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낑낑대며 썼던 칼럼의 초고가 마음에 들지 않아 커피 두 잔을 연거푸 마셨다. 


한 일간지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을 때 무조건 기뻤다. 신문에 연재하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였으니 그것이 달성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다. 그런데 4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작년 일 년간 6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것은 부담이 없어 좋았는데 올해부터 4주에 한 번씩 기고하는 걸로 바뀌어서 애를 먹고 있다. 4주가 너무 빨리 돌아온다고 느낀다. 그동안 1년 6개월 동안 기고를 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6개월인데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도대체 나의 능력을 알 수가 없다. 어떤 때는 내 능력 이상의 글을 쓰는가 하면 어떤 때는 내 능력 이하의 글을 쓰니 말이다. 오늘 초고만 해도 읽어 보니 형편없는 글이었다. 글 제목은 <‘관리의 죽음’으로 얻은 두 교훈>이다. 독자의 읽는 재미를 위해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관리의 죽음’의 줄거리를 넣어 쓴 칼럼이다. 이 칼럼을 처음 구상하고 있을 때는 이 소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내가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초고를 완성하고 보니 시각이 전혀 새롭지 않고 뻔한 내용이었다. 이걸 어떻게 신문사에 보낸다는 말인가. 이 글을 버리고 다른 글감을 찾아야 하는데 떠오르는 게 없다. 큰일 났다. 


그동안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다 써 버려서 글감을 찾을 수 없는 걸까?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게 일이다. 이번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완독했던 것도 칼럼 때문이었다. 장편소설을 읽으면 뭔가 좋은 글감이 찾아질 것 같았다. 그런데 여전히 글감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스토너>의 리뷰를 먼저 써서 이것을 칼럼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     


머리를 식힐 겸 고민을 털어놓는 글을 썼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속이 후련해지려나.(나 이렇게 솔직해도 되는 건가요? 흉보기 없기, 입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 고독하게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을 위해 외친다.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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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3-06-28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감... 모든 글쟁이들이 겪는 난관이죠. 저도 책 얘기만 하는 리뷰보다는 어떤 주제를 가져와 인트로-아웃트로를 작성하는 편이라, 정말 고민 많이 합니다. 그럼에도 쓸게 없으면 그냥 다이렉트로 책 얘기를 쓰지만, 칼럼은 그럴 수도 없겠네요^^;;
페스트와 스토너, 저도 다 읽었습니다. 스토너는 칼럼에 쓰일 주제가 꽤 있죠! 페크 님의 분석과 발상으로 즐거운 글이 탄생하길 바랄게요 ㅎㅎㅎ 화이링

페크pek0501 2023-06-28 17:15   좋아요 1 | URL
아무리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도 글을 쓰다 보면 막힐 때가 있고, 자기 능력의 한계를 자각하는 때가 오지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글쓰기가 어려우니까 도전하는 거지, 쉬운 일이면 도전할 필요도 없었을 거라고.
화이링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3-06-28 2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달에 한번 칼럼 연재하시니까, 마감도 한달에 한번이네요.
잘 될 때도 있지만, 잘 안될 때가 늘 있으니, 그런 시기는 부담이 크실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매일 쓰는 페이퍼도 잘 안될 때는 첫 줄도 쓰지 못하고 오래 걸리는 걸요.
프로 작가들도 라이터스 블록이 있을 때도 있다고 하니, 잘 될 때가 아니면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페크님, 좋은 글감 찾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06-29 15:44   좋아요 2 | URL
연재하다 보면 제 차례가 금방 돌아와서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고 느껴집니다.
내가 겁도 없이 맡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글감 찾기가 쉽지 않아요. 글감을 찾으면 반은 된 거랍니다. 실패할 때도 있지만요...
오늘은 비가 많이 퍼붓네요. 비 오는 날은 실내에서 밖을 볼 때가 좋죠. 나갈 일이 있는데 신이 젖을 생각에
망설여지네요. 시원한 날 보내세요.^^

은오 2023-06-29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페크pek0501 2023-06-29 15:44   좋아요 1 | URL
별 말씀을요...
반가운 방문이십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stella.K 2023-06-29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니 이슬아 작가 같은 사람은 대단하긴 하죠?
매일 글을 써서 배달을 하고 있으니.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구성작가들 병 하나씩은 다 달고 산다고 하더군요.
근데 그렇게 쓰지 않으면 언제 쓰겠습니까?
그런 구속력이 있어야 발전이 있지 안 그러면 저 같이 막 풀어집니다.
저 보십시오. 누가 글 쓰라고 갈구는 사람 없으니까 얼마나 좋던지...ㅋㅋ
글 쓰는 근육 키운다고 생각하시고 힘들어도 계속 쓰세요.
나중에 자산으로 남을 겁니다. 응원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스토너> 한 번 읽어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06-29 15:50   좋아요 2 | URL
그런 작가가 타고난 작가겠지요. 글도 엄청 많이 쓰던데... 젊은 날에 자기 진로를 찾았다는 게 부럽습니다.
글쟁이들의 병이 있지요. 저도 있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래서 요즘은 하루에 한 번은
꼭 나가려 합니다. 주로 저녁을 먹은 후 나가서 걷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립니다.
스텔라 님은 연극 대본을 아예 쉬나 봅니다. 혼자서라도 창작해 보시어요.
스토너, 는 아주 훌륭한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단숨에 읽었어요. 나중에 문장 뽑아 올려 볼게요.재독하고 싶은 소설이에요. 빗줄기처럼 시원한 날을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3-06-29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럴때 있지요. 산책이나 요리 세탁을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섬광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몰라요. 글쓰기 응원합니다.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6-29 15:51   좋아요 2 | URL
산책할 때 떠오른 적이 많고 책을 읽을 때도 떠오릅니다. 그런데 막상 써 보면 아니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시행착오의 연속에서 살고 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모나리자 님.^^

yamoo 2023-07-03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써질 때도 있고, 생각을 짜내도 안 써질 때도 있어요. 글은 구상을 하고 쓰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나갈 때가 다반사이지만...
그림은 구상해 놓은 게 바로 눈에 보여져서 더 매력적인 듯해요..ㅎㅎ

페크pek0501 2023-07-04 20:51   좋아요 0 | URL
글과 그림이 그런 차이가 있군요.
소설가들은 글을 쓰면서 어떻게 결말이 날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어떤 땐 구상했던 내용이 달라지기도 해요. 그림은 구상한 게 바로 눈에 보여서 좋군요. 하지만 그것도 그림을 잘 그리는 경우에 한해서겠지요.
그림을 잘 못그리는 사람은 자기가 구상한 게 그려지지 않아 애먹을 것 같네요.ㅋㅋ

감은빛 2023-07-21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감을 찾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지요.
저도 1년 정도 지역시민신문에 짧은 지면 연재를 했는데,
마감일이 돌아올 때마다 정말 머리가 아팠어요.
뭔가 그럴듯한 글감이 떠오르면 정말 다행인데,
어떤 경우엔 마감일이 지나도 마땅한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페크님 글은 늘 재미도 있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있어서 좋아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교류 하다보면 다양한 글감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7-22 11:52   좋아요 1 | URL
또 다음 글은 어떤 글감으로 쓰나 걱정 시작, 입니다. 연재를 해 보셔서 감은빛 님은 잘 아시겠네요.
제 글에 대한 호평은 감사합니다요. 글을 기고하는 일은 즐거움과 스트레스가 교차하는 일이에요.
글이 잘 써질 때는 무척 즐겁고 특히 퇴고해서 글이 나아짐을 느낄 때 희열을 느낍니다. 이 맛에 글을 쓰는
것 같아요. 그런데 글이 써지지 않을 땐 괴롭죠.
저도 활동 영역을 넑혀야 글감이 많이 생길 텐데 하는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먹을수록 외출이 귀찮아서
꼭 나가야 할 일이 아니면 나다니질 않으니...ㅋㅋ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딸과 함께 길을 가던 어느 여름밤이었다. 한 모텔 앞에 젊은 두 남녀가 마주보고 서 있었고 그 광경을 스무 명쯤 되는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남의 연애에 관심이 없어 가려는데 딸이 내 팔을 잡아 걸음을 멈추게 하더니 "저 여자가 위험해 보여"라고 말했다. 가만히 보니 남성은 여성을 모텔로 끌고 들어가려 하고 여성은 모텔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여성이 비틀거리는 걸로 보아 술에 취한 것 같았다. 그제서야 내 눈에도 여자가 위험해 보였다. 그런데 두 남녀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 일에 끼어들지 않았다. 딸이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하며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때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더니 경찰차가 도착했다. 어떻게 경찰차가 오게 됐는지 알 수 없었으나 경찰차를 본 남성이 그곳을 떠남으로써 그 위험한 상황이 종료됐다.



그 당시 이십 대 초반의 딸이 남을 돕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려던 것이 대견했다. 그리고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나 자신을 반성했다. 만약 그때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경찰차도 오지 않아 남성의 힘에 못 이겨 여성이 모텔에 끌려들어 갔다면, 여성은 어떻게 되었을까? 길거리에서 우리의 아들딸들이 어떤 곤경에 처해 있는데 그걸 보고도 도와주는 이가 없다고 상상해 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실제로 '방관자 효과'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 '방관자 효과'는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나설 것으로 생각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는 현상을 말한다. 말하자면 의도적으로 눈을 감는 것이다.



마거릿 헤퍼넌의 책 '의도적 눈감기'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입력된 정보를 편집하고 걸러야만 한다. 이때 '우리 대부분은 연약한 자아와 중대한 신념을 뒤흔들어 놓는 것들을 편리하게 걸러 내고,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줄 정보들만 통과시킨다'라고 책은 말한다. 즉 우리는 불쾌하거나 성가신 일에는 못 본 척하고 눈을 감는다는 얘기다.



개인 생활 속에서도 의도적 눈감기를 한다. 내게 이런 일이 있었다. 방 안의 형광등을 켤 때마다 몇 초간 깜빡거리다가 제대로 켜지곤 했는데, 고장인가 하다가 별일 아닐 거라고 여기며 방치했다. 며칠 뒤 형광등에 아예 불이 들어오지 않아 불편을 겪고 나서야, 깜빡거리던 것이 고장의 신호임을 알았다.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걸 예상할 수 있었으면서도 나는 왜 의도적 눈감기를 한 것일까? 그 이유는 형광등이 고장 나는 게 성가셔서 고장 난 게 아니라고 믿어 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믿고 싶은 대로 믿었던 것이다.



인간관계 속에서도 의도적 눈감기를 한다. 연인들 사이에서 상대편의 변심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별 통보를 받고 나서야 변심을 알게 되는 이가 있다면, 의도적 눈감기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심상찮은 기미는 만나는 시간 곳곳에 있었을 테니. 가령 상대편이 잘 웃지 않거나 헤어질 때 아쉬워하지 않는 등 예전과 다른 점이 있었는데 그냥 지나쳤으리라.



술 취한 사람이 버스 기사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익히 보았다. 버스 안에 승객이 여럿 있어도 사람들 대부분은 눈감기를 한다. 우리 가족이 누군가에게 얻어맞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버스 기사도 누군가의 가족이다. "우리가 힘을 합쳐 기사를 구해 냅시다" 하고 용기 내어 말하는 승객 한 명만 있어도 모두 협동을 해서 취객의 폭행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그런 다급한 상황에선 경찰차가 출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보다 승객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 더 낫다. 집단은 가해자인 개인보다 힘이 세다. 이 점을 모든 이들이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한 가지 덧붙여서 말하고 싶은 것은 요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학교 폭력 문제'에 관해서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 남을 돕기 위한 어른들의 집단행동을 보고 배워서 '학교 폭력 문제'도 반 아이들 모두가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아래의 ‘바로 가기’ 링크를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0622010003925





 

  (이 글과 관련한 책)














마거릿 헤퍼넌, <의도적 눈감기>

흥미롭고 유익한 책인데 품절되어 아쉽다.

다행히 중고책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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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6-22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관심한 사람만 있었다면, 위험한 일이 생겼을 수도 있겠어요. 누군가 경찰에 신고해서 정말 다행이네요.
이 책은 아닌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책에서도 다수가 있을 때 한 사람의 범죄를 막지 못한 사례가 나와요.
이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그 책의 사례가 생각났습니다.
잘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06-22 22:35   좋아요 3 | URL
경찰차가 와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스키너~ 책 압니다. 인기가 많았었죠. 리뷰 많이 읽었었어요.
서니데이 님도 매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3-06-23 07: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읽어보니 저도 평소에 의도적 눈감기를 한것같아 좀 찔립니다 ㅋ 아 나이가 들수록 행동하는게 좀 어려워지는거 같아요 ㅜㅜ 반성합니다~!!

페크pek0501 2023-06-23 22:04   좋아요 1 | URL
글쓰기는 반성도 하게 만들고,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모색하면서 선한 방향으로 걸어가게 합니다.
이것이 글쓰기의 이점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나서는 게 조심스럽지요. 저도 반성합니다!!

모나리자 2023-06-23 14: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군요. 요즘은 남의 일에 시비를 가리거나 편을 들다가 몰매 맞는 사례도 많아서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자인 입장에서는 무섭고요.ㅜ 버스기사, 택시기사, 행인들의 폭력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힘을 합해서 도와주는
사회,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6-23 22:06   좋아요 2 | URL
세상이 좀 무서워지긴 했어요. 묻지마 폭행 등... 그래서 나서기가 꺼려지죠.
저도 그런 사회 분위기 조성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페넬로페 2023-06-23 15: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의도적 눈감기에 저 자신도 당연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무서워진 탓이라 돌리기에 급급하고요 ㅠㅠ

페크pek0501 2023-06-23 22:09   좋아요 3 | URL
의도적 눈감기, 를 읽어 보면 공감 가는 글이 많아요. 많은 사례가 담겨 있어요.
모두가 힘을 합치기만 하면 해결할 수 있는데, 모두가 힘을 합치는 데 동의하는 것이 쉽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쉽지 않지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희선 2023-06-24 0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안 좋은 일을 당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 텐데, 그게 어렵기도 하죠 저도 잘 못할 것 같아요 학교에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아이뿐 아니라 그저 보기만 하는 사람도 가해자죠


희선

페크pek0501 2023-06-24 14:45   좋아요 1 | URL
불의를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자도 양심에 찔리긴 하겠죠.
이 책에 따르면 방관자 행동이 시작되는 곳이 학교라고 합니다.-<의도적 눈감기>, 239쪽.
학생 때 겁나서 방관자가 됐고 어른이 돼서도 그것이 습관이 된 거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점을 생각할 때 희생자를 어떻게 구하는가 하는 문제에 관한 공부가 학교에서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3-06-26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주말에 들었는데, 오늘 비가 오는 걸 보니, 이제 장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지난주에는 햇볕이 너무 뜨거웠는데, 이번주는 날씨가 어떨지 모르겠어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06-28 14:55   좋아요 1 | URL
날씨가 덥지요? 저는 선풍기 옆에서 삽니다.
날이 더우니 시원한 수박이 먹고 싶네요.ㅋㅋ
장마라서 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늘은 햇빛이 강해 장마철이 아닌 것 같네요.
밤마다 비가 와서 뜨거운 땅을 식혀 주기만 해도 좋겠습니다. 올 여름은 무척 덥다고 하니 말이에요.
서니데이 님, 마음만은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신형철, <인생의 역사>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 ‘강간’에 대해 저자가 쓴 글이다.


불행하게도 “때”가 왔다. 당신은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강간을 당했다. 알지만 안다고 말하기 어려운 그 남자가 근무하는 경찰서에 가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그에게 알리고 즉각적인 보호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그게 아니다. “당신은 그에게 자백을 해야만 한다.” 자백은 죄를 지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왜 피해자인 당신이 그것을 하고 있는가. 이 기괴한 상황의 아이러니를 리치는 역설의 수사학으로 적발해낸다. “당신은 당신이 당한 그 범죄에 대해 유죄이므로.”(58~59쪽)



어떤 말의 종류는 그것을 듣는 사람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번들거리는” 것은 그가 당산의 말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느낀 게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건의 “세부사항”을 듣기 원하고 그것을 포르노그래피처럼 즐긴다. 당신의 고통이 초래한 “격렬한 흥분hysteria”조차 그의 쾌락을 위해 소비될 때, 어느새 당신은 무고誣告를 행하는 자가 되어 있다. 무고가 아님을 증명해야 할 책임은 이제 당신에게 있고, 당신은 자신의 고통이 진실한 것임을 필사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당신은 (“그 모든 가족들”을 포함한) 이웃들의 눈이 경찰의 눈을 닮아갈 것임을 예감하며 심리적으로 고립된다.(58~59쪽)



제목은 ‘강간’이지만 이 시는 ‘강간 이후’의 상황만을 보고한다. 피해자를 피의자로, 진술을 자백으로 바꿔버리는 남성적 권력의 개입 역시 ‘강간’이라 불러야 마땅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의 메시지를 이렇게 정리해야 할까. ‘모든 강간은 두 번 일어날 수 있다.’ 육체적 강간과 정신적 강간, 혹은 개인적 강간과 사회적 강간. 40년도 더 된 시다. 자신을 희생하며 싸워온 이들 덕분에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시 안에는 ‘지금’과 ‘여기’가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있다. 구조가 폭력적일 때 그 구조의 온순한 구성원으로 살아온 사람은 축소해 말해도 결국 ‘구조적 가해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점을 자인하는 부끄러움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으리라.(61쪽)


⇨ 이 글은 ‘모든 강간은 두 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글을 나는 다음과 같이 이해했다.


남성에게 강간을 당한 여성이라면 육체적 강간과 개인적 강간이 이미 있었던 것이고, 그다음에 경찰서에서 피해자인 여성이 진술할 때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정신적 강간과 (세상에 공개되는) 사회적 강간이 일어난다. 육체적 강간과 개인적 강간이 첫 번째 강간이고정신적 강간과 사회적 강간이 두 번째 강간이다. 그러므로 ‘모든 강간은 두 번 일어날 수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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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3-06-19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군요. 피해자인데도 진술을 해야하는 과정에서 두번의 강간이라니 가혹합니다.
담당하는 경찰계에서도 이런 고통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규칙이나 제도를 개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헤아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낮엔 뜨겁더니 저녁이 되어서 시원해졌네요. 건강한 여름 나시길 바랄게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6-20 12:32   좋아요 3 | URL
여성 피해자가 진술을 해야 할 때 여성 경찰관이 업무를 보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해요.
교사나 경찰관은 인성 검사가 필수여야 할 것 같고요.
저자가 남성임에도 이런 글을 썼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모나리자 님도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1. 













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


공부를 많이 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공부를 많이 하였으므로 돈을 많이 벌고 잘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로 갖지 말라. 이 세상에는 당신보다 가방끈이 더 긴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게다가 당신이 갖고 있는 면허증이나 자격증을 똑같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당신의 경쟁자들은 비자격자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과 똑같은 자격증이나 면허증을 가진 사람들이다.(111쪽)


나 역시 그 어떤 자격증도 크게 믿지는 않는다. 직원이 어떤 자격증을 자기고 있다고 하여도 그저 참고만 할 뿐이지, 그 실력을 크게 인정해 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어차피 대부분의 자격증은 보통 사람들보다 이론을 조금 더 안다는 의미일 뿐 실무를 더 잘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격증에 지나치게 매달린다. 자격증을 소유함으로써 더 많은 대가를 받는 게 가능한 직종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격증 소지자가 많다는 것은 결국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며, 정작 기업에서 필요한 사람은 실무에 밝고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임을 잊지 말라. 입사할 때 유리하게 작용하는 자격증이 있기야 하지만 실무 수행 능력이 받쳐 주지 않는 한 곧 잊히고 말 것이다.(107쪽)


자격증은 당신을 봉급생활의 쳇바퀴 속에 던져 넣어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으며 당신이 이 세상에서 운신할 공간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과거에 무엇을 하였고 학교에서 무슨 공부를 하였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의식적으로 부동산 중개업 방향으로만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다른 방향으로 나갈 기회를 당신 스스로 버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106쪽)


⇨ 자격증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함부로 자격증을 따 놓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있음을 경고하는 글이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놓으면 부동산 중개업 방향으로만 기회를 잡으려고 함으로써 다른 방향으로 나갈 기회를 잃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격증을 따려고 결정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2.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우수작 : 서성란,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170~192쪽)


연희가 쓴 희곡의 스토리와 주제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일곱 살에 미국으로 입양되고 파양과 재입양 과정을 겪었던 아이는 서른일곱 살이 되던 해 겨울, 주정부의 추방 명령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연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내지고 돌아와야 했던 존 터너의 사연에 주목했다. 미국 시민권을 얻지 못한 채 살았던 존은 폭력과 절도 등의 전과 때문에 추방당했다. 한국말을 모르고 돈이 없었던 그는 이태원 거리를 부랑아처럼 떠돌다가 행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에 체포됐다. 십 대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조현병 약을 먹지 않으면 자신을 제어하기 어려웠던 존은 경찰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넘겨졌다.(175쪽)


한국 입양 기관은 그가 해외 입양인이고 추방당해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일 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파악할 수 있었다. 입양 기관에서 마련해 준 시설에 입소해 지내는 동안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다. 존은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았고 한국에서 살아 보겠다는 의지가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이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십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 바닥으로 뛰어내렸다.(175쪽) 


⇨ 존 터너의 사연에 주목하여 연희가 희곡을 썼다. 연희는 혜순의 딸이다. 독자는 읽어 가는 도중 혜순이 그 사연과 무관하지 않은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혜순이 아이를 버린 적이 있는지 아니면 혜순이 버려진 아이였는지 궁금해 하며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소설의 강점이다. 그래서 독자가 읽기를 멈출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지루해서 읽기 어려운 소설이 얼마나 많은가. 


“고아들을 수출해서 돈을 벌어들인 나라”(178쪽)라는 점과 해외입양 문제가 한국 사회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좋은 소설이다. 




3.












알베르 카뮈, <페스트>


신문들은 외출 금지령을 갱신하고 위반자들을 투옥하겠다는 시행령을 계속해서 보도했다. 시내에 순찰병들이 돌아다녔다. 황량하고 이글대는 거리에서, 포장도로를 밟는 말발굽 소리로 먼저 예고된 기마 경비병들이 줄을 지어 닫힌 창문들 사이로 지나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순찰대가 지나가고 나면 위협받고 있는 도시 위로 육중하고 경계하는 듯한 침묵이 다시 내리눌렀다. 새로운 명령에 의해, 벼룩을 퍼뜨렸을지도 모르는 개와 고양이를 죽이는 임무를 띤 특별 전담조의 발포 소리가 멀리서 이따금씩 들려왔다. 그 둔탁한 폭발음은 우리 시를 경계 태세 분위기로 몰아넣는 데 일조했다.(114쪽)


⇨ 그 당시는 개와 고양이가 반려동물이 아니라서 죽이는 게 가능했던 것 같다. 요즘은 반려동물이자 가족인 개나 고양이를 죽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동물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우월 의식에 빠져 있기 때문인데 이는 버려야 마땅하다. 



세계 속의 악은 거의 항상 무지에서 비롯되고, 또 무식한 선의는 악의만큼이나 많은 피해를 입힐 수가 있다. 사람들은 악하다기보다는 선하다. 사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무지는 더하기도 덜하기도 하며, 바로 이것이 미덕 또는 악덕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가장 절망적인 악덕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고서 누군가를 죽일 권리를 자신에게 인정하는 무지의 악덕이다. 살인자의 영혼은 맹목적이며, 분명 가능한 통찰력 없이는 참된 호의도 아름다운 사랑도 없을 것이다.(133쪽)


⇨ 카뮈의 시각이 잘 드러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가장 절망적인 악덕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고서 누군가를 죽일 권리를 자신에게 인정하는 무지의 악덕이다.’ 이 부분을 읽으니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가 떠오른다. 히틀러는 수많은 유태인들을 살상했다. 옳지 못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최고 권력자가 되어 그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세상이 되면 그 세상이 어떻게 되는지 역사가 증명해 준다.  



다시 한 번 정확히 이런 이유로 영웅다운 면모라곤 전혀 없는 그랑은 이제 보건대에서 일종의 서기 역할을 맡고 있었다. 타루가 편성한 일부 조는 사실 과밀 지역에서 예방 보조 작업에 투입되었다. 그들은 그곳에 필요한 위생을 갖춰 주려고 노력했고, 소독반이 다녀가지 못한 헛간과 지하실의 수를 세었다. 다른 일부의 조는 의사들의 왕진을 보조했고, 페스트 환자의 이송을 맡았으며, 나중에는 기술직원이 없어서 심지어 환자와 사망자용 차량을 운전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에는 등록이나 통계 작업이 필요했는데, 그랑이 그것을 하겠다며 나섰다.(135~136쪽)

 

서술자는 이런 관점에서 그랑이 리외나 타루 이상으로 보건위생대에 활기를 불어넣은 조용한 미덕의 실재적 대표자였다고 평가한다.(136쪽) 


⇨ 이 책을 쓰는 필자는 자원봉사를 하는 그랑이야말로 영웅적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랑은 앞에 나서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보조 역할을 묵묵히 해 나가는 사람이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야 했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3키로에 달하는 전신 방호복을 입고 온몸이 땀에 젖으며 일하던 간호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영웅이었다는 것을. 그들의 힘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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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6-12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이노의 가르침 지금은 거의 읽지 않고 있지만 읽고 있으면 속이 후련한데가 있어요. 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 거 보면 뭔가 불안하고 공허한 인간의 마음을 공략하는 거겠지 싶기도 하고요.

일상을 회복한 요즘 우리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게 꿈꾸고 깨어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ㅎ

페크pek0501 2023-06-12 17:40   좋아요 2 | URL
속이 후련질 때가 있는 것 맞습니다. 조심스럽게 글을 쓰는 게 아니라 확 질러 버려서 후련해져요.ㅋㅋ
아무래도 노느니 자격증이라도 따 놓자고 생각하게 될 텐데 세이노 님의 일침은 새겨들을 만한 것 같아요.
자격증으로 인해 평생 일할 직장이 정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몇 년에 한 번씩 생길 거라고 하는데 모를 일이죠.
저는 딸이 꼬셔서 찜질방 갈 준비하고 나갑니다. 이 더운 날 웬 찜질방!! 몇 번 거절해서 오늘은 가 줘야 할 듯.ㅋ

stella.K 2023-06-12 19:42   좋아요 2 | URL
아, 벽지 바꾸셨네요.
아까는 스맛폰으로 본지라 몰랐어요.
시원해 보입니다.^^

페크pek0501 2023-06-12 23:07   좋아요 1 | URL
여름이라 벽지를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하고 싶었는데 마침 제주도에 갔을 때 찍은 놓은 수영장 사진이 있더라고요. 활용했슴다. 시원해 보이셨다면 벽지 선택 성공, 이네요. 하하~~

서니데이 2023-06-13 0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아직도 일일확진자가 적지 않은데 뉴스에 적게 나오면서 이전만큼 관심있게 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여름이 되니 조금 걱정이네요. 페크님 사진이 예뻐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23-06-13 11:15   좋아요 2 | URL
코로나가 끝난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의료진들과 그 관계자들은 아직도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일과 방역에 힘쓰고 있지요. 영웅들입니다.
폭염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거의 마스크를 벗게 될 것 같아 전파가 걱정이 되긴 해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3-06-13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셰도 보라색처럼 얇게 날씬하게 그려진 보라조명이 너무나 매혹적입니다

페크pek0501 2023-06-13 11:23   좋아요 1 | URL
며칠 전, 용산가족공원에 바람 쐬러 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둘째애가 먼저 가 보고 좋다며 우리가족을 끌고 갔어요. 좋은 풍경이 많았는데 밤이라 푸른 나무들을 찍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얄라 님의 표현이 좋습니다.

프레이야 2023-06-13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멋집니다.
새삼 페스트를 다시 한 번 읽어야지 싶네요.
자격증 따는 것에 대한 저런 관점도 있군요
자격증 없는 저는 위안이 된달까요 ^^

페크pek0501 2023-06-15 17:16   좋아요 0 | URL
사진, 요즘 폰 기능이 좋아져 덕을 봅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잘 나와요.
페스트는 재독한 것인데 코로라19를 겪어서겠지요, 공감이 가서 읽기가 수월했어요. 좋은 책은 두 번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자격증을 따서 저도 자격증과 관련된 일을 14년이나 했었죠.ㅋㅋ
요즘 저녁엔 덥지 않아 저녁마다 산책합니다. 프레이야 님, 좋은 저녁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3-06-15 17:28   좋아요 1 | URL
앗 잊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저도 자격증 따서 10년 관련일을 했었네요. 결국 책과 글과 동떨어지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격증 안 따고 게으른 자들의 변명에 힘이 되는 글이군요 ㅎㅎ 울제부는 인생 후반전에 쓰일지도 모를 자격증들에 도전 중이고 이미 몇 가지나 땄구요. 부지런하네요 직장도 다니면서 말이죠. 오늘은 날이 조금 시원해요. 저녁이 다가오네요 어느새. 산책 잘 다녀오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6-15 17:32   좋아요 0 | URL
자격증.. 그러셨군요.
이 책을 읽고 함부로 자격증을 따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ㅋㅋ
아무래도 취직하기 어려울 때 자격증이 있으면 우대해 준다는 쪽으로 마음이 가게 마련이죠.
요즘 저녁 산책 후 샤워하는 재미로 삽니다.^^

모나리자 2023-06-13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스트> 내용을 읽다보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과학 문명이 발달했어도 전염병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못한다는 것...
코로나는 아직 완결하지 못한채로 정말 이 시기에 배운 교훈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3-06-15 17:18   좋아요 1 | URL
오히려 과학 문명이 발달할수록 새로운 감염병이 생기는 건 아이러니죠.
예. 아직도 의료진들은 코로나 환자들과 함께 보내죠. 잊지 말아야 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06-13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은 모든 걸 파괴한다고
하던데...

말씀해 주신 대로, 지난 천일
동안 수고하신 노고들에 대한
기억만큼은 시간이 부수지 않
았으면 합니다.

페크pek0501 2023-06-15 17:20   좋아요 0 | URL
깊은 사유의 말씀을 새겨 듣겠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할지라도 애쓰신 분들의 노고는 시간과 함께 파괴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맛있는 저녁 드십시오.^^

서니데이 2023-06-16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동산중개사는 자격증 소지자가 많지만, 그중 개업자가 많지 않다고 해요.
자격증으로 개업하지 않아도 그 분야에 대해 잘 알면 좋은 점도 많겠지요.
전문자격증 중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건 기회비용이 조금 큽니다.
페크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06-19 12:12   좋아요 1 | URL
뭐든 알아 두면 좋지요. 집 살 때 사기 당할 일도 없고,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줄 수도 있고요.
자격증은 나중에 노후대책용으로 놔 둬도 뿌듯할 듯요.

저는 지금 선풍기를 애용하고 있어요. 노트북과 스탠드에서 열이 나는지 글 쓸 때면 더 더운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은 저녁 산책을 할 만한 날씨예요.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십시오.^^

감은빛 2023-06-19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자격증을 정말 많이 갖고 있는 분이 계세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직업을 한 5개 정도 가진 분인데, 재주가 정말 많은 분이지요.
그 분이 가진 자격증 중에서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것들도 있더라구요.
그런데 자세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격증을 가졌다고 해서 그 일에 대해 정말 잘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수박 겉핥기 식으로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더라구요.

2. 고아 수출국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아요.
일부러 정보를 조작해가며 아이들을 해외로 보낸 정황들이 뒤늦게 많이 발견되었다고 들었어요.
이런 과거를 제대로 밝히고 처벌할 수 있어야 정상적인 사회일텐데요.

3. 군대에 있을 때 이런 말들을 자주 했었죠.
내가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상관은 멍청한데 부지런하고 선한 사람이다.
내가 만날 수 있는 최상의 상관은 똑똑한데 게으르고 악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보통 자신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악행을 행하더라구요. 반대로 자신이 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어요.

페크pek0501 2023-06-20 12:43   좋아요 0 | URL
1번에 동의합니다. 저도 자격증을 두 개 갖고 있는데 그 분야를 잘 아는 건 아닌지라...ㅋ
자격증을 따고도 따로 더 공부를 해야 합니다.
2번.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으나 고아 수출국이란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는 건 선진국답지 않은 일이죠.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3번의 댓글을 보니 통찰력이 뛰어나신 것 같군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저를 배우게 하는 좋은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 수상작 : 최진영, 홈 스위트 홈(13~38쪽)



몇 년 전부터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지 않았다. 내가 소설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해마다 나온 작품집이 나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번에 대상 수상작인 ‘홈 스위트 홈’을 읽고 나서는 흡족했다.(함께 실린 다른 작품도 읽어 봐야 알겠지만 일단 수상작이 수작이라 흡족했다.) 이 정도라면 책을 구매해 읽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매년 구매해 읽는다. 다 읽었다며 이 책을 내게 주었다.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홈 스위트 홈’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진’이라는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는 40대 여자인 ‘나’는 말기 암 진단을 받는다. 수술과 항암 치료 종료 후 두 번이나 재발된다. 의사는 3차 재발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나’는 시골의 폐가를 고쳐서 살겠다며 집을 수리하기 위해 공사를 한다. 암의 3차 재발 가능성이 있는데도 병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새로운 삶을 계획한 것이다. 공사는 무사히 끝난다. 이삿짐을 옮길 일만 남았다.



‘홈 스위트 홈’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을 뽑아 옮겨 놓는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쓸 거야. 자연스럽게 떠날 수 있도록 두라는 뜻이야. 내 몸에 어떤 튜브도 넣지 말고 나를 살리겠다고 나의 가슴을 짓누르지도 말란 뜻이야. 엄마, 잘 기억해. 나는 꼭 작별 인사를 남길 거야. 마지막으로 내가 한숨을 쉬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비명을 지르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간신히 내뱉는 그 어떤 단어든 사랑한다는 뜻일 거야. 듣지 못해도 괜찮아. 나는 사랑을 여기 두고 떠날 거야. 같은 말을 어진에게도 했다.(34쪽)  


⇨ “마지막으로 내가 한숨을 쉬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비명을 지르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간신히 내뱉는 그 어떤 단어든 사랑한다는 뜻일 거야.” 이런 멋진 말을 생각해 내다니....



사랑을 두고 갈 수 있어서 나는 정말 자유로울 거야. 사랑은 때로 무거웠어. 그건 나를 지치게 했지. 사랑은 나를 치사하게 만들고, 하찮게 만들고, 세상 가장 초라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어. 하지만 대부분 날들에 나를 살아 있게 했어. 살고 싶게 했지. 어진아, 잘 기억해. 나는 이곳에 그 마음을 두고 가볍게 떠날 거야.(34~35쪽) 


⇨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쓸 것이고, 사랑을 여기 두고 떠날 것이라는 말에서 죽음을 대하는 화자의 자약한 태도를 읽을 수 있다. 멋지다. 



공사를 도우며 집 안 곳곳에서 여러 물건을 주웠다. 플라스틱 헤어핀, 문구사 앞 뽑기 기계에서 뽑았을 듯한 통통 튀는 고무공, 닳은 지우개, 몽당연필, 발목에 앵두 자수가 있는 양말 한 짝, 노란 슬리퍼 한 짝, 스누피가 그려진 볼펜, 빨간색 레고 블록, 유리구슬, 티스푼, 손뜨개 인형, 열쇠고리, 베이지색 단추……. 그런 것을 발견하면 흙을 털어 내고 물로 깨끗이 씻어 작은 바구니에 모아 두었다. 누군가 그것을 찾으러 올지도 모르니까. 실례지만 혹시 이곳에서 손잡이에 꽃 모양 장식이 있는 티스푼을 보지 못했습니까. 하늘색 고무공을 찾지 못했습니까. 오래전 이곳에 살 때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네잎클로버 모양의 열쇠고리인데요, 제가 지금에야 그것을 찾는 이유는 …….(36~37쪽)



과거에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멀리까지 찾아와 대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상상하면 행복했다. 그들이 찾는 것을 기적처럼 꺼내어 건네주는 상상은 천국 같았다.(37쪽)



또한 나의 천국은 다음과 같은 것. 여름날 땀 흘린 뒤 시원한 찬물 샤워. 겨울날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바라보는 밤하늘. 잠에서 깨었을 때 당신과 맞잡은 손. 마주 보는 눈동자. 같은 곳을 향하는 미소. 다정한 침묵. 책 속의 고독. 비 오는 날 빗소리. 눈 오는 날의 적막. 안개 짙은 날의 음악. 햇살. 노을. 바람. 산책. 앞서 걷는 당신의 뒷모습. 물이 참 달다고 말하는 당신. 실없이 웃는 당신. 나의 천국은 이곳에 있고 그 또한 내가 두고 갈 것.(37쪽)


⇨ 한 편의 시 같다. 



엄마는 여전히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죽음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니까. 미래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나는 이제 미래를 기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눈앞에 내가 기억하는 미래가 나타났으므로.(38쪽)


⇨ 인간은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미래를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그러나 화자는 자신이 기억한 대로 살게 되었으니 미래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미래를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 예상이 적중했던 경험. “그럴 줄 알았지.”라고 말했던 경험.



아름다운 단편을 읽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 대한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다. 나는 말기 암 환자의 사색을 전개한 것으로 읽었다. 이 소설이 나의 흥미를 끈 이유는 병과 죽음에 대해 의연한 자세를 갖는 사람을, 어떠한 난관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내가 우러러보기 때문이리라. 마치 죽음을 앞둔 이들이라면 이런 마음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제시한 소설 같았다. 이미 일어난 과거 일에 얽매이기보다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화자의 모습이 바람직해 보인다. 행복하게 살다 보면 병이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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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6-03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상문학상 매니아시군요!
저는 언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ㅠ
최윤의 회색 눈사람인가? 잘 기억도 안 나네요.
그거 이후로 읽은 기억이 없네요. ㅎㅎ
올핸 최진영이 탓군요. 보통 가을에 발표하지 않나요? 아닌가...
울나라 작가들 서사가 약한 편인데 근래엔 서사가 좋은 작가들이
좀 나오는 것 같긴하더라구요.
근데 문학은 잘 모르겠더군요.
막 욕하다가도 막상 세월이 흐른 후 다시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때 왜 욕 했지? 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그건 그동안 작가가 보여준 성실함이 있으면 달리 생각해 보게되는 것 같아요.
반명 단명하는 작가는 그대로 욕 먹고 장렬히 사라지는 거죠
문학계도 알고 보면 살벌해요. 그죠? ㅋㅋ

페크pek0501 2023-06-04 13:30   좋아요 1 | URL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거의 갖고 있어요. 노년에 심심치 않겠어요.ㅋ 저도 최윤의 회색 눈사람,을 읽었네요.
이 책을 보니 23년 2월에 출간됐어요. 무슨 논란이 휩싸여 한 해 수상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제 기억을 믿을 순 없지만...ㅋ
시간적 거리를 두고 읽고 나면 예전과 다른 느낌이 날 때가 있죠.
문학계가 인간적이진 않지요. 사실은 가장 인간적이어야 하는 영역인데 말이죠.ㅋㅋ^^

페넬로페 2023-06-03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이상문학상 수상집 꼭 챙겨봤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 보기 시작했어요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페크pek0501 2023-06-04 13:32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예전엔 꼭 챙겨 봐야 하는 책으로 알았죠. 요즘은 젊은작가상 작품집이 괜찮은 것 같아요.
몇 년전 것을 읽었는데 다 괜찮았어요. 꼭 사 보게 되는 좋은 작품집이 나오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3-06-04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은 오래전에도 표지 디자인이 비슷했던 것 같아서 오랜만에 보는데도 낯설지 않네요.
처음 보는 작가의 글을 수상작으로 읽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전에 읽었던 것과 비슷한 책들을 더 많이 사게 되는 것 같아서요.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06-04 13:35   좋아요 1 | URL
중간에 표지가 바뀌어서 영 어색했던 적이 있어요. 몇 년 동안 표지가 얇아진 걸로 보아 비용 절감을 위해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해요. 몇 년전부터 다시 예전 표지를 사용하는데 이게 더 나아요.
수상작으로 작가를 알게 되면 좋지요. 수상작임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휴일, 편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모나리자 2023-06-04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자가 말하는 ‘나의 천국‘이나 그밖의 내용들이 정말 단아하고 맑은 느낌이 나는군요.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다면 암이라는 병이 찾아오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이렇게 담담한 마음으로 좋은 걸 떠올리며 살다보면 병이 다 물러갈 것 같아요.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6-06 15:51   좋아요 1 | URL
‘홈 스위트 홈‘을 읽어 보면 저자가 아름다운 심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쓸 수 없는 글이라고 느껴집니다.
글은 곧 그 사람인 것 같아요.
모나리자 님도 날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3-06-05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얼마나 아끼시는지는, 책이 보존상태를 보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요, 페크님^^
2017년도 책도 그렇고 어쩌면 이렇게 모서리까지 깨끘하게...
저는 이번주 받은 책도 벌써 모서리가^^;;;

페크pek0501 2023-06-06 15:56   좋아요 0 | URL
하하~~ 남편이 젊었을 때 문학청년이었다고 해요. 지금은 문학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독서광이랍니다.
작품집을 처음엔 제가 모으기 시작했는데 최근 몇 년간은 남편이 사오더라고요.
표지만 깨끗한 것일지 몰라요. 일단 제 손에 책이 들어오면 밑줄과 낙서가 많아져서 중고로 팔 수도 없답니다.
아마 얄라 님은 책을 가지고 다녀서 보존 상태가 그럴 것 같군요.ㅋ 좋은 날 보내세요.^^


희선 2023-06-05 0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이 두번이나 생기다니... 암을 빨리 찾으면 고치기는 해도 빨리 못 찾는 것도 있고 어떤 건 말기에 알기도 하네요 그럴 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겠습니다 소설에 나온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려고 하는군요 그렇게 살다 병이 다 나으면 좋겠네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페크pek0501 2023-06-06 15:59   좋아요 1 | URL
말기에 암을 발견하는 게 가장 불행한 것이겠죠. 병이 생기면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이미 병이 생겼다는 사실보다 앞으로의 삶에 주목하는 화자를 우러러보게 됩니다.
저자가 쓴 글을 보니 낮에는 글을 쓰고 저녁엔 산책을 한대요. 이상적인 하루 같습니다. 좋은 날 보내세요.^^

댄스는 맨홀 2023-06-09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는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기대의 끈을 놓고 말았습니다. 도서관이나 책방에서 만나면 반가워요. ㅎㅎ

페크pek0501 2023-06-11 12:45   좋아요 0 | URL
저도요. 그런데 다른 작품을 읽어 봤는데 괜찮은 작품이 많아 앞으로 작품집을 읽으려고 합니다.
좋은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은빛 2023-06-09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수상작이 최진영 작가의 소설이군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정말 예전에는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은 매년 사서 읽었는데, 어느 해부터인가 안 읽게 되어버렸네요.
요즘은 올해의 젊은 작가상 수상집을 매년 읽어요.

제가 속한 지역의 의료사협에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해 알려주고 작성하는 시간을 만들더라구요.
계속 바빠서 참여는 못 했는데, 언젠가는 꼭 시간을 내서 해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23-06-11 12:47   좋아요 0 | URL
예.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어 저는 좋았답니다. 공감도 가고요.
저도 젊은 작가상 수상집을 대신 읽곤 했어요.
저도 사전연명~ 작성에 대해 지인으로부터 듣고 꼭 해 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3-06-10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1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