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쪽만 더 하면 녹음 끝난다. 녹음실 착한 샘이, 회원신청도서라 급하니 편집 시작하게 책 주고 가시라 했지만 
좋은 구절 옮겨두려고 책을 가지고 왔다. 

 

 

 

 

 

 

 

 

부처님께서는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시어 모인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목숨은 짧아 백 년도 살지 못합니다.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결국 늙고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내 것'이라 여겨 슬퍼하지만 참으로 '내 것'이란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소유하는 삶에 머물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이것이 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으로 그것을 잃게 됩니다.
현명한 나의 벗들이여, 이와 같이 알고 '내 것'이라는 것에 경도되지 말아야 합니다.
꿈에서 만난 사람을 잠에서 깨어난 사람이 다시 볼 수 없듯,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세상을 떠나면 다시는 그를 볼 수가 없습니다.
살아서 이름을 부르던 그 사람은 눈으로 보기도 하고 목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그들이 죽으면 이름만 불려질 뿐입니다.
'내 것'에 탐욕을 부리면 걱정과 슬픔과 인색함을 버리지 못합니다.(...... )
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은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결코 사랑하거나 미워하지 않습니다.
물이 연잎을 더럽히지 못하듯, 슬픔도 인색함도 그런 사람은 더럽히지 못합니다.
연잎에 물방울이 묻지 않듯, 연잎이 물방울에 더럽혀지지 않듯,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과 생각한 것에 의해 성자는 더럽혀지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과 생각한 것으로부터 청정한 사람은 그것에 매몰되지 않으며,
다른 것에 의해 청정해지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탐착하지 않고, 따라서 탐착을 떠나려 하지도 않습니다. 
(280쪽)  

 

 

비구들이여, 모든 존재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말라.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어질고 지혜로운 동반자, 성숙한 벗을 얻는다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질고 지혜로운 동반자, 성숙한 벗을 얻지 못했거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좋은 친구를 얻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훌륭하거나 비슷한 친구와 함께하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그러나 그런 벗을 만나지 못했거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결박을 벗어난 사슴이 초원을 자유롭게 뛰놀듯, 왕이 정복한 나라를 버리고 떠나듯,
상아가 빛나는 힘센 코끼리가 무리를 벗어나 숲을 거닐듯,
물고기가 힘찬 꼬리로 그물을 찢듯 모든 장애와 구속을 벗어나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86쪽)



믿음은 씨앗, 감관을 지키는 단비
지혜는 나의 멍에와 쟁기
부끄러움은 쟁기자루, 삼매는 끈
정념(正念)은 나의 쟁기날과 몰이막대
몸가짐을 삼가고 말을 삼가고
알맞은 양으로 음식을 절제하며
진실함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낫을 삼고
온화함으로 멍에를 내려놓습니다.
속박에서 평온으로 이끄는 정진
그것이 내게는 짐을 싣는 황소
슬픔이 없는 열반에 도달하고
가서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밭을 갈아
불사의 열매를 거두고
이와 같이 밭을 갈아
모든 고통에서 해탈합니다.  (289쪽)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도끼를 입에 물고 태어나 악한 말로 자기 몸을 스스로 찍는다.
욕할 사람을 두둔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해야 할 사람을 오히려 헐뜯으니,
그의 죄는 입에서 나온 것이다. 
(357쪽)



자식이 있는 이는 자식으로 인해 슬퍼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슬퍼합니다
집착의 대상으로 말미암아 사람에게 슬픔이 있나니
집착이 없는 사람에게는 슬픔이 없습니다.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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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1-25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봐도 님이 낭송하고 녹음하는 일이 멋져 보여서 언젠가 우리 도서관에 가서 물어 봤어요. 여긴 그런 작업 안 한대요. 저 요즘 눈도 아프고 목디스크도 있고 해서 책 읽는 게 곤혹스러워요. 누군가가 저 책들을 좀 읽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생각해요. 하물며 저도 이런데 시각장애우들에겐 님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천사의 목소리로 들리겠어요^^

프레이야 2011-01-26 17:39   좋아요 0 | URL
점자도서관만 할거에요.^^
고마워요. 좋게 봐줘서요..

hnine 2011-01-2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베껴써둘 문장을 오늘 또 발견하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

프레이야 2011-01-26 17:40   좋아요 0 | URL
문장대로 살 수 있다면 저도 좋겠어요.
오늘도 정반대로 살아버렸어요.ㅠ

라로 2011-01-25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찜에 추천! 이런 좋은 글귀를 함께 나누는 프레이야님은 천사~~~~.♥

프레이야 2011-01-26 17:40   좋아요 0 | URL
에고 울나비님이 천사지요.^^

blanca 2011-01-2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구절구절이 다 알알이 박혀 들어와요. 프린트 해둘게요. 감사합니다. 나이들면서 집착을 하나씩 버려야 하는데 더 움켜쥐려고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쩌면 이리 한 편의 시와 같지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프레이야 2011-01-26 17:41   좋아요 0 | URL
가운데 배경색으로 묶은 구절은 부처님이 부르는 게송이에요.
운율이 있는 싯구지요.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생각나더군요. 심우도.

순오기 2011-01-26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을 눈에만 새길게 아니라 마음에 새겨야 되는데 그게 또 잘 안되어요.ㅜㅜ
이렇게 자극 받으면 또 하나의 집착을 버리게 되리라 믿어요~ 쌩유!

프레이야 2011-01-26 17:42   좋아요 0 | URL
잘 안 되니까 사람이지요, 우린.^^
네, 알았습니다^^

2011-01-26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11-01-2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문장들이에요. 감탄하며, 이 문장들에 집착하고 있는 저를 또 발견하고 있어요. 하하~~^^;;

프레이야 2011-01-26 17:42   좋아요 0 | URL
집착을 버려야하는데 정말정말 그게 잘 안 돼요.ㅎㅎ

혜덕화 2011-01-2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이 세상엔 숨어있는 천사들이 참 많구나 느낄 때가 있어요.
뉴스에서 온통 사나운 소식만을 선별해서 들려주어도
세상이 이렇게 살 만한 것은, 숨어서 선행을 하시는 분들의 온기 때문일 거예요.
고맙습니다._()_

프레이야 2011-01-26 17:43   좋아요 0 | URL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고맙습니다.

무스탕 2011-01-2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놓고 가라는 책 잘 가져오셨어요. 덕분에 이렇게 좋은글 읽을수 있고요. ㅎㅎ
읽으면 맞아, 그래야해.. 싶은데 정작 실천은 어려운거, 저만 이런거아니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위로받게요.
세상이요, 종교나 그밖에 좋은 말들대로 이뤄지고 살아지고 순환된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요?

프레이야 2011-01-26 17:51   좋아요 0 | URL
종교가 분쟁의 씨앗이 되는 걸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우선 마음의 평화는 어떻게 오는걸까요?

꿈꾸는섬 2011-01-2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글이에요.^^

프레이야 2011-01-26 17:52   좋아요 0 | URL
네, 마음수행이 안 되니 문제에요.^^

2011-01-31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31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1 0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1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2-0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동안 이 페이퍼 생각을 했어요. [부처님의 생애]에 나오는 말들이 참 좋더군요.
방황만 하기보다 어떻게 사느냐를 생각해야겠지요?

봉사도 하시고, 이런 좋은 글도 만나고, 여러모로 낭독 봉사는 의미가 있군요. 이렇게 오래 계속하시니 참 훌륭하세요. 저희도 덕분에 이런 페이퍼도 읽을 수 있구요. ^^

프레이야 2011-02-04 20:28   좋아요 0 | URL
이사 잘 하셨어요? 예쁜 미소 날려주신 걸로 톡톡히 대접됐을 걸요.ㅎㅎ
추운데 고생하셨네요.
늘 좋은 글은 많은데 마음과 실천이 문제에요.
 

개인의 종교를 떠나 좋은 책이다.
녹음 중 밑줄긋기  

---------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無明으로 인해 行이 있다. 
의욕을 일으키고 조작하는 행으로 인해 識이 있다.
분별하는 인식작용인 식으로 인해 名色이 있다.
관념과 물질인 명색으로 인해 六入이 있다.
외부 대상을 받아들이는 육입으로 인해 촉(觸)이 있다. 
외부 대상과 만나는 촉으로 인해 수(受)가 있다.
좋고 싫은 느낌인 수로 인해 愛가 있다.
애타는 욕망인 애로 인해 취(取)가 있다.
고집하고 집착하는 취로 인해 有가 있다.
삼계를 윤회하는 존재인 유로 인해 生이 있다.
태어남인 생으로 인해 늙음, 죽음, 슬픔, 눈물, 고통, 근심, 갈등이 한꺼번에 있게 된다.
이와 같이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두 일어나는 것이다.  

 --------

보시하는 사람은 탐욕을 끊게 되고, 인욕하는 사람은 분노를 떠나며,
선행을 쌓는 사람은 어리석음을 벗어나게 됩니다.
이 세 가지를 갖추어 실천하면 빨리 열반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가난하여 남들처럼 보시할 수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기뻐하면 그 복은 보시하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

홀로 살면서 방일하지 않는 성자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지 않나니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이끄는 이
현명한 이들은 그를 성자로 압니다. 

 

  

 

 

 

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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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1-15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첫 대목이... 몇 번 읽었어요. 그 어떤 댓글로도 저 대목으로 인한 울림을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1-01-15 21:44   좋아요 0 | URL
그 대목을 거꾸로 거슬러 읽어보면 해답이 나오는 거 같아요.
고집과 집착만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까 애쓰는 것 자체가 왜 힘든가 하는 해답도 나오고요.
블랑카님 저 작은딸이랑 퍼머하고 왔는데요, 귀가 떨어져나가는 줄 알았어요.
추운 날씨, 분홍공주랑 건강 조심하세요.
근데 앞머리 좀 우습게 됐어요.ㅎㅎ

hnine 2011-01-1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은 소리로 따라 읽어보니 읽는 동안이나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네요.
불교에서 경전을 소리내어 읽게 하는 이유가 그런데 있나봐요.
마지막 인용문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은 숫타니파타 중에 나오는 글 같아요.
녹음하시면서 또 좋은 구절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

프레이야 2011-01-15 22:51   좋아요 0 | URL
네, 게송이라고 하더군요.
행과 연이 있는 싯구였어요.
마지막 인용문 중 세 행은 익숙한 구절이죠. 맞아요.
또 소개할게요, 나인님^^

라로 2011-01-15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찜 했어요,,,책을 사보긴 그렇고,,,이렇게 올려주시는 글 찜이나 해서 자주 읽어 보려구요,,

프레이야 2011-01-16 09:25   좋아요 0 | URL
굿모닝 나비님^^
네, 제가 요렇게 읽어드릴게요.ㅎㅎ
전 특히 두번째 인용구가 마음에 들어왔어요.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이더군요.
컴패션 활동으로 선행을 베푸는 배우 차인표가 문득 생각났어요.
그의 연말 연기상 수상소감도요.^^

혜덕화 2011-01-1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것이 일어나므로 저 것이 일어난다.
저 것을 보는 것은 익숙한데, 내 마음 속의 이 것을 제대로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지난 밤, 배넷골 계곡을 넘어오는 데 바깥 온도가 영하 11도로 찍히더군요.
깜깜하고 추운 밤, 산 속을 달리는 기분도 좋았습니다.
아침에 광안리에서 콩나물 해장국 먹고 들어오는 길.
참 추운 겨울입니다.^^

프레이야 2011-01-16 11:28   좋아요 0 | URL
콩나물해장국 뜨끈하게 먹고 싶어지네요.
겨울이니 추워서 좋아요.^^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더군요.
삼천배를 올리시는 혜덕화님은 저같은 사람과는 다르실 거에요.
그냥 있는 그대로 내 생각과 마음이 개입되지 않고
무엇을 볼 수만 있다면 번뇌가 일지도 않을텐데요.

가넷 2011-01-1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구절은 언제나 읽고 들어도, 언제나 청량한 느낌이 들까요. 생각이 엉킨 실타래 처럼 복잡할때 읽으면 좀 안정이 되고는 했었죠.

프레이야 2011-01-16 14:05   좋아요 0 | URL
가넷님 오랜만이에요.^^
겨울답게 지내시나요?
엉킨 생각의 실타래가 나긋이 풀어지는 느낌 들다가 더 어려워지기도 하고..
실천과 마음수행의 문제 때문이겠죠.ㅠ

순오기 2011-01-1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을 마음에 새기기는 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그래서
"가난하여 남들처럼 보시할 수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기뻐하면 그 복은 보시하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라는 말씀에 위로받고 요거라도 실천하렵니다.^^

프레이야 2011-01-16 17:15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말에 좀 위안 되었어요.
기부천사로 알려진 김장훈 같은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좀 알면 좋겠는데요 ㅎㅎ

sslmo 2011-01-17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읽다가 프레이야님 목소리가 더 궁금해졌어요.
왜 산사에 가면 찻집 같은데서 흘러나오는 그런 목소리 있잖아요.
님의 목소리도 그런 목소리가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불교랑 관련된 책을 들추다가, 기준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나로 비롯함이냐, 나로 말미암음으냐에 따라서 세상은 참 다르게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프레이야 2011-01-17 21:52   좋아요 0 | URL
실제로 들으시면 실망할 거에요.ㅎㅎ
비롯함과 말미암음, 생각을 주는 단어에요.
생각하지 말라 했는데요..

마녀고양이 2011-01-1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워서 그럴까.. 너무 움츠러들어요.
모든게 무거운 주말과 한주 시작이예요.

글을 가만히 물고 있어야겠어요.

프레이야 2011-01-17 21:53   좋아요 0 | URL
윗쪽은 많이 춥죠?
글을 너무 오래 물고 있진 마세요.ㅎㅎ
한 주의 시작, 무겁지 않게 살랑살랑 시작하면 좋을텐데요..
우리 그래요.^^

같은하늘 2011-01-2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마음에 담아야 두어야 할 글들이예요.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으니, 도 닦아야 할까봐요.^^;;;

프레이야 2011-01-23 18:16   좋아요 0 | URL
네, 늘 실천이 문제지요. 저도 그래요. 머리 쿵쿵.ㅎㅎ
 

 

 요즘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에서 편찬한 <부처님의 생애>를 녹음중이다.
회원신청도서인데 절반쯤 했다.
발음하기 어려운(우스운^^) 고유명사가 많은데 전체적 내용이 좋다. 
괴로움은 그 원인이 반드시 있는 법, 그 고리를 끊지 않는 한 인연의 번뇌는 계속 되리.
"사랑과 은혜는 근심과 슬픔의 근원이다."


퇴원하는 엄마를 보러 작은딸이랑 오전에 갔다.
혈뇨는 멈추었지만 주사도 더 맞아야하고 궤양은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할 거다. 아이를 두고 점자도서관에서 녹음하고 다시 갔더니
외손녀가 오랜만에 왔다고 장봐서 고기 구워줬나 본데, 당신은 잘 먹지 않는 음식이다.
얼굴이 창백해보인다. 일곱살짜리 손자가 더 놀아달라고 할머니를 보채고 있었다.ㅠ


어제는 토미 바이어의 "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중 오독한 단어가 있는 문장만 골라
수정녹음을 했는데, 처음 읽을 때 내가 밑줄 그어놓았던 문장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제 우리를 이어주는 것은
서로에 대한 욕망과 넋을 잃은 찬탄과 고통스러운 그리움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의 일부라는 믿음이다.
우리가 있어야할 장소, 있어야할 시간에 있으며,
같은 상황을 괴로워하고 같은 일로 웃고 상대의 느낌을 알고
상대에게 힘든 일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는 믿음.
 

- 144쪽

 
   

 동시에,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도 일차편집 시작했다. 서사보다 역시 김훈의 글은 재독할 때 문장에 더 기울어진다.
그중 또 내가 밑줄 그어놓은 문장들이 파고든다. 

   
 

포승줄에 묶여서 고속도로를 여섯 시간 실려가면 남해안의 교도소가 나오듯이,
천국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혹시라도 그와 유사한 마을이 있다면 사람이 여자의 자궁 속에 점지되어 탯줄로 연결되거나
사람끼리 몸을 섞어서 사람을 빚고 또 낳는 인연이 소멸된 자리가 아닐까.
옛사람들이 孝를 그토록 힘주어 말한 까닭은 점지된 자리를 버리고 낳은 줄을 끊어내려는 충동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서 불끈거리고 있는 운명을 보아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내세라는 낯선 시간의 나라가 있다면 거기서는 포유류로 태어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7쪽

 
   

기숙사에서 큰딸을 데리고 나와 어둠이 짙게 깔린 겨울의 황량한 거리를 달려왔다.
서로 말도 잘 안 하는 두 딸을 태우고 나혼자 여기 말 걸었다 저기 말 걸었다 그러며..ㅎ  

배철수가 '비정성시'를 말하는데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전생이나 후생이라는 낯선 시간이 있다면 나는 무엇이었을까?
왜 생물이나 무생물만 생각했을까, 나도 음악이나 그림, 아니면 그냥 북소리, 아니면 그냥 춤이었으면...춤... 
'나'가 아닌 어느 자유로운 영혼이 추는 춤이었으면...
익숙한 모든 것들과 진정 이별할 수 있을 때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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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1-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건강하셔야 할텐데......내 젊은 날의 숲 아직 읽지 않았는데 님은 재독 하시는 군요.
서로 말도 잘 안하는 두 딸 데리고 오면서 이쪽저쪽 말거는 님의 모습.
가끔은 엄마가 아이들 앞에서 재롱을 떨어야 한다니까요. ㅎㅎ
떨어져 있었다고 내외하나 보네요.

프레이야 2011-01-15 17:34   좋아요 0 | URL
잘이 아니라 아예 안 하는 편이네요ㅠ
그 원인을 전 알지만 좋아지지가 않아요.
엄마는 나아지실 거에요. 고맙습니다.^^
녹음할 때 한 번 일차 편집하면서 재독, 이렇게 하니 더 좋아요.^^

무스탕 2011-01-1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께서 하루빨리 건강해 지셔야 할텐데요..
정성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지성정성은 그저 떠들고 싸우고 낄낄거리고 씨끄러워요 -_-
만약 다음생에 뭔가로 태어나실것 같으면 제 곁으로 오심을 심각히 고려해 보세요 :)

프레이야 2011-01-15 17:3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고맙습니다. 나이질 거에요.
남자아이들이라 더 그런가요? 살가운 풍경이에요.
사실 다음 생에 태어나고 싶은 생각없지만 ㅋ 태어나면 춤으로 태어나
무스탕님 속으로 들어갈게요.ㅎㅎ

blanca 2011-01-15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유류로 다시 태어나지 말아야겠다. 그냥 이 페이퍼를 읽으니 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다시 살고 싶은 시간들이 있답니다. 되짚으며 고치고 또 고치고 싶어요. 어머님 건강을 기원합니다.

프레이야 2011-01-15 21:37   좋아요 0 | URL
아, 다시 살고 싶은 시간이요.. 저도 있어요.
블랑카님 마음 정말 고마워요^^

hnine 2011-01-15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연이 소멸된 자리, 인연이 소멸된 자리...

고백하자면 저도 클때 제 여동생이랑 별로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워낙 성격도 틀린데다가 늘 비교하며 야단치시는 부모님도 한몫 하셨던 것 같고요. 그런데요, 자매 사이는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커보니까 그마저도 서로 공유하는 추억담이 되고, 공감대가 형성되더라고요.

어머니께서 퇴원하셨다니 다행이어요. 아무래도 낯선 병원보다 내집이 편하실거예요. 그런데 집에 오시면 아무래도 몸을 더 쓰게 되실테니 더 주의를 많이 하셔야겠지요.

이 글은, 조금은 서글퍼요...

프레이야 2011-01-15 22:53   좋아요 0 | URL
네, 인연은 서글퍼요. 호연이든 악연이든 피해갈 수 없이 점지된 것이겠죠.
우리집 두 딸도 크면 그리 될까요? 전 여동생이랑 같이 나이들어가는 처지에 저보다 어른스러워
마음으로 늘 든든해 하거든요. ^^
엄마는 몸을 아끼고 돌보지 않는 편이라 그게 걱정이에요.
나인님, 고맙습니다.^^

2011-01-16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도 모른다 - Nobody Know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도시그림자 속 빛나는 아이들, 주연 야기라 유야의 눈빛속 슬픔의분노는 아무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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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악역을 해도 선함을 감추지 못하는 박해일의 감정연기를 따라가면 신파에서 탈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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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1-1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영화 몰아보기 하고 있는 중이셔요? ^^
쪼옥~~~

프레이야 2011-01-12 18:53   좋아요 0 | URL
ㅎㅎ 이건 최근에 봤지만 다른 건 본 지 좀 된 것들이에요.
무비매니아 클럽 7기인데 아직 올해 리뷰 하나 안 올려서..ㅠ
짤리겠어요.ㅋ

라로 2011-01-1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별로라고 하던데,,,아니었어요???저도 직장 동료들과 보려다가 평점이 별로라,,,그런데 님은 뭔가 다른 발견하셨나봐요???

프레이야 2011-01-12 23:47   좋아요 0 | URL
모성에 초점을 두면 마음이 무척 짠해요. 박해일을 좋아하다보니..

순오기 2011-01-1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박해일 좋아하니까 목욜 심야나 금욜 조조로 볼거에요.
할인이 많이 되는 조조로 볼 가능성이 99%지만...^^

프레이야 2011-01-13 19:14   좋아요 0 | URL
네, 언니 보실만해요. ^^

순오기 2011-01-14 21:30   좋아요 0 | URL
목욜 심야는 그냥 자고, 금욜 조조는 미용학교에 무료파마 하러 갔어요.ㅋㅋ
아무래도 울 애들도 보고 싶대서 아들 오는 수욜에 가족영화로 봐야할 듯...

프레이야 2011-01-14 23:42   좋아요 0 | URL
무료파마요? ㅎㅎ
전 주말에 미뤄뒀던 파마 하려구요.
작은딸이 볼륨매직 해달라고 같이 가겠다네요.ㅋ
아들이랑 같이 보면 좋을 영화에요.^^
착하고 멋진 애인 있어 좋겠어요, 언니.

순오기 2011-01-15 11:22   좋아요 0 | URL
미용학교에서 매주 금욜에 미용실기 수업을 하는데, 모델이 필요하대서 갔어요.
아들 친구 엄마가 미용실 하다가 관두고 강사로 갔는데
내가 의리로 사는 사람이라~ 다른 미용실 가기 싫으니까 가을 정기 파마를 안했거든요.
수강생들이 모델 섭외를 해야 되는데, 그게 안될 땐 긴급호출이 필요하대요.^^
동네 아줌마들 머리할 사람-파마, 커트, 염색 무엇이든 관계없대서 섭외해주기로 했어요.ㅋㅋ

프레이야 2011-01-16 10:48   좋아요 0 | URL
우와~~ 그거 좋은데요.ㅎㅎ
오기와 의리로 사시는 에너지언니.^^

같은하늘 2011-01-23 16:15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 말씀에 슬쩍 미소짓고 갑니다.ㅎㅎㅎ
그게 한마디로 마루타하는거지요?
잘못하다 실수가 생길수도 있다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