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절반쯤 읽었는데 넘나 재미없는 것...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끝까지 읽으면 역시 우타노 쇼고! 라며 감탄하게 된다고 하니,
나도 힘을 내어 끝까지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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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9-0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에 힘을 내어야 하는걸까...

다락방 2016-09-0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뭘까?

다락방 2016-09-0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뭐지?

다락방 2016-09-0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정은 뭘까...

붉은돼지 2016-09-13 12:36   좋아요 0 | URL
생각이 많으신 다락방님 ㅎㅎㅎㅎ 추석 잘 보내세요
항상 포스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다락방 2016-09-13 13:57   좋아요 0 | URL
붉은돼지님도 추석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syo 2016-09-0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거대한 질문들을 하게 만들다니, 완전 고전이군요.

다락방 2016-09-08 11:3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이 질문들은 이 책이 하게 한 게 아니라 저 혼자 그냥 스스로 하고 있는겁니다. ㅎㅎㅎㅎㅎㅎ 저 책은 아직 제게 아무것도 하게 하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ㅋ

syo 2016-09-08 11:3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저 책을 절반쯤 읽고 지루함에 치를 떨다보니 나온 질문이 아닐까요?

다락방 2016-09-08 11:4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만 잘쓰시는 줄 알았더니 통찰력도 대단하시네요!! 역시 도움이 안되는 책이란 없는 것이군요!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는 거였어요. 독서 만세!!

syo 2016-09-08 11:56   좋아요 0 | URL
독서 만세! 과찬의 말씀 만세!
그래도 어쨌든 저는 저 책 안읽을래요......ㅋㅋ

transient-guest 2016-09-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타노 쇼고는 추리소설 작가 아닌가요??? 좀 거대한 이야기가 나오는건 이상하단 생각이..ㅎ

다락방 2016-09-08 12:37   좋아요 0 | URL
이거 사랑에 대한 단편집인데 너무 재미없어요 ㅠㅠ

singri 2016-09-08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표지는 좀 별로네요 ㅋㅋㅋ

다락방 2016-09-08 12:3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표지 보고 완전 마음에 안들었는데 그래도 우타노 쇼고라니까 반전반전!! 이러면서 읽고 싶었거든요. 반전은 간혹 등장하는데 재미 없어요 ㅎㅎ

붉은돼지 2016-09-13 12:37   좋아요 0 | URL
그거 맞죠...벚꽃지는 계절에...그거랑 비슷한 분위기군요..ㅎㅎ

다락방 2016-09-13 13:57   좋아요 0 | URL
벚꽃지는 계절의 반전이 매력적이었는데, 그래서 자꾸 그만큼을 기대하게 되는가봐요. 이건 참 별로... ㅎㅎ

비연 2016-09-0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안 읽을래요 ㅎㅎㅎ

다락방 2016-09-09 08:24   좋아요 0 | URL
아예 시작하지 않으시는 게 나을듯요. 전 시작하고나니 어쩌지를 못하겠어요. ㅋㅋ

가넷 2016-09-0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페이지 정도 읽고 아니다 깊으면 접는게 시간낭비를 줄이는 길이더라구요 ㅋ

다락방 2016-09-09 08: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러려고 했는데 아우 끝까지 읽으면 또 괜찮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꾹 참고 읽어보려고요 ㅎㅎ

띠리띠리 2016-09-1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간정도에서 멈춘지 꽤 됐네요....의리상 읽는기분이...^^ㅋ

다락방 2016-09-11 21:05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도 다 못읽었어요 ㅋㅋㅋㅋㅋ

CREBBP 2016-09-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에가서야 재미있을 거면 앞에도 계속 읽을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게 조금만 앞쪽으로 흥미를 당겨 쓰면 좋겠어요. 때로 어떤 책은 끝까지 읽는 거 정말 힘들어요.

다락방 2016-09-13 13:56   좋아요 0 | URL
저 이거 이제야 다 읽었어요. 정말 힘겨운 독서였습니다. ㅠㅠ

초딩 2016-09-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다락방 2016-09-14 16:4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초딩님도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힛 :)

순자양 2016-09-1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민적 글쓰기를 보면서 당신의 책 제목을 적어 뒀습니다.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는데 책이 없어서 이 책을 본적도 없지만 좋은 책인데 왜 도서관에 없냐며 당당히 희망도서에 적어두고 왔습니다.
책을 보고 나서 당신의 블로그가 너무 궁금해서 네이버를 열심히 뒤져서 들어왔습니다.
다락방을 꽃들을 중3때 읽다가 다음책을 못 구해 읽다가 그만뒀는데 비슷한 시기에 읽은 거 같아 저랑 동갑인(77이면 아마도)거 같네요.
저는 컴을 켤 일이 지마켓 쇼핑 정도 그마저도 요즘은 폰에서 해서 몇번이나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방가운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저자와 독자가 쉽게 만날 수 있다는게 아직은 신기하게 느껴지는 저는 아날로그 세대인가 봐요
몇 번을 찾아 올지 모르지만(친구신청이 제대로 된건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방가워요.

다락방 2016-09-18 17:2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순자양님. 이렇게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책을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주셨다니 더 감사합니다. ㅎㅎ

친구신청은 누르지 않으셨길래 제가 눌렀습니다. 북플로 들어가셔서 수락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북플을 사용하지 않으신다면 이렇게 알라딘 서재 블로그로 들어오셔서 제 닉네임 밑에 [친구 신청]을 누르시면 됩니다. 그러면 들어오실때마다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에 제가 쓴 새 글이 등록되어서 보일거에요.

다락방에 핀 꽃은 지금 현재 개정판으로 5권까지 다 나와 있습니다. 개정판으로 다시 읽어볼까 생각은 했지만 아직 시도는 못하고 있어요. 저는 여전히 여기에 글을 쓰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니 종종 들러서 감상도 또 순자양님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반갑습니다!
:)
 

나에게는 로망이 있었다.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 건 아니었지만, 혹여 함께 살고 싶은 남자가 생긴다면,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내가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내가 노래를 불러서 프로포즈를 하겠다는 로망. 그리고 그 노래는 바로 이것이었다. 다른 노래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이 노래였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 노래에 나오는 뉴욕을 가고 싶었고, 엠파이어 빌딩에 가고 싶었다. 구구절절 사랑을 말하는 이 노래 때문에 나는 이 노래를 나의 프로포즈 곡으로 아주 오래전에 점찍어 두었다. 이 곡을 연주하면서 불러주는 그런 프로포즈라면 진짜 완벽할 것 같은데 이 세상의 어느 남자도 그런 센스있는 생각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하려고 했다. 이 멋지고 근사한 프로포즈를 내가 하겠어!!! 그리고 한동안, 어렵게 이 노래의 악보를 구해 피아노로 연습을 했었다. 내가 정말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면, 나는 이 노래를 연주하고 부르면서 그에게 청혼할거야, 하고. 그러나 완벽하게 마스터하진 못했다. 아주 오랜만에 피아노 앞에 앉으니 악보도 제대로 읽지 못했고 손가락도 굳어 버려서.....

오늘 오랜만에 이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아, 그 로망은 실현 불가하구나, 생각했다.
나는 피아노를 팔아버렸고, 더이상 이 곡을 연습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이 노래를 듣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이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노래는 정말 완벽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로 프로포즈하면 진짜 no! 를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라면...



노래의 대부분을 Gary 가 부르지만 나는 누노가 너무나 좋아 ㅜㅜ


New York City can be so pretty
From a bird's eye view
Because up there
Yeah, that's where
I first kissed you
A modern day romance
A perfect performance
Acting like two fools
Saying silly things
Whisper sweet nothings
Like young lovers only do
I was shaking
You were breath-taking
Like the Empire State
My voice was so far
Not quite Sinatra
Singing songs so great
The clock struck one
The night still very young
In the city that never sleeps
Then a whirlwind blew
When I first kissed you
Nearly swept me
Swept me off my feet

When I first kissed you
That's when I knew
I was in love

Because up there
Yeah, that's where
I first kisse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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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1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억의 노래네요!^^

다락방 2016-09-01 08:23   좋아요 1 | URL
어제 계속계속 들었어요. 프로포즈여, 안녕... 하면서요. ㅎㅎㅎㅎㅎ

[그장소] 2016-09-01 10:30   좋아요 0 | URL
뉴욕시뤼~~~ 이 부분만 머릿속에 감도는데 ~ 바로 옛시절로 휙 가지더라고요! 친구가 참 좋아했는데!^^

다락방 2016-09-01 10:27   좋아요 1 | URL
크- 그 부분 진짜 좋죠. 뉴욕 시리~ 너무 좋죠! 제가 어릴적부터 뉴욕을 가고 싶어진 데에는 진짜 이 노래의 영향이 커요. ㅎㅎㅎㅎㅎ

[그장소] 2016-09-01 10:31   좋아요 0 | URL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들어야하죠~~^^

hellas 2016-09-01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때 누노를 열렬히 사랑하던 친구가 떠오르네요. 그 친구 때메 아무도 누노를 좋아할수없었다는....ㅋㅋ

다락방 2016-09-01 08:24   좋아요 0 | URL
저희 학급에도 있었어요. 완전 누노빠!! 저도 그 친구의 영향으로 좋아하게 됐어요. 누노 멋지고 이 노래도 좋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키스를 하다니, 아, 너무 근사해요 ㅠㅠㅠ

hellas 2016-09-01 08:26   좋아요 0 | URL
학교마다 한명씩 있었던 걸까요. 누노와이프라 자칭하는 여성들이 ㅋㅋㅋㅋ

다락방 2016-09-01 10:27   좋아요 0 | URL
전 제 주변에 누노를 좋아했던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단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저는 누노를 모르고 살 뻔했어요!! >.<

hellas 2016-09-01 10:47   좋아요 0 | URL
물론 그녀는 익스트림을 설파하는대신 누노만 눈길을 주지말라고 하던 전도사였습니다. 친구들이 다 좋아했죠 ㅋㅋ

다락방 2016-09-01 17:13   좋아요 0 | URL
그런데 익스트림은 정말 좋지 않아요? 너무 좋음요!!

유월 2016-09-0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먹는데 혼자 솔로라 애들이 닥달하길래 길에서 우연히 부딪친 사람이랑 운명적으로 연애할거야!라고 소리쳤다가 혼난...;;;; 꿈은 포기만 안하면 됩니다 ㅋ

다락방 2016-09-01 13:39   좋아요 1 | URL
ㅎㅎㅎ 빵터졌네요. 설형(이렇게 읽는 게 맞나요?)님의 꿈을 응원합니다!! 음, 저도 꿈을 포기하고 싶진 않지만..일단 악보가 어디있는지도 모르겠고...음.......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

유월 2016-09-01 14:29   좋아요 0 | URL
설영이에요 ㅋ 중요하진 않습니다 ㅋ 꿈은 꿈일 때 의미가 있죠ㅋㅋㅋㅋ 전 10억 모으는 꿈이랑 내 서재 갖는 꿈도 계속 품고있습니다 ㅋ

다락방 2016-09-01 17:06   좋아요 1 | URL
저는 비밀인데요, 대박치는 소설 써서 타임지 표지모델 나오는 꿈이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밀이에요 어디가서 말씀하시면 안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월 2016-09-01 19:57   좋아요 0 | URL
좋아요가 한 반 밖에 안되서 한 번 더 쓰고 갑니다. 좋아요!

2016-09-05 0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9-05 08:09   좋아요 0 | URL
네!

2016-09-05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9-0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연애하시고 다시 피아노 연습해서 프로포즈 하셔요..ㅎㅎ

다락방 2016-09-08 12:41   좋아요 0 | URL
연애도 피아노 연습도 이제 끝이에요, 끝... ㅎㅎㅎㅎㅎ
피아노 연습은 끝낸지 오만년도 더 됐지만.. ㅋㅋㅋㅋㅋ
 
행복한 페미니즘
벨 훅스 지음, 박정애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권 한 권, 책을 읽을수록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알게 되는 순간이 즐겁다. 벨 훅스의 시선은 날카로웠고, 이 책의 11장, 폭력에 대한 부분은 꽤 인상적이었다.



 

11장 폭력을 종식시키기

 

만약 우리가 폭력의 종식을 열망한다면, 지금까지 현대 페미니즘 운동이 이끌어 낸 가장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는, 우리 사고와 행동에 분명히 일어났을 변화들뿐만 아니라 가정 폭력에 대한 보다 나은 문화적 인식을 창출하고 견지시켜 온 것이다. 요즘은 가정 폭력 문제가 매스미디어에서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종류의 집단에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현대 페미니즘 운동이야말로 가정 폭력의 생생한 현실을 극적으로 찾아 내어 폭로한 주역이라는 사실은 종종 잊혀지고 있다. 가정 폭력에 대하여 초기 페미니즘이 초점을 맞춘 부분은 여자에 대한 남자의 폭력이었지만, 운동이 진행될수록 동성(同性) 사이에도 가정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 여자가 다른 여자와의 관계에서 학대받고 희생되는 경우, 어린이가 성인 여자와 남자에 의해 저질러지는 가부장제적 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경우 등을 증거하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났다.

집안에서의 가부장제적 폭력이란, 보다 힘센 개인은 다양한 현태의 강제력을 동원하여 힘이 약한 자를 지배해도 무방하다는 신념에 기반하고 있다. 광의(廣義)의 가정 록력 개념은 여자에 대한 남자의 폭력, 동성(同性)간의 폭력, 어린이에 대한 성인의 폭력을 포괄한다. '가부장제적 폭력('patriarchal violence')이라는 용어는 흔히 사용되는 말인 "가정 폭력('domestic violence')과는 달리 청자(聽者)로 하여금 집안에서의 폭력이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적 사고, 남성 지배와 긴밀하게 연관된 것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너무나 오랫동안 가정 폭력이라는 개념은, 그것이 사적이고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고, 가정 밖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비해 얼마큼 더 ㄹ 위험하며 덜 끔찍하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부드러운"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이런 의미는 여자들이 가정 밖에서보다 가정 안에서 매맞거나 살해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을 볼 때 허구적이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은 성인들 간의 가정 폭력을 어린이에 대한 폭력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어린이들은 남편이나 남성 동거인에게 폭행당하는 어머니를 보호하려고 하다가 자기도 폭행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폭력과 학대를 목격함으로써 정서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 나라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일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남자가 여자나 어린이를 대려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가정 폭력이 성차별주의의 직접적인 산물이며 성차별주의가 종식되지 않는 한 가정 폭력도 종식되지 않을 거란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은 그것을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젠더에 대한 그들의 사고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치고 바꾸지 않는 한 그것은 논리적 비약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종식시키는 일을 가장 우선적인 의제로 삼는 것이 페미니즘 운동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소수 페미니스트 이론가 중 한 사람이다.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에 대한 가부장제적 폭력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여자에 대한 남자의 폭력이 다른 어떤 가부장제적 폭력 양태보다 위험하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페미니즘 운동에 더 이상 이득이 되지 않는다. 그런 식은, 성차별주의자 남녀에 의해 어린이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가부장제적 폭력의 현실을 은폐한다. (p.139-141)

 

 

여자가 남자를 지배하고자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는 명백히 드물지만(소수의 여성들이 남성을 대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하더라도) 많은 수의 여성들은 권위를 가진 어떤 사람이 자기 권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다. 압도적 다수의 부모들은 어린이들에게 물리적 혹은 언어적 폭력을 행사한다. 여자들이 여전히 어린이에 대한 일차적 보호자이기 때문에, 여자에게(부모-자식 관게에서) 권력을 부여하는 집 문화의 위계 구조 속에서 여자들이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력을 행사하는 일은 너무나 흔하다. 지배의 문화 속에서 모든 사람은 폭력이 사회적 통제의 수단으로서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사회화된다. 지배자들은 남성·여성 관계이건 부모·자식 관계이건 간에 기존 위계 구조가 위협받을 때에는 언제라도 물리적인 것이든 심리적인 것이든 폭력적 처벌이 가해질 것이라는 협박(먹혀들든 먹혀들지 않든 간에)을 가지고 지배력을 유지한다. (p.144)

 

 

성차별주의적 사고는 남성 지배를, 그 결과의 하나인 폭력을 계속적으로 지지한다. 많은 실업자들이나 노동 계급 남성들은 백인 우월주의적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자신의 직업을 통하여 권력을 맛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절대적인 권위와 존경을 누리는 유일한 장소인 가정에서 충분히 그런 기분을 느끼고자 한다. 남성들은 지배 계급 남성들에 의하여 직업이라는 공적 세계에서의 지배를 받아들이게끔, 그러면 가정이라는 사적 세계와 친밀한 관계들이 그들에게 그들의 남성성에 합당한 권력의 기분을 되살려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끔 사회화된다. 점점 더 많은 남자들이 실업자나 저임금 노동자 대열에 합류하게 되고 점점 더 많은 여자들이 직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어떤 남자들은 폭력 행사만이 성차별주의적 성 역할 위계 안에서 지배권을 확립하고 유지할 수 있는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남자에게는 여자를 다스릴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성차별주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여자에 대한 남자의 폭력은 여전히 상습(常習)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p.145)

 

 

부모들이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부모 노릇 하는 법을 배우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 폭력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우리 어린이들은 결코 폭력에 대하여 등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p.147)

 

 

 

 

 

 

"페미니즘은 성차별 주의와 성차별주의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종식시키려는 운동이다." 나는 이 명제를, 십여 년 전 나의 책 『페미니즘 이론:주변에서 중심까지 Feminist Theory: From Margin to Center』에서 처음 언급한 이 명제를 사랑한다.
나는 이 명제가 페미니즘 운동이 반(反)남성주의가 아님을 아주 선명하게 밝히고 있기에 사랑한다. 문제는 성차별주의라는 사실을, 이 명제는 명백하게 적시한다. 그 명명백백함에 힘입어 우리는 우리 모두가 여자든 남자든 태어나서부터 줄곧 성차별적 사고와 행동 양식을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p.9-10)

페미니즘 운동이 단순하게 남성을 반대한 여성을 위한 것이라는 일부 페미니스트의 생각 역시 고지식하고 그릇된 것이다. 가부장제(구조화된 성차별주의를 일컫는 또 하나의 이름)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머리와 가슴을 바꿀 때까지는, 성차별적 사고와 행동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페미니스트적 사고와 행동을 가득 채울 때까지는, 우리 모두가 성차별주의를 영구화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p.10)

페미니즘 운동은 여자들의 결속을 위한 맥락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는 남자들에 반대하여 결속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여성으로서의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뭉쳤다. (p.46)

문학과 그 외의 학문에 있어서 남성 일색의 정전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은 젠더에 근거한 편견들을 폭로한다. 이러한 폭로는 여성 저작의 발굴을 위한 장과 여성에 의한 그리고 여성에 대한 새로운 저작의 생산을 위한 동시대적 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핵심적인 작업으로 기능한다. (p.57)

전망 있는 운동이 되려면 필수적으로 노동 계급과 빈민 여성의 구체적 조건에 기반하여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이 말은 비판적 의식을 키우는 교육 운동부터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여성들, 계급 권력을 가진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저소득 여성들이 소유할 수 있는 주택 개발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가 나온다. 페미니즘적 원칙의 주택 조합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페미니즘 투쟁이 모든 여성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 관련 되어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p.101)

현대 페미니즘 운동이 처음 시작되었을 당시에는 상당히 격렬한 반(反)남성적 분파가 있었다. 개별적 이성애자 여성들은, 잔인학 ㅗ불친절하고 폭력적이고 부정(不貞)한 남성들과의 관계에서 여성 운동으로 뛰쳐나오게 되었다. 그런 남자들 상당수는 노동자나 빈민 또는 인종적 정의를 위하여 목청을 높이며 사회 정의 운동에 참여하는 급진적 사상가들 이었다. 그러나 젠더의 문제에 관해서라면 그들은 보수파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성차별주의자들이었다. 여성들은 이런 남성들과의 관계에 분노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분노를 여성 해방 운동의 촉매제로 활용했다. (p.151)

페미니즘 운동 내부의 반남성주의 분파는 반성차별주의자 남성들의 존재에 분개했는데, 그것은 그들의 존재가 모든 남자들은 억압자라는 것, 모든 남자들은 여자를 혐오한다는 가설을 더 이상 고집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억압자와 피억압자라는 간명한 범주에 집어넣음으로써 남성과 여성을 양극화하는 것은, 게급 상승과 가부장제 권력의 공유를 추구하는 페미니스트 여성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었다. 그들은 모든 여성을 희생자로 재현하기 위하여 모든 남성을 적으로 명명했다. 남성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그들은 자기들의 계급 권력을 신장시키고자 하는 욕망과 함께 개별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의 계급 권력에 대하여 주목하지 못하게 했다. 모든 여성들에게 남성을 거부하라고 요구하는 이러한 개별 활동가들은, 여성이 남성과 공유하는 돌봄의 유대라든가 성차별주의자 남성과 여성을 묶고 있는 경제적 ·정서적 결속(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을 보려 하지 않는다. (p.153-154)

"페미니즘은 이론이고, 레즈비어니즘은 실천"이라는 구호에 매혹되어 남성과의 관계를 폐기하고 여성을 선택했던 개별 여성들은 오래지 않아 그 관계 역시 감정적 교감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여타 관계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92-193)

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여성학 강좌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왜 아직도 남자에게 `빠져`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일단의 급진적 레즈비언 학생들과 만났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난 후 주차자에서 우리는 정면으로 부닥쳤다. 그때 나이가 제법 있는 흑인 레즈비언 여학생이-그녀는 예전에 미춘 산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레즈비언 정체성에 대하여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대에조차 남자들과 수없이 많은 잠자리를 치러야 했던 여자였는데- 다음과 같이 선언함으로써 페미니스트로서의 나의 긍지를 지켜주었다. "선생님은 남자들과 성 관계를 가지지만 여성과 동일시하는 여성이다. 남자들과의 관계는 선생님의 권리이다. 선생님은 여전히 우리와 대의를 함께 하고 있다." (p.210)

페미니즘이 상아탑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성애주의적 위계는 다시금 강화되었는데, 그 속에서 화려한 학벌을 가진 이성애자 여성들은, 비록 그들이 상아탑 바깥에서 여성 운동에 참여하는 것에는 시간을 조금도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종종 더 많은 존경을 받고 더 좋은 대접을 받았다. (p.211)

동성애 혐오를 혁파하는 일은 언제나 페미니즘 운동과 한 궤도에 있다. (p.215)

진정한 사람이란 상대에 대한 인지와 관용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 사랑은 인정과 돌봄과 책임과 헌신과 지식을 결합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받아들일 때, 우리는 정의가 없는 곳에 사랑이 있을 수 없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한 이해를 통하여, 사랑은 우리를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에게 지배에 반대할 힘을 준다는 사실 또한 이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페미니스트 정치학을 선택하는 것은 사랑하기를 선택하는 일이다. (p.226)

다른 종교 이상으로 성차별주의와 남성지배를 묵인하는 기독교 교의는, 우리가 이 사회에서 배우는 성 역할을 모든 면에서 조장한다. 진실로 우리 사회의 종교와 신앙을 변혁하지 않고서 우리의 문화를 페미니즘적으로 변혁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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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님 성격 급하시네요.
작성중인 글을........ 저도 그렇습니다..ㅎㅎ

다락방 2016-08-30 20:51   좋아요 0 | URL
열심히 옮겨적다보니 점심시간이 되어서 후다닥 쓰다 말고 나갔는데 그 후에는 이어서 쓸 짬이 안나네요. 어쩌죠? ㅋㅋㅋㅋㅋ

북프리쿠키 2016-08-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부도 언능 올려주세요 ~ 절벽에 매달리기 기법으로 끝내쉬다니 ㅋㅋㅋ

다락방 2016-08-31 16:28   좋아요 0 | URL
제가 도무지 짬이 안나네요. 아놔 ㅠㅠ 회사에서 옮겨 적어야 되는데 요즘 회사에서 제가 너무 일에 파묻혀 있어요 ㅜㅜ

clavis 2016-08-2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능요, 언능..사랑하는 락방마님 ㅋㅋ

다락방 2016-08-30 20:52   좋아요 0 | URL
시간을 줘요, 시간을... 아아 과연 나는 이 뒤를 쓸 수 있을 것인가... ㅜㅜ

비연 2016-08-30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 초조해집니다...ㅎㅎ 마무리가 안 나오니....

다락방 2016-08-30 20:52   좋아요 0 | URL
저도 제 마음의 짐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해의 2월이었다. 

그와 나는 그 때 두번째로 만나는 것이었는데, 나를 만나러 온 그의 손에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들려 있었다. 내가 그 책을 좋아하는 걸 그가 알았었는지 몰랐었는지 모르겠다. 그가 일부러 그 책을 들고온건지 아니면 그저 우연이었는지도. 나는 내가 그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반가웠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까페로 갔다. 낮이었는데 병맥주를 시켜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네가 읽던 책 내가 잠깐 봐도 되겠느냐 물었다. 그는 내게 자신이 읽으면서 왔던 책, 호밀밭의 파수꾼을 건네줬다. 나는 책에 밑줄이 그어져있는지 궁금했고 그가 밑줄을 그었다면, 그가 밑줄 그은 부분이 내가 밑줄 그은 부분과 겹치는지 궁금했다. 책을 휘리릭 넘기다보니 형광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러다 맨 마지막에, 내가 밑줄 그었던 부분에 그도 밑줄을 그었다는 걸 보게 됐다.


밑줄 직접 그었어요?


라고 물으니 그는 아니다, 누나 책이다, 누나가 그었다, 고 답하더라. 하하. 그래서 나는 웃으면서, 나도 이 부분에 밑줄 그어서, 그래서 물어봤어요, 라고 했다. 그러자 그가 다시 책을 가져가더니 그 부분을 보고서는



내가 그은 것 같아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나가 그은 밑줄이 갑자기 자기가 그은 밑줄 되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자란 귀여운 존재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해의 가을 무렵이었다.

(위와는 다른 남자다)그도 역시 두번째 만나는 날이었다.

서울극장 앞에서 만나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그는 약속 시간에 늦어 뛰어왔다. 그와 나는 소개팅으로 만났고, 소개팅이 그 다음의 만남으로 또 이어지는 일은 내게 좀처럼 없었는데, 또 만나자, 라는 제안을 받으면 '더 좋은 분 만나세요' 하고 거절을 해왔었는데, 이 사람은 더 만나도 될 것 같았더랬다. 그는 뭐라고 했더라, 한 번 더 만나도 될 것 같지 않아요? 라고 했던가. 어쨌든 그래서 그래, 하고는 두번째로 만났던 거다. 그의 직업이 정확히 뭐였는지 모르겠는데, 가끔 교대로 밤을 새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었다. 나를 만나러 오던 토요일, 그는 오전에 퇴근해서 자다가 깨야할 시간에 깨지 못했고, 그래서 약속 시간에 늦었다. 아침에 퇴근했으니 그럴만도 하지, 하고는 괜찮다고 나는 말했다. 그런데 그가 책을 들고 있더라. 흘끗 보니 내가 읽었던 책이었다.



이병률의 끌림이네요?



나는 아는 척을 했고, 그는 네, 했다.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가진 그는, 괜찮더라고요, 하고서 나랑 상영관을 향해 걸었는데, 진짜 별 거 없었는데, 그가 이병률의 끌림을 들고 있는 걸 보니까, 다시 만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우리 다시 안만나겠네, 하는 생각.


순간적이었지만 어쨌든 그랬는데,

그러고나서 영화를 봤고(뭐 봤는지도 모르겠고 그 남자의 이름도 성도 기억이 안난다), 맥주를 마시러 갔다. 세계맥주집 이런 데였는데, 맥주는 맛있었고, 그리고나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 커피를 마시면서 그는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 점심시간에 다들 점심 먹으러 나가면 혼자 집에서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먹는다고 했다. 그 시간이 참 좋다고. 그리고 아메리카노는 정말 맛있지 않냐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개팅에서 두번째 만남에 이르기까지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꼬박꼬박 연락을 해왔는데, 처음에는 전화를 해서 너무 깜짝 놀랐더랬다. 출근길인데, 전화가 오는 거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전화를 안받았고, 그에게 '전화한거 맞냐'고 문자메세지로 물었다. 그는 맞다고, 출근 잘 하라고 한 거라고 했다. 아놔 진짜 ㅋㅋ 나는 전화통화 짱 싫어하고, 특히나 지하철 안에서나 버스 안에서 통화하는 거 짱 싫어해서, 지하철 안에서 통화하는 거 별로 안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출근 잘해라, 퇴근 잘해라 같은 걸 문자메세지로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일 연락하다가 두번째 만남에 이른 것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사람도 착하고, 뭐랄까, 예의가 바르고 잘 하려는 사람 같았다. 어쨌든 그렇게 데이트를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는데,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에서 이 남자가 또 전화를 하는 거다! 


아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좀 하지말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전화는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집에 잘 들어가라고 하면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계속 만나도 될 것 같지 않아요?



아...이걸 어째 .............. 나는 잠깐 숨을 고르고는, 말했다. 



아니요.



그는 왜그러느냐고 내게 물었고, 나는 우리가 잘 안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우리는 잘 맞는 것 같다고 계속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러고싶지 않다고 했고, 그는 알겠다며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왜 그사람한테 '아니오'를 말했는지 잘 모르겠다. 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착한 사람이었는데. 나는 대체 뭘 바랐던걸까? 왜 그에게 아니라고 말했을까? 어쨌든 이름도 얼굴도 생각이 안난다..몇 살 때 만난 남자인지도 모르겠어...



아, 오만년만에 이 남자 생각을 한 건 이병률의 신간 때문이었다. 그 남자를 만나고난 후부터 이병률만 보면 그 남자 생각이 나는데, 아, 이병률의 신간, 작가소개 보고 빵터진 것이다.



내가 칭찬할 게 아니라서 책 링크는 걸지 않겠다. 어쨌든 그 책의 작가소개가 이렇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손발이 오글거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떻게 저런 작가소개를 쓸 수 있을까. 나와는 정말 영혼의 결이 다른 사람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너무 싫은데, 마지막에 '심지어 꽃을 자주 꺾으니 도둑이다' 이건 정말 압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우, 내가 막 도망가고 싶다. 꽃 꺾지마세요, 아니, 알만한 양반이 꽃은 왜 꺾어요..........



어휴, 적응 안돼, 완전 나랑 영혼의 미스매치...


저 작가소개 보면서, 그때 그 소개팅남과 그 다음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은 건 [끌림]때문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는 어쩌면 이런 영혼의 결과 닮아있었던 게 아닐까.......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해서 정말 다행이다. 나는 손발이 오글거려서 책 링크도 못하겠는데, 엄청 인기 있는 작가니까. 글이란 것도 무릇 취향을 타는 것이니, 저 작가소개에 하트뿅뿅 되는 사람들도 있겠지. 나는 진짜 아니올시다... 어휴.......


저 작가소개 보고 오래전의 소개팅남을 생각했다. 

어딘가에서 어떻게든 잘 지내고 있겠지......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연애하고 싶은 남자는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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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8-2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병률작가는 어떤 작가이길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 소개를 보니, 이해가 가는군요ㅎ
오글수준이 아니라 소름돋네요ㅎㅎ

다락방 2016-08-26 16:31   좋아요 0 | URL
저건 감성이 풍부한건지 자기애가 넘치는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해할 만한 글은 아니에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저 작가소개 보고요. 하하하하하

고양이라디오 2016-08-26 16:59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을 읽는지가 그 사람을 말해준다.` 인가요ㅠ? 저도 왠지 두렵네요ㅎ;

다락방 2016-08-26 17:12   좋아요 1 | URL
아, 꼭 그렇진 않고요. 저는 저렇게 오글오글하는 게 제 타입이 아니라 그런 것 같아요. 이병률 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잖아요. 인기도 엄청 많고. 팬도 엄청 많아요. 잘 팔리고 많이 읽힌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의 무언가를 건드린다는건데,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 사람들도 읽는 걸테고요. 다만, 제 생각은 건드리지 못하고 오글거림만 건드렸어요. 아하하하하.

고양이라디오 2016-08-26 17:21   좋아요 0 | URL
이병률작가가 그렇게 인기가 많나요? 몰랐네요ㅎ 성함은 언뜻들어본것같은데ㅎ

다락방 2016-08-26 17:47   좋아요 1 | URL
모를 수도 있죠. 나름 유명한 여행작가라고 해야하나 에세이스트라고 해야하나. 아, 시인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팬 많은 작가에요. ㅎㅎ

비연 2016-08-2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알만한 양반이 꽃은 왜 꺾어요..........˝ 이 부분에서 빵터짐..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6-08-26 17:10   좋아요 0 | URL
작가소개가 너무 허세허세 하죠 ㅎㅎㅎㅎㅎ

건조기후 2016-08-2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읽고나서 바로 팔았던 기억나네요. 그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너무 잘 알겠어서 싫었는데 점점 그 쪽 감성만 극대화되어가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16-08-26 17:45   좋아요 0 | URL
저는 끌림 읽고서 음... 이런 작가군, 하고는 그만뒀어요. ㅎㅎㅎㅎ 감성이 극대화되어서 허세가 되는 것 같아요. 하핫

꿈꾸는섬 2016-08-2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빵 터졌어요.ㅎㅎㅎㅎ
ㅡ아실만한 양반이...

저였다면 아마도 그 남자 다시 만났을거에요. 전 그런 남자가 좋더라구요.
근데 지하철 출퇴근 시간 전화는 저도 별로요.ㅎㅎ 문자는 괜찮지만요.

이시인님 직접 만나시면 어떻게 행동하실까 마구 궁금해져요.^^
재밌어요.


다락방 2016-08-30 20:54   좋아요 0 | URL
지금이라면 만났을 지도 모르겠어요. 글쎄요.. 만났을까? 사실 최근에 헤어진 애인 말고는 그 전 애인들 모두 되게 조용하고 차분한 남자들이었거든요. 그러니 그런 사람을 싫어한 것도 아닌것 같은데... 왜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하핫.

저는 지하철,버스 안에서 통화하는 거 너무 싫어요. 누가 하는 것도 싫고 제가 하는 것도 싫고요.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있을 때 통화하는 게 제일 좋아요!!

2016-08-26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저 소개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ㅋㅋ
끌림을 읽는 남잔 저도 안 만났을 거 같구요 ㅎㅎ
링크거셔도 재밌을거 같은데요^^


다락방 2016-08-30 20:56   좋아요 0 | URL
링크 걸면 이병률 팬들한테 공격당할 것 같아서 쫄아서 안걸려고요 ㅎㅎㅎㅎㅎ

시이소오 2016-08-26 1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끌림을 읽는 남자, 끌리지 않는다는거. ㅋ 이 페이퍼의 교훈이네요. 이병률 작가는 분명 사람을 오글거리게 하는 묘한 재주를 가지신듯 ㅎ ㅎ

다락방 2016-08-30 20:57   좋아요 0 | URL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저런 소개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저렇게 쓰는 거겠지요. 건조기후님 댓글처럼, 저런 오글거림만 극도로 발전시키고 있는 듯요 ㅎㅎ 싫어라... ㅎㅎㅎ

2016-08-26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8-30 20:58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에 달린 비댓은 두 개다 이런 내용입니다. ㅎㅎㅎ 이병률에 대한 비호감 ㅋㅋㅋㅋㅋ아 한 권만 읽어도 정말 충분한 작가에요. ㅎㅎ

2016-08-27 0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8-30 20:59   좋아요 0 | URL
저한테 이병률을 선물한다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1. 책을 잘 안읽는 사람이 선물하거나
2. 저를 잘 모르거나

중고샵에 파세요!!

책읽는나무 2016-08-27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데 어떤 이 십대 초반? 암튼 젊고 아리따운 아가씨 둘이서 이병률의 `끌림`책이 어딨냐고 사서에게 묻길래 곁에 있다가 누구지?? 나만 몰랐나?싶어 그책이 반납됐을때 냉큼 찾아서 읽고 음~괜찮네~아리따운 아가씨들이 찾아 읽을만 했네~~공감했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병률의 `끌림`은 분명 기억은 나는데 그책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거에요ㅜ
두고두고 책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책들은 내겐 좀 별로였었나?
뭐 그런생각들을?^^

이병률작가는 도둑이 아니옵니다
제마음의 꽃을 꺾지 못했어요
ㅋㅋㅋㅋ
작가소개는 마지막 단원만 빼고 앞에 두 문단은 개인적으론 제가 좋아하는 문장들인 것같아요ㅋㅋ
하지만 현실에선 오글거리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글속에서 영화속에서 마구 오글거림은 용서를 많이 해주죠ㅋㅋ

다락방 2016-08-30 21:10   좋아요 0 | URL
저도 끌림 읽었는데 내용 기억 안나요. 제가 안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ㅎㅎㅎ 저기 비댓중에 한 분이 책인데 공란이 더 많다고 하셨는데, 저도 동의해요 ㅋㅋ 저는 그런 책 안좋아해요.

제 마음의 꽃도 당연히 꺾지 못했는데, 길거리 꽃들 꺾고 다니는 것 같으니 경찰에 신고할까봐요 ㅎㅎㅎㅎㅎ 아 오글오글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6-08-2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화 싫어해요.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이병률 작가 책도 두어권 읽고 안녕을 고했는데, 저런 작가소개는 정말..ㅎㅎ;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나봐요.^^;

다락방 2016-08-30 21:11   좋아요 0 | URL
네,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 근데 주변에 이병률 안좋아하는 사람도 많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한 권 읽고(어쩌면 두 권일지도...) 안녕을 고하고 무관심이에요... 하핫

마태우스 2016-08-28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뭇 남자들이 다락방님 앞에선 귀여운 남자가 되네요^^ 이병률처럼 작가소개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고, 음 또 지하철에 있을만한 시각에 전화하지 말자는 교훈도요. 저도 열심히 할게요

다락방 2016-08-30 21:12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은 이미 너무나 잘하고 계십니다. 마태우스님 책은 제가 언제나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
저한테는 확실히 이병률보다는 마태우스님 입니다!!

저도 열심히 할게요. (수줍)
 

이번에 생일때문에도 책선물을 엄청 받았고 또 내가 그동안 사둔 것도 있고 해서, 진짜 읽지 못한 책들로 인해 숨도 못 쉴 지경이다. 사방에서 나를 압박해오는 느낌. 너무나, 너무나 읽지 않은 책들이 내 주변에 가득해, 아아, 이걸 대체 언제 읽나...하는 답답함.... 선물 받은 책들도 다 내가 읽고 싶었던 책들이고, 내가 산 책들도 다 내가 읽고 싶어서 산 책들이다. 그런데 어제, 자, 이제 무슨 책을 읽을까, 하고 책장 앞에 섰는데, 아아, 읽고 싶은 책이 하나도 없어....내가 읽고 싶다고 생각해서 사둔, 그렇게 선물 받은 이 많은 책들중에 왜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없지? 어째서? 왜 때문에?? 아아, 나는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들을 떠올렸다. 거기, 내가 아직 사지 않은 바로 거기에 읽고 싶은 책이 있어. 당장 결제할까, 지금 당장???

그렇지만, 지금 내가 쌓아둔 책들도 다 그렇게 내게로 온 책이 아닌가.....



어쨌든 책장 앞에 가서는 책을 하나 골라서 빼들었다. 그리고 서문을 읽으면서부터 너무 신났다! 


















나는 항상 페미니즘에 대해 얘기하는 쉬운 책이 나오기를 바랐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 페미니즘을 좀 더 알고 싶은 사람들, 누가 됐든간에, '도대체 페미니즘이 뭔데?' 하는 궁금증으로 골라들었을 때, '아, 이런 거구나' 하고 쉽게 이해될만한, 그런 책. 누가 읽어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바로 그런 책. 그간 내가 여러 권의 페미니즘 책을 읽었고 또 읽고 있는데, 내 마음에 흡족한 그런 쉬운 책이 없는 거다. 용어들이 낯설거나 학술적으로 접근하거나 이미 페미니즘에 익숙한 사람들이 써둔 책은,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접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려울테고, 어려우면 읽다가 포기하기 십상인데, 이렇게 내 마음에 쏙드는 책이 없어. 실제로 그 좋은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도 읽다가 포기한 사람들을 내가 봤다 ㅠㅠ 그래서 쉬운 책, 모두가 팔랑팔랑 넘길 수 있을만한 책, 을 간절히 바랐던 거다. 


내가 원하는 이런 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급기야 '내가 쓰자!'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냥 내가 쓰자, 내가 쉬운 책을 쓰는 거야,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책으로, 내가 쓰는 거야!!!



이 생각을 하는 나는 멋졌지만, 나는 내가 쓰기에는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란 것을 또 바로 깨달아가지고 ㅋㅋㅋ 여태 못쓰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무슨 페미니즘 책을.... ㅋㅋㅋㅋㅋ 안돼, 그만둬, 무슨...됐어.... 이러고 급포기했는데, 아아, 벨 훅스 님은 정녕 짱이십니다! 어제 서문 읽다가 완전 빵터져서 좋아했다. 최고최고!!



내가 이 자그마한 안내서를, 20년 넘게 갈망하기만 하던 책을 마침내 쓰게 된 것은 이런 남자들-늙었거나 젊었거나 간에-을 위해서이고, 그럼으로써 우리 모두를 위해서이다. 이런 책이 나오기를 오래도록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내가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서문, p.11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책이 나오기를 오래도록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내가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나랑은 클라스가 다른 분이셨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짱 멋지심!! 아, 어제 자기전에 잠깐 봐야지 하고 들춰봤다가 너무 신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이 책을 절반쯤 읽은 지금, 이 책이 벨 훅스가 쓰고 싶었던 그런 쉬운 책이 아니라는 것은 함정... 페미니즘에 대해 처음 이 책을 집어드는 사람이 이 책의 책장을 잘 넘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책이 나온게 2천년대 초반인데, 지금은 이것보다 접근이 더 쉬운 책들이 여러권 있다. 이 책은 그 책들 다음으로 읽는 게 좋을 듯하다.



















아 너무 멋져, 벨 훅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책이 나오질 않아 자신이 직접 써버리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자기가 할 말은 자기가 해야 하는 게 진짜인듯하다. 가장 잘 전달되는 듯하고.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미 온건한 페미니즘이란 기준을 세운 사람과 또 페미니즘에 대해 어떤식으로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만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얼마나 피로한가를 나는 최근에 여러차례 깨달았다. 그러다가 어제는 '이민경'의《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해를 시키려 노력한다는 말묘하게 모순입니다이해란원래 시키는 게 아니라 하는 겁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21)


내가 왜 그들을 이해'시켜야'하지? 내가 왜 거기에 일일이 대답하면서 이해시키려고 해야하지? 이해는 '하는'거지 '시키는'게 아니잖아? 이미 자기가 보는 것만 보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한테 말을 하는 건 너무나 피곤한 일이다. 나는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이제는 피로하지 않기를 선택했다. 이해하지 않는 사람을 이해시키려고 하다니, 너무 어리석었다. 이해시키려고 애쓰지 말고, 내버려두자. 피곤해... 누군가의 이해를 '돕는 건' 내 선의이고, 나는 피로하므로 그 선의를 택하지 않겠다.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사람들과만 섞여 살아도 한 세상은 부족해...





읽을 책이 많아도 당장 읽을 책은 없는 것도 신기한데,

해야 할 일이 많을 때 너무나 책을 읽고 싶은 것도 신기하다.

어제는 집에 가는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너무나 지치고 피로해서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진짜 1도 안났다. 그래서 멍때리다가 스맛폰만 들여다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했는데(you call it love!!), 오늘 회사에 출근해 내 앞에 쌓인 일들을 보노라니, 오, 너무나 책을 읽고 싶고 너무나 글을 쓰고 싶다. 요즘에는 알라딘 탈퇴를 많이 생각하는데, 이렇게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어떻게 나가버리나 싶다. 크- 여기에 너무 오래 있어서 뭘 어떻게 바꾸기가 참 거시기하다... 어쨌든, 일이 많을 때 글 쓰고 싶고 책 읽고 싶다는 게 나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일을 해, 일을 하란 말이닷!!

아, 어쩐지 책도 한 바구니 사고, 페이퍼도 하나 써야, 그때야 비로소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야..



다시 처음의 《행복한 페미니즘》얘기로 돌아가서, 이 책이 절판이라 무척 아쉬운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 나올 거다'라는 믿을 만한 소식을 접했다. 나의 정보원...  ♡ (아, 물론 내가 이거 다시 내달라고 얘기했다 ㅋㅋㅋ 제일 멋진 건 나임 ㅋㅋㅋㅋㅋ)


노란색 색연필로 밑줄 그어가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있는데, 밑줄긋기는 이 책을 다 읽으면 한 번에 올려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진짜 오늘 할 일이 많아.

사무실이 주말에 이사를 하는데, 이사준비로 바쁘다. 어제도 퇴근후에 짐을 싸는데, 아아, 나에게는 왜 개인적인 짐이 이다지도 많단 말인가... 그리고 책들.......분명히 다 치웠었는데 왜 또 여기저기에 나의 책들은 쌓여있는가......왜지..... 


그나저나 한여름에 이사라니...벌써부터 끔찍하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주소지도 바꿔야겠지....아 귀찮아.........



자, 이제 글은 썼으니, 장바구니 한 번 털러 가볼까. 그래야 일을 시작할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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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from 마지막 키스 2017-03-07 12:15 
    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나왔다,라고는 하지만 예약판매중이다. 3/28 배송예정이라고..넘 길어..넘 멀구먼... 어쨌든, 이 책이 나왔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일전에 내가 읽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절판되었다고 아쉽다고 땅을 치던 바로 그 책, 《행복한 페미니즘》의 개정판이다!1 그 때 이 책을 읽고 싶은데 절판이라 못읽어서 아쉽다고 페이퍼를 썼더니, 친절한 알라디너분이 이 책을 내게 보내주셨고, 나는 재미
 
 
단발머리 2016-08-2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작년 이맘땜쯤인가요.. 이 책을 읽고 나서 페이퍼 제목을 이렇게 뽑았더랬죠..
<결국 내가 이 책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저 역시 이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ㅎㅎ
저도 벨 훅스의 서술 방식이 좋더라구요. 너무 건너뛰지 않고요. 제가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배경을 이해하지 못해서이죠. 정희진님은... 사실 따라가기 어려울 때가 많죠. 그건 무엇보다 그 분의 문체가 가지는 강력한 파워때문인듯해요~~ (물론~~ 저의 경우예요^^)

부탁 사항:
1. 피곤한 사람들은 그냥 놓아두시고 ㅎ
2. 페미니즘 책! 아주 좋은 생각이구요
3. 알라딘은 떠나지 마시고~~~
4. 이사... 아이고... 조심조심~

다락방 2016-08-25 12:24   좋아요 0 | URL
저는 정희진님의 글이 참 좋은데,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었어요. 일단 대상화라든가 하는 단어 자체에서 접근을 쉽지 않다고 여길 것 같아서요. 그렇다면 [악어 프로젝트]가 참 대상화를 잘 그려줬지 싶더라고요. 그래서 링크한 책들을 읽어본 뒤에 벨훅스와 정희진으로 넘어가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벨 훅스는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기다리던 책이 나오질 않으니 직접 쓰겠다고 하고 써버리다니, 너무 근사하지 않아요? ㅎㅎㅎㅎㅎ 충분히 제목으로 뽑으실만 합니다.

이사.. 너무 귀찮아요. 어휴 귀찮아. 이 더운 데 이사라니.. 이긍... ㅋㅋㅋㅋㅋ
페미니즘 책은 제가 진짜 역량이 안되는 것 같고요, ㅎㅎ
알라딘은, 있을 만큼 있어보자와 그냥 나가버리자 이런 생각이 왔다리갔다리 해서, 변덕이 막 ㅋㅋㅋㅋㅋ 지금 그냥 제가 좀 전반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인 것 같아요. 보약을 한 재 먹어야겠어요, 보약을.... ㅎㅎ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6-08-25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벨 훅스는 책을 아주 쉽게 쓰는게 최고 장점인거 같습니다. 다소 온건한 것이 아쉽고.

다락방님은 여기에 이렇게 계속 글을 쓰고 계시지 않습니까 ^^

다락방 2016-08-25 12:26   좋아요 0 | URL
벨 훅스 책을 즐겁게 읽고있긴 한데,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이 쉬울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전 좀 더 쉬웠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링크한 책들을 읽은 후에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소 온건한 것이 아쉽다고 하는 모리님이라니, 아, 모리님 좋아요! ♡

말씀해주시기 전에는 몰랐는데, 맞네요, 모리님, 저 여기에 계속 이렇게 글 쓰고 있네요. 고마워요, 알려주셔서.
:)

시이소오 2016-08-2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량이요? 록산게이보다 다락방님이 역량되시지 않아요?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

다락방 2016-08-25 13:32   좋아요 0 | URL
아니 시이소오님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님 좋은 분이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8-25 13:58   좋아요 0 | URL
객관적으로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저는.....
좋은 사람이죠 ^^

2016-08-26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8-26 09:17   좋아요 0 | URL
전화번호도 주세요!!! ㅎㅎ

2016-08-26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8-26 09:38   좋아요 0 | URL
네, 좀 기다려주세요. 지금 읽고 있는 중이니까, 다 읽고 보내드릴게요. 훗.

2016-08-26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6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6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6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6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구름물고기 2016-08-2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과 안읽은 책을 책장을 따로 구분해놓는데 저도 막상 읽어볼까 제목들을 보면 땡기는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장바구니에 있는 책을 사죠 ㅋㅋ

다락방 2016-08-26 14:14   좋아요 0 | URL
역시 지름이 답입니까... ㅎㅎㅎㅎㅎ 안그래도 지금 손이 근질근질 해요. 지르고 싶어서요 ㅋㅋㅋㅋㅋ

2016-08-26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8-30 21:12   좋아요 0 | URL
제가 페이퍼 쓰고 보내드리려고 하는데 요즘에 회사에서 페이퍼를 못쓰고 있어서 보내는 걸 미루고 있어요 ㅠㅠ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ㅠㅠ 아이참.. ㅠ

마태우스 2016-08-2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페미니즘 책이 잘팔리는 게 메갈리아 덕분이니, 메갈리아가 우리 사회에 큰 공헌을 한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락방 2016-08-29 09:56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은 메갈리아가 생기게된 배경을 이해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마태우스님은 참 잘해주고 계십니다. 저도 마태우스님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