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수다 떨기 1 명화와 수다 떨기 1
꾸예 지음, 정호운 옮김 / 다연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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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수다 떨기/꾸예]그림 수다, 재미있는 감상법인 걸~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왜 그런지 몰라도 새록새록 전율이 인다.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가 그리 많은 줄 예전엔 미처 몰랐기 때문일까? 다방면의 독서를 하면서 가장 끌렸던 분야가 예술과 과학이다. 이전에는 너무 먼 그대였던 예술과 과학을 접할수록 세상이 점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사회와 철학, 화가의 유머까지 담은 『명화와 수다 떨기』는 그동안 익혀왔던 그림에 대해 재미있게 총정리를 해주는 책이라고 할까. 화풍에 대한 흐름, 인간의 내면적인 심리 분석, 역사적 배경, 인문학적 통찰 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감성 풍부한 예술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책에서는 감상에 대한 도망자, 빛의 화가, 귀재, 무지개, 수련, 행복한 화가, 미치광이, 무희의 화가, 애플맨 등 모두 9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 나오는 천재 화가 카르바조(1573~1610)는 도망자였다. 그는 이탈리아 태생의 초기 바로크 대표 화가다. 17세기 유럽 회화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며 루벤스, 페르메이르,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등의 광팬을 거느렸다.

 

초기엔 일반 서민을 모델로 한 풍속화를 주로 그렸다. 이후 금색 바탕에 밝은 색으로 정물과 초상에 사실적 기법으로 치밀하게 묘사했다.

 

<여자 점쟁이>, <카드 사기꾼> 등의 인물 표정과 동작이 너무나 생생한 긴장감을 준다. 이렇게 긴박한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다니, 마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 <과일 바구니>는 벌레 먹은 잎, 상처 난 사과, 탱글탱글한 청포도와 머루포도 알갱이들, 바구니에 어린 음영이 너무나 선명해서 마치 실물을 보는 느낌이다. <바커스> 그림 속 술병을 엑스레이로 찍어보면 카라바조의 자화상이 비친다니, 어떻게 그렸던 걸까?

 

임진왜란이 시작되는 해인 1592년에 로마로 온 카르바조는 병고와 빈곤에 시달리다가 추기경 델 몬테의 눈에 들면서 성당의 종교화를 그리게 되고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든든한 후견인을 등에 업은 카라바조는 천재적인 그림솜씨와 망나니 같은 못된 짓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그는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조소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 힘 있는 형상을 그려냈다. 빛과 그림자의 형상을 날카롭게 대비시키며 음울하게 그린 그림들, 성모와 성자를 모델로 로마의 빈민을 주변인으로 등장시키는 그림 모두 조명을 비춘 듯 강한 몰입감을 준다. 결국 그는 근대 사실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성 마태의 소명>세관을 지나가던 그리스도가 세리 마태를 보며 “따라오라!”며 제자를 삼는 장면이다. 손가락과 광선을 사용해 사람들의 시선을 예수가 아닌 주인공 마태에게로 향하게 하는 점에서 다른 종교화와 차이가 있다. 이 그림으로 카라바조는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친구를 죽이고 도망자 신세가 된 카라바조는 나폴리로 갔다가 다시 몰타로 갔고, 몰타에서 선배 기사단 구성원을 죽이고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탈옥에 성공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 도망 중에도 그는 불후의 그림인 <칠선행>, <시동과 함께 있는 아로프 드 비냐쿠르의 초상화>, <세례 요한의 목을 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등을 남기기도 했다.

 

심지어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의 그림에서 참수당한 골리앗의 머리 대신 자신의 머리를 그려 넣고 기사단 단장에게 보내 용서를 빌었다고 하니, 자신의 그림을 이용해 삶을 영위하는 솜씨가 대단한 인물이다. 요즘 같으면 통하지 않는 이야기다. 때로는 망나니처럼 무절제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때로는 그를 후원하는 추기경의 후원으로 방대한 걸작들을 남긴 카라바조는 위인이긴 하나 위험천만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인해 사면을 받지만 그림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열병으로 인해 죽게 된다.

 

그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캔버스에 그림으로써 몇 주 만에 완성할 정도로 빠르게 그렸다고 한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의 절묘한 포착이 인상적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극적이다.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집중적인 조명 효과는 연극 무대를 연상케 한다.

 

책에서는 카라바조 외에도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영국이 자랑하는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터너의 경쟁자인 영국 화가 존 컨스터블, 인상파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 행복한 표정과 유방을 즐겨 그린 르누아르, 광기의 빈센트 반 고흐, 무희의 화가 드가, 에밀 졸라와 친했던 근대 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에 대한 수다가 유쾌하게 담겨 있다.

 

표정과 동작을 통해 인간 내면을 그려놓은 그림들, 긴장감 넘치는 연극을 보는 듯 순간 포착한 그림, 빛의 일렁거림의 포착, 행복한 순간의 표정과 의상들, 역동적인 사물에 대한 거친 붓질, 주관과 객관을 넘나드는 그림들을 본다. 명화를 앞에 두고 재잘거리는 수다이기에 누구나 쉽게,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알고 나면 쉬워지고, 쉬워지면 재미있는 법이다. 재미있게 감상하는 법도 알아야 화가와 통하는 법이다. 모르고 스쳐간 그림 속의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그림의 디테일까지 살렸기에 깊이 있는 질적인 수다를 한 느낌이다. 그림이 한결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읽으면서 마구 미소 짓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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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17 0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티비에서 명작스캔들이란 프로가 있어서 재밌게 시청했는데 명화와 관련된주제로 재밌었거든요 이후에 명화에 관심 생겼다가 갑자기 프로그램이 없어져서 안타까웠던적이 있어요 그 아쉬운 마음을 이 책으로 달랠수 있겠는걸요~^^

봄덕 2015-01-17 08:01   좋아요 1 | URL
오~ 그런 프로그램은 지속되었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네요....
이런 종류의 책도 많와 있는 것 같던데요. 도서관을 한 번 탐방해봐야겠어요.^^ㅎㅎ

비로그인 2015-01-17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작스캔들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없어졌군요. --

봄덕 2015-01-17 11:24   좋아요 1 | URL
저는 얼핏 기억이 날뿐..... 인기 프로그램이었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