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의 강연집 <문자와 국가>(도서출판b, 2011)가 출간됐다. 기다리던 책인데, 강연집으로는 <언어와 비극>(도서출판b, 2004)에 이어지는 것이라고. 올해 <트랜스크리틱>에 이은 주저 <세계사의 구조>까지 출간되면 가라타니 고진 '비평'의 거의 전모가 소개되는 게 아닌가 싶다. <문자와 국가>는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민음사, 2011)와 겹쳐 읽기 위해서 기다렸던 것인데, 이젠 때가 됐다. 유감스럽게도 이젠 독서를 미룰 핑계거리가 없어졌다! 같이 읽을 책들의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문자와 국가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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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신의 기원- 언어, 국가, 대의제, 그리고 통화
가라타니 고진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매진 / 2006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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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쉬르- 현대 언어학의 원류
김방한 지음 / 민음사 / 2010년 7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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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언어학 강의
페르디낭 드 소쉬르 지음, 최승언 옮김 / 민음사 / 2006년 12월
24,000원 → 21,6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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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1-03-31 01:47   좋아요 0 | URL
고진만세!^^

로쟈 2011-03-31 12:55   좋아요 0 | URL
만쉐이!(복창)

미지 2011-04-01 01:32   좋아요 0 | URL
하하하!^^^

시간의안그림자 2011-03-31 14:30   좋아요 0 | URL
데리다와 비트케인슈타인은 읽으면 읽어 볼 수록 생각이란 걸 알게 해 주는 사상가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대학 문 밖에서도 생각이란 걸 알게 해 주는 사상가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우리 나라의 근간을 형성 했었던 유교 속에 인습이 너무 많이 자리 잡은 채 조선이 식민지화 되지 않았더라면. 한국이란 문화가 인습의 뿌리 속에 건물을 차곡 차곡 지어 올리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의 철학 속에도 다문화가 제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겠죠^^ 지금이 유교문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습이란 코드와 다문화의 코드들이 서로 힘 겨루기를 해 나가고 있느 과도기, 아님 껍데기만 다문화 옷을 입었다고 하겠지요. 어느 대감 댁 양반의 모습을 초상으로 담아 놓은 그림을 보고 있으면 15년 전이나 지금 현재나 그림 안에서 한 점 흐트러짐도 없이 서 있는 양반은 그대로인데 왠지 그 초상화 속의 주인공이 너무 낯설어 집니다. 무상한 세월이 사고관을 변화시켜 준 것도 있지만 유교 문화의 틀을 상징하고 있는 그 양반들의 문화 속에는 더 이상 젊은이들이 게속해서 가지고 가고 싶은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란색과 주황색, 르네 마그리트가 주로 그림속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사상의 이미지를 표출할 때 많이 상징성으로 사용하고 픈 색상 같은데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무게로 서로를 밀어 낼 듯 힘을 모아 주는 느낌의 건물은 우리나라의 유교 문화 위에 자리를 잡아 버린 다문화가 앞으로 서 주어야 할 위치적 입장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쟈 2011-04-03 08:41   좋아요 0 | URL
한국 문화의 문법 같은 걸 떠올리게 되네요. 유교문화의 틀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반딧불이 2011-04-01 11:18   좋아요 0 | URL
고진의 최근 모습인가봐요? 얼굴에서 세월이 묻어나는군요.

로쟈 2011-04-03 08:42   좋아요 0 | URL
여름에 한국에 온다고 들었습니다. 자주 오는 편이지만요...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룬 책 몇권을 같이 읽고 있다.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살림, 2011)의 저자 할 헤르조그가 '인류동물학'이라고 부르는 쪽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다'는 게 기본 발상인데, 생각보단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제임스 서펠의 <동물, 인간의 동반자>(들녘, 2003)의 초판이 1986년에 나왔을 때만 해도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다룬 문헌이 거의 없었다는 진술을 봐서도 그렇다. '구제역 이후의 인류동물학'이란 주제를 다시 생각해볼 만하지 않나 싶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 모든 것에 관하여
할 헤르조그 지음, 김선영 옮김 / 살림 / 2011년 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2011년 03월 27일에 저장
절판
동물권리선언- 우리가 동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여섯 가지 이유
마크 베코프 지음, 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11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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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육식주의를 해부한다
멜라니 조이 지음, 노순옥 옮김 / 모멘토 / 2011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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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공된 신화, 인간
틸 바스티안 지음, 손성현.박성윤 옮김 / 시아출판사 / 2005년 9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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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는 동물을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11-04-10 12:11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펴내는 월간지 '책&'(393호)에 실은 이번달 '주제별 도서소개'를 옮겨놓는다. 인간과 동물의관계를 주제로 한 책들을 골랐다.책&(11년 4월호) 동물과 인간의 공존“한 국가가 얼마나 위대하며 도덕적으로 진보했는지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자주 인용되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과연 한국은 얼마나 위대하며 도덕적으로 진보했을까.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런 물음이 조금 사치스럽
 
 
2011-03-28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8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9 0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9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30 0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1932.2.27~2011.3.23)

구매리스트를 확인해보니 알라딘에서 산 책이 1950권을 넘어섰다. 기억에 몇 권은 소장도서 리스트를 만든다고 다른 곳에서 구입한 책을 구매리스트에 옮겨놓기도 했으니 '순구매'는 그보다 조금 적을 테지만 여하튼 아이 참고서를 제외하고도 1900권은 확실히 넘었고 조만간 2000권에 도달할 듯싶다. 얼추 소장도서의 1/5 가까이를 알라딘에서 구입했다는 계산이다(사실 내가 몇 권을 소장하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대략 1만권이 좀 넘겠다고 추정할 따름이다).   

맨처음 주문한 책이 뭔지 궁금해 찾아봤다. 알라딘과의 '첫 인연'이라고 해야 할까. 2000년 10월 25일이 알라딘과 거래를 튼 날짜인데, 네 권을 주문했다. 장 에슈노즈의 <금발의 여인들>(현대문학, 1999), 최수철의 <매미>(문학과지성사, 2000), <카프카 문학사전>(학문사, 1999), 그리고 이스마엘 카다레의 <H서류>(문학동네, 2000) 등이다(카다레의 <H서류>도 품절이군).

당시 한 학원에서 토요일 오전마다 주부들을 위한 교양강좌를 꾸렸고, 나는 한 선배와 격주로 강의를 맡았었다. <매미>와 <H서류>는 내가 고른 강의교재였고, 기억에 <금발의 여인들>은 선배가 쓴 교재였다. <금발의 여인들>에 대한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나는 책을 구하기만 하고 읽진 않았던 모양이다. 지금은 둔 곳을 알지 못하니 내겐 잃어버린 '여인'이 됐다.   

 

'사라진 여인'의 근황이 궁금해 작가 에슈노즈의 책을 더 찾았다. <일년>(현대문학, 1997)이 <금발의 여인들> 이전에 소개된 책이고, 이후엔 <나는 떠난다>(문학동네, 2002), <달리기>(열린책들, 2010)가 더 나왔다(하지만 <달리기>를 제외하곤 모두 품절이다). 르몽드의 평이 아주 그럴 듯하다.

50년대는 드와노의 사진, 60년대는 고다르의 영화, 70년대는 앤디 워홀의 그림을 통해 그 시대를 포착할 수 있다. 80년대는 장 에슈노즈와 그의 네 권의 소설 속에서 찾아야 한다. 에슈노즈가 80년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라고 말하는 것은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간단한 사실 확인일 따름이다.

'80년대'를 포착하게 해주는 네 권의 소설이라, 부쩍 궁금하지 않은가. 물론 <금발의 여인들>은 1995년에 나온 책이어서 그 네 권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하여간에 '금발의 여인들'이 궁금해서원서의 이미지를 찾아봤다. 에슈노즈의 책은 주로 미뉘출판사에서 나왔다. 하지만, 별로 도움이 안되는군. 어디에 여인이 있는 것인가?   

 

원제에 충실하자면 '금발의 여인들'에다 '키가 큰'이 추가돼야 할 듯하다. '장신의 금발의 여인들'.(설마 '거대한 금발의 여인들'일까, 아니면 '위대한 금발의 여인들'? 혹은 '금발의 여신들'?) 영역본(1997)의 제목이 'Big Blondes'이다.  

  

음, '금발의 여인들'을 표지에 싣고는 있지만, 웬 '게슴츠레' 형인가? 차라리 클림트의 그림인 듯싶은, 국역본의 표지가 낫다. 그럼 이젠 구하기도 어렵게 된 <금발의 여인들>은 어떤 소설인가?  

인기 절정에서 스스로 사라진 여배우를 찾아가는 이야기. '세계 지도에서 자신을 지우고 지하세계를 선택한` 그 여배우는 그같은 자발적 실종으로 인해 매스컴의 추적 대상이 된다. 이쯤 되면 현대 문명과 개인성의 대립을 다룬 작품처럼 보이지만, 이 소설은 애매모호한 내면화의 길을 걷는다. 작가의 시점은 그 추적 과정에 등장하는 여러 사물과 풍경에 주목하면서, 작중 인물의 희미한 내면 풍경을 독자들 의식의 수면 위로 띄운다. 작가의 전략은 추리 기법으로 독자들을 스토리 속에 밀어넣으면서 동시에 이 소설을 거울로 삼아 자기 자신의 내면 초상을 마주보게 하자는 것이다.

사실 <금발의 여인들>이란 제목을 다시 보면서 내가 떠올린 이름은 엊그제 세상을 떠난 '리즈 테일러'이다(그녀가 금발이었나? 아니면 또 어떤가). 기억에 남는 영화는 록 허드슨, 제임스 딘과 공연했던 <자이언트>(1956).   

 

은퇴한 지 오래 됐으니 '인기의 절정에서 사라진 배우'라곤 할 수 없지만, 세기의 여배우와 '죽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사라졌다'라고 말해야 맞는 것 아닌지. 그렇게 그녀 또한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11. 03. 27. 

 

P.S.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한 영화 몇 편을 떠올려본다. 두 번 결혼한(그래서 두 번 이혼한) 리처드 버튼과 만난 계기가 된 <클레오파트라>, 폴 뉴먼과 공연한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그리고 자신의 연기를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했다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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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03-2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양사람 제일 이쁠 때는 10대 후반이죠.테일러가 그때 찍은 '젊은이의 양지'에서 제일 이뻤습니다.20대 때보다 더 이뻤습니다.취향의 차이겠지만...

로쟈 2011-03-27 18:04   좋아요 0 | URL
거기에 성우 장유진씨 목소리를 입힌 테일러죠...

노이에자이트 2011-03-27 20:57   좋아요 0 | URL
자세히 보신 모양이군요.성우까지...저는 그 영화에서 테일러보다는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더 눈에 들어오던데요.

쉽싸리 2011-03-2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이언트는 내용이 잘 생각나진 않지만(서부개쳑시대의 사랑과 야망?)제임스 딘이 짧게 나온 장면이 기억나는듯 해요. 어떤 연민을 느끼게하는 눈빛으로 리즈테일러를 바라보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록허드슨이 AIDS로 인해 사망해서 이후 리즈가 AIDS재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양철지붕~,버지니아 울프~를 보고 싶네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도 2회나 수상했다고 하니 얼굴만 예뻤던 배우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로쟈 2011-03-29 23:23   좋아요 0 | URL
네, 추모기사들을 봐도 생각보다 거물이었어요...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조금 앞당겨 적는다. 꽃샘추위가 오늘 낮부터는 풀린다고 하니까 내주엔 봄날씨를 경험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구제역이 잠잠해지면서 아직 지진 피해의 규모도 산정되지 않는 이웃나라에 비하면 '태평한' 편이지만 한국 청소년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세계 꼴찌라는 기사가 뜨는 걸 보면 언젠가 자업자득의 파국과 대면할 날도 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대학도서관의 현실에 대한 리포트는 어떤가.  

국내 대학에서 책이 가장 많은 서울대에서도 최신 전공서적은 모두 대출중이고, 서가에 남은 책은 대부분이 오래된 책입니다. 지방대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광주의 한 사립대학은 장서가 5만 8천 권으로 적은데도 도서 구입비는 예산의 0.1%에 불과합니다. 학생 한 명당 3천 9백 원인 셈인데요, 이런 책 한 권도 살 수 없는 액수입니다.(...) 국내 대학의 도서 자료 구입비는 한 해 예산의 1% 안팎입니다. 전자책을 포함해 4년제 대학은 학생 1인당 평균 10만 원선, 전문대는 1만 8천 원을 쓰는 셈입니다. 한 해 등록금 1천만 원 시대, 학생들은 국내 대학들이 어디에 돈을 쓰기 위해 적립금을 10조 원이나 쌓아놓고 있는지 의아해할 뿐입니다.(SBS)

'전 국민 책읽기 운동' 일환으로 선정/발표하는 '이달의 읽을 만한 책' 목록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를 할 수 있는 기반시설, 곧 도서관의 확충이다. 대학도서관이건 공립도서관이건 마찬가지다. 물론 알아서 해줄 거라고 기대하는 건 순진한 일일 터이다...  

1. 문학 

아무려나 '이달의 일을 만한 책' 목록으로 넘어가면, 정과리 교수가 추천한 책은 중국계 미국 작가 하진의 <멋진 추락>(시공사, 2011)이다(여담이지만 하진은 이름으로 검색하기가 가장 어려운 작가의 한 사람이다. 성과 이름을 다 해서 고작 '하진'이기에). 알라딘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에 이미 8권의 책이 소개됐고 이번에 3년만에 나온 건 단편집이다. 그의 작품으론 <기다림>(시공사, 2007) 말고는 그다지 한국 독자들의 호응은 얻고 있지 못한 편인데, 그래도 전담 번역가인 왕은철 교수의 노고로 계속 번역되고 있다. <호랑이 싸움꾼은 찾기 힘들어>(현대문학, 2008)과 <전쟁쓰레기>(시공사, 2008)까지 거슬러 올라가볼 수도 있겠다.  

  

동시대 한국작가들의 소설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편혜영의 세번째 소설집 <저녁의 구애>(문학과지성사, 2011), 천운영의 두번째 장편소설 <생강>(창비, 2011), 그리고 김숨의 세번째 소설집 <간과 쓸개>(문학과지성사, 2011) 등이다. 제목을 좀 맞추자면 편혜영의 소설집은 <통조림 공장>이라고 해도 좋았겠다. 마지막 단편의 제목이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추천한 역사분야의 책은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1-5>(웅진지식하우스, 2011)이다. 지난달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미리 꼽아보았기에, 이달엔 나대로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책과함께, 2011)를 골라둔다. 나중에 나온 2-3권은 아직 못 받았지만 1권만 해도 처음 시작이 마음에 든다. "인간은 모두 원시인으로 시작했다. 그리스인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원시인으로 시작했지만 '그리스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추천한 책은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사계절, 2011)이다. "이 책은 저자가 치열하게 독서한 48권으로부터 얻은 단상을 우리에게 평이한 말로 들려주고 있다. 객관적 독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예를 찾아가며 자신이 얻은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는 게 소개다. 이미 널리 읽히는 책이기게 군말은 필요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론 두 권의 '입문서'를 보태고 싶다. 윌리엄 프라이어의 <덕과 지식, 그리고 행복>(서광사, 2011)은 부제가 '고대 희랍 윤리학 입문'이며, 댄 오브라이언의 <지식론 입문>(서광사, 2011)은 제목 그대로이다. 봄꽃들이 비로소 기지개를 켤 4월은 '입문'도 필요한 시간이다.    

4. 정치/사회  

강정인 교수가 추천한 책은 예기치 않은 제목이다. 정외영의 <골목에 꽃이 피네>(이매진, 2011). "강북구 수유동의 ‘아줌마’들이 지난 16년 동안 한데 힘을 합쳐 삭막하고 황량한 생활공간을 정감 넘치는 이웃과 마을로 복원시키는 데 성공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같은 '이웃살이' '마을살이' 범주의 책으론 유창복의 <우린 마을에서 논다>(또하나의문화, 2010)도 있다. 그런 관심이 '이야기'에서 '분석'으로 나가면 <나와 너의 사회과학>(김영사, 2011)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유학 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 대한 저자 우석훈의 희망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동네 반상회에서 이런 책을 주제로 토론할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고른 책은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에코리브르, 2011)이다. 제목만으론 감을 잡기 어려운데, 소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관해 많은 책들이 쓰여졌고 이 책도 그 중의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 출판된 책들이 주로 진보진영의 시각에서 저술된 반면, 이 책은 보수 진영의 시각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화된다. 또한 일본의 대지진을 예측이라도 한 듯 책 제목을 <폴트 라인>이라고 달았다. 폴트 라인(fault line)은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선을 의미한다." 저자의 시각이 독특한데, "저자는 세계 경제에 많은 단층선이 있어서 이를 진단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다시 대재앙을 맞을 것임을 예고한다.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는 세 가지 폴트 라인은 경제와 정치의 단층선, 국가 간 무역불균형의 단층선, 영미식 금융제도와 독일ㆍ일본식 금융제도의 단층선이다." 같은 주제를 다룬 책으로 데이비드 위더머 등이 쓴 <애프터쇼크>(쌤앤파커스, 2011), 로버트 라이시의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김영사, 2011) 등도 나란히 참고해봄직하다.  

6. 과학

장경애 실장이 추천한 책은 화제작 <로지코믹스>(랜덤하우스코리아, 2011)이다. "20세기의 지성으로 포장돼 있던 버트런드 러셀을 한 꺼풀 벗겨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으로 "영국 귀족 출신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알려진 ‘딱딱한’ 러셀을 만화라는 형식 덕분에 좀 더 쉽게, 좀 더 인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러셀 선집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비아북, 2011)와 다시 나온 <종교와 과학>(동녘, 2011)까지, 갑자기 러셀 붐이다.  

  

좀더 근원적인 독서를 원하는 독자라면 그의 자서전과 함께 박병철 교수의 <버트런드 러셀의 삶과 철학>(서광사, 2006), 러셀 자신의 철학론 <나는 이렇게 철학을 하였다>(서광사, 2008), 그리고 편파적이란 평판 속에서도 가장 유명한 철학사 중 하나인 <서양철학사>(을유문화사, 2009)까지 다시 챙겨볼 수 있겠다. 음 <서양철학사>를 읽던 게 학부 1학년 때이니 그새 한 세월이 지나갔군...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추천한 예술분야의 책은 민병일의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아우라, 2011)이다. 제목 그대로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이야기인가 보다. 오래된 일상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라면 사진작가 윤광준의 '생활명품' 이야기들과 잘 어울릴 듯싶다.  

개인적으론 데이브 히키의 <보이지 않는 용>(마음산책, 2011)을 예술분야의 책으로 읽어볼까 한다. "미국 미술평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그는 수잔 손택, 아서 단토, 로잘린드 크라우스, 제리 살츠 등과 함께 미술계 안팎으로 강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평가"란 소개에 솔깃해서다. 손택과 단토와 크라우스를 읽은 적이 있는 만큼(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살츠는 생소하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하니 관심이 생기는 것. <에어 기타>와 <앤디 워홀> 등의 책들을 갖고 있다.   

8. 교양 

철학자 탁석산이 고른 책은 조셉 조네이도의 <만들어진 아동>(마고북스, 2011)이다. 모처럼 모르고 지나친 책이 나와 반갑다. "만들어진 전통, 만들어진 근대 등 최근에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이 원래부터 자연스럽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그 대상이 아동이라는 점에서 좀 더 정신에 자극을 준다."는 게 추천 이유다. '만들어진 XX'만큼, 아니 그보다 더 유행한 제목은 'XX의 탄생'인데, '아동'도 예외는 아니다. 필립 아리에스의 <아동의 탄생>(새물결, 2003)은 <만들어진 아동>과 나란히 읽어둠직하다(웬지 '5월의 읽을 만한 책' 같긴 하다).   

9. 실용 

손수호 논설위원이 고른 실용서는 윌리엄 케인의 <거장처럼 써라>(이론과실천, 2011)이다. 한번 소개 페이퍼에 올려놓았던 책인데, 그때의 멘트를 다시 따오면 데이비드 로지의 <소설의 기교>(역락, 2010), 프랜신 프로즈의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민음사, 2009)도 교본이 될 만한 책이다. 소설의 각 단계별로 모범이 될 만한 예시들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말 그대로 교재형 책은 제임스 스콧 벨의 <소설쓰기의 모든 것>(다른, 2010). '플롯과 구조'를 다룬 1부만 나와 있는데, 몇 부까지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전형' 같다. 이 시리즈가 다 출간되면 혹 나도 소설을 써볼까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소설쓰기의 모든 것'이라고 하니까... 

10. 일본문화사

내 맘대로 고르는 책의 주제는 '일본문화사'로 정한다. 폴 발리의 <일본문화사>(경당, 2011)을 원서까지 구해놓은 참이다. 게다가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근대 지의 성립>(소명출판, 2011)도 눈길을 끈다.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가 기획한 이 시리즈는 별권을 포함해 총 11권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는데, <근대 지의 성립>은 제3권이고, 이미 나온 <확장하는 모더니티>(소명출판, 2011)가 제6권이었다. 시리즈가 완역되면 좋겠다... 

11. 03. 27.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은 니콜라이 고골의 <죽은 혼>이다. 새 번역본이 작년 10월에야 출간돼 이번 학기부터 비로소 강의 커리큘럼에 집어넣은, 고골의 대표작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게 돼 반갑고, 고골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처음 강의하게 돼 약간은 설레기도 하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산더미이지만, 다시 읽어야 하는 책도 그 못지 않다는 사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끔 한다.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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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한 지난 두 주는 '조용한' 주였다. 책이야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나오지만 가끔씩 '폭발'하는 주에 비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가운데서도 주목받지 못하고 묻히는 책들이 나오는데, 언론리뷰를 기준으로 삼자면 역사학 책 두 권이 그렇게 보인다.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실과 흔적>(천지인, 2011)과 설혜심 교수의 <역사, 어떻게 볼 것인가>(길, 2011). 두 역사학자의 역사론으로 나름 일독의 의미가 있을 듯싶어 자투리 기사들을 스크랩해놓는다.    

대전일보(11. 03. 19) 인간의 역사는 진실인가 거짓인가

미시사(微視史) 개척자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의 역사가 카를로 긴즈부르그가 쓴 역사학 방법론에 관한 책이다. 2500년의 세월 속에서 진실한 것, 거짓된 것, 허구적인 것들을 지적하고 추적하며 진실의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지 문제를 함께 제기한다.

대표작인 ‘치즈와 구더기’에서 16세기 이탈리아의 한 방앗간 주인을 통해 농민 문화를 들여다봤던 저자는 이 책에서 2천500년의 역사 속에서 진실한 것, 거짓된 것, 허구적인 것들을 추적하면서 진실의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묻는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로마에 대한 생동감 있는 묘사(에나르게이아)와 역사 서술,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 소설가 스탕달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허구와 진실 사이에 있는 거짓된 진실로 보이는 역사적 소재들을 해부한다. 이처럼 상당히 이질적인 주제들을 언급하고 있는 모든 장들의 내용은 이야기의 실마리로서 우리를 현실의 미로로 인도해주는 실과 흔적들 간의 관계라고 설명한다.(김수영 기자)   

한겨레(11. 03. 26) 역사학의 새로운 맛은?

1970년대 유신 말기 감옥에 갇힌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교재의 하나가 모리스 돕의 <자본주의 발전 연구>였다. 1946년에 나온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시각에서 자본주의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실증적으로 검토한 쉽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어쩌랴 감옥에서 넉넉한 건 시간뿐이었으니. 역사학자 이영석을 역사학으로 이끈 것도 돕이었다. 친구들이 감옥으로, 노동현장으로 갈 때 서양사를 공부한 그는 유럽의 사회사와 경제사 연구를 통해 시대의 빚을 갚으려 했다. 학벌주의가 판을 치는 학계에서 명문대 출신도, 유학파도 아니고, 사학과조차 없는 지방대 교수인 그가 서양사학회장에 선출되게 만든 힘은 근면과 성실, 그리고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와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 같은 쓰나미를 버틴 학문적 뒷심이었다.

이영석은 역사학자 설혜심 연세대 교수가 <역사,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로이 포터, 키스 토머스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역사가들’로 소개한 이다. 온천장, 관상학, 지도 등 독특한 주제로 역사학의 새로운 맛을 선보인 지은이가 이번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역사책을 내놓았다. 여기엔 역사학에 왜 상상력이 필요한가를 주장한 논문부터, 한국 서양사 연구의 계보, 마녀사냥과 신대륙 발견에 대한 연구 등 역사연구 다양한 시각, 트위터와 미시 역사가 비슷한 특성을 지닌다는 데 착안한 일상과 관련된 역사 등 다양한 글들이 모였다. 한 주제에 천착한 이제까지의 책과 다른, 숙달된 조교의 시범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애초 지은이가 염두에 둔 제목은 ‘역사 실험’ 또는 ‘역사 연습’이었다.(조홍섭 기자)  

11. 03. 27.  

P.S. 근대 영국사가 주전공인 이영석 교수의 번역으로는 윌리엄 조지 호스킨스의 <잉글랜드 풍경의 형성>(한길사, 2007)이 있다. 역사학 공부의 여정을 담은 '사회사의 유혹' 두 권도 역사학도에겐 유익한 길잡이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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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03-27 15:44   좋아요 0 | URL
유신말기에 감옥에서 <자본주의 발전연구>를 읽었다는 건...글쎄요.광민사에서 번역본이 나온 때가 1980년입니다.뭔가 기자가 잘못알고 있는 것 같아요.

로쟈 2011-03-27 18:00   좋아요 0 | URL
원서로 읽었다는 얘기 아닐까요? 감옥에서의 넉넉한 시간 얘기로 봐서요...

노이에자이트 2011-03-27 21:00   좋아요 0 | URL
글쎄요...그걸 어떻게 원서로...내용도 어렵거니와 두께가 엄청나지 않습니까.자본주의 이행논쟁을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논하게 되는 게 70년대 후반 80년대 초인데, 유신말기는 학생운동가들이 탐독할 시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로쟈 님 또래들이 읽지 않았을까요?

로쟈 2011-03-27 21:02   좋아요 0 | URL
정확한 건 책을 보면 알겠지만, 400쪽 원서라면 1년안에 읽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으면 될 테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11-03-27 21:17   좋아요 0 | URL
제가 학생운동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긴 합니다만 학생운동기에서 유신 말기는 사회과학을 그리 깊이 공부한 때가 아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그렇다고 80년대 학생운동이 특별히 70년대보다 더 나을 것은 없지만 80년대의 운동론 서적들을 보면 70년대의 운동론의 과학적 토대가 빈약했다 운운 하더군요.그랬기 때문에 독서성향이 달라서 70년대 학생운동가와 80년대 학생운동가는 서로 이질감을 많이 느꼈다고 하더라구요.로쟈 님의 대학시절엔 대학생들이 자본주의 이행논쟁이나 내재적 발전론에 관해서 많이 공부하던가요?

로쟈 2011-03-27 21:20   좋아요 0 | URL
제가 경제학에 관심이 없어서 읽지 않았을 뿐, 사회과학 탐독 세대들은 다 보았을 듯싶은데요. 이행논쟁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3-27 21:43   좋아요 0 | URL
그런 독서성향이 70년대 말기까지는 없었을 것입니다.또 어떤 책이 번역되느냐도 중요한데, 모리스 돕의 책이 나온 지 5년이 지나고서야 스위지<자본주의 발전이론>이 번역됩니다.그전에는 스위지의 그 책은 <자본주의 이행논쟁>에 그 일부가 소개된 데 불과하죠.여하튼 80년대 초반 중반이 되어서야 경제사 책이 좋은 게 많이 번역되었습니다.

긴돌 2011-05-14 23:35   좋아요 0 | URL
우연히 이 싸이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돕의 <자본주의 발전연구> 영문판 복사본은 1974년경부터 구입할 수 있었지요. 그 무렵 이 책을 구입해 대학 3학년 여름에 자취방에서 줄곧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암파서점에서 나온 오스카 히사오, 다카하시 고하치로 등이 집필한 <서양경제사강좌>(일본판)은 대학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었고요. 물론 돕의 번역판은 1980년 무렵에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행논쟁은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1970년대에 영문서적 복사본이나 일본의 관련 서적을 구할 수 있었어요. 또 1950년대 말에 서울대 민석홍선생이 잘 요약해 소개하기도 했지요. 우리 번역판은 1980년경에 나왔을 겁니다. <한겨레신문> 기사에 유신 말기 감옥에서 돕의 책을 읽었다는 것은 조금 과장된 것 같고, 다만 일본번역본이나 영문판 복사본은 구할 수 있었겠죠.

로쟈 2011-05-15 13:51   좋아요 0 | URL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