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빅퀘스천 -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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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빅퀘스천/김대식/동아시아]인간은 왜 질문하는가,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표지에 있는 글귀가 궁금증을 일으킨다.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이기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위대하다고 하는 걸까? 사노라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음을 깨치게 된다. 평생을 공부하더라도 무지의 세계가 어마하게 넓다는 것을 인정하며 가는 게 인생일 것이다. 그러니 자꾸만 질문을 던지는 건지도 모른다.

 

 

김대식. 그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과 교수다. 독일 막스-플랑크 뇌과학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에서 뇌인지과학 박사후 과정을 밟고 일본이화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로 근무했다. 뇌과학과 뇌공학, 사회 뇌과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저자 소개 글에서)

 

저자는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 만물의 법칙은 어디에서 오는가. 등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세세한 질문들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다.

세부적인 질문에는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왜 먼 곳을 그리워하는가, 원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친구란 무엇인가,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환상이고 무엇이 현실인가,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 가축은 인간의 포로인가, 노화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사랑을 해야 하는가 등 내가 궁금했던 문제들을 제대로 담았다.

 

가장 끌리는 질문은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였다.

겨울의 나무들과 풀은 죽은 것이 아니다. 잠시 동면할 뿐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인간의 모든 세포가 1년이 지나면 거의 새로운 세포들로 바뀐다고 한다. 그렇게 세포를 재생하며 살다가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땅에 시신이 묻힘으로써 물질은 그대로 남겨 둔다. 그리고 다른 생명의 영양분으로 도움을 준다. 문득 인간의 삶이 무한할 수는 없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 거지?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요즘, 영원불멸의 삶은 왜 아직도 불가능한가.

 

저자는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의 아름다운 딸 페르세포네가 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면서 4개월의 황량한 겨울이 생긴 원인을 이야기 한다. 페르세포네가 돌아오는 봄의 생명, 그 부활을 통해 겨울이 끝이 아니듯 죽음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태어나면 죽어야하는 인간의 운명, 죽음의 뒤엔 무엇이 있을까, 비선진국의 경우 비폭력적인 자연노화가 90%이상이라는데, 죽음은 두려움이거나 슬픔이어야 할까. 인간은 왜 늙어 가는가.

 

인간은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각 염색체들은 노화진행을 나타내는 텔로미어라는 DNA 조각으로 끝난다. 세포들은 주기적으로 세포분열을 통해 DNA를 복제하는데, 세포 끝 부분인 텔로미어는 복제되지 않아 궁극적으로 분열 때마다 점차 짧아진다. 통계적으로 고양이는 8, 말은 20, 인간은 60번 정도 세포분열을 할 수 있다. 더 이상 분열하지 않으면 세포는 노화하고 우리는 결국 죽음에 이른다. (94)

 

다행히도 텔로머라아제(말단소립 복제효소)를 이용해 세포가 분열해도 텔로미어의 길이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니, 여기서 생명 연장의 Ra을 찾아야 할까. 텔로머라아제가 활성화된 암세포들은 끊임없이 세포분열이 가능하기에 암세포의 삶은 영원하다니, 악한 게 강한 걸까.

안전하고 완벽하고 건강한 텔로머라아제의 개발은 영원한 삶을 보장한다는데...... 만약에 인간이 세포분열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불멸의 인간이 될 수 있는가. 어쩜, 과학 연구가 진보해서 영원불멸의 비밀을 밝히게 된다면, 지구는 살만한 행성을 찾아 외계로 이주 해야 할 것 같은데..... 불로장생의 이런 원리를 진시황이 들었다면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할 것 같은데…….

 

인간은 왜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가라는 질문도 흥미롭다.

 

영국인의 36% 정도가 병적일 정도로 유명인에 집착한다고 한다. ‘유명인 숭배증이라는 공식 병명이 생길 정도다. 마릴린 먼로, 찰리 채플린, 제임스딘……. 할리우드의 전설 같은 스타들이다. 그런데 그들에 대한 관심과 오늘날 케이팝 아이들에 대한 집착이 우리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 (180)

 

유명인 숭배증이 있다니!

유명해지고 싶은 본능은 권력에 대한 욕망, 힘에의 동경 때문이 아닐까. 잘하든 못하든 남들 눈에 띄고 싶은 과시욕도 남들 위에 군림하고 싶다는 원초적 유명 본능일 테고……. 포기하지 않는 이상 유명한 게 싫다는 사람들이 있을까. 누구나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고, 누구나 약간의 유명세엔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유명 본능은 생존 본능과 통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신화, 과학, 역사, 예술과 함께하는 융합적인 질문 탐험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는 질문들, 답을 찾다가 막막했던 궁금증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미처 생각도 못할 질문도 있고, 생각에만 머문 질문도 있기에 나도 그런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인간은 왜 질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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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2-1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말씀하셨던 그 책이군요! 왠지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며 설명하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워요*~*

봄덕 2015-02-14 10:17   좋아요 0 | URL
그쵸? 본질적인 문제를 과학, 예술, 신화, 역사와 함께 풀어가는 여정입니다.^^ 저는 이런 책이 좋더라고요^^ㅎㅎ

비로그인 2015-02-1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이 궁금한 것이 참 많아서 질문도 많은데 아들을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봄덕 2015-02-14 10:16   좋아요 0 | URL
과학자가 쓴 인문서적이기에 읽다가 보니 과학이 조금 더 친밀해졌어요. 그런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내용들이었고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