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이다. 눈맞춤하기엔 과하지만 반가운 햇살이 분부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이를 인정해주는 틈의 여유로움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알아보는 것이 많아진다. 내 삶이 가을 언저리 어디쯤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날 오후의 하늘이 불쑥 손을 내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개여뀌'
꽃인가 싶을 정도로 자잘한 것이 끝에 뭉쳐있다. 자신을 드러내는 확실한 방법은 크기나 모양, 색 등으로 무장하지만 그것으로도 마땅찮으면 뭉쳐서 무리를 이룬다. 여리고 약한 생명들의 사는 방법이다.


쉽게 열리지 않은 꽃은 붉디붉은 속내를 다 보일 수 없어서다. 보여준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있는듯 없는듯 제 자리에서 제 사명을 다하면 그뿐이다. 이미 꽃인걸 알아주는 이 있을까.


'개여뀌'는 밭이나 들의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리며 가지가 뻗어 곧추 자라므로 모여 나는 것처럼 보이고 털이 없으며 적자색을 띤다.


꽃은 6~9월에 피며 적자색 또는 백색이고 가지 끝에 이삭모양으로 모여 달린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며 붉은색이나 흰색인 것도 있다.


잎과 줄기를 짓찧어 냇물에 띄우면 민물고기들이 저절로 물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어독초라고 하며 잎에 매운맛이 있어 신채라 부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낯선 뜰에 낮선 마음들이 모이고 낯선 언어들로 넘쳐난다. 그 사이를 흐르는 낯선 음악이 낯선 마음들의 틈을 자꾸만 넓혀간다. 그 넓혀진 틈이 있어 그나마 숨쉴 수 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낯선 마음들 사이에 틈이 있다는 것이ᆢ. 그 틈이 있어 숨 쉴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메꿔가고자 한다. 그러니 버거울 수밖에 없다.

애써 마련한 틈에 숨 불 하나 밝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간에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가슴에 스치는 기운이 있어 눈길가는 무엇을 지나지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시 눈맞춤할 짬은 나기 마련이다. 

숨 한번 크게 쉴 짬이면 가슴에 통으로 들어오는 세상과 눈맞춤할 수 있다. 그 눈맞춤이 있어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출근길 큰 숨 한번에 저 하늘이 내게 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도송이풀'
입술을 닮았는데 위 아래 모양이 다르다. 윗입술은 짧고 두 갈래로 갈라져 뒤로 말려 있지만 아랫입술은 넓게 펼쳐져 고운색으로 한껏 치장했다.


숲길 가장자리에 몇몇이 무리지어 피었다. 자주 지나치는 곳에서 첫눈맞춤이다. 사진으로 충분히 익혀둔 모양새라 실물을 보자마자 딱 알아보겠다. 다 제 때를 만나야 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나도송이풀'은 산과 들의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많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서며, 잎은 마주나고 끝이 뾰족하며 깃꼴로 깊게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깊게 패어 들어간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붉은 빛을 띤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데, 줄기 위쪽에 있는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송이를 따기 시작한다는 데서 유래한 송이풀과 닮았다는 데에서 나도송이풀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하지만 정작 송이풀과는 여러가지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식물 스스로의 뿌리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고 다른 풀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나도송이풀은 그 속성으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모르나 '욕심'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