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그러나 인류가 무절제하게 흥청망청석유, 석탄을 탕진해가자 불과 몇십 년 만에 ‘에너지 생산에 드는 에너지비용(ECOE)‘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다. 달리 말하면, 성장의 연료가 될 ‘잉여분의 에너지‘가 꾸준히 감소해왔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서구 선진경제들의 경우에는 이미 2007년 세계 금융붕괴 사태 이전에 성장이 멈추었고, 아시아 등의 신흥경제들도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고 모건은 설명한다(《성장 이후의 삶》, 2013).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GDP(국내총생산) 지표는 카지노경제, 금융공학이 만들어내는 눈속임일 뿐이다. - P3
이완배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강력한 중앙집권을 상징하는 소비에트의 실험은 대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이끄는 시장주의 실험 또한 대실패로 돌아갔다. 둘 중 어느 것도 민중들의 삶을노예의 속박에서 해방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에게 어떤 선택지가 남아있을까? - P32
나는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을 비롯한 시장주의자들이 마치 ‘자유‘를자기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언급하는 것에 구역질이 나는 사람이다. ‘인류가 누려야 하는 보편적 자유‘라는 개념은 서구 사회에서 인문주의와함께 성장한 것이다. 중세 봉건사회에서 세상의 중심은 신과 왕이었다. 하지만 ‘신과 왕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인문주의가 대두되면서 자유의지, 즉 ‘자신의 행동과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의 중요성이 등장한 것이다. 이 말은, 근대 시민사회를 연 자유의 철학적 개념이 ‘나 스스로 나의 삶을 결정한다‘는 데 있다는 뜻이다. 그게 왕이건, 혹은 신이건 그 누구라도 나의 의지에 기반을 둔 나의자유의지를 폭압적으로 제한해서는 안된다. 이게 진정한 자유다. - P33
조슈아 팔리우리는 서로 협력하고 호혜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경제학자들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이기적이고 사욕만 채우려 들고협력하지 않는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런데 진화학에는 ‘집단선택‘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생물종들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수렵채취인 무리들을 비교해서 연구해보았더니, 가장 협동을 잘하는 개인들로 구성된 무리가 다른 무리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자손이 번창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협동성이발현하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편, 하나의 무리 내에서는 반칙을 하고 배반하는 자가 더 잘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결국 인간은 이중의 속성을 갖도록 진화했습니다. 협력적이면서 동시에 경쟁적이고 이기심을 가진 존재로 말이지요. 바로 그래서 경제제도가 어떤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입니다. 경제체제에 따라서 이기적인 개인들이 협동적으로 행동하게 되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협력하는 개인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길게 설명할 시간은 없지만 이것은 매우 잘 밝혀져 있는 내용입니다.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시장이나 금전적 거래의 언어로 사고를 할때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처신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돈을 머릿속에 떠올리도록 만들기만 해도 타인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도움을 청할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그리고 다 같이 함께하는 전통적인 활동에 참여하기보다 홀로 고립되어 있을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 P49
하승수 정규석관료, 정치인, 일부 전문가들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면 기후위기가 해결될 것처럼 들리게 얘기하는 건 기만적이고 혼란을 부르는 일이라고 봅니다. - P55
수도권(서울)을 중심에 두고, 대도시를 위해서 소도시가 희생하고다시 농촌이 희생하는 위계관계 속에서 지방의 공동화가 생기고 있잖아요. 지역소멸이라는 문제 하나만을 생각해도 전력시설의 분산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거예요. 원칙적으로 서울에서 쓰는 전기는 서울에서만드는 게 맞지요. - P55
탄소배출량 계산하는 것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고 해도 전력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를 돌리지 못하면 가망이 없다는 것, 이대로는 탄소중립은 어림도 없다는 결론은 이제 나왔잖아요. 저는 구조를 바꿔가야 한다고 보고,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아니라 ‘고에너지 사회‘에서 ‘저에너지 사회‘로의 전환, 즉 전력소비를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느 한쪽에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라 각 지역에서 고르게 책임을 지는 방식, 즉 지역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으로 가야 된다는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좀더 정의로운 사회로 갈 방법은 그것밖에 없을 것 같아요. - P67
장바티스트 프레소에너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과거에도 인류는 ‘에너지전환‘을 겪었으니 그런 식으로 기술혁신을 하면 현재의 위기도 극복될 것이라는 생각은 역사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인류가 하나의 에너지원에 의존하다가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종류가 갈수록 늘어났을 뿐이지, 모든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갈수록 커졌던 것이 19세기와 20세기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입니다. - P75
경제학, 기술과 물질, 정치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없으면 현재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에너지와 경제적 생산 사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군요. ‘에너지전환‘이 역사에 존재한 적 없는 신화라는 것도 대부분 모르고 있고....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죠. 에너지원만 바꾸고 그냥 지금껏 해오던 대로 하는 것이 쉬운 길이니까요. - P83
황종규‘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국가보다 주민이 일상의 주인이 되는 ‘작은 자치‘들을 통해서 한 걸음씩 나아갈 때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주민과 읍·면에 진정한 자치를 허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세계에서가장 규모가 큰 기초 지방정부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에게 ‘작은 것‘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다. 아니 ‘낯선‘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훨씬 작은 단위인 읍·면이 자치권을 회복할 때, 행정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주민들의 자치 공간이 될 때 비로소 열릴 수 있다. 그것은 이제 막 출발한 ‘국민주권정부‘가 무력감에 빠진 우리의 민주주의를 다시가슴 뛰는 무엇으로 만드는 길이다. - P113
안현진우리는 지금껏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했지, 누가 어디서 어떻게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들고 있는지 주목하지 않았다. 쓰레기 뒤의사람을 보지 못하고 비용(이윤)에만 집중할 때 안전은 쉽게 무너진다. 안전은 개인이 주의한다고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폐기물 처리 각 단계의 노동환경에 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기적 관리·감독 체계와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여성환경연대는 폐기물 처리 노동자들의 안전이 시민 편의 및 비용을 명분으로 더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서명운동(https://ecofem.short.gy/safe)을 하고 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 P121
조현철이러한 부정적인 가난과 대조되는 가난도 있다. 먼저 물질의 소유욕에서 해방되려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가난이 있다. 청빈이라고도르는 이 가난은 물질적인 차원도 있지만, 소유에 관한 내적 태도를 중시한다. 소유의 대상은 물질뿐 아니라 사람과 힘과 시간 등 모든 것을아우른다. 이 가난은 일종의 ‘덕‘이며 그 반대는 탐욕이다. 가난하거나(혹은 가난하게 만들어진 이들과 함께하기 위하여 선택하는 가난도 있다. 이 가난은 연대와 사랑의 행위이며 그 반대는 이기심과 무관심이다. 예수의 삶을 재현하려 했던 프란치스코의 삶은 청빈과 연대의 자발적 가난을 모두 포함한다. - P138
양창모질병은 도토리처럼 어딘가에서 툭 떨어지지 않는다. 고혈압, 당뇨 같은 생활습관질환을 교정하기 위해 맨 먼저 필요한 것은 생활하는 곳을확인하는 일이다. 그곳은 바로 집이다. 저염식을 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고혈압 환자는 없다. 다만 ‘어떻게‘에서 막힐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는 가장 중요한 시작은 환자의 집 냉장고를 열어보는것이다. 그때 의사의 새로운 역할이 열린다. 거동이 불편한 홀몸 노인이 장보기가 힘들어 매일 장류와 장아찌만으로 식사하는 걸 발견했을때 반찬서비스 받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은 왜 의사의 역할이 아니란 말인가. - P164
김관욱기술과 인간의 공존은 불가피하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점은, 기술이 인간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 기술이대체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이다. 우리가 진정 염려해야 할 것은 인간 고유의 능력을 확인하고 안심하게 되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그것은철저히 ‘자본가가 마구 가져다 써도 될 능력‘으로 포획될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마치 자연의 자원들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인공지능을 위시한 기술의 발전이 노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예측에 있어서 ‘대체될 노동 대 대체되지 않을 노동‘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거부한다. 그것은 또다른 ‘망각‘을 초래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노동이 지닌 특성이 어떤 변화 속에 놓일지가 가장 중요하다. 즉, 무엇을 잉여가치의 주된 대상으로 보느냐가 핵심이다. 이것이야말로 첨단기술 시대에 노동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답하기 위해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다. - P178
강수돌자본주의 가치 원리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주는 가장 핵심적 메시지는, 단순히 자본(생산수단)의 소유관계나 지도층 개인 특성(리더십)이 핵심이 아니란 것! 즉, 자본관계나 가치관계로 표현되는 물신주의가 근본문제다. 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자연의 건강하고 활기찬 관계가)사물관계로 왜곡된 것이다. 인간관계나 생명관계가 아닌, 상품관계나가치관계가 삶 전반을 지배하는 것이 물신주의다. 일단 우리가 상품가치 내지 자본가치를 내면화하고 나면 그다음은 거의 자동으로 돌아간다. 맑스가 가치를 ‘자동 주체‘라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P189
황대권생명평화무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데는 인기 연예인 이효리의역할이 컸다. 그녀는 평소에도 이른바 ‘개념 있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방송에서 우연히 그녀의 팔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놀랍게도팔뚝 한가운데에 생명평화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문신은 아주 사적인취미인지라 방송에서 그것을 두고 따져 묻지는 않았으나 이 장면은 전파를 타고 일파만파 퍼져갔다. 뒤이어 인터넷에는 문신이 드러난 과거의 모델 사진들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급기야 홍대 앞 거리에 가서 "이효리 타투 해주세요"라고 하면 생명평화무늬를 새겨주는 일이 생겼다. 필자가 전라도 영광 산속 농장에 있을 때의 일이다. 한번은 이웃 동네에 사는 논두렁 건달이 놀러왔다. 건성건성 농사지으면서 심심하면놀러오던 친구였다. 한여름이라 덥다면서 웃통을 벗어젖혔는데 어깨에 생명평화무늬가 그려져 있었다."야, 이거 뭐야? 너 이 문신이 뭘 뜻하는지나 알아?""몰라. 안사람이 이효리 문신한다고 하길래 쫓아갔다가 멋있어 보여서 나도 했어."뒷목을 잡고 웃었다. 하나의 문화현상이 어떤 경로를 거쳐 사람들사이에 퍼져가는지 똑똑히 보이는 순간이었다. - P194
민주주의, 기후위기, 빅테크 독점에 늙어감과 돌봄까지. 매번 비슷한 주제를 말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한다. 녹색평론을 읽는 것은 지구인으로 시민으로 최소한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발버둥.
윤정숙부모를 돌보는 시간만큼 노화와 삶의 종말에 대하여 배우고 통찰할 수 있는 시간이 또있을까. ‘마처세대‘(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 자녀로부터 부양을 받지못할 첫 세대)라 불리는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 이미 60대로 진입한 사람들에게 부모 돌봄은 숙제이자 난제이다. 노화로 삐걱거리기 시작한몸으로 ‘노노(老老)돌봄‘의 주체가 된 그들 사이에서 부모를 누가 돌보고 그 비용은 어떻게 분담하는지는 단골 대화 주제이다. ‘다음은 우리차례‘이기 때문이다. 좋은 삶과 더 나은 사회를 추구하며 치열하게 살았던 청년들이 좋은 나이듦과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노년층의 다수를구성하고 있다. 초유의 초고령사회를 맞아서 은퇴 이후에도 30여 년은살아야 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는 좋은 노년과 새로운 돌봄양식에 대한왕성한 토론과 실험이 절실하다.엄마는 "오늘 며칠이니?", "나 약 먹었니?" 같은 질문을 수없이 한다.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 속을 유영하는 엄마에게, 매번 처음 받은 질문인 듯 친절히 대답하는 것이 돌봄의 기초임을 나는 한참 후에 알았다. 더 많이 곁에 있는 것, 더 자주 일상을 함께하는 것이 인지력이 퇴화 중인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좋은 처방이다. "사는 게 지루해, 오래 살아 미안해"라고 말하는 부모로 인해 펑펑 울었던 것은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절대로 팔팔한 노년은 없다. 엄마의 오늘은 나의 내일이다. 앙상한 다리와 마른 가지처럼 굽은 손가락, 말과 걸음이 흐릿해진 엄마를 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떻게 늙어가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어떻게 돌봄을 의탁할까. - P239
조너선 하이트 《불안 세대》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
정형철조너선 하이트는 《불안 세대》(2024)에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현실 - P166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세계의 과소보호‘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한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그들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했는지병리적 현상을 통해 소상히 분석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통계적자료에 의하면 아동기 및 청소년기의 우울증과 불안, 그리고 자해 시도및 자살률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된 이후 급증했다고 한다. 놀이 기반에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아동기대재편‘이 몰고 온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조사 대상에 포함된 영미권 국가나 북유럽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하이트는 불안과 우울증 비율이 그토록 많은 나라의 청소년 사이에서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급증한 이유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사용 외의 어떤 다른 이론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P167
올해 초 소셜미디어 제국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소유한 소셜미디어 그룹)는 ‘제3자 팩트체킹 (fact checking)‘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발표를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팩트체킹‘의 폐지는 트럼프가 오랫동안 강력하게 요구해온 것이다. 애초에 트럼프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이제 표현의 자유로돌아갈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트럼프에게 굴종했다. ‘표현의 자유‘ - P171
는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의 ‘팩트체킹‘ 기능을 비난하면서 가장 강력하게 내세운 논리였다. 많은 언론에서는 이번 투항을 두고 트럼프를 위한저커버그의 선물이라고 묘사했다. 이로써 그렇지 않아도 가짜뉴스와허위정보의 온상이었던 소셜미디어는 이제 허위와 혐오가 판치는 ‘오물통‘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메타의 투항은 기술기업이 정치권력의 위압에 굴종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소셜미디어가 그 이름의 의미와는 다르게 사회적 소통 매체가 아니라 영리가 최우선인 매체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 P172
조너선 쿡가상현실(VR) 분야를 개척한 재런 러니어는 구글을 비롯한 디지털기술 기업들이 실제로 팔고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소셜미디어는 "우리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미묘하게 우리의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키고 있고, 기업들은 "바로 그것을 팔고 있다"는것이다. 요컨대 "우리의 행동과 생각, 나아가 우리 자신을 개조함으로써"그들은 돈을 벌고 있다.이 기업들은 특히 ‘예측 사업‘을 통해서 엄청난 수익을 남긴다.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처신할지 예상함으로써, 광고에 우리가 더 쉽게 설득당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들은 우리 각자에 대해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감시자본주의‘라고 불리는것의 실체이다. 그런데 예측의 성공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수많은 - P176
데이터를 수집하여 처리하는 작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각자를 모두 어떤 전형(典型)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만드는 것-우리 각자를 차별화하는 특성, 개성, 유별난 점들을 마멸시키는 작업이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영화는 암시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광고업자들은 우리의 감정-두려움, 불안감, 욕구, 열망을 더 손쉽게 추정, 이용, 약탈할 수 있다.쇼샤나 주보프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다른 기업들이 석유 선물(先物)을 거래하듯이 빅테크 기업들은 ‘인간의 미래‘를 사고팔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이 새로운 시장 덕분에 "인터넷 회사들은 인류 역사에 전례가없는 최고로 부유한 기업들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