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가 유일한 친구인 주인공 소년 카이가 피아니스트를 향한 열정을 키우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바로 『피아노의 숲』 이다. 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DVD로 보았었다. 영화 속 주요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주제가 선율이 잊히지 않는다.
『피아노의 숲』은 이시키 마코토가 지은 만화가 원작이다. 일본에서 연재가 시작되었고, 2015 년 12 월에 26 권으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2007 년에 초등학생 편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어 극장에서 상영하였다.
영화의 OST 음악을 수록한 음반을 소니뮤직에서 내놓았다. (아쉽게도 현재 품절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영화의 음악 어드바이서를 맡았고, <피아노의 숲> 주제가, 쇼팽의 ˝강아지 월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K.310의 제 3 악장을 직접 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소니뮤직은 <피아노의 숲> 베스트 피아노 컬렉션(3 CD)을 기획하고 선보였는데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연주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고 기억한다.
한편, 이와 같은 듯 다른 CD가 있다. 『피아노의 숲』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되었다고 여겨지는데 ‘숲 시리즈‘ CD가 있음을 최근 알게 되었다. (주)굿인터내셔널이 2016 년에 내놓은 숲 시리즈는 『피아노의 숲』, 『바이올린의 숲』, 『첼로의 숲』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아노의 숲』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 명곡 모음집˝을 내세우면서, 클래식 음악 입문자라도 이름을 한 번 정도는 들어보았을 만한 ˝20 세기를 빛낸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불멸의 피아노 클래식 47곡이 CD 3장에 담겼다. 주의가 필요한 것이, 같은 제목인 『피아노의 숲』이지만 영화 OST 음반과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올린의 숲』은 ˝백만 가지 표정을 지닌 악기의 여왕, 바이올린˝이라는 부제와 함께 ˝20 세기를 빛낸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연주하는 다채로운 바이올린 명곡 48선을 담고 있다.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악기 ˝귀족 첼로˝라는 부제가 붙은 『첼로의 숲』은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첼리스트들이 연주하는 ˝깊이 있고 우아한˝ 첼로 명곡 44선을 담고 있다.
숲 시리즈가 제목으로 인해 클래식 음악으로 산림욕 효과를 연상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슷한 분위기를 표현한 클래식 음악이 하나 더 생각난다. 드보르작이 작곡한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작품 모음곡 ˝보헤미아의 숲으로부터˝. 모두 6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5 곡이 ˝고요한 숲˝이다. 피아노와 첼로를 위해 편곡되어 연주되는 곡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피아노의 숲> 베스트 피아노 컬렉션(3 CD)과 숲 시리즈는 클래식 음악 입문자가 수록곡 뿐만 아니라 연주자들을 챙기면서 감상한다면 명연주를 통해 감상 경험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