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의 일이다. 이십대 중반이니 벌써 십 년도 훌쩍 넘은 일이 아닌가.

당시에 내가 다니던 직장에는, 몇차례 언급했지만, 주변에서 영화배우라고 불릴 정도로 잘생긴 남자 직원이 있었다. 나랑 동갑이었는데, 사람들이 저마다 잘생겼다고 한마디씩 하는,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여자직원이 동경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남자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런 잘생긴 얼굴에는 그다지 호감을 느끼는 타입이 아니라서, 다들 입을 모아 그를 칭송할 때에도, 나는 심드렁할 수 있었다. 심드렁하고 싶다거나 그런 척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진짜 관심이 없었다. 다만, '아, 사람들로부터 잘생겼다는 칭찬을 받는 남자사람이군' 했더랬다. 나와는 다른 부서였는데 함께 술을 몇차례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었을 때 성격도 나쁘지 않고 매너도 좋아서, 내 친구랑 소개팅 시켜줘야지, 했었더랬다.


마침 토요일 오후,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아직 회사에 있을 그에게 전화해 '나올래요?' 물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른 남자 직원들과 나오더라. 그래서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됐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싱글인 여자1과 이 남자가 이러쿵 저러쿵 해서 잘되면 좋지 않을까..하는 계획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술자리에서 그는 내게 코와 손이 예쁘다고 했다. 뜬금없는 얘기였지만, 사실 그는 나에게 코와 손이 예쁘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었다.


여느때처럼 회사 직원들 여러명과 소규모 회식을 하고 자리를 파하려는데, 그당시 막 알게 된 남성이 술집 앞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나는 잠깐 나가서 그를 만나고는 '기다려 가방 갖고 올게' 했는데, 모두가 작별인사를 나누는 그 상황에서 영화배우남자가 집에 안가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너랑 술을 좀 더 마셔야겠고 할 말이 있다는 거였다. 아 어쩌지... 여기가 먼저였고, 데리러 온 남자가 나중이긴 했으니까....나는 나를 데리러온 남자에게 가서는, 미안한데 다음에 술 사줄게 그냥 가라, 내가 지금 자리를 떠날 수가 없어, 하고는 그를 보내고, 영화배우 남자랑 술을 마시러 갔다. 영화배우 남자는 내게 저 남자는 뭐냐 물었고, 아, 봤냐, 아무도 아니다, 라고는 그와 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그는 내게 사귀고 싶다고 했다.


헉.


나는 거기에 싫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아, 나 이남자 괜찮은 남자라고 친구한테 소개시켜주고 그랬는데 여기서 내가 안사귄다고 하면 나는 뭐가 되나' 하는 거였다. '괜찮다면서 너는 왜 안사귀는데?' 라고 물으면 내가 답할 말이 없는 거다!! '나는 그가 안좋아' 라고 하면, '안좋은데 왜 소개시켜줘?' 가 나올거고, 그러면..나는... 넘나 모순된 인간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거다. 그러니까 내가 그에게 알았다, 사귀자, 라고 한 데는 다른 생각이 1도 없었다. 오로지 머릿속을 꽉 채운 것은 '나는 모순된 인간이 아니고, 언행이 일치가 되는 인간이다...' 하는 것이었다. 몇 해전에 나랑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내게 '너는 다른 사람 시선은 신경 안쓰는데, 니 스스로에게 쪽팔리는 걸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었다. 아, 그는 얼마나 통찰력이 뛰어난 친구였던가. 



그렇게 해서 사귀었지만 얼마 못 가 파국을 맞이했는데(응?), 내가 잠깐 그를 사귀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 썸을 타버렸기 때문이고(응??), 그런 스스로를 또 스스로가 못견뎠기 때문이다. 어떻게 남자 친구가 있는데 다른 남자 만나서.....하아. 나는 영화배우 남자에게 연락해서는 우리 그만 만나자고 했고, 썸을 탔던 남자와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렸다. 나는 그러니까 스스로에 대한 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던 거다. 아, 넘나 어렸던 것...


영화배우 남자는 회사 동료인지라 마주치지 않을 수가 없는데, 하아, 이 남자가 나랑 헤어진 뒤로 밥을 안먹는 거다. 규모가 작은 회사였고, 사람들은 저마다 걱정을 하나씩 보탰으며, 그가 속한 팀의 팀장은 나를 불러서, '우리 팀이 쟤 밥먹일라고 회식을 할건데 너가 참석해줘' 했다. 아니 왜 내가??? 라고 하면서 혹시 뭔가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했는데, '우리 팀만 가면 너무 분위기가 어두워, 너가 꼭 있어줘' 하는 거다. 나는 곧잘 그런 이유로 이 팀 저 팀의 회식에 불려가곤 했는데, 그래서 우리 팀의 팀장이 나를 미워했다는 건 함정.... 어쨌든, 나는 비상구 계단으로 가 영화배우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밥 잘 먹고 다니라고, 사람들이 다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는데, 사실 그 사이사이 그는 술 마시고 울면서 전화했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너는 왜 나를... 하면서 ㅠㅠ 부재중 전화가 막 몇십통 찍히고 그러는데, 나는 진짜 받을 수가 없었어. 아, 내가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고,



어느 멀쩡한 정신으로 토요일 낮에 영화배우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네가 나를 거절한 이유가 무엇이냐, 지난번에 너 데리러 왔던 그 남자 때문이냐, 라고 물었다. 나는 아니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남자로 느껴지지 않느냐, 라고 물었다. 나는 그것도 아닌데... 싶었지만, 이 사람은 명확한 이유를 들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아마도 그런것같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네가 나를 남자로 느낄 때까지 기다릴게, 3년이든 30년이든 기다릴게' 했다. 나는 맘대로 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신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러나 그렇게 호기롭게 '얼마가 됐든 널 기다릴게' 했던 영화배우 남자는, 그 후에 3주도 못되어서 회사의 다른 여직원과 교제를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자들이란.... -_- 

언제나 오빠 너무 잘생기지 않았어요? 하고 내게 그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았던, 막 들어온 신입사원이었다. 에헤라디여, 그들은 지금 결혼하고 애 낳고 잘 살고 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내가 이 얘기를 왜이렇게 길게 뜬금없이 했냐 하면, 이게 다, 에마 때문이다. 오, 에마!!!!!




그러니까 에마는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어린 아가씨 '해리엇'에게 근사한 남자를 소개시켜 주고 싶었던 거다. '엘튼'이라면 딱 맞는 상대이겠구나 싶었다. 사실 '마틴'이 해리엇을 좋아해서 해리엇에게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에마가 생각하는 마틴은 교양도 없고 수준도 떨어진다. 해리엇은 이제 막 교양과 상류사회 문화를 습득하던 중이라 마틴을 거절하고, 엘튼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랑이란 것이 에마의 말로 시작된 것이어서, 엘튼이 지나가면 잘생겨서 쳐다보기는 했었으나 그것이 사랑은 아니었는데, 자꾸만 에마가 옆에서 부추기는 거다. '저봐,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너에 대한 애정을 가진 게 틀림없어' 이런식으로... 여길 이렇게 자주 방문하다니 널 보려고 그러는거야, 내가 그린 네 초상화에 대해 이렇게 칭찬하다니, 너를 정말 좋아하는 거야...하면서 해리엇의 마음에 엘튼에 대한 기대감과 사랑을 마구 불어넣는 거다. 아... 나는 넘나 빡침이 몰려왔어.... 누가 봐도 엘튼은 에마를 좋아하는데, 에마는 그것도 모르고 그 모든 게 자기랑 함께 있는 해리엇 때문인줄 아는 거다. 이게 '나는 얘랑 얘를 연결시켜줘야지' 하는 강한 욕망과 '내가 틀릴 리 없어'라는 강한 자기 확신으로 인해 벌어진 크나큰 실수가 되는데, 아아, 너무 싫은 것이, 정말이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본다는 게 너무나 명명백백하기 때문이다. ㅠㅠ 아, 여기까지 쓰면서도 스트레스 받아... ㅠㅠ


형부가 에마에게 '엘튼이 너에게 관심이 있네' 라고 하는데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엘튼은 해리엇을 사랑하는데' 라고만 생각하는 거다.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그런데!! 엘튼이 에마에게 청혼하는 것이다 ㅠㅠ



일단 이 자체로 문제는 심각하다. 엘튼이 해리엇을 좋아한다고 설레발친 게 에마인데, 그런 엘튼이 에마를 좋아한다니. 엘튼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굳게 믿고 있던 해리엇은 대체 뭐가 되는가. 자신에게 왔던 청혼마저 거절한 상황에서, 나를 사랑하는구나! 했던 그 남자가 사실은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고, 자신은 커다란 착각에 빠져있었다니!! 아 얼마나 쪽팔린가!! 그 마음이 받을 상처는 또 얼마만큼의 크기일까. 게다가 에마는? 에마야말로 가장 충격인 게, '쟤는 널 사랑해, 진짜야, 확실해' 했는데, 그 '쟤'가 날 사랑한다니...멘붕인 것이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나...



에마는 당황했을 것이다. 에마는 엄청 당황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바로잡고 싶었을 것이다. 일단 에마 스스로가 결혼 생각이 없는 여자이고 엘튼을 사랑하지 않으니, 엘튼을 거절하는 것도 해야할 일이고, 해리엇이 받을 상처 역시 들여다보아야 할것이다. 이 과정에서 에마는 아마도 자신이 설레발 친것에 대한 반성을 해야할 것이고, 실수를 인정하게 될것이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물론, 그러기도 했다. 그렇지만... 에마는 그 사이에 '어떻게 엘튼 감히 네가 나를 좋아해?' 하는 거다... 아, 딥빡침...... 해리엇에게 엘튼을 붙여주려고 옆에서 속삭일 때의 엘튼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완벽한 남자였는데, 그런 엘튼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자 '어떻게 감히 네가!!'가 되는 거다. 아, 너무나 딥빡침이 몰려와서 숨이 막힌다.....




해리엇이 하트필드에 처음 왔던 바로 그날부터 벌써 그런 생각을 떠올렸던 것이다. 길게 생각하면 할수록, 썩 괜찮은 결합이라는 생각이 더 커졌다. 엘튼 씨의 상황은 아주 적절했다. 그 자신이 어엿한 신사이고 하천한 친척도 없는 데다, 해리엇의 수상한 출생에 대놓고 이의를 제기할 만큼 대단한 가문도 아니었다. 그녀가 들어갈 안락한 집도 있고, 에마 짐작에는 아주 충분한 수입도 있었다. 하이베리의 목사직 수입이 크지는 않지만, 그에게는 따로 상당한 재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에마는 그를 아주 좋게 보았으니, 성격 좋은 호인에다 점잖고 세상살이에 대한 유용한 식견도 부족하지 않은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

.

.

그리고 사람 자체가 워낙 호감을 주는, 아주 까다로운 여성이 아니라면 누구나 좋아할 법한 인물이었다. 그는 대단한 미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의 외모에 대해서는 두루 칭찬이 자자했는데, 다만 에마 자신은 이 칭찬에 끼지 않았으니 그녀에게는 필수적인 어떤 품격이 그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p.52)




















내가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잘 알지도 못하고 또 그 시대에 살지도 않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그녀에게 가하는 비판은 사실 말이 안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말이 되든 안되든,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품격은 떨어지지만 사실 여러모로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주려는 에마가, 정작 자신에게 청혼한 그 남자에게 '어디 네 따위가 감히' 하는게 넘나 싫은 거다.

게다가, 자신이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착각해놓고, 그에게 버럭 화를 낸다. 야, 너 왜 걔가 아니라 나를 사랑한다고 해, 왜 지조가 없어???????????? 하고... 


하아...

그 지조, 니가 만든 거야.... 아이구야......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었다. 결국 엘튼 씨 본인이 여러 면에서 그녀의 생각이나 믿음과는 정반대인 위인임을, 오만하고 방자하고 건방지며 제 잘난 줄만 알지 남의 감정은 돌볼 줄 모르는 위인임을 증명해 보인 셈이니 말이다.

상례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엘튼 씨가 구애를 하고 나선 것이 그를 더 낮게 평가하게 했다. 고백과 청혼은 그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었다. 그녀에게 그의 연모는 별것 아니었고, 그의 희망은 모욕이었다. 결혼 한번 잘해 보자는 욕심에 오르지 못할 나무를 넘보며 사랑에 빠진 시늉을 했지만, 걱정할 만큼 실의의 고통을 겪지는 않으리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다고 안심해도 좋았다. 말에서나 매너에서나 어떤 진정한 애정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p.199)



엘튼 씨가 에마를 진정으로 사랑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에마의 예상대로 엘튼 씨는 한 달쯤 지났을 때였나, 다른 좋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을 하기로 한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상처를 회복하는 적절한 시간인지는 알 수 없다. 엘튼은, 정말 결혼 한 번 잘해보고자 '오르지 못할 나무'를 넘본 남자일 수 있다. 그럴 확률이 크다. 그런 남자를 제껴내는 건 에마가 잘한 게 맞다. 그렇지만, 그런 남자가 자신의 친구인 해리엇과 결혼한다면 어떻게 됐을까... 해리엇에게 소개시켜 주면 세상없이 천상의 배우자가 될 사람이, 어떻게 자신에게 청혼한 순간 오만하고 방자하고 건방진 사람이 된걸까. 이건 그냥 '내 타입 아니야',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와 다르잖아?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남자였다면, '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로 끝났어야 되는건데, 온갖 분노가 다 나오는 거다.  그의 재산없음, 품격없음 부터 시작해서 사실 에마를 가장 빡치게 했던 건, 그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데에 있다. 근데 그건 자기가 착각한 거잖아 ㅠㅠ 



그래서 내 젊은 날의 저 사건이 생각났다. 괜찮은 남자라서 다른 여자 소개시켜 주려다가 내가 사귀게 된 사연이. 나 스스로에게 쪽팔리지 말자며 좋아하지도 않는데 '내가 사귈게' 한거랑, '이런 오만방자한 놈' 하면서 좋아하지 않는 남자랑 사귀지 않은 에마랑....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한걸까..... 생각하다가, 결론이 안나는 아침이다.




그나저나 이 책에서의 시대적 배경 특성상, 너무나 가문이며 재산 얘기 신분 얘기 나와서 절반쯤 읽었는데 계속 빡친다. 에마가 이번 실수를 계기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이렇게 절반쯤 까지는 사실 전혀 성장과 거리가 먼 것 같다. 또 사람을 자기가 보고싶은대로 보고 있는 것 같아 ㅠㅠ 

아, 그러나 에마보다도 이십년을 더 산 나 역시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는거겠지.....

예전에 읽다가 만 [늦여름]도 그렇고, 일도 안하면서 돈만 많은 사람들 얘기를 읽으면 나는 왜이렇게 빡이치지... 그러면서 그 돈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내가 에마에게 빡치는 건, 에마가 너무 좋은 가문에 돈도 많은데다가 그 지역의 유명인사라서 스스로 열등감에 휩싸여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역시 지금 태어났어야 했던 것 같다.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어서 폭발했을 듯.






내심, 

에마는 이 남자랑 되겠군, 하고 생각하게 되는 남자가 있는데, 정말 그 남자랑 잘되는지 봐야겠다.

오만년전에 영화 본 거에서는 내용이 기억이 1도 안나....




그나저나 나는 자연인이다 에서처럼, 자연 속에 들어가 문명과 동떨어진 채로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어제는 문득 헤어진 애인에 대해 저주를 내리고 싶어져서 그렇게 했다. 네가 앞으로 다른 어떤 여자를 만나도, 나보다 목소리 좋고(내 목소리를 좋아했다), 나보다 말 예쁘게 하는 사람(내 말투와 화법을 좋아했다) 못만날 것이다, 하고 저주를 내렸다. 나처럼 계속계속 사랑을 표현해주는 여자도 못만날 것이다, 내가 최상이었다, 하고 저주를 내렸다. 흥. 누굴 만나도 '아, 그만한 여자가 없었구나' 생각하게 될거야. 메롱.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6-09-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나 재밌게 책읽으시는 것 같아요! 감정기복적 독서! ㅎㅎㅎ

다락방 2016-09-21 10:10   좋아요 0 | URL
전 책만 읽으면 넘나 힘들어요 ㅠㅠ 감정이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다른얘긴데, syo 님,
혹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읽어보셨나요??

syo 2016-09-21 10:49   좋아요 0 | URL
네. <일곱 번째 파도>까지 읽긴 했는데,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나봐요. 이제는 그 양반들이 시종일관 메일 주고 받았다는 사실밖에는 기억이 안나네요.....

다락방 2016-09-21 10: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제가 감정 이입 너무 많이 하고 본 책이거든요. 완전 에미가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책에 감정 이입한 거 생각하니까 그 책 생각이 나서 여쭤봤어요. 헤헷.

syo 2016-09-21 10:59   좋아요 0 | URL
전 그 당시 연애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이런 종류의 책들을 칼눈뜨고 읽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작가는 좀 괜찮았지만, 기욤 뮈소는 저에게 모기같은 존재였어요. 귀찮기만 하고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를.

다락방 2016-09-21 11:09   좋아요 0 | URL
저는 기욤 뮈소나 더글라스 케네디는 한 두권만 읽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6-09-2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맘대로 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신라면을 끓여 먹었다.

에서 뿜었어요!!!
여기 도서관인데 ㅠㅠ
마성의 매력 다락방님께 부러움과 부러움을~~ 영화배우남자라니... 흐흐흐

다락방 2016-09-21 12:02   좋아요 0 | URL
저는 쿨한 녀자니까요.
응, 알겠어, 너는 나를 좋아하렴, 나는 라면을 먹어...

쿨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9-2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라면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신라면이 나올 타이밍이 아닌데 허를 찌르시다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선물 받아 읽은 책,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만 해` 역시나 울면서 봤네요. ㅎㅎ

다락방 2016-09-21 13:29   좋아요 0 | URL
후훗. 제가 허를 찌르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만 해]가 책 제목인가요? 검색해도 안나와요...

시이소오 2016-09-21 13:34   좋아요 0 | URL
아, 새벽세시 바람이 부나요?선물한분이 그랬다구요. 엉뚱한 검색을 하게 해 죄송해요 ^^;

다락방 2016-09-21 13:37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그 뜻이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6-09-2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달에 한번 전남자친구들에 대한 저주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왠지 에마 보시다 던져버리실거 같았는데 끝까지 보시네요!

다락방 2016-09-22 10:45   좋아요 0 | URL
모리님은 어떤 저주를 주로 내리시나요?
저는 방금전에 저주 하나 또 내렸는데 19금이라 쓰진 않겠어요. ㅎㅎㅎㅎ

에마 진짜 짜증나는데, 끝에 성장하는지 지켜보고 싶어요. 계속 이 캐릭터면 너무나 빡칠듯요. ㅎㅎㅎㅎㅎ

2020-09-0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3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김영희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120쪽 까지 읽었는데 에마 성격 넘나 싫은 것.. 왜이렇게 남의 연애와 결혼에 끼어들어 설레발인지 ㅜㅜ 자기 좋아하는 거 뻔히 보이는 남자를 다른 여자한테 끼워맞추다니.. 아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ㅜㅜ 그러지마... 왜그래 ㅜㅜㅜ
도가 지나쳐 ㅜㅜ
마저 읽으러 가자 ㅜㅜ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6-09-19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술 마셔야 겠다 ㅜㅜ

비연 2016-09-1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락방님. 책 읽으면서 스트레스를..ㅠ 에마...ㅠ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는 꼭 이런 설레발이 등장하는데요..ㅠ

다락방 2016-09-20 08:39   좋아요 0 | URL
아우 어찌나 오지랖이 넓은지 완전 제 스타일 아니네요. 저랑은 친구 못할 스타일이에요, 에마는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6-09-20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ㅡ.전 개츠비 읽는데 캐릭터들 다 멍충이라서 ... 화나요...

다락방 2016-09-20 08:40   좋아요 0 | URL
아, 저는 개츠비 진짜 너무 사랑하는데... 그런데 요즘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긴 해요.
전 피츠제럴드 완전 사랑해요 ㅠㅠ

유부만두 2016-09-2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장은 멋져요... 근데 캐릭들이...
전 아직 3챕터라 캐츠비 등장 전;;;

다락방 2016-09-21 08:39   좋아요 0 | URL
ㅎㅎ 다 읽으시면 어떤 기분이실지 궁금해요.

레와 2016-09-2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올레티비에 영국 드라마로 제작한 [엠마]가 있길래 몰아서 본 기억이 나는데요.
(총 3부작인가 4부작인가 그래요)
도무지 이 엠마라는 여자한테 화가나서.. 씩씩거리면서 `다` 봤습니다. ㅎㅎ


어째든 미성숙한 인간이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뭐 이런 생각도 들구요.^^:;

다락방 2016-09-21 08:40   좋아요 2 | URL
내가 지금 한장한장 멈추지 않고 계속 책장을 넘기는 이유는, 역시 그런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누구나 나를 포함해서 실수를 저지르고, 그것이 실수인 것을 안 이상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것. 그래서 에마도 성장하겠지, 그러려고 지금 이런 실수가 있는거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어요.

그건그거고,
아, 신분과 재산 얘기 나오는 통에 돌아버릴 것 같아. 아니, 다른 여자에게 소개시켜주려고 한 남자가 자신에게 프로포즈 하니까 어디 감히 네 따위가... 이러잖아????

딥빡침이 몰려온다..

레와 2016-09-21 09:2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넘나 웃픈거..

다른 사람은 다 알고있는데 본인만 모르는 상황. 내가 이상황에 놓일까봐 두렵고요.
`내 생각이 틀릴수 있다! 미성숙한 인간이다.` 는걸 잊지 말아야겠어요. ^^

다락방 2016-09-21 09:23   좋아요 0 | URL
내가 넘나 빡이 쳐서 페이퍼 쓰는 중이다. 기다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차량에 붙이는 세월호 스티커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아시는 분, 계실까요?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과거의 글들만 나오고, 과거에 만들어서 줬던 데에 연락해봤는데 답이 없네요..

판매처 아시는 분은 저 링크 좀 주세요. ㅜㅜ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09-19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6-09-19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혹시 연락했다는데가 여긴가요? ㅠㅠ

다락방 2016-09-19 17:28   좋아요 0 | URL
네 ㅠㅠ 저기에 문자 신청 했었는데 답이 없어요 ㅠㅠ

꼬마요정 2016-09-19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다음까페 416가족협의회 들어가 보세요~~~

다락방 2016-09-19 17:43   좋아요 0 | URL
오, 거기에 스티커 받을 수 있는 연락처 있네요. 지금 문자 넣어놨어요. 고맙습니다, 꼬마요정님!

꼬마요정 2016-09-19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도움이 되어서 저도 기뻐요~^^

다락방 2016-09-19 17:48   좋아요 0 | URL
연락이 닿았고요, 보내주시기로 했어요. 감사드려요! >.<
 

2년 만에 만나는 오빠는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가끔 나의 장바구니를 털어주고, 먼 길을 오면서도 나에게 줄 와인을 잊지 않는 그런 좋은 오빠임에는 변함 없으면서, 대화의 기술을 더 늘려가지고 짠- 하고 나타난 것만 같았다. 오빠가 오는 날 나를 포함해 일곱명이 만났는데, 모임이 파하고나서 다른 친구 두 명과 그런 얘기를 했다. 오빠는 더 좋은 사람이 되었어, 라고. 한 명은 '대화할 때 배려가 정말 뛰어나지' 라고 말했고, '상대방을 정말 잘 생각해주는 것 같아' 라고 다른 한 명도 말했다. 나는 그것이 오빠가 갖춘 대화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또 만나고 싶고,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주는 것,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 대화가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오빠는,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그런 후에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 생각은 나의 생각과 다를 때도 있는데, 그럴때조차 전혀 기분이 나빠지질 않으니, 그야말로 대화의 기술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게 아닌가. 사실 가장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으려면 상대의 말을 끝까지 집중해서 든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호감도 여기에서 오는 게 아닐까. 이 사람이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구나, 하는 걸 알게되어야 친구도 되고 연인도 되는 게 아닐까.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 2년후에도 '변한 게 없는' 사람이기보다는, '더 좋은 사람이 되었네'라는 말을 듣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미숙이가 '오빠는 더 좋은 사람이 되었어'라고 내게 얘기하는데, 그게 칭찬의 최대치가 아닌가 싶은 거다. 근사해...


오빠는 언제나처럼 내게 줄 선물을 잊지 않았다. 게다가 나에게 선물하는 사람들중에서 언제나 가장 맞춤한 선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이것 봐라.




받자마자 꺅 하고 소리를 지르고 흥분해가지고 사람들이 다 웃었다. 역시 사람은 뭘 좋아하는지 말하고 다니는 게 진짜 중요하다. 내가 와인 좋아한다고 오만번도 넘게 말하고 다니고, 받으면 꺅꺅 거리고 좋아하니까, 이렇게 좋아하는 걸 또 선물 받는다. 언제 선물 받아도 질리지 않아요 ,와인!


2년 전에도 이 시기쯤에(10월이었다) 오빠로부터 와인을 받았다. 멀리, 비행기타고 온 와인이었다. 나는 그것을 나의 61년산 슈발블랑 삼고서는 옷장에 넣어두었다. 이건 마일스가 그랬듯이, 특별한 순간에, 특별한 사람과 마셔야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나의 옷장에 있던 와인은, 그 다음해인 작년 7월에 개봉되었다. 적절한 순간에, 맞춤한 순간에!! 



이번 와인도 옷장에 넣어두었다. 이 와인은 언제, 어느 순간에,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개봉하게 될지, 나조차도 두근두근하다. 어쩌면 나는 마일스가 그랬듯이 혼자 마시게 될지도 모르겠다. 혼자 있는 걸 누구보다 잘하는 나이니, 혼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건배!를 외칠지도 모를 일. 아니, 그 와인을 따는 순간이 특별한 순간이 되는 거라고, 마야가 말했으니까, 어쩌면 나는 가장 힘든 시간에 옷장에 숨겨둔 와인을 꺼내서는 내가 내 잔에 가득 채울지도 모르겠다. 






책이 읽히지 않아 그냥 읽지 않았던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읽히지 않으면 읽지 말자, 그렇게 나를 내버려두다가, 갑자기 '제인 오스틴'의 [에마]가 읽고 싶어져서 부랴부랴 사서는 오늘 아침 출근길부터 읽기 시작했다. 얼마전에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했는데 그 만남이 너무 좋았던 거다. 게다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잘맞고 케미가 폭발해서, 나보다 자기들끼리 더 친해졌어!!! 그러자 갑자기 아주아주 오래전에 본 '에마' 생각이 난거다 (아, 나에겐 '엠마'가 익숙한데....). 나는 그 만남이 너무 좋았고 짜릿했는데, 아아, 나는 이런 거에 진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주면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해야하나. 그게 나 때문은 아니어도 되는 것이고, 내가 어떤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면,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너무나 행복해하는 것이다. 문득, 에마가 그런 사람이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이 책을 급하게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하하하하, 탁월한 선택이었다. 재미도 있고 ㅋㅋㅋㅋㅋ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 모두가 다 나같어서 ㅋㅋㅋㅋ 일단 에마를 보자. 에마는 자신의 가정교사와 다른 남자를 결혼에 성사시키고는 뿌듯해한다. 이에 '나이틀리 씨'와 나누는 대화다.



"'성공'이라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 나이틀리 씨가 말했다. "성공이라면 노력이 전제되는 건데. 이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당신이 지난 사 년동안 무슨 노력이라도 해 왔다면 시간을 적절하고 또 세심하게 쓴 셈이 되겠지. 젊은 여성이 마음을 쏟을 만한 가치 있는 일이겠고! 그러나 만일 내 생각대로 당신이 말하는 그 결혼 주선이라는 것이 그런 계획을 했다는 것, 어느 한가한 날에 '웨스턴 씨가 테일러 양하고 결혼한다면 테일러 양한테 참 좋을텐데.'라고 혼자서 생각하고 이후 가끔씩 그런 생각을 다시 떠올린 정도라면, 성공이니 뭐니 할 게 뭐 있겠소? 당신이 한 일은 뭐고, 자랑스러울 것은 또 뭐요? 어쩌다 짐작이 맞아덜어졌다는 것, 내세울 수 있는 점이라곤 그것 뿐이잖소."

"그렇담 당신은 짐작이 맞아떨어졌을 때 느끼는 기쁨과 승리감을 한 번도 맛보지 못하셨단 건가요? 참 안됐네요. 더 머리가 좋으신 줄 알았는데. 말씀드리지만, 짐작이 맞아떨어지는 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랍니다. 거기엔 늘 뭔가 재능이 끼어들게 마련이죠. 또 제가 '성공'이라는 말을 썼다고 뭐라고 하시지만, 성공을 자임할 자격이 제게 아주 없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당신은 두 가지 그럴싸한 경우를 드셨는데, 그러나 제 생각엔 제삼의 경우가 있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다 하는 것 중간쯤 말이지요. 제가 웨스턴 씨한테 우리 집에 들르시라 권하지 않았다면, 여러 차례 조금씩 용기를 북돋아 드리고, 많은 사소한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않았다면 결국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을지도 몰라요." (p.20-21)




















나는 에마의 말이 뭔지 너무나 정확하게! 알겠는 거다. 


나도 그랬다. 그러니까 a 와 b 를 만나기로 한 날, 나는 갑자기 이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c 생각이 났다. a 와 b 는 이러이러한 사람들이고, c 는 이러한 사람이니, 이들이 만나면 으음, 이런 식으로 좋지 않을까.. 하고. 그 머릿속의 생각을 a와 b 에게 말하니, 좋다고 하면서 '다락방님이 데려오시는 분이라면 믿고 만난다'고 하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휴 좋은 사람들 같으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 에게는 이런 이유와 과정을 생략한 채, '나 오늘 a와 b라는 사람들 만나는데 같이 만날래?' 물었다. c 는 이유도 묻지 않고 '응 나갈게' 하고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들, 왜이렇게 나를 믿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래서 다같이 만났는데, 처음에 명함을 돌리고 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곧이어 이들의 케미가 폭발하는 거다. 결국 나는 '왜 내 편 안들어줘!!' 하는 말까지 해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시간이었다. 다들 내게 좋은 사람 알게해줘서 고맙다고, 즐거웠다고, 또 만나자고 했다. ㅋㅋㅋㅋ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오, a 가 내게 선물을 줬다.




꺅 >.<

인생은 무엇인가요?

와인을 선물 받는 내 인생은 축복 받은 삶 ♡

그러니까 집에 이 와인셋트가 선물이 들어왔는데 a 의 가족들은 아무도 와인을 마시지 않는다며, 와인 좋아하는 내가 생각나서 가져왔다는 거다. 이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하는 건 이렇게나 중요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로 갈지 몰랐을 와인이 주인을 찾아왔잖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세!!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에마는, 아직 몇 장 못읽었는데, 재밌다. 다시 책읽기에 흥미가 생길 것 같다. 그건 그거고, 출근만 하면 퇴사하고 싶어지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조기후 2016-09-19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와인부자.. 사람부자.. 다락방님 ㅎㅎ 저는 허리디스크 땜에 2주간 약 먹느라 술을 못 먹었는데 이번엔 늑골에 염증이 있다고 해서 또 약 먹어서 와인도 못 마시고 있네유 ㅠㅠ

저도 요즘 책 읽기 싫어 죽겠어요 갖고 다니기도 귀찮고.. 이러면 안 된다 좀 읽자 읽자 막 채찍질하다가, 문득 이거 뭐 숙제해야되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책 못 읽는 거에 죄책감 느끼고 괴로워하는지 웃겨서 ㅎㅎ 아유 그냥 싫을 땐 이렇게 내버려두자 하고 있습니다 ㅋ 다락방님처럼.. 갑자기 또 훅 땡기는 책이 있겠거니 하고.

연휴 뒤라 힘들지만 오늘도 무사히 보냅시다 다락방님. 월요병도, 이것도, 저것도, 그냥 다 잘 견디시길... ^^

다락방 2016-09-19 14: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 와인 부자이면서 사람 부자네요.
아니, 디스크 ㅠㅠ 늑골 염증 ㅠㅠ 우째요 ㅠㅠㅠ 건강 관리 잘해요, 건조기후님. ㅠㅠ 와인은 넘나 좋지만, 아픈 거 치료하는 게 우선이니깐요.
저도 명절 연휴를 전후로 해서 2,3주간 쉬지 않고 술을 마셨더니 슈퍼뚱뚱이가 됐어요. 어휴, 이제 술 좀 적당히 마셔야겠어요. 일주일에 3회정도로 줄여야할 듯 ㅠㅠ

네, 우리는 즐겁자고 독서를 하는거니까, 즐겁게 책을 읽도록 합시다. 즐겁게 책을 읽다가 지치면 때려쳤다가...그러다가 읽고 싶어지면 또 읽고 말이지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니 숙제로 해치울 필요도 없고요. 저는 [에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고마워요, 건조기후님. 잘 견딜게요. 이것도, 저것도, 다요!!

스윗듀 2016-09-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드디어 올라왔네요 다락방님 글! 잠깐 권태로우신가 하고 기다렸습니당 헤헤 다락방님 옷장으로 들어가고싶다능!

다락방 2016-09-19 14:40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는 참 행복한 것입니다! ㅎㅎㅎ

제 옷장으로 들어오세요. 반짝반짝 와인이 빛나고 있을 겁니다. ㅋㅋㅋㅋㅋ

비연 2016-09-1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책읽기에 흥미가 생길 것 같다니, 굿!이에요~ 그나저나 저 와인들... *.*
출근만 하면 퇴사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저랑 딱 들어맞으시는군요...ㅜㅜ 으앙...

다락방 2016-09-19 16:29   좋아요 0 | URL
아직 집에 남은 와인이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우하하하하.

오늘도 퇴사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힘겹게 사무실에서 버티기 하고 있습니다...하아-

시이소오 2016-09-1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들레르의 시를보면 armoire를 대다수 번역가들이 옷장으로 번역합니다. 한국에는 대응가능한 가구가 없는데 굳이 번역하자면 찬장일것같은데 그래서 윤영애 역자는 찬장이라고 번역하기도 했죠.

옷장이란 역어를 보면서 ` 아니. 도대체누가 와인을 옷장에 넣겠나` 말도 안되는 번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허걱, 있었군요. 와인을 옷장에 넣어두시는분이. ㅋ

저도 와인 환장하는데 부러워요 ^^

다락방 2016-09-19 16:31   좋아요 0 | URL
와인을 옷장에 넣어두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손 번쩍!! 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저는 소중히하고 숨겨두고 싶은데 숨겨둘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말이지요. 아하하하하. 감출 수 있는 곳이라곤 그저 옷장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와인 창고 같은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언젠가는 그런 집에서 살 수 있게 될까요? 아하하하하.

이름 2016-09-1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어쩌다 모여 이야기할 때, 그 순간 케미가 막 돋을 때 너무 좋아요 :)! 저는 언젠가 그렇게 만나게 된 친구들에게 `너희 원래 아는 사이 아니니..?` 물어봤을 때도 있었욬ㅋㅋ

다락방 2016-09-19 16:33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이름님! 이름님도 그 기분 아시는구나! 우하하하하. 반가워요!
반대로 제가 그런 경우도 있어요. 누가 소개시켜줬는데 정작 제가 더 친해지고 소중해지고 케미 돋는 경우요. 낯선 사람을 만나서 잘 맞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인 것 같아요. 우히히히.
이십대에 편의점에서 알바할 때 새로 들어온 세살 연하 남자 아이하고 첫날부터 너무 신나게 놀아서 다른 알바들이 `니네 아는 사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어요. 우린 그 날 처음봤는데.... 좋아하는 사이가 됐죠. 꺅. 난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줍은 기억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6-09-2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경험 많아요.
제가 여럿이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소개시켜주면,
나중에 자기들끼리 더 친해져서 저 빼고 만나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다락방님도 혹시 마일스처럼 와인 종류마다 맛과 향을 구별하고 막 그러시나요?
와인을 무척 좋아하시니 그렇지 않을까 궁금하네요. ^^

다락방 2016-09-22 16:05   좋아요 0 | URL
어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저는 와인 종류와 맛을 구별하는 건 전혀 못합니다. ㅎㅎ 저에게 와인은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져요. 구별 못해요. ㅎㅎ 달다 안달다는 구별합니다만 ㅎㅎㅎㅎㅎ
 














남자 주인공 '윌'이 교통사고를 당하기전에, 사랑하는 여인과 한 침대에서 있다가 출근하러 나가면서, 그는 애인에게 말한다.


I'll cook tonight.


오, 멋져. 오늘밤에 내가 요리할게, 라고 말하는 남자라니. 어떤 달콤한 말들은 지독하게 단순하다. 별로 요란할 것도 없다. 그저 사실만을 말해도 되는 것이다. 내가 요리를 못해서 그런지, 요리 잘하는 남자 넘나 좋은것. 멋져... ♡


그러나 나는 요리하는 윌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애인에게 그렇게 말하고 출근하는 길 교통사고가 났으므로.



책을 읽었고, 그래서 잔뜩 울 준비를 하고 봤는데 눈물이 1도 안났다. 음... 영화는 그저 그렇더라. 연휴에 술마시면서 엄마랑 둘이 나란히 앉아 봤는데, 성격 급한 엄마가 자꾸만 '그래서 쟤 살아나?, 안락사 시켜?' 묻는 통에 정신 사나웠다. ㅎㅎ '엄마, 끝까지 봐' 라고 했는데, 평소에 영화를 잘 즐기지 않는 엄마는 '야, 그럼 너무 오래 기다려야 되잖아' 라고 하시는 거다. 난 끝까지 말해주지 않았고,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끝까지 보셔야 했다. ㅎㅎㅎㅎㅎ


















어제는 남동생과 둘이 나란히 앉아 연휴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며 맥주랑 막걸리를 마셨다. 술을 다 마시고 자리를 치웠는데, 이대로 자기가 아쉬워 채널을 돌리다가 [뷰티 인사이드]를 보게 됐다. 일전에도 한 번 봤던 작품이라 무심히 넘겨도 좋았을것을, 나는 그냥 내가 틀어둔 데부터 계속 보기 시작했다. 중간 좀 전부터였던 것 같다. 


일전에도 느꼈지만 이건 숫제 한효주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다. 한효주가 엄청 예쁘게 나와서, 와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보게 되는 영화랄까. 늘 모습이 변하는 애인에게, 낯설지만, 적응이 너무나 힘들지만, 자꾸 웃어주는 한효주는 정말 그 역할도 예쁘다. 그러나 적응되지 못하는 애인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그래서 정신분열증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한효주는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우진은 그녀에게 이별을 말한다. 손잡고 조용히 밤길을 거닐다가, 우진은 이수(한효주)에게


"헤어지자"


고 말한다. 싸우지도 않았고, 질린것도 아닌데... 손잡고 걷다가 헤어지자, 하는 것이다. 어떤 이별은 그렇게 오기도 한다. 이수는 사실 그 날 속으로 안도했다고 한다.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헤어지고 아파하는 이수는, 자신의 언니를 보고는 끌어안고 운다. 언니, 나 어떡해... 하고 운다. 아아, 제기랄, 나도 같이 울었다. 줄줄, 눈물을 흘렸다. 


연애중에 봤던 이 영화는 애인과 할 말이 많은 영화였는데, 이별 후에 본 이 영화는 울게 하는 영화였다. 이별 후에, 여동생을 끌어 안고 나 어떡해, 하고 엉엉 울던 내가 생각났다. 그래서 같이 울었다.





추석날에는 여동생네 가족이 왔다. 나와 남동생과 나의 엄마는 칠살 조카, 네살 조카를 데리고 가까운 허브공원으로 갔다. 날씨가 좋았고 아이들은 뛰어 놀았다. 칠 살 조카의 볼은 발개져서 마치 볼터치를 한 것 같았다. 머리며 얼굴, 목으로 온통 땀이 흘렀다.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는 것은 너무나 행복하다. 잠시 쉬라며 과일과 물, 과자를 먹이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많이 뛰어 놀아 지쳐서 금세 낮잠을 자겠거니, 했는데, 늘 그랬듯이 이렇게 자기네 집을 벗어나면, 아이들은 좀처럼 잠들려 하질 않는다. 여동생과 네 살조카가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내 방 침대는 퀸 사이즈. 나는 칠 살 조카를 데리고 가 옆에 함께 누웠다. 자기가 아까웠는지 칠 살 조카는 자꾸 일어나서 나가려고 한다. 나는 그런 칠 살 조카에게 말했다.



-타미야, 이모옆에 누워. 이모 옆에 누워서 사랑을 속삭이자.



그러자 칠 살 조카는 다시 내 옆에 누우며, '사랑을 속삭이는 게 뭐야?' 묻는다. 나는 그런 조카에게 '응, 타미 귀에다 대고 사랑한다고 계속 말해주는 거야' 했다. 그리고는 정말로 사랑을 속삭였다.


-이모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지?

-박타미!

-맞았어!

-이모가 그다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야?

-그건 비밀이야.

-말해줘, 제발..

-(이 아이는 제발이란 단어를 어디서 어떻게 배웠을까?) 안돼, 타미 다 말하고 다닐 거잖아.

-안말할게. 정말로.

-음.. 이모가 그 다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 알아. *** 이지?

-응, 맞아. 타미야,

-응?

-이모는 타미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타미가 태어났을 때부터 사랑했어. 태어난 그 순간부터 사랑했어.

-진짜? 

-응.

-타미 태어날 때 이모 봤어?

-아니, 태어나는 순간에 보지는 않았는데, 태어날 때 이모가 있었거든.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할 수 있었어.



말해놓고나니 정말 그랬다. 이 아이를 사랑하는 건, 이 아이의 탄생부터 시작된 거였다. 이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나는 이 아이를 사랑했다. 이 아이의 태어남부터 지금까지, 나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뜨겁게 사랑하는 애인이라도 태어남과 동시에 사랑하는 건 불가한데, 이 아이에 대한 사랑은 이토록이나 특별했다. 아, 이것은 얼마나 순전한 사랑이란 말인가! 내가 여태 살면서 누군가의 탄생부터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이것은 나에게도 처음이다.


이런 생각으로 잠시 말을 안하고 있었더니 아이도 조용하다. 가만 들여다보니 색색, 잠이 들었다. 이 아이가 잠이 들기전에 사랑한다는 말을 실컷 들려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순전한 사랑이었던, 프라납 삼촌을 떠올렸다. 프라납 삼촌은 나의 조카와 완전히 다른 경우인데...



그는 엄마에게 처음이자 유일한, 순전한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내가 태어난 것도 엄마를 기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엄마에게 아빠와 결혼했다는 일종의 증거물이었고, 배운 대로 사는 삶이 낳은 예상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프라납 삼촌은 달랐다. 삼촌은 엄마의 삶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즐거움이고 기쁨이었다.(p.85) 


















칠 살 조카는 집에 가서 제엄마에게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이모, 그 다음이 엄마라고 했단다. 이에 여동생이 삐져서는 나에게 '치, 나쁜 지지배' 했는데, 음.... 나는 내가 왜 1위가 아닌 것인지 의아하다. 왜 제일 좋은 사람이 이모가 아닌거지? 어째서 그런것이지? 나는 너를 가장 사랑하는데!!!!!!!! 아, 어떤 사랑은 내가 보내는 크기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다..




ㅜㅜ


댓글(35)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16-09-19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한동안 글이 없으셔서 안부 물으려고 락방님 서재에 들어왔더니. 어멋. 글이 올라 있어서 넘 반갑습니다!
˝아니, 태어나는 순간에 보지는 않았는데, 태어날 때 이모가 있었거든.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할 수 있었어˝
이 말에 격한 동감. 저도 제 조카를 그렇게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

다락방 2016-09-19 09:51   좋아요 1 | URL
비연님, 아무것도 읽기도 싫고 쓰기도 싫은 시간을 보냈어요. 글 쓰는 걸 잊겠다 싶어 부랴부랴 썼답니다. 반가워해주셔서 고마워요. 좋으네요,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우리는 여기서 오래오래 사랑을 속삭입시다!!

에이바 2016-09-1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 옆에 누워서 사랑을 속삭이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사랑했어˝ 때문에 저도 모르게 아침부터 눈물이 줄줄... ㅠㅠ 다락방님의 오늘 아침 페이퍼도 너무 좋아요. 행복해요.

다락방 2016-09-19 09:51   좋아요 0 | URL
크- 제가 에이바님을 행복하게 해드렸다면, 글을 쓰는 기쁨이 느껴지네요. 보람이 느껴집니다. 역시..글 쓰는 걸 멈출 수는 없겠구나, 생각하게 돼요. 좋아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

단발머리 2016-09-19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침대에 누워 사랑을 속삭이다 잠든 다락방님 조카가 부러운 나는....
누구인가요? ㅎㅎㅎ

다락방 2016-09-19 09:53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은, 소중한 내 친구 단발머리님 이십니다!! ㅎㅎㅎㅎㅎ
우리는 여기서 사랑을 속삭입시다! >.<
명절 잘 보내셨어요?

단발머리 2016-09-19 09:56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의 친구 단발머리는 추석연휴를 잘 보냈습니다. 많이 일하지 않았고 나름 놀았어요. 그래도 가족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간 이 시간에 혼자서도 행복한ㅎㅎ

다락방 2016-09-19 10:04   좋아요 1 | URL
혼자서도 행복한 단발머리님, 사랑해요! ♡

2016-09-19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9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윗듀 2016-09-1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앙 북플로 내리면서 봤더니 위에 에마글에서 뒷북치고 있었네요 ㅜㅜ 흙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끄러움없이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다락방님 부럽습니다!

다락방 2016-09-19 13:02   좋아요 1 | URL
사랑은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요, 러블리듀님.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조카에게 앞으로도 꾸준히,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일거에요. 같이해요!

스윗듀 2016-09-19 13:06   좋아요 0 | URL
네! 사랑이라는 단어 아끼지 않을게요.

다락방 2016-09-19 14:35   좋아요 0 | URL
히히 :)

낭만인생 2016-09-19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할 수 있었어.

넘 멋진 글입니다. 막연한 삶이 구체적으로 조명되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6-09-19 13:03   좋아요 1 | URL
멋진 글이라는 칭찬, 감사합니다, 낭만인생님. 멋진 글은 별다를 게 없는 것 같아요. 그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

레와 2016-09-19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음생은 다락방님의 조카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6-09-19 14:35   좋아요 0 | URL
욕심이 지나치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6-09-19 15:13   좋아요 0 | URL
저두요.... 내가 막둥이 할까봐요...

다락방 2016-09-19 16:26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정말!!

clavis 2016-09-1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욬
그럼 난 둘째 조카!

다락방 2016-09-19 14:49   좋아요 0 | URL
클래비스님도 욕심이 지나치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6-09-19 15:14   좋아요 0 | URL
락방님 조카 풍년...^^;;;

clavis 2016-09-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모임하나 만들어요
다다조ㅡ다음생에 다락방님 조카가 되고싶은 사람들의 모임

차라리 락사모가 나을까요ㅎㅎ

다락방 2016-09-19 16: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진정들 하시고요... ㅋㅋㅋㅋㅋ

이매지 2016-09-1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전 막내조카... (수줍)

다락방 2016-09-19 16:26   좋아요 0 | URL
저기... 막내는 위에 유부만두님이 찜하셨는데... ( ˝)

나와같다면 2016-09-19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는 타미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타미가 태어났을 때부터 사랑했어. 태어난 그 순간부터 사랑했어.

태어날 때 이모가 있었거든.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할 수 있었어

따뜻한 사랑고백인데 왜 이리 눈물이 나죠..? ㅠㅠ

다락방 2016-09-20 08:41   좋아요 0 | URL
아이쿠야, 나와같다면님. 울지 마세요. 오늘은 또 아침이 밝았네요.
우리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살아갑시다. 그건 숨길 마음이 아니니깐요.
바람이 부는데도 눈이 부시네요.
이상한 날씨에요.

감은빛 2016-09-2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딸들에게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아?˝ 질문했다가 상처 받아서 그 이후론 안 합니다.
좋아하는 남자애 이름이 아빠보다 먼저 나오더라구요. ㅠㅠ

다락방 2016-09-22 16:10   좋아요 0 | URL
아! 제게도 곧 그런 날이 오겠지요. 칠 살 조카도 네 살 조카도, 이모 따윈 안중에 없어지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ㅠㅠ

박용수 2016-09-2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한 기회에 정말 우연히 다락방님의 따뜻한 글을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6-09-25 18:52   좋아요 0 | URL
따뜻하게 읽으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

sully0517 2016-09-26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블로그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다락방님의 글이 볼때마다 너무 좋아 친구신청합니다~ 그래도 될까요^^?

다락방 2016-09-26 16:25   좋아요 0 | URL
당연히 그래도 됩니다. 얼마든지요!
:)
제 아이콘 밑에 있는 친구추가 버튼은 누르셨습니까?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