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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사용 설명서 ㅣ 징검다리 동화 16
공진하 지음, 김유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22-025
오늘 읽은 책 <도토리 사용 설명서 >
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신 김유대 작가 팬이라서다 . 표지에 그려진 어린이가 아주 개구져 보여서 아주 신 나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고 선택했는데 절반만 맞았다 . 미처 그림 속에 휠체어를 발견하지 못했다 . 이 책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어린이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이다.
샘들이 교실에서 자주 하는 활동 중에 학년 초에 하는 "나 사용 설명서 " 와 학년말 하는 " 선생님 사용 설명서 " 에 솔직히 부정적이었다 . " 사용 설명서 " 라는 말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 " 소개하기 " 가 있는데 굳이 물건에 쓰는 " 사용 설명서" 를 쓰는 걸까 탐탁치 않아서 한 번도 그 활동을 해 보지 않았다 . 그런데 이 책 읽고나니 활동이 이 책을 읽은 어떤 샘이 시작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 이 책 초판이 2014년이다. 난 요근래 나온 책인 줄 알았다 .
뇌병변 장애를 가진 자람초등학교 2학년 김유대 어린이는 뇌에 독특한 조종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간혹 봉변을 겪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오줌물총을 쏘기도 한다. 이런 극한 (?) 상황을 줄이기 위해 고안한 게 바로 " 도토리 사용 설명서" 이다. 짐작했듯이 도토리는 데굴데굴 잘 구르는 김유대 어린이의 별명이다. 도토리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장난스럽고 기발하다 .
내가 아는 특수교육 샘이자 동화작가는 김혜온 작가님이 유일했는데 이제 한 분 더 늘었다. 이 책 작가님은 특수학교 교사시다. 그래서 이야기는 너무 현실감이 넘친다. 나도 특수반이 있는 학교에서 유대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오며가며 만난 적이 있어 책 속 장면이 영화처럼 지나갔고 공감이 정말 잘 됐다 .
언젠가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
- 여러분! 주변에서 장애인을 본 적 또는 같이 생활한 경험 있어요?
물어본 적이 있다 . 우리 학교는 그냥 일반 학교이고 특수반(도움반)도 없다. 딱 1명이 유치원 때 같은 반에 장애인이 있었다고 했다 . 생각보다 장애인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다 .
교사들도 학교에 특수반이 신설되는 걸 꺼려 하시는 분이 꽤 많다 . 이유는 첫째 통합반 맡게 되면 여러 가지로 신경 써야할 게 많아 힘들다 둘째 보호자가 까칠하고 예민해서 심적으로 힘들다 등이 있다 .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보호자들 입장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 일반 학교에 특수반이 생기고 통합학급이 운영되어 생기는 교육적인 긍정적인 효과 보다 막연한 우려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 안타깝다.
지난 학교가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어 나도 통합학급을 1년 맡은 경험이 있다. 난 6학년 담임이었다. 이 책에 나온 유대와 비슷한 아이는 그 때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 @@이와 동급생들은 6년 동안 함께 지내며 저절로 장애인식 개선 교육 및 소수 인권, 같이 사는 법, 배려, 차별과 차이의 다른 점 외 말로 표현하지 못할 "인간다움"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배우지 않았을까 ! 딸랑 창체 몇 시간으로 절대 배우지 못할 그런 고귀한 가치 말이다.
나태주 시인의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처럼 일상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장애인을 만날 기회를 (환경을)제공해야 우리 어린이들이 편견 없이 "다같이 행복한 사회" 를 꿈 꾸지 않을까 . 그게 아직 실현 불가능한 먼 이야기라면 이 책으로 온책읽기 하면서 함께 느끼고 공감하고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덧) 빌려온 책이 7쇄인데 지금까지 오자를 발견하지 못했나? 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