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시의 가벼운 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뤼시의 '가벼움'은 '경시'가 아니다. '회피'도 아니고 '무지'도, '무감각'도 아니다. 오히려 뤼시의 가벼움은 깊은 내적 사유에서 온다. 어릴 적 첫사랑인 늑대의 눈을 오래오래 들여다본 것처럼, 그녀는 세상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보기 위해 집을 떠나 기웃거린다. 별로 사랑하지 않는 로망과의 결혼생활을 몇년이나 지속한 것도 결혼의 본질에 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녀가 정작 사랑에 빠진 건 단풍나무였는데, 그 단풍나무를 자르네 마네 하는 주민회의에서 단풍나무를 지키려는 뜻을 같이한 '괴물' 남자와의 사랑도 몇년 동안 깊게 이어졌다. 그녀는 로망과 괴물로부터 가볍게 떠난 것처럼 보이지만,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 책을 읽으며 자신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했던 만큼 상처도 깊었을 것이다. 뤼시는 오래오래 들여다보며 본질을 파악하고, 꼭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나가며, 그 외에 세상이 요구하는 것들- 돈, 명예, 안정 등- 을 가볍게 박차고 날아오른다. 


요즘 나를 사로잡는 생각은, 고통에 대한 무감각이다. 

세상에 고통은 만연하고, 인간사 언제든 고통이 없었겠냐마는, 또 과거에 비해 현재의 고통은 객관적으로 줄어들었을 수도 있겠지마는, 요즘에는 범람하는 고통의 전시로 인해 오히려 무감각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매일매일 뉴스로 접하는 다양한 고통의 서사들, 그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기에 대고 혐오발언을 쏟아내거나 다른 고통을 끌고와 고통의 형량을 가늠하는 방식으로 다른 이의 고통을 쉽게 축소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고통에 대한 무감각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생각이다.

첫번째는 아예 나와는 상관없다고 차단해버리는 방식.

두번째는 "나도 겪어봤는데" 하며 고통의 개별성을 무시하는 방식. 


두 가지를 정확히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다.

아예 차단하는 방식의 극단적 예가 이번 이태원 참사 때 구급차 앞에서 노래하고 춤췄다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가장 고귀한 자질인 타인에 대한 연민의 능력을 상실하였다 보이는 이런 예를 목격하면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드러내놓지 않아도 내심으로 차단해버리는 사람들은 훨씬 많을 것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한 개인주의.

경력단절여성이나 전업주부의 돌봄노동에 관한 기사에 "우리 엄마는 더 힘들게 생활하면서 공부를 놓지 않았고 자녀 다 키우고 취업하셨다"면서 누군가의 호소를 뭉개버리는 댓글이나, 페미니즘 이슈만 등장하면 딸려 나오는 "남자도 힘들다"는 반박은 처음에는 '간접적'으로 행하는 두번째 방식이라고 여겼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첫번째 방식에 더 가까운 듯 하다.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고통은 '직접적으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무엇'이다. 내가 절대로 알 수 없는 무엇에 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따지고 들기에 앞서 내가 모르는 고통이 존재할 수 있겠다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위의 예들은 겸손과 수용의 자세가 전혀 없다. 



나의 남편이 언젠가 말했듯,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기본적 주장에 대한 그들의 공격은 단순하고 그저 애처로운 두 가지 진술로 요약할 수 있다. '남자도 고통받는다' 그리고 '내 아내는 그런 식으로 느끼지 않는다!'   - <다락방의 미친 여자> 41쪽










특히 '우리 엄마는~' 어쩌고 하며 엄마의 서사를 갖다 쓰는 건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엄마가 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걸 안다면 그 결론은 엄마에게 효도하자, 가 되어야지(효도는 셀프), 어째서 엉뚱하게 '그러니까 잔말 말라'며 여성들에 대한 공격으로 튀는가. 고통을 임의로 형량하는 방식은 스스로의 고통을 감소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태도로서는 장려될 수 있을지언정 타인을 폄하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보다는 나아 보이고 언뜻 공감을 표시하는 것 같지만 실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두번째 방식- '나도 겪어봤는데'가 아닐까.

흔한 예로 실연의 고통이 있다. 실연(짝사랑을 포함하여)의 상처를 노래하는 유행가는 얼마나 많고 많은가. 들으면서 '내 얘기 같다'고 느껴본 경험은 한번쯤 있으리라. 누구나 젊어서 한번은, 또는 두번, 세번, 그 이상 겪고 지나가는 일. 성인 대다수는 한번은 겪고 넘어갔을 일. 그런고로 누군가 실연의 고통을 호소할 때, "나도 겪어봤는데, 다 지나가"라는 말로 사랑과 실연의 모양새를 비슷비슷하게 퉁쳐버리고 고통의 개별성을 무시해버리는 공감의 방식. 

어떤 종류의 고통이 너무(?) 자주 눈에 띌 때, 너무(?) 자주 언급될 때, 사람은 점점 둔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처음의 충격이 가시고 두번째, 세번째가 이어지면 점점 충격은 줄어든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기도 하다. 매일매일 뉴스에 터지는 사건사고들에 일일이 충격을 받아가면서 일상을 지속할 수 있을까. 어떤 면에서는 뉴스가 지나치게 열심히 안 좋은 일들을 파헤쳐 물어나르기 때문에 우리의 신경이 무뎌지는 것이다. 한 사건이 일어난 앞과 뒤, 원인과 결과 등을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전에 다음 뉴스가 잇따른다. 공포나 분노, 슬픔은 무뎌지고 애매한 불안만 끊임없이 촉발된다.


고통에 대한 무감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소설이 아닐까. 내가 결코 겪어보지 못한 종류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의 서사를 따라가보는 것, 내가 겪어본 종류의 고통이라도 들여다보면 제가끔 모양새가 다르다는 걸 깨닫는 것, 소설은 우리를 가장 멀리까지 데려다줄 수 있고 인간의 고귀한 자질을 잃지 않게 해주는 조용한 친구다. 

그러나 또한 소설은 결국 소설가 자신의 한계 속에 있다. 


 핀치가 (빈정대는 어조이기는 하지만) 절망적인 심정으로 남성의 요구와 의도를 수용한다는 사실은 문화적 구속의 강압적 힘과 더불어 그 힘을 구현한 문학작품의 강압적 힘까지 뚜렷이 드러내준다. 왜냐하면 학식 있는 여성들은 '멍청해지라고 요구받고 그렇게 키워진다'는 것을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문학에서도 배우기 때문이다. 리오 베르사니가 말하듯, '글은 단순히 정체성 묘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정체성, 나아가 육체적 정체성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 우리는 문학에 몰입함으로써 일어나는 일종의 존재의 용해, 혹은 적어도 존재의 유연성을 고려해야 한다.'    - <다락방의 미친 여자> 85쪽 


 앨버트 겔피가 간명하게 말했듯이, '예술가는 경험을 죽여서 예술로 만든다. 일시적인 경험이 죽음을 피할 유일한 길은 예술 형식의 '불멸성' 속으로 죽어서 들어가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술 속의 고정적 '삶'과 자연 속의 유동적 '삶'은 속성상 양립할 수 없다.' 따라서 펜은 칼보다 더 강할 뿐만 아니라 죽이는 힘(그 필요성)도 칼과 다를 바 없다.    -  <다락방의 미친 여자> 90쪽 



이 말들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어째서 더 편협한 경우가 있는지 설명해 준다. 이 책에서 든 예로서 제인 오스틴의 <설득>의 등장인물 하빌 대령은 여성의 변덕에 대해 주장하면서 '여성의 변덕에 대해 말하지 않은 책은 내 평생 본 적이 없답니다.'라며 책을 근거로 댄다.(<다락방의 미친 여자> 86쪽)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떤 작품을 봐도 그 자신의 편견을 지지하는 내용만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건만, 그 자신의 편견과 꼭 일치하는 편견을 가진 작가가 쓴 책을 읽는다면? 확증편향이다. 결국 소설이 유일한 답일 수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좋은 답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열고 본다면. 



작가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신이 80~90% 이상 공감할 수 있는 것만을 받아들이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다. 관용을 터득하고 싶다. 그게 내가 이 만화를 시작하기 전에 잡아놓은 포인트고, 그에 따른 전개 방식과 연출 방식을 택했다"라고.    -  <안녕, 나의 순-정> 161쪽 

 

 이건 만화가인 유시진 작가가 <쿨핫> 서문에 적었다는 내용이다. <쿨핫>을 나도 참 좋아했었다. 완결을 내주지 않는 작가를 원망도 많이 했더랬다.. 아무튼 이런 마인드로 작품을 내는 사람의 이야기는, 믿고 읽을 수 있지 않겠는가. 





  <포르노랜드>를 읽으며, 사방에 전시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생각한다. 그것이 슬금슬금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의 내면을 파고들어 포르노 시장의 농간에 모두가 놀아나고 있는데, 너무 흔하여 무감각해진 것이 아닌지. 나이 지긋한 남성 아나운서와 젊고 아름다운 여성 아나운서의 조합에, 대형서점에 턱하니 비치된 <맥심>의 헐벗은 표지에, 허벅지 살을 걱정하며 밥 먹기를 거부하는 초등학생에, 온 사방에 붙어있는 성형 광고에.. 

  무감각해진다는 것은 무섭다. 우리에게서 문제의식을 빼앗고, 분노의 힘을 빼앗고, 타인의 정당한 외침에 냉소하게 만든다. 잘못된 걸 잘못되었다고 인식할 수 있는 힘, 생각하는 힘, 성찰하는 힘.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에게 그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세상에 순응하는 방법이 아니라. 





캠퍼스에서 걷고 있는데 신문 앞면에 실린 통계가 눈에 들어왔다. 여성 네 명 중 한 명이었나, 다섯 명 중 한 명이었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캠퍼스에서 성폭력을 당하는 여자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화장실 안내판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여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모두 회색으로 페이지 전면에 그려져 있고 다섯 중 하나만 빨간 잉크로 칠해져 있는 그래픽이었다. 

 (...) 나는 캠퍼스 곳곳에서 검은 레깅스에 귀마개를 하고 청록색 배낭을 멘 소녀들을 보았다. 우리 몸에 말 그대로 빨간색 페인트가 칠해진다면 이 중 4분의 1이 빨간색 몸일 것이었다. 사람들의 얼굴 앞에 신문을 흔들어 보이고 싶었다. 이건 정상이 아니었다. 전염병이었다. 위기였다. 당신은 어떻게 이 헤드라인을 보고도 계속 걸어갈 수 있나요? 우린 그 심각함에 둔감해진 것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   - 221, 222쪽 






다시, 뤼시의 가벼운 마음을 생각한다. 둔감하지 않은 마음, 그렇지만 절망하지 않는 마음을 생각한다. 

어떻게 거기에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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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1-04 18: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통에 대한 반응들.. 특히 남자들의 반응들… 구구절절 너무 감동적이고 와닿는 글이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쿨핫나와서 넘어짐…. (아 독서괭님 ㅠㅜㅜ 내 밀레니얼 칭구 ㅠㅠㅠㅠㅠ 가끔 너무 어른 같아 잊고 있었 ㅋㅋㅋ) 아니 뭐예요? 새 책이 나온 거예요? 나 쿨핫 진짜 ㅋㅋㅋ 넘나 좋아햇다구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2-11-04 20:44   좋아요 2 | URL
아니 쿨핫은… 저도 좋아했다구요… (낑겨보자) ㅋㅋㅋ

독서괭 2022-11-07 14: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쿨핫 진짜 넘 좋죠 ㅋㅋㅋ 쟝쟝님도 학창시절 만화 좀 탐독하셨나요? <안녕, 나의 순-정>이라는 책에 90년대를 풍미한 만화들 총출동합니다. 그냥 추억팔이 책인 줄 알고 후딱 읽고 처분하려고 했는데 작가가 글을 재밌게 잘 썼고 역시 추억이 돋아나.. 소장각.. ㅋㅋ

독서괭 2022-11-07 14:59   좋아요 2 | URL
수하님도 쿨핫!! >ㅁ< 유시진으로 대동단결 ㅋㅋ

공쟝쟝 2022-11-07 16:00   좋아요 1 | URL
만화 대여점 흥하던 시절이라 많이 읽었죠!! 저는 이시영의 필소굿과 유시진의 쿨핫을 최고로 칩니다 … 서문다미 그들도 사랑을 한다랑 ㅋㅋㅋ (일본 순정 만화는 잘 안봄 ㅋㅋㅋㅋ)

독서괭 2022-11-09 10:58   좋아요 1 | URL
만화대여점 ㅎㅎㅎ 정말 열심히 드나들었는데.. 엄마 몰래.. 지금도 가끔 몰래 만화책 빌려보고는 잊어버리고 한참 반납을 안하다가 퍼뜩 생각나서 어떡해 하며 동동거리는 꿈을 꿉니다 -_-;;; 전 강경옥 작가님을 최고 좋아했어요 ㅎㅎ

건수하 2022-11-04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자도 힘들다, 내 아내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제가 동료들한테 자주 듣던 말.. 요즘은 좀 덜한 것 같아요) 보며 코웃음을 쳤더랬죠…

<가벼운 마음> 가볍게 읽고 싶어 샀지만 읽지 못하고 있고… 언젠가부터 저의 마음은 무겁고 불만으로 가득차 있어서.. 그런게 가능한 걸까…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공쟝쟝 2022-11-04 22:11   좋아요 3 | URL
제가 그 몸으로 안살아봤는데 생리안하는 몸으로 근육 잘 붙는 몸으로 다음 생에는 ….

독서괭 2022-11-07 15:02   좋아요 3 | URL
헉 동료들한테 그런 말 자주 들으셨군요ㅠㅠㅠ 자기들은 군대 힘들다 얘기할 때 여자들이 여자도 힘들다, 하면 안 받아들일 거면서 -_-;;
수하님 마음이 무겁고 불만으로 가득차 있으시군요 ㅠㅠ 전 페미니즘 책 읽으면 시원하고 좋을 때도 있지만 스트레스 받고 화가날 때도 많아서 연달아 읽기는 힘들기도 하더라구요. <가벼운 마음>이 저는 아름다운 음악 듣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마음 무거울 때 오히려 시도해보심이..!
쟝쟝님/ 후, 저도 생리 안 하는 몸으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ㅠ

단발머리 2022-11-05 0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이 고통을 이해하는 좋은 방식이지만 유일한 답일 수 없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아는 건 많아지겠지만 마음까지 넓어지는 건 아닌 거 같고요. 상황 전체를 이해하는 안목은, 특히 첨예하게 정치적인 상황에서는 책 많이 읽은 거 소용없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디어 마이 네임> 자주 보여서 관심 갔는데 인용해주신 부분 보니 더 읽고 싶네요. 잘 읽고 갑니다, 독서괭님^^

독서괭 2022-11-07 15:04   좋아요 1 | URL
단발님, 공감 감사합니다. 책이란 것도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작가의 생각이 투영되어 있고 하니, 편협한 독서는 편협한 마음을 만들 뿐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애초에 양서를 고르는 안목도 필요하고, 작가의 편협함을 적절히 걸러낼 줄도 알아야하겠고요. 역시 독서교육이 중요하구나 하는 결론이..?!
<디어 마이 네임> 읽어갈수록 감탄입니다. 글 너무 잘썼어요!

바람돌이 2022-11-05 16: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 주변에 책을 굉장히 많이 읽고, 따라서 좋은 책도 많이 읽는 분이 있는데 저는 항상 생각합니다. 저분은 책을 발로 읽으시는걸까라고 말입니다. 왜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데 얘기하는건 들어보면 국민학교 졸업 학력에 평생 책 한권 안 읽으신 우리 어머니랑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카톡에 도는 온갖 가짜뉴스 진짜 말도 안되는 뉴스들을 완전 맹신하면서말이죠.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똑바로 읽는 것이 중요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위치를 고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먼저이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네요.

독서괭 2022-11-07 15:06   좋아요 1 | URL
책을 발로 읽 ㅋㅋㅋㅋㅋ 진지한 댓글에 웃어버렸네요 ㅎㅎ 정말 그런 분들이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다독=지혜는 절대 아닌 것 같고요. 뭐든지 마음을 닫고 하는 경험은 소용이 없고 ˝나 그거 읽었다˝˝나 그거 해봤다˝ 수준의 의미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님의 ˝내가 가지고 있는 위치를 고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먼저면˝ 소용없다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2-11-07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가가서 효도할게. 왜? 남자들은 결혼해야 사람이 되는건가요? 그 전엔 왜? 하다가 아. 그들이 바라는 건 대리효도 ㅎㅎㅎ구나 했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과 위로만 그것도 적정선에서 ㅠㅠ 그게 쉽지 않네요.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일에 벗어나는 방법이 소설이란 괭님 글에 공감합니다 ~~

공쟝쟝 2022-11-07 15:59   좋아요 2 | URL
저 한국의 효자들 진짜 싫은데 그들은 대리효도 자들이거든요 ㅋㅋㅋㅋ 으윽ㅋㅋㅋ

독서괭 2022-11-09 10:59   좋아요 0 | URL
장가가서 효도할게 = 착한(만만한) 며느리 데려올게 ㅎㅎ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에게는, 여러 종류의 고통에 감응하도록 마음이 무감각해지지 않도록 해주는 좋은 도구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니님 감사합니다~
 

2022년 새해목표: 월 2권 이하 사기, 5권 이상 읽기. 

이번 달도 성공입니다(간신히). 

이번 달 산 책 2권은~ 


















어라 그러고보니 둘다 가볍다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는 공통점이.. 내게 가벼움이 좀 필요한 시기였나?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는 유하 시집, 몇년 전 빨간책방을 열심히 들을 때, 시 특집을 하면서 이동진 작가가 몇 편을 낭독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시집을 찾아봤으나 절판되어 있던 것.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왔길래 덥썩. 사실 나는 시를 잘 모르고, 이동진 작가가 낭독했을 때만큼의 감동이 오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몇편의 시는 기억해두고 싶을 만큼 좋았다. 

<가벼운 마음>은 크리스티앙 보뱅, 요즘 서재에서 자주 눈에 띄는 작가의 소설이다. 잠자냥님 리뷰를 읽고 충동(!) 구매. 월 2권 사니 정하기가 어려워서 미루고 미루며 고민 중이었는데 단숨에 결정했다. 빠르게 읽고 리뷰를 썼다. 후회없는 선택이었으니.. 앞으로도 충동구매를 해볼까 싶다 ㅋㅋ

<드립백 산토스 디카페인>은 계속 구매하고 있는 드립백.

<본투리드 초저점도 삼색 볼펜>은 최근 일기를 쓰면서 펜이 좀 필요해서 샀는데, 아직 안 써봤다;; 



예외: 아이들 책
















글밥이 좀 있고 내용이 풍부한 책을 좋아하는 첫째를 위해 산 책들

<성냥팔이 소녀와 마법 반지>, <쫑긋 가족의 케이크 만들기>,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첫째는 혼자 읽기 때문에 이제 내용 많은 책은 내가 읽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쫑긋 가족은 시리즈 1권 <쫑긋 가족을 소개합니다>를 재미있게 읽어서 2권을 구매한 것.

세권 다 재미있게 읽은 듯 하다. 

벌레 관찰을 좋아하는 첫째와 둘째를 위해 산 책은 <벌레 팬클럽>

벌레들의 놀라운 점들, 특징들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보여주어 아이들이 흥미롭게 읽었다. 

귀신보다 벌레를 무서워하던 나도 애 낳고 나서는 애들 앞에서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여 조금은 극복한 듯?? (물론 제일 무서운 건 사람) 


읽은 책: 5권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화로, 그동안 안 읽고 있던 이 책을 읽었다. 아주 얇아서 금방 읽는다. 너무 좋다거나 취향이라거나 한 건 아닌데, 어쩐지 인상에 남는 작품이다. <부끄러움>을 읽어보고 싶어 찍어두었다. 리뷰를 남겼다. 

<토지8>- 오디오북 계속 듣고 있다. 리뷰를 썼다. 

<가벼운 마음>- 리뷰를 썼다. 2022 하반기 문학 원픽이 될 것 같다.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리뷰 써야 하는데, 내용이 촘촘해서 약간 엄두가 안 나고 있다.. 그래도 써야지. 

<포르노랜드> - 이것도 리뷰 써야 하는데, 내용이 다시 훑어보기 힘들어서 미루고 싶은 마음이.. 큼. 그래도 써야지.. 

이렇게 겨우겨우 5권을 채웠다. 휴. 

요즘 예전만큼 책읽기 속도가 안 나는데, 한가지 이유는 모닝 루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5:50경 일어나서 일기 쓰고, 업무 관련 공부나 영어공부를 좀 하고,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는데, 이 모두를 할 수 있는 날이 많지는 않고(둘째의 방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하므로 애들과 함께 취침하여.. 쭉 잔다. 그전에는 애들 재우다 잘 때도 있었지만 일어나서 책 읽을 때도 있었고 이때 책 진도가 많이 나갔었는데, 그게 사라지니 책을 길게 읽을 시간이 없다. 짜투리 독서만 진행 중. 그래도 그나마 모아모아 이만큼 읽었으니 그만하면 됐다. 


10월 마지막 날 이 페이퍼를 쓰려고 했는데, 주말에 터진 참사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아 이제야 쓴다. 속속들이 밝혀지는 그날의 일들이 더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설레고 들떴을 그날의 청년들..(물론 청년들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사망자들, 유족들, 목격자들, 출동했던 구급대원들, 소방대원들, 경찰관들.. 깊이 생각하면 괴로워서 일상을 위해 마음 한켠으로 밀어두게 된다. 내가 아이들과 평온하게 자고 있던 그 시간에 별로 멀지도 않은 이태원에서는... 내가 일상을 지속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일상이 파괴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이상하게 느껴진다. 


분위기를 바꾸어, 11월에 읽을 책으로 준비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 뚜둥! 

11월 1일이 되자마자 독서대에 펼쳐놨는데, 독서대에 펼쳐지냐며 사진을 부탁한 공쟝쟝님! 그 독서대는 바로 알라딘 스누피 독서대입니다. 

서문 다 읽고 이제 1장 딱 펼쳐둔 상태. 올해 안에 다 읽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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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1-03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두 달이 남았으니,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다락방> 완독을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2-11-03 16:00   좋아요 2 | URL
앗 이 빠른 댓글! 레삭매냐님 응원 감사합니다^^ 조금씩 꾸준히 읽어보려고요!

잠자냥 2022-11-03 16:01   좋아요 3 | URL
캬, 매냐 님보다 제가 1분 늦었네요.....ㅋ

잠자냥 2022-11-03 16: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2 하반기 문학 원픽! ㅋ 뿌듯합니다요.
아니, 그나저나 5시 50분 기상 실화입니까?
근데 무엇보다 귀요미 둘째가 어떻게 방해하는지 궁금하네요;;; 귀여울 거 같은데......ㅋ

독서괭 2022-11-03 16:07   좋아요 2 | URL
제가 일어나 나가는 기척을 느끼는지 귀신같이 일어나서 쫓아나오기도 하고요.. 웬일로 안 일어나네 하면서 루틴 진행하고 있으면 방문 열고 우다다다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ㅋㅋ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들어와서 우유달라고 하지요. ㅎㅎ
전 애들이랑 10시 전에 잠들기 때문에 5:50 기상해도 수면시간이 적지는 않습니다 ㅋㅋ

거리의화가 2022-11-03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짜투리 독서를 모아 모아 5권. 대단하신 거에요!
저도 같은 독서대는 아니지만 비슷한 모양의 독서대가 있어서 그걸 활용하려구요^^ㅎㅎㅎ
저 점도펜 써봤는데 나쁘지 않습니다ㅋㅋ

독서괭 2022-11-03 16:09   좋아요 2 | URL
오 화가님 펜 써보셨군요. 저도 지금 쓰는 펜 다 쓰면 써보려고요 ㅎㅎ
다미여 덕에 독서대 제대로 활용할 듯 합니다^^
오디오북의 도움을 받아 5권이지만요 ㅎㅎ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11-03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빨리 일어나던 녀석이 사춘기가 시작되면 안 일어나서 또 문제가 되지요.
독서괭님 글 보면서 항상 추억을 떠올립니다.
새해목표 지키면서 책 열심히 읽고 일기와 글 쓰시는 독서괭님,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2-11-04 16:2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사춘기가 시작되면 안 일어나 문제.. 그러네요. 첫째는 지금도 깨우기 힘들 때가 종종 있어서, 엄마가 나 꺠우느라 예전에 얼마나 고생했을까 생각하며 반성하곤 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페넬로페님의 독서와 쓰기도 응원해요^^

햇살과함께 2022-11-03 17: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결심이 바위같이 단단한 분이신가요?!
잠자냥님 정도의 글빨!이 되어야 독서괭님을 유혹할 수 있다 ㅎㅎ
하반기 원픽이라니 저도 궁금해지네요~
모닝 루틴까지. 다미여도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2-11-04 16:24   좋아요 3 | URL
책 적게 사는 걸로 알라딘 마을에서 굳은 의지의 표상이 되어버린 독서괭..
하지만 다른 일에서는 딱히 그렇지 않습니다 ㅋㅋㅋ
서재글들 보면서 유혹을 느낄 때가 많은데, 열심히 참고 있지요^^
햇살님, 응원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1-03 2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천원 이상 사은품은 책 구매 권수에 포함해야 합니다~!!

역시 지킬건 지키는 독서괭님은 최고네요 ^^ 11월도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2-11-04 16:25   좋아요 2 | URL
에이 사은품은 책이 아니잖여요!! ㅋㅋ
이번달도 응원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새파랑님도 11월엔 더 많이 읽으시길요^^

다락방 2022-11-04 0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대가 다락방의 미친여자를 아주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것 같아요. ㅋㅋ
아 저도 꺼내야 하는데, 꺼내야 하는데.....(먼 산)

독서괭 2022-11-04 17:30   좋아요 1 | URL
좀 힘겨워보이지만 생각보다 안정적입니다 ㅎㅎ
다락방이 다락방을 멀리 하려 하시면 어쩝니까? 어서 꺼내서 따악 펼쳐두시죠^^

공쟝쟝 2022-11-04 1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갓생살지마… 괭님…. 혼자 살면서 갓생안하는 내가 모가돼….. …. 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말하는 저는 자기계발 하러 가는 지하철입니닼ㅋㅋㅋㅋ 쉿)
그리고 음… 혹시나 엄청 근사한 독서대 기대했던 내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독서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대가 뿔라질거 같은 비주얼엨ㅋㅋㅋㅋ 역시 다미여를 어떤 독서대가 소화하나 ㅋㅋ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갑니다아!ㅋㅋㅋ 내 친구 괭님은 사진도 독서대도 관대하신 관대하신 분!! ㅋㅋㅋ

독서괭 2022-11-07 15:08   좋아요 2 | URL
갓생 들어는 봤지만 뭔지 몰라서 찾아봤어요 ㅋㅋㅋ 덕분에 최신용어를 알게 됐다 ㅋㅋ 자기계발은 잘 하고 오셨나요?ㅎㅎ
엄청 근사한 독서대 ㅋㅋ 저 2단짜리 엄청 큰 독서대는 있긴 한데요, 거기엔 업무용 서류들이 올라가 있어서 독서용으로 쓰지 않습니다. 이쁘기도 스누피가 더 이쁨.. 독서대 안 뿌러져요. 스누피 보기보다 튼튼한 녀석이라구요 ㅋㅋ 그래도 써브웨이 사진보단 낫지유?

scott 2022-11-04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의 사랑스러운 막둥이
스누피가 꼬옥 안고 있는 우드 스톡 같은 모습 일거라 상상 합니다 ㅎㅎ

독서괭 2022-11-07 15:08   좋아요 2 | URL
우드 스톡! ㅋㅋㅋ 머리 뻗쳤을 때 생각하니 닮은 것 같습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2-11-05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미여 때문에 독서대 하나 살까 (작년부터 하는 고민) 하다가 어차피 줄 치려면 자꾸 내려야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지금은 독서대 없이 읽고 있어요.
이달의 목표 성공 축하드려요. 5권 읽기 쉽지 않지요. 전 계획 세우고 잘 지키시는 분들을 항상 존경합니다!!!

독서괭 2022-11-07 15:09   좋아요 1 | URL
다미여 때문에 독서대까지 사시려고..! 어라, 저는 독서대에 놓고 줄 치는데요,, 가능합니다. (제가 줄을 대충 쳐서 그런지도.. 사진도 대충 찍고 줄도 대충 긋는 독서괭..)
축하 감사합니다^^ 존경은 민망하고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05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닝 루틴!!!
책 읽는 시간이 부족해져도 모닝 루틴 꼬박 지켜내는 괭님 존경합니다^^
둘째는 귀여워요ㅋㅋㅋ 애들은 왜 엄마가 곁에 없는 걸 귀신같이 알아채고 일어날까요??
그러다 사춘기가 되면 엄마가 다가오는 걸 귀신같이 알아채고 도망가거나, 핸드폰 안본 척하고....ㅋㅋㅋ
괭님 애기들 사춘기가 되어도 이쁠 것 같아요.
독서대도 이쁘고, 책도 이쁘고, 다 예쁘네요^^

독서괭 2022-11-07 15:11   좋아요 2 | URL
어휴, 며칠 모닝루틴 제대로 못했습니다. 애들 감기로 잠 설치니 넘 피곤해서 ㅠ
둘째가 귀엽고.. 귀엽고.. 귀엽습니다 ㅋㅋ 우다다 뛰어오는 소리도.
사춘기 되면 도망간다니 서운하겠네요 ㅎㅎ 지금을 즐겨야지요. 예민 첫째께서 사춘기를 크게 앓지 않을지 조금 걱정입니다. ㅎ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그로부터 2주 후, 캐시는 내 심리상담실을 방문했다. 강간을 당하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맹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캐시를 성폭행한 남자아이는 재판을 받아야 했기에 소속된 육상팀에서 출장정지 명령을 받았다. 그의 친구들은 캐시가 그 아이를 곤경에 빠뜨렸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파티에 참석했으니 자업자득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고, 한 술 더 떠 캐시가 그 아이를 유혹했다고 수근댔다.  - <내 딸이 여자가 될 때> 143쪽


1993년, 열다섯살이었던 캐시는 친구의 초대를 받아 파티에 간다. 파티가 진행될수록 점점 술에 취하고 섹스하는 아이들이 많아지자 캐시는 파티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코트를 가지러 2층 침실로 향했다. 몰래 따라온 남자아이가 그녀를 강간했다. 

이 이야기가 2015년에 샤넬 밀러에게 일어난 일과 얼마나 비슷한지, 소름이 끼친다. 샤넬 밀러는 성인이었고, 파티에 갔다가 인사불성 상태에서 성폭행(아마도 유사강간)을 당했다는 점에 차이가 있지만, 그후 주변의 반응은 유사하다. 샤넬 밀러에게, 사람들은 유망한 운동 선수인 가해자 브록 터너의 앞날을 망쳤다며 비난한다.  

샤넬 밀러는 사람들이 유독 성범죄에 있어서만 피해자의 행동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한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나는 강간 사건에서 사람들이 왜 그 남자에게 맞서 싸우지 않았어요?라고 묻는 게 이상하다. 집에서 자다가 눈을 떴는데 강도가 물건을 훔치고 있는 경우에 사람들은 왜 그 남자에게 맞서 싸우지 않았어요? 왜 그 남자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 하고 묻지 않는다. 이미 무언의 규칙을 위반하고 있는 남자가 왜 갑자기 이성을 신봉해야겠다고 결심하겠는가. 어째서 그 남자에게 하지 말라고 하면 그 남자가 그만둘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 경우 난 의식이 없었는데도 어떻게 이런 질문이 쏟아질 수 있는가? 

나를 긁어대는 주장은 또 있었다. 남자애들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소리. 마치 그 남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듯. 나는 대학에 가는 내 딸들에게 말했어요. 대형 트럭 앞을 지날 때는 차에 받힐 걸 예상해라. 트럭 앞으로 걸어 다니지 마라. 네가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 가면 술과 마약에 취해서 강간당할 걸 예상해라.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는 가지 마라. 네가 남학생 사교클럽에 가서 폭행을 당한 거라고? 뭘 기대한 거야? (...) 남학생은 인간이다. 그들에겐 정신이 있고, 법이 있는 사회 안에서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몸을 더듬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구조화된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이 통제할 수 있는 인지 행위이다.   - <디어 마이 네임> 86, 87쪽  *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원래 책의 음영을 그대로 반영한 것임


성범죄에 한해서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마치 남자에게는 이성이 없는 것처럼 말한다. 남자는 자제할 수 없다고, 그러니 네가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고. 아니 이성과 합리성에 있어서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주장해 온 긴 역사가 이때만은 홀랑 잊혀지는가? 이렇게 주장할 거면 스스로의 열등함을 인정하고 짐승 유사한 지위를 인정해야 모순이 없는 거 아닌가?

샤넬 밀러는 성폭행 사건을 겪기 바로 전해, 엘리엇 로저가 저지른 '산타바바라 총기난사 사건'을 겪는다. 직접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친구들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엘리엇이라는 인물이 남긴 유서인지 선언문인지를 보면 기가 찬다. 남탓의 끝판왕이랄까. 



나는 엘리엇의 137쪽짜리 선언문의 시작 부분 일부를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이건 나 엘리엇 로저가 어떻게...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 비극은 일어나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인간들 때문에 내 손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잔혹함에는 서사적인 기승전결이 있었다. 마치 자신은 절대로 자기가 한 짓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억지로 떠밀린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그를 힘들게 만든 건, 그가 징벌의 날을 거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건 여자들이었다. 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외로움과 처벌과 채울 수 없는 욕망의 존재 상태를 견뎌야 했어. 그게 다 나한테 전혀 매력을 못 느낀 여자애들 때문이야. 그의 적개심은 자신에게는 마땅히 권리가 있다는 믿음과 자기연민 속에서 태어났다.

내게서 섹스를 박탈한 범죄를 저지른 모든 여자들을 처벌할 거야. 엘리엇의 세상에 있는 무언의 규칙에 따르면 여자들은 그와 섹스를 해야 했고, 우리는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만 존재했다.   - <디어 마이 네임> 148쪽  *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원래 책의 음영을 그대로 반영한 것임


야! 왜 내가 너랑 섹스를 해야하냐! 네가 매력 없는 게 내 탓이냐! XX*@#$%^&*!!XX (자체 심의 삭제) 

누구나 엘리엇 로저를 제대로 미친놈이라고, 로저가 아니라 루저라고 생각하겠지만, 수없이 일어나는 이별살인, 스토킹 등의 저변에는 가해자의 이런 생각이 깔려 있다. "네가 감히"라는 생각. 네가 감히 나를 거부해? 네가 감히 나를 우습게 봐? 네가 감히 나를 무시해? 그리고 "네가 감히'라고 '감히'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물론, 여성이라는 존재를 아래로 보기 때문이다. 




<토지>에도 아주 한심한 인물이 나온다. 자신의 불행을 여자탓으로 돌리는 인물, 윤이병이다. 윤이병은 금녀와 좋아하는 사이였으나 금녀는 주정뱅이 아버지에 의해 술집으로 팔려간다. 거기서 김두수에게 넘겨져 원치 않게 끌려다니던 금녀는, 도망쳐 윤이병에게 의탁한다. 그러나 찾아온 김두수에게 윤이병은 매수당하고 어찌저찌하여 결국 파국을 맞는데.. 이자는 모든 게 금녀 때문이라고, 너만 아니었어도! 하며 지랄을 한다. 안 그래도 못났던 인간이 가장 못나 보였던 순간.(이건 8권 내용은 아님. 6권인가..) 


윤이병과 김두수를 생각하면서 문득 든 의문이 있다. 나는 악한 인간보다 약하고 멍청한(한심한) 인간을 더 미워하는가? 김두수는 악인이지만 자기 자신이 나쁘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 금녀에게 집착하면서 "너만 나를 받아줬어도.."하는 남탓 모드를 잠깐 보이지만 자기도 그게 아닌 건 아는 것 같다. 윤이병은 김두수에 비하면 피라미, 환경에 따라 악인도 될 수 있고 그냥 무해한 자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다만 약해서 강자에게 무릎을 꿇는 그런 인간이다. 어쩌면 훨씬 평범한 인간. 그런데 왜 나는 김두수보다 윤이병이 더 싫을까? 아무리 윤이병이 한심해도 더 나쁜 놈은 김두수임이 명백한데?


<토지> 8권에서 김두수가 약해지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을 들으며 아, 내가 왜 윤이병보다 김두수가 덜 미운지 깨달았다. 그건 작가가 인물들에게 지닌 애정의 크기 탓이다. 그전부터도 느꼈지만 이 김두수라는 인물은 작가님이 상당히 애정을 가지고 만든 캐릭터라고, 엉엉 우는 그를 보며(들으며) 확신했다. 윤이병이라고 내게 연민을 느끼게 할 면모가 없었겠는가. 그러나 작가가 보여주는 만큼 볼 수 있는 나는, 나쁜 놈이지만 성장환경부터 어머니에 대한 치유되지 않은 아픔을 지닌 복잡한 한 인물을 이모저모 보여주면 연민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반면 윤이병에 대해서는 애정이 별로 없으셨던 듯 ㅎㅎ 

물론 김두수는 자기가 나쁘다는 걸 인식하고 있고, 윤이병은 못한다는 데도 원인이 있다. 지가 나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잘못하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남탓을, 그것도 강자가 아니라 약자를 탓하는 인간은 혐오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성범죄자들이 그렇다. 


나쁜 놈들을 지칭할 때 '개새끼'라고 하는 말을 반대한다. (개한테 미안하니까)

나쁜 놈들을 지칭할 때 '미친놈'이라고 하는 말을 반대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

나쁜 놈들을 지칭할 때 '벌레만도 못한 놈'이라고 하는 말도 반대하겠다. (벌레한테 미안하니까)

요즘 벌레 관찰을 즐기는 아이들을 위해 간만에 신간을 구매했다. 역시나 아주 좋아한다. 




그림이 참 귀여운데, 실제 벌레보다 훨씬 귀여우니 징그러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나는 애들 앞에서 티내지 않으려고 무척 애쓰는 중. 

(하지만 '바퀴벌레는 ................ ' 이건 알고 싶지 않았다.. 알고 싶지 않을 분들을 위해 ...처리 ㅋ ) 

이렇게 슬쩍 신간 소개를. 





이제 피해자 탓하는 가해자는 그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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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0-20 19: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망도서 찾아가래서 오늘 도서관 다녀왔는데 <내 딸이 여자가 될 때> 있더라고요. 제목만 보고 대출 안 했는데요. 독서괭님 이 글 읽고나니 아까비...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독서괭님의 생각에 저도 공감합니다. 이별살인을 비롯한 가정폭력의 기본은 ‘감히 네가...‘라고 지점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건 여자가 남자보다는 못 하다‘는 생각이 바탕인 게 맞는 것 같아요. 무시당해서, 가 또 다른 이유가 될 텐데요. 다시 연결되는 건, 네가 감히 나를 무시해? 라는 생각이 폭력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것 같습니다. 덩치 큰 남자, 젊은 남자에게는 큰 소리 못 치지만, 상대가 여성이라면 언제든지 막 해도 되고, 남자에게서는 무시당할 수도 있지만 여자에게서는 무시당할 수 없다는 확신.... 흐미...

<벌레팬클럽> 책 너무 귀엽네요. 동화책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던 예전이 생각납니다.
그 날은 반드시 옵니다. 주말에 혼자 커피숍에서 책 읽는 날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0-21 16:32   좋아요 1 | URL
제목이 초큼.. 그렇죠? 원제는 <Reviving Ophiie>(오필리어 되살리기?) 라는데요. 이게 우리나라에서 잘 안 와닿을 거라는 건 알겠지만 번역 제목도 책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ㅋ vita님은 이미 읽으신 것 같던데, 사춘기를 앞둔 여자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이 읽기 좋은 내용입니다.
도대체 ˝네가 감히˝ ˝네까짓 게 감히˝가 얼마나 강하게 내재되어 있으면 ˝내게 매력을 못 느낀 너희 여자들 탓˝이라며 총기 난사를 정당화 하는 걸까요? 너무 끔찍하지요.
벌레 팬클럽 책 귀엽습니다. 바퀴벌레는 너무 싫지만요 ㅋㅋㅋ 주말에 책 읽을 그날을 기다리며!!^^ 단발님 감사해요~~

건수하 2022-10-20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레팬클럽으로 어쩜 이렇게 매끄럽게 이어지는거죠?! ㅎㅎ 저 얼마전 깻잎순에서 귀뚜라미가 뛰어나와서 혼자 비명 지르고 난리가 났었답니다 (….)

저도 딸이 있으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던 책인데 반가워요.

섹스가 아니라도 데이트 부터도 거부당하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과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네요 (부들부들)

독서괭 2022-10-21 16:36   좋아요 1 | URL
ㅋㅋㅋ 수하님도 벌레 무서워하시는군요. 전 다리 많으면서 빠른 벌레들(지네, 돈벌레)이 정말정말 싫고요, 나방처럼 크면서 날아다니는 것도 싫고, 바퀴벌레는 정말 너무 싫습니다 ㅠㅠ 다행인지 불행인지 요즘은 그런 벌레들이 별로 안 보여요.. 애들이 동네에서 관찰하는 건 주로 공벌레나 지렁이, 개미, 파리, 거미, 그 외 이름모를 쬐끄만 벌레들이라 다행입니다;;
<내 딸이 여자가 될 때>는 하나하나의 얘기는 인상적이고 좋은데 이걸 하나로 모아가는 힘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는데, 끝까지 읽고 평가해보려고 합니다^^
과거의 일들 주마등 ㅠ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이 여러사람 피해주는 거 아닌가 싶네요 ㅠ

미미 2022-10-20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결같죠. 외국도 우리도. 특히 성범죄에 있어서는 유독 꽃뱀이다, 무고다부터...
강자위주의 논리,사고방식.
말씀끝에 귀여운 벌레그림으로
욕에도 이미 약자(동물,장애인,벌레,...)에 대한 비하가 들어있다는걸
알려주신 괭님👍

독서괭 2022-10-21 16:38   좋아요 2 | URL
네 정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 같아서 슬펐어요 ㅠㅠ
그래도 샤넬 밀러 곁에는 좋은 가족과 훌륭한 남친(믿을 수 없을 만큼!)과 배려깊은 수사관 등이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예요. 조금씩 더 나아지겠죠?
개나 장애인은 전에도 인식을 했었는데, 벌레 팬클럽 책을 보다보니 벌레에게도 미안해지더라고요 ㅋㅋ 대체용어로 ‘썩을 놈‘, 더 강하게는 ‘찢어 죽일 놈‘을 제안해봅니다 ㅋ 미미님 감사해요~

mini74 2022-10-20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화가 나네요. 그런데 여전히 그런 말 하죠. 창창한 앞길을 막았다는 둥 ㅠㅠ 벌레는 너무 싫어요 ㅎㅎㅎ 그나마 벌레 그림책하면 혼자서도 신나벌레는 정말 신났어 ㅎㅎ 아이랑 재미있게 읽었던 그림책 생각나네요 *^^*

독서괭 2022-10-21 16:42   좋아요 2 | URL
‘창창한 앞길‘ 진짜 ㅠㅠ 아니 피해자의 멀쩡했던 앞날은 어쩌라는 건지요.
오 혼자서도 신나벌레는 정말 신났어 라는 책이 있군요! 찾아보니 권윤덕 작가님 책이네요? 절판됐지만 ㅠ 도서관에 있으면 봐야겠습니다. 미니님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1 0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하면서 또 미간주름 팍!!! 그리면서 앞부분 읽다가, 점점~~ 벌레 그림책에서 미간주름 가로, 세로 주름들이 다 펴졌어요ㅋㅋㅋ
피해자 탓하는 가해자들!!!ㅜㅜ
벌레들아!!!!!!
출동해서 우리 가해자들 혼내주러 갈래???

독서괭 2022-10-21 16:43   좋아요 2 | URL
포르노랜드 읽느라 힘드신 분에게 제가 미간주름을 더 드려버렸군요! 하지만 벌레팬클럽으로 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ㅋㅋ 벌레들이 출동해서 응징해주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10-21 0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벌레...>로 끝나는 것은 독서괭님의 은유법으로 읽힙니다.
참고 읽으셨다는 말도, 위에서 더 참기 힘드셨다는 뜻으로...ㅠ

독서괭 2022-10-21 16:44   좋아요 2 | URL
어설픈 글을 은유법으로 곱게 해석해주시는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ㅎㅎㅎ
샤넬 밀러 책에도 열받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내 딸이 여자가 될 때>에도 곳곳에 여자애들이 당하는 성희롱이 등장합니다 ㅠㅠ

공쟝쟝 2022-10-22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찢죽놈…. !
니가 감히… 족속들은 왜 태어나는 걸까… 죽이지만 않을 뿐 비슷한 인간 너무 많이 봄… 어디 감히….

독서괭 2022-10-24 13:13   좋아요 2 | URL
입 밖으로 꺼내는 일은 드물어졌지만 내심에 있는 것 같아요. 어디 감히~~

독서괭 2022-10-24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노랜드>를 읽다보니 ˝그들은(...) 포르노의 세계관이 여성을 언제나 접근 가능한 존재로 그리는 탓에 거절에도 몹시 당황한다. 그들은 대개 여자와 자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함에 깊은 수치심을 표출하며, 이 수치심은 ‘야동녀‘와는 다르게 ‘싫어‘라는 어휘를 가진 여자 학우들을 향한 분노로 바뀐다.˝ (196쪽)라는 내용이 나온다. 포르노의 유해성은 어디까지인가 ㅠㅠ

공쟝쟝 2022-10-24 13:27   좋아요 1 | URL
진짜 어휴 ㅡ ㅋㅋㅋ
 

연휴를 두번 치르고 나니 10월 중순이라니. 말도 안 돼.. ㅠㅠ 

연휴가 두번이나 연달아 있었고, 그만큼 줄어든 업무시간 때문에 더 빡빡하게 일하느라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서재에도 접속을 못하고, 북플로 간신히 몇 개 읽은 게 전부. 드디어 5일 근무할 수 있는 주가 돌아와, 오랜만에 글을 쓴다. 휴일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 언젠가 나에게도 오려니...
















<토지> 7권 리뷰를 써야 했는데, 이미 시간이 흘러 8권이 중반부를 향해가버려서 리뷰는 건너 뛰기로 했다. 대신 <토지>에 나오는 어린아이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토지>는 워낙 긴 대하소설이기 때문에 웬만큼 중요한 등장인물은 어린 시절부터 나온다. 도입부에 어린아이였던 서희, 봉순이, 길상이도 있고, 그때 이미 어른이었던 용이, 월선이 등도 회상을 통해 어린시절을 조금씩 엿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이제 7, 8권에서 서희, 봉순이, 길상이 등은 다 어른이 되었고 이제 다음 세대의 어린아이들이 등장한다. 그 중간쯤에 있는 홍이(용이와 임이네 사이의 아들)와 두메(귀녀와 강포수 사이의 아들)도 있다.


서희의 어린시절은 주요 줄거리이기 때문에 익히 알려져 있다. 싸늘하고 냉정한 아버지 최치수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별당아씨와 할머니 윤씨부인, 다정한 침모 봉순어미와 충직한 종복들 사이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고 있었던 서희의 운명은, 어머니가 환이와 도망을 치면서 1차로 뒤집어진다. 울고불며 어머니를 찾던 서희의 모습에 눈물지은 독자들이 많을 것. 그러나 더 큰 비극은 아버지 최치수가 살해당한 사건(2차 뒤집어짐), 이어 찾아온 호열자에 의해 봉순어미를 비롯한 충복들과 윤씨부인까지 사망한 사건(3차 뒤집어짐)이었다. 서희의 곁에는 비슷한 나이의 봉순과 길상 뿐, 의지할 곳 없이 조준구 부부에게 집안을 통째로 빼앗기고 만다. 

서희가 늘 사람에게 벽을 치고 쉽게 믿지 않는 것, 마음을 열지 않는 것, 오로지 가문의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독하디 독하게 마음을 다잡으며 나아가는 뒤의 이야기는 이런 서희의 어린시절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어린시절을 지켜보지 않았다면, 독자들이 지금의 서희를 이해하고 아껴줄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다보면 유년기의 발달에 많은 관심을 쏟게 된다. 유년기는 딱 몇살부터 몇살까지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초등 저학년 때까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유년기의 신체 발달, 행동 발달에 관심을 두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 많은 심리학 서적들이 쏟아지면서 유년기의 정서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므로, '유년기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 가장 중대한 책임을 떠맡고 있는 엄마로서 지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신기한지. 갓 태어나 눈 깜박이고 젖 빨고 바르작거리고 변을 보는 것 외에는 할줄 아는 게 없었던 모습이 아직 생생한데, 얼마전까지 엄마라는 말밖에 못하고 아장아장 걸어다녔는데, 어느새 자라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양심을 버렸네"라 말하고(첫째), '앞집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하는 자장가를 듣다가 "못 짖게 하면 개가 속상할 텐데"라고 걱정하는(둘째) 아이들에게 깜짝깜짝 놀란다. 아이들에게는 매일매일 많은 것들이 새롭고, 궁금하고,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생각들이 그 작은 머리속에서 굴러가고 있다. 아침에 엄마아빠에게 많이 혼나면 그때는 화를 내지만 저녁에는 사랑한다는 편지를 주고 집안일을 도와주며 사랑을 확인한다. 형제 중 한명이 고집부리며 혼나는 걸 보면 다른 한녀석은 옆에서 자기는 잘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칭찬받으려 애쓴다.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한 행동을 가끔 하기도 하지만, 점점 제한 범위 내에서 타협할 방법을 찾는다. 평일에는 엄마아빠는 일하러 가고 자기들은 등원해야 하며, 주말에는 재미있는 곳에 놀러갈 수 있다는 걸 안다. 갖고 싶은 걸 다 가질 수 없지만, 특별한 날에는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안다. 엄마아빠가 두고 간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결코 진짜로 두고 가지 않는다는 걸 안다.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안다. 


<토지>에는 많은 유년이 불우하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피해가기 어렵기도 했겠고, 또 시대가 가진 어린아이에 대한 태도 탓도 있을 터다. 아버지를 모르고 자란 봉순이는 호열자에 엄마마저 잃는다. 길상은 부모를 모른 채 절에 맡겨져 자라났다. 그나마 이들은 엄마 혹은 키워준 스님들에게 정을 듬뿍 받고 자랐다. 홍이는 무심한 아버지 용이와 모질고 무정한 엄마 임이네 사이에서 눈치보며 자란 아이다. 하지만 월선이와 같이 살게 되면서 친모자보다 더한 사랑을 쌓게 된다. 두메는 어머니를 모르고 아버지와 둘이서 살았는데,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해 마음에 큰 멍울이 졌다. 

하지만 이들 중요인물 외에, 내게 <토지>의 어린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 건 임이의 아들, 그러니까 용이의 두번째 부인 임이네의 딸 임이가 낳은 아이 이야기였다. 어느날 임이는 집을 나가고, 남편인 허서방이 여섯살 정도 된 아이를 데리고 임이네를 찾아와 임이의 행방을 묻다가 자기는 임이를 찾으러 갈테니 아이를 돌봐달라며 두고 간다. 그 과정에서 임이네와 허서방 사이에 아이를 상대방을 향해 밀쳐대는 실랑이가 벌어진다. 그 후 아이는 눈물과 콧물과 땟국이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 양지바른 곳에 쭈그리고 앉아 "아방이.."하며 울곤 했다.

  

그것은 찢기고 할퀴우고 상처투성이가 될 한 생장의 출발이기도 했다. - <토지> 8권 7장 '벌목장의 오두막' 중 


이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자라서 과거의 이 장면을 어떻게 기억할까. 이 큰 상처를 잘 보듬어낼 수 있을까? 

한편으로, 김평산의 아들 거복이/한복이를 생각하면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유년기를 같이 보낸 형제도 이렇게나 다를 수 있으니, 역시 타고난 성정이 많은 걸 좌우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거복이는 김두수라는 이름으로 용정에 나타나는데, 아주 잘나가는 일본의 밀정으로, 정말 나쁜 놈이다. 하지만 거복이의 어린 시절을 알고 있는 독자로서는 마냥 미워하기에는 복잡한 마음이 든다. 어릴 때부터 질이 나쁘기는 했지만, 아버지가 살인죄인으로 처형당하고 어머니가 목을 맨 후 어머니를 땅에 묻고 나무에 머리를 박으며 통곡하던 그를 알기 때문이다. '살인죄인의 자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만 했던 그의 과거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게 자라난 한복이도 있다. 그러니 환경의 탓이라고, 자식의 나쁜 짓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나쁜 본만을 보여준 아비의 탓이라고, 연좌제를 적용한 시대의 탓이라고 변호하며 그가 김두수로서 저지르는 더러운 행각에 면죄부를 줄 생각은 없다. 다만 한 인간이 구부러지고 비틀린 흔적을 살피는 일은,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을 유지하고 이 사회가 행해야 할 노력의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하다. 임이의 아이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가 지금이라고 없을까? 이혼법정에서는 서로 양육의 책임을 미루는 행태도 일어난다. 억지로 떠맡아진 아이에게 기본적인 의식주 외에 정서적 돌봄을 기대할 수 있을까. 거복/한복이같은 연좌제의 희생자 또한 지금이라고 없을까? 옛날에는 이름을 바꾸고 숨기라도 했지, 이제는 그럴 수도 없다. 내 정보를, 과거를 숨기고 지우는 건 더 어려운 일이 되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불우한 성장환경을 가진 범죄자에 대한 연민은, 그에 대한 처벌을 가볍게 하는 방향이 아니라 제2의 범죄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주변을 살피는 태도로 향해가야 한다. 가벼운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을 그냥 그가 겪고 있는 문제들 속으로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문제를 살펴보고 함께 고민해주려는 어른들, 그걸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면 아이들은 특유의 유연성으로 변화할 수 있다.

"찢기고 할퀴우고 상처투성이가 될 한 생장의 출발"을, 뻔히 알면서 두고볼 수는 없지 않은가... 




먼 훗날의 너에게

                                    유하 


한때 너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바다 어느 곳에도

미지의 새는 없다고

제비갈매기 가마우지 바다직박구리 꼬마물떼새...

바다 그 어느 곳에도, 미지의 새는 없다고


너는 서툰 입술로, 이 세상

삶의 이름들을 하나둘 발음하려 한다

네 눈앞에 무지개가 떴구나

한 아이의 마음이 경이로움을 더듬더듬 발음하는 순간,

무지개는 영원한 네 것이다

네가 삶의 이름들을 하나둘 취해갈 때

너의 설렘은 내 가슴으로 흐른다, 생애 첫 강물처럼

그래,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로다 


이제 먼 훗날의 너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구나

드넓은 바다 그 어드메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남겨놓으라고,

설렘이 멈추면 무지개도 사라지는 것

늙은 지혜보다는 철없는 설렘이 더 소중하나니

드넓은 바다 그 어드메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남겨놓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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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7 18: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린나이에 죽은 용이 누이 생각이 나네요. 자신도 용이처럼 해달라고 울며 조르던게 살고싶단 말처럼 들려서요. 그래서 토지의 아이들이 커서 어떤 인물들이 되든 감정의 끝엔 짠함이 남는거 같아요. ~ 글도 좋고 시도 좋고. 유년의 이야기가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요 *^^*

독서괭 2022-10-19 12:13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용이 누나 얘기가 인상적이었어요. 너무 슬프고.. 누이의 죽음 때문에 용이의 여성에 대한 태도가 이렇게 되었나(보호가 필요한 약하고 불행한 여성에게 끌리는?) 싶기도 하고요.
‘감정의 끝엔 짠함이 남는다‘는 말씀이 딱이네요^^ 이 시집에서 이 시가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니님^^

잠자냥 2022-10-17 2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의 어린이들 이야기! 넘나 재밌습니다. 그리고 “못 짖게하면 개가 속상할 텐데.” 둘째 귀요미 어떡해요…. 아이고 귀여….

공쟝쟝 2022-10-17 22:06   좋아요 3 | URL
왜 모든 둘째는 귀요미인가…

독서괭 2022-10-19 12:14   좋아요 3 | URL
저희 둘째가.. 좀 귀엽습니다 ㅋㅋㅋㅋ 스윗한 아들내미(헤헷).
첫째보다 둘째가 귀엽고 둘째보다 셋째가 귀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진리.. 첫째 쟝쟝님 넘 서운해하지 마세요 ㅋㅋ

잠자냥 2022-10-19 14:1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즤집 둘째 아들내미도 넘나 귀여움.
근데 셋째도 귀엽고...
요즘엔 육고 막내 넘나 귀여움..... 막내 딸래미 업고 다니고 싶을 정도인데......
문제는 나만 보면 도망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0-19 14:46   좋아요 1 | URL
자냥… 막 좋다고 괴롭히고 뽀뽀 너무 많이하고 들이대고 그랬군요?ㅋㅋㅋ

잠자냥 2022-10-19 15:16   좋아요 1 | URL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남발하면서 간식 젤 많이 주는데 ㅋㅋㅋ 간식만 얻어먹고 냉큼 도망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0-20 12:10   좋아요 1 | URL
ㅋㅋㅋ 바람직한 고양이네요 ㅋㅋ 여섯 중 막내라니 얼마나 귀여울지~~^^

책읽는나무 2022-10-17 2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애기들이 엄마 닮아 똑똑하네요ㅋㅋ
양심을 버렸네!!
못짖게 하는 개를 걱정하고!!
😅😁😄
지금 한창 시인 아가들 얘기에 감탄할 시기!!
괭님 좀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10-19 12:15   좋아요 2 | URL
양심을 버렸네는 진짜 이해하고 말한 건지 약간 의문이 ㅋㅋ
둘째가 좀 다정다감합니다^^
시인 아가들! 그러게요. 어록 좀 적어놔야 하는데 자꾸 잊어버립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이때가 제일 좋았다 싶겠지요?^^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18 0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꾸준히 토지를 듣고 계시는군요 ~! 그렇게 하기 쉽지 않으실텐데 대단하십니다 ㅋ
오히려 연휴가 책 읽기에는 더 안좋은거 같아요 ㅜㅜ

독서괭 2022-10-19 12:16   좋아요 2 | URL
여러 작가 전작하시는 새파랑님이 더 대단하세요 ㅎㅎ
새파랑님도 연휴에 별로 못 읽으셨나 봅니다.. 뭐, 어떻게 책만 읽고 살겠어요?^^ 남은 10월도 힘내서 읽어보아요~~

다락방 2022-10-18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토지 2권 읽다가 멈춰 있었는데 다시 들어야겠어요.
독서괭 님, 아주 좋은 글이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을 써주시다니.. 독서괭 님 넘나 좋은 분 ♡

독서괭 2022-10-19 12:17   좋아요 1 | URL
아니 벌써 멈추시면 아니되옵니다 ㅋ 끊기면 못 들어요.
좋은 글이라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최고♡

거리의화가 2022-10-18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의 아이들 이야기 역시 좋네요^^
저는 한복이가 참 바르고 올곧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당시 상황도 그렇고 짠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저는 이제 6권 시작했습니다! 괭님의 꾸준한 듣기 응원할게요^^*

독서괭 2022-10-19 12:19   좋아요 2 | URL
저도 한복이 자라는 거 보면서 참 감탄했어요. 평사리에 돌아왔을 때 두만네가 보듬어준 덕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복이 뒤에 가면 또 나오겠죠? 기대됩니다 ㅎ
화가님 너무 빨리 따라오셔서ㅋㅋ 저는 거북이 된 기분으로 천천히 가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가요^^

햇살과함께 2022-10-18 2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주말에 혼자 카페에서 책 읽을 날이 옵니다~ 그날이 옵니다~

독서괭 2022-10-19 12:19   좋아요 2 | URL
햇살님 감사합니다~~ 주말에 혼자 카페에서 책을 읽다니 아 꿈같은 이야기네요!^^

scott 2022-10-19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아이들의 뛰어난 언어 능력은 괭님이 꾸준히 동화책을 읽어주셔서 인것 같습니다.

근데 막둥이 눈에 밟혀서 괭님 어떻게 출근을???ㅎㅎ
˝못 짖게 하면 개가 속상할 텐데˝

사랑둥이들 ^^


독서괭 2022-10-20 12:11   좋아요 2 | URL
아니, 스콧님, 감사합니다. 정말 제가 동화책을 열심히 읽어준 영향이면 좋겠어요 ㅎㅎ
둘째가 강아지를 아주 좋아해서 인형도 맨날 강아지 안고 다녀서 감정이입을 했나봐요 ㅋㅋ

단발머리 2022-10-20 1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형제 중 한명이 고집부리며 혼나는 걸 보면 다른 한녀석은 옆에서 자기는 잘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칭찬받으려 애쓴다.

독서괭님댁 아가들 착한 것 좀 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보통 형이나 동생, 누나나 동생이 혼나면요. 일단 한 번 쓰윽 웃습니다 ㅋㅋㅋ 고소하다, 하는 그 눈빛 ㅋㅋㅋㅋㅋ 그 담에 자기는 잘하고 있음을 강조하지요 ㅋㅋㅋㅋㅋㅋ 얼른 자라거라, 아가들아!!!

독서괭 2022-10-21 16:28   좋아요 0 | URL
착한가요? ㅋㅋㅋ 고소하다 하는 눈빛을 제가 혼내는 데 집중하느라 못 본 건 아닌지 갑자기 의심이..-_-;; 한번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ㅋㅋ 자기는 잘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부분은 다 매한가지인 듯요 ㅋㅋ 내가 볼 땐 귀엽지만 혼나는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얄미울지;;

거리의화가 2022-11-09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 역시 당선될 줄 알았던 글입니다! 괭님 이달의상 2관왕 축하드려요.

그나저나 토지 7권 다시 시작해야하는데 어휴... 5, 6권 읽으면서 점점 화가 고조되어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더할텐데 그쵸? 그래도 완독 목표가 있으니 이달에 하나라도 들으려구요.

독서괭 2022-11-10 14:53   좋아요 1 | URL
헤헤 2관왕이라니 이런 경사가! 감사합니다^^
화가 고조돼죠 ㅎㅎ 그래도 재밌으니 계속 가시는 겁니다!! 저는 9권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2-11-09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될 줄 알았다요. 축하해요~

독서괭 2022-11-10 15:00   좋아요 1 | URL
축하 감사해요 잠자냥님^^

페넬로페 2022-11-10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2관왕 축하드려요.
일하시고, 아직 어린 아이들 키우시고, 책 읽고 글 쓰시고
넘넘 정말 아주 대단하세요. 감탄 중입니다**

독서괭 2022-12-02 15:54   좋아요 1 | URL
앗, 페넬로페님 이 댓글을 왜 이제야 봤을까요. 축하 넘 감사합니다^^ 늘 과분하게 칭찬해주신,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ㅎㅎ 즐거운 12월 보내세요^^
 

9월은 가뿐히 성공! 

9월에 산 두 권의 책은 

여성주의 책읽기 9월 도서인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가 직접 쓴 책 <디어 마이 네임> 이다. 

그리고 커피~ 최근 제일 맘에 든 후르츠바스켓 드립백! 
















아침에 <디어 마이 네임>을 읽다가 눈물이 나서, 읽고 있는 책 + 이번 달 사고 싶은 책 페이퍼를 쓰려고 했는데,

그러고보니 9월 새해목표 성공 페이퍼를 아직 안 쓴 게 생각나서, 그냥 합쳐서 쓰기로 했다. 


그날 저녁 집에 갔을 때 내 마음속 지하저장실 깊은 곳에 넣어두었던 단지가 나를 기다리며 방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웃기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나는 다시 그걸 집어 들고 문을 열고 계단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걸어 내려가 지하실에 넣고 열쇠를 잠갔다. - <디어 마이 네임> P56


샤넬 밀러는 어느 날 밤, 동생을 따라 스탠포드 대학 남학생 사교클럽에서 여는 파티에 간다. 기분좋게 술에 취해가던 그녀가 눈을 뜬 곳은 병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는 멍한 정신으로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진술을 한다. 오늘 읽은 내용은 집에 돌아가 연락을 기다리며 일상생활을 하는 부분이다. 애매모호하게만 상황을 전달받은 그녀는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병원에서부터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일들을 단지 속에 넣어 꼭꼭 숨겨둔다. 사건을 알지 못하는 부모님과 외식을 하고, 주말이 어땠냐는 동료의 질문에 "아주 재미있었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어느날 뉴스에 그녀의 사건이 오르내리기 시작한다.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위스키 두 잔, 보드카 두 잔을 마시고, 동생과 함께 그 사교 클럽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 "필름이 끊겼다"고 말했다. 내가 정확히 몇 잔을 마셨는지 어떻게 알았지? 기자와는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었다. (...) 내 생활을 보호하던 벽들이 무너져내리고, 온 세상이 슬금슬금 나를 향해 기어오는 기분이었다. 강간 피해자 진료소에서 조심스럽게 했던 말들이 메가폰으로 온 세상에 전파된다면 나는 어디서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걸까?
기사 끄트머리로 내려가니 이런 문장이 있었다. 해당 여성은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신입생인 터너는 세 번에 걸쳐 미국 대표 고등학교 수영선수로 선발되었고 자유형 두 종목에서 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기록 보유자라는 표현이 병원 같은 단어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마지막 줄은 이렇게 끝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미국대표 선발대회에 참가했던 터너가 유죄를 선고받으면 최고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 저비스는 터너가 훌륭한 학생이자 훌륭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무척 비극적이고 그는 놀랍고도 놀라운… 나는 읽기를 멈췄다. 그가 어째서 훌륭하고, 훌륭하고, 놀랍고도 놀라운 사람이라는 거지? - P65, 66
 



이미 진작에 보석으로 석방된 가해자, 브록 터너는 변호사와 조사원을 고용해 피해자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무죄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이렇게 완벽히 가해자 입장에서 쓰인 기사가 나온 이상, 피해자는 한발 지고 시작하는 셈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자기 사건을 기사로 접한 샤넬은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기사 끝에 달린 첫 댓글은 대학 졸업생이 남학생 사교클럽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였다.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가 똑같은 기사를 읽은 건가? 나는 보고서를 닫았다. 바로 그 자리에서 이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그 어떤 내용도 현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나, 샤넬은 사무실에 앉아 있고, 공개적으로 난자되고 있는 그몸은 나에게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에밀리 도가 나지만 내가 전혀 아니기도 한 그녀가 탄생한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으리라. 나는 갑자기 그녀에게 증오심이 일었고, 이것이, 그녀의 헐벗음이, 그녀의 고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것은 에밀리였다. 이모든 일은 에밀리의 일이었다. - P67



신변보호를 위해 받은 가명 '에밀리 도'라는 정체성과 자신을 분리시켜 진짜 자신을 보호하는 것. 자신의 심리가 흘러갔던 과정을 분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샤넬 밀러는 잘 해낸 것 같다. 읽는 이에게까지 그 심정이 와닿는다. 가해자의 대응 방식, 언론의 보도 방식, 피해자의 대처.. 모든 게 너무 슬프고 화나는데 또 익숙하다. 

마음이 힘든 독서지만 끝까지 읽어보겠다.



예외 : 아이들책















<리디아의 정원>은 <도서관>으로 알게 된 사라 스튜어트의 책이라 샀는데, 아직 못 읽어봤다. 첫째는 편지만 있어서 재미없다고;; 

<세상에서 아빠가 최고야>는 헝겊 인형 앙코가 우연히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게 되면서 '아빠'가 되는 이야기인데, 우여곡절 끝에 아기고양이(아빠보다 커진)는 진짜 고양이들 집으로 입양가지만, 낳지 않아도 함께 하면 가족이라는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는 사랑스런 이야기다. 

<퍼피구조대 4집> .. 점점 스케일이 커지는 퍼피구조대..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읽은 책: 7권










































<토지> 6, 7권 완청. 아차, 6권은 리뷰를 썼는데 7권 아직 못 썼다. 잊어버리기 전에 빨리 써야하는데..! 

<밝은 밤>은 오랜만에 읽은 최은영. <쇼코의 미소>는 좋았는데 그럼에도 왠지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게 없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재미있더니 끝까지 좋았다! 최은영 작가의 다음 작품, 특히 장편이라면 꼭 읽어볼 예정.

<마음을 치료하는 법>은 리뷰를 썼다. 이 책도 아주 좋았다.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는 리뷰를 잘 쓰고 싶어서 아끼다가 못 쓰고 있는데(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잊기 전에 얼른 써야겠다. 참 좋았다. 

<킨>은 오랜만에 눈을 못 떼고 읽은 소설! 역시 난 장편소설이 좋다. 참 좋다. 소설이 역시 최고다! 리뷰를 썼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은 9월 마지막날 완독 성공 ㅎㅎ 간단히나마 리뷰를 썼다. 



10월 사고 싶은 책 

사고 싶은 책은 거의 쓰지 않지만(왜냐면 대체로 못 사기 때문) 이번엔 여러모로 꼭 사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나와서 소개한다.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시집을 잘 읽지 않는 독서괭이지만, 이 시집은 읽고 싶어 담아놨으나 절판이었는데.. 몇년 전 한창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들을 때 이동진 작가가 이 시집의 시 몇 편을 읽어줬더랬다. 그게 너무 좋아서 읽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재출간 되었다고 알림이 옴! 간만에 시집 읽을 기회! 

<타오르는 질문들>은 스콧님 서재에서 알게 된, 최근 출간된 마거릿 애트우드 에세이다. 이번에 노벨문학상 받으면 좋겠다.. 이 책은 많이 궁금한데, 아직 책장에 <증언들>도 못 읽어서.. 살지말지 좀더 고민을 해봐야할 듯. 한달에 두권 사기로 정해놓으면 이렇게나 한권한권 치열하게 고민해서 사게 됩니다.. 


 
















8월에 네권밖에 못 읽은 걸 만회하여, 9월에는 일곱권을 읽었다. 10월에도 충분히 읽고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단 10월 여성주의 도서인 <포르노랜드>를 절반 정도 읽었기에 마음이 가뿐하네? ㅋㅋㅋ 

서친님들 모두 쌀쌀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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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0-04 14: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디어 마이 네임>은 책의 존재를 출간때부터 알았는데 저는 도저히 읽을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ㅠㅠ
저는 독서괭 님 덕분에 <킨>을 꺼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다른책 들고 나왔지만.
그나저나 포르노랜드 절반 정도 읽으셨다니.. 저도 빨리 꺼내서 읽어야 되는데 초조하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0-05 13:13   좋아요 0 | URL
<디어 마이 네임>은 <페이드 포>에 비견할 만큼 내용도 문장력도 훌륭한 책 같습니다(두권 다 아직 완독 전이지만요..?;;) 제가 먼저 읽고 감상 공유하겠습니다!
<킨> 어서 읽어보세요. 다락방님도 좋아하실 것입니다^^ 중간에 끊기 어려운 점 감안하시고요!
포르노랜드 아직 10월 많이 남았잖아요 ㅎㅎ 다락방님은 재독이시고 ㅎㅎ

미미 2022-10-04 14: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해자에 대한 뉴스에서도 평소에 착했다고, 능력있고 깍뜻했다고 하는말들..
저는 그런 인터뷰를 취재하는 의도를 모르겠어요. 그런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지...

저도 초조해졌습니다ㅋㅋㅋㅋㅋ서둘러야겠네요!
이번달도 괭님 응원합니다^^*

얄라알라 2022-10-04 14:46   좋아요 2 | URL
아직 4일이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미미님 락방님께서 초조하시다니^^;;

미미 2022-10-04 15:45   좋아요 3 | URL
얄라님!! 9월에 제가 넘 늦게 완독을해서 이번달에는 좀 더 서두르려고 했는데 괭님이 벌써 절반
읽으셨다고하여 초조했습니다.ㅋㅋㅋㅋ 역시 이래서 같이 책을 읽는거겠죠? *^^*

독서괭 2022-10-05 13:15   좋아요 1 | URL
제가 여러 분들을 초조하게 만들었군요 ㅋㅋㅋ 시작이 빨랐다고 완독도 빨리 한다는 보장은 없는 법이니ㅋㅋㅋ 저도 방심하진 않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2-10-04 1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9월에 ˝완청˝ ˝완독˝ 미션 클리어를 많이 하셔서 독서괭님 참 뿌듯하시겠어요.
7권이라니! 읽은 권수도 권수이지만, deadline지켜서 리뷰도 다 올리셨잖아요! 쫙짝짝!

저는 9월 30일 약속도 못지켰으면서 그나마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일부 리뷰를 쓰다가 저장만 해두어서
여성주의 책읽기 멤버라고 하기도 뭐하네요^^:;

독서괭 2022-10-05 13:17   좋아요 1 | URL
박수 감사합니다^^ 얄라님, 저도 여성주의 책읽기 빼먹은 책 많은데요 ㅎㅎ 마음만 함께라도 되는 것 아닙니까!!(아닌..가?) 아니면 돈이 함께하면..??(책은 일단 사기 ㅋㅋ)
리뷰 쓰다 저장해두셨다면 어서 공개해주세요^^ 일부면 어떤가요!

새파랑 2022-10-04 15: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도 책 구매횟수에 카운트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 9월에도 풍성하게 읽으셨군요. 전 8월, 9월 망했습니다 ㅜㅜ

독서괭 2022-10-05 13:18   좋아요 1 | URL
그런 말씀 마시라니까요 새파랑님 ㅋㅋ 커피가 어떻게 책과 동급인가요!
새파랑님 망해봤자..싶지만 다들 기준이 다르니 ㅎㅎ 10월에는 풍성하게 읽으시길 응원합니다^^

scott 2022-10-04 15: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대로 쭈욱 열독이 이어지신다면
2022년 연말 알라딘 최 상위 고객으로 우뚝 올라 서게 될 것 같습니다!

10월에도 완청-완독의 달로
괭님 홧팅!^^

독서괭 2022-10-05 13:18   좋아요 1 | URL
ㅎㅎ 스콧님, 돈은 별로 안 쓰고 있어서 최상위 고객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ㅋㅋㅋ
완독 완청 응원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0-04 1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킨 좋다고 하셔서 읽어보고 싶지만 역시 읽을 거리가 풍성한 관계로~^^; 무엇보다 <포르노랜드> 절반 읽으신게 가장 부럽습니다.
9월 많이 읽으셨어요^^ 토지 2권 완청한 것 동지라 기뻤네요!ㅎㅎㅎ 이번 달은 얼마나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시집과 괭님의 조화가 뭔가 생경하긴 합니다. 나중에 후기 들려주세요!*^^*

독서괭 2022-10-05 13:19   좋아요 0 | URL
ㅎㅎ 화가님 <킨>은 참 재미있으니 재미있는 거 읽고 싶어지실 때 읽어보세요^^
토지 2권 완청 동지! (하이파이브!) 전 내년 상반기까지 토지 전권 완청이 목표입니다 ㅎㅎ
시집 제가 읽어보고 후기 적어볼게요^^

건수하 2022-10-04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알차게 읽으셨네요. <디어 마이 네임> 읽기 힘들 것 같아서 주저하게 되더라고요..

<포르노랜드> 절반 읽으셨다니 엄청 여유로워 보여서 부러워요. 토할 거 같다는 후기가 있어 좀 걱정되네요 ^^

독서괭 2022-10-05 13:22   좋아요 0 | URL
<디어 마이 네임>은 저자가 글을 참 잘 씁니다. 제가 끝까지 읽고 감상 공유할게요^^
<포르노랜드>는 좀.. 그렇습니다. 그런 그런 하드코어물들이 있다는 걸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생한 묘사를 보니 많이 역겹더라고요ㅠㅠ 수하님 마음 단디 먹고 보세요~!

공쟝쟝 2022-10-04 18: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그렇다면 ISFJ?

2022-10-05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10-04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절반 정도 읽어둘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난티님이 앞부분에서 토 나올 것 같다고 하셔서 식간에 읽어야 하나? 계산 중입니다^^
<디어 마이 네임>은 슬픈 책이로군요?
가해자, 피해자...ㅜㅜ 이미 쿵~ 내려앉는 느낌입니다.
사라 스튜어트 작가의 그림책 저도 참 좋아라 했었는데 말이죠~^^ 특히 <도서관>책요!!
근데 퍼피구조대 와~~ 전권 다 갖추려면??ㅋㅋㅋ
저 옛날에 약간 저렇게 비슷한 시리즈 책 사 준다고 어휴~~내 책은 진짜 한 권도 못샀죠ㅜㅜ

독서괭 2022-10-05 13:24   좋아요 1 | URL
네 책나무님 <포르노랜드> 특히 초반에 묘사가 많아서 좀 힘듭니다.. 맘 단디 먹고 보세요~!
<디어 마이 네임>은 슬프기도 하지만 성폭력을 둘러싼 부당함들을 낱낱이 까발려서 함께 분노하게 되는 책이예요. 글을 참 잘 써서 좋습니다.
<도서관> 저도 좋아해요^^ 그 책은 애들도 의외로 반복해서 보던데, 리디아의 정원은.. 음..
퍼피구조대는 DVD인데 4집까지 나온 것 같습니다. 다 갖췄습니다 ㅋㅋㅋ 또 나오겠죠 ㅋㅋ

단발머리 2022-10-04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디어 마이 네임> 너무 슬플 것 같기는 한데 읽어보고 싶어요.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는 독서괭님 리뷰보고 저도 대출해놓은... 대출만 해놓고 집에서 대기ㅠㅠㅠ 얼른 읽고 싶은데 책탑 밑에 깔려 있는.... 얼른 꺼내 읽어야겠어요. 아끼시는 마음 느껴보렵니다.

독서괭 2022-10-05 13:25   좋아요 0 | URL
<디어 마이 네임> 읽으시면 할말 많으실 거예요! 단발님은 원서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꿈꾸고 사랑했네~> 방금 리뷰 썼습니다. ㅎㅎ 책탑 밑에 깔려 있다니 안타깝 ㅠㅠ 구출해주고 싶어요 ㅋㅋ

햇살과함께 2022-10-05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제가 좋아하는 책~ 제가 살고 싶은 로망으로 간직한^^
9월 성공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2-10-05 13:26   좋아요 1 | URL
햇살님도 <도서관> 좋아하시는군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인가봐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