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쓰는 참 그저그런 원고의 마감 시즌이다. 좀 늦은 상태.
잠시 원고 이야기를 하면 전래 동화를 쓰고 있고 그림책 단행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창작 동화가 아니기에 좀 그렇긴 한데
어제 유명한 작가분이 전화가 오셨다.
나를 편집자로만 알고 계신분.
요즘 뭐하세요?
그런데 그분께 나도 동화를 쓰고 있단 말을 못하겠더라는, 아니 나도 글을 쓰고 있다는 말을 못하겠더라는. 떳떳해 지자고 이제는 내 경력에 당당함을 심자고. 마음먹었다.
각설하고 그래서 마감시즌이란 이야기다. 아니 그것보단 호떡집에 불난 상태다.
참 사연 많은 11월과 12월인데~
그런데 이번주부터 태은양 어린이집 방학이다. 그것도 다음주까지.
그래도 보낼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절대 안간단다.
절대 !!!
정말 절대 안가고 있다.
아침부터 종일 엄마를 괴롭히며.
왜 엄마들이 아이들 방학하면 힘들고 괴로운지 알겠다.
오늘은 9시부터 재우려고 했는데 이리빼고 저리 뺴고 낼 놀러갈 친구집(동네 친구집에 초대받았다.) 친구에게 아주 장문의 편지를 쓰느라 (태은이는 5살아이치고는 꽤 편지를 길게 쓴다.) 날이 샌다. 11시 넘어 라면을 부탁하는 옆지기와 생떼를 쓰는 아이와 책을 읽어달라고 책꽂이에게 20권을 뽑아와 머리맡에 둔 태은 양과 씨름.
결국 12시를 넘어버리고.
안자는 태은이가 책을 읽어달라는 데 읽을 힘이 없다.
태은아 어쩌지 엄마가 말이야 자꾸 화가 나려고 해.
천진난만하게 왜? 한다.
있잖아. 엄마 한테 짜증 대폭발마왕이 놀러왔어. 그래서 엄마 맘 속에 들어왔어, 그래서 자꾸 화가 나고 짜증이 나.
가라고 해.
그런데 태은이한테는 말썽쟁이 요정이 놀러왔어. 몰랐어?
몰랐는데?
그러니 태은이는 자꾸 말썽을 부리지.
(오늘 옷걸이 던지기를 해서 사방발방 날아간 옷걸이 주우러 다니고, 5살 아가씨 사정없이 웃어 주시고, 밥그릇을 발로 차서 밥알이 사방으로 날아가 15분 손들고 벌서고 반성문 쓰고)
짜증 대마왕과 말썽쟁이 요정이 만나니 계속 싸우기만 하는거야.
그러나 문득 생각한다.
이거 잘쓰면 동화인데?
그래서 좀 더 연결해 볼까 하니
엄마 재미없다. 책 읽어주기로 했잖아. 20권. 헉
그건 아홉시에 잘때 이야기란다. 태은양.
어찌되었든 안자면 친구집에 안간다는 협박등등을 하여 1시 넘어서야 간신히 잠들고.
내 자리에 와서 난 울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사실 엄청 화도 난다.
안간다고 울고 버티는 아이를 억지로 보내는 것도 무리고, 이번주에만 가주어도 좋으련만.
태은 친구 엄마는 왜 또 내일 초대해서.
그 초대는 내게만 조용히 해주지.
태은아 목요일 놀러와. 친구들하고 다 모여 놀자. 하니
어제부터 내내 들뜬 태은양.
태은양만 어린이집에 갔으면 다 했을 일인데
ㅠㅠ
지난주까진 좀 다른 일이 꼬여 일을 많이 못했다. 이번주부터 잘 해야지 했는데 방학이란 복병이. 게다가 지난여름에는 방학때도 잘 갔는데 이리 안간다 눈물바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서재달인도 못했고 ㅠㅠ
아 내년을 기약하며 못다한 일이 내년까지 넘어가지 않게 발버둥치고 있다
어제도 제대로 못잤는데
난 벌써 잠이 오는데
큰일났다. 일할 시간이 모두 잠든 이 시간 뿐이니 ㅠㅠ
이렇게 난 또 일 안하고 알라딘에 짜증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