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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가래꽃'
학처럼 생긴 모습으로 하얀 날개를 펼치고 고개를 내밀어 비상을 꿈꾼다. 구름 너머 어딘가 있을 떠나온 곳을 그리워 하는 것일까.


눈둑을 걷다가 만나는 식물이다. 주목하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식물들이다. 올 여름부터 대문을 나서면 만나는 논둑을 자주 걸었다. 벗풀, 물달개비, 사마귀풀을 비롯하여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수염가래꽃'은 논두렁과 논바닥이 만나는 경계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수분이 많은 조건에서 잘 살고, 일시적이나마 건조해져도 잘 견디는 편이다.


꽃은 6~9월에 피며, 흰색 또는 붉은빛이 도는 흰색으로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잎은 깊게 갈라져서 5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2장이다. 윗입술의 꽃잎은 좌우로 갈라져 180도 방향으로 배치하고, 아래 입술의 꽃잎은 3갈래로 갈라져 아래로 펼쳐진다.


수염가래꽃이라는 이름은 '수염'과 '가래', '꽃'의 합성어다. 수염이라는 말은 아이들이 놀이할 때 코 밑에 달고 노는 수염 같아서 붙여졌고, 가래는 농기구 가래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꽃이 갈라진 것 때문에 갈래라는 말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꽃모양으로 보면 영락없이 숫잔대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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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지식인이 세상을 여행하는 법'
-김영죽, 역사의아침

"조선의 미생, 조수삼의 특별한 세상 유람기"

조수삼, 그는 어떤 인물일까?
조수삼趙秀三(1762∼1849)은 조선 후기의 여항시인閭巷詩人이라고 한다. 신분의 제한으로 늦은 나이 83세에 진사시에 합격했다.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의 핵심적인 인물로 활동했으며 정이조, 이단전, 강진, 조희룡. 김낙서, 장혼, 박윤묵 등 여항시인과 사귀었다. 특이한 것은 1789년(정조 13) 이상원을 따라 처음으로 중국에 간 이래로 여섯 차례나 연경燕京에 다녀왔다는 것이다.

조수삼은 스스로 지은 '경원선생자전經畹先生自傳'에서 자기를 조선의 광사狂士라 불렀다. 자신이 어려서부터 보고들은 도시 하층민들에 관한 일화를 기록하고 시를 곁들인 '추재기이秋齋紀異'와 중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여러 나라의 풍물을 읊은 '외이죽지사外夷竹枝詞' 가 있으며. 문집으로 '추재집 秋齋集'이 있다.

이 책은 신분제 사회에서 중인 출신으로 여러가지 한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능으로 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었던 조수삼의 '삶과 여행'을 조명한다.

조선의 광사狂士, 조수삼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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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하다'
무섭게 쏟아지던 비가 준 선물같은 상쾌함이 가슴 깊숙히 스며든다. 아직 남아 산을 넘는 안개구름도 가벼운 몸짓으로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마알간 닭의장풀의 선명한 꽃잎은 이제서야 움츠렸던 고개를 들어 안개를 실어가는 바람따라 산 너머를 꿈꾼다.

그리움이 닿는 그곳에도 이처럼 마알간 빛으로 미소담은 얼굴 있기에 산을 넘는 발걸음은 늘 바람보다 앞서간다.

비 그쳤으니 비 따라온 가을도 이제 여물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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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풀'
길가에 작디작은 꽃이 마치 닭의 눈을 닮아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꽃만큼 이쁜 초록색잎과 어울리는 연붉은색의 꽃이 눈을 사로 잡는다.


어떤 꽃을 확연히 구분할 수 있기까지는 애쓰는 수고로움과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느덧 콩과식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꽃은 크기와 색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금방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매듭풀도 콩과식물의 꽃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매듭풀은 햇빛이 잘 드는 길가나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짧고 3개의 작은 잎이 모여난 것처럼 보인다. 줄기는 가늘지만 튼튼하고, 전체에 아래로 향하는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피며 연한 붉은색이고 잎겨드랑이에 1~2송이씩 달린다. 꽃받침은 끝이 5개로 갈라지고 짧은 털이 있다.


매듭풀이라는 이름은 줄기가 하나하나, 잎과 꽃도 하나하나, 매듭이 진 상태처럼 매달려 있는 형상 또는 실처럼 매듭지을 수 있을 정도로 가늘고 단단한 줄기 형상 등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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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숨었고 밤은 젖었다.

"봄비는 가을을 위해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듯 한데

온몸을 적실 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 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

*용혜원의 시 '가을비 맞으며'의 일부다. 시인은 '가을비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 굳이 대답이 필요없는 물음이다. 여름비는 몸으로 흠뻑 맞아야 제대로 맞은 느낌인데 가을비는 귀만으로도 물씬 젖어든다. 다 기울어가는 마음 탓이리라. 가을비에 젖은 마음은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 그저 견딜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닫을 수 없는 귀로 젖은 밤은 쉬이 잠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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