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일지 - 일기들 민음사 탐구 시리즈 10
영이 지음 / 민음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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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하는 몸과 젠더와 살아가기. 비로소 호르몬 주사를 통해 변화하는 내 몸을 조금은 좋아하게 되기. 날 것 그대로의 일기다. 몸이란 무엇이기에, 젠더란 무엇이기에 이토록 고통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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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나와 우는 우는 - 장애와 사랑, 실패와 후회에 관한 끝말잇기
하은빈 지음 / 동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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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누구라도 혼자의 힘으론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일 것이다. 어떻게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장애와 비장애라는 납작한 말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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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함께하는 삶은 분명 어려운 데가 있었다.
이 문장을 쓰기까지 십 년이 걸렸다.
우를 사랑한 것이 어떤 경위와 경로로 내 삶을 그리까지떠다밀어놓았는지 모르겠다. 삶은 어떻게 엉키게 된것인지 알 수 없는 실뭉치 같았다. 여태 그 실뭉치를 풀지도못하면서, 그렇다고 자르지도 버리지도 못하면서, 꽉 물린매듭에 손톱을 세워도 보면서 그러다 이따금 미끄러지기도하면서 앉아 있다. 매듭을 풀면 우와의 일도 더 이상 바로어제 일 같지 않게 될까? 그렇다면 그저 실뭉치를 영원히매만지는 할머니가 되고 싶은데…………. - P8

그러나 우를 돌보는 것이 별일이 아니라고는 결코 말할수 없었다. 나는 언제부턴가 우를 돌보는 일만을 하고 있었다. 우를 돌보는 것 말고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우와 있으면서 회사에 다니고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건 불가능했다. 실현 가능한 미래의 세부사항을 그려보려고 매일매일 애쓴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코앞의 날들조차 온통 뿌옇게만 보였다.
세상이 우를 가지고 인질극을 하는 것 같았다. 장애인애인을 가지고 싶으면 장애인 애인 말고 다른 건 가져서는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장애인 애인을 가졌으면서 다른 것도 가지고싶었다. 욕심이었을까? 욕심이라고 생각할수록 더욱 그렇게하고 싶어졌다. 때로 적나라하게 물질적인 것들이 마음을잡아끌었다. 예쁘게 차려입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정갈한의자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 어떤 때에는 몇 번 바르지도않을 화장품을 있는 대로 모으고 입지도 않을 옷을 잔뜩사서 비좁은 서랍장 한 칸 안에 꾸역꾸역 욱여넣었다. - P29

우와 있었던 시절 하루에 한 번씩은 꼭 그렇게 허리가끊어져라 웃었다. 매일을 부지런히 웃었던 그즈음의우와 나를 떠올려보면 어디 가서 둘째가라면 서러울행복 전도사, 무한 긍정과 역경 극복의 대명사, 희망을실어나르는 슈퍼장애인으로 오인되었던 것도 마냥 이상한일만은 아니었다 싶다.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는 이제 다잊어버렸다. 살면서 그렇게 많이 웃을 일이 다시 있을지모르겠다는 것은 알겠다. 좋다는 말에 인색했던 나와 달리우는 세상의 많은 것을 아낌없이 좋아했다. 나는 세상에좋아하는 게 별로 없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좋다"고말하던 우만은 좋았다. 그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오래, 가장많이, 가장 깊이 좋아한 무엇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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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레인보우 - 퀴어의 세계에 초대받은 부모들과 이웃을 위한 안내서
성소수자부모모임 지음 / 한티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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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얇고 가벼운 책. 퀴어 세계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더 많은 사람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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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 -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
박경석.정창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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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 투쟁임을. 누군가에겐 출근길 10분의 지체가, 다른 누군가에겐 20년의 외면된 기다림임을. 겨우(!) 이동권이 아니라 존재로서의 노동권 거주권 평범하게 살 권리를 말하는, 보이는 존재가 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처절한 몸부림이다.
헌법 제10조를 다시 읽어보자.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국가는, 우리는 그들의 헌법적 권리에 대해 어떻게 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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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07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유아차 밀고 다니면서 이동권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ㅜㅜ 정말 얼마나 불편한지! 적극 개선해주면 좋겠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국가배상 인정한 것이 고무적이네요!

햇살과함께 2025-01-07 22:19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아이들 어릴 때 유아차로 지하철 탈 때마다 엘베 찾느라 헤매고 못찾으면 그냥 계단으로 들고 올라가고요.. 이런 시설이 장애인들의 권리투쟁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꿈에도 몰랐네요 ㅠㅠ

파란놀 2025-01-08 0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골에는 낮은버스(저상버스)가 하나도 없고, 90살 할머니도 버스삯을 내고서 탑니다. 어느덧 우리나라 모든 시골은 공휴일에 시골버스를 거의 멈추었고, 바뀌는 버스시간표를 군청에서 알리지도 않는데, 군청 공무원과 군의원 가운데 시골버스를 타고서 출퇴근을 하는 이는 1/100은커녕 1/1000조차 안 되기 때문입니다.

˝출근길 지하철˝은 틀림없이 뜻깊기는 하지만, 저처럼 면허증조차 일부러 따지 않고서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지내는 여느 사람들은 ‘이동권‘은커녕 ‘기본생활권‘조차 없다고 할 만합니다.

도시는 그나마 아기수레를 밀 만한 길이 조금 있지만, 시골에는 어디에서도 아기수레를 밀 수 없는데, 저는 포대기로 두 아이를 업고서 다녔지만, 시골에서 아기를 낳으려는 이웃님은 다들 죽을 노릇이더군요.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뒤늦게 면허를 따서 자가용을 장만하시는데, 이제는 ˝출근길 지하철 이동권˝을 넘어서 ˝대중교통 기본생활권˝이라는 틀로 이야기를 넓혀가야 할 때를 한참 지나도 너무 많이 지났다고 느낍니다.

새해에는 시골에서 면허증부터 없이, 아기를 포대기로 안고서, 군수한테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이웃이 늘기를 빌 뿐입니다.

그래도 <너무도 정치적인 시골살이>라는 책이 지난해 가을에 나와서 깜짝 놀라서 반갑게 읽기도 했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1-08 09: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방 도시나 시골은 특히 자가용이 없으면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의 제약이 많죠. 정부나 지자체에서 경제성 논리만을 들이밀면서요. 저도 한 때 은퇴 후 시골살이의 낭만을 꿈꿨던 때가 있지만 현실을 깨달았습니다. 장롱면허를 꺼내지 않으면 불편하게 살아야 할 곳이라는 것을요. 이 책과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로 상징되지만 ˝출근길 지하철˝을 넘어선 다양한 주제와 보편적인 권리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알려주신 책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