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권은 올리버가 어떻게 될까 심장 쫄깃해지며 읽었다. 마지막에 총 맞고 혼자 진흙 바닥에 버려지고, 누가 구해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걸어서 강도질 한 집으로 찾아가고. 올리버는 불사신인가. 영화나 책을 읽을 때마다 주인공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는데 조연들은 막 죽는 것에 항상 불공평함을 느끼는 사람으로 ㅎㅎ 주인공이라서 산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기 때문에 주인공이 된 것이지 ㅎㅎ 아무튼 올리버에게 인생 처음으로 축복을 내려준 어린 친구 딕이나 올리버가 가족도 찾고 재산도 찾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불쌍한 낸시는 죽어버리고...


또 올리버는 어떻게 그런 환경에서도 선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적대적이고 곤궁하고 비참하고 사악한 기운에 둘러싸인 환경에서도. 선과 악의 이분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여 당시 시대적 문제와 올리버의 고난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주려는 의도겠지만. 악은 타고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2권은 올리버의 분량은 많지 않고 올리버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리려는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기 위한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추리 소설, 셜록 홈즈를 읽는 느낌? 브라운로씨 홈즈로 약간 빙의? 아니 홈즈보다 디킨스가 앞선 시대인가?

 

디킨스 이렇게 재밌었나. 청소년 소설로 읽은 <위대한 유산>과 <두 도시 이야기>도 다시 읽고. 디킨스 다 읽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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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6-08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디킨스 글 참 재미있게 잘 쓰는 작가... 저도 읽고 싶어지네요 주말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햇살과함께 2024-06-08 16:26   좋아요 1 | URL
디킨스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네요 서곡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어떻게 된 일이지요?" 노부인이 외쳤다. "이 불쌍한 아이가 강도들의 앞잡이라니 절대 그럴 리 없어요!"
"악의 여신이 머무는 신전은 다양한 법이지요." 의사가 커 - P17

튼을 도로 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름다운 겉모습 안에 악의 여신이 깃들어 있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토록 어린 나이에 어떻게!" 로즈가 항변하듯 말했다.
"다정한 로즈 아가씨." 의사가 슬픈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범죄는 죽음이나 마찬가지로 늙고 쭈그러든 사람들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오. 극히 어리고 아름다운 사람조차 너무나 흔히 범죄의 하수인으로 떨어지곤 한다오." - P18

회담은 길었다. 올리버는 그들에게 자신의 가련한 이력을전부 이야기했는데, 통증과 기력 부족 때문에 말을 자주 멈춰야만 했다. 어둑어둑한 방에서 병약한 아이가 가냘픈 목소리로 하나하나 열거하는, 모진 어른들이 강요한 악행과 시련의참담한 목록을 듣는 것은 숙연한 일이었다. 아! 우리가 동료인간들을 억압하고 으깨고 학대할 때 우리 인간의 잘못에 대한 시커먼 증거들이 무거운 먹구름처럼, 비록 느리지만 한 치의 어김도 없이 하늘나라로 올라가 나중에 우리 머리 위에 복수의 소나기를 퍼부으리라는 것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한다면, 아! 우리가 상상 속에서 단 한 순간이라도 어떤 권력으로도 눌러 버릴 수 없고 어떤 오만함으로도 막을 수 없는 죽은자들의 통렬한 증언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이 세상에서 매일매일 저질러지는 해악과 불의, 고통과 불행, 잔인함과 부당함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텐데! - P22

이슬은 초록빛 나뭇잎들 위에서 한층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 같았고, 바람은 나뭇잎 사이로 스치며 더욱 감미로운 음악 소리를 내는 듯했으며, 하늘도 더 파랗고 밝아 보였다. 우리 자신의 마음 상태는 외부 사물들이 우리 눈에비치는 모습에 이토록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자연과 동료인간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어둡고 우울하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음울한 색깔들은 바로 그들자신의 비뚤어진 눈과 마음의 반영인 것이다. 진정한 색채는섬세한 법이며, 따라서 좀 더 맑은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 P88

위엄, 심지어 거룩함조차도 때로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외투와 조끼의 문제인 법이다. - P116

"도대체 뭣 때문에 거기 빗속에서 꾸물대며 서 있었던 거요?" 멍크스가 그들 뒤로 문을 닫고 빗장을 건 뒤 고개를 돌려 범블을 향해 말했다. 급히 인부
"우린...... 우린 그저 몸을 식히고 있었을 뿐이오." 범블이걱정스레 주위를 둘러보며 더듬더듬 말했다.
"몸을 식히는 중이었다고!" 멍크스가 대꾸했다. "이제껏 내린 비와 앞으로 내릴 비를 다 합쳐도 사람이 품고 다니는 지옥불은 끄지 못할 거요. 당신은 그렇게 쉽게 몸을 식힐 수 없을거요. 그런 기대는 접으시오!" - P139

"당신이요?" 로즈 메일리가 말했다.
"그래요, 나예요, 아가씨!" 여자가 대답했다. "내가 바로 당신이 이야기 들었던 그 가증스러운 여자예요. 도둑들과 함께살고, 내 눈과 감각이 런던 거리를 처음으로 인식했다고 기억하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보다 나은 삶을 모르고 지낸, 그들이 하는 말보다 더 친절한 말을 들어 보지 못한, 아, 정말이에요! 그런 여자예요. 내가 꺼려지는 걸 감출 필요 없어요, 아가씨. 나는 당신이 내 모습을 보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리지만그런 것엔 충분히 익숙해져 있어요. 내가 혼잡한 인도를 따라 - P184

걸어갈 때면 가장 가난한 집 여자들조차도 뒤로 물러서지요."
"이 무슨 끔찍한 이야긴가요!" 로즈가 낯선 상대로부터 자기도 모르게 주춤 물러서며 말했다.
"당신은 무릎 꿇고 하늘에 감사드리세요, 귀하신 아가씨." 여자가 외쳤다. "당신은 어린 시절에 당신을 돌보고 지켜줄 친구들이 있었고 추위와 굶주림, 난장판과 술주정, 그리고・・・・・・ 그리고 ・・・・・・ 그 모든 것보다 더 나쁜 것의 한복판에 처해본 적이 결코 없었지요, 요람에 있을 때부터 그랬던 나와는달리 말이에요. 요람이라는 말을 썼지만, 내 요람은 뒷골목과시궁창이었지요, 내 임종의 자리가 그럴 것처럼 말이에요."
"당신이 너무 불쌍해요!" 로즈가 목이 메는 듯한 목소리로말했다. "당신 말을 들으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 P185

"그건 변명이 되지 않소." 브라운 씨가 대답했다. "당신은 그 장신구들을 없애 버릴 때 현장에 있었소. 그리고 사실당신은 법의 눈으로 볼 때 둘 중에 더 죄가 많은 사람이오. 왜냐면 법에 의하면 당신 부인은 남편인 당신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오."
"만약 법에 그렇게 되어 있다면." 범블 씨가 모자를 두 손으로 거칠게 꽉 움켜쥐며 말했다. "법은 바보 멍청이에.... 천치요. 만약 법의 눈이 그렇다면 법은 결혼을 안 해 본 총각 놈일 거요. 내가 법에게 던지는 최고의 저주는 법이 반드시 체험을 통해서 눈을 뜨기 바란다는 것이.….. 반드시 체험을 통해서 말이오."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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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1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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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불쌍하고 불쌍한 올리버. 나약하고 어린 올리버를 유혹하고 옭아매는 악의 힘, 그 사이에서도 질긴 생명력으로 이어가는 삶. 죽음의 고비를 넘긴 올리버에게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출생의 비밀이 어떻게 밝혀질지 2권이 무척 궁금해진다. 소년소녀동화로 읽은 디킨스는 진정한 독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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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어는 자선 학교 학생이긴 했지만 구빈원 고아는 아니었다. 또한 사생아도 아니었으니, 혈통과 출생의 근원을 분명하게 확인할 부모가 바로 근처에 살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세탁부였고, 아버지는 주정뱅이 퇴역 군인으로 한쪽 다리가 나무 의족이었으며 하루당 2.5펜스에 개미 눈곱만큼을 더한 금액을 연금으로 받았다. 동네 가게 점원 아이들은 오래전부터길거리에서 노어를 만나면 ‘가죽 바지‘ 또는 ‘자선 학교‘ 같은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그를 일컫는 습관이 있었는데, 노어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그걸 견뎌 왔다. 하지만 이제 운명의 여신이 세상에서 가장 천한 자조차도 손가락질하며 경멸할 수 있는 이름 없는 고아 하나를 그의 앞에 던져 주었으니, 그는 자기가 받은 모욕을 이자까지 얹어서 이 고아에게 앙갚음했던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아주 흥미로운 사색거리를제공한다. 즉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온화하기 그지없는 심성이 높디높으신 귀족 나리와 천하디 천한 - P76

자선 학교 학생에게서 얼마나 똑같이 공평하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예다. - P77

"그래, 올리버." 함께 집으로 걸어가며 싸워베리가 말했다.
"오늘 일을 본 소감이 어떠냐?"
"꽤 괜찮은 것 같아요, 주인님, 감사합니다." 올리버는 한참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아주 좋지는 않지만요, 주인님."
"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다, 올리버." 싸워베리는 말했다. "일단 익숙해지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올리버는 마음속으로 싸워베리 씨가 이 일에 익숙해지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어땠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묻지 않는 게 좋겠다 생각했고, 그래서 그냥 가게로 돌아가면서 그날 보고 들은 것들을 하나하나 돌이켜 보았다. - P88

"세상에 이런!" 싸워베리 부인은 부엌 천장을 경건하게 올려다보며 외치듯 말했다. "이게 다 너그럽게 잘 대해 줘서 생긴 일이라니!"
싸워베리 부인이 올리버에게 베풀었다는 너그러운 대접이란 곧 아무도 먹지 않을 온갖 더러운 음식물 찌꺼기들을 아낌없이 던져 준 것뿐이었다. 따라서 부인이 범블 씨의 엄중한 비난을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은 엄청난 자기희생과온순함의 발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부인이 억울하지 않도록 사실을 말하자면, 그녀는 생각으로나 말로나 행동으로나 그런 비난을 받을 만한 짓을 조금도 한 적이 없었다. 피버 - P104

이날 이후로 올리버는 혼자 남는 경우가 거의 없이 거의 항상 다른 두 소년들을 상대하며 그들과 어울려 지내야 했는데, 이들 두 소년은 전에 유태인과 하던 놀이를 매일 반복했다. 이게 그들의 솜씨를 향상시키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올리버를 가르치기 위해서였는지는 페이긴만이 알 일이었다. 유태인 영감은 간혹 자기가 젊은 시절에 저지른 강도질 이야기를아이들에게 해 주었는데,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운 내용이 어찌나 많은지 올리버는 그러면 안 된다고 느끼면서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요컨대 교활한 유태인 영감은 올리버를 올가미에다 걸어둔 것이었다. 아이를 외롭고 우울한 상태에 빠지게 함으로써 황량한 그곳에서 혼자 슬픈 생각들을 벗하며 지내기보다는 차라리 어떤 사람이든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만든 다음, 이제 아이의 영혼에 시커먼 독을 서서히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영혼을 영원히 시커멓게 물들여 놓을 심산인 것이다. - P267

돌이 깔린 길바닥은 진흙탕이고 거리는 시커먼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손에 닿는 모든 것이 차갑고 끈적끈적했다. 유태인 영감 같은 존재가 돌아다니기에 딱알맞은 밤 같았다. 건물들의 담벼락이나 현관의 그늘진 곳에몸을 숨겨 가며 은밀하게 미끄러지듯 걸어가는 이 가증스러운 영감은 흡사 자신이 지나는 그 진흙탕과 어둠에서 태어난어떤 흉측한 파충류 같았다. 그래서 밤에 끼닛거리로 영양가높은 고기 찌꺼기 따위를 뒤지러 기어 나온 것처럼 보였다. - P269

"어떻게 하든 상관 마시오!" 싸익스가 대답했다. "그저 꼬마나 구해 오시오. 덩치가 큰 놈은 안 되오. 젠장!" 싸익스 씨는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굴뚝 청소부 네드의 그 꼬맹이 아들놈이면 딱 좋은데! 네드는 일부러 그 애를 못 자라게 만들어서 건당 얼마씩 받고 빌려줬지. 하지만 네드가 어쩌다 체포된뒤에 비행 청소년 선도 협회란 게 끼어들더니 그 돈 잘 버는일을 애가 못 하게 해 버렸소. 그러곤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서는 얼마 후 도제로 들어가게 한 거요. 게다가 그들의 그런 행태는 계속되고 있소." 싸익스 씨는 자신이 당한 손해를생각하고 분노가 치밀어 말했다. "그들의 그런 행태가 계속되고 있단 말이오. 그들이 자금만 충분하면 (다행히 하늘의 섭리로 충분하지 않지만) 일이 년 안에 우리 업계에는 일할 애가 여섯명도 남지 않을 거요." - P276

"난 이불을 걷어찼어." 자일스 씨는 식탁보를 휙 내던지고 요리사와 하녀를 매우 심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곤 침대에서 살며시 나와 벗어 놓은......."
"숙녀들 앞이오, 자일스 씨." 땜장이가 중얼거렸다.
"......신발을 신은 거요, 선생." 자일스 씨는 땜장이를 돌아보고 신발이라는 단어를 아주 크게 강조하면서 말했다. "그러곤 언제나 식기 바구니와 함께 내 방으로 들고 올라가는 장전된 권총을 집어 든 다음, 살금살금 걸어 브리틀스의 방으로 갔지. 그리고 그를 깨운 뒤에 이렇게 말했지. ‘브리틀스, 놀라지 말게!" - P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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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부인은 놀랍다는 듯이 두 손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문득 생각난 듯이 잠시 후 덧붙여 말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애 이름을 지어 준 거지요?"
하급 관리는 몸을 반듯이 세우며 아주 자랑스러운 얼굴로ㅍ말했다. "내가 지어줬소."
"당신이라고요, 범블 씨!"
"그렇소, 맨 부인. 우린 주워 온 아이들에게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지어 주오. 이 애 직전 아이가 자라서 스워블이라고 이름을 지었소. 그러니 다음은 T자, 따라서 트위스트라고그 애 이름을 지어 준 거요. 다음에 오는 아이는 U자인 언원이되고, 그다음은 V자인 빌킨스가 될 거요. 이런 식으로 난 알파벳 끝까지 이름을 다 준비해 놓았다오. 그러다가 Z까지 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요."
"어머나, 당신은 정말 문학적 소양이 풍부하신 분이군요, 범블 씨!" 맨 부인은 말했다. - P31

이 말은 올리버에게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리버는 어린 나이임에도 떠나가는 것이 몹시 섭섭하다는 시늉을 할 만큼은 눈치가 있었다. 두 눈에 눈물이 고이게 만드는 것은 이 아이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울고 싶을 경우 방금 전까지 당한 학대와 굶주림은 훌륭한 도우미가 되는 법, 올리버는 실로 아주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맨 부인은 올리버를 수백 번 안아 주었을 뿐만 아니라올리버에게 포옹보다 훨씬 더 필요한 것, 즉 버터 바른 빵까지한 조각 안겨 주었으니 구빈원에 도착했을 때 너무 배고픈 모습을 보일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런 뒤 올리버는 한 손에 빵조각을 들고 머리엔 갈색 천으로 된 조그만 교구 모자를 쓴 채 범블 씨에게 이끌려, 암울한 유년기를 밝혀 주는 친절한 말이나 시선을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그 비참한 집을 떠나갔다. 하지만 보육원 문이 등 뒤로 닫혔을 때 올리버는 어린애다운 복받치는 슬픔을 터뜨리고 말았다. 뒤에 남겨 두고 가는 비참한 어린 친구들은 비록 불쌍하기 그지없는 가련한 아이들이었지만 이제껏 그가 알았던 유일한 벗들이었다. 광막한 세상에 이제 나 혼자뿐이라는 고독감이 아이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스며들었던 것이다. - P33

다음 날 아침 흰 조끼를 입은 신사가 구빈원 대문을 두드리다가 공고문을 읽으며 말했다. "저놈이 교수형을 당하게 될 거라는 믿음보다 더한 확신은 내 평생 결코 없었다고."
이 흰 조끼 신사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보여 줄 작정이니, 올리버 트위스트의 인생이 그런 끔찍한 파국을 맞을지 어떨지에 대한 암시를 필자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하려 든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 이야기의 재미(재미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말이지만)를 훼손하는 노릇이 되고 말 것이다. - P43

음식물이 배 속에서 쓰디쓴 독으로 바뀌고 피는 얼음처럼 차갑고 심장은 쇳덩어리인 어떤 살찐 철학자님께서 개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이 산해진미 요리를 올리버 트위스트가 허겁지겁 집어삼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굶주림의 화신처럼 사납게 달려들어 음식 쪼가리를 정신없이 뜯어 먹는올리버의 이 끔찍한 식욕을 그 철학자님이 직접 눈으로 볼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철학자님이 이와 똑같은 종류의 식사를 올리버와 똑같이 맛있게 먹어 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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