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여배우이자 만인의 연인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23일 밤(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타계했다.
1932년 2월 27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테일러는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미국으로 이주해 왔다. LA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테일러는 아홉 살 때 영화 <귀로>로 영화계에 입문했고, 1952년 영화 <젊은이의 양지>를 찍으면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제임스 딘과 함께 열연한 <자이언트(1956)>, 그녀의 대표작 <클레오파트라(1963)>를 거치면서 세계적인 여배우가 됐다. 또하 그녀는 <버터필드8(1960)>과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로 두 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몽고메리 클리프트, 말론 브랜도, 리처드 버튼 등 세계적인 배우와 연기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배우로서 삶보다 화려한 남성편력과 무려7명의 남자를 거치며 8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사생이 더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말년에는 에이즈 퇴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영국여왕으로부터 ‘데임’ 작위를 받았다.
하지만 고혹적인 눈매와 관능적인 모습으로 전 세계의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영화보다 화려했던 파란만장한 삶을 내려놓고 천상의 무대로 떠났다. 향년 79세.
엘리자베스 테일러 (1932.2.27~2011.3.23)
아버지의 인생 (1947),
작은 아씨들 (1949),
신부의 아버지 (1950),
젊은이의 양지 (1951),
내가 마지막 본 파리 (1954),
자이언트 (1956),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1958),
지난 여름 갑자기 (1959),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1966),
클레오파트라 (1963),
말괄량이 길들이기(1967),
화려한 사랑(1972)
* 대표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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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양지 (A Place in the Sun, 1951)… 안젤라 빅커스 역
감독 : 조지 스티븐스
주연 : 몽고메리 클리프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테오도르 드라이저(Theodore Dreiser)가 1925년 발표한 미국 사실주의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인 '미국의 비극(An American Tragedy)'을 영화화. 가난한 청년 몽고메리 크리프트가 부자집 아름다운 딸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나 크리프트의 전 애인인 쉴리 임턴스가 임신하는 바람에 젊은이들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 조지 스티븐스 감독이 31년작에 이어 51년에 리메이크했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주위의 모든 것을 희생시키려다가 결국은 파멸하고마는 한 젊은이를 통해, 미국 사회의 허상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세 주연배우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으로 특히 크리프트와 테일러의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카데미 감독-각색-미술-촬영-음악-편집-의상 등 6개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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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 본 파리 (The Last Time I Saw Paris, 1954)… 헬렌 역
감독 : 리처드 브룩스
주연 : 밴 존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2차 대전이 끝난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종군 기자로 복무했던 찰스 윌스는 갑자기 아름다운 아가씨 헬렌으로부터 환영의 키스를 받는다. 그 후 종전축하파티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결국 제대한 그는 헬렌과 결혼하여 낮에는 통신사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소설을 쓴다. 그러나 자유분방하고 향락적인 기질의 헬렌은 파티에 묻혀 살아간다. 서로 사랑하지만 둘 사이는 결국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한다. 완성된 원고가 무시되자 찰스는 만취해 집으로 돌아오고, 그날 밤 헬렌이 돌아온 줄도 모르고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헬렌은 이것을 남편이 자기를 내쫓은 것이라고 오해하고 비를 맞으면서 언니 집을 찾아가지만, 그녀는 다음날 아침 병사하고 만다. 회한의 눈물을 씹으면서 미국으로 돌아간 찰스는 몇년 뒤 작가로서 성공하고 그리운 아들을 만나러 파리를 찾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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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Giant, 1956)… 레슬리 린튼 역
감독: 조지 스티븐스
주연 : 록 허드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제임스 딘
에드나 파버 여사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1920년대부터 30년간에 걸쳐 전개되는 한 텍사스 일가의 이야기를 그린 3시간 20분의 대 서사시. 제목은 바로 텍사스를 상징하는 것으로, 은근한 삼각 관계로 인한 세 주연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 볼만하고, 긴 상영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구성한 명장 스티븐스의 연출도 빛난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작품.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제임스 딘의 유작으로 지금은 더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테일러는 1956년 당시 20대 초반으로 육감적인 몸매와 눈부신 외모를 뽐내고 있으며, 제임스 딘과 록 허드슨을 사이에서 팽팽한 연기대결을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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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Cat on a Hot Tin Roof, 1958)… 매기 폴릿 역
감독 : 리처드 브룩스
주연 : 폴 뉴먼, 엘리자베스 테일러
미국 남부 귀족 집안의 매기는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인 브릭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농장 지주인 아버지가 갑작기 죽고, 남편 브릭은 재산 상속 문제로 형과 적대적인 관계가 된다. 한쪽 다리를 잃은 브릭은 정열적이고 뜨겁게 사랑을 갈구하는 아름다운 아내 매기에게 사랑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점점 모든 면에서 비뚤어지는데...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좌절과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폴 뉴먼의 내면 연기가 극에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으며, 테일러는 사랑에 대한 갈증을 주체하지 못하고 신음하는 메기의 캐릭터를 빌려 뛰어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매기 역에는 라나 터너와 그레이스 켈리가 거론되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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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갑자기 (Suddenly, Last Summer, 1959)… 캐서린 홀리 역
감독 : 조셉 L. 맨키위즈
주연 : 엘리자베스 테일러, 캐서린 헵번, 몽고메리 클리프트
- 제1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1960)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
어느 날 신경외과 의사인 존은 바이올렛으로부터 집으로 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녀의 조카 캐서린은 정신 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안 된 까닭에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갑자기 폭력적이 되는 등 정서가 불안한 상태다. 바이올렛은 캐서린의 뇌수술을 해달라는 명목으로 존을 불러들였으나, 캐서린이 아들에 관한 비밀을 폭로할까 봐 마음을 졸인다. 바이올렛의 아들은 동성애자였는데, 그녀는 이 사실이 노출될까봐 전전긍긍한다.
이 작품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캐서린 헵번 둘 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특히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대사가 긴 독백을 열심히 외워서 정신이 이상한 캐서린 역에 몰입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소름이 돋도록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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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필드 8 (BUtterfield 8, 1960)
감독 : 다니엘 만
주연 : 엘리자베스 테일러, 로렌스 하비
- 제3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1961) 여우주연상
고급 매춘부가 진정한 사랑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그린 멜로물. 미모와 연기력 모두에서 절정에 오른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전화 다이알 'BU'를 돌리면 불러 낼 수 있는 여자인 글로리아역을 환상적이고, 육감적으로 연기한다. 진정한 사랑을 찾지만 과거를 씻어내지 못하는 비운의 여성을 빼어나게 묘사한 그녀는 이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란제리 차림의 테일러가 벽에 비스듬히 기대 선 모습의 영화 포스터는 당시, 큰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네번째 남편인 에디 피셔가 글로리아를 사랑하는 남자친구 스티브 카펜더역으로 함께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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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 (Cleopatra, 1963)… 클레오파트라 역
감독 : 조셉 L. 맨키위즈
주연 :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지금도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최고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장장 240여 분에 달하는 이 영화에서 테일러는 시저와 안토니우스 사이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겪는 클레오파트라로 분했다. 그녀는 오만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모로 클레오파트라를 완벽하게 재현했으며,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한 여배우는 많았지만 그녀의 삶을 가장 잘 소화한 것은 지금까지도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평가 받는다. 당시 기혼자였던 테일러는 안토니우스를 연기한 리처드 버튼과 실제로 사랑에 빠져 염문설을 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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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Who's Afraid of Virgina Woolf?, 1966)… 마샤 역
감독 : 마이크 니콜스
주연 :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 제2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1967) 여우주연상
- 제3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1967) 여우주연상
- 제31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1966) 여우주연상
대학 교수인 남편과 그의 아내 마사. 그들은 갓 부임한 생물학 교수 닉과 하니를 집으로 초대하여 한밤중까지 파티를 벌인다. 마사와 조지는 환멸과 경멸을 드러내며 허위와 위선에 가득찬 지난 결혼 생활을 낱낱이 드러내며 서로를 할퀴는데...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작품을 각색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데뷔작. 출연 당시 실제 부부 사이였던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자학적으로 퇴행해가는 부부 역을 맡아 서로를 향해 독설적인 말을 사정없이 퍼붓는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 영화로 미모만 부각되던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남편을 매몰차게 몰아 부치는 표독스런 아내의 모습을 보이며 연기력으로 인정받았다. 당시 영화상에서 금기시 되었던 욕과 외설적인 표현을 과감히 사용한 이 작품에서 테일러는 "Shit"이라는 대사를 내뱉어 메이저 영화에서 처음 욕을 사용한 여배우로 기록되기도. 이 영화는 여우주연상 비롯해 여우조연상, 무대디자인상, 촬영상, 의상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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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The Taming of the Shrew, 1967)… 카타리나 역
감독 : 프랑코 제피렐리
주연 :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과격한 푼수연기와 리처드 버튼의 넉넉한 코믹연기가 조합된 유쾌한 영화. 연극과 영화는 물론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셰익스피어 원작의 이 작품은 호탕하고 쾌활한 신사 페트루치오가 소문난 말괄량이 카타리나를 온순한 아내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흥겹게 풀어낸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데뷔작이자 전설적인 배우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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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살인사건 (The Mirror Crack'd, 1980)… 마리나 러드 역
감독 : 가이 해밀턴
주연 : 안젤라 랜스베리, 토니 커티스, 록 허드슨, 제랄딘 채플린,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20세기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추리극. 영국의 한 마을에 영화 제작팀이 들어선다. 마을 회관에서 열린는 파티에서 여배우 마리나와 얘길 나누던 뱁콕 부인이 독살당한다. 마리나는 한때 인기배우였으나 정신 박약아로 태어난 아기로 인해 충격을 받고 신경쇠약에 걸려 활동을 중단했다가 이번 영화를 통해 재기를 꿈꿨던 인물. 미스 마플과 조카인 크래덕 경위는 깨진 거울을 단서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명석한 추리력을 발휘한다. 미스 마플 역을 맡은 안젤라 랜스베리를 비롯해 엘리자베스 테일러, 록 허드슨, 킴 노박, 토니 커티스, 제럴딘 채플린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흥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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