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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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091026,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라는 명료한 사실을 작가가 어떻게 풀어냈을지 많이 궁금했다. 워낙 작가의 문장이 좋아 기대했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안중근으로부터 뻗어나가는 모든 것들이 저 한 문장으로 압축되기에, 작가의 글이 부연설명에 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었다.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가톨릭 사제, 순종의 생각과 말, 행동이 교차되는 소설은 시종일관 담담하게 읽혔다. 나라 잃은 참담함과 백성의 고단함이 지금 우리들의 뼛속까지 각인되어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작가는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많은 자료들을 참조해 글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으로 역사적 사실을 되짚는 기회가 되었다.

 

이미 연구되고 기록된 사실들의 바탕 위에서 등장인물의 내면을 구성하고 이야기를 엮어내려고 애썼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인물의 내면이 두드러진다. 그것이 상상되고 각색되어 김훈 특유의 문장으로 나타난다. 한 문장에 상반된 표현들이 있어 이해하지 못해 다시 읽으면, 그곳에 더 많은 깊이와 울림이 있다. 그 시대와 대한제국의 처지를 복기할 수 있고 그것은 지금과도 연결된다.

 

 

[이토를 어떻게 해서든지 눌러야 한다는 생각이 언제부터 마음에 자리잡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확실하지 않았으나 분명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것은 어찌할 수 없는 골병처럼 몸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멀리서 다가와서 넓게 퍼진 골병처럼 그것은 몸속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드러내 보일 수는 없었다.]

 

무력과 강압에 의해 나라를 잃은 백성의 마음엔 모두 일본에 항거해야 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도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는 목숨을 내놓고, 누군가는 권력과 부를 얻고 조국을 배반했다. 조선과 자신, 백성의 살 길을 생각해 순순히 나라를 넘겨 준 왕이 있었다. 그 와중에 포수이자 무직인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할 명분과 계기가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토호(土豪)의 자식인 그는 동학군이 마을에 침범해 들어올 때 선봉에 서서 그들을 물리치기도 했다. 태생으로 봐서 반골(反骨)의 성향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신의 것을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와 리더십이 강한 기질적 영향이 더 큰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가톨릭 사제가 원한 동양의 평화는 모두 다른 것이었다. 안중근은 동양의 모든 나라들이 자주적으로 문명을 받아들이고 개화해 대등한 상태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동양의 평화라고 말한다. ‘문명은 선진에서 후진으로 흐르는 것이며 평화와 문명개화가 같은 방향임을 이토는 주장한다. 그것이 자신들의 책무이고 열복(悅服)-기쁜 마음으로 복종한다만이 평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한다. 가톨릭 사제의 동양 평화는 자신들의 종교가 계속 유지되며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교세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른 곳과는 달리 조선에서의 가톨릭 전파는 거의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폭력적이고 융통성이 없었던 조선의 신분제도에서 하늘아래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는 가톨릭의 교리는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반면 신분제도를 고수하고자 했던 기득권층에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반역의 의미였다. 100년 동안 천주교 박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했지만, 왕권을 잃고 식민지의 삶을 살게 된 시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종교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안씨 가문의 사람들은 천주교도였고 천주교회와 밀착되어 있었다. 안중근은 내심 자신의 대의를 서양인 신부들이 인정하고 지지해주기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신부인 뮈텔주교에 의해 차갑게 외면당한다. 그동안의 박해에서 겨우 벗어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교회의 틀이 안중근의 행동으로 위태로워질까 걱정된 탓이었다. 그들에게는 일본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악보다 안중근에 의해 한 사람이 죽는 악이 더 하느님의 말씀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이토는 한국 통감으로 부임한 후 서울의 여러 공공건물에 시계를 설치했다.....

이토는 시간이 제국의 공적 재산이라는 인식을 조선 사대부들에게 심어 넣으려 했으나, 시간의 공공성을 이해시킬 길이 없었다. 이토 자신이 설명의 언어를 갖추지 못하기도 했지만 시간을 계량하고 시간을 사적 내밀성의 영역에서 끌어내 공적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문명개화의 입구라고 설명을 해도 고루한 조선의 고관들은 알아듣지 못할 것이었다.]

 

일본은 철로와 위생, 공적인 관념, 문명을 통해 조선을 개화시킨 것을 그들의 업적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에서도 나왔듯이 식민지배의 역사는 어느 나라이고 비슷하다. 똑같은 시간을 부여받은 인간들이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그 시간을 이용해 앞서가는 사람들이 결국은 뒤늦은 사람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지배한다는 사실 말이다. 최근에 본 영화 올빼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나라에 8년 동안 볼모로 잡혀있던 소현 세자가 선진문물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인조가 그것을 외면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약 그때 우리가 선진문명을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인조는 소현 세자를 미워했다. ‘이라는 자리는 지극히 공적인 것인데도 자신의 콤플렉스와 청에 당한 원한으로 그 자리를 사적으로 바꿔버린 것이었다. 시간의 흐름과 변화의 물결에 우리는 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나라가 백성에게 해 준 것이 없지만 조국을 위해 스스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러 외로운 길을 떠난 안중근 옆에 우덕순이 있었다. ‘극빈의 하층민이었고, 남루해서 감출 것이 없었던그였지만 망설임이 없었다. 뱃속에 셋째를 임신하고 있었지만 남편을 보내야만 했던, 힘없는 조선의 여자, 김아려도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에서 일본을 돕고 동족을 팔아먹은 사람은 조선인 밀정이었다. 안중근의 장남인 분도는 흑룡강성에서 일곱 살에 죽고, 딸 현생과 아들 준생은 공적인 자리에서 아버지의 죄를 사죄했다.

 

오래 전에 관람했던 영웅뮤지컬에서 사형을 앞둔 안중근은 일본인 옥리에게 소소한 행복에 대해 얘기한다. 자신이 이토를 저격한 것이 뭔가 거창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나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적어도 가족끼리 모여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원하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는 자신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사람에게 주어진 배경이 다르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만, 최소한 타의의 의해 파괴되고 무너지는 삶만은 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안중근으로 시작된 이 소망이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얼빈을 읽으며 생각할 수 있었다. 담담하고 건조한 김훈의 문장으로 이성적이고도 냉정하게 과거와 현재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래도 순간순간 차오르는 울컥함은 어쩔 수 없었다.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무직이며 포수인 안중근은 약육강식하는 인간세의 운명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안중근은 말하고 또 말한다. 안중근의 총은 그의 말과 다르지 않다.

-‘작가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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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1-07 17: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당시 조선에서 먼저 서구문명을 받았더라면 일본에게 쉽게 당하지는 않았겠죠? ㅋ 안중근의 역사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도 아주 재미있나봅니다 ^^

페넬로페 2023-01-07 18:26   좋아요 4 | URL
우리가 조금만 빨리 준비하고 변화했다면 그렇게 쉽게 나라를 내어주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고는 있어도 대충 알기에 이번에 상황을 조금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레이스 2023-01-07 1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훈작가는 내면에 치중하면서 글을 쓰는데,,, 여기서 호불호가 갈리는듯 해요
안중근 평전 읽을때 저는 그가 항우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페넬로페 2023-01-07 19:00   좋아요 3 | URL
계속 읽은 소설이 식민지의 삶과 연결되었는데 일단 모국어로 읽는 것이 좋았어요 ㅋㅋ

정말 그러네요.
항우와 비슷하다는 느낌, 맞는 것 같아요^^

희선 2023-01-08 0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식구가 모여서 함께 저녁을 먹는 작은 행복... 그때는 그런 것도 잘 하지 못하는 시대였겠습니다 안중근은 조국에 묻히고 싶다고 했는데, 일본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다니... 죽어서도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08 15:23   좋아요 3 | URL
안중근열사가 묻힌 곳이 어딘지 정확하지 않아 아직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했어요 ㅠㅠ
아쉽고 미안하기도 해요.
식민시대의 삶에서 이름도 없이 죽은 분들이 얼마나 많을지 속상합니다^^

바람돌이 2023-01-08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좀더 일찍 근대문물을 받아들이고 결국 근대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냈다면 음.... 그럼 일본이나 대만을 쳐들어가지 않았을까요? 어쨋든 당시 근대화는 자본주의화와 산업혁명이고 그것의 성공은 당대에는 식민지 없이는 불가능하니까 말이죠. 그렇게 전개되는 역사? 별로 탐탁지 않을거 같아요. ㅎㅎ

페넬로페 2023-01-08 15:26   좋아요 3 | URL
저도 똑같이 그 생각을 했어요.
만약 우리가 반대의 상황이었으면 우리도 침략자의 위치에 섰을거라는거요 ㅠㅠ
그래도 역사는 그 결과로 얘기해주어 만약의 상황을 상상하게 되네요^^

서니데이 2023-01-08 1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김훈 작가의 최신작이라서 그런지, 출간 전부터 많이 소개되었는데, 최근에도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에 있는 것 같네요. 설명을 듣는 것도 좋지만, 한번 읽는 것도 좋은데, 앞에 산 책들이 있어서 미뤄지고 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1-08 22:02   좋아요 2 | URL
안중근열사에 대한 것은 웬만큼은 다 알고 있는데 김훈 작가가 어떻게 썼을지 많이 궁금했어요.
읽을 때 마음이 복잡했지만 잘 읽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도 하루가 거의 가고 있네요.
서니데이님!
편한 밤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3-01-09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
옛날엔 미친 듯 김훈 작가님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게된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하얼빈 이 책은 좀 읽어보고 싶더군요.
페넬로페님도 좋게 읽으셨군요?^^

페넬로페 2023-01-09 00:16   좋아요 2 | URL
저는 김훈작가의 ‘자전거 여행‘ 에서 그 문장에 반해 여지껏 계속 읽고 있어요.
나이 드셔서 그런지 매섭고 날카로운 느낌은 좀 빠졌는데 담담히 읽혀 좋았던 것 같아요.
계속 안중근의사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물감 2023-01-10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리뷰에서 품격이 느껴집니다 ㅎㅎ
저한테는 김훈 작가의 문체가 좀 많이 버거워요. 작품 자체로도 다 그렇지만...
그런데, 예전같은 날카로움이 줄었다고 하시니 또 궁금해지네요~

페넬로페 2023-01-10 12:38   좋아요 2 | URL
물감님!
품격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덥석 받겠습니다 ㅎㅎ
아무래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어 작가의 문장이 더 쉽게 보였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약간 순한 맛은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의 문장은 호불호가 나뉘지만 저는 모국어를 읽는 기쁨을 느끼기에 좋아합니다^^

transient-guest 2023-01-11 0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중근의 평화는 보편의 행복을 위한 지향점이되 약소국의 입장이 반영된 면이 있고 카톨릭의 평화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여 강대국과의 충돌을 피하고 서구열강의 입장을 대변하는 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평화‘라는 가치를 중요시했다면 이토의 평화는 수단이자 구실이었을 뿐, 심지어 당시 일본사람들의 행복과도 무관한 점령자이자 지배층/권력자의 궤변에 다름이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이토란 사람은 명치유신의 주역들이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는 그들의 심부름꾼 정도의 수준이었다고도 평가되는 그다시 변변하지 못했던 사람인데 주역들이 거의 다 일찍 죽는 바람에 실제로 유신정부가 자리를 잡고 밖으로 뻗어갈 시점에는 원로가 되어버렸다고도 합니다.

권총으로 정확하게 이토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명사수이자 담대하기 이를데 없는 멋진 장부였을 것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3-01-11 08:37   좋아요 1 | URL
평화라는 단어 속에 각자 품고 있는 생각이 달라 이해충돌이 일어나고 그건 지금도 계속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ㅠㅠ

레삭매냐 2023-01-12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의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 대기 중인데,
여름을 지나 겨울인데도 여전
히 계속해서 모든 책들이 대출
중이네요 그것 참.

페넬로페 2023-01-12 16:19   좋아요 0 | URL
요즘 책 사는것 자제하려고 저도 도서관에 검색해서 찾아봤는데 역시나 대기자가 많았습니다.
김훈 작가의 소설이라 관심이 많겠지만 아무래도 안중근 의사의 스토리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3-02-07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08 10:1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2-07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페넬로페님♡

페넬로페 2023-02-08 10: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봄이 오는 가봐요~~마음이 설레요**

희선 2023-02-08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2-08 10:14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배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가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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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인생이나, 어떤 남녀의 사랑을 누군가에게 들려줄 때, 설명이 길어질수록 그것은 불행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삶은 완벽히 독자적인 것은 없고 무수한 관계와 배경에 의해 수동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중에서도 더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도 있다. 불합리한 인습아래 더구나 식민지의 국민으로 살아가야함으로써 겪어야 할 일상은 혼란스럽다.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이러한 시대에 놓여있는 인간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준다.

 

배반1899년과 1950년대 초반, 동아프리카 잔지바르 술탄국에서의 두 사랑이 주축이 되는 내용이다. 그 사랑은 연결되어 있고 거기에 들어있는 이해관계는 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다 다르다. 소설 챕터마다 붙여진 제목이 사람 이름이라서 각자의 정체성과 성격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결국은 시대와 상황에 의해 개인의 삶이 매몰되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까웠다. 읽는 내내 먹먹하고도 슬픈 느낌을 받았다.

 

잔지바르섬은 인도양의 무심이라는 계절풍을 통해 인도인, 아랍인들이 들어와 그들이 경제력을 장악한 곳이었다. 원주민들은 노예로 수없이 팔려나가고 그곳에서 하층민으로 살아간다. 16세기 초에서 18세기 초까지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 오만의 지배를 받는다. 19세기 중반 독일이 들어와 그곳을 점령하지만 곧 영국이 침범한다. 독일과 영국은 아프리카에서 싸우고 (소설 그 후의 삶의 배경이다)영국이 승리한다.

 

이 소설의 시작인 1899년은 독일과 영국이 동아프리카를 양분한 상태이고 잔지바르 술탄국은 영국의 보호령이 된다. 영국인 관리(군수)가 그곳을 관리하고 내륙에서는 영국인이 관리인이 되어 플랜테이션 농장을 운영한다. ‘압둘라자크 구르나1948년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났고, 독립 직후 잔지바르 혁명이 일어났을 때 영국으로 망명한다.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곳에서 학생들은 가르치며 글을 계속 써오고 있다. 구르나의 소설 배경이 거의 잔지바르나 아프리카이기에 어느 정도는 아프리카, 특히 동아프리카에 대해 알고 있으면 좋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매일을 그렇고 그렇게, 일상을 되풀이하며 살던 곳에 다 죽어가는 음중구(유럽인)가 쓰러져있고, 그를 구한 하사날리의 얘기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운은 우연과는 달라서 가장 뜻밖의 사건도 어떤 의도를 충족한다(p.10)'는 소설속의 문장으로 이 운이 가져다줄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결과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예상할 수는 있다. 동양 학자이자 학예연구원인 영국인 마틴 피어스는 그렇게 그 마을에 나타났고 하사날리의 누나인 레하나와 사랑에 빠진다. 그곳의 사람들은 인습에 갇혀있다. 카페에 앉아 수다 떠는 사람들에 의해 살이 덧붙여지고 숙성된 가십에 오르내리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부모가 죽었을 때 친척들이 나타나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면 그것을 뿌리치지 못한다. 특히 여자에게 주어진 조건은 더 가혹하고 어이없다. 그래서 레하나와 피어스의 사랑은 험난하고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부모가 죽고 스물두 살이 될 때까지 아직 결혼하지 못한 레하나는 동생 하사날리가 돌봐야 할 의무이자 누군가에 의해 명예가 떨어질까 걱정하는 대상이 된다. 유부남이나 친척들도 언제든 레하나에게 청혼할 수 있고, 그것을 거절할 명분은 별로 없다. 쿠란을 배우는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레하나는 생리가 시작되면서 학교를 갈 수 없고 오직 결혼을 통해서만 자신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예순 살의 압달라는 어쩌면 섹스할 여자를 원해서 청혼했는지도 몰랐다. 거리의 여자를 돈 주고 사는 치욕스러운 짓을 하기에는 그의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해했다. 나이 지긋한 아랍 남자들은 그런 결혼으로 자신의 독실함을 과시했다....이 모든 것이 육욕과 탐욕이 아니라 독실함과 인망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졌다.

-p.111]

 

그런 결혼이 싫은 레하나는 무심을 통해 들어 온 장사꾼 아자드와 결혼하지만 그 역시 잠시 머물다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과 사랑을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하고자 하는 레하나는 피어스와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동거하기 시작한다. 온갖 인습으로 옭아매어 여자를 통제하는 곳에서 유럽인, 그것도 자신들을 지배하러 들어온 사람과 동거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용납하지 못한다. 레하나는 피어스 사이에서 딸을 낳고, 그 딸은 자밀라를 낳는다. 아민은 이혼녀인 자밀라를 사랑하지만 그녀 집안의 이력 때문에 부모님의 반대로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국인 관리인(군수)인 프레더릭과 플랜테이션 농장 관리인인 버턴의 대화는 식민 사관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신들이 아니었으면 아프리카는 스스로 소멸되었을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프레더릭은 원주민을 감시하고 그들이 서서히 복종과 체계적 노동을 받아들이도록 인도해야 할 책임(p.121)이 있다고 한다. 반면 버턴은 공적인 집무를 반대하고 유럽인이 많이 들어와 정착해야 된다고 한다. 유럽인 정착민은 아프리카를 제 2의 아메리카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수많은 원주민들이 가혹하게 살해당하고, 그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비 문명화되어 있고 야만적이기에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들이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착취해서 가져간 것들에 대한 감사는 없다.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철도를 건설하고, 불합리한 인습을 타파해줌으로써 은혜를 베풀고 자신들이 아니면 이 대륙은 영원히 원시적으로만 살 것이라 생각한다.

 

[마틴은 유럽인과 깜둥이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지치지도 않고 반복되는 것을 말없이 듣고 있었다. 이제 깜둥이란 단어는 그들이 굴복시켜 지배하게 된 누구나를 의미하게 되었다. 영국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른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프랑스인과 네덜란드인, 심지어는 지배하거나 즉각적인 멸망을 선언할 식민지가 없는 폴란드인이나 스웨덴인도 마찬가지였다.

-p.124]

 

만약 아프리카에 유럽인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종족과 문명화되지 못한 그들에게 유럽은 정말 구세주였을까? 유럽인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들 스스로 발전해 내전과 독재, 기아가 없는 곳이 되었을까? 식민지의 삶을 경험한 우리에게도 이 문제들은 비슷한 의미로 와 닿는다. 그것은 망명자이며 이방인으로 아프리카 바깥에서 산 작가 구르나가 평생에 걸쳐 풀어낼 문제이기도 했을 것이다. 오만 방자하고 당당하게 아프리카에 들어와 수많은 원주민을 살해하고 나라의 국경을 임의적으로 바꾸어버리고 그들의 삶을 앗아간 유럽은 종잇조각에 불과한 일련의 조약들과 계약들을 남긴 채(p.213) 갑자기 어이없게 아프리카에서 줄행랑쳐버린다. 아무도 독립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럽 정부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혼란만이 존재했다. 쿠데타, 살인, 추방, 난민, 독재, 경멸, 부당함 등을 느끼며 다시 견디며 체념하고 받아들이고 어쩔 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원주민의 삶이 남아있을 뿐이다.

 

아민의 동생 라시드는 영국으로 유학을 왔지만 잔지바르혁명(말이 혁명이지 사실은 쿠데타이다.)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부모와 형제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에도 자신은 영국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견딜만해지고 나름 잘 살게 된다. 고국과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죄의식에 시달리지만 자신이 돌아가서 할 일은 별로 없기에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라시드는 아민이 보내준 아민과 자밀라의 사랑에 대한 글을 읽고 그들에게 돌아갈 결심을 한다. 정치와 사람과 사랑 사이에서 일어난 배반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 라시드가 돌아간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돌아가야만 한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네 편이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2022년에 출간되었다. 그 전에는 전혀 이 작가에 대해 몰랐지만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이유로 낙원을 먼저 읽게 되었다. 그 뒤로 바닷가에서’, ‘그 후의 삶’, ‘배반을 연속해서 읽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는 것이 쉽지 않은데도 구르나의 작품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은 정말 매력적이다. 읽기 쉽고 다큐멘터리처럼 소설 속에 캐릭터와 사건이 자세하게 담겨있음에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역사와 정치,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것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고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이 소설들은 또한 우리에게 생소했던 동아프리카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해주었다.

 

얼마 전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탄자니아와 잔지바르 여행이 방영되었다. 언니와 함께 시청했는데 나레이터가 그곳에 대한 멘트를 하기도 전에 내가 탄자니아와 잔지바르에 대한 역사, 인종, 종교, 문화에 대한 얘기를 언니에게 술술 들려줄 수 있었다. 그리고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을 꼭 읽어보라고도 했다. 문학의 힘이 이런 게 아닌가 한다. 글을 읽음으로써 그 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인식하고, 내 머리와 심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것 말이다.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나에게 그런 감동과 행복을 주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 파리다와 아민과 우리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자밀라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무질서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고 영원히 얽매는 가에 관한 것이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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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29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꼭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잔지바르에 대한 모종의 로망이 있습니다. 알프레트 안더쉬가 쓴 <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를 읽은 후에 ‘잔지바르‘라는 지명만 나오면 그만 마음이 찌르르르.... 해지는 겁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2-12-29 21:21   좋아요 3 | URL
아! 그런 로망이 있으시군요.
알프레드 안더쉬 작가 처음 들어봐요. <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에 별 다섯 주셨네요.
저도 그 책을 꼭 읽어보겠습니다.
잔지바르에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서니데이 2022-12-29 2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명 문학상 수상작가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도 국내에 번역 소개되는 책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르고 있었는데, 좋은 작가를 만나기도 하지만, 가끔 유명하지만 잘 맞지 않는 작가도 있긴 해요. 여러권 사도 괜찮은 책이 적을 때도 있고요. 그러니 좋은 책을 만나는 것도 행운일 수도 있겠어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29 23:06   좋아요 3 | URL
네, 정말요!
아무리 좋은 상을 받아도 안 읽히는 책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구르나 작가의 책은 정말 좋았어요. 잘 읽히면서도 의미가 많았어요^^
서니데이님께서도 행복한 연말 보내셔요**

그레이스 2022-12-30 0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배반 리뷰쓰고 있는 중이라 ,,,, 나중에 읽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12-30 08:35   좋아요 3 | URL
네, 기대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2-30 0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니와 함께 시청하다가 설명해줄 수 있는 힘!!
그 경지에 이른 페넬로페님!!
서울대 페넬로페님도??ㅋㅋㅋ
구르나 작가님 세계관도 좀 멋있더라구요?
내년엔 꼭 도전하고 싶어요^^
읽고 나면 페넬로페님의 리뷰 더 크게 와 닿을 것 같아요. 좀만 기다려주세요^^;;;

페넬로페 2022-12-30 11:15   좋아요 3 | URL
구르나 작가 책 네 편을 연달아 읽은 덕분에 그저 그런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ㅎㅎ
내년에 책나무님께 좋은 느낌 주는 책이면 좋겠어요^^
기다릴께요^^

새파랑 2022-12-30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품은 다 읽으신거네요. 페넬로페님은 진정한 구르나 마니아!
전 어제부터 <낙원> 읽고 있어요 ^^

페넬로페님의 구르나 책 순위가 궁금합니다~!!

페넬로페 2022-12-30 11:17   좋아요 4 | URL
출판된 책은 다 읽었어요. 새 책이 나오면 더 읽을지는 고민이예요.
저도 낙원을 맨 처음 읽었는데 그때 느낌이 기억나네요.
고민해봤는데 저는 ‘그후의 삶‘이 젤 좋았던 것 같아요^^

미미 2022-12-30 1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문학의 힘!‘ 그 여운이 페넬로페님 글에 가득 담겼네요.
아프리카에 관한 소설적 다큐처럼 느껴집니다.^^*

페넬로페 2022-12-30 11:19   좋아요 4 | URL
좋은 소설을 읽으면 매번 가슴이 벅차 계속 소설만 들여다봐요 ㅎㅎ
미미님처럼 다양한 책읽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돼요.
구르나의 소설로 많은 걸 새로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mini74 2022-12-30 2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 머리와 심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것이란 문장이 와닿아요 페넬로페님. 다시 책을 읽고 싶게 하고 결국 책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 ㅎㅎ 2023년엔 페넬로페님이 젤 좋으셨다는 그후의 삶을 꼭 읽어봐야겠어요~ 페넬로페님 연말 즐겁게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12-30 20:42   좋아요 2 | URL
새로운 세계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미니님의 글로 올 한해 풍성했어요. 2023년도 좋은 글과 알라디너 티비 부탁드려요^^

stella.K 2022-12-31 14: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올해도 저의 누추한 서재에 놀러와 주셔서 고마워요.
내년에도 종종 뵈어요.
마무리 잘 하시고, 희망찬 새해 맞으소서.^^

페넬로페 2022-12-31 17:03   좋아요 3 | URL
스텔라님!
무슨 그런 말씀을요.
언제나 지혜롭게 빛나는 스텔라님의 서재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내년엔 더 자주 놀러 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어머님과 함께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_

서니데이 2022-12-31 17: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3-01-01 02:4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언제나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께서도 2023년 바라는 일 다 이루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서곡 2022-12-31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내일부터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1-01 02:43   좋아요 2 | URL
서곡님, 감사합니다.
올해에도 건강 관리 잘해서 열심히 독서하겠습니다^^

희선 2023-01-01 0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 보시다가 탄자니아와 잔지바르 이야기를 하시다니 멋지네요 페넬로페 님 언니도 즐겁게 페넬로페 님 이야기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유럽 사람이 아프리카를 이상하게 만들고 거기를 떠난 게 거기 사는 사람을 더 혼란스럽게 했겠습니다 서로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면 좋았겠지만, 그건 쉽지 않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01 02:47   좋아요 3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니 자연히 동아프리카에 대해 검색도 해보고, 소설 속에서도 그곳에 대해 잘 나타나있어 저절로 많이 배웠어요.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준 고통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그것이 지금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서니데이 2023-01-06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1-07 18:2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3-01-07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3-01-07 18:29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바라는 일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요^^

희선 2023-01-08 0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얼마전에 도서관에 갔더니 이 책이 보이더군요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1-08 15:44   좋아요 0 | URL
희선님, 감사해요.
기회되시면 이 책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thkang1001 2023-01-08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남은 휴일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3-01-10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바닷가에서‘를 구매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왕은철 번역의 낙원을 먼저 사 봐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이럴 땐 분량이 적은 걸로 먼저 사 봐야 할까요?

페넬로페 2023-01-10 18:38   좋아요 1 | URL
구르나의 책중 가장 시대적 배경이 빠른것이 ‘낙원‘이예요~~
근데 낙원과 바닷가에서는 조금 결이 달라 순서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구르나 소설은 분량이 비슷하지 않나요? ㅎㅎ
잘 읽혀서 분량이 좀 많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버턴은 지원군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미래에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에서는 아프리카인이 점차 감소해서 사라지고 유럽인 정착민으로대체되리라고 확신했다. 그의 확고한 의견에 따르면 그 일은 불가피하게,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었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참견쟁이 관료들이 간섭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원주민의 안녕에대한 책임 운운하는 유의 방해만 없다면. - P121

마틴은 유럽인과 깜둥이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지치지도 않고 반복되는 것을 말없이 듣고 있었다. 이제 깜둥이란 단어는 그들이 굴복시켜 지배하게 된 누구나를 의미하게 되었다. 영국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른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들은적이 있었다. 프랑스인과 네덜란드인, 심지어는 지배하거나 즉각적인멸망을 선언할 식민지가 없는 폴란드인이나 스웨덴인도 마찬가지였다.  - P124

그들은 첫눈에 사랑에 빠졌고 그다음은 아시는 대로라고, 
또는 그들은 서로의 눈을 들여다봤을 때 서로의 영혼을 보았고그래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른 모든 의무를 저버렸다고 말하는 나를발견하고 싶지 않다. 그런 것이 사실일 수 있을까? 그런 일이 실제로일어나나? 설사 일어난다 하더라도 어떻게 글로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뻔하고 진부한 설명을 들으면 나는 불신감으로 인해 민망해진다.
나이 때문이다. 우리는 기적은 거짓이라 생각하고 항상 숨은 혹은 숨겨진 설명을 찾는다. 사랑보다는 탐욕과 색욕이 동기이길 바란다. 우리의떨리는 겸손, 떨리는 애정욕구보다 우리의 불결, 냄새, 배설을 교묘하게 조롱하며 언급할 때 안심한다. 우리에게는 더이상 영혼조차 허락되지 않으며 우리의 은밀한 내적 공간은 그저 욱신거리는 상처가 그대로드러나는 해결되지 않은 혼란의 장소에 불과하다. - P160

이것은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 파리다와 아민과 우리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자밀라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무질서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고 영원히 얽매는가에 관한 것이다. - P173

알함둘릴라, 내게 허락되지 않은 뭔가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나에게 만족을 가져다주는동시에 쓸모도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산다는 게 그리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어떻게 그걸 포기할 생각을 할 수가 있어? - P195

하지만 그 나이에, 그가 다니는학교에서는 라시드는 더이상 카시다를 부르지 않았다. 시란 셰익스피어와 키츠와 바이런과 롱펠로와 키플링을 의미했고 라시드 역시 열의와 기쁨으로 이 시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것이 교육이 의미하는 바였다. 교육이란 ‘누구나 아는 것을 나도 아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과정에서 뭔가를 잃어버리는 것을 한탄해야 한다는 생각은 라시드에게 떠오르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다 읽지는 못했지만 직접 산 단테책도 집에 있었다. - P209

아프리카 거의 전역이 어떤 식으로든 유럽인들의 지배를 받던 시기였다. 직간접적으로, 야만적인 힘에 의해 또는 무력을 통한 외교에 의해, 무력을 통한 외교라는 게 
말이 된다면 말이다. 1950년대에 영국이 그린 아프리카 지도는 크게 네 가지 색으로 칠해져 있었을 것이다. 영국이 지배하는 지역은 빨간색과 분홍색의 그러데이션, 프랑스 영토는 진녹색, 포르투갈 영토는 보라색, 벨기에 영토는 갈색. 이 색은 세계관의상징이었고 다른 제국들도 각자 자기만의 색깔 체계가 있었다. 그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런 지도를 연구한 많은 이들에게는 오직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여행을 꿈꾸는 방식이었다. 지금의 지도는 더이상 그런 식으로 읽히지 않는다. 세상은 그때보다 훨씬 혼란스러워졌고 정체를 숨기는 사람들과 이름들로 가득하다. 
어쨌든 이제는 상상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림 자체가 이야기이기 때문에, - P211

보라색은 포르투갈인들의 불안한 자존심과 제국의 왕가, 종교, 상징에 대한 집착을 나타냈다. 
그들은 수세기에 걸쳐 식민지배를 하는 동안 이 땅들을 
잔혹하게 약탈하고 학살하고 불태우고 원주민 수백만 명을 노예로 삼아 브라질의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이주시켰다. 갈색은 벨기에인들의 무신경하고 냉소적인 효율성을 나타냈다. 그들은 이 축제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그들이 식민지인들에게 선사한 것은 이 비열한 시대의 다른 어느 강대국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에 그들이 남긴 유산은 앞으로도 한동안 그곳의 강과 호수를 흙탕물로 만들 것이다. 에스파냐인들에게도 식민지가 있었다. 영국이 그린 지도에는 에스파냐를상징하는 노란색으로 표시되었는데 이는 약탈한 황금에 대한 집착을의미한다. 1950년대 말에 이 색깔들은 연분홍색, 연두색, 연보라색, 베이지색으로 옅어질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점진적인 식민지배 포기 모든 것이 통제하에 있는 자치로의 진화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비록오래가진 못했지만. - P210

그들이 자기가 지배하는 자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다. 그는 상상했다. 그들에게 우리는 단순한 불안과 성마름의 왁자지껄처럼 보이고 우리의 외침과 헉 소리는 언제든 피지배자의 단순한칭얼거림처럼 들릴 거라고 - P240

할렘, 할렘! 이제 나는 할렘, 할렘을 보았노라! 단족Dan* 무용수들의 맨발이 일군 보도에서 자라난 옥수수로 푸르게 물든 산들바람

당시에는 이 시를 몰랐지만 마침내 읽을 때는 내가 처음 본 런던 착륙 전 비행기가 선회할 때 저 아래 보였던 런던의 전망이 떠올랐다. 마치 내가 수평선 너머 그곳에 런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던것처럼, 텅 빈 곳에서 기적적으로 솟아난 것만 같았다 물론 상고르는할렘이 거기 있을 줄 몰랐기 때문에 감탄한 것이 아니다 것은 자신이 바라왔던 추상적인 무언가에 대한 상상이 충족되었다는 외칭, 마침내 할렘 르네상스의 온상이자 그의 시가 예찬하는 아프리카 이민자 사회의 생기 넘치는 현장에 도달했다는 인위적인 표현이었다. - P293

어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숨기고 우리에게서 감췄다. 그중 어떤 것들은 너무 평범하고 진부한 문제라 때로는 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세상의추악함에 대처해야 할 필요가 없도록 보호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습관적인 비밀주의였을까? 이 무렵에는 젊은이들을 최대한 오래, 최대한 무지한 상태로 계속 두어서 순종적이고 다루기 쉽게 만드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은 없었지만 말이다. 나는 때때로 내가 직접 겪은 일에 대해서도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를 발견하고 충격받곤 한다. - P280

여기 텔레비전 뉴스에도 우리 독립기념식이 한 꼭지 나왔다. 우리나라가 텔레비전에 나온 것이다. 그 시절 텔레비전은 흑백이었고 독립기념식은 다른 기념식들이 으레 그렇듯 자정에 시작됐다. 의식에 신비로운 상징성을 더하고 말 그대로 통치권이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넘겨주는 성스러운 연극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부족한 조명 아래서 찍은그 짧은 영상만으로는 지형을 알아볼 수도, 해변을 따라 심은 목마황을볼 수도 몇 피트 거리에 있는 바다 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다. 거기서보인 것은 깃발 내리기와 행진하는 병사들, 차려 자세로 서 있는 필립공뿐이었다. 그의 오른쪽에는 검은 예복을 입은 술탄이, 왼쪽에는 하얀제복을 입고 깃털 꽂은 토피를 쓴 주재 사무관이 있었다. 거기에 리포터의 긴장된 목소리를 더하자 그것은 모두가 자기 지위에 따라 훌륭하게 처신하고 있는 뉴스릴로 봐서 너무나 익숙한 ‘제국의 풍경‘의 한장면이 되어버렸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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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29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페넬로페님
구르나 이 책!
ᕱ ᕱ
(๑˙ϖ˙๑ )

페넬로페 2022-12-29 17:18   좋아요 1 | URL
넵, 다 읽었어요~~
 
율리시스 2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38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성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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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10년 동안 트로이전쟁에 참가한 오뒷세우스가 전쟁이 끝나고 다시 10년에 걸쳐 고향 이타카로 힘들게 귀향하는 여정을 다룬 서사시이다. 세계문학전집이나 서울대가 선정한 100대 고전의 앞부분을 차지하고, 많은 다른 문학작품에서도 언급되어 누구나 언젠가는 꼭 읽겠다는 결심을 하게하는 책이 오뒷세이아이다. 얼마나 대단하기에, ‘귀향의 아이콘이 된 지혜로운 오뒷세우스가 그 어떤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온갖 모험을 펼치며 고향으로 돌아가는지 나 역시 궁금했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오뒷세이아에는 그런 나의 기대와는 다른 황당하고도 기괴한 이야기가 많았다. 오뒷세우스의 귀향은 위대한 인간의 의지보다는 여러 신들의 이해가 얽힌 결정이었다.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들, 머리가 여섯, 다리가 열둘인 바다 괴물인 스킬라,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잡아먹는 세이렌, 키클롭스, 오뒷세우스의 부하를 돼지로 변하게 하는 키르케, 오뒷세우스의 아내인 페넬로페에게 구혼하기 위해 모여 있는 술 마시고 노닥거리는 남자들 등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들어 있었다. 마치 김구 선생이 젊었을 때 욱하는 성질에 일본인을 죽이고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했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읽은 기분이었다. 서양문학의 출발점으로 간주하는 일리아스오뒷세이아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적잖이 당황했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역시 마찬가지였다.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의 구성을 가져와 하루 동안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라는 딱 한 가지만 이 소설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의식의 흐름기법을 사용한 읽기 어려운 소설이지만 너무나 유명해 역시나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했었다. 제임스 조이스는 오뒷세이아의 어떤 부분을 가져와, 어떻게 변형하고 발전시키며 소설을 썼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 소설을 읽는다는 들뜨고 기쁜 마음은 잠시, 소설을 읽어나가며 당혹감을 느꼈다. 모더니즘 문학이라는 간판을 내 건 이 소설은 다양한 문체실험을 통한 도무지 알아들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문장이 가득했다. 현실과 환상이 공존한 내용과 조이스가 만들어 낸 언어유희와 패러디가 잘 정리되지 않았다. 아일랜드 밖에서 그곳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지만 동시에 아일랜드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도 여전히 존재했다.

 

1904616(이 날은 조이스가 그의 아내 노라와 첫 데이트를 한 날이다), 하루를 담고 있는 율리시스1914년 말 또는 1915년에 집필을 시작해 192222일에 출간된다. 거의 8년 동안 조이스는 이 글을 연재했고, 미국 리틀 리뷰지에 연재한 4개의 호는 선정성의 이유로 소각되기도 한다. 스티븐 디댈러스, 레오폴드 블룸, 마리온 블룸 등 세 명의 중요인물이 축을 이루지만, 이 소설에는 수많은 인물이 실제로 또는 그 이름만으로 등장한다. ‘율리시스와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는 그 구성과 인물의 성격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에 오뒷세이아라는 서사시의 골격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조이스의 문장들은 균형을 잃고 중구난방으로 흩어졌을 것이다.

 

세 주인공인 블룸, 스티븐, 마리온은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분신 같다. 특이하고 뛰어난 스티븐이 아일랜드의 평범한 시민인 블룸을 정신적인 아버지로 두고자 하는 것이 조이스가 원하는 아일랜드일 수 있다. 이 소설의 전반에 흐르는 외설적인 내용의 맨 앞에 서 있는 마리온은 작가 자신의 욕망과 자유로운 영혼의 표상이다. 다만 조이스가 표현한 여성의 생각과 행동은 상당히 왜곡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당시 쉽게 드나들었던 사창가나 창녀들에 대한 서술도 남성적인 시각에서만 표현되어 아쉬움을 준다. 그렇지만 이 소설을 도덕적인 잣대로만 평가한다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소설은 소설로써 우선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조이스의 작품의 배후에 있는 호머의 작품은 나름대로 전자에 공헌하는 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독자들이 조이스의 작품을 읽을 때, 강박관념을 가지고 호머의 작품과의 상응관계에 집착함으로써 견강부회적인 의미를 끌어내거나 호머의 작품이 조이스의 작품을 해석하는데 필수 불가결의 도구라고 생각할 때 발생한다. 작가가 그의 설계에 따라 책 속에 의미를 숨겨두었고 독자의 할 일은 오로지 그것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함으로써 독자의 역할을 축소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또한 이러한 선입견으로 조이스의 작품을 대할 때 독자는 끝내야 할 숙제, 정확한 답을 찾아내야 할 과제가 많은 학생처럼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이스는 작품을 쓰면서 호머의 작품을 받침대로 사용했지만, 완성된 작품은 받침대에 의지하지 않고도 그 나름대로의 생명력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p.70~71,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민태운, 전남대학교 출판부]

 

조이스가 만든 어렵고도 복잡한 설계도를 해석하며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616일 하루 동안 블룸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물론 개연성을 찾을 수는 있지만, 이 소설은 핍진성이 훨씬 더 두드러진다. 수많은 문체의 변화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에피소드야말로 작품을 풍성하게 하며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게 만든다. 리듬감과 경쾌함도 느낄 수 있어 어렵지만 그래도 잘 읽어낼 수 있는 소설이 되는 것이다. 율리시스에 들어있는 수많은 것들로 다양한 변주와 해석이 가능해 다른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율리시스를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이때껏 읽어온 것들로 이 책을 읽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며 내심 나 자신이 뿌듯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읽은 것들은 그저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오뒷세이아, 그리스 로마 신화, 신곡, 파우스트, 베르길리우스 등을 읽었지만 조이스의 현란하고도 깊은 문장들 속에서 내가 읽은 것들은 확실함을 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런 책을 읽어왔기에 조이스가 나타낸 문장의 출처는 알 수 있었다. 율리시스도 그럴 것이다. 읽어도 여전히 잘 모르지만, 어디선가 율리시스에 대한 것이 나오면 내가 읽었으므로 적어도 그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해설서를 참조했다. 물론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한편으로 수학 개념서를 읽는 느낌도 들었다. 해설서를 통해 소설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배경과 맥락을 이해해야하지만 결국은 텍스트 안에서 내가 읽어내고 느껴야만 한다. 율리시스는 한 번 읽어서는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내 살갗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 책에 대해 많은 얘기들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아마 해설서나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일 거다. 다시 재독해야겠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20세기 모더니즘의 3대 걸작이자, 읽기 어려운 소설로 꼽히고 있다. 그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활동했고, 조이스와 프루스트는 만난 적도 있다. 활동 시기가 비슷하기에 조이스의 율리시스중 에우마이오스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민음사판)에는 같은 소재의 글이 있다. 조이스는 중국으로 프루스트는 일본으로 표현했지만 알약이나 종잇조각들이 물에 적셔지면 여러 모양으로 변하는 것을 서술했다.


-'율리시스 연구', 김종건, 고려대학교 출판부 중에서

 

[소설은 또한, 아일랜드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및 지리적 특성에 대한 수많은 인유들을 함유한다. 조이스는 만일 더블린이 지상에서 사라지는 날, 작품 속의 서술에 따라 그것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세기의 전환기 아일랜드 문화의 거의 백과사전적 표현 속에, 조이스의 소설은 독자를 그것의 성격을 형성하는 요소들에 순응시킨다.

-p.208,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 김종건, 어문학사]

 

율리시스가 모더니즘 또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로 분류되지만, 사실주의 소설에도 들어갈 만큼 더블린을 자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더블린이 지상에서 사라지는 날에 이 책을 토대로 그대로 재건할 수 있을 거라는 조이스의 자신감은 당연할 정도이다.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더블린을 이렇게나 자세하게 서술한 조이스라는 작가를 가진 아일랜드가 부러웠다.

 


동서문화사판 율리시스는 조이스의 어려운 설계도에서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게 노력해준 책이다. 번역자의 번역도 친절하고 책의 아래 부분에 있는 주석도 상세하고 읽기에 편하다. 각 장의 시작에 줄거리가 있어 대충의 내용도 알 수 있다. 책의 중간 중간에 더블린의 여러 장소에 대한 사진이 있어 이해하기 좋고, 마지막 거의 100페이지에는 해설이 있어 유익했다. 독자를 위해 잘 만들어진 책이다. 무엇보다 어문학사의 율리시스에 비해 책값이 저렴하다. 그러나 이 책 1권의 100~101페이지에 레오폴드 블룸이 등장하는 날을 ‘1904, 618, 그를 ‘1966생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 율리시스의 그 유명한 날(상징하는 날)블룸스데이1904, 616일이라는 것은 엄청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인데 하필 그 날을 잘못 표기했다. 다음 개정판에서 꼭 고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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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2-21 1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김구선생 ㅋㅋㅋ

페넬로페 2022-12-21 13:3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제가 김구선생을 폄하하는것이 아니라 김구의 백범일지에서 그 부분이 약간 쇼킹했었어요.
김구선생은 저에게 영원한 영웅이십니다^^

서곡 2022-12-21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그럼요 ㅎ 인간이란 입체적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 ㅋ 김구선생 언급이 재미있어서 웃은 거지 저도 폄하 의도는 없었습니다 ~ 조진웅 배우가 젊은 김구선생 역 한 영화 보다말았는데 생각나네요!

페넬로페 2022-12-21 13:45   좋아요 2 | URL
네, 그럼요.
저도 그 부분이 쇼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웃겼어요^^
인간이 입체적이라는 말씀 정말 좋은데요.
율리시스의 인물을 이해하는데 넘 도움되어요~~

거리의화가 2022-12-21 1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호머의 관계에 천착해서 읽으려 하면 오히려 얻는 것이 적을 수도 있겠군요. 신곡, 잃시찾 등 이전에 많은 작품들을 읽으셨기에 읽는 것이 가능하시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가 이 책 읽기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12-21 13:56   좋아요 3 | URL
네, 연관이 있지만 조이스가 많이 변형시켰어요.
책을 매번 접하면서도 여전히 읽기와 쓰기가 힘들어요.
그런면에서 조이스가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레이스님과는 같은 독서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있어요~~이 곳에 글을 남기지 않은 다른 회원들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아요^^

2022-12-21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2-21 13:59   좋아요 3 | URL
아일랜드의 10파운드짜리 지폐에 조이스의 얼굴과 피네간의 경야 글귀가 있어요. 그 정도로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작가인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님!
무슨 그런 겸손한 말씀을요.
화가님의 독서와 글쓰기 열정을 닮고 싶어하는 저, 페넬로페입니다^^

mini74 2022-12-21 14: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글 진짜 잘 읽었어요. 넘어야 할 산 ㅠㅠ 차곡차곡 착실하게 산을 넘고 계신 페넬로페님! 페넬로페님이랑 그레이스님 글 읽으면 나도 해봐야지 하면서 꺼내들었다가, ㅎㅎㅎ준비과정, 읽어야 하고 도움 받아야 할 책들도 많군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2-12-21 14:49   좋아요 3 | URL
잘 모르지만 어쨌든 또 하나의 산을 넘어 기분은 좋아요.
저는 미니님이 올려주시는 책들이 넘 좋아 읽으려고 하는데도 잘 되지 않아요.
우리는 서로의 높은 산맥인가요? ㅎㅎ

새파랑 2022-12-21 16: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서문화사 버젼으로 율리시스를 가지고 있기만 합니다 ㅋ 전 당분간 못읽을거 같아요 ㅜㅜ 율리시스는 페넬로페님이나 그레이스님 정도의 레벨은 되야 읽을수 있는거 같아요 ㅋ

이제 페넬로페님은 ‘율리시스 읽은 사람‘ 이네요 ^^

페넬로페 2022-12-21 17:57   좋아요 5 | URL
새파랑님, 지금 율리시스 읽으시면 안돼요.
150권 목표로 가셔야죠 ㅎㅎ

넵, 저는 이제부터 율리시스 읽은 사람입니다 ~~

미미 2022-12-21 17: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는동안 더블린에 꼭 가보고 싶어요! ㅎㅎ 저는 읽으면서 졸음이 쏟아질때가 많았는데 역시 페넬로페님은 배경지식이 풍부하셔서 그런지 길잡이가 되어줄만한 리뷰를 써주셨네요.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찾아봐야겠어요. 그레이스님과 페넬로페님 두 분 글 덕분에 재독하고 싶어져요.^^*

페넬로페 2022-12-21 17:51   좋아요 4 | URL
네, 정말요
저도 더블린에 가고 싶어요^^
저희는 동아리에서 같이 읽었는데 미미님은 혼자서 율리시스 읽어내셔서 더 대단하세요~~
저는 이제 어문학사판으로 재독하고 싶은데 잘 될런지는 모르겠어요^^

서니데이 2022-12-21 21: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책 자체가 어렵다고 소문난 책이라서 그런지, 번역이 좋은 책으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이해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2-21 21:36   좋아요 4 | URL
이 책은 원어로 읽지 않는 한 완벽한 번역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영어권에 있는 사람들도 100% 이해가 쉽지 않을 거예요. 그저 이 책은 읽었다는데 의의를 둬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눈이 오네요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그레이스 2022-12-22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리뷰 올리지도 않았는데 여기서 제 이름(닉네임)을 여러번 보네요^^
페넬로페님 덕분에 각성중입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리뷰 정리해서 올려야겠습니다. 밀린게 많아서 ㅠㅠ

페넬로페 2022-12-22 07:36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께서는 워낙 책을 많이 읽으셔서 리뷰가 당연히 밀리지요~~

persona 2022-12-22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조이스 문학읽기 동생이 학창시절 교재로 쓰던 걸 버리려고 내놨길래 다시 들여놨어요. 북플 분들 덕분에 언젠간 읽어야겠다 싶어서요. ㅎㅎㅎ 율리시스는 대체 언제 읽을지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2-12-22 13:10   좋아요 3 | URL
‘제임스 조이스 문학읽기‘에 조이스의 글에 대한 전반적인 것이 들어 있어 유익했어요.
동생분께서 책을 갖고 계셨군요.
저는 이 책 한 번 보고 다시 안볼 것같아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었어요^^
율리시스 어려운데 재밌는 부분도 있어 어찌어찌 겨우 읽었던 것 같아요^^ ㅎㅎ

희선 2022-12-23 0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만 읽으면 뭐가 뭔지 잘 모를 것 같겠습니다 페넬로페 님은 이 책을 보기 전에 여러 가지 책을 보셔서 괜찮으셨군요 그렇게 책을 보는 거 멋지네요 저는 그냥 이것저것 계획없이 보는군요 여성도 잘 쓴 작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12-23 09:35   좋아요 2 | URL
네, 정말 어떤 의도로 이런 표현들을 썼을까 의문이 들어요.
그래도 율리시스 책 자체로 계속 읽어나가면 또 좋은 문장들과 작가의 속 뜻이 보이더라고요^^

우리도 마찬가지로 남자를 100% 이해하기가 힘들듯이 남자도 그러니 어쩔 수 없지만 지나친 왜곡은 좀 거북하죠~~
그 시대 남성들의 시각을 조이스도 그대로 가지고 있더라고요^^

서니데이 2022-12-23 2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날씨가 너무 춥네요.
크리스마스가 이번주말인데, 주말까지 계속 추울 것 같아요.
추운 날씨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페넬로페 2022-12-24 01:42   좋아요 2 | URL
날씨가 넘 추운 크리스마스가 되었어요. 추운 날씨땜에 집에 있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크리스마스 맞이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메리 크리스마스!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엘리만은 그의 밤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미련 없이 태양과 작별한 엘리만에 매료되었다. 
승천한 그의 그림자에 매료되었다. 그의 운명의 신비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엘리만은 해야 할 많은 말을 두고 왜 침묵했을까? 나는 무엇보다 엘리만처럼 할 수 없어서 괴롭다. 침묵하는 사람, 진정으로 침묵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늘 자신의 말의 의미 - 그 필연성-를 묻게 된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말이 어줍잖은 객설은 아닐까, 
혹시 언어의 진흙탕이 아닐까 생각하게된다. - P16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글을 쓴다. 희망 없이 그래도 쉽게 체념하지 않으면서, 집념과 탈진과기쁨을 맛보며 세상을 더 낫게 만들겠다는 한 가지 목표로 쓴다. 눈을 부릅뜨고 전부 보고 하나도 놓치지 말 것. 눈을 깜빡이지 말고, 눈까풀 아래서 쉬지도 말고, 모든 것을 보려다가 자칫 눈이 망가질 수있다는 위험까지 감수할 것. 하지만 증인이나 예언자와는 다르다. 그렇다. 그렇게는 아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련하게 혼자 서서 떨고있는 보초, 자신의 죽음과 도시국가의 종말을 알리는 섬광이 솟아오를 어둠을 지켜보고 있는 보초처럼 보아야 한다. - P62

아마도 모든 작가들이 그럴 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고뇌 때문이었을것이다. 우리가 비판한 것은 사실상 우리 자신이었고, 우리가 표현한것은 무능한 우리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출구 없는 동굴안에서 쥐들처럼 그 동굴 속에 갇힌 채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 P67

하지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그게 바로우리 삶이야. 문학을 하려고 애쓰는 것,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문학에대해 말하는 것. 말하는 것 역시 살아 있게 만드는 한 가지 방식이니까. 문학이 살아 있는 한 우리의 삶은 아무리 무용하고 아무리 비극적인 희극이고 무의미할지언정 그래도 완전히 잃어버린 건 아닐 수있지. 우리는 문학이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인 듯 굴 수밖에 없어. 이따금, 아주 드물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가끔 정말로 그럴 수 있으니까,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증명해야 하니까. 우리가 바로 그 증인이야, 파이.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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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1-16 1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는 프랑스에서 최근 등장한 신인인 모양이네요.
표지는 여러번 보았지만, 이름이 낯선 것을 보면 앞으로 조금 더 소개될 수도 있겠어요.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18 00:55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처음 들어 본 작가예요.
이 책으로 콩쿠르상을 받은 작가이니 궁금하더라고요. 최근에 읽은 압둘자자크 구르나 작가도 아프리카인이라 세네갈 출신의 이 작가와 비교해봐도 좋을 것 같았어요^^

파이버 2022-11-19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프로필 사진 바꾸셨네요! 잃시찾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애정이 돋보입니다~

페넬로페 2022-11-20 00:25   좋아요 3 | URL
네, 파이버님!
올해는 잃시찾 읽느라 다른 책을 많이 못 읽었어요. 근데 내년에 다시 읽어야해서 잃시찾 책갈피로 1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11-25 2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번주도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낮에는 따뜻하고 좋았는데, 벌써 11월이 많이 지나고 마지막 주말이 되었어요.
날씨가 이제 더 추워진다고 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26 22:31   좋아요 3 | URL
요즘 좀 바빠 댓글이 매번 늦어지네요 ㅠㅠ
11월의 날씨가 넘 좋았는데 오늘부터 추워지네요.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레삭매냐 2022-12-01 1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이 책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다른 책을 샀더라는.

결국은 사게 되지 않을까요...

페넬로페 2022-12-01 21:28   좋아요 3 | URL
초반에 약간 중구난방이라 몰입하지 못하고 잠시 멈추어 있는데 곧 잘 읽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