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고양이 킹의 엉뚱한 마법 작은 스푼
김혜온 지음, 이윤우 그림 / 스푼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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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고양이 킹의 엉뚱한 마법>
김혜온 글/ 이윤우 그림/스푼북

역시 고양이가 대세다.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로서 아주 흐뭇한 일이다. 이 이야기는 학교를 지키는 고양이 킹과 발달 장애를 가진 달지의 엉뚱발랄하지만 곱씹어 보면 생각거리를 주는 그런 판타지 동화다. 추천 대상은 저학년이 어울릴 법하다.

친구들과 좀 다른(?)달지는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느리다. 그런 달지는 때로 친구들과 선생님으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 그들도 딱히 악의가 있어 보이진 않지만 그런 상황이 될 때마다 달지는 "친구 싫어 학교 싫어"를 되뇌곤 한다. 달지와 같은 모둠이나 팀이 된 친구들은 "어차피 달지 때문에 졌어 . 우리 팀이 꼴찌야"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 말을 듣는 달지 마음은 어떨까! 너무 슬플 것 같다.

그 날도 쓸쓸히 혼자 운동장 화단에 나온 달지는 말하는 고양이 킹을 만나게 된다. 얼떨결에 고양이 발에 박힌 가시를 빼준 보답으로 킹은 달지에게 세 개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하지만 두 개의 소원은 예상과 다르게 아주 엉뚱하게 사용되고 만다. 마지막 소원만 남은 상태에서 달지는 친구들과 얼음 땡 놀이를 하게 되는데 행동이 느린 달지가 계속 술래를 하게 된다. 일부러 술래 시키려고 달지를 끌어들인 게 아닌가 싶은데... 달지의 마지막 소원은 과연 무엇일까?

달지 같은 어린이를 맡아본 경험이 있다. 4학년이었다. 내 교육경력에서 가장 인상 깊은 아이 쭈니다. 그때도 백호와 소율이처럼 쭈니를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어린이가 있는 반면, 민후처럼 교묘하게 쭈니를 이용하는 어린이도 있고 , 무관심한 어린이도 있었다. 6학년 통합학급을 맡은 적도 있는데 양상이 좀 달랐다. 그땐 백호와 소율이 같은 아이가 없었다. 현실적으로 중학년까지만 달지- 백호/ 소율 같은 친구 관계가 유지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드는 부분이다. 이것 또한 우리가 힘을 합해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 (지금 옆반도 달지 같은 어린이가 있는데 교우관계가 전혀 없다. ) 괴롭히거나 놀리지만 않아도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달지 같은 어린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외로워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달지 담임 선생님이 하시는 상벌스티커(점수제도)도 좀 생각해 볼 문제다.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면달지 같은 친구가 들어있는 모둠에선 원망이 생기고 그 원망의 대상이 달지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로 마지막 부분 달지가 스티커판를 떼어내는 장면은 속이 후련하다. 모둠이나 개인 상벌제도가 없으면(경쟁제도가 없으면) 어린이들이 훨씬 더 서로를 돕고 연대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로 이 책을 읽고 교실에 혹시 개인이나 모둠 스티커판이 있음 재고해 보길 바란다. 나도 십수 년 전에 스티커판을 애용했던 한 사람으로서 <나쁜 어린이표> 를 읽고 회개해서 다 없앴다. 그래도 교실에 질서가 유지된다. 체벌이 없으면 교육이 안 될 것 같았지만 교육이 존재하는 것과 흡사하다. 이 책 또한 수많은 달지를 위해 교실에 혹시 "너는 쓸모 없는 아이, 도움이 안 되는 아이"라고 낙인 찍는 것들이 없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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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홉 살 저학년 씨알문고 6
장영현 지음, 이로우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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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5 오늘 읽은 책

아빠는 아홉 살/장영현 글/이로우 그림/북멘토

얼마 전 딸이 물어본다.
-엄마, 어른 ADHD도 있어?
-그럼 있지. 왜?
-아니 내가 아는 트위터 친구가 자신이 ADHD판정 받았다고 해서... 난 아이만 있는 병인 줄 알았거든

나도 그래서 다시 자료를 찾아봤다. 내 주변에도 본인이 성인 ADHD라고 한 사람이 있었다. 성인의 경우, 아이일 때 발견 못하고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살다 성인이 되어 심해져 뒤늦게 발견되는 케이스라고 한다.

작가님 자신이 39세 때 성인 ADHD로 판정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작가님 자신이고 이 이야기는 작가님 가정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화자는 9세 딸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땐 아빠가 알츠하이머 병이라서 9세 처럼 행동하는 이야기인가 했더니 예상이 빗나갔다. 직가님이 두 딸과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온 대목이다.

평소에 정말 딸들에게 친절하고 재밌게 놀아주는 아빠가 뭔가 계기가 있으면 소리를 버럭 지르고 괴물이 되곤 하는데 사건의 발단은 계란 프라이 였다.

그 날도 늦게 일하다 들어온 아빠가 계란 프라이를 하겠다 하였다. 엄마는 애들 자야할 시간이고 밤늦게 기름 냄새 풍기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 별안간 아빠가 소리를 지르며 계란 2개를 바닥에 던지고 화를 참지 못해 밖으로 나갔다. 그 사건 이후 아빠는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가 ADHD였다.

그제서야 아빠 자신도 "나"를 비롯한 우리 가족도 시골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어릴 적 아빠가 했던 행동이 "나빠서"가 아니라 "아파서"였던 걸 알고 아빠를 이해하고 위로하게 된다. 물론 병에 걸맞는 적절한 치료도 하고 말이다.

교실에는 전과 다르게 특히 저학년 교실엔 집중력이 약하고 과잉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야기 주인공 아빠가 초등학생이었던 30년 전에는 이런 행동을 하면 " 크면서 나아지겠지" 또는 " 우리 애가 장난이 심해요" 그 정도로 지나갔다. 그 당시 ADHD란 병명은 나도 들어보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그 비율도 높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비율이 상당히 높다. 내 경험상 저학년 반에 1-2명은 있다. 남학생 비율이 높다.

1학년에서 ADHD를 판별하기 위해 정서행동검사를 하지만 보호자가 하는 거고 보호자 중에서는 자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미화시켜 체크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그나마 담임교사가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 보시라 "권유해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아이 자신도 힘들고 교실의 다른 아이도 힘들고 담임도 힘든 경우가 왕왕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아 금세 좋아지는 경우도 봤고 치료를 받지 못해 더 심각해지는 경우도 봤다. 우리 반에도 지금 경계성 지능과 난독증 증세가 보이는 아이가 각각 있는데 내가 말해봤자 받아들이지 않을 걸 알기에 말도 안 꺼낸다. 결국 누구 손해인가! 그런 거 생각하면 속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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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 밴드를 잡아라! 저학년 씨알문고 4
소연 지음, 황K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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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밴드를 잡아라 소연 글/황K 그림/북멘토

<대왕밴드를 잡아라> 책에서의 밴드는 상처가 났을 때 붙이는 그 밴드를 말한다.

주인공 규리는 밴드 붙이는 걸 아주 좋아한다. 각양각색의 밴드를 보물상자에 차곡차곡 모셔둘 정도로 밴드덕후다. 그런데 요즘 들어 밴드가 하나둘씩 없어지는 요상한 일이 벌어진다. 도대체 누가 훔쳐가는 걸까? 그 도둑(?)을 직접 찾아나선 규리는 그 범인이 바로 대왕밴드임을 알게 된다.

대왕밴드는 왜 규리의 보물상자에 있는 밴드를 훔쳐갔던 걸까! 내 생각에 여기가 바로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이 부분 읽을 때 공감이 팍팍 됐다. 스포가 될 거 같이서 여기까지만 쓴다.

누구나 관심을 받고 싶어한다. 관심 받고 싶어서 하는 행동은 제각각이다. 교실 아이들을 보면 교사의 관심을 받기 위해 긍정적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여기 대왕밴드처럼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거짓말을 하는 등 부정적인 행동을 해서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모두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거다.

교실에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아이를 가끔 만나게 된다. 그 아이의 문제행동만 보지 말고 그 속마음을 한번 들여다봐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그 아이가 훨씬 더 긍정적 행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부터 행동만 보지 말고 속마음을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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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누구세요? 꿈터 어린이 38
이초아 지음, 장정오 그림 / 꿈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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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3 오늘 읽은 책

아저씨 누구세요?/이초아 글/2장정오 그림/꿈터

몇 년 전부터 1-2학년에 안전 교과가 들어 온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유괴예방에 적합한 동화다. 요즘은 유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 천만다행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가 유괴이기 때문에 항상 강조할 필요가 있다.

2학년 원석이는 지각을 하는 바람에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선다. 거기서 어떤 아저씨가 짐을 옮기는 걸 도와달라고 하여 도와주다가 유괴되고만다. 차 트렁크에 갇히고 손이 결박 당하고 입에 테이프가 붙여지고 어떤 외딴 곳에 갇히는 중에도 원석이는 특유의 엉뚱함과 쾌활함을 잃지 않는다. 진짜 강심장이다. 읽는 내가 더 아슬아슬했다. 반면 유괴범은 초보 냄새가 난다. 아저씨의 슬픈 사연을 들은 원석이는 집에 통장이 있다고 설득해 집에 오는데 성공하고 결국 아저씨는 경찰에 잡히게 된다.

현실에선 이 동화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리고 유괴범이 표지그림처럼 험악하게 생기지 않고 평범하게 생긴 예가 대부분이다. 그 점이 좀 아쉽다. 그냥 보통의 이웃처럼 생겼는데 유괴를 해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건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저학년 담임 할 때, 유괴 예방 교육하면 평소에 알고 있거나 인상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설사 부모님 친구라 할지라도 절대 따라가면 안 된다고 주지시키곤 했다. (어린이들은 표지 그림처럼 험악하게 생긴 사람은 일단 경계한다. )

내 가족 외에는 아무도 따라가지 말라고 교육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유괴 예방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교로 찾아오는 뮤지컬을 봤던 기억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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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무게 신나는 책읽기 60
심순 지음, 심보영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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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순전히 보라색 표지가 마음에 들어 골랐다. 고르고 보니 "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 이라고 적혀 있다. 잘 골랐네 !

" 비밀 " 이란 단어를 보거나 듣게 되면 자연스레 귀가 쫑긋, 심장이 쫄깃해진다. 오쩐지 부자가 된 듯한 기분도 든다. 나만 알고 있으니까. 이 책은 세 편의 비밀을 담고 있다.

하나는 말썽꾸러기 찬이와 남산타워의 비밀, 다른 하나는 유나와 치매에 걸린 친척할머니의 비밀 , 마지막은 울보 승모와 눈물 요정의 비밀이다. 표지 그림은 첫째 번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산 타워가 색깔로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고 있었다니 ! 새삼 고맙다.

반아이들에게 " 이건 우리 반만의 비밀이에요. 절대 보호자나 다른 반 친구에게 말하면 안 돼요 " 라고 몇 번 말한 적이 있다. 주로 반 친구들의 문제(?)행동이나 가정사 커밍아웃일 경우가 해당된다. 우린 공동체로서 그런 언행을 한 친구의 비밀을 지켜줄 필요가 강조했더니 어떤 어린이가
- 왜 우리 반은 비밀이 많아요?
라고 묻는다 .
- 그만큼 친구들이 여러분을 신뢰한다는 거지요.

이번 학년도에 줌수업 하다가 갑자기 커밍아웃해서 당황(?)한 적이 여러 번 있지만 그렇게 말한 당사자의 용기에 감탄하곤 했다.

누군가의 비밀은 듣는 순간부터 청자는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그게 화자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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