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 주일은 참 길었다.

입학식부터 시작해서 오늘까지....

1학년은 모든 것이 처음이라 하나하나 찬찬히 지도해야 한다는 게 어렵고 힘든 점이다.

반면 처음에 잘 지도를 하면 일년 내내 지킨다는 게 장점이다.

그래서 첫 시작을 잘해야 한다.

조금 힘이 들더라도 무한반복하다시피 해야 아이들에게 습관이 된다.

 

이제 일 주일 학교 생활을 했다고 수업 시간에도 뒤돌아보며 친구와 수다 떠는 아이가 생겨났다.

숙제 거리를 집에 가져 가지 않다 숙제를 안 해 온 아이도 있고 말이다.

학부모님들도 통신문을 잘 읽어보고 제 날짜에 학교로 제출을 해야 하는데

꼭 1-2명이 빠져 있어 그것도 잔무가 된다.

제발 기한 내에 제출해 주면 좋겠다.

 

오늘은 <손 없는 색시>를 읽어줬다.

역시 일 학년 답게 "색시"가 뭐냐고 물어본다.

왜 손을 가리고 있느냐고도 물어본다.

질문이 생긴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이제 아이들이 옛이야기의 재미를 서서히 알게 되었는지 아주 신통방통하게 잘 들었다.

친아버지가 딸의 손을 자르는 대목에서는

"아버지가 딸의 말을 믿어야지 왜 새엄마 말을 믿어요?" 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나 또한 옛이야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있는 중이다.

급식 시간이 다 되어 절반 정도까지만 읽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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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3-1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애들 학교에서 통신문 제출 안하시는분들 계신가봐요. 얼른 제출해달라고 오늘도 써왔더라구요. 고생많으세요.
 

아침독서 5분을 하였다.

처음부터 10분을 집중하기에는 어려울 듯하여 5분부터 차근차근 시간을 늘려가려고 한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 온 책을 소리 없이 잘 읽었다. 제대로 읽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오늘 처음으로 전교에 <아침독서로고송>이 울려퍼지니 감개무량하였다.

비록 한 달 동안만 전교 아침독서를 실시하지만

그래도 모든 학년이 동일하게 아침독서를 하는 것만 해도 많이 발전한 것이다.

우리 아들만 해도 꼭 읽을 책을 가방에 챙겨 넣어가니 그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다.

 

처음으로 선 긋기 활동을 하였다.

8칸 공책에다 크레파스로 선을 긋는 활동을 한다.

예전에는 종합장에다 주로 했었는데

몇 년 전부터 8칸 공책으로 하는데 선이 그어져 있어 훨씬 편하고 좋다

매일 아이들 하교시키고 부장 교실에 모여 다음 날 할 선 긋기 활동을 알려주고 있다.

 

처음 해 보니 틀린 아이들이 몇 보였다.

어제도 자유 그림을 그려보니 눈에 띄게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와 그림에 약한 아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24명의 아이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잘하며 무엇에 약한지

그걸 찾아내어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게 내 일이므로

이런 학습 활동을 할 때마다 아이들을 세세히 관찰한다.

오늘은 이름 쓰기와 가로선 긋기를 했고 집에서 숙제를 해오라고 내줬다.

크레파스가 어느 정도 잘 되면, 색연필로, 그 다음 연필로 한다고 알려줬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손에 힘이 길러져야 제대로 글씨 쓰기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처음 해 본 선 긋기 활동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던가보다.

<학교 생활 적응>교재가 올해부터 배부되지 않아

본교에서는 일일이 칼라 프린터로 출력하여 아이들에게 지도하고 있는 중이다.

다른 예산 줄여서라도 이 교재는 아이들에게 배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연고로

교재를 파일로만 주고 아이들에게 배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4교시에는 책자리에 모아 놓고

<여우누이>그림책을 읽어줬다.

어제 한 번 배웠다고 겉표지, 뒷표지, 책등 이란 말을 기억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오늘 아침독서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한 번 더 봤는데

새롭게 발견한 그림이 있다.

바로 셋째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쫓겨날 때

기와집 위로 커다란 여우가 오라비를 보고 있는 장면이다.

이래서 그림책은 여러 번 봐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하는데

어떤 아이가

" 선생님! 뒷표지가 앞표지랑 연결된 것 같아요!" 한다.

그러고 보니 정말이다. 나도 처음 안 사실이다.

그 아이를 엄청 칭찬해 줬다.

" 어제<콩쥐팥쥐>처럼 앞표지 겉표지가 서로 다른 그림일 수도 있고, 오늘처럼 연결되어 있는 그림책도 있어요.

여러분이 가져온 그림책도 내일 잘 살펴보면서 읽어보세요.

면지도 마찬가지야. 그냥 색깔만 들어 있는 면지가 있고, 그림이나 설명이 들어있는 면지도 있어요." 라고 설명해 줬다.

아이들은 어제보다 한결 더 집중해서 잘 들었다.

 

4교시 내내 공부하면 지루하고 힘들까 봐 중간중간 무용도 하고, 노래도 배우고, 책도 읽어주는 등

천천히 하고 있는 중이다.

하교지도를 하는데

"학교가 너~~무 좋고 선생님이 정말 좋아 계속 학교에 있고 싶어요"라고 고백을 해오는 아이가 3명 있었다.

다행이네!!!

 

내일은 무슨 책을 읽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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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3-0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스러운 일상입니다. 어머나....학교가 너~~무 좋고, 선생님이 정말 좋다니....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겠군요^^
참으로 존경스러운 슈퍼남매님^^
어제 3학년이 된 딸내미가 카톡으로, 이**샘(2학년 담임샘)이 부르셔서 갔더니, 공부 더 열심히 하라고 머리 쓰다듬어 주시며 문화상품권 2만원 주셨다고 좋아하더라구요. 저도....'니가 복이 참 많다. 모든 사람이 예뻐해주시네. 더 겸손하기" 이렇게 카톡 보내면서 감동스럽더라구요. ㅎㅎ

수퍼남매맘 2014-03-07 12:49   좋아요 0 | URL
따님이 샘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지난 담임샘이 불러서 문화상품권을 줄 정도인 것을 보니....

1학년은 선생님이 최고인줄 알아 그게 참 이쁘죠. *^^*
 

2014년 3월 4일 화요일

 

입학식 후 처음으로 교실에 들어와서 공부를 한 날이다.

집에서 가져온 그림책들로 아침독서를 하였다.

출석 확인을 하고

키번호를 정한 후 자리를 정해주었다.

첫 짝꿍이 제일 기억에 남는 법.

서로 이름을 기억하라고 하고

간단하게 앞에 나와서

" 나는 @@@ 입니다." 로 자기 소개를 하였다.

모둠을 정해주고, 모둥장을 정하고, 모둠장 역할을 알려 주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40분을 참지 못하고, 중간에 많은 아이들이 화장실을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목소리 크기 0-3단계를 연습하였다.

0단계는 입은 벌리고 소리는 나지 않게

1단계는 귓속말로

2단계는 보통 말하는 크기로

3단계는 발표 목소리로 배에 힘주고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게 크게

 

여러 번 연습을 하였더니 전보다는 목소리 크기가 조금 커졌다.

 

4교시에는 그림책을 읽어줬다.

이 버전인데 의외로 아이들이 <콩쥐팥쥐>를 모르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신데렐라>와 닮았다는 것을 느끼고 그러면서 이야기에 푹 빠지는 게 보였다. 신데렐라는 알면서 콩쥐팥쥐는 모르는 이 현실.

옛이야기를 많이 읽어줘야겠다.

제법 글이 많아 이틀에 걸쳐서 읽어줬다.

읽어주면서 나도 새로운 사실을 알았는데

팥쥐는 살인죄로 사형에 처해서 죽게 되고

팥쥐의 시체를 본 새어머니는 피를 한바가지 토하고 죽게 된다.그럼 콩쥐는?

원님과의 사이에 아들 셋, 딸 셋을 낳고 오래오래 살았단다.

권선징악적 결말이 아주 분명하였다.

 

1-2학년 때 옛이야기를 읽어주면 도덕성 함양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번 아이들에게는 옛이야기를 많이 읽어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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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초에 아이들에게 일 년 동안 쓴 일기장을 책으로 만들어 준다고 약속을 했다.

책으로 나왔을 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평소에 일기를 자세히 잘 쓰라고 말해 주었다.

작년에 옆반 선생님의 제안으로 처음 제본을 해봤는데 정말 좋아서 또 하게 되었다.

수퍼남매도 작년에 할 때 같이 해 주었는데

일기장이 책처럼 제본되니 기회될 때마다 일기장을 들춰보게 된다.

아무래도 낱권으로 있으면 분실 위험이 많은데 책으로 제본되어 있으니 관리가 수월하다.

그리고 책으로 되어 있으니 훨씬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엊그제 그 동안 쓴 일기장을 차례대로 묶어 제본소로 보냈다.

전학 간 세 명의 어린이, 것도 포함하였다.

일기장 두 권인 아이부터 여섯 권인 아이들까지 있었다.

2권인 아이는 그림책 두께이고 6권인 아이는 500쪽 자리 정도의 두꺼운 책이 되겠지.

 

오늘, 제본된 아이들의 일기장이 도착하였다.

아이들이 " 우아!!!"  상자 앞으로 몰려 들었다.

제본소에서 이름을 써 주질 못해 내일 이름표를 붙여 준다고 하였다.

아이들 글씨체를 보고 하나하나 일기장 주인을 찾아 이름표를 붙여 주었다.

 

내일 제본된 일기장을 받으면 아이들이 참 뿌듯하겠지!

어떤 아이 일기장을 휘리릭 넘겨보니

5월에 쓴 일기와 2월에 쓴 일기가 많이 달라서 깜짝 놀랐다.

글씨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우리 꼬맹이들이 이렇게 많이 성장하였구나! 싶었다.

내가 써 준 댓글도 그대로 남아있게 되어서

조금 더 이쁜 글씨체로 더 좋은 내용으로 써 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더 정성 들여 댓글을 달아줘야겠다. 책으로 남는 거니깐.

 

초등학교 첫일기장이니 오래오래 소중하게 간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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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1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기장을 제본해서 주기도 하는군요 @.@
저는 어릴 적 일기장을
학교를 마칠 적에 학교에서 모두 수거하기에
담임교사를 조르고 졸라서
억지로 받아냈던 일이 떠오릅니다.
우리 곁님은 아예 일기장을 못 받았다고 하더군요.

학교 이야기를 일기에 으레 쓰기 마련이라
무언가 꺼림칙한 일이 나중에 밝혀질까 봐
일기장을 걷어서 안 돌려주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이제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느낍니다.

여섯 해치 일기를 모아 주는 선물이란
참 놀라운 선물이 되겠어요.

수퍼남매맘 2014-02-15 09:57   좋아요 0 | URL
여섯 해치는 아니구요. 일 년 치를 모아서 제본해 줬어요.
아이들이 좋아해서 저도 기뻤어요.
왜 그 때는 일기장을 담임이 수거했을까요?
전 그런 적 한 번도 없는데.....
 

이제 내일이면 종업식이다.

미운 정 고운 정, 들었던 우리 꼬맹이들과 헤어지는 날이다.

요즘 내가 컨디션이 아주 안 좋아 며칠 책을 못 읽어줬다.

남편 빼고 모두 감기다.

약 힘으로 버티고 있다.

그래도 마지막이니 최선을 다해 목을 가다듬어 읽어주고 싶었다.

 

어젯밤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무슨 책을 읽어줄까 생각하다

<강아지똥>을 선택했다. 그 런 데

아침에 <놓치면 안 될 우리 아이 책>을 보다 생각을 바꾸었다.

<강아지똥>은 아이들이 익히 잘 아는 책인데

비슷한 주제의 색다른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이다.

자존감에 대한 책인데

그림도 아주 명확하고, 내용도 좋고, 주제도 쉽게 다가와서 마지막 날 읽어주기에 딱이었다.

아이들의 반응은?

서로 이 책을 내일 아침에 읽고 싶어서 알림장을 후다닥 써왔다.

내가 우리 꼬맹이들에게 바라는 점이 이 책에 다 나와 있어서 읽어주기에 참 편했다.

 

하얀 고양이와 검정 고양이 사이에서 태어난 빨강 고양이.

형제들은 엄마 아빠를 닮아 하얗고, 까많고, 얼룩에다 줄무늬인데

혼자 빨강인 고양이. 특별해서 이쁨을 받을까 아니면 돌연변이라고 하여 구박을 받을까!

후자였다.

하지만 빨강 고양이는 자신의 빨간 털이 사랑스럽고 좋다.

'왜 모두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게 옳은 건가?' 빨강 고양이는 생각한다.

빨강 고양이는 가족이 자신의 털 색깔을 이리저리 바꾸려고 난리를 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빨강을 좋아한다.

빨강이의 이 자존감을 우리 꼬맹이들이 가졌으면 참 좋겠다.

누가 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해대도

" 난 나야. 난 이런 나를 사랑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자존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가족마저도 빨강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지 않아

가족을 사랑하지만 가족의 곁을 떠냐야했던 빨강 고양이는

외로운 여행 끝에  자신의 본 모습 그대로를 멋지다고 말해 주는 파랑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는 각자 확인해 보시길.....

 

작가는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일본 남자 작가이다.

내용으로 보면 남자 작가인 것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감정선이 섬세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업 주부로 살면서 직접 아이를 키워 봤기 때문에 이런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왜 모두 똑같아야 돼? 라는 빨강 고양이의 당당함을 우리 꼬맹이들도 마음에 깊이 새겨두었으면 좋겠다.

일 년 내내

선생님이 책 읽어줄 때 귀 담아 듣고

선생님이 읽어준 책을 사랑해 준 우리 꼬맹이들,

앞으로도 좋은 책과 늘 행복한 여행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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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14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어 주는 소리를 들으면서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오래오래 그 목소리와 이야기와 결을
아이들이 두루 새기면서
아름답게 크리라 생각합니다.

수퍼남매맘 2014-02-15 09:58   좋아요 0 | URL
막바지에 목감기에 걸려 많이 읽어주지 못해 아쉽네요.
그래도 꼬맹이들이 제가 일 년 동안 책 읽어준 일을 칭찬해 줘서 많이 행복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