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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봐, 들어 봐! 소리와 귀 이야기 ㅣ 바람그림책 142
다카쓰 오사무.엔도 요시토 지음, 나가사키 구니코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3년 7월
평점 :
이 책은 그림책이긴 한데 지식정보책이다. 그래서 마냥 쉬운 책은 아니다. 소리와 귀에 대해서 알기 쉽게 하지만 때로는 심도 있게 알려 주고 있다.
지난 여름 참 무던히도 더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다. 많이 반가웠다. 자연은 그렇게 순리대로 흘러간다. 이번만큼 귀뚜라미 소리가 반가웠던 적은 없었던 듯 싶다.
요 며칠 휴가를 내고 집에 있어보니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 어제는 오전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빗소리도 너무 반갑고 좋았다. 며칠 전 귀뚜라미 소리가 너무 가까이 들렸다. 우리 집은 13층인데 화단에서 들리는 것보다 너무 가까이 들리는 게 이상했다. 아마도 앞베란다에 귀뚜라미가 들어온 모양이다. 초저녁에는 그렇게 울어대더니 아침이 되면 뚝 그친다. 신기하다.귀뚜라미가 들어온 이튿날 밤 아니 새벽에 귀뚜라미 시체가 거실에서 발견되었다. 온이(우리 집 고양이)가 귀뚜라미를 처치한 것이다. 내가 귀뚜라미 소리에 예민해져 있을 때는 아랑곳하지 않더니 집사들이 자는 사이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귀뚜라미를 사냥해 집사들한테 선물한 것이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고양이는 사람에 비행 엄청 귀가 발달해 있다. 개보다 더 발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귀뚜라미 사냥을 할 수 있었지 싶다. 온이 대단해!!!
내가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아니 귀뚤귀뚤 소리가 나는 건 떨림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성대의 떨림(진동) 때문이다. 지금 리뷰를 쓰면서도 노트북에 키보드를 두드리니 소리가 탁탁탁 난다. 떨림 때문이다. 소리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 소리를 우린 귀(기관)를 통해 듣고 뇌가 그 소리를 구별하게 된다.
소리를 구별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다. 우리 반에서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은 아무 소리에나 다 반응을 한다. 그러니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원리인데 주의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이게 잘 되지 않는다. 공부 시간에는 선생님이 설명하시는 것에 귀기울이고 선생님 설명만 걸러들어야 하는데 온갖 소리가 다 들어온다. 필터링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어린이들을 보면 안타까운데 잔소리 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스테레오 부분이다. 한 쪽 귀로 음악을 들을 때보다 양쪽 귀로 들었을때 훨씬 더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단 건 지금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스테레오 효과를 발명해낸 이야기가 아주 흥미진진했다. 그래도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귀 건강에 해롭다는 것도 꼭 명심하자. 너무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것도 귀 건강에 해로우니 적당한 데시벨로 듣기.
교실로 다시 넘어가서 어린이들에게 왜 귀는 2개이고 입은 1개일까? 하는 질문을 자주 한다.
" 두 번 듣고 한 번 말하라는 뜻이야!" 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하는데 잘 듣는 사람 다시 말해 경청을 잘하는 사람이 말도 논리적으로 잘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2학년 2학기 "가을" 단원에서 " 가을의 소리" 탐색하기가 있는데 이 부분 공부할 때 이 책이 아주 유용할 듯하다. 아울러 주변 소리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의 소리까지 듣는 어린이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