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올해 읽었던 책 중 좋았던 책 적어본다.
단연 코스모스. 책을 사둔지는 몇년이 되었지만 시도할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작년말 최승필 저자의 공부머리 독서법 읽고 학창시절 코스모스 10번 이상 읽었다는, 인생책이라는데 자극 받아 올초 주말에 틈틈이 읽었다. 학창시절 과학 엄청 싫어했고, 지금도 과학책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잘 읽지 못하는데, 와, 과학책이 이렇게 문학적일 수 있구나 하고 감탄! 내년에 앤 드류얀의 코스모스 읽고 재독할 예정이다.
레미제라블. 말해 무엇하겠냐, 완독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소설적 재미 외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단편소설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게하는, 재미있게 읽은 소설집이다.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여성작가 편에 수록되어 있어 먼저 읽은 소설집이다. 최근에 읽은 한국소설 중 가장 좋았다. 문장이, 표현이 생동한다, 살아있다. 최근 이렇게 한국말의 묘미를 살리는 작가의 작품을 읽지 못한 것 같다.
올해 읽은 한국 에세이 중 가장 좋았던 책이다. 홍은전 작가의 책도 좋았지만, 임계장 이야기는 전문작가나 활동가가 아닌 실제 노동하는 노동자의 현장 이야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우리가 외면하고 관심 가지지 않았던 먹먹한 현실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 후기에 작가의 후배가 이 글을 발견하고 책으로 내보라고 하면서 '가족들에게는 보여주지 말라'는 이야기가 너무 가슴 아프게 이해된다. 더 작은 이야기, 더 소외된 이야기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해외 에세이, 메리 올리버와 데버리 리비의 책은 내년에도 야금야금 읽을 생각이다.
그래픽노블, 만화 중 앨리슨 벡델의 펀 홈과 김금숙 만화가의 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가 좋았다.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김금숙 작가의 풀도 추천한다.
몇년을 고민하다 올해부터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읽으면서도 점점 나빠지는 현실과의 괴리로, 희망이 안보이고, 한숨만 나오고, 매번 읽는 게 의미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지만, 그래도 이 좋은 매체가 사라지면 안되니깐, 그 회의감을 유지하는 게 행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믿고, 계속 읽겠다. 마침 올해가 30주년이라 1년 동안 특집으로 꾸며져서 녹색평론의 30년 역사를 1년 동안 속독으로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내년 1년 휴간 이후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면서,,
올해 책 인생 최초 159권(만화 빼면 126권)을 읽었다. 코로나와 플친님들의 자극과, 올해 새로 장만한 저만의 거실탁자(인데, 자꾸 얘들이 자리를 차지한다..)가 있어 가능했던 것 같다.
모두 마지막 날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점심시간에 급하게 쓰느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