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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에 눈발이 날렸다고 하는데 보질 못했다. 첫눈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슬생 시간에 어제 눈 온 것 봤냐고 하니 아이들도 모두 못 봤다고 한다. 우리 동네는 오지 않은 건지 아님 아이들도 나도 그냥 비 인줄 알았던지..... 보지 못해 아깝긴 하다. 진짜 첫눈을 기다릴 수밖에.

 

어제 즐생시간에 사포에다 그림을 그렸다. 교과서에는 가을에 친구들과 놀았던 경험을 그리는 내용이었으나 입동도 지나고, 갑자기 추워져서 겨울 그림이 나을 듯했다. 그래서 내용을 바꿔 지난 겨울에 즐겁게 놀았던 경험을 그려 보라고 하였더니 아이들이 즐겁게 활동을 하였다.  눈이 많이 오면 한 시간 나가서 바깥 놀이를 할 거라고 말하자 아이들이 무지 좋아한다.

" 얘들아, 그러니까 겨울 방학 하기 전에 눈이 많이 오게 해 달라고 하나님, 부처님께 기도를 많이 하세요. " 하자

상상만 해도 신 나는지 눈들이 반짝거린다.

작년에도 눈이 많이 온 다음 날, 아침독서를 끝내고 눈이 다 녹기 전에 얼른 데리고 운동장에 나가 한 시간 동안 실컷 놀게 했더니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해 하던지. 반 친구들과 모둠친구들과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즐거운 한때였다.

 

그래, 겨울 방학 하기 전에 눈놀이 할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많이 오면 꼭 나가서 놀자. 그런데 본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서 제대로 눈놀이를 할 수 있으려나 싶다. 이럴 땐 인조잔디가 걸림돌이다.

 

아무튼 오늘 청소 도와주러 오신 어머니들과 함께 뒷판을 겨울로 변신시켰다. 어제 아이들이 그린 사포 그림과 더불어 작년 학부모님이 선물로 주신 눈사람까지 게시판에 붙이니 제법 겨울 느낌이 난다. 내일 아이들이 등교하면 놀라겠지?

 

친구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문상을 가야한다.  대학 친구들 오랜만에 얼굴 보겠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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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아나운서를 꿈 꾸는 @@ 양이 며칠 전 자신이 만든 책이라며 그림책을 가져왔다. 진짜 하드커버로 된 그림책이었다. 요즘 개인적으로 책을 만들어 출판하는 개인 출판이 유행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제대로 된 그림책을 본 것은 처음이라서 진짜 신기하고 놀라웠다. 뒷면에 첨부된 가족 사진을 보니 이런 책 하나 가지고 있으면 뿌듯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기증한 책을 반 친구들에게 읽어줘야 하는데 이번 주 목감기로 인하여 목 상태가 안 좋아 어제 즉 5교시가 있는 날, 꼬마 작가님한테

" @@야. 네가 직접 친구들한테 읽어주면 어떨까? 선생님이 목이 아파서 읽어줄 수가 없네!" 하자

흔쾌히 허락을 하여 열심히 운동장에서 뛰어 논 아이들을 책자리에 모아 놓고 오늘은 특별히 꼬마 선생님이 선생님을 대신해서 책을 읽어준다고 하니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들썩, 시끌시끌해진다.

 

야무진 @@는 떠드는 소리를 한 순간에 제압하고, 책을 읽어가기 시작하였다. 내가  하는 모습 그대로 지은이 그림작가 소개도 하고, 출판사 소개도 하고, 그리고 책 내용으로 들어간다. 초반에 시끄럽던 아이들은 어느새 친구가 만든 그림책을 보느라 열중했다.

 

오늘, 아이들 일기장을 읽어보니 어제 @@가 자신이 만든 책을 읽어준 그 사건을 일기로 쓴 아이가 몇 명 있다. 미처 나도 깨닫지 못한 것을 찾아 낸 아이도 있다. @@의 이야기가 <신데렐라>와 <무지개 물고기 >와 비슷하다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나는 <신데렐라>를 약간 패러디한 것까지는 알았는데..... 하여튼 친구의 이야기를 잘 귀담은 그 여자 어린이 또한 대단하다. 책을 출간한 아이나, 친구가 만든 책을 듣는 아이나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나도 우리 딸이 그린 만화가 집에서 나뒹굴고 있어서 개인 출판에 관심이 있는데 좀 알아봐야겠다. @@는 본인이 다니는 미술학원에서 1년간 모은 자료들을 이렇게 이야기와 함께 그림책으로 만든 모양이다. 1년 간 노력한 결실이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나와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리고 그 책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더 행복할 것 같다.

 

@@야, 너의 이름으로 나온 첫 그림책, 소중하게 잘 간직하렴. 선생님도 친구들도 너의 그림책으로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단다. 고마워!  돌아오는 금요일에 나머지 한 꼭지 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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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1. 아침독서를 하고 있는에 이@@가 커다란 종이 상자를 쓱 내민다. 보니 이번 일요일이 빼빼로데이라서 어머니께서 미리 챙겨 보내신 것 같았다. 초등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데이가 빼빼로데이인데 이번에는 휴일이라서.......빼빼로를 비롯하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과자들을 넣어서 예쁜 리본까지 달아 포장을 일일이 하셨다. 모습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포장 뜯지 말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으라고 하였다.  아이 일기를 보니 어제 엄마와 함께 일일이 포장을 하고, 이름을 쓰고, 리본을 달고 했나 보다. 기특한지고.... 웬만한 정성이 아니었다. 완전 감동!!!

 

 

선물 2. 잠깐 어디 갔다 온 사이 누군가 빼빼로 한 상자를 책상 위에 놓고 갔다. ##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가방에 두 상자 더 있다길래 " 친한 친구들만 주면 다른 친구들이 서운하니까, 다 나눠서 먹을까?" 하자 좋다고 하여 아이들에게 낱개 하나씩 나눠 주었다. 비록 하나지만 교실에서 먹는 과자는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하다는 사실. 세 상자를 다 터서 하나씩 나눠 주니 몇 개가 남았다.

 " 얘들아, 옛말에 콩 하나라도 나눠 먹으라는 말이 있어요. " 라고 하자

 " 콩을 어떻게 나눠 먹어요?" 묻는다.

" 콩 하나라도 욕심 내지 말고, 다같이 나눠 먹자는 말이에요." 라고 설명을 해 줬다.

 

선물 3. 엊그제 전주로 가족 체험학습을 다녀온 아무개가 가져 온 금화 초코릿을 본 아이들은 진짜 돈이냐며 난리가 났다. 금화처럼 보여서 아까워서 못 먹는 아이들도 보였다. 체험학습 다녀오며 그냥 오지 않고 친구들과 선생님 선물을 챙겨 온 그 마음씨가 진짜 곱다.

 

선물 4. 어제 ** 어머니께서 아이들 주라고 놓고 가신 예쁜 막대 사탕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나눠 주려고 개수를 헤아려 보니  24개인 것이다. 우린 재적이 26명인데....아뿔사!!! 하는 수없이 선착순을 외칠 수밖에. 급식 합격하는 순서대로 준다고 하자 난리가 났다.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먹던 아이들이 완전 번개같이 먹고 사탕을 받으러 나오는 것이다. 맨 마지막에 남은 두 명은 하는 수없이 아까 남은 금화 초콜릿을 주었다. 유치원생 같았으면 자기들만 없다고 울었을 텐데 그래도 울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걸 보니 의젓한 초등학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아이는 " 선생님, 너무 이뻐서 먹기가 아까워요!" 한다.

" 그러게 " 눈사람 사탕이 가장 인기 있었다.

 

 

갑자기 보내 주신 선물들이라 거절하고 말 것도 없었지만 덕분에 아이들은 무척 행복한 하루가 되었을 듯하다. 아마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는 오늘이 크리스마스 같았을 것이다.

 

올해는 빼빼로 데이가 휴일이라서 지나갔고, 내년에는 빼빼로데이에 빼빼로가 아닌 가래떡 데이를 한 번 해 보고 싶다. 우리 전통 음식인 가래떡을 준비해서 꿀에 발라 먹는 것이지. 전임교에서 도서관 담당할 때 이 행사를 한 번 추진해 보고 싶었는데 못 하고 온 게 한이 되었다. 올해도 해 볼까 했는데 휴일이고..... 내년에는 한 번 해 봐야지.

 

아이들에게 선물 주면서 이 말을 해 줬다.

" 애들아, 너희들 부모님께서 착한 일을 많이 하셨나 봐요. 오늘도 친구들이 이렇게 선물을 여러 개 가져 오고, 폭신한 방석도 있고, 책 읽어 주는 선생님도 만났잖아요. 옛말에 부모가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자식이 복을 받는대요. 너희 부모님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셨나 봐요. 이렇게 복이 넘쳐 나네" 하자 여기저기서 " 맞아요. 맞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 그래요. 너희들도 착한 일 많이 해서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한테 좋은 선물 많이 받아요. " 했다.

 

선물 5. 그리고 아이들이 다 하교한 후

교무실에서 메시지가 왔다. 택배 찾아가라는 전달이었다. 교실에 올라와서 풀어보니 읽고 싶었던 꿈터의 책이 무려 4권이 들어있었다. 나야말로 크리스마스인 것 같았다.

 

 

4권은 검색이 안 되네!

그런데 커피 포트에 있던 물이 새서 4권이 좀 젖었다. 큭큭큭! 잘 말라야 할 텐데...

 

 

 

 

 

 

 

 

 

 

 

선생님책이 곧 너희들 책이니 오늘 너희들이야말로 진정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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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11-10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교실 풍경입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2012-11-10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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