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기자 정의 사제 - 함세웅 주진우의 '속 시원한 현대사'
함세웅.주진우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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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뜨겁고, 차갑고, 감동적이다. 두분을 본받아 쪽팔리게 살지말아야지.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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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7-03-2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백퍼공감 ㅋㅋㅋ

시이소오 2017-03-21 09:17   좋아요 2 | URL
테오도라님 먼저 읽으셨더군요. 돈만 있으면 이 책을 오천만부 사가지고 온 세상에 만나처럼 뿌리고 싶네요 ㅎ

:Dora 2017-03-21 09:22   좋아요 0 | URL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 천주교인이라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거든요. 종교나 정치나 뭣을 떠나 떨림과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시이소오 2017-03-21 09:44   좋아요 1 | URL
천주교의 사회참여는 이땅에서 여타종교에 비해 빛을 발하는것 같습니다. 불교는 대다수 침묵하고 기독교는 독재 정권에 빌붙어 기생하기 바쁜데요. 프란시스코 교황님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네요. 모든 종교가 형식을 떠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한다면 세상은 그만큼 살기 좋아질텐데요. ^^

stella.K 2017-03-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죠. 가오를 돈에 비하겠습니까? 가오없으면 우리 같은 사람 무엇으로 살겠습니까?.ㅋㅋㅋ

시이소오 2017-03-21 13:47   좋아요 0 | URL
역쉬 스텔라 케이님은 가오가 느껴지네요 ^^

페크pek0501 2017-03-2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새 글이 없어 그냥 가길 몇 번 하다가 오늘은 인사 남깁니다.

시이소오 2017-03-26 13:23   좋아요 0 | URL
아. 펙501님 말씀 들으니 죄송스럽네요. 빨리 글을 써야겠습니다. ^^ 님도 무탈하시죠? ^^
 














연쇄 15. 잘 먹고 잘 싸우기 게리 폴 나브한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스핀 닥터>의 조너선 매슈스의 취재에 의하면 생명공학이 아프리카를 살린다는 구호를 내걸고 벌인 시위가 실은 몬산토와 다우케미컬스 등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우익 기구들에 의해서 조작된 것이었다.

 

이 책은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라는 과학자의 생애와 그처럼 종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삶을 추적한다. 더 많은 감자를 생산할 씨감자를 얻기 위해 굶어 죽으면서도 감자에 손을 대지 않았던 연구자들. 책에 의하면 종자를 지키려다 죽은 사람은 한 두사람이 아니다. 그들의 희생에 힘입어 오늘날 세계 종자 은행 설립이 추진중이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식량 문제는 결국 민주주의의 문제다. 그는 기아의 근본 원인은 식량이나 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프란시스 무어 라폐의 말을 인용하며, 식량 안보를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종자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접근성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박근혜 정부는 전작권 이양을 미루어 안보 자주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FTA를 통해 식량 자주권마저 다른 나라에 퍼주고 있는 실정이다. 조만간 모든 쌀을 외국에서 사먹어야 하는 필리핀 꼴 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청와궁에서 떡이나 칠 것이지. 십장생들.

(그러고보니 떡이나 쳤군)

 

연쇄 16. 밥상을 부탁해! 정부희, <곤충의 밥상>

 

프란시스 무어 라페의 <굶주리는 세계>,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강양구, 강이현 기자의 <밥상 혁명>, 피터 싱어와 짐 메이슨이 함께 쓴 <죽음의 밥상> 등등의 후보를 제치고 김이경 작가는 <곤충의 밥상>을 골랐다.

 

요즘 <삼시세끼>라는 무미건조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한다. 어떤 청취자가 그런 말을 했다. “자신도 먹을 거 걱정 안하고 먹을거리만 걱정했으면 좋겠다.”. 그저 세끼 찾아 먹는 프로그램이 그래서 인기인걸까?

 

연쇄17. 진화의 달인에게 배우다. 정준호,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얼마 전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의 책을 읽었었는데, 의외로 기생충 관련 서적도 많은 가 보다.

 

연쇄 18. 역사, 아픈 만큼 성숙해지다.

 

윌리엄 맥닐, <전염병의 세계사>,

신동원,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맥닐은 아스텍 제국의 멸망에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6백 명이 채 안되는 스페인군이 어떻게 수백만 명에 달하는 아스텍인들을 정복할 수 있었을까. 그는 자료 조사를 통해 당시 천연두에 의해 아스텍 인구의 약 30%가 사망했다는 것을 알았고, 전염병과 역사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어 20년간의 연구 끝에 <전염병의 세계사>를 저술했다.

 

신동원의 책은 19세기 조선을 강타한 콜레라의 역사성을 규명한 책이다. 뉴라이트 일베들은 일제의 식민 지배로 콜레라의 피해가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오히려 폐결핵 사망자는 5,973명에 달했다.














 

연쇄 19. 신종 전염병, 정신 질환 에단 와터스,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

 

워터스는섭식 장애,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같은 병들을 발생시키고 유행시켜온 병원균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그 바이러스는 바로 미국이라고 답한다. 미국의 광기를 정말 어이할꼬.

 

연쇄20. 미친 여자들에게 미치다. 산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 <다락방의 미친 여자>

 

문학 비평서이지만 주로 유명 여성 작가의 작품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당시의 여성 작가들이 살아남는 길은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오스틴처럼 하찮은 주제를 다루거나조르주 상드처럼 남성처럼 가장하거나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처럼 미치거나 괴물이 되는 것.

 

연쇄21. 옛날 이야기에서 배운다. 브루노 베텔하임, <옛이야기의 매력1,2>

 

베텔하임은 이 책에서 2백 여편의 이야기가 수록된 그림 형제 동화집, 샤를 페로의 동화집, <아라비안나이트>,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아프리카 신화까지 세계의 각종 신화와 민담 등,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자료들을 총동원해 옛이야기가 가진 깊은 의미와 매력을 드러낸다니, 당장 읽고 싶다.


 

연쇄22. 잃어버린 세계사를 찾아서.

이옥순 외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

 

이 책은 기존의 세계사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은 중앙유라시아, 동남아시아, 인도, 서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를 두루 섭렵한 보기 드문 세계사 책이라고 한다.

 

서양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이 세계사 교과서조차 바로잡지 못한 현실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랄까. 나부터 바로 읽어야 할 책. 친일,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 때문에 4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친일, 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를 꾸렸다니, 아직 이 땅에 희망은 있나보다.

 

연쇄 23. 읽은 대로 살기 위하여, 하워드 진, <미국 민중사1,2>

 

미국 역사를 서술하는 내 관점은 다르다. 국가들의 기억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국가는 공동체가 아니며 그런 적도 없었다. 어떤 나라의 역사가 한 가족의 역사처럼 보이더라도 사실 정복자와 피정복자, 주인과 노예, 자본가와 노동자, 인종 및 성별상의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이해관계의 격렬한 갈등을 감추고 있다. 그리고 이런 세계에서 가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이 생각 있는 사람이 할 일이다.

 

하워드 진. 언젠가 전작을 하고 말리라.














 

연쇄 24.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토머스 게이건,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토머스 게이건은 유럽 국가 중 특히 독일을 선망한다. 독일은 유일하게도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나라라고 한다. 또한 독일 국민들은 신문 구독량도 높고 독서량도 많다고. 국민들이 책을 많이 읽는데 정치에 관심이 없을 수가 없다.

 

1년에 6주 휴가 보장, 유급 출산 휴가, 보육비, 보모비용 전액 지원, 부모를 모시면 보조금이 나오고 대학 등록금은 공짜, 해고되면 실업 수당, 퇴직하면 연금이 나오는 나라라니.

 

에필로그. 끝나지 않은 연쇄를 위하여

 

토니 주트의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이후, 김이경 작가는 <포스트워 1945-2005>를 읽었다고.

 

<미국에서 태언나 게 잘못이야>에서 일어난 연쇄는 홍기빈의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스웨덴 복지국가의 설계자인 비그포르스의 사상과 실천을 다뤘다.

 

그녀가 쓰지 못해 아쉬워한 또 다른 책은 박수용 PD<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이다. 정혜윤 PD의 책에서 언급됐던 호랑이에 미친 그 사람. 근데 이 분이 책까지 낸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런데 문장마저 끝내준다니.

 

눈송이가 똑바로 떨어져 내리면 고요다. 눈송이가 나풀나풀 떨어지면 실바람이다. 얼굴에 바람이 느껴지고 눈송이가 비켜 내리면 남실바람이다. .......작은 나무 전체가 흔들리며 그 우듬지에 쌓인 눈 더미가 날아가면 들바람이고, 큰 가지가 흔들리며 숲이 전깃줄처럼 울면 된바람이다. ....큰 가지가 부러져 날아가고 바다에서 용오름이 일어나면 큰센바람이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숲이 뒤집히면 노대바람이다.”

 

<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는 나중을 기약하며 미룬 책이라고.

 

<죽음과 함께 춤을>은 안락사도 시행하는 의사 베르트 케이제르의 비망록.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몬산토>의 뒤를 이었어야 하는 책이라고 한다. 20세기 초 독점재벌 록펠러의 치부를 폭로한 언론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관한 책.

 

이 책을 읽고 그녀가 떠올린 연쇄는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이 책엔 어이없이 죽거나 중병에 걸린 피해자 115명의 명단이 실려 있다고 한다.

 

저자는 베텔하임의 <옛 이야기의 매력>- <동화의 정체>- 필립 아리에스의 <아동의 탄생>으로의 연쇄에 대한 미련을 토로한다. 도서정가제 이전 아리에스의 <아동의 탄생> 반값으로 나왔을 때 질렀어야 했나.

 

김이경 작가는 처음 접하는 이름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꼭 리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미처 읽지 못해 부끄러운 책들도 많았다. <몬산토>, 하워드 진의 책. 특히나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말로만 신자유주의를 욕하고 삼성을 욕하지만 정작 관련 서적 읽기엔 소홀히 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을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리뷰가 한 페이지에 그칠 뿐이었다.

 

만일 내가 그녀의 연쇄 독서를 받아 이어간다면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여전히 부끄럽게도 아직 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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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1. 그 여자의 이름으로.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민음사

 

제인 오스틴의 <엠마>의 연쇄로 똑같은 이름의 엠마 보바리의 호기심 때문에 저자가 읽게 된 책은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가 소설을 쓰면서 이 빌어먹을 보바리 때문에 나는 죽을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더니 읽는 나 역시 빌어먹을 보바리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고백한 저자는 끝까지 읽고서 한 번을 더 읽었다고.

 

연쇄2. 땡큐! 플로베르, 줄리언 반스, 플로베르의 앵무새

 

나는 왜 이렇게 이 책에 빠졌던 걸까? 가끔씩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마주치는 책들이 있다. 대개는 시간 낭비가 되기 십상이지만 모르던 작가를 새로이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이제 줄리언 반스는 단연코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발돋움했다. <소립자>의 미셀 우엘벡도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둘 다 출판사가 <열린책들>이다.

 

연쇄3. 그 많던 앵무새는 다 어디로 갔을까? 토니 주니퍼, <스픽스의 앵무새>

 

앵무새의 멸종은 숲의 파괴 때문이라기 보다는 수집가의 탐욕때문이라고 한다.



 














연쇄4.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언어의 멸종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언어와 문화들의 사멸을 방치하면 이 세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총량이 직접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왜냐하면 이 세계의 풍부함과 다양함을 이야기하던 목소리들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떤 종이 멸종하면 환경의 어느 고유한 부문도 함께 희생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목소리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면서 우리는 자신이 누구였는지, 누구인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를 조금씩 잃게 된다.

 

연쇄5. 나는 나를 벗할 뿐 남을 바라지 않노라.

김성남, <허난설헌>

박희병, <나는 골목길 부처다>

 

유선이란 속세를 벗어나 선계에서 노닌다는 뜻으로, 중국의 위진 시대부터 시작되어 유행한 전통적 시제다. 유선시를 쓴 이는 당시 중국과 조선을 통틀어 허난설헌이 처음이라고 한다.

 

박희병의 <나는 골목길 부처다>는 허난설헌이 죽은 지 160년 뒤, 영조 시대 역관 시인 이언진에 대한 평전이다.

 

해가 지기 전에 천 개의 부채에 시를 적고 5백 수의 율시를 짓고, 자기가 지은 시를 하나도 착오 없이 외웠다니가히 천재 시인이라 할 만하다. 허난설헌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조선에선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던 것처럼 이언진 역시 중인이라는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제 뜻을 펼치지 못하고 말았다. 이언진은 성호 이익의 조카인 이용휴를 통해 중국의 이단적 사상가 이탁오를 접했다고 한다. 조선에서 당시 이탁오 사상을 수용한 지식인은 허균과 이언진 뿐이었다.

 

연쇄6. 조선의 문장 종결자 박지원 <열하일기> 돌베개.

 

아직 나는 <열하일기>를 못 읽었다. 박지원의 글을 읽은 사람마다 칭찬이 끊이질 않으니, 내년엔 꼭 박지원의 책을 읽어야 겠다.

(아직도 못 읽었다.)

 















연쇄7. 민주주의의 두 얼굴을 말하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1.2>

 

여행기에 착안해 이루어진 연쇄.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완독하진 못했지만 단편적으로 접한 토크빌의 사유에 놀래긴 마찬가지다. (토크빌은 프랑스 바칼로레아 시험의 단골 주제)

 

평등의 위험성, 다수결 결정과 여론이 초래하는 소수에 대한 다수의 지배의 정당화, 사상의 획일성 등을 민주주의의 태동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토크빌은 날카롭게 지적했다.

 

연쇄7. 어지러워도 버티자고! 베르나르 앙리 레비, <아메리칸 버티고>

 

<아메리칸 버티고>는 토크빌의 여행 경로를 따라간 일종의 미국 견문기다. 저자는 레비가 미국의 현기증을 제대로 포착하긴 하지만 여전히 서구중심주의로 벗어나지 못함을 지적한다.

 

연쇄8. 견딜 수 없는 나를 읽다. 서경식,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베르나르 앙리 레비와 똑같은 이름의 쁘리모 레비에로의 연쇄. 재일 지식인 서경식이 프리모 레비의 무덤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레비는 유대인이냐 아니냐는 주근깨 정도의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다고 믿었으나 나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책에서 레비는 수용소에서 우연히 만났던 뮐러와의 일화를 들려준다. 아우슈비츠를 증언한 레비의 책에 감동 받았다는 그는 막상 레비가 만나자고 하자 거절했다고 한다. 이 일화를 들려주면서 서경식은 자신이 경험한 일본의 뮐러씨들을 떠올린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까지 사과하면 되지요?”라고 말하는 이들. 저자인 김이경씨는 자신이 만났던 우리안의 뮐러의 일화를 들려준다.

 

어느 모임에서 한 분이 광주민주화 운동이 남긴 개인적인 상처에 대해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그 일은 잘못됐지만 이젠 민주화도 됐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원망에서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작가는 분통을 터뜨렸다고.

 

잘했다. 나 같았으면 그 사람 말이 끝나기 전에 이미 공중을 날고 있었을 텐데.

 

야만적인 폭력에 의해 상처 입은 이들은 말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외롭고 초라해지는 이상한 현실 앞에서 침묵을 택합니다. 대신 입을 여는 것은 뮐러들입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일 겁니까, 정말 나쁜 놈은 처벌받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랐잖아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건 이해해 줘야지요, 분노도 원망도 그만 내려놓으세요.....

 

<교양,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책에서 서경식이 지적했듯, 프리모 레비의 죽음은 인간은 덕과 지혜를 구하기 위해 산다. 인간은 짐승이 아니다.’라는 신념에 의지해 살아온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사는 시대임을 보여 줍니다. 이런 시대에 과연 우리가 희망을 일굴 수 있을까요? 서경식 조차 나의 예견은 비관적이라고 고백합니다. “인류가 스스로 경험하고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리라 기대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그는 절망을 토로하는 대신 죽어 가는 증인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방죽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외부에 참혹한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 해도 애써 그것을 못 본 체하는 평화에 안주하는 대신 자신의 안과 밖을 타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교양을 역설합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의 책임이고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의무이며,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지요.















 

연쇄10. 나에게 죽을 자유를 달라! 장 아메리. 자유 죽음.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한스 차임 마이어. 나치의 발흥에 저항 운동가가 되면서 이름을 장 아메리로 바꾼다. 나치의 온갖 고문에도 살아 남은 장 아메리는 당당히 자유 죽음을 말한다.

 

인간 존재를 실존적으로 고찰하고 죽음을 금기시하는 문명의 허위를 고발하며 죽을 자유를 역설하는 아메리이지만, 그가 <자유 죽음>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 죽음조차도 너그럽게 포용하는 열린 삶입니다. 이 책에서 그가, 숭고한 대의를 위해 제 몸을 던진 영웅의 죽음 대신 톱스타를 연모하다가 죽은 가정부 처녀를 예로 드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겨우 그런 이유로 죽느냐고 사자를 모욕하는 사회, 죽음에도 명분을 따지고 우열을 논하는 세상의 야박함, 그는 바로 이런 세상이 죽음을 부른다고 말합니다.


개인의 에셰크(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포용하지 않는 사회가 자살을 낳는다.”는 아메리의 말은 <자유 죽음>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보여줍니다. 그의 책을 읽는 동안, 쌍용자동차에서 대량 해고와 폭력 진압으로 고통을 겪은 해고 노동자 12(20126월 현재)이 자살했습니다.

 

<<2009년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는 회사는 망해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회사를 살릴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죽겠다고 자살특공대를 만들어서 시너를 끌어안고 옥쇄투쟁을 하고 있다는 망언을 쏟아내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김문수 참. 매를 맞고 잡냐

 

연쇄11. 낯선 시간들에서 삶을 발굴하다. 로렌 아이슬리, <그 모든 낯선 시간들>

 

인류학자이자 박물학자인 아이슬리의 자서전. 그는 <광대한 여행>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를 구성하는 모든 원자와 분자는 그 위치를 변화시켜 왔고 춤추며 사라졌다가 다른 것들의 일부가 되었다. 풀과 다른 동물의 뼈에서 나온 새로운 분자들이 한동안 나의 일부가 되었고, 하루살이 떼처럼 경쾌한 이 회전 속에 내 기억은 보존되어 있으며......이 기억들은 현실 세계에서 가졌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영원성을 갖는다.

 

연쇄12. 오버 더 레인보우! 조안 러프가든, <진화의 무지개>

 

트랜스젠더인 작가의 이력답게 동물들의 동성애 성향에 대해 말한다고. 작가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유전적 다양성을 부정한다고 비판한다. 작가는 암컷은 가장 뛰어난 수컷보다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수컷을 선택한다고 주장한다. 동성애 행동은 1백종 이상의 포유류에서 관찰된다고

 

연쇄13. 낯설지만 매혹적인

윌리엄 버로스, <퀴어>

자넷 윈터슨,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버로스가 아내를 총으로 쏘아 죽게 만든 사고가 동기가 되어 씌여진 책이 <퀴어>라고 한다.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역시 동성애자인 자넷 윈터슨의 자전적 소설이다.















 

연쇄 14.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오렌지, 마리 모니크 로뱅 <몬산토 :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고엽제로 알려진 에이전트 오렌지 제조사가 몬산토다. 몬산토는 오늘날 유전자 변형 작물 GMO 종자의 세계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2008<비즈니스위크> 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기업에 꼽히기도. 1901년에 설립된 몬산토는 1935년 폴리염화비페닐PCB를 팔면서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몬산토 PCB 공장이 있던 미국 애니스턴은 한 해 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암으로 죽고, 폐허로 변한 것에도 알 수 있듯 PCB의 유해성은 심각했지만 몬산토는 모든 것을 은폐했고 숱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몬산토는 이후 에이전토 오렌지라는 혁신적인 제초제를 생산, 월남전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 제품으로 숱한 군인들이 암으로 죽어 나갔지만 몬산토는 정경유착을 통해 에이전트 오렌지의 유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PCB와 에이전트 오렌지가 차례로 사용금지된 뒤, 새로운 제초제 라운드업과 유전자조작으로 생산한 소성장호르몬을 주력 품목으로 내세웠다.

 

고엽제를 만들던 기업이 GMO를 생산한다고?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최대의 종자 회사들이 차례로 몬산토, 신젠타, 사카다 등 외국 기업에 넘어갔다. 이런 전혀 몰랐다. 윤리적 개념이 없는 다국적 기업이 병충해를 막기 위해 GMO에 뭘 넣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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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05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문학은 열린책들이지. 라고 말하는 열린책들 예찬자 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5 09:48   좋아요 2 | URL
열린책들 외국문학엔 생소한 작가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보면 죄다 거장들이네요 ^^ 그놈의 빼곡한 편집만 제발 바꿔주면 좋겠어요.
열린책들은 여백의 미를 몰라 ㅎ

박균호 2017-03-05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민주주의를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았는데 정독해야겠네요.

시이소오 2017-03-05 09:54   좋아요 2 | URL
허걱, 독서만담 저자이신 박균호 작가님 아니십니까?

가문의 영광입니다^^ 한기호소장님이 독서만담 자랑을 엄청하시고 이웃분들의 호평때문에라도 읽고 싶은 책인데 제가 요즘 일상이 번잡스러워 미처 못 읽었네요. 톡빌도 아직이네요. ㅎ 출간 축하드리고 곧 읽겠습니다. 독서만담 대박나시길 ^^


박균호 2017-03-05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제가 영광이죠. 덕분에 좋은 책 많이 소개 받고 갑니다. 즐거운 연휴되시고 제 책은 취향에 맞으시면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지요.

시이소오 2017-03-05 10:09   좋아요 2 | URL
취향엔 맞을거라 확신합니다. 작가님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Dora 2017-03-0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바리에서 지엠오로 끝나는 분노의 리뷰.....ㅋㅋ

시이소오 2017-03-05 11:48   좋아요 1 | URL
한국 몬산토도 성황중이죠. 리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투 비 컨디뉴드. 두둥~~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3-0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풀베의앵무새.. 끝내주죠. 엄지 척 ~ 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5 15:59   좋아요 0 | URL
그쵸? 제가 읽은 반스의 책중 최고라고 봅니다

2017-03-0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5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6 13:29   좋아요 0 | URL
아, 스텔라 케이님이 어떻게 독서만권 두 권 갖게 된지를 알고 있었다구요.

아무튼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2017-03-06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6 13:47   좋아요 1 | URL
좋아요보다 스텔라 케이님처럼 댓글을 달아야하는데 일상이 번다하여. ㅋ 죄송합니다 ^^;

2017-03-06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 드디어 두 자리 숫자를 찍었다. 10권. 

'이달의 책'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읽었기에. 


1. 강의, 신영복 













 


아직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 리뷰도 쓰지 못했는데 <강의>는 쓸 수 있을까 

<강의>는 선생님의 성공회대 동양 고전 강독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주역>, <논어>, <맹자>, <노자>,<장자>,<묵자>, <순자>, <한비자> 등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저절로 현실의 세태에 대입해보게 된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농단은 <노자>에 나오는 문구라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사상임에도 그 중에 그 어떤 사상도 박근혜와 최순실, 청와대 마피아 집단을 옹호할만한 것은 없었다.  심지어 한비자의 법가 사상 역시. 


"예는 서민들에게까지 내려가지 않고 형은 대부에게까지 올라가지 않는다."


이것이 주대의 법 집행 원칙이었다. 물론 작금의 현실 역시 그러하다. 돈 없는 서민들만이 형으로 다스려지기 일쑤다. 

그러나, 이러한 예와 형의 구분을 없애자는 것이 법가 사상이다. 법 앞에서의 공평성. 민주주의는 이러한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아무리 대통령이라하더라도 죄를 지었다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


<노자>에 따르면, 포악한 지도자보다 더 최악은 백성들로부터 조롱당하는 지도자다. 이제 유치원 아이들까지도 비웃는데 그 자리에 있으면 뭐할것인가?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2.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이런 이야기인줄 전혀 모르고 읽었다. 요즘 가출 청소년들은 정말 이렇게 살아가는 건가? 

김영하의 가독성은 확실히 발군이다. 그러나, 독후감을 써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찾아내지 못했다.   


3.4.  테스 () (하) , 토머스 하디 
















첫 장면에 낚여서 끝까지 읽어버리다니. 어릴 때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책을 안 읽었다는 걸 알았다. 이런 결말이었다면 기억나지 않을 수가   


5. 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 - 푸코 
















알라딘 이웃님이신 cyrus님이 선물해주신 책. 이웃님께 책을 선물 받긴 처음이었다. 감사합니다. cyrus님 ^^ 

비판과 자기 수양이 무슨 상관? 

상관이 있었다. 



6. 황금 물고기 - 르 클레지오 















유럽 작가가 아프리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다니! 그러나 그것뿐.

이게 도대체 뭔가, 싶었다. 주인공이 아닌 르 클레지오의 표류와 방황 

딱 한 문장을 낚았다. 


"아무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신의 눈에는 보석처럼 보인다는 사실이지." 


7. 인간 불평등 기원론- 루소
















칸트는 몇 십년간의 시계처럼 정확한 산책 시간을 단 한 번 어겼다. 

루소를 읽었을 때라지.  


작년 여름부터 읽었던가? 이 짧은 책을 읽는데 6개월이 넘게 걸리다니. 

부유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두려워해 법을 제정했다? 

루소의 혜안이다. 

  

8. 계단위의 여자 - 베른하르트 슐링크 
















음. 이게 도대체.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이제 치매일까


10. 붉은 소파, 조영주 














1억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 이 정도 쓰면 정말 1억 주는 거야??  

(이제 5000만원으로 줄었나요?) 


오글거리는 문장들을 어떻게 견뎌낸것일까? 일본 싸구려 미스터리 소설에나 나올법한 

말같지도 않은 설정들. 

 

한 부부가 있다. 303호에 산다. 남자의 스승이자 장인, 여자의 아버지는 사진사다. 이 사진사의 스튜디오도 우연히 303호다. 사진가가 입원한 병원도 우연히 303호다. 그런데 연쇄살인범은 303호에서만 살인을 한다? 이 연쇄살인범은 왜 그랬을까잉? 


작가가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다.   


사실 작가가 무슨 잘못인가? 함량미달의 작품을 뽑아준 심사위원들이 문제지. 

표절 대마왕 박범신은 그렇다치고. 은희경은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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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3-0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저 <황금 물고기>는 그냥 중고샵에 넘기는 게 좋겠군요.
저 아는 분도 이게 뭐냐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쓰신 문장은 뭐란 말씀입니까?
전 전혀 모르겠네요. 궁금증 폭주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2 13:14   좋아요 0 | URL
저도 중고샵에 팔려다가 2000원 준다길래 그냥 가져와서 읽었다가 시간만 버렸네요. 박범신말인가요? 제가 빠른 시간안에 박범신 이 표절한 문장을 올려야겠네요 ^^

stella.K 2017-03-02 13:26   좋아요 0 | URL
나중에 2천원에도 못할 날 있어요.ㅋ

이왕이면 은희경 씨도...!

시이소오 2017-03-02 13:31   좋아요 0 | URL
은희경 작가는 좋아하는데 저런 어설픈 소설을 뽑아준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것이구 표절과는 상관없습니다. 문장을 어쩌다 저렇게 부정확하게 쓰는 바람에 ㅎㅎ

cyrus 2017-03-0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에 ‘자기 수양‘과 ‘비판‘이 서로 다른 개념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본문을 읽어보니까 연관성이 있었어요. 문장이 어렵지만, 참고 읽으면 배울 점이 많은 책입니다. ^^

시이소오 2017-03-02 15:02   좋아요 1 | URL
저책을 읽고는 부랴부랴 강의를 읽었습니다. 이달의 나침반같은 책이랄까요? 감사합니다 ^^

2017-03-02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2 15:05   좋아요 0 | URL
아, 이웃의 이웃인데 곰발님은 읽으시죵. ㅎㅎ

singri 2017-03-02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의나 읽어야겠네요 ㅋㅋㅋ별한두개의 연속 ㅋ

시이소오 2017-03-02 16:51   좋아요 0 | URL
아. 이게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ㅋ 그래도 푸코, 하디, 루소가 별 네개이상 입니다 ^^

표맥(漂麥) 2017-03-0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 리뷰를 쓸려고 몇번 시도했다가 계속 뒤로 미루고 있답니다... 아마도 선생의 고매함 때문에 제가 한 수 집히고 들어가기 때문이라 스스로를 다독거립니다... 마음 속엔 거의 리뷰가 그려졌는데... 그냥 한번 더 읽고 간단히 후기나 올릴까... 그렇게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읽고 리뷰 못올리고 있는 여러 책 중의 한권!!! 에궁...^^

시이소오 2017-03-02 20:51   좋아요 0 | URL
리뷰로 그치기엔 너무 방대해서 엄두가 안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나중에 챕터별로 나눠 페이퍼를 써야겠습니다. 언제가 될는지 ㅎㅎ

2017-03-03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03 20:37   좋아요 0 | URL
저는 예술인도 뭣도 아닌 백수인데요. ㅋㅋ

2017-03-03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03 20:42   좋아요 0 | URL
뜨허 전혀 아닙니다. 오해하시고 계시네요. 그냥 대학 때 탈패 활동한게 다 인걸요.

2017-03-03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7-03-03 20:46   좋아요 0 | URL
교정도 하시잖아요. 그럼 예술인입니다 ^^

samadhi(眞我) 2017-03-03 20:47   좋아요 0 | URL
교정은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요. 실력이 있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막 잘못한 기분이 드는데요. ㅋㄷ

2017-03-03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3-03 20:5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그럼 재미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네요.

2017-03-03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식의 기원 한길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8
줄리언 제인스 지음, 김득룡.박주용 옮김 / 한길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블로그에 이 책의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무슨 이유때문일는지.

 

다른 지면에서 말했지만 요즘 나의 관심은 의식이다. 의식이 도대체 뭘까. 이 책의 주장은 다소 충격적이다. 여태까지 우리가 이해했던 의식에 대한 관점들 대부분이 기각된다. 줄리언 제인스는 의식이 사유에 꼭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실험은 이렇다. 다른 양의 물이 채워진 물잔을 앞에 놓아둔다. 물잔을 들고 있는 나를 의식하면서 물잔을 들어보자. 자 두 개의 물잔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 저자에 따르면 어떤 물건이 다른 물건보다 더 무겁다는 판단 행위는 의식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사유과정은 의식되지 않는다.

 

의식은 이성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창의적 생각이 일어날 때는 어떤 단계들이 있다. 첫째 의식적으로 문제와 씨름하는 준비 단계가 있고, 그 다음에는 아무런 의식적 집중을 하지 않은 채 놔두는 부화단계, 마지막으로 조명 단계로서 추후에야 논리적으로 정당화되는 단계가 있다. 가우스, 푸앵카레, 아인슈타인의 사례처럼 어떤 아이디어는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현 듯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의식은 그럼 어디에 있는가. 머릿속에? 심장 위에? 의식이 신체 밖에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다양한 이상 심리사례들이 있다. 유체이탈이 그러한 예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의식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 상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의 논의를 따르자면 도대체 의식은 존재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의식의 특징

 

1. 공간화

 

누군가 지난 100년을 생각해보라고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까. 우리는 대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정신-공간에서 사유할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의식은 언제나 하나의 공간화다.

 

2. 발췌

 

의식에서 우리는 어느 것을 있는 그래도 수 없다. 왜냐하면 의식 속에서 보기는 실제 행위의 한 유사로, 실제 행위에서 우리는 어느 한 순간에 사물의 오직 한 부분만을 보거나 한 부분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의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한 사물을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 알게 된 그 사물의 여러 측면들 가운데 가능한 한 모든 것에서 발췌를 수행한다....실제는 우리는 결코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서 만든 발췌를 의식하는 것이다.

 

3. 유사 (I)

 

유사 는 우리가 실제로는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상상속에서 우리를 대신하여 돌아다닌다’. 우리는 상상의 세계에서 행동하고 있는 상상의 자아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상상의 결과에 근거하여 결심을 내리게된다.

 

4. 은유로서의 ’(Me)

 

우리는 상상의 자신 내부에서 상상의 경치를 내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발자국 뒷걸음치기도 하고 어떤 개울에 엎드려 물 한 모금을 마시기도 하는 자신을 볼 수도 있다.

 

5. 이야기 엮기

 

의식에서 우리는 우리를 대신하는 자아가 항상 우리 삶의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본다....우리 행동에 원인을 부여하거나 왜 우리가 특정한 일을 행했는지 말하는 것 등은 모두 이 이야기 엮기의 한 부분이다.... 의식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우리를 보게 되면 언제나 그것을 설명할 태세가 되어 있다. 도둑은 자기의 행위를 가난 때문에 일으킨 행위라고 서술할 것것이며, 시인은 자기 행위를 아름다움 때문이라고, 과학자는 진리 때문이라고 서술할 것이다. 의식 속에서는 목적과 원인이 행동의 공간화 속으로 혼란스럽게 뒤엉키며 짜맞추어진다.

 

6. 조정 (concillation)

 

동화assimilation란 지각된 대상의 정체가 다소 불분명할 때, 그 대상을 이전에 학습한 어떤 도식에 부합하도록 하는 자동적 과정을 일컫는다. 새로운 자극은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의 개념이나 그 개념에 관한 도식으로 동화되어버린다. 우리는 결코 사물을 순간마다 똑같은 방식으로 보고나 듣거나 만지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세계를 지각할 때 이전 경험으로의 이 동화과정은 언제나 지속된다. 우리는 사물을 이미 학습된 도식에 근거하여 인지 가능한 대상으로 묶는다. 이 의식화된 동화가 조정이다. 이야기 엮기가 사물을 묶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듯이, 조정은 사물을 묶어 의식적 대상으로 만들어낸다.

 

줄리언 제인스는 우선적으로 의식의 특징을 위와 같이 제시한 이후에 의식에 대한 대담한 주장을 펼쳐나간다. 그에 따르면 의식은 언어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저자의 주장이 다소 황당할지언정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고고학, 문화학, 역사학의 자료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다.

 

저자는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일반적으로의식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있었을까

단지 목소리가 있었을 뿐이다.

 

양원적 정신

 

저자는 이 미케네인들의 정신 구조를 우리의 주관적, 의식적 정신과 구별하여 양원적 정신(bicameral mind)이라 부른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환각적 목소리에 복종한다. 양원적 정신에 유사한 현상은 정신분열증 환자의 환각이다.

 

저자의 실험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에게 우반구 베르니케 영역을 자극하면 많은 참가자들이 목소리혹은 음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양원적 정신에서의 신의 목소리를 의식이 대체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신의 목소리를 의식이 대신했던 것일까.

 

ka카와 ba

 

저자는 고대 이집트의 정신구조를 카와 바로 구분한다. ka카는 흔히 정신, 혼령, 원령, 생명력, 자연, 행운, 운명 등으로 번역된다. 저자는 카의 용법을 분석하여 - ‘나는 그의 카가 원하는 일을 했다’, ‘내 카는 왕의 것이다’- 카를 음성인격으로 해석한다.

 

그에 반해 ba바는 귀신이라고 부르는 것에 가까운 것으로 시각적 환각으로 나타난다.

 

의식의 원인

 

국가들 간의 교역이 증대대면서 신적 권위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문자의 발명으로 신의 목소리를 기록할 수 있게 되면서 신과 인간의 협력관계는 점차 느슨해졌고 예상치 못한 자연 재해는 신의 권위를 무색케했다. 예를 들어 기원전 1180년과 1170년 사이에 발생한 화산 분출은 키스로스, 나일 강 삼각지, 이스라엘 해안을 포함한 지중해 전역을 강타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단 하루 만에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로써 거대한 이주와 정복 전쟁이 시작된다.

 

양원 정신의 붕괴

b.c 2000년 경 고대 메소포타미아 석판의 내용을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

 

나의 신은 나를 버리고 사라지셨다.

나의 여신은 나를 돌보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다.

내 곁에서 걷던 선한 천사도 떠나버렸다.

 

양원적 정신은 붕괴되었다. 신들은 인간을 떠나버렸다. 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인간은 점술, 제비뽑기, 복점 등을 통해 신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

 

그리스에선 최초로 영혼이 발명된다. 사이키는 일리아스에서 단지 생명력만을 뜻했다. 그러나, 이제 사이키는 단지 생명이 아니다. 생명이 멈추고 난 뒤에 존재하는 무엇을 일컫는 말이다. 헤로도토스는 피타고라스가 이집트에서 배워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무튼 사이키가 영혼이 되면서 죽음, 또는 시체를 뜻했던 soma는 이제 신체를 뜻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카비루를 탐사한다. 기원전 8세기 <아모스서>에서는 정신, 생각하다, 느끼다, 이해하다 혹은 이와 유사한 어떤 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후 기원전 2세기의 작품인 <전도서>에서는 의식의 두드러진 특징들이 나타난다.

 

창세기의 엘로힘Elohim은 복수 명사다. 스스로 존재하는- 자인 엘로하(elohah)의 복수형이다. 저자에 따르면 엘로힘은 양원정신의 음성 환상들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다. 창세기는 양원정신의 붕괴에 관한 신화로 볼 수 있다. “너희는 엘로힘처럼 되어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뱀이 약속하는 것은 오직 주관적, 의식적 인간의 역량이다. 선악과를 먹고 그들은 자기가 알몸인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자기관찰적 시각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나바하는 자 나비임. 그리스어 예언자에 해당하는 말로 잘못 번역된 히브리어 나비는 흐름과 밝아짐에 관련되어 있는 어원군에서 나왔다고 한다. 나비는 은유적인 의미에서 흘러나오는 자또는 언설이나 환상이 용솟음치는 자. 그들은 과도기적인 사람들로서 부분적으로는 주관적이고 부분적으로는 양원적이었다.

 

현대에 들어 양원성의 가장 직접적인 잔재는 신탁이다. 그리스의 신탁은 양원정신이 붕괴된 이후 무려 1,000년간이나 지속되었다. 신탁에서 여사제는 신들림 현상을 보여준다. 여사제들은 시와 노래로 신탁을 말했다. 시적 영감 역시 일종의 신들림이다.

 

보다 최근의 최면, 정신분열증에서의 환각 역시도 양원성의 잔재로 해석할 수 있다.

 

 

줄리언 제인스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의식은 모두 언어는 아니지만 언어로 생성되고 언어로 접근된다.”

 

그의 주장에 어떤 반론이 가능할까. 언어의 매개 없이 의식 행위는 이루어지지 않는걸까.

 

처음에 그가 제시한 예로 돌아가보자. 두 개의 물컵이 있다. 어느 쪽이 무거운가? 그에 따르면 이런 판단을 내릴 때 의식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은유 표현을 고를 때 의식은 작동하는가? 의식의 특징이 정신- 공간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언어 역시 정신-공간 안에서 표상하는가?

 

제인스는 양원적 정신의 형태로서의 신의 목소리를 의식이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이 대체했다고 볼 순 없을까. 우리가 행동하기 전 0.5초 전에 뇌활동이 발생한다. 우리가 생각하기도 전에 뇌 활동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무의식의 작동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또한 의식이 우리 안에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그렇다면 의식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학자들 주장처럼 의식이 단지 뇌의 활동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의식의 기원>은 의식에 관한 손에 꼽히는 흥미로운 책이 될 것임에 분명하지만 여전히 의식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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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2017-03-0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조회수가 늘어난 이유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김도인씨가 주제로 다뤄서 그렇습니다ㅎㅎ

시이소오 2017-03-02 09:41   좋아요 1 | URL
아. 그런일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수평선님. 저도 들어보고 싶네요 ^^

samadhi(眞我) 2017-03-0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아가 존재한다고 여기는 것이 잘못. 가짜라는 말과 통하는 듯도 합니다.

시이소오 2017-03-03 20:37   좋아요 0 | URL
역시 진아님 다우신 댓글입니다 ^^

samadhi(眞我) 2017-03-03 20:39   좋아요 0 | URL
헉. 저답다는 게 뭔지 ㅋㅋㅋ 괜히 키득거려봅니다.

시이소오 2017-03-03 21:30   좋아요 0 | URL
진아,의 측면에서 아로부터 유래하는 무언가는 다 거짓이 아닐까요? ㅎㅎ

samadhi(眞我) 2017-03-03 21:35   좋아요 0 | URL
아 제 아이디 말씀하신거구나 ㅋㅋㅋ 네. 나는 없다 뭐 그런 거죠. 내가 믿고 있는 나라는 존재가 허상이라는 것

시이소오 2017-03-03 21:41   좋아요 0 | URL
나가 없는데 나의 의식이 있을순없을테니까요 ^^

우빠사마 2019-03-20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어도단, 멸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