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懋官像贊 이덕무의 초상을 보고'

신체는 허약하나 정신이 견고함은
지키는 바가 내부에 있기 때문이요,
외모는 냉랭하나 마음은 따뜻하니
몸가짐이 독실하기 때문이다.

현세에 살면서 숨어사는 분이여!
먼 옛날 고사高士의 풍모로다!

그가 쓴 글을 보고 세설신어世說新語를 느끼는 이들도 그의 가슴에 이소離騷가 가득 차 있는 것도 모르리!

*초정 박제가가 청장관 이덕무의 초상을 보고 쓴 글이다. 박제가가 한평생 지기知己로 흠모했던 친구, 친구가 아니고 스승으로 모셨다고 고백한 고매한 학자 이덕무에 대한 글이기에 짐작되는 바가 있다.

심사深思를 아는 이가 말하는 것이기에 그 마음 속 상대를 바라보는 따뜻함이 베어난다.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라 했다. 인위적인 꾸밈을 배재한 본 바탕을 보고자 하는 마음의 반영이리라.

누군가 바라보는 나의 뒷모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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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자줏빛 색감이 절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양 역시 예사롭지 않다. 길게 뻗어가는 덩굴따라 다도해 섬처럼 꽃을 피운다.


점심 때마다 해찰하는 뚝방 한 쪽 풀 속에서 긴 덩굴을 뻗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만날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어릴적 밥에 넣어 먹었던 콩으로 돈부로 불렀는데 이름이 다르다.


동부는 덩굴성 식물로 한해살이풀이다. 작물로 재배하는데, 전체에 털이 없으며 줄기는 곧게 자란다.


꽃은 8~9월에 꽃은 잎겨드랑이에 모여 핀다. 나비를 닮은 모양이며, 백색 ·자주색 또는 담황색 등으로 핀다.


'본초강목'에 어린 "꼬투리는 먹을 수 있다. 채소가 되기도 하고 열매를 먹을 수도 있어서 곡물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사람들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다른 콩에 비해 큰 크기의 꽃을 피운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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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삼매경'
-조희룡 지음, 한영규 번역, 태학사

조희룡(1789∼1866)은 19세기 대표적 여항시사인 벽오사碧梧社의 중심인물로 활동하였다. 그는 시·글씨·그림에 모두 뛰어난 재주를 보였는데, 그림은 난초와 매화를 특히 많이 그렸다. 

19세기 전반기에 중서층 지식인의 가장 선두를 점하는 위치에 서 있었던 조희룡은 당대의 유력자들과 교유하며 그 문화적 분위기에 공명하는 한편 그 시선이 중서층 지식인을 아우르고, 종국에는 중서층의 여론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조희룡하면 당연하게 연관되는 사람으로 추사 김정희를 거론하게 된다. 활발하게 교류했던 까닭이기도 하고 조희룡이 김정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으로도 이야기 된다. 이 두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봐야할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그는 호산외기, 석우망년록, 한와헌제화잡존, 일석산방소고, 화구암난묵, 수경재해외적독, 우해악암고, 우봉척독 등을 남긴 문인이기도 하다.

그의 산문을 통해 삶과 예술, 인간적 교류의 중심에 무엇이 있었을까을 알 수 있길 기대한다. 매화 그림 중 '매화서옥도'와 '홍매대련'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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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빛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계절을 누리기에 충분히 좋은 하늘빛이다. 애써 일궈온 생명의 자리를 잘 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늘이 주는 넉넉한 마음이다.

푸르러 더욱 시린 하늘을 통째로 담으며 하루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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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하늘 밝아지는 초승달 아래
한낯 부지런히 날개짓하던 새들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꽃보러간 사내는 서둘러 가버린 햇볕이 못내 아쉬워 제 뜰에 들어서도 서쪽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마알간 가을 저녁 하늘에 꽃 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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