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품
박철 글, 김재홍 그림 / 바우솔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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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교사독서모임에서 읽을 여름 관련 그림책을 찾으러 도서실에 갔다.

사서 샘이 한 권의 책을 추천해 주셨다.

<엄마의 품>이라는 신간이었다.

박 철 시, 김재홍 그림.

'와우! 김재홍 작가가 그렸네!'

김재홍 작가는 그 유명한 <동강의 아이들>을 그린 분이다.

당장 빌려왔다.

시의 시간적 배경이 여름이라 요즘 읽으면 좋을 책이었다.


피서리를 하러 간 엄마에게 물을 갖다 주러 길을 나선 소년은

중간쯤 다다랐을 때, 불행히도 비를 만나게 된다.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비가 장대비로 변한다.

소년은 다시 마을로 되돌아갈까

엄마한테로 나갈까 갈등한다.

하지만 이내 엄마를 향해 장대비를 뚫고 내달린다.

깜깜해진 하늘에서 무섭게 쏟아지는 비는

소년을 두렵게 하기 충분했다.

무서움을 떨쳐내려 엄마만을 생각하며 달린 소년은 드디어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엄마와 조우하게 된다.

"엄마~~ "부르는 소리에 엄마는

자신을 향해 달려온 아들의 등짝을 때리며

"이놈아!  왜 마을로 안 가고 여기로 온겨?"

한다.

이내 빗물 뚝뚝 떨어지는 아들의 얼굴을

연신 치맛 자락으로 닦아주고 와락 껴안아준다.

소년이 안긴 엄마의 품은 햇살보다 따뜻했다. 

 

동화 같은 박 철 시인의 시에, 김재홍 작가가 그린 그림은

엄마의 사랑만큼이나 정말 아름답다.

모가 한창 자라는 논의 풍경이-김재홍 작가는 개인적으로 초록 계열의 색을 정말 잘 표현한다.-

진짜 평화롭고 서정적이다.

이어 몰려오는 먹구름과 장대비는 앞선 평화로운 풍경과 완전 대조를 이룬다.

살다보면 환하고 밝은 날도 있지만

소년이 만난 먹구름과 소나기처럼 큰 위기가 닥칠 때도 있다.

하지만

엄마를 향해 비를 뚫고 달려가는 소년처럼

우리가 위기에 맞설 수 있는 용기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 노희경 작가가 " 디어 마이 프렌드" 책을 출간하면서

인터뷰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노 작가도 나처럼 막내였던가 보다.

노 작가가 성공하기 전에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이제 막 드라마 작가로 일을 하기 시작할 때 아버지 마저 돌아가셨다고 한다.

부모님 가시기 전에 자신의 성공한 모습 보여 드리지 못한 안타까움이 많았을 것이다.  

하여 자신의 드라마는 항상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고 하였다.

"부모님이 자녀가 성장할 때까지 옆에 계셔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난 참 복 받은 사람이다. 친정 부모님 모두 건재하시니 말이다. 

 

이 그림책의 엄마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장대비를 뚫고 온 아들을 먼저 걱정하며

왜 마을로 되돌아가지 않았느냐며 아들 등짝을 때리셨다.

우리네 부모님도 모두 그렇게 우리를 키우셨다.

부모란 그런 존재다.

자신보다 자녀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엄마(아빠)의 품은 항상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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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1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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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14: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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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는 아기란다 평화그림책 11
변기자 글, 박종진 옮김, 정승각 그림 / 사계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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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평화그림책 시리즈를 참말로 좋아한다.

이번에는 재일교포 변기자 님이 글을 쓰고 정승각 님이 그림을 그린 "춘희는 아기란다 "를 구매해서 읽었다.

한, 중, 일 세 나라가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평화그림책.

한 권 한 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평화 그림책이 벌써 11권 째이다. 

나 또한 온누리에 평화가 드리워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시리즈가 나오면 무조건 구매하곤 한다.


글 작가 변기자 님은 2012년 작고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유작인 셈이다.

작가는 일본에 거주하면서

우리나라 동화나 그림책을 일어로 번역하여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한다. 

이 책에서 원폭 피해의 실상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거기에 정승각 님- 강아지 똥 그림 작가- 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더해져

담담하지만 원폭의 끔찍함을 강조하고 있다.

원폭이 터지는 순간, 섬광을  그린 장면은 진짜 압권이다. 

화선지에 그린 듯 실이 보이는데 그 색감이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그 아름다운 섬광이 얼마나 끔찍했는가!

그 피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이사를 온 유미는 학교를 오가며 어떤 집에

하얀 기저귀가 펄럭이는 것을 보게 된다.

기저귀를 널며 자꾸 창문 쪽을 기웃기웃 거리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

유미와 할머니는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할머니를 통해 기저귀의 주인공이 할머니의 딸, 춘희 아줌마의 것임을 알게 된다.

할머니의 딸, 춘희 아줌마의 나이는 43세.

43살인데도 아기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하는 춘희 아줌마와 할머니가 가여울 따름이다. 

누가 그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할머니의 배 속에 있을 때 원폭이 떨어지고 

원폭 피해를 당한 춘희 아주머니는 자라지 못 했단다.


할머니가 창문을 기웃거렸던 이유는

기저귀를 널면서 방에서 자고 있는 춘희 아주머니를 보며

조선 노래를 불러주기 위해서란다.

할머니의 자장가를 나즈막히 읊조려 본다.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유미는 친구들과 열심히 리코더 연습을 한다.

할머니가 춘희 아줌마를 위해 불러주던 그 노래이다.

병원에 입원한 춘희 아줌마  병문안 가서

들려줄 거란다.


전쟁은 상상 이상으로 무섭고 끔찍하고 잔인한 것이다.

춘희 아줌마의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피해자 이야기가 존재할 것이다.

그림책 "히로시마 " 나 " 맨발의 겐 " 

그리고 " 체르노빌의 아이들" 이란 책을 읽기 전에는

나도 그 정도로 폐해가 심각한 줄 몰랐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살상 무기를 써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어떠한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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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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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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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고양이와 할아버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49
우메다 슌사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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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을 다룬 "모르는 척"의 작가 우메타 순사코의 그림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전에도 한번 읽은 기억이 나긴 나는데 리뷰를 안 썼던지 기억이 내용이 흐릿했다.

리뷰를 써야 기억이 오래 간다는 사실....


할아버지는 "미미"라는 고양이와 알콩달콩 살고 있다.

심장병이 생기기 전까지 할아버지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장사였다.

심장이 안 좋다는 걸 알고나서 삶이 그렇게 즐겁지 않던 할아버지에게 

미미는 유일한 낙이다.

그런 미미가 어느 날, 차에 치여 심한 부상을 입는다.

미미는 상처난 몸을 끌고 툇마루 깊숙히 숨어버리고,

할아버지는 그런 미미를 겨우겨우 끄집어내 병원에 데려간다.

하지만 가망이 없다는 말만 듣고 온다.

하루하루 생명이 줄어들어가고 있는 미미를 위해 할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미미의 아픈 배를 쓰다듬는 일뿐이다.

미미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손길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할아버지와 미미의 교감이 참 감동적이다.

나이 들어 동물과 함께하면 훨씬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심장병으로 삶의 낙을 잃어버린 할아버지- 인간이 모는 자동차에 치여 삶의 고비를 맞은 고양이

두 생명체가 주고받는 사랑이 정말 눈물겹게 아름답다.


201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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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4 15: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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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4 19: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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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의 흥겨운 하루 - 축제 고구려 이야기 그림책
윤아해 지음, 정지윤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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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그림책 시리즈 마지막 권이다.

제목은 <달기의 흥겨운 하루>이다.

지난 번 읽어준 <매호의 옷감>은 결말이 슬프게 끝나 나도 아이들도 가슴미 먹먹했는데

이번 책은 제목에서 "흥겨운"이라는 낱말이 들어있어 행복한 일로 가득할 듯하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이 아는 점무늬 옷감이 나오니 얼마나 기뻐하던지...

이 그림책 또한 고구려 벽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고구려 벽화에서 곡예 부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가지고 이런 멋진 생각을 했단다.

고구려 벽화에는 씨름을 하던 장면도 그려져 있다고 한다.

이미 그때부터 씨름도 하고, 곡예도 하고, 더 놀라운 건 서역과 교류까지 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고구려는 아주 발달한 문화를 갖고 있었던 듯하다.

고구려 벽화를 실제로 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음 좋겠다.

 

그림책 겉표지에 보면 원숭이 한 마리가 나오고 오똑한 코에 푸른 눈을 가진 서역 아이가 그려져 있다.

이것은 바로 고구려인들이 서역과 교류를 시작하였다는 점을 알려준다.

자료에 의하면 우즈베키스탄 사람들과 이미 교류를 하여 그쪽으로 가기도 하고, 그쪽에서 고구려로 오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바로 고구려 아이가 장터에서 서역인을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달기는 엄마와 함께 장터에 갔다.

달기가 빨간 댕기를 만지작거리자 엄마는 달기 마음을 알아채고 댕기를 사주신다.

댕기를 받아든 달기는 엄청 기뻤다.

저쪽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려 가봤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물과 서역 사람드이 알록달록 화려하게 장식한 마차에서

신기한 물건을 내려놓고 있었다. 달기는 너무 신기했다.

엄마가 그 동물은 원숭이라고 알려줬다.

원숭이를 처음 본 달기가 댕기를 든 손을 흔들자 원숭이는 날쌔게 댕기를 낚아채 시장터로 질주한다.

그 때부터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원숭이, 달기, 원숭이 주인인 서역 아이, 옷감장수, 신발장수. 그릇 장수, 기타등등

조그마한 원숭이가 온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게다.

 

장난 꾸러기 원숭이가 이번에는 곡예를 부리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몰래 들어갔다.

이를 놓칠세라 달기도 따라갔다.

저런저런!

높은 장대 위에 서 있는 아저씨의 장대를 원숭이가 건드리는 바람에 아저씨가 위험하다.

달기는 얼른 장대 한 쪽을 붙잡았다.

뒤쫓아온 서역 아이가 나머지 한 쪽을 붙잡아 아저씨가 장대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를 겨우 막았다.

장대 아저씨는 자신을 구해준 댓가로

달기한테 원숭이를 잡아주겠다고 한다.

지금껏 여러 사람이 쫒아다녔으나 동작이 너무 잽싸 잡지 못했던 원숭이를 아저찌는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은 달기와 함께 고구려 장터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고구려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고기와 소금도 벌써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점,

서역인이 고구려 장터에 와서 물건을 팔았다는 점,

곡예를 부리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 등 말이다.

우리 반 아이들은 이 당시 벌써 서역인이 고구려에 들어와 물건을 사고팔았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고 한다.

게다가 원숭이까지 있었고 말이다.

 

오늘, 쉬는 시간 어떤 아이가 아주 기쁜 얼굴로

" 선생님, 매호의 옷감에서 봤던 그 사진 나왔어요" 하고 책 한 권을 들고 왔다.

겉표지를 보니 점무늬 그려진 한복을 입은 고구려인의 모습이었다.

책 세 권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고구려라는 나라에 대한 흥미와 관심, 나아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조금 깨달은 듯하여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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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14: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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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2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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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호의 옷감 - 생활 고구려 이야기 그림책
김해원 지음, 김진이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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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사뒀던 고구려 그림책 시리즈가 지금 와서야 빛을 보고 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에도 고구려 관련 그림책을 읽어줬다.

읽어주기 전, 왜 하필이면 고구려 그림책일까 생각해보자고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에서 백제, 신라는 우리가 언제든 가고 싶을 때 둘러볼 수 있지만

고구려 문화는 그렇지 못하다.

아쉽게도 고구려 문화는 북한과 중국에 있기에 우리가 맘놓고 둘러볼 수가 없다.

그래서 창비에서 고구려 그림책을 내놓은 게 아닐까 싶다고 내 의견을 말해줬다.


지난 번 삼족오에 대한 배경 지식과 더불어 

이제 고려시대까지 노래를 외운 아이들은 역사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해진 상태였다.

게다가 사회 시간에 옛날과 오늘날의 의식주 생활을 배운 터라

전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볼 수 있었다.


이번 이야기도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상상해낸 거라고 한다.

작가란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몇 백년을 거슬러 올라가 이렇게 애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탄생하다니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매호의 옷감>이다. 고구려의 의생활과 관련이 깊다. 

고구려 벽화 중에서 점무늬 옷을 입고 있는 벽화가 있단다.

분명 전에도 역사 책에서 이 벽화를 봤을 터인데 내가 봐도 정말 새로웠다.

정말 고구려인들의 한복이 점무늬였다. 그 당시 점무늬 옷을 해입었다는 이야기인데 놀랍다.

작가는 이 점무늬 옷감이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한다.


매호와 지밀이는 축국을 좋아한다.

매호는 여자아이 지밀이가 자신보다 축국을 더 잘하자 심통을 부린다

지밀이에게 축국을 하자고 부르러 갔지만 지밀이는 이제 엄마한테 길쌈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함께 축국할 사람이 없자 

매호도 염색장이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염색할 풀을 따러 다니고, 저녁에는 염색을 배우는 일에 전념한다.

시간이 지나 매호는 염색장이로 지밀이는 동네 소문난 길쌈 여인으로 성장한다.

 (이제 씩씩하게 축국을 하던 지밀이의 모습은 볼 수 없다. )

지밀이는 이번 칠석날 길쌈 대회에 나간다고 매호에게 말하며 밤이 되자 직녀에게 꼭 으뜸이 되게 해 달라고 빈다.

지밀이의 비는 소리를 듣고 매호 또한 지밀이가 으뜸이 되게 해 달라고 작은 소리로 빈다.


드디어 길쌈 대회가 열렸다.

28일 동안 길쌈 대회가 진행되었다.

29일 째 되는 날 심사가 있고, 지밀이가 결국 으뜸이 되었다.

매호는 누구보다 기뻤다.

그 길로 으뜸한 지밀이에게 줄 예쁜 옷감을 선물하려고 여러가지 염색을 해 본다.

꼭두서니로 붉게 물들여보고

쪽으로 파란 빛도 내보고

치자로 노란 달처럼 색도 내보고...

하지만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지밀이에게 특별한 옷감을 선물하고 싶은 매호.

매호는 옷감에 실로 여기저기 묶어 염색을 해봤다.

실을 풀어 보니 여기저기 동그란 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점무늬였다.


그 때 나라에 전쟁이 터졌다.

매호는 점무늬 옷감을 지밀이한테 준 채 전장터로 떠난다.

매호와 지밀이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점무늬 옷을 입은 고구려인이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재탄생하였다.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은 고구려 사람들의 의생활과 놀이, 시대상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가슴 아픈 매호와 지밀이의 사랑 이야기는 덤이었다.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고 쓴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다 읽어주고나서 숙제로 독서일기를 써오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적어왔다.

" 고구려 여자 아이들은 씩씩하게 축국을 잘했나 보다."

"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매호가 지밀이를 사랑하는 힘으로 점무늬를 만들어냈다"

" 매호는 참 창의적인 것 같다."

" 고구려 시대 가축을 많이 키웠나 보다. 강아지, 소, 닭 등이 그림책에 보인다." 

" 나도 축국을 한번 해 보고 싶다. 나도 염색을 해 보고 싶다 "

"꼭두서니가 빨간 색, 쪽이 파란색, 치자가 노란색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등등 다양한 생각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압권은 그림책 마지막 장에 삼족오가 보이자 아이들이 환호하였다.

자신이 아는 게 나오니 완전 반가웠단다.

어떤 아이는 내가 자주 하는 말,

"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보다" 이렇게 써놨다. 


우린 고구려의 후손이기도 하니 삼족오처럼, 매호처럼 씩씩하고 창의적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독서일기를 정성스레 써 온 우리 반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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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4: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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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5: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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