 화가 이중섭을 기억하는 방식이 다수 있다.

 

이 책 이중섭의 편지는 이중섭이 남긴 편지를 부산 시절: ~1953년 여름, 통영 시절: 1953년 가을~19546, 서울 시절: 19546~19552, 대구, 그리고 마지막 시절: 19552~ 195696로 구분하여 그림과 함께 편지 원판도판 사진을 삽입하였다. 일본어로 된 편지는 번역하여 실었다.

 

화가 이중섭이 전쟁과 가난으로 가족과 이별한 후 가족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하게 담겨있는 편지들을 통해 인간 이중섭을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부인에 대한 애틋함, 자식을 향한 보고픔에 암울한 현실에 대한 탄식과 예술혼을 불태우는 열정의 모습과 그 시대를 흘렀던 예술계의 사상적 흐름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편지를 읽다보면 부인을 향해 끊임없이 주문하는 편지에 대한 갈망이 무엇일까? 하는 지점에서 머물게 된다. 민망할 정도로 적극적인 애정표현에 담긴 이중섭의 마음이 부인에 대한 사랑 그것을 넘어선 결핍이 느껴져 마음이 무겁기까지 한다. 쓸쓸하고 비운의 죽음을 맞아야 했던 이중섭에게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했던 예술가, 한 여인을 사랑했던 남자와 자식을 그리워한 아버지의 모습을 본다.

 

이중섭을 이야기하는 책은 제법 많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은 원문 그대로의 편지를 통해 이중섭을 만나게 한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편지를 새롭게 싣는 등 자료의 수집과 분류, 논란이 되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이중섭 이야기의 복원, 자료를 재배치를 통해 이중섭의 삶과 사랑, 예술에 대해 한발 나아간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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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4-19 0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주 이중섭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던 편지 몇장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 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