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겁나지 않아!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이야기 속담 그림책 16
백정애 지음, 도원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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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그림책 -이야기 속담 그림책
<난 겁나지 않아>
백정애 글/ 도원 그림/ #키큰도토리

교실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자신이 조금 자신 있는 과목의 평가를 볼 때
- 너무 쉽다
이렇게 말하는 아이를 자주 본다.
- 어린이 ! 너는 쉬워도 다른 친구는 어려울 수 있으니까 겸손합시다.
한마디 훈육을 해준다.

그런데 이런 말하는 아이치고 평가를 잘 보는 아이는 없다. 실력도 있는데 겸손까지 갖춘 아이를 만나는 건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우리 어린이들을 그런 아이로 성장시키는 게 교육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이 그림책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는 속담을 재미있게 이야기로 엮었다.

벼가 익어가는 가을날, 벼메뚜기 콩콩이가 허수아비 아저씨의 충고를 무시하고 자신의 재주를 뽐내다 큰코 다칠 뻔한 이야기다.

겸손한 사람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반면 교만한 사람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한다. 페북에도 그런 분이 있어 요근래 팔로우 취소를 했더니 아주 상쾌하다. 왜 그동안 스스로 스트레스 받았나 싶다. 나도 교만을 떨지 않았나 스스로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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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버스 - 2022 서울 강남구·종로구·서대문구 올해의 한 책 선정, 2022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바람그림책 122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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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5
오늘 읽은 책 <마음버스>

김유 글/ 소복이 그림/ 천개의바람

소복이 작가의 단순하면서 매우 개성 있는 그림 스타일을 오래 전부터 좋아한다. 그런데 김유 작가와 협업이라니! 당연히 기대가 컸다.

마을버스 기사 " 곰 " 아저씨는 버스 간판에 "ㄹ" 이 사라진 걸 알고 사방팔방 찾는다. 겨우 찾은 "ㅁ"을 대신 붙이고 " 마음버스" 가 되어 운행을 시작한다. 무표정으로 올라타는 승객들, 언제나 그렇듯 창밖만 쳐다본다. 곰 기사 아저씨는 "ㅁ" 받침이 떨어질라말라 해서 속도를 늦춘다. 느리게 가는 버스 때문에 승객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기사님은 " 마음버스" 가 된 사연을 들려준다. 그 사연을 들은 승객들에게 마법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서로 마음을 나누기 시작한다. 때마침 창을 통해 분홍 꽃잎이 날려오고 무표정했던 승객들에게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마을버스 -> 마음버스 로 받침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 마음에도 꽃이 피어난다. 너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 벚꽃엔딩" 노래가 절로 나오는 나오게 한다. 게다가 내가 자주 이용하는 02번 버스다. 우연의 일치. 가끔 승객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는 기사님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대도시라 그림책 같은 훈훈한 이야기는 없지만 기사님께 인사라도 하려고 노력한다. "수고하세요" 라고 말이다.

버스 차창을 통해 꽃잎이 날라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번 봄엔 경험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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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평과 진지해 바람그림책 119
진수경 지음 / 천개의바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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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 오늘 읽은 책

<나태평과 진지해>

진수경 글과 그림/ 천개의바람

지난 3월 2일, 아마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1학년 입학식이 있었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초등학교 입학식이 가장 설레고 긴장됐던 것 같다. 교사로서도 1학년 입학식은 아주 신경 쓰이고 부담스러운 행사다. 올해는 그래도 입학식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다.

나태평은 학교에 들어온 지 한 달 된 햇병아리 초1이다. 진지해 엄마도 이제 입사한 지 한 달 된 신입사원이다 . 둘의 아침이 어떨지 뻔하다. 바로 전쟁터다. 나와 남매의 아침도 마찬가지였고 현재 초1 워킹맘 가족의 모습도 비슷할 거다. 우리 집만 해도 그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 모른다.

나태평과 진지해 엄마는 역시 신입답게 학교와 회사에서 잦은 실수를 한다. 실수 내용이 시트콤 같이 코믹해서 읽다가 푸하하 웃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말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나도 둘과 마찬가지로 학교를 옮겨서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다. 그래서 실수하고 수습하고 물어보고 새롭게 배우고 익히고 있어 더 공감이 되었다 . 1년은 그러겠거니 하고 스스로에게 " 괜찮아 ! 나아질거야" 북돋워주고 있다. 나태평과 진지해씨처럼 말이다.

진수경 작가님은 초1의 생활과 워킹맘의 입장을 글과 그림으로 세세히 잘 표현해 내고 있다. 한 예로 나태평이 화장실 가서 큰 용변 처리를 하는데 담임 선생님이 8칸을 뜯어 잘 접으라고 하셨다는 일화가 있다. 나도 1학년 담임을 5번 한 적이 있는데 8칸 접으라고 구체적으로 지도해 본 적이 없다. 이 장면에서 깜짝 놀랐다. 작가님이 초등교사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혹시라도 나중에 1학년 담임할 일이 생기면 " 8칸 뜯어 잘 접어 사용하기" 를 꼭 써먹어야겠다 .

앞뒤 그림 서로 비교해 보는 재미와 숨은 그림 찾기처럼 등장하는 천개의바람 그림책이 있어 보물 찾기 놀이하는 것 같은 재미도 있다. 어린이들은 달라진 거 찾아 보라고 하면 아주 좋아하면서 책에 대한 애정도가 올라갈 거다.

3월은 교사와 학생에게 늘 새로운 많은 것을 맞이하는 시간이기에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있다.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교실 등등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거다. 새학기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듯이 새로운 환경에 극도로 긴장하는 아이도 있다. 실수하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면 좀더 빨리 익숙하고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다.

난 우리 반 어린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나태평" "진지해 "처럼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한 낱말을 쓰고 발표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끝으로 이 세상 모든 나태평과 진지해 그리고 초 1담임, 그리고 나를 비롯해 새로 시작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 실수해도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 나아질 거예요"

(덧) 워크북 자료가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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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 김득신 우주나무 인물그림책 6
전자윤 지음, 박슬기 그림 / 우주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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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 오늘 읽은책

<읽는 사람 김득신>
전자윤 글/ 박슬기 그림/ 우주나무

마침 오늘 온책읽기를 시작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읽어주면 딱 좋을 그런 멋진 그림책이 당도해있어 힘이 생긴다.

이 책은 조선시대 명문장가 김득신의 이야기다. 읽기의 고수 김득신은 59세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다. 말이 59세지 그 나이에 과거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진짜 기록이다 . 새파랗게 젊은 10대들과 경쟁하는 거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포기할 수도 있지만 김득신은 그렇지 않았다 .

작년에 가르친 아이들에게도 " 노력" 에 대해 설명하다가 유투브에 올라온 김득신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며 김득신이 깨우침을 얻기 위해 얼마나 읽고 읽고 또 읽고 암기했는지 알려주며 인성교육을 했더랬다 . 그런데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나와줘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

아이들이 스스로 재능이 없고 아둔하다하며 포기하려고 할 때 이 책을 들이밀며 " 읽어보세요" 해야겠다. " 김득신만큼 힘썼나요?" 이렇게 물어봐야겠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려 한다. 그게 가장 안타깝다. 한마디로 끈기가 없다. 스트레스에 너무 취약하다 . 좀 힘들다 싶으면 금방 포기해 버린다. 그런 아이들 대부분이 가정에서 응석받이로 키워서 그렇거나 스스로 스트레스 지수나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다. 보호자의 잘못이 크다. 공부는 어려운 거다 . 쉬운 공부가 어디 있을까 . " 우리 아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너무 공부 강조하지 말아 주세요 " 이런 보호자들도 더러 있다. 그 말이 아이를 망치고 있단 생각은 못하겠지? 그론 면에서 조호자에게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어떤 보호자가 되어야 할지 생각해 보시라고 말이다.

김득신이 끝까지 과거시험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출세를 위해서가 아니다 . 자신의 든든한 지지자였던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아둔한 아이였던 김득신을 끝까지 믿고 격려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 주는 그런 아버지가 옆에 있었기에 김득신이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거다.

내일 당장 우리 반 아이들한테 읽어줄테다 .

김득신 묘비에 써진 문장은 볼 때마다 울림을 준다 .

"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 짓지 마시오 . 나처럼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마침내 뜻을 이루었소.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 있을 따름이오 ."

참 멋진 부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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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3-0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득신은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영웅 김시민의 손자입니다. 열 살이 되던 해부터 책을 미친 듯이 읽기 시작해 ˝공부에 미친 조선의 16인 선비˝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습지요. 말년에 고향 충북 증평에서 살다가 명화적떼들이 침입해 칼 맞아 죽었는데 평생 사마천 <사기열전>의 첫 작품 ‘백이숙제 전‘을 1억 번 이상 읽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물론 구라겠지요. 당시에는 책도 별로 없고 해서 책을 암기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만큼 아마 머리속으로 광속으로 후딱후딱 외웠던 것도 포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책을 열심히 읽은 인물인 건 맞지만 대강 봐서 병자호란 시절에 백성들을 위무하는 데는 실패한 양반 계급인 거 같습니다. 굳이 청소년들에게 소개할 만할까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오랜 기억 속에 있던 이가 맘 님의 글에 나오는 걸 보고 그냥 아는대로 얘기한 거 뿐입니다. 정사에서 나오는 역사도 아니고요. ^^;;;

수퍼남매맘 2022-03-04 16:05   좋아요 0 | URL
아! 김시민의 손자였군요. 다양한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책을 정말 여러 번 읽었다는 일화가 동영상에도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조선 시대에 동명이인이 있어서 (그분은 화가시더라고요) 종종 헷갈리곤 합니다.
 
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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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4

오늘 읽은 책 <다이너마이트>

와! 완전 표지에 속았다. 표지가 산뜻해서 밝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그득할 줄 알았다가 정반대 이야기에 몇 번 쉬어가며 읽었다.

사계절에서 이번 팬데믹 상황을 보며 13명의 작가에게 물음을 던졌다고 한다.
- 지금 ,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시공간이 자신을 이전과 다른 '나'로 만드는 계기가 될까요?

이 이야기들은 그에 대한 작가들의 답이라고 할 수 있다 . 이야기는 사계절 아동문고 100권과 101권에 각각 들어있다.

이 책은 101권으로 7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7작가의 7가지 다른 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처럼 경쾌 , 유쾌, 통쾌한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잘못 짚으셨다. 재미보다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표제작이 된 김중미 작가의 " 다이너마이트" 는 다문화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아빠는 장애인, 엄마는 베트남 사람인데 이혼했다. 어린이는 bts를 좋아하고 , 춤을 좋아하고 , 화장과 액세서리를 좋아하고, 수다를 좋아하는 6학년 남학생이다. 이런 어린이의 개인사는 사냥감을 노리는 상대에겐 정말 구색이 잘 맞춰진 환경이다. 어린이는 학교 다니는 내내 왕따를 당했고 " 계집애 같다 게이 같다" 까지 더해져 놀림을 받아왔다. 아이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하루와 절친이 되고 아이를 온전하게 인정해주는 담임 선생님 덕분에 희망과 용기를 가져 보려고 한다. 다문화, 꿈, 용기, 성정체성, 우정 등 여러 가지가 다 들어 있는 이야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bts 가 나와 더 끌리기도 했다.

우리 반에도 베트남 어머니를 둔 다문화 어린이가 2명 있는데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다 한부모 가정이라고 커밍아웃할 때 위 어린이들은 가만히 있는 걸 봤다. 사회 시간에 다문화 가족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데 들출 필요는 없었다. 어린이들에게 어떤 상처가 있을지 모르니... 상담 때 살며시 물어보니 친구 누구도 다문화 가족임을 모른다고 했다. 어린이는 엄마가 베트남 사람인 게 부끄럽진 않은데 말하고 싶거나 집에 친구를 데려와 놀고 싶진 않다고 했다 . 어린이의 그 말을 듣고 이혼보다 다문화라는 게 아이 입장에선 더 힘든 배경이구나 생각되었다. 학습적인 면에서도 좀 뒤쳐진다. 특히 국어가 그렇다. 둘 다 읽기 능력이 또래에 비해 떨어져 나랑 점프업 수업을 같이 했었지만 단기간에 점프업이 될 리 없다. 남학생이 더 심했다. 개인적으로 난독증이 아닐까 염려도 된다.

다문화 가정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년에 한 명도 없었는데 지금은 한 반에 1명 꼴로 있다. 물론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아무튼 이들에 대한 적절한 학습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가장 시급한 건 언어 영역이다. 해마다 하는 사제멘토링으로는 역부족이다.

고학년에게 적합하고 지난 2년 팬데믹 상황을 돌아보며 팬데믹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생각해 보며 기록으로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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