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추'
길다란 꽃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더니 제 무개를 이기지 못하고 휘청~ 몸을 누인다. 밤하늘 불꽃처럼 터진 자잘한 보라색 꽃들이 모여 둥그스런 꽃봉우리를 만들었다. 길다란 꽃술이 제 키만큼이나 길어 보인다.


저만치 숲길에 고개 내민 모습이 오랜 기다림 끝에 지쳐버린 마음인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모여 피어 화려함으로 무장하였으나 눈맞춤 하는동안 하나하나의 맛에 흠뻑 빠진다. 무엇이든 몰입하여 대상을 볼때 그 안에 감춰진 보물과 만나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산부추'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땅 속에 기둥처럼 비늘줄기가 달린다. 잎은 가늘고 길며 2~3개가 위로 퍼진다. 단면이 삼각형이고 표면은 초록색이다. 꽃줄기는 속이 비어 있다.


꽃은 9~10월에 홍자색으로 피는데 꽃줄기 끝에서 많은 꽃이 조밀하게 달려 핀다. 수술은 6개인데 꽃덮이보다 길고 수술대 사이에는 작은 돌기가 있으며 꽃밥은 자주색이다.


민마늘이라고도 하는 산부추는 채소 부추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보호', '신선'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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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안개 속을 거닐다.
토방에 닿았던 안개가 마루 깊숙히 들어왔다. 성큼 깊은 가을로 빠져들었다는 증거다.

오늘은 가을볕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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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놓치지 말 일이다.
어느달이고 보름달없는 달 없지만 밤 기온 서늘해지는 10월과 11월은 달보기 참으로 좋은 때다. 없는 벗이라도 불러 술잔 마주하고 푸른밤하늘 환하게 웃는 달과 눈맞춤하자.

모월당慕月堂에 달빛이 환하다.
만월은 차마 버거울까봐 미리 눈맞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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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사람을 그윽하게 하고, 술은 사람을 초연하게 하고, 돌은 사람을 준수하게 하고, 거문고는 사람을 고요하게 하고, 차는 사람을 상쾌하게 하고, 대나무는 사람을 차갑게 하고, 달은 사람을 외롭게 하고, 바둑은 사람을 한가롭게 하고, 지팡이는 사람을 가볍게 하고, 미인은 사람을 어여삐하게 하고, 중은 사람을 담박하게 하고, 꽃은 사람을 운치롭게 하고, 금석정이金石鼎彛는 사람을 예스럽게 한다.

그런데 매화와 난은 거기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옛사람이 어찌 애지중지할 줄 몰랐으리요만 평범한 꽃에 운치를 비교할 수 없고 특히 한 글자로써 적당히 표현할 수 없으므로 거기서 빠뜨린 것이다.

나는 한 글자를 뽑아내러 그것에 해당시기를 '수壽'라고 한다. 수의 뜻은 눈을 감고 한번 생각해 볼 것이다."

*우봉 조희룡(1789~1866)의 글이다. 매화에 벽이 있을 정도로 좋아해 매화 그림을 많이 그려 '매화화가'로 불렸던 사람이다. 작품으로 '매화서옥도'와 '홍매대련' 등이 있다. 이글은 '한와헌제화잡존'에 있다. 조희룡은 '수壽'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달도, 거문고도, 꽃도 좋아하고 물론 매화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조희룡의 이 글에 다 공강하는 것은 아니다. 좋아해서 관심을 갖고 그 주목하는 바가 벽癖이 생길 정도라면 혹 다를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치癡나 벽癖이 없는 사람은 그 삶이 무미건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무엇에 그토록 관심을 갖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며 복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자신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할 대상이 있는가?
나는 이 물음에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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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꽃나무'
짙은 보라색으로 치장하고 둥글게 모양을 냈다. 층을 이룬 꽃이 햇살을 받아 색감을 한껏 뽐내는 모습이 주목 받아도 충분할만큼 이쁘다.


나무도 아닌 것이 나무라는 이름을 달고서 무리지어 피어있다. 한적한 숲길에 홀로 우뚝선다면 폼이야 나겠지만 보는이의 마음에 가을 찬바람 일 것이다. 공원에 무리지어 가꾼이의 마음이 풍성함을 짐작할 뿐이다.


'층꽂나무'는 반그늘 혹은 양지의 물 빠짐이 좋은 돌 틈이나 경사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9~10월에 자줏빛이 도는 푸른색이며 겉에 털이 있고 잎겨드랑이에 돌아가며 층층이 계단형식으로 핀다.


층꽃나무라는 이름은 꽃이삭이 잎겨드랑이에 많이 모여 달리면서 층층이지는 모양에서 연유한다. 식물체의 밑부분이 목질이고 윗부분이 풀처럼 겨울에 말라 죽어서 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제주, 경남, 전남 등 남부지역에 자생하는 것으로 흰층꽃나무가 있다.


꽃이 핀뒤 얼마 못가 꽃이 떨어져 버려서 그럴까. '허무한 삶'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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