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알라딘 대주주 마태우스입니다. 서재를 운영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이번에 터진 리뷰 사건으로 저희보다 더 상심해 있지 않을까 싶네요.
모든 고객이 다 그렇겠지만 알라딘 고객들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의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 다들 있으시고, 또 그걸 논리 정연한 글로 풀어낼 능력이 있는 분들이니까요(이건 좋게 표현한 것이고, 쉬운 말로 하면 까다롭지요). ‘마을지기에게’란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을 볼 때마다 “뭐 이런 것까지 얘길 하냐”고 생각하다가도 다 읽고 나면 세뇌가 되어 버려 “아니 알라딘 왜 그래?” 하는 마음을 가질 때가 종종 있었지요.
그 동안 몇 번의 사건이 있긴 했지만, 알라딘 서재는 그래도 잘 유지되어 온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고객들의 불만에 늘 귀를 기울이며 편의를 제공해 온 지기님의 공 덕분이기도 하지만, 알라딘 고객들의 유난히 높은 충성심과 서재지기들간에 쌓인 끈끈한 정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충성심이 높다는 건 어찌보면 양날의 칼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준이 만족되지 못할 때, 설령 그게 남들이 보기엔 사소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 충성심은 하루아침에 배신감으로 변해 버리니까요.
알라딘을 너무 좋아했기에 그 배신감도 클 수밖에 없나 봅니다. 알라딘 서재에 계시는 분들은 너무 쉽게 “서재 나간다”는 말을 잘 하십니다. 그게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나간 분들이 몇 분 계시지요(그분들이 다 지기님 때문에 나간 건 절대 아닙니다. 저희들끼리의 문제 때문이 훨씬 많습니다). 그분들을 보면 늘 궁금합니다. 이만한 일에 알라딘을 나가면 대체 어디로 가겠다는 걸까? 그간 정분을 쌓아 온 우리는 안중에도 없는 걸까. 서재를 탈퇴하는 걸 인간 세상에 비유하면 목숨을 내놓는다는 건데, 저게 서재를 나갈만한 일일까. 몇몇 분들이 알라딘 운영자에게 불만을 터뜨리면서 서재를 나가겠다고 할 때 공감하지 못했던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뷰 사건은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지기님도 아실지 모르겠지만 알라딘 서재지기들은 오리지널리티에 아주 민감합니다. 아무리 유명 서재인이라고 하더라도 어디서 글을 퍼오면 댓글이 거의 안달립니다. 그 글이 훌륭하고 말고를 떠나서, 자기 손으로 쓴 글을 읽고 싶다는 거죠. 페이퍼에도 이럴진대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쓰는 리뷰에는 얼마나 민감하겠습니까. 저 역시 읽지도 않고 “재미있겠다”라고 쓴 글이 버젓이 리뷰로 분류가 되어 있으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이런 게 소위 말하는 ‘불량리뷰’지요. 이런 것들을 보면 심사를 하고 리뷰를 올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더군요. 하물며 남의 것을 베끼다니요. 그건 저희같은 사람들에겐 살인.방화.인질극보다도 더 나쁜 범죄입니다. 좀 더 현실성 있게 비유를 하자면 황우석이 줄기세포도 없으면서 있다고 우긴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는 과학계에서 황우석이 받은 형벌이 퇴출이듯이, 리뷰 업계에서 남의 리뷰를 그대로 베껴오는 사람 역시 서재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는 게 저희의 생각입니다. 따우님이 말씀하셨지요. “좋았다”라고 쓴 한줄짜리 리뷰가 훨씬 더 낫다고. 그런데 그 베낀 리뷰가 이주의 마이리뷰까지 당선되었다니 저희가 어찌 경악하지 않겠습니까.
지기님이 수많은 리뷰를 다 모니터할 수 없다는 건 인정합니다. 더구나 이벤트 기간이라 수많은 리뷰가 폭주를 했겠지요. 하지만 그것도 변명에 불과합니다. 1등에게 100만원을 주는 초대형 이벤트에 그 정도 리뷰가 쇄도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알라딘 측에선 거기 대비했어야 합니다. 이벤트 기간 중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서라도 베낀 리뷰가 있는지 살피는 게 알라딘의 의무였지 않을까요. 베낀 리뷰에 1등상을 줄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요즘엔 검색 시스템이 워낙 잘 발달해 있어서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구글에 몇 단어만 넣으면 금방 찾아주잖아요? 정신이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알라딘 서재지기님들이 찾아서 신고를 했을 땐, 최소한 그건 깔끔하게 처리했어야지 않을까요. 말을 했는데 전달이 안됐다는 식의 변명은 안한 만 못합니다. 경계선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경찰들이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싸운다면 흔쾌히 승복하시겠습니까?
인터넷 서점 중 리뷰의 질은 알라딘이 가장 높습니다(라고 우린 생각합니다). 그건 우리 서재인들의 자존심이기도 했습니다. 리뷰를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성의 없는 리뷰에 저희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겁니다. 마을지기님,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앞으로는 불량리뷰나 베낀 리뷰가 버젓이 등록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 주시면 안될까요. 이미 그 의미를 상실한, 주간 서재의 달인에게 주는 한달 60만원의 돈으로 베낀 리뷰의 포상제도를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서재를 만드신 아이디어라면 더 좋은 방안도 생각하실 수 있으시겠지요.
마을지기님, 저희가 알라딘 경제에 큰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까다롭게만 군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만큼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또 어디 있겠어요^^ 저희는 평소 직원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책을 사려는 사람에게 알라딘을 권하고, 그가 알라딘에 책을 주문할 때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게 바로 저희들입니다. 저희가 알라딘에 까다로운 이유도 다 좋은 알라딘을 만들자는 게 아니겠어요? 지금도 애써 주시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조금만 더 노력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 일로 서재를 나가신 따우님께 전화해서 다시 돌아오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저희는 님을 믿습니다.
* 용어정리
-잘쓴 리뷰: 플레저님이나 로드무비님이 쓰는 리뷰로 책을 사고싶게 만드는 그런 리뷰.
-그냥 리뷰: 몇분을 제외한 분들이 쓰는 리뷰
-페이퍼성 리뷰: 책과 무관한 얘기만 잔뜩 써놓는 리뷰로 마모씨가 주로 쓴다.
-추리리뷰: 물만두님이 쓰는 리뷰다.
-불량리뷰: 책을 안읽고 쓰는 리뷰로 “재밌겠다. 읽어봐야겠다”같은 거다.
-표절리뷰: 마우스를 이용, 다른 데서 베껴서 쓰는 리뷰
-중복리뷰: 같은 리뷰를 여러 군데 올리는 리뷰
우리가 보고싶지 않은 건 아래 세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