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이야기는 짧게 정리되고 Kamala Harris 의 기운찬 경력이 펼쳐진다. 주 검사장 선거는 흡사 이번 대통령 선거 처럼 재검표 절차까지 거쳐야 해서 더 드라마 같았다. 자신이 싸워온 금융/부동산 위기 상황, 의료체제, 교육 불평등,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 환경, 인권, 인터넷 국방, 불법체류자와 이민자 문제,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차근차근 밝히고 (이렇게 일을 잘했다!고 자랑하고 더해서 웅변조로 '우리가 해나가야 합니다'라고) 있다. 그녀가 더 강조하는 부분은 흑인/이민자 청소년들이 교육을 받아야 하고 성범죄 피해자들이 잘못된 표현이나 편견으로 2차 가해를 당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외국인 독자로 궁금했던 그녀의 성장과정과 개인 경험은 짧게나마 단단하게 그녀의 경력을 받쳐주는 주춧돌로 쓰였다. 버락 오바마 생각이 안들 수가 없었다. 그녀가 40대 후반에 결혼한 상대도 이미 성공한 법조인이고 그의 두 자녀, 전처와는 원만한 관계로 지내고 있다고. 


그녀는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도 힘차게 전진하겠지. 여러모로 미셸 오바마와는 느낌도 글도 다른 느낌을 준다. 책도 선거 홍보용 같아서 외국인이 읽기엔 재미가 (?) 덜했지만 문장은 평이하다.  카멜라 해리스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솔직히 책을 다 읽고나니 좀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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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1-0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때가 지금보다 더 무서운데요,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무진 어린이입니다.

유부만두 2021-01-06 20:27   좋아요 1 | URL
저때도 어른인 지금도 아주 단단한 사람이에요. 게다가 미쿡살람.

psyche 2021-01-07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쿡사람보다 먼저 읽었네 ㅎㅎ 나도 읽어야겠다

유부만두 2021-01-07 10:22   좋아요 0 | URL
언니 책 재미 없;; 그냥 그래요.

psyche 2021-01-07 10:34   좋아요 0 | URL
앗 그래? 그럼 안 읽어야지 ㅎㅎ

scott 2021-01-0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멜라 해리스 엄마가 더 대단한 인물 외할머니도 ! 미쿡내 인도계미국인들에 파워가 엄청나다는것!

유부만두 2021-01-07 10:23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외갓집 이야기 엄마 이야기가 좋았어요.
 

삼 년 전, 큰 아이를 입대 시키고 허전한 마음에 무어라도 해야겠다 생각했다. 내가 총을 들 수는 없으니 책을 읽겠다고 (무슨 일만 생기면 '대신' 책을 읽겠다는 이 마음, 이건 다른 사람들이 즐기지 않는 - 아, 여기 이곳 서재에서는 반대지만 - 취미를 무슨 고행인양 생색내는 버릇이다) 그것도 이왕이면 길고 지루하고 인기 없는 번역소설을 골랐더랬는데 


기권 


그러는 새 아이는 제대하고 학교로 돌아가 맘껏 복학생 티를 내며 신입생들 앞에서 주름 잡지도 못하고 집안에 머무른지 어언 일 년이 되었다. 시간은 화살처럼 흐른다. 



다시 읽기로 했다. 이런 결심을 세우고 뽐내기 좋은 시기, 연초에. 

알라딘에서 받은 스누피 달력에 하루에 삼십쪽 쯤 계산을 해서 써넣으니 반년을 채운다. 


그 책. 작년까지 겨우겨우 1권의 2부까지 읽었던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읽기로 했다. 


우리 안의 질료는, 물질적 요소들은 우리의 사후에도 소멸되지 않고 부유하다 다른 질료나 '오성'을 만나서 시간을 무시하고 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고 프루스트 전공학자인 역자가 서문에 써놓았다. 그 유명한 마들렌느의 맛 이외에도 저 높이 솟은 교회 첨탑, 달큰한 시골집 방에서 맡던 냄새,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의 한 꼭지 등은 습관이 무디게 했던 나를 어느 순간, 틈을 파고들어 의식이나 이성 저 너머에 있는 질료들과 연결시키고 순간 이동도 가능하게 한다. 


사회적 카스트를 엄격하게 여기는 (스노비즘 쩌는) 부르주아 가정의 한가로운 부활절 휴가 일상들이 조금씩 보여진다. 섬세하고 민감하고 짜증도 부르는 화자와 그의 엄마, 외할머니의 독특하고 어쩐지 어설픈 모습들. 두번째로 읽으니까 좀 더 친근하게 읽힌다. 지난번에 잘 읽히지 않아서 민음사로 갔다가 어쩐지 길을 잃은 기분이었는데 다시 펭귄이다. 완역되었으니 천천히 나아가봐야겠다. 고색창연한 어휘들이 국어 고전문학 수업 생각도 불러온다. 남편을 '나의 벗님'이라고 부르는 젊은 엄마가 나오는 19세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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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1-01-06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2권까지 읽다 포기 ㅠㅠ

유부만두 2021-01-06 08:5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저 보단 더 읽으셨네요. ^^;;;

psyche 2021-01-06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학생 형 노릇을 못한다니 내가 막 안타깝네. 2021년에는 학교에 갈 수 있으려나

유부만두 2021-01-06 08:56   좋아요 0 | URL
글쎄요. 봄학기 절반쯤 등교를 했으면 좋겠는데
전철 타고 통학한다니 걱정도 되고
마음이 복잡해요.

Falstaff 2021-01-06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교도소에 들어가 읽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라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1Q84>에서 얘기했습지요. ㅋㅋㅋㅋ
전 김창석 번역으로 읽었습니다. 그것도 굉장히 좋습니다. 민음사에서 번역하고 있는 김희영 선생도 김창석 번역을 참고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동의합니다. 저도 이 책, 완독은 했는데, 죽다 깼습니다.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06 08:58   좋아요 1 | URL
그렇죠... 그런데 저도 교도소 식당 아줌마 입장이라 이미 읽을 준비는 돼있어요.
펭귄은 이형식 선생님 번역인데 문장이 아주 옛스러워요. 그래도 그럭저럭 흐름을 따르려고 노력하며 읽고 있어요.
Falstaff님께서 살아돌아오심을 경축드리오며 ... 전 이제 사지로 떠납....

다락방 2021-01-06 0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세상엔 왜이렇게 도전하고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은가요. 저는 2023년쯤에나 도전해볼까 싶습니다. 2021년에 성경 2022년에 코스모스 예정이라 2023년에야 차례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유부만두님 화이팅이요!! 완독을 기원합니다. 빠샤!

유부만두 2021-01-06 10:19   좋아요 0 | URL
응원이 이렇게 많다니!!! 기필코 완독해서 ‘잃어버린 시절/시간‘을 되찾아보겠습니다. 다락방님께서도 성경 완독하시고 구원받으세요? 그런데 그전에 복장 터지실듯...

코스모스 책, 저희집에도 곱게 있답니다. ^^

blanca 2021-01-06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그런데 저 펭귄판 너무 예쁘네요. 저는 민음사 번역 순서대로 아주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이 순서 대로라면 완독 가능할 듯. 2년에 두 권씩 나온답니다. ㅋㅋ

유부만두 2021-01-06 10:21   좋아요 0 | URL
예쁘죠?!!! 원서 권수에 맞추어 7권, 저런 양장본으로 내겠다고 시작해서 겨우 2권 낸 다음에 페이퍼 백으로 바꿨어요. ㅜ ㅜ
민음사 양장본 예쁘던데요. 이제 곧 완간이겠군요.
프루스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전 일년 안에 판가름을 내려고 지금 두번째 시도를 시작합니다! 으쌰!

수이 2021-01-06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번역이 별로예요? 펭귄이 나아요? 민음사꺼 오고 있는데 ㅠㅠ 잘못 샀나..... 저도 유부만두님 따라 갈래요 올해 프루스트 읽기!

단발머리 2021-01-06 10:02   좋아요 0 | URL
이 분 어디서 많이 뵌듯 아이디가 익숙하다 했더니 저랑 버지니아 울프 읽기로 하신 분 아닌가요?

단발머리 2021-01-06 10:03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이러시면 상권 침해로 오인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어마어마합니다. 프루스트 폭풍 어쩌시렵니까?!? @@

유부만두 2021-01-06 10:23   좋아요 1 | URL
아니요, 아니요! 전 번역 비교한거 아니에요.

그냥 펭귄으로 시작해서인지 그 어투가 그나마 나아서 펭귄으로 읽기로한거에요.
그리고 책이 저렇게 예쁜건 두 권이 고작이라 모아놓아서 예쁘지도 않아요. ㅜ ㅜ

민음사 판 번역 좋다고 들었어요. 저 땜에 흔들리지 마세요~

유부만두 2021-01-06 10:34   좋아요 1 | URL
으하하하 그 폭풍을 제가 일으킨 겁니까?!?!!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칭찬과 뽐뿌를 어젯밤 단발님께 보내드렸더랬지요???? 서재에서 상도덕을 지키지 않고 이 책 저책 마구 읽어대는 그 이상한 아줌마가 저랍니다?!

Falstaff 2021-01-06 10:32   좋아요 2 | URL
민음사의 잃어버린을 선택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완역 기다리다가 제가 먼저 숨이 넘어갈까봐였습니다. ㅋㅋㅋㅋ

수이 2021-01-06 11:21   좋아요 0 | URL
아니 왜 이러십니까, 단발머리님 저 지금 열렬하게 올랜도 읽고 있는데 ㅋㅋㅋㅋ 우리 언니 따라 프루스트도 읽자요. 응? 응!

수이 2021-01-06 11:23   좋아요 0 | URL
양장본 탐도 나서 ㅋㅋㅋ 일단 저는 두 권 비교해보면서 읽어볼게요, 김창석 선생님 번역본으로 5권까지 읽다가 중도포기 했는데 이번에 다시 도전! 올해 기다려! 프루스트 할배 기다려!

유부만두 2021-01-06 16:38   좋아요 0 | URL
아니, 여러분들 이미 저보다 더 많이들 읽으셨었군요!
전 ... 깨갱.

scott 2021-01-06 1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펭귄판 빛바랜듯한 표지가 넘 예쁘고 유부 만두님 손떼뭍어 있어서 더더욱 프루스트적이게 보이고 ㅋㅋㅋ저는 아주 오랜세월동안 집안에서 먼지 뽀얗게 쌓여 있는 김창석번역판으로 읽었었는데 이번에 유부만두님처럼 1권부터 매일 30페이지씩 스누피 다이어리에 체크해가며 읽어야겠네요.

유부만두 2021-01-06 10:25   좋아요 1 | URL
제가 프루스트 뽐뿌의 중심에 있는건가요? ^^

하지만 저 표지는 절판이고요, 2권까지 밖에 안나왔고요.

스누피와 함께 하는 프루스트 ... 함께 해주신다면 전 영광이에요.
자 보리수 차 한 잔?

라로 2021-01-0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미 읽으신 줄 알았어요. 한참 읽으실때 제가 왔다가 또 사라져서 그랬나봐요. 저는 아예 읽을 엄두를 안 내고 있으니 혼자 안심합니다. 이런 포기는 잘하고든요. 그나저나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책이 아니라 에어파드! 이름 새겼어요??? 저는 이름 새겼는데. 큰아들에게도 이름 새겨서 크리스마스에 선물했어요. 가장 잘 사용하는 선물이라고 하던데 정말 넘 좋죠!!😅😅😅

유부만두 2021-01-06 16:27   좋아요 0 | URL
그때 포기했어요. 띠엄띠엄 생각날 때 읽으니까 별 재미도 없고 너무 힘들어서요. 다른 책 읽다가 잊었어요. 이번엔 조금씩 양을 정해서 끊지 않고 읽어보려고요.
전 에어팟에 이름 안 새겼는데요. 이름 새기기도 하는군요.
이게 한 쪽씩 꽂을 수가 있어서 헤드폰 보다 훨씬 쓰기 편해요. 걱정한 것 보다 착용감도 좋고요. 만족해요. ^^

반유행열반인 2021-01-0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웃님의 홍보? 덕에 올재클래식에서 권당 2900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에 김창석 선생님 번역본을 재작년에 영입했는데 유부만두님 페이퍼 보며 사놓고(그렇죠 이년 간 장식품..)처음 펼쳐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살포시 덮었습니다...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06 16:31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러셨군요.
전 요란스레 읽겠다고 설치다가 삼년전 흐지부지 되었고요, 실은 그 이전에도 몇번의 시도가 더 있었고요. 뭐 이젠 나이도 나이인지라 눈이 더 나빠지기전에 읽어야겠다는 서글픈 이유가 있어요. ;;;

반유행열반인 2021-01-06 16:40   좋아요 1 | URL
차분차분 천천히 읽어가셔요. 번역도 30년이 걸렸다 하니 저도 그만큼 잡아놓고 느리게 읽어볼까 합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21-01-06 20:28   좋아요 1 | URL
아...30년...그땐 저 책 들 힘도 없을거에요. 호로로롤

하이드 2021-01-0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한 달에 한 권씩 읽을거에요. 지금 3권까지 사뒀음! 같이 가요! 다음주부터 읽을거에요. 막 계속 물어봐야지. 프루스트 얼마나 읽었어요?

유부만두 2021-01-06 22:34   좋아요 1 | URL
원서는 7권 짜리인데 펭귄은 (예전 하드커버는 1, 2권이 페이퍼백 1-4권) 12권으로 나왔더라고요. 원서 1-5권이 두권씩 분권되어 나오고 6,7권은 그대로 한 권씩이고요.

1권의 1부, 반쯤 읽은 것 같아요. (130쪽쯤) 마들렌느 이야기, 콩브레 교회 종탑 이야기, 아돌프 숙부(외할아버지의 형제) 댁에 약속 없이 갔다가 숙부의 애인을 보게되는 이야기 까지 읽었어요. 빙빙 돌려말하는 사람들 대사랑 비꼬는 말들, 넘쳐나는 비유와 묘사에 정작 지금 뭘 얘기하는지 헷갈리는데 ... 그게 묘미겠죠? ^^

저도 하이드님 독서 기록 보면서 읽겠습니다. ^^
실은 전에 새해에 프루스트 이야기 꺼내주셔서 용기냈어요.
 

삼년 반 전에 읽었던 책이라 몇몇 장면만 기억에 남아있다. 특히 불법촬영 범죄가 소재였던 단편 Cracked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불쾌하고 찜찜했다.


그 단편만 다시 읽었다. 


Jay는 만만한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덫을 놓았고 그의 집 전체가 기괴한 거미줄 같이 작용한다. 부인 Linda는 방관자라기 보단 적극 가담자로 그 '게임' 범죄에 참여한다. 그러곤 피해자의 이유, 혹은 결점을 찾아 그 틈을 파고 들고 동시에 순수한 자신의 이유, 침묵과 용인의 이유를 나열한다.


그녀가 범죄의 일부가 되는 건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큰 것 처럼 보인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어머니와 범죄자 아들을 두었던 이웃 주민. 이 두 여인이 겪었던 경제적 사회적 격리, 소외를 피하고 싶어서 자신은 다르다고 계속 되뇌인다. 하지만 결국 Linda는 그 둘의 비참한 부분만 골라서 닮아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상황일 뿐 딸로부터 절연당했다. 성범죄 가해자(들)에 연루된 여성 캐릭터(들)을 둘러싸고 (이 단편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가족이 서로를 얼마나 모르며, 그 멀어진 관계를 못본 척해서 치명적인 균열이 생긴 cracked 상태가 되었다...고 정리하기엔 범죄 하나 하나가 너무 강렬해서 모든 인간 관계가 결국 다 부서져 버리는 것 같다. 마을에서 벌어졌다는 과거의 살인사건 보다 Jay의 몰래 카메라 범죄가 더 섬찟하고 생생해 보인다. 


독자의 분노와 걱정을 비웃듯 Jay는 기소되지 않는다. 더러운 덫은 남아있고 Jay의 컴퓨터도 그대로다. Linda에게 어느 정도 연민을 보이는 결말은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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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책 소개를 여러 곳에서 읽거나 들었고 채식을 시작하기 전 다큐멘터리 영상과 책에서 공장형 농장에 대한 내용을 접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건 다른 경험이었다. 힘들고 갑갑하다. 육식용 개농장이 음식 쓰레기 처리 방법이었다니, 짬밥 뉴스를 들었지만 그 문제가 제일 충격적이다. 동물들의 생명과 복지에 대한 고민 이외에도 '그런 식으로' 사육, 처리되는 동물의 고기를 사람들이 먹었을 때 과연 해가 없을까하는 생각과 여러 농장에서 나오는 폐수와 오물의 어마어마한 양에 대한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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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0-12-2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 두렵구만요ㅠㅠ

유부만두 2020-12-27 17:52   좋아요 0 | URL
아... 힘들었어요. 이미 아는 것과 상세하게 노동 현장을 옮긴 글을 읽는 건 다르네요.
열악한 노동환경과 사육환경이 맞물리고요, 이주노동자들 처우 이야기도 큰 부분이에요. 육식이냐 채식이냐가 아니라, 인간을 위한 식재료를 생산한다면 적어도 제대로 된 절차대로 유해하지 않은 고기를 다루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육식용 개농장 이야기는 절망의 끝을 보여주더군요.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똥‘ 이에요. ㅜ ㅜ

그렇게혜윰 2021-01-01 15:28   좋아요 0 | URL
똥이라니!!!!! 전 용기가 없어서 피할게요 ㅠㅠ

단발머리 2021-01-01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안 읽고 ㅠㅠㅠ 그냥 채식주의 실천할까봐요. 그래도 ‘읽고 싶어요’ 체크.......

유부만두 2021-01-01 21:58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식재료 고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아주 적나라하게 쓰고 있어요. 이미 안다고 생각했는데도 계속 충격을 받았고요. ....
 

28년 경력의 오성급 호텔 조리사.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그가 매달 한 권씩, 음식 주제의 신간을 읽고 엣세이 형식의 리뷰를 썼다. 이 책은 그의 독서와 음식 사랑, 또 그의 인생 철학에 대한 글 모음이다. 하지만 무게 잡고 교훈을 설파하는 아저씨의 글은 아니고 책 좋아 하는 사람이 책을 읽고 글을 써서 책으로 내는 것에 대한 감동과 흥분과 뿌듯함이 가득찬 책이다. 문장과 어휘는 소박하고 성실하다. 그에게 (거의) 모든 책은, 특히 그의 분야, 음식에 대한 책은 열정의 대상이 된다. 그는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생활인으로서 책을 대하고 그 안의 음식과 다양한 문화를 만난다. 더해서 수줍게, 때로는 흥분해서 독자에게 건넨다. '이 책을 읽어보세요. 맛있습니다.' 


재주를 부리거나, 많이 다듬고 꾸민 글이 아니라 한호흡에 읽기에는 조금 지루하기도 하다. 하지만 50대 기혼 남성,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했어도 잘난 척 안하고 '라떼'를 설교하지 (아, 물론 아주 없을 수는 없지만) 않는 착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여성 요리인에 대한 이야기와 '엄마 밥', 딸 바보에 대한 부분은 ... 그렇다. 그러하더라. 뭐, 착한 사람이에요. 남북정상 회담 뉴스를 따라가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염려하며 식단을 궁리하고 역사와 문화 속의 음식도 고민하는 자세도 보인다. 편집에서 응? 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그가 정색하고 싫다고 지적한 어떤 욕설을, 감탄사로 쓰이는 그 단어의 뜻까지 굳이 흉한 의미를 적어 놓었던데 바로 앞 챕터의 시작이 그 욕설이었다;;; 



요리사인 나는 고추를 다룰 때마다 계영배를 떠올린다. 계영배는 과유불급,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 술잔이다. 잔의 3분의 2 정도까지 술을 부었을 때는 술을 온전히 담고 있지만 그 이상 담으면 아주 희한한 현상이 일어난다. 술잔 밑에 뚫린 구멍으로 모조리 새어나가 버리고 빈 잔이 된다. 고추도 그러하다. 고추는 절대 음식에 과하게 쓰면 안된다. 맛의 밸런스를 단숨에 깨버린다. (22-3)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이라는 사람이 있다 .프랑스 출신의 법관이자 미식평론가인데, 그가 1825년에 쓴 Physiologie du gout(미각의 생리학)은 한마디로 '미식담론의 경전'으로 추앙받는 책이다. 그는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다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단다. (31)


요즘도 TV를 켜면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차고 넘친다. 탐식을 강요하는 연예인 먹방, 미식은 커녕 포식을 강요하는 미디어 매체들. '푸드 포르노'라는 기막힌 작명을 십분 이해한다. (172)



이 책의 저자도 강력 추천하는 음식 책은 정소영 작가의 <맛, 그 지적 유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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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2-26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 왜 이렇게 끝없이 나오나요!!ㅠㅠ 아참! <맛, 그 지적 유혹> 너무 좋았어요!! 👍

유부만두 2020-12-26 15:27   좋아요 0 | URL
책은 계속 계속 나오고 밀린 책도 쌓여가고 그러네요.

<맛, 그 지적 유혹> 저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

파이버 2020-12-26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리하는 분이 책을 요리한다면 어떤 글이 나올지 궁금하네요ㅎㅎㅎ
유부만두님 프로필 사진 바꾸셨네요~!

유부만두 2020-12-26 15:28   좋아요 1 | URL
베르사이유의 장미, 제 사춘기의 기억이에요. ^^

파이버 2020-12-26 15:40   좋아요 1 | URL
오스칼이군요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