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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민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1월
평점 :
낯선 곳에 여행을 갔을 때, 왠지 모를 슬픈 감정이 느껴진다. 모든 것이 새로워 흥미롭지만 그곳에서 나는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각성 때문일 것이다. '번역'은 이방인인 내가 그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수만 개의 문을 통과하는 과정일 것이다. 줌파 라히리의 이탈리아어에 대한 열정과 사유는 결국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대답으로 이어진다. 자신 있는 언어를 떠나 새로운 언어로 글까지 쓴다는 건 대단하다. 다만 작가의 소설을 애정하는 일반 독자인 나에게 이 책은 너무 전문적이고 개별적이라 읽는 데 지루했다.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아쉬웠다. 이 책에 소개된 '엘레나 페란테', '칼비노'의 작품에 관심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