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4교시에 도서실 수업을 갔다.
말이 도서실 수업이지 도서실 가서 읽고 싶은 책 읽는 시간이다.

정식 사서 교사가 도서실에 있는 학교가 거의 드물기 때문에 도서실 수업은 아직 요원한 일이다.

담임이 정말 뜻이 있고 도서실 협력 수업을 하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서실 수업은 도서실에서 책 읽기 정도가 되겠다.

그래도 이 시간만이라도 알뜰히 챙겨서 도서실에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아이들이 도서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저학년이라서 20분 넘어가면 떠들고 장난하기 시작하므로 
20분 정도는 책을 읽히고, 나머지 시간은 내가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는 편이다.
 

오늘 도서실 가서 읽었던 책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자수로 표현된 책이었다. 
 이 책은 노자의 철학을 그림책으로 담은 책인데 표현 방식이 독특하게도 수를 놓은 것이다.
자수로 표현된 그림을 보니 일단 입이 떠억 벌어졌다.
 한 땀 한 땀의 정성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제 이런 책들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그림책이 말이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그림책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게 틀림 없다.
더불어 중고등학교 때 수예하던 기억이 났다.
나의 어머니 세대들은 뜨개질도 잘하고, 수도 잘 놓았는데
나는 그저 중고등학교 때 배운 게 다니 딸에게 알려줄 것도, 물려줄 것도 없다. ㅋㅋㅋ
딸 세대는 어떨까?
학교에서 수예를 배우기는 할까 싶은데.....가정기술이 있으니배우긴 하겠지.
초6 때 뜨개질이 나오는데 그것도 거의 내가 해 줬다.
알려 주는 게 더 힘들어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절반 정도는 해 주고 나머지는 딸이 조금 기술을 익혀 완성했다.
배울 당시는 쓸모 없어 보이고 왜 이런 구닥다리를 배워야 하나 볼멘 소리가 나왔지만
지나고 보니 학창시절이라도 안 배웠으면 전혀 배울 기회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중학교 때 배운 수예 덕분에 이 그림책을 마주하니 반갑고,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학창시절로 돌아갈 수도 있어서 좋았다.
 
노자의 가르침은 바로 " 비워라"는 것이다.
 
접시가 옴폭하게 비어 있어야 음식을 담을 수 있고,
집 안이 비어 있어야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비어 있어야 상대방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심히 공감이 되었다.
가득 차있는 접시에는 다른 음식을 담을 수 없고
자아로 가득찬 내 맘에는 다른 이가 들어오지 못할 테다.
하여 나도 요즘 교실에 있는 짐들을 열심히 비우고 있는 중이다..
쓰던 교실을 깨끗이 비워야 새 주인과 짐들이 들어올 수 있을 테니까.

아이들은 도서실에 오면 교실보다 더 떠든다.

아무래도 책상 배열이 자유롭고, 소파도 있고, 따뜻한 바닥에 앉아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럴 것이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면 내버려뒀다.
교실에서는 혼자서 책과 대화하던 아이들이
도서실에서는 여러 명이 한 책에 달라붙어 읽는다.
독서 연수 때 도서실에서 너무 정숙을 강요하지 말라는 말에 공감하고나서 그런 자유를 허락하게 되었다.

삼삼오오 앉아 조금 떠들며, 자유로운 자세로 책을 읽는 것도 허락해야 

아이들이 도서실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강사님 말씀에 깊은 울림을 느꼈다.

물론 심하게 떠들거나 뛰어다닐 경우는 조치를 취해야겠지만서도...

 

아이들을 책자리에 모아 읽은 책은 아이들이 내가 아니면 도서실에서 아이들이 잘 찾지 못할 보물책이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계보를 잇는 책이라고 해도 될 성싶다.

우리가 도서실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 이 시각,

어떤 아이(이란이다.)는 전쟁 때문에 어머니를 잃고, 다리를 잃어 절망에 빠진 채

온종일 전쟁 놀이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시각을 좀더 넓혀주고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더불어 "복수"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조차 깨달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전쟁"이란 괴물이 한 아이의 인생을 이렇게 짓밟을 수 있다는 것을 보며 전쟁을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하는 전쟁 놀이는

자신이 대장이 되어 어머니를 죽인 그 놈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그림으로 봐서 고작 유치원 또래쯤 되어 보이는 아이이다.

하루아침에 엄마를 잃고, 다리 한 쪽을 잃은 슬픔은 얼마나 참혹할까!

그것보다 더 슬픈 건 마냥 천진하게 뛰어 놀아야할 아이는 그 후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온통 복수, 전쟁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아이를 어떡하면 그 지옥에서 건져낼 수 있을까!

이 정도의 나이가 되다보니

복수는 해결책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복수는 답이 아니고....

아이가 안고 있는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게 답이 아닐까!

"복수"만을 꿈 꾸며 사는 인생이 얼마나 아프고, 무겁고, 힘들고, 허망한지 우린 안다.

이런 "복수"를 다룬 또 하나의 멋진 그림책이 있는데 이것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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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2-09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자요 대장>은 놓치면 안될 우리 아이 책에도 소개된 책이죠.
<거짓말 같은 이야기> <내가 라면을 먹을 때> 같은 계보의 책으로 묶어서 활용하면 좋지요.
<아툭>도 주제가 좋아서 고학년 수업에 여러번 활용했던 그림책이고...
<노자~>는 검색 들어갑니다. 감사~ ^^

수퍼남매맘 2014-02-09 16:20   좋아요 0 | URL
저도 순오기 님이 말씀하신 책 정말 좋아해요.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거나 소개하는 책들이고요.
< 잘 자요 대장>읽어주고 나서 < 놓치면~~> 책을 보니 이 책이 들어 있어서 무지 반갑더군요.
 

좋은 그림책은 읽을 때마다 깊은 울림을 주고,

전에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 준다.

이제 우리 꼬맹이들과 헤어질 날이 7일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그림책을 읽어줄 작정이다.

 

이번에 고른 책은 바로 나에게 정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던 <곰 인형 오토>이다.

그림책을 처음 알게 되고 많은 독서 전문가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미 웅거러 라는 작가는 딸이 어릴 때 자주 읽어주던 <꼬마 구름 파랑이>덕분에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작품을 통해 이 작가가 묵직한 내용이 담긴 그림책을 쓴다는 것을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보고나서 더 좋아하게 되었다.

오늘 아이들애게 읽어주니 더더 좋다.

 

읽어주다 보니 요즘 인기 있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과 유사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오토도 에드워드도 둘 다 인형이라는 점과

뜻하지 않은 여행을 하게 되면서 시련을 겪게 된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오래된 벗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 두 작품의 유사점이었다.

그 유사점을 찾은 나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ㅎㅎㅎ

 

읽어주기 앞서

독일과 유태인의 관계부터 설명을 해 줬다.

이런 설명 없이 그냥 읽는 것과

배경 지식을 안 상태에서 읽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그래서 그림책도 어른이 먼저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권해 주고, 읽어줄 때도 부연 설명을 해 주는 게 좋을 듯하다.

역사적 사실을 알고 읽는 것과 모른 채로 그냥 읽는 것은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우리 반 아이들도 이 책을 전에 읽어본 아이들이 꽤 여러 명 있었지만 그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읽었을 것이다.

읽기 전에 히틀러, 독재, 나치, 2차 세계 대전, 노란 별,  유태인 학살 등 여러 가지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사전 설명이 끝나고 그림책을 읽어주니

더 진지하게 잘 들었고, 아이들은 전에 혼자 봤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것을 오늘은 새롭게 보게 되었을 것이다.

읽을 때마다 감동을 주니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임에 틀림 없다.

 

토미 웅거러 의 다른 작품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어보면 더 좋겠다. 

이 정도의 책만 읽어도 토미 웅거러의 팬이 되기에 충분할 듯하다.

그 중에서 난 <세 강도>와 <크릭터>를 좋아한다. <꼬마 구름 파랑이>는 추억의 책이니 당연히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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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2-0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인형> 오토 찜해두어야겠어요.^^
설은 잘 보내셨죠?
개학해서 많이 바쁘시겠어요.^^

수퍼남매맘 2014-02-06 13:32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남자 아이들도 좋아하는 책이에요. 주인공들이 모두 남자라서?

순오기 2014-02-0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부지런히 페이퍼를 쓰시니 대단해요! 짝짝짝~
<곰인형 오토>는
패트리샤 폴라코의 <크리스마스 벽걸이> 만큼 감동과 여운이 오래 남았어요.
다른 건 있는데 제랄다와 거인과 플릭스는 없어요.

수퍼남매맘 2014-02-07 17:54   좋아요 0 | URL
가능한 읽은 책은 짧게라도 기록을 해두려고 노력 중이에요. ^^
<크리스마스 벽걸이> 는 제목도 생소하고 안 읽어봤어요. 도서실에서 찾아봐야겠어요.

순오기 2014-02-07 22:44   좋아요 0 | URL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책이어요.^^
 

이제 아이들과 생활할 날도 9일 정도 남았다.

앞으로 분반을 하고, 장기 자랑을 하고, 통지표를 나눠주면 아이들과 이별이다.

이 아이들의 새 담임 선생님이 책을 읽어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매우 희박하기에 남은 기간 만이라도 좋은 책을 읽어줘야겠다 다짐하고 이 책을 읽어줬다.

 

중국 당나라 시대 실존했던 화가 한간의 이야기이다.

특히 말 그림을 아주 생동감 있게 그려서 마치 살아 숨 쉬는 말 같았다고 한다.

그런 한간의 재주 때문에 이런 전설 같은 이야기가 생겨 난 듯하다.

아이들은 자주 볼 수 없는 중국 그림책을 아주 집중하여 잘 봤다.

우리나라 그림책과는 조금 다르고, 비단에 그려진 그림은 아주 고풍스럽다.

말이 나오니 지난 번 읽어주었던 책 <수호의 하얀 말>을 기억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책 참 슬프고 감동적이었는데.

읽어주기 앞서 우리나라 화가 중에도 말이 아닌 소를 잘 그린 분이 있다고 하니

" 이중섭"이라고 답을 말한다. 음~ 책을 많이 읽었군!

쉬는 시간에 도서실 가서 찾아 오라고 미션을 주었더니 세 명이 찾아왔다.

 

이 그림책에는 빨강색이 참 많이 나온다.

중국 사람들이 빨강을 행운의 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라고 알려줬다.

아이들은 한간의 그림을 재현한 듯한 멋진 그림에 덕분에 아주 집중하여 그림을 눈여겨 잘 봤다.

그림책의 좋은 점이 바로 미술관에 온 것처럼 좋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작가가 그린 이 그림책을 보면서 중국 당나라 때 유명한 화가였던 한간의 그림을 본 것과 다름 없는 기쁨을 맛보았다.

어쩜 말을 저리도 잘 그릴 수가 있을까!!!

 

붓과 종이를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한간은 어느 날 왕유의 은혜로 종이와 붓, 돈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다른 것보다 특히 말 그리는 재주가 남달랐던 한간은 황제의 눈에 들어 궁궐에서 일하게 된다.

어떤 용맹한 장수가 한간이 말을 잘 그린다는 소문을 듣고 한간을 찾아와 말을 그려달라고 한다.

장수의 요구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말을 그린 한간은 그 말이 살아 숨쉬지 않자

불에 던져 버린다. 그 때 불구덩이 속에서 말이 뛰쳐나오고, 장수는 그 말을 타고 전쟁터를 향해 달려간다.

" 말을 잘 돌봐주십시오"라는 한간의 부탁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말이다.

 

용맹한 장수는 말 덕분에 전쟁에서 대승하지만 그의 욕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장수는 계속하여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죽인다.

먹지도 마시지도 잠도 자지 않고 전쟁터에서 혹사당한 말은 점점 더 초췌해져 가고,

전쟁터에서 나동그는 시체와 죽은 말들을 본 말은 슬퍼서 눈물을 뚝뚝 흘린다.

왜? 내가 그림에서 뛰쳐나왔을까 ! 하는 후회와

죽어간 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뒤섞인 눈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불에 태워지는 게 싫어 그림에서 뛰쳐나와 생명을 갖게 된 말이였지만

이제 살아 있다는 것이 너무 절망스러운 말은 한간의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여기저기 피을 철철 흘린 채로 말이다.

말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말이 계속 장수 곁에 남아 있었다면 장수의 살륙은 끝이 없었을 것이다. 장수는 요술 말을 믿고 점점 더 포악해졌을 것이다.

그러니 그 광인의 횡포를 막을 길은 자신이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뿐이었을 지도 모른다.

 

용맹한 장수는 처음에는 전쟁이 일어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순수한 애국심으로 말을 원했을 지도 모른다.

요술 말 덕분에 승승장구하면서 그의 초심이 변했을 수도 있다.

(그림책에서는 처음부터 장수의 모습에서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있긴 하였다. )

어찌 되었건 장수는 점점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하여 말을 혹사시키고, 나중에는 전쟁을 즐기는 자가 되어버린다.

말 그대로 광인이다.

장수의 모습은 끝없는 인간의 욕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말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  그림 속에 스스로 갇히는 것을 선택하였다.

 

 

비슷한 주제를 담은 <신기한 붓>을 더불어 읽으면 좋겠다.

이 그림책도 그림이 무지 이뻐서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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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2-06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붓은 우리집에도 있어요. 우리 딸이 좋아하는 책이에요.

수퍼남매맘 2014-02-06 13:32   좋아요 0 | URL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죠. 그림이 이쁘잖아요.
 

교직 경력 20년 동안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전출을 간 경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모두 일곱 명의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 두 달을 함께하다 간 아이도 있고

겨울 방학 전에 떠난 아이도 있다.

모두들 잘 지내고 있겠지?

 

4일간의 달콤한 설 연휴를 끝내고 학교로 돌아왔더니

기쁜 소식이 하나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전입생이 한 명 온 것이다.

물론 학년말에 전입, 전출은 담임으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기는 하나 (성적 처리와 분반 때문에)

짝이 없어 허전한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을 듯하다.

하여튼 재적이 짝수로 떨어져야 활동할 때 편하다.

 

강원도 원주, 아주 먼 곳에서 온 아이인데

첫날부터 아주 또릿하게 공부를 잘했다.

오자마자 모둠친구들과 인형극도 잘하고,

급식도 잘 먹고(원주에서는 식당 가서 먹었단다.)

혼자서 집도 잘 찾아가고 말이다.

원주는 진도가 다 나가서 교과서를 이사오면서 몽땅 버리고 왔단다. 헐~~

필요할 때마다 내 교과서를 빌려주곤 하였다.

우리도 이제 배울 것이 얼마 안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서 현 재적수는 20명이다. 거의 선진국 수준이다.

숫자로는 그런데 별 체감을 못 한다.

왕꾸러기 한 명이 교실에 있으면 재적수가 적더라도 못 느끼게 된다.

짱구 같은 아이가 교실에 한 명 있으면

아무리 수가 줄더라도 교사가 느끼는 피로도는 줄어들지 않는 법이다.

 

그나저나 독감이 유행이라서

오늘도 결석을 두 명이나 했다.

빨리 종업식을 하고 학교를 안 와야 확산을 막을 텐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예방접종을 안 한 아이들이 꽤 많았다.

보건 샘 말씀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 하는 게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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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2-0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수가 적은데도 체감이 안된다니 짱구나 왕꾸러기의 활동이 상상됩니다~ ^^

수퍼남매맘 2014-02-04 07:45   좋아요 0 | URL
저도 참 신기하더라구요. 20명은 정말 환상적인 숫자인데 체감을 못하니 말이죠. ㅠㅠ
통지표 쓸 때는 숫자가 적어 좋았어요.

마노아 2014-02-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아홉과 스물은 느낌으로도 확 다르네요. 역시 짝수가 좋아요.^^
제 둘째 조카가 비형 독감에 걸렸어요. 요번에 독감이 무섭네요.
아이에게서 할아버지 기침 소리가 나요. 오늘도 많이 춥네요.
겨울왕국의 인기에 힘입어 세찬 겨울 바람이 오나봐요.^^;;;

수퍼남매맘 2014-02-05 13:01   좋아요 0 | URL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서 아이들이 한둘씩 돌아가면서 결석을 하네요.
조카도 빨리 나아야 할 텐데....
마노아 님도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가족은 위험해요.
오늘 교실에서 <겨울왕국>주제가 틀어주니 아이들이 진짜 좋아하네요.

희망찬샘 2014-02-0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모르는 겨울왕국! ㅜㅜ
저희 반도 독감으로 결석했는데...
더 번지지 않아야 할텐데, 아이들이 고생이네요.

수퍼남매맘 2014-02-08 11:02   좋아요 0 | URL
<겨울 왕국>모르면 요즘은 간첩 수준(?) 이에요. ㅎㅎㅎ
희망이와 찬이 꼭 보여주세요. 두 아이는 아주 좋아할 거예요.
아이들도 많이들 봤던데.....
독감은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번졌다고 하네요.

희망찬샘 2014-02-09 22:01   좋아요 0 | URL
희망이와 찬이는 봤어요. ㅎㅎ~
 

내일부터 행복한(?)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코앞이 설날이므로 관련 그림책을 읽어줬다.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온  <우리우리 설날은>이란 그림책이다.

그림책 읽어주기 앞서 " 까치까치 설날은 ~~"노래를 한 번 불러보라고 하자

모르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예전에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다 알았는데. 그것도 2절까지 말이다.

가끔은 요즘 아이들이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하다.

 

이 그림책은 민이네 가족이 설을 쇠기 위해 할아버지댁으로 가는 이야기부터 시작되어

할머니께서 바리바리 싸 준 음식들을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까지 전개된다.

예쁜 그림책 속에는 설날 장보기,  차례상 차리기, 설빔 입기, 설날 음식, 설날 놀이 등이

모두 나와 있다.

듣는 내내 자신들이 지냈던 설날 모습을 떠올리며 비교해서 보니 더 재미있다.

 

그림책에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밤을 치시고,

할머니와 엄마는 전과 나물을 무치는 그림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 잠깐

" 너희들 가정에서는 민이네처럼 할아버지와 아빠가  일을 도와주시니 아님

 텔레비젼만 보시니?"

라고 묻자 아이들은 할말이 많다는듯이 이러쿵저러쿵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남자 어른들이 일을 전혀 안 하고 빈둥빈둥 리모컨 운동만 하면 자신들이 커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예전보다는 많은 가정에서 남자들도 명절을 지낼 때 거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명절은 여자들에게 집중적인 노동력을 바쳐야 하는 날임에 이의를 달지는 못할 것이다.

 

전에 강신주 교수의 <감정수업>강의를 들으니

사랑이란 결국 아끼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끼는 사람이 죽어라 일을 하는데 옆에서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닐런지.....

아까도 잠깐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니 많은 여자들이 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장보기에서부터, 음식 만들기, 설거지까지 그 많은 것들을 여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남자들도 협력하면 오죽 좋을까!

그림책에서는 지혜로운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윷놀이에서 진 팀이 설거지를 하기로 하는데

남자팀(할아버지, 아빠, 민후)이 놀이에서 지는 바람에 설거지를 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남자들도 명절 때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마음에 든다.

현실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자라난 어린이들이 나중에 커서도 동등하게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명절이 지나면 매번 뉴스에서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이혼율이 증가하고, 명절날 가족에게 불미스런 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 내지 친척들.

서로서로가 조금 더 배려하고, 아끼고, 이해하면

어느 한 쪽만 일방적으로 일 하느라 지쳐 행복하지 않은 명절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만두도 빚고, 윷놀이도 하고,

가족의 정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반 꼬맹이들은 세뱃돈 받으면 홀라당 장난감 사지 말고, 좋은 책 한 권 사서 읽으면 좋겠다.

 

더불어 아래 그림책도 함께 보면 참 좋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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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1-2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남매맘님, 가족과 함께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수퍼남매맘 2014-01-30 12:53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도요.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