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으로는 마지막날인 셋째날이다.
교통 수단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이층 버스, 주름 버스, 전차(자금성 주변에 운행) 등을 볼 수 있었고, 신호등도 우리와는 달리 세로형이며, 초가 표시되는 등 신호등은 우리 보다 더 세련되었다. 전철비도 진짜 저렴하단다. 구간별로 이용비가 올라가는게 아니라 하루 종일 타도 아무리 먼 곳을 가도 전철비가 똑같단다. 여전히 자전거들도 많이 타고들 다녔다.
어제보다는 조금 늦게 출발을 하였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서태후의 별장인 이화원이다.
북경을 다녀온 후배가 가장 좋았던 곳이라고 추천한 곳이기도 해서 기대가 많이 된다.
서태후는 우리 나라로 따지면 장희빈 정도의 인물이라고 하면 되겠다.
궁녀 출신으로서 태후의 자리에 올라 수렴청정을 한 사람으로서 나중에 황권을 놓고 아들과 대적하기조차 하는 인물이다.
피부가 굉장히 고왔다고 한다.
서태후가 말년을 보냈던 곳이라고 하는데 별장이라고 하기엔 진짜 크다.
이 또한 수많은 민초들의 피와 땀이 서려진 장소였다.
세계에서 가장 긴 실내 복도를 쭉 따라 걸으면서 산책을 즐겼다는 서태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을 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었다.
긴 실내 복도를 거닐면서 궁녀들에게 이야기를 늘 시켰다고 한다.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면 목이 뎅강! 이에 궁녀들이
사비를 털어 화가를 사서 긴 복도 곳곳에 이야기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고 한다. 삼국지, 수호전, 서유기 등 당대에 유명한 이야
기들이 8000여 점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그 후로 서태후가 궁녀들에게 이야기를 시키지 않고 그림 감상을 하며 산책을 하였다
고 한다.
실내복도에 그려진 그림들
세계에서 가장 긴 실내 복도
유람선에서 바라본 이화원 전경
배를 타고 섬으로 가니 네덜란드 화가가 그린 서태후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음!~ 60세, 70세 인데도 탱탱한 피부와 꼿꼿한 허리를 갖추고 있었다. 매일 매일 산책과 진주 맛사지로 인하여 고운 피부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별장을 보니 서태후라는 인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다음 장소는 십찰해. 이 곳은 딱 월미도 느낌이 들었다.
주점거리를 말하는데 외관은 전통집인데 맥주를 파는 곳이라고 한다. 한낮에 갔더니 한산하였다.
인력거는 옵션이었으나 구경만 했다.
십찰해 거리
점심으로는 북경의 명물인 북경 오리를 맛보았다.
이것도 옵션으로 일행이 추가한 것인데. 얇게 포를 뜬 오리 고기를 밀전병에 싸서 채소와 함께 먹는 거다.
몇 점 먹으니 배가 불렀다. 오리 냄새가 안 나는 게 맛이 좋았다.
북경에서도 비싼 요리에 속한다고 한다.
다음 장소는 천단공원. 황제가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하여튼 사이즈는 진짜 크다.
일단 크기에 놀랐도, 먹색이라고 해야 하나? 지붕의 색이 독특해 보였다.
모자처럼 생긴 지붕이 3층으로 되어 있다. 청나라 사람들이 주로 쓰던 그런 빵 모자가 떠올랐다.
걸어나오다 보니 우리나라 파고다 공원처럼 노인분들이 옹기 종기 모여 화투도 하고, 카드도 하고, 제기도 차신다.
제기 차는 모습을 한 컷 찍어 봤다.
금면왕조 관람할 차례이다.
금면왕조는 중국에 전해지는 설화를 새롭게 각색하여 2008년 북경 올림픽을 기념으로 장예모 감독의 제자가 어마어마한 제작
비를 들여 만든 쇼라고 한다.
전에 딸과 함께 <라이온 킹>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혀가 앞으로 쏙 빠질 정도로 그 웅장함에 놀랐는데
이 금면왕조는 더더욱 그랬다.
특히 무대에서 홍수가 난 장면은 경이로웠다. 물이 콸콜 넘쳐나는 등여러 가지 특수 효과와 무대 장치에 관객들 모두
촬영을 하면 안 되는데 여기저기서 촬영을 하는 몰염치를 보였다.
그만큼 찍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멋진 작품이었다.
난 에티켓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쇼 들어가기 전 한 컷만 찍었다.
쇼 끝난 후 어떤 중국 아줌마는 공안한테 카메라를 뺐겼다. 너무 촬영을 많이 해서 말이다.
아무리 쇼가 멋져도 지킬 건 지켜야죠.
첫날 서커스와 함께 금면왕조도 꼭 보시길 강추한다.
솔직히 관광만 하면 기억에 오래 안 남는다.
서커스는 상하이 서커스가 최고라고 하니 나중에 상하이 가면 서커스를 꼭 봐야지.
문화공연 관람을 마치고 이동한 곳은
최대형 LCD화면이 있는 곳이다. LG전자가 만들었다고 한다.
아쿠아리움에 있는 머리를 지나가는 수족관을 연상하면 된다.
머리 위로 대형 화면이 지나간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깊은 심해에서 인어 공주가 헤엄치고 있는 장면이었다.
이곳에서 반가운 파리 바게뜨도 만났다.
드디어 셋째날 일정도 끝이 났다.
이제 내일이면 북경도 바이 바이다.
오늘의 베스트는 금면왕조 라고 할 수 있겠다.
무지 화려한 의상과, 예상을 뛰어 넘는 무대 장치, 스토리 등 삼박자가 다 갖춰졌다.
북경을 보고 가장 놀라운 것은
이 곳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산주의 체제의 나라였었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화려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서울보다 더 발전된 모습도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을 세계가 두려워하는 게 당연하다 싶다.
인구가 많으니 <금면왕조>같은 쇼를 만들어도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금면왕조 관람객 중의 다수가 한국인이었지만 중국인들도 굉장히 많았다.
어딜 가도 자국민이 많을 걸 보니 이 나라는 일단 내수만으로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