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엔 십일년전에 다녀왔었다. 센트럴파크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너무 가보고 싶었고, 그래서 단지 그 목적만을 가지고 뉴욕에 갔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놓쳐 예정보다 이틀을 더 묵게 되었는데, 어쨌든 내가 외국에 나가 머물렀던 시간이 가장 길었던 때가 바로 그 때다. 그때 친구와 나는 센트럴 파크에 갔고, 맨하튼 시내를 매일매일 돌아다녔고, 길게 줄을 서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랐었다. 센트럴 파크의 벤치에 앉았어도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키스를 하지도 않았다. 나에겐 외국 여행이 처음이었고, 긴장과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그러나 '절약절약!'이 머릿속에 콕- 틀어박혀서, 제대로된 음식을 먹지도 못한채 한국에 돌아왔었다. 같이 간 친구의 지인이 그곳에 있어 밥을 사준다며 다이너에 데리고 갔었을 때, 그때가 미국식 식사를 제대로 맛본 유일한 때였는데, 그 다이너를 그 여행기간 동안 두 번에 걸쳐 갔었다. 


뉴욕은 내가 열다섯살 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내가 그간 봐왔던 영화와 책에서 들었던 노래에서 뉴욕을 많이 만났었고, 자연스럽게 내가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십일년전에 처음 그곳을 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고, 나는 그 후에는 괌을, 홍콩을, 마카오를, 싱가폴을, 베트남을, 포르투갈을 다녀왔고, 그 사이사이마다 '뉴욕을 다시 갈 것' 이라고 계속 생각했다. 그때 동행했던 친구와 나는, 뉴욕에 언젠가 다시가자, 입버릇처럼 말했고, 그리고 십일년후에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우리 지난번처럼 빈곤하게 여행하지 말자고 했다. 저렴한 숙소와 저렴한 식사로부터 벗어나자고 했다. 미국에 갔으니 스테이크도 마음껏 먹고오자고, 호텔에서 자자고, 친구와 나는 얘기했다. 그리고 이번엔 미술관에도 가보자, 라고도 얘기했다. 센트럴 파크와 엠파이어는 기본이지만, 우리 그때 한 번도 갈 생각을 하지 않았던 미술관을 가보자고.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사서 읽었다.














부지런히 사서 읽은 후에 같이 갈 친구에게 빌려주었다. 자, 이거 읽고 가자, 하고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미술관에 꼭 가자 라는 다짐보다는 먹거리가 많다는 첼시 마켓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레고 매장에 가서 조카들 선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친구는 이 책을 내내 안읽고 있다가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그래서 다 읽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뉴욕에 도착해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에 갔다.


$25.00 하는 입장료를 내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갔는데, 와, 얼마나 작품이 많은지, 걷고 걷고 또 걸어도 이 미술관에 있는 작품을 다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더라. 친구와 나는 다리 아프게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절반이나 봤을까... 신기한 건, 작품 앞에서 친구가 설명을 해주는 거였다. 이 그림은 이걸 그린건데 여기 어디에 이 그림을 다른 버젼으로 그린 게 있대, 어, 이 그림! 이 그림은 여자아이처럼 보이지만 남자 아이래... 어, 이 그림! 이 그림은 말이야...


우와- 완전 짱멋져. 어쩌면 그렇게 미술을 잘 알지? 어떻게 그림에 속한 배경까지 다 알고 있는거지? 너무 멋져! 친구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그림은 진짜 너무 좋은거다. 그냥 봤으면 아무것도 알지 못했고 재미도 없었을텐데, 친구가 이렇게 설명해주니까 너무 좋아. 나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아니, 너 근데 이런거 언제 그렇게 다 알게 된거야????????????' 라고 물으니, 친구가 대답했다.



"니가 나 빌려준 책에 다 써있던데?"




............................................................................................................

그 책..

나도 읽었는데?

나 다 읽었어..

난 첼시마켓 밖에 생각이 안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찾아봐야 겠다고 생각한 것 밖에 없어.

레고 매장이 모마 미술관 근처에 있대.

난 이렇게 밖에 기억이 안나는데...어떻게 너는 그림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인거야??????????????????????????? 난 뭘 한거야???????????????????? 내 책인데????????????????????????????????????????? 왜 난 몰라???????????????????????????????????????????? 나는 엄청난 좌절을 품게 됐다. 그러자 친구는 말했다. 



"나는 읽은지 얼마 안됐잖아, 너는 오래됐고."



.................................................................................

위로 되지 않아... 전혀... 전혀 위로 되지 않아...... 아이큐 검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의 나는 내 머리가 되게 좋다고 생각했었다. 천재인줄 알았어. 집이 부유해서 영재 교육 시켰다면 나는 어마어마한 인재가 되어있을 거라고, 지금 여기에 없고 어디 연구소 이런 데서 천재적인 연구를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자라면서 점점 그 생각이 바뀌어갔다. 음..어쩌면 나는 그냥 평범한 머리를 가진걸거야. 그러니까 공부도 못했겠지. 그냥.. 평범한 머리야... 그러다 몇년전부터 드디어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난... 머리가 좀 나쁜 편인 것 같아. 평균보다는 약간 밑일 거야. 머리 좋다고 생각했던 건, 어린 날의 착각이었어. 누구나 하는 착각. 부모들이 첫번째 애를 키울 때 가장 그 말을 많이 하잖아. 와우- 얘는 너무 똑똑해! 나는 그래서 내가 진짜 똑똑한 줄 알았지 뭐야. 아하하하하. 이제는 안다. 나는 평균을 약간 밑도는 아이큐를 가졌을 거란 사실을. 얼마나 밑도는지 아이큐 검사 해보고 싶다. 아니, 같은 책을 읽었는데 한 명은 그림 해설사가 되어 있고 한 명은 레고 매장에서 조카 선물 살 생각이나 하고 있고.....................................Orz



친구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모마 미술관> 에 갔을 때도 역시나 아, 그 그림을 봐야 하는데, 하고 찾아다니더니 아 이 그림! 하고서는 또 샬라샬라 말을 한다. 멋져... @.@



나는.. 왜 때문에 책을 읽는가........................................


친구와 나는 십 년 후에 또 뉴욕에 오자고 약속했다. 그 전이 된다면 좋겠지만, 미국은 그렇게 쉽게 오고갈 만한 위치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때 와서 또 이 도시를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자고 했다. 그때는 이 뉴욕미술관 책을 한 번 더 읽는대신 그냥 친구에게 읽으라고 다시 주고, 나는 친구의 설명을 들어야겠다. 읽어봤자 나는 기억도 못하니까. -0-


뉴욕에 가서 미술관을 한 번 들러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내 친구의 경험을 팁으로 삼아, 가급적이면 비행기 안에서 읽기를. 그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보는 그림은 그렇지 않은 그림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모마 미술관 인증 짤을 투척한다. 친구와 나. 지나가던 한국인이 사진 찍어 달래서 찍어줬더니 우리도 찍어준다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원래 사진 안 찍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네 ㅋㅋㅋㅋㅋㅋ 이러고 찍음. 표정 열나 구리다 ㅋㅋㅋㅋㅋㅋㅋㅋ표정에서 어색해함이 다 드러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하나라도 더 즐길 게 있다면 더 즐겨보자 싶어서 이 책도 사서 읽었다. 와, 이 책의 저자 '최한샘'은 정말 서점을 좋아하는구나. 뉴욕의 서점을 잘도 돌아다녔다. 게다가 어느 곳에서는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어. 멋지다... 십일년전에 뉴욕에 갔을 때는 <리촐리 북스토어>를 갔더랬다. 아주 아름다운 서점이었는데, 그 서점은 영화 《폴링 인 러브》의 촬영지이기도 했다. 영화 폴링 인 러브는 '로버트 드니로'와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인데,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기 위해 이 둘 다 서점에 들렀다가 부딪치게 되고, 그래서 각자가 책을 산 봉투를 떨어뜨리고 다시 줍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바뀌게 된다. 메릴 스트립이 남편을 위해 산 책을 로버트 드니로가 들고 가고, 로버트 드니로가 아내를 위해 산 책을 메릴 스트립이 들고 가게 된 것. 집에 가고나서야 그들은 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뒤로도 이 둘의 우연은 몇 번 계속되어 사랑을 하게 되는데, 이 둘 모두 배우자가 있고 아이들이 있어서... 더 내지르고 싶지만 더 내지르지 못하는............ 뭐, 그런 영화의 배경이 된 서점이 리촐리 북스토어 였던 것이다. 



이번에는 <스트랜드 서점>과 <반즈 앤 노블>에 갔었다. 부러 찾지 않아도 가는 길에 있어서 들르기 좋았다. 외국에 가 서점을 들르는 일을 나는 무척 좋아하는데, 이걸 같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다. 우후훗. 책더미들 속에 파묻혀서 자연스레 책을 사고 싶었지만, 십일년전에 뉴욕에서 샀던 책을 아직도 다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게 떠올라 관뒀다. 기분 탄다고 책 샀다가 그냥 먼지만 쌓여.... 십일년전 뉴욕, 나는 그 때 그랜드센트럴 터미널 안에 있는 서점에서 '산드라 브라운'의 책을 샀더랬다. 100쪽까지 넘기다 포기했었지..... 그렇게 십일년이 되었어.....

















마카오 에서도 서점에 들러 포르투갈어로 쓰여진 책을 샀었지... 포르투갈 어도 모르면서...... 당연히 펼쳐 보지도 않았어....... 싱가폴에서도 서점에 가서 줌파 라히리 책을 샀었지. 그저 샀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그냥 다 집에 있기만 하는.............조인성의 대사가 생각나네.



그냥 있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제 이만큼의 경험치가 쌓였으니, 앞으로는 외국에 나가 서점에 들러도 책은 사지 않는 걸로.... Orz


















친구는 뉴욕 여행을 준비하며 이 책을 샀다. 그리고 친구가 먼저 보고는 내게 빌려주었다. 나는 이 책을 넘겨가며 여기저기 체크해 두었는데, 그중에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MAST BROHERS>초콜렛 공장이었다. 직접 초콜렛을을 만들고 판매도 하는 곳이라는데, 거기 가서 초콜렛 잔뜩 사와야지 마음 먹었던 거다. 가기 전 나는 내 나름대로, 이 초콜렛 가게는 초콜렛을 이용한 기획상품이 많을 것이며 사람이 바글바글 거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도착해보니 손님이 없었고, 가게는 전체적으로 비어 있는 느낌이었으며, 기획 상품 같은 건 아예 없었다. 그냥 자기네가 만든 초콜렛만 팔았다. 하하하하하. 들어서자마자 이 초콜렛을 맛보지 않겠냐며 초콜렛을 내밀고, 친구와 나는 사이좋게 하나씩 받아 먹었다. 여러 종류의 초콜렛이 있는데, '이 초콜렛 맛볼 수 있어?' 라고 물어보면 Sure! 이러면서 테스트 해보라고 초콜렛을 다 꺼내준다. 한쪽에서는 만드는 과정이 다 보이게 초콜렛을 만들고 있다. 나는 그걸 뚫어져라 보진 않았고, 초콜렛만 봤다. 으하하하하. 





그냥 저렇게 '나 초콜렛' 하는 애들만 있다. 타임스퀘어에 있는 m&m 매장과 허쉬 매장을 가면 캐릭터도 겁나 많고 기획 상품도 겁나 많고 무슨 파자마까지 파는데, 마스트 브라더스 초콜렛은 그냥 정말 순수하게 초콜렛만 있다. 들어서자마자 초콜렛 냄새가 확- 게다가 엠엔엠이나 허쉬처럼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도 아니라서 참 좋다. 뉴욕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짬을 내어 브루클린으로 넘어가도 좋을 것 같다. 브루클린은 타임스퀘어 근처에 비하면 정말 사람이 없다니까. 한가하고 또 한가하다. 나는 브루클린에 가서 타이 음식점을 갔고,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스테이크를 먹으러 스테이크 하우스에 갔고, 마스트 브라더스 초콜렛 가게엘 갔다. 


2016년 1월 기사를 보니 마스트 브라더스 초콜렛도 국내에 판매될 거라고 하던데, 이미 국내 어딘가에서는 판매중인걸까? 이거 미국에 가서 사기에도 비쌌는데 ㅠㅠ 국내에서는 대체 얼마에 판매 되려나.... 비싸서 두 개밖에 못사왔다. 하나는 친구 줬고 하나는 내가 와인 마시면서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역시 나를 너무나 사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최고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나를 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뉴욕여행에서 친구와 나는, 뉴욕 여행안내 책자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뉴욕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호텔 프런트에서 '니네 뉴욕 지도 줄까?' 하길래 오 좋다고 받아들었다. 그걸 구멍 뚫리게 열심히 들여다봤고, 아이폰으로 구글 지도를 찾아가며 돌아다녔다. 지하철을 많이 탔다. 뉴욕 지하철은 아주 오래됐고 그래서 아주 낡았다. 지저분하고 냄새도 나는데, 지하철 역에 화장실도 없다. 지하철 역마다 화장실이 있는게 너무나 당연한 나로서는, 외국에 가서 지하철 역에 화장실 없는 거 볼 때마다 멘붕에 빠진다. 이 사람들은 지하철 타고 가다가 갑자기 급똥의 위기가 찾아 왔을 때..어떻게 대처하는 걸까? 나는 중간에 내려서 역 안 화장실로 뛰어가는데.... 이들은 그런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 걸까?????



뉴욕의 길을 걷다가 갑자기 급똥이나 급소변의 절망적인 순간이 찾아왔을 때 화장실에 들르기란 쉽지 않다. 뉴욕에 이민 가 살고 있는 사람들과 식사를 했는데, 그중에 한 명이 그러더라. 자기도 처음 이민 왔을 때 너무 당황한 게 화장실이었다고, 화장실을 외부에 개방을 안해서 너무 가기 힘들다고, 급해서 맥도날드에 들어가 물을 샀는데 그래도 화장실을 사용 못하게 하더라고. 친구와 난 약간 공포에 휩싸였고, 거하게 점심을 먹자며 좋은 스테이크와 양고기에 와인까지 한 병한 대낮, 걷다가 화장실이 급해졌다. 다음 일정이 모마미술관이어서 우리는 얼른 미술관으로 향했다. 입장권을 끊으려는 줄이 너무 길어서 우리는 일단 다른 안내데스크로 가서 화장실이 어디 있냐 물었다. 화장실은 2층에 있는데, 2층에 가려면 티켓을 먼저 끊어야 한다더라. 헐.... 우리는 바깥으로 나왔다. 저 줄을 기다리느니 다른 화장실을 찾자는 생각에서였다. 두리번 거리니 저 쪽에 스타벅스가 보였고, 그래서 우리는 부지런히 거기로 향했다. 스타벅스로 들어가 커피를 시키면 되니까. 커피를 시키기 전에 여기 화장실이 어디 있냐 물어보니, 직원은 문을 열고는 '저 앞에 호텔 보이지? 저기 호텔에 화장실 있어' 하는게 아닌가! 야, 나는 니게 가게 왔잖아!!!


어쨌든 친구와 나는 부지런히 호텔로 향했다. 좋은 호텔이었고 로비가 넓었으며 사람이 많았다. 아아, 여기는 자기네 화장실 사용하게 둘까...약간 걱정스런 마음에 그냥 우리 나름대로 화장실을 찾아보려 했지만 너무나 넓고 복잡해...어딨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호텔 직원에게 물었다. 여기 화장실 어디니? 그러자 직원은 너무나 친절하게 알려주었고, 우리는 아주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친구와 나는 요령이 생겨서, 뉴욕 거리를 쏘다니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좋은 호텔은 많았다. 그래서 저기 저 호텔 가서 화장실가자, 하고는 그 호텔에 들어가면,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게 화장실을 알려준다. 뉴욕 곳곳에 좋은 호텔은 많으니, 앞으로 뉴욕 여행을 계획중인 과민한 방광과 과민한 장을 가진 사람들은, 호텔을 이용하라는 어마어마한 팁을 주겠다. 나는 평소에 과민한 장과 방광이 걱정이야, 하는 분들은 거리에서 호텔이 보일때마다 화장실이 들어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호텔이 짱, 호텔이 답이다!!!




《언젠가 한 번은 뉴욕 미술관》 과 《뉴욕의 책방》두 권을 중고 등록하기 위해 가져왔다. 여행은 끝났으니까. 그런데 ISBN 코드를 입력하고 상품의 상태를 체크하려고 책을 펼치다가, 내가 볼펜으로 체크해둔 것들을 보게 됐다. 아.. 나는 어쩐지 이 책들을 팔 수 없을 것 같아... 십 년 뒤에 또 갈거니까, 남겨두자. 당분간만이라도 갖고 있어야겠다. 파는 게 뭐 그리 급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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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에 가보지 않았고 앞으로 계획도 없지만 언젠가 한 번은, 의 마음으로 뉴욕미술관과 뉴욕의 책방을 읽었었죠. 참 재밌게 읽었어요. 그 때 한 번, 지금 님의 글을 읽으며 저는 두 번의 뉴욕 여행을 한 느낌이네요.
잘 읽었어요~ 뉴욕 이야긴 더 써주시고요^^

다락방 2016-08-11 10:4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저는 뉴욕이 정말 너무 좋아요. 어느 거리로 가도 다 도시도시해서 걷는 맛이 있어요. 구경하는 맛도 있고요. 그래도 아직 못다녀본 데도 많고 또 더 여유롭게 즐기고 싶기도 해서 또 가고 싶어요. 으흐흐.
저 책들을 쑥님도 다 읽으셨군요!
뉴욕 이야기는 시간나는 대로 또 써볼게요. 쇼핑 얘기도 먹을 거리 얘기도 더 해야하니까요. 히힛

레와 2016-08-1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사진에 다락방 쇄골만 보여요!! 쇄골미녀!! ㅎㅎㅎ

다락방 2016-08-11 13:52   좋아요 0 | URL
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6-08-1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ㄷㅎ님은 넘나 멋진것이다!!

다락방 2016-08-11 15:03   좋아요 0 | URL
짱이죠! ㅎㅎㅎㅎㅎㅎ 깜놀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6-08-11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 뉴욕 갈 계획이었는데, 락방님 글 읽으니 더욱 강렬히 꼭 반드시 가리라 마음 먹게 되네요~

다락방 2016-08-12 13:15   좋아요 0 | URL
제가 먹거리와 쇼핑에 관한 글은 아직 안쓰고 있는데요, 더욱 뽐뿌질 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clavis 2016-08-11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카를 위한 첼시가 머리에 가득했다는 그 대목에서 울컥했는데요...그런 사랑 흔치 않은 거잖아요^^아이큐 문제가 아니라 스토너의 말처럼..사랑에 빠지신거라고요..ㅎㅎ

다락방 2016-08-12 13:15   좋아요 1 | URL
제가 너무 깊은 사랑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것에는 통 시선을 줄 수 없었던걸까요.....아하하하. 클래비스님의 해석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헤헷 :)

기억의집 2016-08-12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폴링 인 러브 저도 봤는데.. 왜 저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걸까요? 이 영화 본 지 진짜 오래되긴 했지만.... 그 둘이 서점에서 만났다는 것을 다락방님 페이퍼보고 알았어요. 전 뭘 본 걸까요?????

다락방 2016-08-12 13:17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다른 장면은 거의 기억이 안나고요, 제일 처음 영화 시작하면서 서점에서 만나 부딪친 거랑, 같은 기차를 우연히 계속 타게되는 장면이랑, 마지막에 여자가 남자의 연락을 받고 갈등하다가 올린 머리 풀어헤치고 남자 만라러 가는 장면 같은 것만 기억이 나요. 텔레비젼에서 주말의 명화로 해줬었는데, 제가 중학생이었나 그랬을 거에요. 크- 주말마도 주말의 명화 보는 게 제 커다란 기쁨이었거든요. 빠지지 않고 다 봤어요, 진짜. ㅎㅎㅎㅎㅎ

폴링 인 러브에서 기억의집님은 아마도 다른 장면을 기억하시지 않을까요? 그리고 본지 그렇게나 오래되었는데, 기억이 안나는 것도 당연하고요!!

기억의집 2016-08-1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근 기찬가 거기서 서로 웃었던 건 기억나요. 드니로 특유의 웃음이라..

다락방 2016-08-12 13:23   좋아요 0 | URL
맞아요 통근 기차에서 자꾸 만나가지고, 나중엔 여자가 일부러 자기 옆자리 비워두고 그랬어요. 그 남자 옆에 앉으라고 ㅋㅋㅋㅋㅋ 그렇게 하면서 막 또 혼자 내적갈등하고 ㅋㅋㅋㅋㅋ

paviana 2016-08-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봐야 할 책이군요.ㅎㅎ
화장실은 호텔로...궁서체로 기억하겠어요. ㅎㅎ

다락방 2016-08-12 17:46   좋아요 0 | URL
네, 뉴욕 길 구석구석 아니, 훤히 드러난 곳에서 좋은 호텔은 엄청 많으니까요, 호텔로만 찾아가시면 화장실은 어렵지 않게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호텔이 답입니다!!! ㅎ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16-08-1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가 빌려준 책에 다 써있던데!!
ㅋㅋㅋㅋ
역시 절대 심각하게 읽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의 락방님!!
근데 설명해주신 친구분은 또 좀 기분좋지 않았을까,싶군요!!
내말에 주의깊게 경청해 주면서 같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다른 곳도 아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의 시간이라니~~^^

아~~~안그래도 외국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어느 나라를 가도 먹거리로 인한 변비와 화장실이 가장 고민스런 부분이라던 말이 확~와닿던데 호텔이 있었군요!!!
꿀팁이에요 호텔 화장실!!
나두 나중에 뉴욕을 간다면 꼭 호텔로~~~^^
그리고 저책들도 미리 읽어보고 싶군요

이제 2편을 기대하겠슴돠^^

다락방 2016-08-12 17:49   좋아요 0 | URL
네, 확실히 그림을 감상하는데 사전지식이 있으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그림을 전혀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서요. 봐도 ................................. 이렇게 말줄임표 되기 때문에 누가 설명해주면 많이 좋아요. 근데 친구가 그걸 해주고 있더라고요!! 꺅 >.< 역시 친구란 좋은 거에요. 히히.

지하철 역에 화장실 있는 나라가 우리 나라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포르투갈에서는 기차역에서 화장실을 가려는데 유료이더라고요. 우리 돈으로 500원쯤 했는데, 유료라도 좋으니 눈에 잘 띄는 곳에 화장실이 잘 개방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가 화장실 가기는 진짜 편한 것 같아요. 낯선 곳이라도 지하철역만 찾거나 패스트푸드 매장, 커피숍, 백화점 들어가면 되니까요.


제가 계획대로 잘 실천만 한다면, 먹거리 편과 쇼핑 편이 이어질 겁니다.
하하하하하.

blanca 2016-08-17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사진 아쉽다. 그리고 호텔 화장실 팁은 정말 너무 너무 유용하네요. 저는 좀 민감해서 ㅋㅋㅋ 영화 <폴링인러브>도 너무 보고 싶은데 찾아봐도 없더라고요.

다락방 2016-08-17 10:28   좋아요 0 | URL
아쉬워하지 마세요. 이제, 곧 나갑니다! ㅎㅎㅎㅎㅎ

블랙겟타 2016-08-2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 갔다오셨군요. 다락방님. ㅎㅎ
와~ 메트로 폴리탄, 모마 미술관에도 갔다오시고 ㅎㅎㅎ 저는 시카고 미술관에 갔다왔어요 ㅎㅎ
저도 외국에 가면 서점부터 가보고 싶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갔었던 시카고에선 서점을 못갔다와서 아쉬워요,. ㅜㅜ

다락방 2016-08-22 13:24   좋아요 1 | URL
오오, 블랙겟타님 그동안 뜸하시더니 시카고 다녀오셨어요? 시카고는 어떤가요? 어떤지 들려주세요, 궁금해요! 저는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미국 곳곳에 다 가보고 싶어요. 마이애미도 가보고 싶고, 시애틀도 가보고 싶고요. 흣. 시카고 정말 궁금해요!!
 

오프너 세트 이벤트 


알라딘에서 오프너 세트를 주는 이벤트를 한다. 이벤트 대상 도서 1권 포함, 에세이 분야도서 25,000원 이상 구입시 오프너 세트를 준단다. 해당 이벤트는 위의 링크를 따라가면 되고, 오프너는 이렇다.




예...예쁘다.....

이런 휴대용 오프너가 있으면 좋은게, 이번에 뉴욕 여행에서도 나는 급필요했기 때문이다. 오프너가 필요할 일이 뭐가 있다고 당연히 여행가방에 챙기질 않았는데, 우리가 마트에서 병맥주를 산 것.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서는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오프너를 빌려달라고 말한 거다. 만약 내게 이런 휴대용 작은 오프너가 있었다면, 늘 가방에 가지고 다녔다면, 레스토랑까지 가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어쨌든 여러분, 예쁘지 않아요? 갖고 싶지 않아요?

자, 이 이벤트의 대상도서중에 바로 이 책이 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분이시라면 이 책을 사고 오프너를 받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쿠야... 내가 언제까지고 이 책 영업만 하고 있으면 안되는데... 새 책을 내야 하는데.... 기운이 딸려서 원..... 보약 한 재 지어먹고 힘을 내서 두번째 책을 내야쓰겄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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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 2016-08-1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두번째 책 기다리겠습니다. ^^

다락방 2016-08-10 14:0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두번째 책 내자는 말 나온지 3년 됐는데 부끄러운 게으름.. ㅠㅠ

단발머리 2016-08-1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만 좀 등장하고 싶었으나...
책 이야기에 어쩔 수 없이...
다락방님 두 번째 책을 기다리는 다른 분들 대신해서 한 마디만 할께요. 흠흠...
그만 부끄러워 하시고 힘 좀 많이 내세요^^

다락방 2016-08-10 14:2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
너무 더워요....
(그렇다면 봄과 가을과 겨울엔 무엇을 했는가...)
기운낼게요.
보약 한 재 먹어야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8-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책. 사서 봅니다. 사서 볼거에요. 사서 본다구요. ㅋㅋ

고로 빨리 쓰시면 다락방님 계좌에 돈도 그만큼 빨리 빨리 가득해 지는 거라구요. ^^



다락방 2016-08-10 16:42   좋아요 0 | URL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게으름을 이겨내야지요. 불끈!
어쨌든 고맙습니다. ㅋㅋㅋㅋㅋ

북프리쿠키 2016-08-1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책 반드시 새 책으로 삽니다ㅋㅋㅋ 제발좀 팬들 입장을 헤아려주시길!!ㅋ

다락방 2016-08-10 18:49   좋아요 0 | URL
아 네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써야 할텐데요. 아하하하하 게으름아 저리 가버렷!

2016-08-10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1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8-11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거의 모든 알라딘 굿즈를 돈 내고 사야해요. 대부분 해외구매엔 적용되지 않더라구요.ㅎ 새 책이 나오면 바로 구매하겠습니다. 첫 번째 책 이후 소개하실 책들이 궁금하네요.ㅎ 그간 흐른 시간에 따른 다락방님의 글쓰기나 관점의 발전 혹은 변화 또한...ㅎㅎ 그나저나 모닝, 낮, 초저녁, 밤까지 마시는 술은 무슨 맛일까요? 전 여름 내내 술을 달고 살았더니 마구 부어올라서 요즘 일주일 한 차례로 딱 줄였습니다. ㅎ

다락방 2016-08-11 08:52   좋아요 0 | URL
저도 봄 내내 술을 달고 살아 몸이 아주 망가졌어요. 그래서 여름엔 술을 좀 줄이자...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매일 마시던 술을 이제는 일주일에 2-3번으로 줄이려고 해요. 일주일 한차례는 제게 아직 무리고요. 어떻게 한차례만 마십니까 ㅠㅠ 삶이 이렇게나 고단한데요 ㅠㅠ

게스트님이 지난번에 제 책에 대해 써주신 글, 기억하고 있어요. 히힛.
저도 제가 그 이후로 성장했기를 바라고 또 조금쯤은 그리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는 저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분발하겠습니다. 책을 구매하실 수 있게 하려면 제가 일단 책을 내야... ㅠㅠ 어휴..날은 덥고 갈 길은 멀어요. 아하하하하.

북프리쿠키 2016-08-1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별로 소설 쓸 기분이 아니지만 잡지에 보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뭐든 써야지`같은 일은 없습니다.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으니까 마감 날도 없습니다. 그래서 라이터스 블록 같은 고통도 나와는 무관합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딱히 아무 것도 쓰고싶지 않은데 뭐든 써야 하는 것만큼 스트레스 쌓이는 일도 없으니까요-무라카미하루키 <직업으로서의소설가>... 차기작 닦달해서 반성중입니다 다락방님^^;

다락방 2016-08-11 16:16   좋아요 0 | URL
아뇨 무슨 반성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습니다! 얼마든지 닦달하셔도 됩니다. 제가 분발하겠습니다!! 걱정마셔요! 화이팅!!!!! ㅎㅎㅎㅎㅎ

clavis 2016-08-1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보약 제가 사 드리고 싶습니다

다락방 2016-08-12 13:17   좋아요 1 | URL
아.. 너무 낭만적인 댓글이다. 마치 사랑고백 받은 것 같아요! ♡

clavis 2016-08-1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심도 사랑 맞잖아요ㅋㅋ락방님의 에세이 꼭 사.서.읽고싶다가 제 오늘 아침 버킷 1번 였어용

다락방 2016-08-12 14:03   좋아요 1 | URL
아이 클래비스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둘 바를 모르겠네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끄러워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꽃바구니와 책과 현금과(응?) 상품권과 책과 와인과 치즈와 기프티콘 같은 걸 선물받고 룰루랄라 신이 나서 집에 가 남동생과 해물찜을 먹으러 갔다.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고 축하한다는 말을 들으며 건배를 하다가, 통장 잔액을 확인해야 할 일이 생겨 그자리에서 인터넷뱅킹에 접속했다. 통장에는 내 생각보다 돈이 많았고, 남동생이 '그렇게나 많아?' 해서 나도 '그러게??' 하고 왜지...내역을 보니, 오래된 친구로부터 30만원이 입금되어 있는 거다. 어제 날짜로. 어?? 얘가 왜??? 그 친구는 남동생도 만나본 적이 있는 친구라, 남동생은 '생일 선물 보낸 거 아니야?' 라고 물었는데, 나는 '그럴 리 없지, 얘랑 연락 안한 게 오만년인데..' 라고 대답했다. 중학교 동창인 친구와 이십대 시절 허구헌날 만나서 술 마시고 친하게 지냈지만, 친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거주지를 옮기고.. 어느 틈엔가 우리는 연락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 있었던 거다. 마지막 연락이 언제였더라?? 2년전이던가??? 아, 신해철 장례식장에 왔는데 네 생각이 난다, 라는 연락을 받았더랬지. 어쨌든 한참을 연락 안했었다하니 남동생이 '그럼 빨리 돌려줘' 라고 하더라. 그래서 오만년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계좌번호를 물어 돌려주기 위해서.



친구는 '락방아~' 하며 반갑게 받았고, 나는 웃으며 '너 실수했지. 내 통장에 돈 보냈어.' 말했다. 친구는 실수가 아니라고 했다. '실수 아니야. 너 언제 결혼할지 몰라서.. 이번 생일을 기념해서 축하한다고 넣은 거야' 라는 게 아닌가!! 뭐라??????????????????????????????????? 이런 일이?????????? 좋았어!!! 친구는 알라딘 적립금으로 넣어주려고 했는데 적립금으로 타인이 주는 건 안되는 것 같다고 하더라. 나는 알라딘에서 적립금 선물은 안되지만 상품권 선물은 돼, 라고 말해두고, 그렇지만 현금이 좋아~ 라고 했다. 친구는 알라딘을 하지는 않고 책도 잘 읽지 않지만, 내가 알라딘을 하고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어쨌든 친구는 축하한다고 말하고서는 '너 좋아하는 책 실컷 사' 라고 한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졸 멋져!! 나는 친구에게 '책 안사고 가방 살거야!' 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응, 네 맘대로 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씐나!! 나는 고맙다고, 잘 쓰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움화화화화화화홧. 생일이라고 이런 거액의 돈이 들어오다니...우와- 넘나 신나! 이런 거액의 돈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는 진짜 한층 업되어가지고 술을 부어라 마셔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 내 돈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남동생은, 내가 전화를 끊자마자, '2차는 소고기 먹으러 가자'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살다보니 이런 일이 다 있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는 전화를 끊기 전에 '앞으로 니가 결혼하면 그때는 축의금 안줄거야' 라길래, 나는 '나 결혼 안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는 대체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좋은(응?) 친구들이 있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연락 안하다가도 돈을 쑥! 보내주는 친구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참 잘하는듯...(뭘?)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쓰려서 ㅠㅠ 출근길에 모닝케어를 한 병 사마셨다. 나는 속 아픈 숙취는 별로 없는 편인데... 어제는 소주를 먹다가 와인을 먹어서 그런가보다. 와인을 반 병만 마시려다가....그러니까 선물 받은 치즈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려고 한건데, 치즈가 맛있어서 와인을 꺼내왔고, 와인을 마시다보니 또 램브란트 치즈가 먹고 싶어져서 램브란트 치즈 꺼내왔고, 램브란트 치즈를 먹다보니 와인 마시기를 멈추지를 못하겠고, 반 병 남겨 뚜껑 닫아놓으려다가, 아아, 한 잔만 더, 한 잔만 더....하고는 다 마셔버린거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쓰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만 밥 한 숟가락 먹고, 모닝케어 마시고, 좀전에 베지밀까지 마셔서(베지밀은 맛없다. 집에 있어서 그냥 기져와 마심.) 지금은 속이 괜찮다. 극복~



통장에 30만원이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든든하다. 우앙- 세상은 무얼까. 매일매일이 생일 같았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이렇게 책 얘기 없이 페이퍼를 마치자니 어쩐지 서운하군. 그렇다면 신간 소식!

드디어 이 책을 인터넷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전에 이 책을 읽고 쓴 페이퍼는 여기 ☞ http://blog.aladin.co.kr/fallen77/8634009


자, 지르셈!!

질러질러. 인생은 어차피 지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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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0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8-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생일 선물로 책(을 살 수 있는 현금이나 상품권)을 받을 때가 제일 기분 좋습니다. ^^

다락방 2016-08-10 13:27   좋아요 0 | URL
히히. 저도 책 선물 좋아요. 책 상품권도 좋고요. 지금 이순간도 제게 책이 오고 있습니다. 꺅 >.<
축하 고맙습니다.
:)

단발머리 2016-08-1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다락방님~~~
해피버스데이가 어제였군요^^
현금 친구분 참 훌륭하네요.
사람은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다락방님 참~~~~ 훌륭하신듯^^

다락방 2016-08-10 13:28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단발머리님. 히힛.
저도 어제 `나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고 있는건가..`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져요. 스스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6-08-10 13:31   좋아요 0 | URL
나는 다락방님 이런 면이 제일 좋아요. 멋져요. 스스로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8-10 13:4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은 제가 뭘해도 절 좋아하실 거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룩말 2016-08-1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언빌리버블~~~책은 안 사도 될 것 같아요. 인생이 소설보다 재밌어요.^

다락방 2016-08-10 13:28   좋아요 0 | URL
짱이죠!! 너무 해피해요. 생각지도 못한 돈이 통장에 똭- 게다가 저렇게나 큰 금액이!!! 제 인생이 저도 좋아요. 유후-

2016-08-10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8-1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라고 통장에 돈을 꽂아주는 친구라니!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


아, 나는 왜......

다락방 2016-08-10 14:02   좋아요 0 | URL
친구는 제게 축의금 줄 일이 없을 것 같아 생일선물을 거하게 준겁니다. 그렇다면 시이소오님께 저런 큰 금액이 입금되지 않는건, 시이소오님이 이미 결혼하셨기 때문...................은 아닐까요? -0-

시이소오 2016-08-1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하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 일화가 생각나는군요.

새누리당이 노무현 장인이 빨갱이라고 물고 늘어지자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다죠.


`그럼 조강지처를 버리란 말이냐`


이거 삼십 만원 때문에 조강지처를 버릴 순 없겠네요. ㅋ

(아, 아내는 선물이었던 거얌)

축의금 줄 일이 없으면 저는 좋아하는데 참 의로운 친굴 두셨어요. 유유상종이라 하죠. ^^
축하드려요 ~~






다락방 2016-08-10 16:2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저도 저 친구가 이런 친구인줄은 몰랐어요. ㅋㅋㅋ 완전 깜놀했지 뭡니까! 좋은 친구인겁니다. ㅋㅋㅋㅋㅋ 만세!!

LAYLA 2016-08-10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락방님 :)

다락방 2016-08-10 16:21   좋아요 0 | URL
헤헷. 축하 고맙습니다, 라일라님!
:)

2016-08-10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1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1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1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1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8-11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신 축하드립니다. 저는 금년까지만 생일을 축하받고(?) 내년부터는 조용하게 지내려구요.. 이젠 어떻게 해도,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아.저.씨....-_-:: 개저씨나 꼰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16-08-11 09:0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꼰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거에요. 계속 계속 책읽고 공부하고 그래야겠지요.
저는 사실 생일을 조용히 넘어가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삼십만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받고 완전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몰랐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부터는 다시 조용하게 넘어갈 생각이지만, 내년에도 혹시 이렇게 큰 돈이 들어온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닐듯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인간..... ㅋㅋㅋㅋㅋ

그리고 감사합니다. 헷. 깜짝 놀랐어요! 제대로 서프라이즈 해주셨습니다.
:)

에이바 2016-08-1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늦었네요 생일 축하드려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6-08-11 13:26   좋아요 0 | URL
앗, 에이바님! 고맙습니다! 헤헷 :)

책읽는나무 2016-08-1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울일이 또 있었군요
거한 생일선물을 통 크게 쏴주는 친구라니요!!!
아마도 저친구분은 락방님이 결혼한대도 또 통장에 입금시켜줄 것같아요ㅋㅋ
선물을 준 친구분도 음청 기분좋아할 것같아요^^
암튼 많이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당!!^^

다락방 2016-08-12 17:51   좋아요 0 | URL
짱이죠! 저는 이런 거액의 돈을 처음 받아봐요. 결혼 계획도 없기 때문에 축의금 받을 일도 없을거라, 아마도 앞으로도 이렇게 거액의 금액은 받을 일이 없지 않을까 싶네요. 아빠 엄마도 이렇게는 안주는데...진짜 짱 멋진 친구고 저는 엄청엄청 기분이 좋았어요. ㅎㅎㅎㅎㅎ

축하, 고맙습니다, 책나무님!!!

블랙겟타 2016-08-2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북플에 들어 오질 못하다가 오늘 다락방님 글을 보니 벌써 생일이 지나셨...ㅜㅜ

뒷북이긴 하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다락방님 ^^

저도 앞의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책 사라고 선물 주신 친구분이 짱짱! 부럽네요. ^^
전 생일 선물로 도서 상품권으로 받아도 기분이 좋거든요.
친구한텐 생일 전부터 그 친구가 좋아할만한 분야의 책을 고심(?)끝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선물해요. :))

인생은 어차피 지름이라는 마지막 글과 함께... 이 책도 장바구니로 쏙. ㅎㅎㅎㅎ

다락방 2016-08-22 13:25   좋아요 1 | URL
생일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블랙겟타님.
친구가 준 돈으로 토요일에 백화점 가서 아이패드 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중하게 전자책 한 권 다운받아볼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선물도 많이 받았어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책더미들이에요. 으흐흐흐. 이걸 다 언제 읽죠? 근데 또 책 사고 싶어요 ㅠㅠ

이 책도 읽고 리뷰 써주세요, 블랙겟타님!

블랙겟타 2016-08-26 01:51   좋아요 0 | URL
와 아이패드 사셨어요? ㅎㅎㅎ 오늘 이책 왔어요. 책 읽고 꼭 리뷰 쓸께요.
 















아.. 이영화는 정말이지 너무 좋다. 전편인 『비포 선라이즈』보다 훨씬 훠어어얼씬 좋다. 일전에 비포 선라이즈를 봤다는 페이퍼를 작성했을 때, 여러 분이 비포선셋이 더 좋았다고 댓글을 달아 주셨더랬는데, 아아, 정말 그렇더라. 비포 선셋은 진짜 짱이다!!


그들이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하루를 같이 보내고난 후, 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남자는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으며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책으로 인해 파리로 날아가 작가와의 만남을 한다. 그 자리에, 여자가 나타난다. 여자는 이미 그의 책을 읽고난 후다. 아아, 너무나 근사해. 너무 멋져. 이들은 9년전 여행지에서 처음 만나고난 후, 6개월뒤에 다시 만나자고 구두로 약속한 상태였지만, 그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만남을 잊지 못해 남자는 책을 썼고, 여자는 그가 쓴 책을 읽고 그가 와있다는 파리의 서점으로 가, 그와 재회한다. 9년 만에! 



그들에게도 9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내가 그들의 첫 만남을 본 지도 좀 시간이 흐른 지라, 모든 장면들을 기억할 수 없었다. 이들이 9년만에 만나 그때 우리가 이랬었지 저랬었지 얘기하는 걸 듣노라면, 그 중에 어떤 것들은 나도 기억하고 혹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고 하는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내가 깜짝 놀랐던 건 섹스에 관한 것이었는데, 나는 그들이 섹스하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우리 섹스했잖아' 라고 말하고 여자가 '우리 섹스 안했어' 라고 말할 때였다. 여자 말이 맞아, 섹스 안했잖아!! 라고 당근 생각했는데, 나중에 여자가 '사실은 다 기억해, 우리 두 번 섹스했어' 할 때는 멘붕이 왔다... 나 모르게.. 한거구나. 아니, 다시보면 섹스씬이 나오려나? 만약 섹스를 했다면, 섹스를 했다는 사실을 잊기는 힘들지 않나? 나는 내가 누구와 섹스했는지, 누구와 섹스를 하려다 말았는지, 누구와 섹스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는지를 다 기억하는데, 이걸 기억 못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아니, 섹스 경험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으면 까먹기도 하고 그러는건가???????????????????????? 뭐, 어쨌든 내가 기억 못하는 것이 나의 섹스가 아니라 남의 섹스였으니 상관없다. 영화속 남자와 여자의 섹스를 내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잘못은 아니니까. 


남자와 여자는 재회한 후 쉼없이 대화를 나눈다. 걸으면서 대화하고 커피숍에서 대화하고 유람선을 타고 대화한다. 남자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비행기 출발 시간이 다가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대화를 한다. 이 영화 『비포 선셋』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대화로만 이루어진다. 영화가 끝날때까지 그러한데, 그들의 대화속에 완전 쏙~ 빨려들어서,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다. 아아, 벌써 영화가 끝난단 말이야? 하고 어찌나 안타깝던지!


마지막, 남자는 공항에 가서 기다리느니 너와 대화를 조금 더 하겠다며 여자에게 차를 한 잔 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자의 집에 들어간다. 여자는 가끔 노래를 만들었는데, 이에 남자는 여자가 만든 노래를 들려달라 말한다. 여자는 영어로 만든 노래중 하나를 들려주는데, 아아아아아, 예술은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가. 그 노래에는 9년전 여행지에서 만나 자신의 에너지를 몽땅 쏟아부었던 바로 그 시간과 그 남자를 향한 것이었다. 아아, 그들에게 9년은 무의미하게 흘러간 게 아니었다. 남자가 여자를 그리워해 그 이야기를 책으로 써냈는데, 여자는 남자를 그리워해 그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어!!! 



예술 만세!

예술은 위대하다!

예술 짱이야!!

위 아 더 월드!!!!!!!!!!!!!!!!!!!!!!!



나만 그리워한 게 아니었어, 나만 좋았던 게 아니었어, 나만 잊지 못한 게 아니었어. 그 날, 그 시간에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쏟아부었던 게, 나뿐만이 아니었어. 아아 ㅠㅠ 이런 이야기는 정말이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 비포 선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자는 얘기하다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지는데, 그때마다 남자는 한순간도 다른 곳에 시선을 둘 수 없다는 듯이 여자만 바라본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넘나 좋은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책을 쓸테니 당신은 노래를 만들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화자~ 얼쑤~ 세상은 아름다운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람에겐 누구나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몽땅 쏟아붓게 되는 시간이 오는 것 같다. 그것은 십대에 올 수도 있고 이십대에 올 수도 있다. 혹은 삼십대에 올 수도 있고. 그 시간을 보내기 전과 후에, 바로 그 시간같은 시간이 또 올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그런 때가 온다. 그런 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살아가는 동력이 될것인데, 만약 그 시간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시간이었다면, 그때 그 시간에 나의 사랑을 받았던 상대 역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기를 바라게 된다. 쌍방이 맞아야 우리는 같은 크기의 그리움을 가지게 될텐데, 만약 나는 쏟아부었는데 상대는 미적지근 했었다면, 나는 평생을 그리워하고 상대는 자신을 그리워하는 나를 징그럽게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감정의 크기가 언제나 쌍방에게 같게 흐르는 게 아니다. 


영화속 남자와 여자에겐 그 시간이 같은 크기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은 크기였음을 서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 바로 비포 선셋이고. 크- 좋구먼.. 인생에 있어서 어느 한 순간만큼은 이런 기적같은 일이 생겨도 좋지 않은가!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고두심은 암에 걸렸고 수술중이다. 책을 쓰고 있던 고현정은 책을 다 쓴 후에 조인성에게 찾아가기로 했는데, 엄마가 큰 수술을 앞두고 있어 조인성에게 '기다리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엄마가 수술하는 병원에서 자세를 바꾸지도 않고 엄마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다린다. 수술종료라는 안내메세지가 뜬걸 확인하고, 고현정은 수술실로 달려간다. 달려가다가, 막 휠체어를 끌고 온 조인성을 마주친다. 고현정은 거기에서 조인성을 마주칠 줄 몰랐다. 조인성이 올 줄은 몰랐다. 조인성은 슬로베니아에 살고 있으니까. 거기서부터 여기까지는 아주 머니까. 온다는 말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놀람과 반가움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그런 그를 환영하지도 못한 채로, 잠깐 멈칫했을 뿐, 고현정은 계속 수술실을 향해 뛴다.



자신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뜨는 고현정을 보며 조인성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런 조인성을 보며 내가 다 서운했었다. 너를 보기 위해 그 먼 데서 여기까지 왔는데, 너는 어쩌면 그렇게 한마디 말도 없이 나를 지나치니, 하고.. 그러다 조인성이 그 서운함에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게 될까봐 두려웠다. 그냥 가지말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고현정이 지금 엄마의 수술 결과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그 정도쯤은 기다려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는 속으로 애가 타며 말했다. 그러다 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완(고현정)과 연하(조인성)은 서로 사랑한다.

그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있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그 오랜 시간을 서로의 곁에(물리적으로는 아니지만) 있었다. 그 사랑은 단단하다. 거기서부터 여기까지 오게 한 사랑이니, 이것은 그저 서툰 사랑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런 일에 서운하다고 다시 돌아갈, 그런 사랑이 아니다. 그런 사랑을 했던 남자와 여자라면, 이런 서운한 시간을 이겨낼 것이다. 그래, 조인성이라면, 기다릴 것이다. 고현정이 지금 힘든 시간임을 알고 기다릴 것이다, 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병원 한 구석 복도에 쪼그리고 앉아 우는 고현정을, 

조인성은 찾아낸다.

찾아내서, 그 앞에 가서, 

완아,

하고 이름을 부른다.

그래서 고현정은 얼굴을 들고, 조인성을 보고, 조인성에게 기대어 운다.

고현정도 조인성을 무시한 게 아니고, 조인성도 그런 고현정에게 서운해서 돌아선 게 아니다.




몇 시간을 병원에서 돌아다니는 조인성을 보며, 윤여정과 박원숙은 말한다. 참 예쁘다고. 그리고 멋지다고.


멋지네. 거기서 여기까지.


저 말이 계속 맴돌았다. 거기에서 여기까지, 거기에서 여기까지. 거기에서 여기까지, 조인성은, 고현정을 보려고 왔다.



고두심에겐 항암치료가 남았다. 조인성은 슬로베니아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항암치료 받는 엄마의 옆에 있어야 하는 고현정은, 떠나는 조인성에게 '기다리지마'라고 말한다. 그러자 조인성은 이렇게 말한다.



안기다려. 그냥 있지.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폭풍 눈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기다려 그냥 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인성은 고현정이 슬로베니아를 떠난 이후로 내내, 

계속,

지금까지,

그냥 있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냥 있었더니,

아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가 되었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겠지만,

 

내 걸음이 당신의 미래에 이르게 된다 해도

 

당신 놀라지 말아요. (p.237)




삶에는 가끔 기적이 찾아들기도 한다. 기적같은 순간이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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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행기를 놓치지 않아도 돼.
    from 마지막 키스 2022-07-22 15:36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일단 한숨 한 번 쉬고 시작하자.나는 비포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비포 선셋>을 가장 좋아한다. 여자와 남자 주인공 둘만 나오는 영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둘이서 수다 떨면서 걷기만 하는 영화인데 이게 어찌나 좋은지. 아마도 서로에게 가장 충실하고 서로가 서로만 관심있어하고 서로가 서로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편에서는 낯선 너와 내가 만났고 2편에서는 너와 내가 9년만에 너와 나
 
 
겨울호랑이 2016-08-0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포 선라이즈」가 95년에 극장에서 개봉했었고, 「비포 선셋」은 거의 10년 뒤에 개봉했던 것 같아요.. 95년에는 대학생이었고, 04년에는 직장 초년이라 주인공과 같이 늙어감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오랫만에 옛 추억 떠올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6-08-09 11:01   좋아요 1 | URL
저는 비포 선라이즈 몇해전에 봤고요(작년이나 재작년이었을 거에요) 그리고 어제 비포선셋 본건데, 와, 참 재미있었어요. 그 사이의 시간도 충분히 느껴지더라고요. 당장 주인공들의 모습이 나이 들어버려서 말이지요. 대화 자체도 그렇고요. 참 좋은 영화였어요.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니, 헤헷, 좋군요!

달걀부인 2016-08-0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가 급 보고싶어졌어요. 약간 장난끼 있게 쓴 글이었지만 끝은 뭉클. 그런 기적들이 일어는...날까요?

다락방 2016-08-09 12:25   좋아요 0 | URL
기적들이 많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어떤 기적은 분명히 일어납니다, 달걀부인님!
저 드라마는 정말 강추합니다. 완과 연하의 이야기 말고도 아주 풍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singri 2016-08-09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왈츠 노래 나오는 그거죠. 그러고보니 비포 미드나잇은 본다본다하고는 결국 못봤네요 ㅡ
조인성이 병원에 나타났을때 뭔가 심쿵 했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6-08-09 12:26   좋아요 0 | URL
네, 그 왈츠 노래에요. 어제 영화 다 보고나서 계속 그 노래 흥얼댔어요. ㅎㅎㅎㅎㅎ
비포 미드나잇은 봐야할까요, 보지 말아야 할까요? 갈증중이에요.

조인성이 병원에 나타났을 때, 그리고 울고 있는 고현정을 찾아냈을 때, 진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어요 ㅠㅠ
조인성은 고현정의 기적이에요. ㅠㅠㅠ

달걀부인 2016-08-0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비포 시리즈 팬인데요. 비포미드나잇은 두 남녀주인공의 중년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배나온 에단호크의 모습이 오히려 비현실적인데 저렇게라도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볼수 있는 관계들 오히려 그게 신선. 사랑이 별게아니라는 깨달음도요. 망설이지말고 보세요. 저도 이참에 다시한번 보려구요.

다락방 2016-08-09 14:56   좋아요 0 | URL
크- 봐야겠군요. 약간의 텀을 두고 봐야겠어요. 당장 보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시간이 흘렀듯이 저에게도 시간이 좀 흘러야 될 것 같아요. 보겠습니다. 볼게요! 크- 중년이 된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책읽는나무 2016-08-0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어 마이 프렌즈 예고편이 한창일때 참 보고 싶은 드라마라고 찜해 놓구선 제대로 챙겨보질 못했었어요 헌데 잠깐씩 몇 편씩 보다가 조인성이 병원을 찾아와 고현정과의 대면하는 장면을 저도 인상깊게 봤었어요
그리곤 그뒷편을 못봐서 조인성은 자신을 지나친 고현정에게 어떻게 반응했을까?궁금했었는데 역시~~~^^
이 드라마는 볼수록 느끼는게 많아져 나중에 1편부터 차근차근 챙겨볼 생각이에요

비포 시리즈 명성이 자자한데도 전 아직 한 편도 보질 못했네요ㅜ
꼭 봐야겠군요!! 꼭 꼭!!!
다 챙겨보려면 바빠요 바빠!!ㅋㅋ

다락방 2016-08-09 17:37   좋아요 0 | URL
크- 책나무님. 책나무님도 이 드라마를 그리고 이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책나무님 감성이라면 몇 번이나 울다 웃다 하실 거고요. 드라마도 마음이 따뜻해지고요, 영화는 얼마나 사람을 감정적으로 건드려놓는지... 어휴..

천천히, 다 챙겨보세요. 우리, 좋은 거 같이 보며 이야기하며 지냅시다! 삶에 있어서 기쁨에 뭐 별스런 게 있나요. 같은 걸 공유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게 바로 기쁨이죠. 헤헷.

건조기후 2016-08-09 2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 기다려. 그냥 있지.

하아 ㅜㅜㅜㅜㅜㅜ

문득 아르미안의 네 딸들 생각나네요.
샤리가 에일레스한테 자기는 인간이라서 언젠가는 죽을텐데 그럼 당신은 어쩔 거냐고 물었을 때요.
잠을 잘 거다. 네가 다시 태어날 때까지. 아주 긴 잠을...... ㅜ

어휴. 왜 이렇게 한숨나고 눈물나고. 날은 더운데 가슴은 휑..하고. ㅜㅜ

2016-08-10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8-10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세 번째도 얼마 전에 나왔더랬습니다만, 그저 그렇더라구요...역시 연애는 좋지만 결혼은 헬인건가요??ㅎㅎㅎ

다락방 2016-08-10 09: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세번째 것도 보긴 해야겠어요. 보기 싫고 알기 싫은 마음과 보고 싶고 알고 싶은 마음이 반반이에요. 으어엇, 결혼은 헬입니까!!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6-08-10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포 시리즈를 아직 안 본 것이 웬지 다행인듯... 나에게는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가,
보고 싶은 영화가 남아 있습니다~~~ ㅎㅎ

디어 마이 프렌즈는 정말 칭찬일색이더라구요. 노희경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긴해요~~
조인성은 원래 까메오라 하던데... 뭐 화면에 잡히는 순간 남주죠. 우리의 남주~~
저는 드라마 몰아보기가 연례행사인데 올해에 행사가 진행된다면 디어 마이 프렌즈로 해야겠어요. ㅎㅎ

그나저나 저는 다락방님 여행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베트남 국수편처럼 다양한 맛과 섬세한 설명, 감각적인 사진의 향연~~
<다락방, 뉴욕에 가다>
급한 일 정리하시고 찬찬히~~~ 올려주세요^^

다락방 2016-08-10 09:5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비포 시리즈 너무 좋아요. 선라이즈가 있어서 선셋이 있을 수 있었지만, 선셋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우엉. 앞으로 이걸 보실 수 있다니, 정말 좋으시겠어요. 크-

조인성은 특별출연이라고 드라마의 마지막에 언급되는데, 정말 분량이 적지만, 그래도 너무나 좋은 것입니다. 멋져요! 거기에서 여기까지 오는 남자! 사랑한다고 잘 말하는 남자! 너무 좋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짱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남자는 아닐 거에요. 현실에도 저런 남자가 있긴 있을 거에요. 아주아주아주아주 드물겠지만... 저렇게 생기지는 않아도 좋으니 저런 마인드와 자세를 가지고 있는 남자라면 좋겠어요. 으흐흐흐흐. 디어마이프렌즈도 꼭 보세요! 우리 함께 울어요!!


안그래도 뉴욕 여행기 써야지.. 생각은 하고 있는데... 날이 더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힛.

치니 2016-08-1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포선셋 볼 때 저도 시간이 너무나 후딱 가버려서 깜짝 놀랐어요. 한 삼십분 되었나 ... 하고 있었는데. 몰입력이 어마어마했던 영화.
저는 비포미드나잇도 좋았습니다. 조금은 현실적이 되고 타성에 젖은 커플의 모습을, 안 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저는 제 눈으로 그걸 확인하고 나니 뭔가 안도? 하게 되더라고요. ㅎㅎ 니들도 별 수 없지 그런 심보인가. 다락방님이 좋아할지는 좀 미지수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

다락방 2016-08-10 10:06   좋아요 0 | URL
봐야겠어요. 미드나잇도. 어쩐지 보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볼래요. 사람 사는 거 뭐 별 거 있겠습니까. 특별한 줄 알았던 사람도 어차피 거기서 거기인거죠. 그런 마음으로 봐야겠어요. 으흐흐.

비포선셋이 진짜 시간이 후딱 가더라고요. 저는 내내 초조하기도 했어요. 어, 저러다가 비행기 놓칠라... 하고 말이지요. 아하하핫. 그러면서 속으로는 비행기 따위, 놓치면 어때. 뭐 이런 생각도 하고요. 히히히.

레와 2016-08-1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비포시리즈는 다 봤는데, 기회되면 다시 봐야겠어요. ^^


그리고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드.
연하가 완이를 찾아왔던 그 장면.. 어휴..글로 읽어도 또 눈물이.
엄청 웃기도 했고 복장 터지기도 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던 드라마였어요.
나는 다락방이 디마프를 보고 이렇게 페이퍼로 남겨줘서 너무 좋다~!!!!
내가 다락방을 애정한다!!! 헤헤


다락방 2016-08-11 09:04   좋아요 1 | URL
어제 비포 미드나잇 다운 받았어요. 아니 글쎄 이게 굿다운로더로 1천원 밖에 안하네??? 비포 선셋은 4,,500 원이었는데. 으하하하하. 언제볼까, 생각중이에요. 영화 보기 위해서라도 아이패드를 사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하랑 완이 같은 사이를 작가는 어떻게 만들어낼 생각을 했을까? 난 그 둘이 너무나 좋아. 어른들의 연애를 하고 있달까. 성숙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이 드라마 다 보는데 나 두 달 걸렸다. ㅋㅋㅋ 옥수수 정기 결제 두 번이나 했어. 내가 드라마를 이렇게 보기는 또 처음이야. 어쨌든 두 달 걸려 다 보고 옥수수 정기 결제 해지했어요. ㅋㅋㅋㅋㅋ 디마프 정말 좋은 드라마에요. 만세!!

공쟝쟝 2022-07-24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뭐야 조인성이랑 고현정... 사랑이네....
 















 

영화 『좋아해줘』에서 유아인은 한류스타로 나온다. 그에게는 수락을 기다리는 대본들이 넘쳐 쌓이는데, 이미연이 쓴 드라마 대본도 마찬가지. 그는 이미연의 대본을 거절한다. 이미연과의 사이에서 그는 묘하게 긴장을 하는데, 만나면 티격태격하지만 이미연이 없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이미연 욕하는 걸 화낸다. 얼마안가 이 둘의 관계가 드러난다. 유아인이 군대에 가기 바로 전날, 이미연과 하룻밤을 보냈던 것. 그날밤 이미연에겐 애가 생겼고, 유아인이 군대 가있는 동안 이미연은 애를 낳아 혼자 키우고 있었다. 여차저차하여 유아인도 다 알게되고 결국 이미연과 커플이 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정말이지 유치하기 짝이없다. 이 영화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인가, 보면서 생각했다. 한류스타와 드라마 작가 사이의 연애의 성공에 있어서 유아인은 자신의 팬들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여자랑 내 아이를 찾게 도와주세요' 하고 이에 그의 페친인 사람들이 '그 여자를 어디서 봤다' 이러며 제보하는 것.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순정만화.. 같았어.


최지우와 김주혁 커플은 더 어처구니가 없는게, 최지우가 호감을 가진 남자로부터 관심을 받기 위해 일상을 억지로 꾸며내 페이스북을 꾸미는데, 여기에 김주혁이 계속 코치를 해주는 거다. 그 남자는 등산하는 여자 좋아해, 하면서 같이 등산가 인증사진 찍고, 그 남자는 교양있는 좋아해, 하며 같이 미술관 가 인증사진 찍어 올리고.... 아니, 누군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실제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는 것 자체는 이해가 되지만, 왜 그 모든 것이 다른 남자의 코치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 말을 또 고대로 따라 하는 최지우는 뭐란 말인가. 아니, 한 남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다른 남자랑 아주 많은 것들을 함께 하고 많은 시간들을 함께 보낸다는 게, 좀 웃기잖아? 


여튼 영화는 유치하기 짝이 없었는데,

유아인을 보는 내 마음이 참 므흣하더라.

극중에서 유아인이 막 뭐랄까, 이성을 유혹하는 호르몬을 뿜고 다닌 건 아니었는데, 유아인 등장씬에서마다 일전에 유아인이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면서 소위 '끼부리던'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나는 거다. 아아.. 그러자 얼마전에 헤어진 애인이 생각났다.




얼마전에 헤어진 애인은 곧잘 윙크를 하던 남자였다. 그 전에는 한 번도 윙크하는 남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던 나는, 처음 애인의 윙크를 접하고서는 정말로 



??????????????????????????????????????????????????????????????????????????????????



이렇게 되었더랬다. 이건...뭐지? 이 남자는 .. 뭐하는거지? 눈에 뭐가 들어간걸까, 설마 저거 나한테 한걸까.. 해서, 당신 지금 뭐한거냐고 물었더랬다. 그랬더니 그는 윙크를 한 거라고 말했다.



...........................................................................................................................




끼...끼......끼부리는 남자였다!!!!!!!!!!!!!!!!!!!!!!!!!!!!!!!!!!



암튼 저 유치한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유아인의 끼부리던 장면이 생각났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헤어진 애인 생각이 난거다. 아, 인생은 묘한 것이여...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이 떠오를 지 모르는 것이여.....



















제이슨 스태덤으로 검색해서 나온 영화를 다운 받았다. 그러니까 『파커』를 보려던 게 아니라, 비행기 안에서는 액션을 봐줘야지, 그렇다면 제이슨 스태덤이지, 하고는 검색창에 제이슨 스태덤을 넣었던 거다. 그랬더니 이런 영화가 나오더라. 사실 『스파이』를 보고 싶었는데, 내가 접속한 굿다운로더 사이트엔 그 영화가 없었어. 어쨌든 제니퍼 로페즈와 함께 나온다는 파커..를 봤다. 파커라고 해서 나는 '주차하는 사람' 같은 걸 말하는 줄 알았더니, 사람 이름이더라. 주인공인 제이슨 스태덤 이름이 '파커' 였다. 그리고 그는 그냥..은행 강도였다. 싸움 엄청 잘하는 은행강도. 그러면서 뭐랄까, 불공평한 걸 못참고 의리가 있고.. 뭐 그런 캐릭터? 아마도 캐릭터 욕심이 나서 제이슨 스태덤은 이 영화를 찍은 것 같은데, 제니퍼 로페즈가 자신에게 엄청 들이대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은 자신의 애인에게 정절을 지키니, 음, 그래, 멋지다.. 싶긴 하지만, 이 영화에도 참 쓸데없는 장면이 나온다.


파커가 하려는 짓을 눈치챈 부동산중개인 제니퍼 로페즈는 그에게 동업을 제안한다. 파산된 처지에 이른 자신을 구원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는데, 파커는 그녀에게 '니가 도청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옷을 벗으라고 말하는 거다. 그래서 제니퍼 로페즈는 그 앞에서 옷을 벗는다. 그리고는 한바퀴 돌아보라고 하고 뒷모습을 보는데, 카메라는 제니퍼 로페즈의 벗은 뒷모습을 보여준다. 



........................................ 완전 불필요한 장면이었다.




뭐 어쨌든, 이혼하고 파산하고 일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제니퍼 로페즈는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제이슨 스태덤에게 욕망을 느낀다. 그와 동업하고 싶고 돈을 벌고 싶지만 그를 남자로 만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그런 파커가 부상을 입고 자신의 집앞에 나타나고, 제니퍼 로페즈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돕는다. 회사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갔다가 도무지 걱정이 돼서 일에 집중을 못하고 중간에 집에 돌아오는데, 아아, 파커에겐 파커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이 여잔 뭐지????????????????????????? 하고 있는데, 파커는 제니퍼 로페즈가 있든말든, 상처를 치료해주는 여자에게


네가 나를 기다려줄 줄은 몰랐어.



하고는 애정을 드러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의 애인이었던 것. 그의 애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 당연한 말, 당연한 흐름이겠지만, 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니퍼 로페즈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신의 눈앞에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애인에게 다정한 걸 보게 됐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분이 얼마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다 눈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 모든 이루지 못한 사랑에 건배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이슨 스태덤은 실제로도 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오랜 연애를 유지하고 있는데, 극중에서도 한 여자와 오래 연애하는구나. 신의를 지키면서... 그 점은 진짜 높이살만 하고, 그래서 좋아하긴 하지만, 제니퍼 로페즈에게 너무 공감해버린 나는, 가슴이 넘나 아픈 것이다.. ㅠㅠㅠ

그래도 제니퍼 로페즈가 외롭다는 이유로, 고독하다는 이유로 아무나와 연애하지 않는 것은 좋다. 극중에서 제니퍼 로페즈에게 계속 접근하는 남자가 있는데, 제니퍼 로페즈는 그를 무시한다. 이미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남성이고 접근해오는 남성이니, 내가 너무 외로운 나머지 그래, 사귀어보자, 할 수도 있겠지만, 제니퍼 로페즈는 그러지 않는다. 제이슨 스태덤으로부터 거절을 당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홧김에 다른 남자를 만나지도 않아. 그래, 그래야 하는 것이다. 



아 근데 너무 슬퍼.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내 앞에서 다른 여자랑 다정한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것...

아 너무 좆같은 기분일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폭풍 눈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은 진짜 똥이야!!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제부가 나를 픽업하러 나와 있었다. 부산에 친구 만나러 갈 때 친구가 부산 공항에 나를 데리러 나온 적은 있지만, 내가 어딘가에 나갔다 들어올 때 인천공항에 누군가 나와 있었던 건 이번이 처음인데, 아, 너무나 고마웠다. 제부는 좋은 사람... 차를 타고 간다는 건 무척 편한 일이어서, 졸린 눈을 억지로 계속 뜨고 있긴 했지만, 지난번처럼 공항 버스안에서 배가 아파 긴장하는 일은 없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그런 참에 집에 돌아오니 여동생이 자신이 산 귀걸이와 반지를 한껏 자랑한다. 제부가 생일 선물로 사준거라 한다. 금액이 만만찮았을 텐데, 그걸 보니 나도 결혼할까... 싶어졌더랬다. 그렇지만 결혼한다고 모든 남편들이 다 자기 아내 생일선물로 이것저것 다 사줄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결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게, 인천공항에서 누가 나를 픽업하니 너무나 편하고 좋은 거다. 내게 남편이 있다면, 내가 여행다녀올 때마다 나를 픽업하러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음..그러다가 이내 생각했다. 왜 나는 내 남편과 함께 갈 생각을 안하고 남편에게 픽업오게 할 생각을 하는걸까 하고. 그러다 스스로 결론을 내렸는데, 그 결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하겠다. 어쨌든, 제부와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함께 라디오를 들었는데, 휘성의 [결혼까지 생각했어]가 나오더라. 오, 이런 노래가 있었지???







오며가며 비행기 안에서 거의 40시간을 보내게 되는터라, 나는 책을 여러권 준비했다. 그마저도 혹시 다읽을까 싶어 두꺼운 책으로 쑤셔 넣었는데, 아아아아아, 나는 단 한권도 읽지 못했다. 한 권은 무슨, 열 장도 읽지 못했어.... 영화 한 편 본게 전부다. 40시간동안...나는 그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했다. 실컷 자다가 밥 먹으라고 깨우면 일어나서 밥먹고 다시 자고 또 자다가 간식 먹으라고 깨우면 일어나서 간식 먹고 또 자다가 밥먹으라고 깨우면 또 밥먹고.....



인생은... 뭘까...... 왜 내 계획대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은걸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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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8-0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여행이야기 써 주세요. 뉴욕은 어떤지!!!!1 저의 아들은 일본 자유 여행 가서 오늘 오는데, 저도 차 끌고 가서 픽업할까 하다가 남편이 자기가 차 써야한다해서 그냥 지하철 타고 오라했는데... 배우자는 끼부리는 남자보다 멋대가리 없지만 배우자를 배려해주는 남자가 좋더라구요. 전 결혼상대자로 얼굴이 잘 생긴 것보다 배려나 공감하는 남자 만나라고 해요. 결혼생활 힘든데 저런 것마저 없으면 더 힘들어요~

다락방 2016-08-08 12:23   좋아요 0 | URL
일단 일상으로 복귀를 해야해서 아주 힘이 드네요. ㅎㅎ 회사 나와서 일하는 거 너무 힘들고, 밀린 일들을 보니 한숨이 나고... 여행이란 무엇인가... 싶고 말이지요. 하하하하하.

저도 끼부리는 남자와 공감능력 있는 남자중 고르라면 당연 후자이지만, 가끔은 끼부리면서 공감능력까지 갖춘 사람도 있으니까요. 동시에 두 가지를 다 갖춘 사람이면 좋겠어요. 저의 경우엔 끼부리는 능력이 1도 없지만... ㅠㅠ
공감능력이나 배려가 없으면 결혼생활이 더 힘들다는 것에 깊이 공감합니다. 역시 혼자가 편한가요... 하핫

스윗듀 2016-08-0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래서 재밌는게 인생이잖아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6-08-08 12: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러블리듀님. 아니, 그런데 왜이렇게 오랜만입니까!! 뭐하고 지냈어요!! 잘 지내고 있는겁니까?

2016-08-08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8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8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8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08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6-08-0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구만요. 흐, 먹방 사진들 침 줄줄 흘리며 봤어요.
그렇져, 누군가 공항 픽업 나온다고 하면 에이 됐어 번거롭고 촌스럽게 무슨, 이러다가도 막상 나와서 착착 가방 들어주고 차 타고 가면 넘나 좋은 것. 그 마음 제가 알아서 그런지, 하린군 올 때 저도 웬만하면 꼭 공항까지 가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비록 이제 차로 뫼시지는 못하지만)

그나저나 휴가 후유증은 없는지, 오늘은 월요일인데, 제가 괜스레 걱정이 되고 그러네요.
돌아온 일상이 지겨울 때마다, 찬찬히 기억을 되살려 재미난 여행기 써주시길 고대하겠습니다!

다락방 2016-08-08 14:28   좋아요 0 | URL
네, 너무 편하고 좋더라고요. 딱 출구로 나왔는데 기다리고 있다가 가방 들어주고 편하게 차 타고 집에 가는 길이라니... 크- 넘나 좋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해줄 사람이 사실 별로 없잖아요. 친구들이 이렇게 해주지도 않을 것이고 가족이라고 해도 잘 안해주고.. 제 경우에도 나오라고 하기엔 좀 부담되는 게 사실이고요. 가장 편하게 데리러 와줘, 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애인이나 남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다시 돌아온 일상은 카드빚으로 가득해요. 이걸 어떻게 언제 다 갚나.. 싶은데, 왜 아이패드는 또 사고 싶어질까요. 인생은 카드빚을 갚아나가는 것의 연속인가봐요.
그래도 월요일이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네요.
이번 한 주가 제게는 좀 힘든 한 주가 될 거라서, 빨랑 지나가길 바라고 있어요. 히힛.
고맙습니다!

비연 2016-08-0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저도 그래요..ㅜ 하다못해 3일 출장 가도 책을 서너권씩 들고가는데...
오는 길에 늘 후회. 무거워...ㅜㅜ 이러면서. 낑낑...

다락방 2016-08-08 14:28   좋아요 0 | URL
지난번에도 다 못읽었다, 빼라, 빼라, 라고 아무리 스스로에게 외쳐보지만 결국 또 낑낑대고 싸들고 가요. 또 다 읽지도 못하고 짐만 되는데 ㅠㅠ 무거워 ㅠㅠㅠㅠㅠㅠ 왜이럴까요 진짜 ㅠㅠㅠㅠㅠㅠ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흙 ㅜㅜ

얼룩말 2016-08-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결혼하지 말아용..결혼하면 혼자 뉴욕여행이 지금처럼 홀가분하게 갔다올 수 있는 게 아닐테죠?^^
픽업오는 남자, 뭐 사주는 남자..여러 명이든 한 명의 지독한 사랑이든..사랑만 계속해요~~^^

다락방 2016-08-08 14:30   좋아요 0 | URL
얼룩말님 댓글 넘나 좋네요! ♡
네, 얼룩말님. 우리 결혼하지 말아요. ㅎㅎ 뉴욕이든 어디든 지금처럼 홀가분하게 갔다올 수 있으려면 역시 싱글이 답인 것입니다.
살다보면 픽업 오는 남자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아이패드 사주는 남자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고기 사주는 남자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뭐, 못만나면 다 내가 사면 되는 것이고... ㅋㅋㅋㅋㅋ
가슴속에 사랑을 불질러 가면서 살아봅시다, 얼룩말님!!

건조기후 2016-08-0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인은 외모는 좀 부담스러운데 ; 마인드가 되게 멋지더라고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술친구로 되게 좋을 것 같은? ㅎㅎ 말하는 거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 육룡이 나르샤에서 연기는 정말 죽음이었고요..

사람이 현재 배려심이 있냐 없냐보다도 결혼을 하고 나서도 그 태도가 변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연애할 때야 다들 그럭저럭하는데 결혼하고 싹 달라지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저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가 상대방이 결혼 전후가 다를 때 그걸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런 상황 자체를 못 견딜 거 같은 두려움?에 있거든요. 착하고 예의바른 사람을 봐도 선뜻 마음이 가지 않고 그게 나이 들수록 더 심해지더라고요. 너같은 사람 돌변하는 거 많이 봤다 싶으니까. 뭐 애초에 결혼 생각은 없으니 상관은 없지만요. ㅎ

독한 월요일 보내고 계시겠네요 어휴. 점심시간에 잠깐 눈이라도 붙이셨어요? 서너 시간 남았네요 무사히 견디시길.. ^^

다락방 2016-08-08 14:35   좋아요 0 | URL
저는 유아인 외모도 괜찮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마치 허락하듯 말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시상식 수상소감 말할 때처럼 끼부리고 말하는 것도 전 감당할 수 있어요. 끼부리는 거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한테 끼부리면 그냥 녹아버릴 것 같아요. 다리가 후달리지 않을까요... 아하하하하.

맞아요. 결혼 후에 태도가 변하냐 변하지 않느냐도 중요하죠. 저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과 사랑하고 싶어요. 주변에 그런 사람들 가끔 보거든요.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사랑을 괴롭힘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요. 어릴 때 고무줄 끊고 도망치는 남자아이들처럼 말예요. 딱 질색이에요.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예쁘면 예쁘다고 말하고 우쭈쭈 해주면서 사랑을 잘 표현하고 사랑을 잘 해내는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사랑을 받을 수도 있고, 그런 사람이 결국 배려와 공감능력도 갖추게 되는 것 같고요, 그런 사람이 한결같이 그런 성향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비혼을 선택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예순 살이 되었는데 아 너무나 결혼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남자를 만난다면, 예순 살에도 결혼할 수 있을테고요. 어쨌든 싱글로서 행복하게 지금처럼 잘 지냅시다 건조기후님. 맛있는 치즈 같은 거 먹으면서 행복해하고 말이지요.


얼른 이 오후가 지나고 이 하루가 끝나길 바라고 있어요. 시간이 가는 게 대부분의 날들엔 야속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네요. 아하하하하

책읽는나무 2016-08-0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또 여러 권 챙기셨었군요ㅋㅋ
근데 생각해보니 책도 책이지만 여행지에서의 영화감상도 좀 멋지게 들립니다
훗날 영화제목만 들어도 영화내용과는 상관없는 나의 여행지가 생각날 듯하군요!!
그리고 유아인하면 떠오르는 여행지??ㅋㅋ

윙크가 끼 부리는 것인가요??
음~~~~
갑자기 윙크라는 단어를 본 순간 앗!!했어요
같이 살고 있는 배 나온 남자가 끼가 있다고 생각 안하고 살았는데 한 번씩 눈이 마주치면 제게 윙크를 합디다!!
그게 같은 윙크라도 하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묘하게 많이 다른 것같아요
전 울집 남자가 윙크하는 모습은 음~~한 번도 섹시하게 봐지지가 않았~~~ㅜㅜ
외모가 유아인이었음 끼 부리는 섹시한 남자로 비쳐졌을텐데!!!ㅋㅋ

다락방 2016-08-08 15:37   좋아요 0 | URL
아 책나무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댓글 읽고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편분의 윙크가 섹시하지 않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요. 유아인이었으면... 좀 달랐겠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제 애인이 윙크할 때마다 두근두근 거리긴 했었는데요, 음, 아마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때도 계속 두근두근할 수 있었을지... 잘 모르겠어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또 윙크가 두근거리든 아니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살든 안살든, 사랑을 주고 받고 또 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건 분명 축복! 입니다.


좋아해줘는 여행 직전에 본 영화였는데, 유아인 생각이 계속 나고요, 비행기 안에서 [파커]를 봤는데, 제니퍼 로페즈의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너무 슬펐어요. 그래서 여행 내내 그리움에 허덕이고 그랬어요. 흙흙 ㅠㅠ

다음부턴 책을 챙기는데 욕심을 버려야겠어요. 제발 좀!!!!! -.-^

세실 2016-08-0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인 끼 부리는거 멋졌죠^^ 수상 멘트를 무슨 영화대사 읊조리듯......
뉴욕 다녀오셨군요. 캬!!!!!!!!!!!!!!!!!!!!!!!!!!!!!!!!!!!!!!!!!!!!!!!!!!!!!!
인천공항 음 전 늘 공항버스로 와요. 왜 신랑보고 인천까지 오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걸까요?

다락방 2016-08-08 17:49   좋아요 0 | URL
사실 인천공항까지 데리러 오라고 하면 번거롭잖아요. 귀찮고. 저도 데리러 오라고 하진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이번에 제부가 델러 오니 너무 편하더라고요. ㅎㅎ 저는 편하지만 제부는 저 때문에 두 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했죠. 아하하핫.

끼 부리는 거 보는데 막 좋더라고요. 어휴 예뻐, 막 이런 느낌? 저도 보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전 역시 안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AYLA 2016-08-09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교도 없는 여자로서 끼부리는 남자를 만나면 땀이 납니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정신줄을 놓아버리게 되는...
->락방님의 ...........................................................................................................................
반응에 대공감하고요....

다락방 2016-08-09 09:02   좋아요 1 | URL
아, 라일라님도 그렇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스럽지만... 쫌 좋더라고요? 제가 애교가 없어서 그런건지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