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하늘을 향해 가슴을 활짝 열었다. 깊은 속내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햇살에 의지해 빛나는 것이 꼭 햇살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 안에 맑고 푸름을 간직한 까닭이다.


지난해 무더기로 보았던 곳에서 한 개체도 보지못하여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알았는지 건너편 다른 숲길에 무더기로 피어 반가움으로 맞이한다. 때를 놓치면 발품이라도 부지런히 팔아야 만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한다.


용담은 산과 들의 풀숲이나 양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표면이 녹색이고 뒷면은 회백색을 띤 연록색으로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이 뾰족하다.


꽃은 8~10월에 자주색 꽃이 피며 꽃자루는 없고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와 끝에 달린다. 꽃이 많이 달리면 옆으로 처지는 경향이 많이 나타나고 바람에도 약해 쉽게 쓰러진다. 드물게 흰색꽃이 피는 것도 있다.


용의 쓸개라는 뜻의 용담이다. 한방에서 뿌리를 중요한 약재로 사용한다. '슬픈 그대가 좋아요'라는 다소 의외의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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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가을비로 이 가을 단풍잎이 반만 붉다고 했더니 하늘이 대신 붉어진다. 하늘도 붉어지며 하루를 마감하고 가을도 붉어지며 여물어가듯 하늘과 땅 사이에 사는 나도 겹으로 쌓인 시간 속에서 저절로 붉어진다.

하늘에 단풍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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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은 반쯤 붉다.
아랫녘으로 향하는 윗녘의 단풍 소식이 더디다. 얄궃은 가을날씨에 하늘 높은줄 모르는 메타세콰이어도 술지마을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도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 어쩌다 만나는 억새는 그나마 막 피어나고 단풍잎은 반쯤 붉다. 가을이 어정쩡하다.

다행스럽게도 늦여름부터 뚝방길을 수놓던 코스모스는 꽃잎을 떨구고 영글어간다는 것이다. 너로인해 겨우 가을이 깊어감을 짐작한다.

계절이나 사람이나 매한가지다. 때맞춰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와야 한다. 괜히 서성거리다가는 된서리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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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그리운 가을

꾸물거리는 하늘을 보니 비가 오려나 보다. 밤을 밝히며 서둘러 추수하는 농부의 애타는 마음을 외면하는 하늘이 야속타. 볕이 고픈건 들판에 곡식뿐만은 아니다.

참 야속한 가을, 사람도 그 볕이 부족하여 몸도 마음도 삐끄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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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국'
스스로를 물들어 그 넘치는 향과 멋을 전하고 싶은 걸꺼다.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잎 떼어내 입에 넣고 살그머니 씹어 본다. 쌉쌀함이 입안에 오랫동안 머물며 그 맛을 기억하게 한다.


너 피었으니 올해 꽃놀이도 이제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신호다. 하여, 이후로 만나는 모든 꽃에 더 오랫동안 눈맞춤 한다.


감국은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는다. 줄기는 여러 대가 모여나며, 아래쪽이 쓰러져 땅에 닿고, 보통 검은 자주색을 띤다. 잎은 어긋나며, 난상 원형, 깃꼴로 깊게 갈라진다.


꽃은 10~12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노랑색의 머리모양꽃이 모여서 달린다. 향기가 좋아 꽃을 먹기도 하며, 10월에 꽃을 말린 것을 차나 술에 넣어 먹기도 하고, 전을 부쳐서 먹기도 한다.


모양, 색, 꽃 피는 시기 등에서 감국과 거의 흡사하여 구분이 쉽지않은 '산국'이 있다. 꽃의 크기, 탁엽의 유무, 쓴맛의 차이 등으로 구분하나 여전히 그 구분이 쉽지 않다.


국화의 원조인 노란 들국화인 감국(甘菊)은 단맛이 나는 국화라는 뜻이다. '가을향기', '순순한 사랑' 등 다양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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