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러닝은 시작할 때의 체력 레벨이 낮을수록 스트레스가 작은 프로그램으로 큰 효과가 나타난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힘든 연습이 필요한 것은 체력이 높은 수준에 이르고 나서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에 충실히 따르고, 지나치게 덤벼들지 않아야 한다. 초보자라면 더욱 그렇다. 그 외, 초보자부터 체력 수준이 높은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모든 러너에게 공통되는 주의사항을 아래에 정리했다.

• 휴식을 취해야 한다(휴식은 게으름 피우는것이 아님). 휴식은 훈련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 휴식, 영양 섭취, 트레이닝에 관해서는 일관성을 중시한다. 일관성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효과를 얻는 핵심이다.
•부상이나 질병에 걸렸을 때는 절대 트레이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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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넷 윈터슨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옮긴이의 말
또 하나, 오바크가 영국 대중 사이에서도 일약 유명인사가 된계기가 있었다. 고(故) 다이애너 왕세자비가 오바크에게 폭식증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누설되었던 것이다. 다이애너가 눈물 젖은 얼굴로 오바크의 집에서 나오는 모습을 찍은 파파라치 사진이 공개되면서 일개 심리치료사였던 그에게 사람들의 관심과 질문이 쏟아졌다. 당연하게도 오바크는 지금까지 그에 대해가타부타 말이 없다. 어쨌든 1990년대의 그 사건 때문에 오바크는 적어도 영국에서만큼은 ‘프로이트 이래 가장 유명한 정신분석가가 되었다. 오바크가 2008년에 오랜 이성애 관계를 끝내고역시 영국의 유명작가인 지넷 윈터슨(Jeanette Winterson)과 동성연인 관계를 시작한 것도 세상의 이목을 끈 사건이었다. - P12

들어가며
쎌러브리티 문화나 브랜드산업은 현대인의 몸을 불안정하게 만듦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그런 상업적 압력 때문에 사람들은 몸을 느끼고 이해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몸들은 더이상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서구에서는 로봇공학, 기계화된 농장설비, 식품에서 건축자재까지 반가공된 상품들, 자동차, 첨단무기 등이 일상적인 육체적 활동과 노동을 대부분 대체했다. 이제는 물건을 고쳐 쓰는 일도 거의 없다. 대량생산시대에는 고치느니 새것으로 바꾸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노동자계급의 몸에 고된 육체적 작업으로 인한 근육이 형성되었지만, 요즘의 저소득 써비스산업 종사자들이나 계급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있는 컴퓨터 관련업 종사자들에게는 그런 육체적 표식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나 일터에서 일부러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해야 할 지경이다. 재미나 사회적 표지(socialmarker)를 위해 스스로를 꾸몄던(육체노동을 하지 않았던) 유한계급층의 습관이 업그레이드되고 민주화됨에 따라, 요즘은 누구 할 것 없이 그런 활동을 권유받는다. 그리하여 아주 새로운 현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게 되었다. 몸이 일의 한 형식이 - P31

된 것이다. 즉, 몸이 생산의 수단에서 생산 그 자체로 바뀌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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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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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죽음을 끌어안고 사는 그들.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어둠에 둘러싸인 그들. 20대의 그들. 그들의 청춘. 그럼에도 그들에게도 가야 할 여수가 있다. 타야 할 야간열차가 있다.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달리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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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그녀의 머릿속에 무엇이 스쳐 가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의 지치고 외로운 얼굴에 여수 아닌 여수(旅愁)가 어두운 그림자를 끌고 지나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윽고 자흔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일 밤, 열시 삼십오분 차예요. - P42

어둠의 사육제

그때 어처구니없게도 나는 그 중년 여자에게 친밀감을 느꼈던 것이었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사로잡히고 있었다.
그날 나는 지하철에서 발을 밟혔다. 나는 머쓱한 얼굴을 한 그 발의 주인을 매정스럽게 쏘아보았다. 자선을 요구하면서지나가는 노인과 고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며, 토큰 하나라도 그들에게 쥐여주어야 마음이 편해지곤 했던 기억들을마치 남의 일이었던 것처럼 회상했다. - P92

서울에 올라와서 보낸 사 년 동안 나는 내 힘으로 산 것이 아니라 희망의 힘으로 살아왔었다. 나는 무엇이든 견디어낼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미운 오리 새끼처럼 세상의 구석에 틀어박혀 원치 않는 일에 시달리고 있지만, 언젠가 진짜 삶이 시작되고 말 것이라고 주문처럼 믿어오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 진짜 삶이 과연 한 발 한 발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던 바로 그때 인숙언니는 떠났다. 나는 그녀로인해 내가 잃은 것이 돈과 신뢰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느끼고 있었다. 나는 삶과 화해하는 법을 잊은 것이었다. 삶이나에게 등을 돌리자마자 나 역시 미련 없이 뒤돌아서서 걷기시작했다.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보듬은 채, 되려 제 칼날에 속살을 베이며 피 흘리고 있었다. - P115

질주

인규가 유일하게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달리는 일이었다. 그는 고교 시절 달리기 경주에서 매번 일등을 하곤 했다. 서른 살이 된 지금까지도 그는 매일 아침 독신자 아파트의뒷산에 난 등산로를 달리고 있었다. 온몸이 땀에 젖어도 그는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인규는 계속해서 달리고 싶었다. 달리다가 숨이 차서 고꾸라지고 싶었다. 이제껏 살아오는 동안먹고 마셔온 것을 모두 토해낸 뒤 앰뷸런스에 실려 가고 싶었다. 인규는 세상의 끝까지 달려가고 싶었다. 죽을 때까지 마냥달리고만 싶었다. - P205

그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달릴 때뿐이었다. 그때만은 별들의 운행이 그의 귀에만 거대한 음향을 들려주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피부를 뚫고 나가 바깥 공기와 섞여 춤추는 기분이었다. 오로지 그때에만 인규의 영혼은 자신의 가련한 몸뚱이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 몸뚱이는 인규의어린 시절 동구 밖 공터에 버려져 있었던 진규의 몸뚱이와 같았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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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회

오현철

비상계엄은 적대정치의 결과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든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 대통령제와 대의민주주의의 허약함을 드러내었다. 그가 계엄의 이유로 내세운 야당의 줄탄핵과 예산삭감은, 우리 헌법이 삼권분립 원리에 기반해 대통령을 견제하도록 의회에 부여한 권한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이 그 권한을 헤프게 썼다고 비난할 수는 있으나 합법적인 권한행사를 이유로군대를 의회에 보내는 것은 반헌법적인 폭거이다.
민주당의 줄탄핵과 대통령의 비상계엄의 이면에는 한국 정당정치에뿌리내린 적대정치가 있다. 정치세력들이 상대 진영의 정치적 목표와정책을 방해하기 위해 줄탄핵을 하거나 그에 맞서 계엄을 발동할 만큼서로를 적대하는 것이다. 내란죄의 피고인 윤석열이 보여준 야당 진영에 대한 적대감은 적대정치의 실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 P41

한국에서 아테네 민주주의 체제가 가능한가
도시국가 아테네의 정치제도를 국민국가인 한국에 그대로 도입하는것은 불가능하지만 시민들의 주권행사 정신을 반영하는 방법이 있다. 그중 유력한 것이 시민의회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아테네처럼 시민의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 시민의회는 일반시민들을 추첨을 통해선발하여, 모든 사람에게 시민의회 의원이 될 가능성이 똑같이 주어진다. - P45

선진국에서는 정권을 담당한 권력자가 시민의회 구성을 요청했다.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력한 통로가 시민의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국민주권을 달성하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방정부의 참여예산제에 시·도의원들이 반발한 전례를 보면, 정치인들은 시민들에게 의사결정권한을 주면 자신들의 권력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시민들이 먼저 개헌안을 만들고 국회의원과 정당과 대통령에게 혹은 대통령 후보들에게 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주권의 실현을 위한 개헌, 최소한의 요구로서 박정희가 유신헌법에서 삭제한 국민발안과 국민투표를 확보하는 개헌 운동을 전국민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6월항쟁처럼. - P51

최자영

국회가 탄핵한 공직자를 헌재가 기각 결정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은 박근혜 탄핵을 제외하고는 전원 탄핵 기각했다. - P54

그런데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은 당사자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뜻이아니다. 단지 탄핵당할 만큼의 큰 잘못이 아니란 것이다. ‘탄핵될 만큼‘이라는 정도의 평가에서 국회와 헌재가 판단을 달리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도의 평가라는 것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평가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게다가 문제는 헌재의 판단이 반드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도의 평가라는 점에서 객관성이결여되고 또 헌재의 결정이 국민 다수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라면, 헌법재판소가 지금과 같이 탄핵심판권을 갖는 것이 타당한가하는 질문이 필히 제기된다. - P55

헌법재판소의 한계는 1987년 창설 당시부터 이미 배태된 것이었다. 헌재는 전두환 군부정권 말기의 작품으로 87년 헌법의 소산이다. 이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를 제외하고는 유신헌법을 거의 그대로 물려받은것으로서 국민발안·국민투표·국민소환권을 복구하지 않았고, 그 대신헌법재판소라는 독재적 기구를 창설했다. 헌법재판소는 독일 헌법재판소를 모방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름만 같을 뿐 기능적으로는 전혀 독일의 것을 닮지 않았다. - P56

그것은, 소수는 다수보다 더 현명한 것이 아니라 더 부패하기 쉽다는 것이고, 또 법은 소수의 해석에 의해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각기 스스로 해석하고 행동함으로써 비로소 현실에서 구체화한다는 사실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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