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단지'
노랑의 꽃잎이 활짝피어 하늘을 담는다. 꽃 속에 다시 꽃을 피운듯 꽃술의 모양도 꽃이다. 노랑색 속의 언듯 비치는 까만색이 서로를 더 빛나게 한다.


다른 식물과 다르게 유독 하늘향한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떠나온 먼 고향이 그리운건지도 모른다. 파이란 하늘과 썩 잘 어울리는 모습에 주목한다.


'돼지감자'의 다른 이름이 뚱단지다. 뚱단지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밭에 심어 기르거나, 길가에 저절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8~10월에 줄기의 갈라진 가지 끝에 머리모양꽃차례가 1개씩 달리며 핀다. 모인꽃싸개는 반구형이다. 꽃차례의 가장자리에 노란색의 혀모양꽃이 여러개 있다.


뚱단지라는 이름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다르게 감자닮은 알뿌리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미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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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추한 내방'
-허균 지음, 김풍기 옮김, 태학사

허균(許筠, 1569~1618) 자유분방한 삶, 파격적인 정치가, 사회모순을 비판한 문신 겸 소설가, 시대의 이단아,ᆢ. 허균을 일컽는 말들이다.

"예로부터 죄인에게 형장刑杖을 가하며 신문하지 않고 사형이 결정된 문서도 받지 않은 채 단지 죄인의 범죄 사실을 진술한 말로만 사형에 처한 죄인은 없었으니 훗날 반드시 이론이 있을 것이다."

광해군 때 역모사건에 연류되어 죽임을 당했던 허균의 죽음을 두고 조선 중기의 문신이었던 기자헌奇自獻(1567~1624)이 한 말이다. 당대부터도 다분히 정치적 사건이었음을 알게 한다.

"허균의 글은 언제나 변화무쌍하면서도 신선하여 좋다. 피를 토하는 혁명가의 모습이 들어있는가 하면 어느새 다정다감한 남편의 웃음이 흐르기도 하며, 샌님의 말투가 배어있는가 하면 벗을 불러 술을 마시는 풍류재자의 몸짓이 보이기도 한다."

허균의 산문을 통해 잘 알려졌지만 그래서 더 모르는 인물 허균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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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이다. 눈맞춤하기엔 과하지만 반가운 햇살이 분부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이를 인정해주는 틈의 여유로움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알아보는 것이 많아진다. 내 삶이 가을 언저리 어디쯤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날 오후의 하늘이 불쑥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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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뀌'
꽃인가 싶을 정도로 자잘한 것이 끝에 뭉쳐있다. 자신을 드러내는 확실한 방법은 크기나 모양, 색 등으로 무장하지만 그것으로도 마땅찮으면 뭉쳐서 무리를 이룬다. 여리고 약한 생명들의 사는 방법이다.


쉽게 열리지 않은 꽃은 붉디붉은 속내를 다 보일 수 없어서다. 보여준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있는듯 없는듯 제 자리에서 제 사명을 다하면 그뿐이다. 이미 꽃인걸 알아주는 이 있을까.


'개여뀌'는 밭이나 들의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리며 가지가 뻗어 곧추 자라므로 모여 나는 것처럼 보이고 털이 없으며 적자색을 띤다.


꽃은 6~9월에 피며 적자색 또는 백색이고 가지 끝에 이삭모양으로 모여 달린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며 붉은색이나 흰색인 것도 있다.


잎과 줄기를 짓찧어 냇물에 띄우면 민물고기들이 저절로 물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어독초라고 하며 잎에 매운맛이 있어 신채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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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뜰에 낮선 마음들이 모이고 낯선 언어들로 넘쳐난다. 그 사이를 흐르는 낯선 음악이 낯선 마음들의 틈을 자꾸만 넓혀간다. 그 넓혀진 틈이 있어 그나마 숨쉴 수 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낯선 마음들 사이에 틈이 있다는 것이ᆢ. 그 틈이 있어 숨 쉴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메꿔가고자 한다. 그러니 버거울 수밖에 없다.

애써 마련한 틈에 숨 불 하나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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