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보조샘이 "택배 왔습니다"라는 쪽지를 보내서
교무실에 내려갔더니 이 책이 왔다.
무슨 연고로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책은 언제든 빈갑기 그지 없다.
아! 이제 생각났다.
인디스쿨 서평책인가보다.
아직 냉장고에 휴대폰을 넣을 정도의 건망증은 아니지만
건망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는 것이 꼭 달가운 소식 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건망증으로 100세까지 버티어야 한다니....
나에게는 왕할머니가 안 계셨고
수퍼남매에게는 왕할아버지가 계셨더랬다.
큰 아이가 6세 때 하늘 나라로 가셨다.
큰 아이는 내가 울면서 유치원으로 찾아가 왕할아버지의 소천 소식을 전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둘째는 울산 시댁에서 자랐기 때문에 왕할아버지께 엄청 사랑을 받았었는데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단다.
6세와 2세의 기억력 차이인가 보다.
이 책을 보니 돌아가신 아이들의 왕할아버지가 기억난다.
함께 대작하던 둘째가 이렇게 많이 자란 것을 하늘 나라에서 보시면 흐뭇하실 거다.
왕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며칠 전까지 밭일을 열심히 하시던 아주 성실한 분이셨다.
내 외할머니도 기억난다.
두 분 다 90세를 훌쩍 넘기시며 장수하셨더랬다. 비결은 소식과 부지런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분 모두 마르시고, 몸을 조금도 가만 놔두지 않으셨더랬다.
항상 일을 하시고, 식사는 넘치지 않게 드시고....
있을 때 잘해 드려야하지 하면서도 부모님, 조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자녀 사랑만큼 잘 안 되는 것 같다.
내리 사랑이라고 하지 않던가!
양가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후회 없이 효도해야 하는데 생각만큼 실천이 잘 안 된다.
우리 아버지도 그러고보니 내년에 90세가 되시네!
양가 부모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