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추'
길다란 꽃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더니 제 무개를 이기지 못하고 휘청~ 몸을 누인다. 밤하늘 불꽃처럼 터진 자잘한 보라색 꽃들이 모여 둥그스런 꽃봉우리를 만들었다. 길다란 꽃술이 제 키만큼이나 길어 보인다.
저만치 숲길에 고개 내민 모습이 오랜 기다림 끝에 지쳐버린 마음인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모여 피어 화려함으로 무장하였으나 눈맞춤 하는동안 하나하나의 맛에 흠뻑 빠진다. 무엇이든 몰입하여 대상을 볼때 그 안에 감춰진 보물과 만나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산부추'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땅 속에 기둥처럼 비늘줄기가 달린다. 잎은 가늘고 길며 2~3개가 위로 퍼진다. 단면이 삼각형이고 표면은 초록색이다. 꽃줄기는 속이 비어 있다.
꽃은 9~10월에 홍자색으로 피는데 꽃줄기 끝에서 많은 꽃이 조밀하게 달려 핀다. 수술은 6개인데 꽃덮이보다 길고 수술대 사이에는 작은 돌기가 있으며 꽃밥은 자주색이다.
민마늘이라고도 하는 산부추는 채소 부추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보호', '신선'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