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63 -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라냐 떼'가 혓바닥을 물어뜯는 맛.

 

 

 

 

스티븐 킹 전작주의자'는 아니지만 그가 쓴 소설이나 에세이'는 대부분 찾아서 읽는 편이다. 다른 뜻은 없다. 그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열혈 팬이기 때문에 좋아한 것도 아니고,  민주당 지지자'이기 때문에 좋아한 것도 아니다.  그냥 재미있으니깐 읽는 것이다. 그에게는 " 공포소설의 제왕 " 이라는 왕관이 꽤나 잘 어울리지만 자칫 잘못하면 공포소설만 잘 쓰는 작가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이 타이틀'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는 " 공포소설의 제왕 " 이 아니라 " 소설의 제왕 " 이다. 그리고 소설 못지않게 에세이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 공포소설만 쓰는 게 지겨워서 습작처럼 썼다는 < 사계 : 리타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우등생, 스탠 바이 미, 호흡법 > 는 놀라서 다시 볼 정도로 뛰어난 걸작이었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독자는 없을 것 같다.

 

 

오죽했으면 소설가 장정일이 < 독서일기 > 에서 사계를 언급하면서 "스티븐 킹이 이 단편을 쉬어가는 의미에서 쓴 작품이라면 한국의 작가는 다 죽어야 한다." 며 넥타이 공장이나 차려야 한다고 말했을까. 빈말이 아니다. 한국의 작가들이 배워야 할 작가는 제임스 조이스가 아니라 스티븐 킹'이다. 한국 작가들이 독자는 거들떠도 안 보고, 평론가들에게 매달려 구애를 보내는 태도는 지향해야 될 덕목이 아니라 지양해야 될 대목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는 태도는 비겁하다. 고전은 재미있기에 오래 읽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티븐 킹은 재미와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이다. 그는 교양 어투 대신 저잣거리 입말을 사용해서 작품에 생생한 생명력을 부여한다. 하지만 모두 다 그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킹의 저잣거리 입말을 개짓거리 쌍말'이라고 폄하하는 클래식한 교양인'도 있을 터이다.

 

 

녹차를 즐겨 마시며 티타임을 한가롭게 보내는 교양인이 보기에는 킹의 소설이 영 못마땅할 것이다. 스티븐 킹 특유의 저잣거리 입말이 까끌까끌하고 거친 맛처럼 느껴질 것이다. 마치 탄산 거품이 혓바닥을 사정없이 긁어내리는, 코카콜라 특유의 톡 쏘는 맛처럼 말이다. 스티븐 킹'이라면 이 맛에 대하여 " 피라냐 새끼들에 떼거지로 몰려와서 내 혓바닥을 물어뜯는 맛이군 ! " 이라고 묘사하지 않았을까 ? 내가 킹의 소설을 읽는 이유는 바로 그 맛 때문이다. 나는 피라냐가 떼거지로 몰려와서 혓바닥을 물어뜯는 것 같은, 그 거친 문장 때문에 매료되어 킹'을 읽는다. 이런 문장은 찰스 부코스키와 함께 독보적이지 않을까 싶다. 스티븐 킹은 작법서'라며 자세를 낮춘 인생론 < 유혹하는 글쓰기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쉬운 낱말을 쓰면 어쩐지 좀 창피해서 굳이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이다." 킹의 지적은 글쓰는 요령이기에 앞서 그가 가진 평소의 철학에 가깝다. 압축미도 좋고, 세련된 은유도 좋고, 미문도 좋지만 모든 문학 작품을 한 가지 입맛에만 맞추면 쉽게 질리게 된다.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그 지긋지긋한 군만두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에게 군만두 대신에 딤섬을 제공했다면 복수의 서사'는 용서로 끝났을 것이 분명하다. 음식도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 건강에 좋듯, 문학도 편애 없이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신작 < 11/22/63 > 은 시간 여행'이라는 그 흔한 공상과 케네디 암살 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엮어서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가 원고지 7000매 분량의 소설 [ 언더 더 돔 / 2009年 ] 을 출간한 지 2년 만에 다시 5000매 분량의 < 11/22/63 > 를 선보였다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작가 생활 40년 동안, 그가 쏟아낸 작품이 무려 500여 편이 넘는다. 이 가운데 장편만 50편이다. 이처럼 그는 천재적 재능을 갖춘 작가이면서 동시에 노력하는 작가'이다. 그는 제 2의 조르주 심농이다. 소설 속 배경이 되는 " 과거 1958년 " 은 킹이 10살 때'이다. 문득, 열 살 무렵의 어린 소년은 무엇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가 유년 시절을 회고한 에세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킹에게 있어서 1958년은 유독 기억에 남는 해'였던 것 같다. 그는 < 유혹하는 글쓰기 > 에서 이렇게 회상한다.

 

 

" 그것은 1958년의 일이었을 것이다. 나는 센터 초급 중학교에 다녔고, 데이브 형은 스트랫퍼드 중학교에 다녔다. 어머니는 스트렛퍼드 세탁소에서 일했는데, 세탁부 중에서 백인 여자는 어머니뿐이었다. (p.36) " 라고 말하는가 하면 " 나는 1947년에 태어났고 우리가 처음으로 텔레비젼을 구입한 것은 1958년이었다. (p.39) " 고 말한다. 그리고  가난한 어머니가 푼돈을 모아서 킹에게 로열 타자기'를 선물한 때도 그 즈음이었다. 첫 번째 텔레비젼과 첫 번째 타자기, 어쩌면 그해는 어린 킹에게는 지상 최대의 해'였을 것이다. 그는 로열 타자기로 작성한 단편 원고 한 편을 투고했다고 회상했는데 그해가 1960년이다. 출판을 목표로 한 첫 번째 소설이었다. 이처럼 < 11/22/63 > 를 관통하는 과거 1958 ~ 1963년은 작가 킹이 소설가로써 꿈을 키웠던 시발점이자 근원'이었다.

 

 

만약에  칠순에 가까운 노인이 된 그가 과거로 돌아가서 일주일 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주저없이 1958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지 않았을까 ? 당신이 열 살 무렵을 회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 아마도 < 맛 > 에 대한 추억이 아닐까 싶다. 프르스트가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에서 마들렌 과자를 통해 유년을 회상하듯, 킹은 그 시절에 먹던 맛을 제일 먼저 기억했을 것이다. 우리가 유년 하면 "달고나"와 "쫀드기"를 떠올리듯이 말이다. 소설 속 주인공 제이크 에핑'이 과거로 돌아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신문과 함께 간단한 음료를 파는 가게에 들려서  " 루트비어 " 라는 탄산음료를 마시는 일이었다. 루트비어는 이름과는 달리 무알콜 탄산음료로  색깔과 톡 쏘는 맛이 콜라'를 닮았다. 속살 고운 아이들이 마시기엔 피라냐가 혓바닥을 물어뜯는 맛일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루트비어'를 마시고는  " 한 모금 마시는 순간 깜짝 놀랐다. " 고 고백한다. 그 고백은 마치 여자의 가슴을 처음 만져보고는, 말캉말캉한 가슴이 솜사탕처럼 부드럽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소년의 독백처럼 들린다. 주인공 제이크 에핑은 젊은 스티븐 킹이 투영된 캐릭터'이다. ( 킹 또한 젊은 시절에 제이크 에핑처럼 교사로써 학생들에게 작문을 가르쳤다.) " 지상 최대의 해 " 로 시간 여행을 떠난 " 지상 최악의 해 " 에서 온 사내는 영화 < 터미네이터 >에서 젊은 용사로 나온 카일 리스 ( 마이클 빈 ) 를 닮았다. 영화 < 터미네이터 > 에서 카일 리스'가 지키고자 했던 이가  미래의 지도자 존 코너'였다면, 소설 < 11/22/63 > 에서 제이크 에핑이 지켜야 했던 이는 케네디'였다. 그는 과연 케네디'를 지켜낼 수 있을까 ? 킹은 시간여행자'라는 흔한 공상 소설과 차별을 두기 위해 몇 가지 다른 장치'를 마련한다. 이 장치들은 아직 이 소설을 읽은 않은 독자를 위해 아껴두련다.

 

 

언젠가 헤밍웨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사랑하는 것들을 죽여야 한다 ! " 맞는 말이다. 킹은 과연 좋은 작품을 얻기 위해 이 소설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을까 ? 젊은 킹'이었다면 작품에 욕심이 많아서 생각할 틈도 없이 사랑하는 것들을 죽였을 것이다. 그가 그동안 죽인 등장인물을 생각하면 그는 지독한 인간이다. 하지만 한국 나이로 환갑이 지난 킹은 이 작품에서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 작품성 > 과 < 사랑하는 것 > 사이에서 방황한다.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살아오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죽인 것에 대한 참회일까 ? 그럴 수도 있다. 그는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나는 이 갈등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무시무시했던 킹'이 이제는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이며 말랑말랑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책을 덮고 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용필'에게 열광했던 단발머리 여고생이 4,50대 중년 여성이 되어 조용필 무대를 찾아와 눈물을 쏟듯, 

 

 

콧물 흘리며 스티븐 킹 소설을 밤새 읽던 내가 지금도 여전히 킹의 신작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좋아하는 작가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무한한 감동이다. 조용필을 사랑했던 중년의 팬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무대'는 항상 마지막 무대였듯이, 나에게도 킹의 최고 걸작은 항상 마지막 소설이었다. 이 작품이 비록 작품성과 사랑하는 것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멜로 드라마'로 살짝 빠졌다 해도 나에게 킹은 언제나 킹이었다. 그렇다고 킹 특유의 문장이 바뀐 것은 없다. 피라냐가 떼거지로 몰려와서 혓바닥을 물어뜯는 문장 또한 여전하다.  " 어떻게 지내쇼, 나잇살 처먹은 대머리 양반 ? 요즘 들어 뜨끈뜨끈한 닭 똥구멍에 대고 붕가붕가라도 했나 몰라 ? ( p.79) "

 

킹 할아버지 !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 소설 읽으면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붕가붕가'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엄마에게 물었다가 따귀를 맞았어요. 헤헤. 하지만 괜찮아요. 그런데 다음 신작은 언제 나오나요 ?

 

 

 

 

 

신작 언제 나오나요, 에 대한 답  :  기쁜 마음으로 스티븐 킹의 신작 소설 출간 소식을 알린다. 올 9월 < 닥터 슬립 > 이라는 장편 소설을 선보인 모양이다. 아마, 내년이면 한국 독자들도 이 소설을 접하지 않을까 싶다. 속편을 쓰지 않는다는 고집을 꺾고 이번에는 < 샤이닝 그 후 > 를 다룬 내용이라고 한다. 잭 니콜슨이 연기했던 알콜중독자이자 미치광이 잭 토랜스의 아들이 아버지 없는, 동정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서사이리라. 물론 이 눈물의 의미가 슬픔이 아닌 공포에서 연유된 것이란 사실은 안 봐도 뻔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 2013-12-06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책으론 아직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스티븐 킹의 신간이 나왔군요..!
그런데 제 '사계'는 아직 유효한 것입니까..? 몇 달이 지났지만..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05:56   좋아요 0 | URL
그럼요. 만나면 드릴려고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장치라도 없으면 언제 오프에서 함 보겠습니까. ( 오열 )

나탈야 2013-12-06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바와 조낸...

무슨 외국사람 이름같군뇨. 둘이 친구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14:15   좋아요 0 | URL
가만 들어보니 그렇군요... ㅎㅎㅎㅎㅎㅎ... 시바는 인도 사람 이름 같고
조낸은 스웨덴 사람 이름 같음.. 안녕 시바 ! 안녕 조낸 앤드 유 ?

고양이라디오 2022-03-30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킹은 킹이네요. <11/22/63> 읽고 있습니다. 오늘이면 2권 마무리 짓겠네요. 정말 재밌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30 12:51   좋아요 1 | URL
rmfjady 그럼요. 킁이 킹은 킹이죠 !!!
 

 

 

 

 

 

알라딘 서재 10년 역사상 최초.

 

 

 

알라딘에서 리뷰 공모를 하기에 기웃거렸더니 1등 상금이 50만 원'이기에 혹해서 리뷰를 작성했다. 가지고 싶은 전집이 있기 때문이다. 청하에서 나온 니체 전집은 낱개로 구매해서 거의 다 모았는데 번역이 " 궁서체 스타일 " 이어서, 명조체-스러운 책세상 판 니체 전집'을 살까 고민 중이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거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뽑히면 그 돈으로 니체 전집과 밀란쿤데라 전집을 사야겠다. 내 책장에 꽂힌 니체와 쿤데라는 모두 이웃들에게 나누어주겠다. 누구는 이 글을 읽고 콧방귀를 뀔 것이 분명하다.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천성이 급하다. 컵라면을 3분 후에 먹은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다. 자판기 커피를 뽑을 때는 종이컵이 내려와 커피를 담기 전에 미리 종이컵만 꺼낸 적도 있다. " 어라 ?! 왜 커피가 없지. " 페이퍼에 올리는 글도 마찬가지다. 다 완성하고 나면 < 등록하기 > 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일단 쓰고 있는 중에 < 등록하기 > 버튼을 누른 후 쓰다 만 글을 완성한다. 나란 인간, 그런 인간. 번갯불에 콩 구워먹을 놈. 그래서 준비했다. 알라딘 리뷰 대회 1등하면 예의상 감사의 말'을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 그래서 쓴다, 미리 !

 

감사의 변

곰곰생각하는발

 

( 아,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원, 투, 쓰리 강냉이. 아아. ) 가문의 영광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족의 영광은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몇몇 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특히 이명박 각하'에게 이 영광을 드립니다. 당신이 만든 세상이 하도 개떡같고 재미없어서 책만 읽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상금의 절반은 당신 몫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신다면 연락주십시요. 각하 !  제가 받은 상금에서 절반을 당신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테니스만 치지 말고 책 좀 읽으세요. 감사합니다. 다, 각하 덕입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선되지도 않은 응모작에 대한 당선 소감문도 작성했는데, 출간된 적이 없는 서평집에 대한 서평 또한 작성하지 말란 법 없지 않은가 ? 그래서 준비했다. 1년 후에 나올 내 서평집에 대한 리뷰를 미리 작성한다. 알라딘 서재 10년 역사상 최초이지 싶다. 나란 인간, 그런 인간. 누누이 말하지 않았던가. 번갯불에 콩 구워먹을 놈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니깐 됐고 !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가정에서 이 글을 쓴다. 우선 곰곰발 소사'를 간략하게 기술하고 나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사실 소사라 할 것도 없다. 하도 꾀죄죄한 인간이라 길게 나열한 것도 없다. 일단 그는 치질로 고생을 했다, 하는 일마다 새 됐다, 십 원짜리라는 욕도 먹었다. 그의 인터뷰를 따오자면 " 하도 십 원짜리라는 욕을 먹어서 백 원짜리 욕도 먹고 싶더라고요. " 그는 현재 인왕시장에서 어수선'이라는 생선 가게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생선 장수'다. 일하는 틈틈이 페이퍼를 작성했다고 하니 그의 글에서 비릿한 맛을 찾아내는 것 또한 재미이리라. 그는 학창시절 공부를 못해서 상이라고는 알라딘 리뷰 대회에서 1등을 한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상금의 반은 이명박 씨'에게 헌납해서 뇌물죄로 구류 18일을 살았다. 그리고 서평집 < 서평 따위 개나 줘라 > 라는 책을 출간했다. 다락방의 < 소설 공감 > 은 13쇄를 찍었으나 그의 책은 현재 48를 찍었다. 오해하지 마시라. 48쇄가 아니라 48부 나갔다고 한다. 끗 !

 

아는 사람들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는 범성론자'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 라고 말하지만 그에게는 기차는 페니스'다. 참 많은 욕을 먹지만 사실 그의 잘못이 아니다. 기차를 남근이라고 말한 사람은 프로이트였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섣불리 그의 글이 천박하다고 손가락질하기에는 문장이 매우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는 스스로를 색기 있는 풍각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심중에는 시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얼음이 녹으면 무엇일 될까, 라는 질문에 < 물 > 대신 < 봄 > 이 온다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곰곰생각하는발'이다. 그는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시령을 넘다가 고속버스에 갇힌 적이 있다. 3월 진눈깨비가 내리는, 안개 주의보가 발령난 날'이었다. 어디선가 교통 사고가 난 모양이었다. 붉은 색 야광봉이 짙은 운무 속에서 반짝 반짝. 버스에서 내려 오줌을 누었다. 출가를 꿈꾼 적 있다. 어릴 때 닮고 싶은 위인이 누구냐는 말에 항상 원효대사'라고 답하고는 했다. 홍길동처럼 요술을 부리잖아요 ! 나는 27년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은 남자로 남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접었다. 애인의 젖가슴이 너무 예뻐서 접기로 했다. 봉봉 오렌지 쥬스 속 알갱이처럼 톡톡 터지는, 한 세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젖가슴을 탐했다. 여름에는 촉촉한 검은 동굴 속에 숨어서 아예 나오질 않았다. 문어처럼 다리만 삐쭉 내밀고는 여자가 흘리는 눈물을 잡아먹었다. 아, 동굴에 갇혔다. 여자와 사랑을 나눌 때마다 나는 늘 내가 광부'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여자는 동굴이고 나는 광부였다. 여자의 몸속은 더웠다. 깊이 들어갈수록 숨이 막히고 땀은 등골을 타고 또르르 내려와 아랫 골에 고였다. 섹스는 끝이 막힌 굴'에서 시커먼 석탄을 캐는 일. 오, 오오 눈부신 고립. 아, 아아. 내가 곡갱이질을 할 때마다 동굴은 아아, 소리를 냈다. 신기한 일이다. 동굴은 어떻게 해서 인간의 언어를 배웠을까 ? 모를 일이다.

 

- 147, 섹스는 탄광에서 석탄을 캐는 일이다     부분 발췌

 

 

그는 " 섹스 " 를 탄광에서 석탄을 캐는 일'에 비유한다. < 그 > 다운 문장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막장'에서 석탄을 캐는 일이라고 말한다. 깊이 들어갈수록 숨이 막히고, 땀이 나니 절묘한 비유'다. 남녀가 갈 때까지 가는 곳이 바로 섹스요, 막장이다. 좋은 글의 기준은 무엇일까 ? 심금을 울리는 글, 정직한 글,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여진 글, 기타 등등. 곰곰생각하는발에게 있어서 좋은 글에 대한 기준은 < 심금을울리는글'> 보다는 < 능글' >에 있다. 그의 글은 " 능글 " 이다. 그러므로 그는 문청(문학청년)이 아니라 능청'이다. 사실 능글'은 과하면 느끼하고 부족하면 썰렁하게 된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내공을 선보일 때 아름다운 능글'이 된다. 다음 글은 능글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할 말 안 할 말 가려 하지 않고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만연체'로 쓰여진 문장을 읽으면 짜증이 난다. 플로베르나 프르스트 정도의 레베루'가 되어야지 할 말 안 할 말 가려 하지 않고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만연체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지, 어설픈 잔재주를 가진 사람이 할 말 안 할 말 가려 하지 않고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만연체를 다루면 문장이 지저분해진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평론가 ○○○'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 아라비아의 로렌스 > 를 보고 나서 감읍하야 두 달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낙타'만 그렸다는 수줍은 고백은 시네필로서의 운명'을 보여준 일화'라 할 만하다. 두 달 동안 낙타만 그렸다니, 대, 다, 나, 다 ! 할 말은 과천 경마장 번식장으로 보내고 안 할 말은 제주도 목장으로 보내라.

- 201, 할 말 안 할 말  

 

어찌 되었든 나는 괄약근마저 없는 인간이었다. 류근이 유근( 有筋 : 힘줄 근 ) 이라면, 나는 괄약근도 망가지고 거시기도 부실하니 무근( 無筋 : 힘줄 근 )이면서 동시에 무근( 無根 : 뿌리 근 )이었다. 시바, 뒷방 늙은이처럼 이게 무슨 지랄병인가. 의사 선생이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인간에게 꼬리'가 달렸다면 치질로 인한 질병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 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었다. 꼬리 근육을 열심히 움직이면 당연히 괄약근 운동에 도움을 주어서 치핵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불행은 없었을 것이 아닌가. 마초와 꼰대'는 < 쪽 > 을 중요시한다. 양심은 팔아도 쪽 팔린 건 못 참는 부류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쪽 팔리면 하와이 간다. 그들에게 어울리는 사자성어는 < 어두육미 > 다. " 성님, 그래도 생선은 대가리가 맛있지라, 잉. " 힘을 숭배하는 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것이 바로 대가리 찬양‘이다.

 

- 232, 힘줄과 고독

 

그는 < 할 말 안 할 말 > 이라는 글에서 정성일의 허세와 신형철의 득세'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연속적으로 1음절 단어를 배치해서 띄어쓰기를 한 것은 의도적으로 보인다. 이 연속성에는 묘한 리듬감이 있다. 경지에 오른 듯한 느낌이 드는 문장이다. 너무 과열되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 그는 느닷없이  라고 " 할 말은 과천 경마장 번식장으로 보내고 안 할 말은 제주도 목장으로 보내라. " 라고 능글거려서 딱딱한 분위기를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말(語) 을 말(馬)로 환유하는 방식은 고수의 품격이 느껴진다. 대,다,나,다. 그런가 하면 곰곰생각하는발은 자신의 딱한 상황을 스스로 희화화해서 스스로를 조롱거리로 삼는다. 치질에 걸려서 피똥 싼 얘기를 자주한다. 그는 류근 시집 " 상처적 체질 " 에 대한 서평에서 류근을 < 시바 > 와 < 조낸 > 으로 문장을 완성시키는 마초'라고 정의한 후,

 

이 마초는 신파와 통속에 기대어서 시적 아우라를 획득했다고 평한다. 그리고는 류근'에서 < 근 > 을 힘줄(筋)과 뿌리(根) 라고 설명한다. 마초를 상징하는 단어가 바로 힘줄과 뿌리(남근)이 아니었던가 ? 이 절묘한 말장난은 다음에서 빛을 발한다. 류는 있을 유(有)가 되어 류근이라는 이름은 힘줄과 남근을 모두 가진 존재라고 우긴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곰곰생각하는발) 을 무근적 존재'라고 소개한다. 인간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근육인 괄약 " 근 "마저 개불처럼 흐물흐물하니 자학조로 내뱉는 말이다. 곰곰생각하는발은 힘줄도 없고 뿌리도 부실하며, 시바.... 괄약근마저 힘을 못 쓰는 것이다. 해학인지 자학인지 모를 넋두리는 읽는 이에게 호탕한 유쾌함을 선사한다. 능글의 절묘한 맛이다. 곰곰생각하는발과 코카콜라는 공통점이 많다. 일단 속이 시커멓다.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측면에서 곰곰생각하는발은 다크하다.

 

사실 코카콜라는 달콤한 음료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팹시콜라'가 코카콜라에 비해 달다. 주식회사 팹시는 그 유명한 < 팹시 챌린지 > 라는 블라인드 테스트 광고를 통해 팹시가 코카콜라보다 맛이 좋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소비자들이 팹시를 선택한 이유는 코카콜라 특유의 톡 쏘는 맛 때문이었다. 코카콜라 탄산은 팹시콜라 탄산보다 강해서 혓바닥을 긁는 것 같은 통증을 유발한다. 어떤 이는 이 맛 때문에 코카콜라를 찾지만 다른 이는 이 강한 탄산'이 피라냐가 혓바닥을 물어뜯는 것 같아서 싫어한다. 코카콜라는 매우 거친 맛이다. 곰곰생각하는발 서평도 마찬가지다. 부드럽고, 클래식하며, 고상한 이들은 이 맛이 피라냐가 혓바닥을 물어뜯는 맛이라며 혐오할 것이고, 어떤 이는 그 맛에 읽을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나는 피라냐 같은, 내 혓바닥을 사정없이 물어뜯는 그 맛에 이 책을 읽는다.

 

하루 빨리 그의 치질이 완쾌되어서 텅 빈 버스에서 서서 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서 가는 놈, 백 프롭니다 ! 끝으로 거의 뿌리도 완쾌되었으면 한다. 범성론자인 그가, 스스로를 색기 있는 풍각쟁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자의 뿌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동이 중단된 고리 원전과 같다. 하루 빨리 가동되기를 빈다. 원전과 뿌리(남근)의 공통점은 아무 때나 서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멈춰서도 안 된다. 그가 자주 하는 말로 끝을 맺을까 한다. 건투를 빈다, 시바 !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slmo 2013-12-0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 170센티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울 동서,
소싯적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가고 싶어했다나 어쨌다나,
버스를 타면 자리에 앉아본적이 없다더군요.
뭇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기 위해서라나~

지금은 불혹을 지나,
앉을 자리가 없으면 버스고 지하철이고 당췌 타질 않는다지엽~^^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8:2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 경우도 있군요. 미쳐 생각을 못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서가 참... 능글맞으세요..ㅎㅎㅎㅎㅎㅎ

2013-12-05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5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5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5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3-12-0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투를 빕니다 저도 니체 전집 지르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20:30   좋아요 0 | URL
우현 님도 리뷰 함 올리시구려...포상금이 꽤 짭짤함...
참 우현 님 학교 근처에 꼴뚜기국수집이라고 있더군요.
나중에 그곳에서 한 잔 합시다..

수다맨 2013-12-0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만원 타셔서 니체 전집이랑 쿤데라 전집 사시고, 나아가 곰곰발님 특유의 범성론도 널리 전파하셔야지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00:32   좋아요 0 | URL
이거 알고 보니 책이 정해져 있군요. 에이... 안 할랍니다... 난 그냥 아무 리뷰나 되는 줄 알았내요...ㅎㅎㅎ

그렇게혜윰 2013-12-08 00:05   좋아요 0 | URL
올해는 책이 정해진 게 아니라고 해요. 전체 도서에 대하여!
다만, 작년까지는 도서를 정해주고 대신 도서별 시상을 했는데 전체 도서를 대상으로 하면 도서별 시상이 어렵겠네요. 고로, 수상자의 수도 예년의 수십명이었던 것이 딸랑 16명으로 끝나겠구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8 00:41   좋아요 0 | URL
오홋, 그렇습니까 ? ㅎㅎㅎㅎ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글빨 약한 사람들은 박리다매 작전을 써야겠군요...

그렇게혜윰 2013-12-09 10:36   좋아요 0 | URL
ㅠㅠ 올해는 박리다매가 불가능해요 ㅠㅠ
도서별 시상이 올해는 없어진 것 같아요 ㅠㅠ
저도 박리다매를 노렸는데 ㅠㅠ
알라딘이 경영난을 겪나봅니다ㅠㅠ

ㄷㄷ 2013-12-0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저 책세상 니체전집!!! 참 탐나는 물건이죠... 좋은 결과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00:53   좋아요 0 | URL
아니 그게 아니라. 리뷰 도서가 정해져 있더라고요. 난 그것도 모르고 삽질했음니다.
아니 좀 명확하게 대상목록을 정하던지.. 두리뭉실하게 해서 헷갈리게 만들고 말이야.. 참내....

드팀전 2013-12-06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루 생선이 잘 팔렸으면 좋겠습니다...그것만이 살길이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03: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생선이 편안해야 세상이 편안해집니다.

새벽 2013-12-06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는, 그의 문장 특유의 감칠맛, 오르가즘까미 몰아가다 정액 터뜨리듯 자연스럽게 분출되는 매끄러운 문맥에 있다. 자연스런 문장 흐름 속에서 가끔의 오탈자와 욕설은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읽혀지는 것이다. 그 와중에 때로 심장을 쥐어짜고 때론 불알 쥐어짜듯이 움찔움찔 독자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쾌감을 선사한다.
이는 치장을 일삼는 분식 문장들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맛으로, 그런 글들에선 어쩌다 오탈자나 속된 말들이 눈에 띌 량이면 당장에 마알간 국 위에 떨어진 몇 알 뒤의 똥덩이 마냥 사람을 매스껍게 하는 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05:57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새벽 님이 그러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랑 가까이 어울리시고 부터 물드신거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화애니비평 2013-12-0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저도 광부가 되고 싶군요..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14:16   좋아요 0 | URL
흑흑... 어서 만애비 님, 나와 쏠로 탈출해서 열심히 석탄 캐자구여..

나탈야 2013-12-0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님의 충격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14:17   좋아요 0 | URL
저건 새벽 님을 아는 사람들만 웃을 수 있는 코드임..
다른 이는 왜 저게 웃기지 할 거임...

2013-12-06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6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원도에 홀딱 빠졌다. 이름 때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신기하게도 강원도의 지명은 모두 시적인 느낌을 간직했다. 물치항이라는 그 말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물치항에 갔고, 양양이라는 그 순한 어감'이 좋아서 양양을 찾았다. 아야진도 마찬가지였다.반면 통리는 김혜순 시인의 < 트레인스포팅 > 을 읽다가 왠지 모르게 그 이름이 마늘처럼 아려서 통리를 찾아갔다. 이름이 예뻐서 버스터미널에서 우발적으로 고른 행선지였다. 속초에 터를 얻을까 하고 찾아간 곳은 터앝에 잡초 무성한 빈집'이었다. 전에 살던 세입자는 시한부 선고 받고 요양차 이곳에 머문 30대 서울 남자였다고 한다. 오기였을까 ?  시한부라는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을까 ? 그는 2년 치 월세를 일시불로 미리 셈을 치른 후 혼자서 터앝을 가꾸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 머문 기간은 4개월이 전부였다고. 쓸쓸히 죽어갔다고.  그러니깐 그 빈집은 여전히 죽은 자가 세를 내고 있는 중이었다. 집을 소개한 노인이 말했다." 사람 손때 묻은 흙'은 용케 알아.  주인 없으면 제멋대로 자라지. 사랑 받지 못한 아이들처럼 ...... " 노인의 말에 문득 코멕 매카시가 쓴 < 모두 다 예쁜 말들 > 에 나오는 문장이 떠올랐다.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고,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그 빈집은 그 사내의 흉터였다. 사랑 받지 못하고 웃자란, 잡초 무성한 터앝도 그가 남긴 흉터'였다. 쪽창에서 바라본 터앝은 자꾸 그가 살아온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07143 섹스는 끝이 막힌 탄광에서 석탄을 캐는 일 中

 

 

 


 

                               

 

 

 

 

비평이냐 사평'이냐

 

 

 

 

비평의 사전적 의미는 "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함 " 으로 되어 있다. 반면 서평은 " 책의 내용에 대한 평 " 을 뜻한다. 그러니깐 비평가는 텍스트'에 집중해야 하고, 서평가는 책이라는 상품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두루두루 평한다. 여기에는 책 만듦새'를 비롯하여 각종 자질구레한 것들을 둘러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쉽게 말하자면 비평가는 집 설계도를 보는 것이고, 서평가는 만들어진 집을 보는 것이다. 수압은 좋은가 : 수도꼭지를 돌려보기도 하고, 방음은 잘 되어 있나 : 바닥을 두들겨보기도 한다. 만약에 이 과정에서 하자'가 있으면 시공사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좋은 책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인 경우는 잘 팔렸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도 이상할 거 없다. 그런데 그 말을 비평가가 말하면 노골적인 것이 된다. 

 

비평가가 책 만듦새를 넘어 책 판매량까지 걱정하며 글을 쓰게 되면 꼴사나운 풍경이 연출된다. 꼴사납다는 표현이 그렇다면 오지랖이라고 해두자. 하여튼 비평이 서평에 가까우면 안 되고, 서평 또한 비평 흉내를 내면 안 된다. 그들은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라 이란성 쌍둥이'다. 그런데 대형 출판사 문예지를 끼고 열심히 활동하는 문학평론가들은 비평의 사전적 의미'조차 잘 모르는 것 같다. 덕담은 넘쳐나는데 비판은 없다. 당연한 현상이다. 출판사로부터 청탁을 받고 글을 쓰니 싫은 소리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그러니 덕담이 팔 할이다. 문학평론가에게 있어서 출판사를 자신의 밥그릇에 밥 숟가락 떠다 줄 손님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게임은 종료된다. 죽비소리가 없으니 요즘 비평은 허튼소리'가 된다. 허튼소리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걸레 스님 아닌가 ! 그렇다면 허튼소리만 하는 비평가는, 아 ! ( 문학평론가들이 모두 그렇다는 소리가 아니다. 독고다이 전투형 문학평론가도 많다. )                 

 

언제부터인가 비평이 대형 출판사의 홍보부대로 전락한 이후부터는 비평가가 쓴 비평을 믿지 않는다.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쏟아진 극찬에 질려버렸다. 평론가는 출판사 눈치만 살살 살피고, 문단에서 뜨고 싶은 신출내기 소설가와 시인은 평론가 눈치만 살살 살피고, 독자는 책 말미에 부록처럼 끼워진 비평문이나 추천사가 출판사의 홍보 문구였다는 사실을 모른 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고착되니 정작 조명받아야 할 작품은 조명을 받지 못한다. 문단에 거리를 두는 작가는 잊혀진다. 홍보의 생명은 구라와 허세에 있다. 수많은 부동산 관련 광고 전단지'를 보라. "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 라고 써 붙인 광고 전단지는 알고 보면  우사인 볼트'처럼 뛰어야 가능한 판타스틱한 거리'이다.

 

광고 전단지만 보면 역세권이 아닌 곳이 없다. 역 하고는 상관이 없는 내가 사는 달동네 집도 어느새 도보로 10분 거리'가 되어 있다. 그러니 당연히 비평가의 평론을 믿지 못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평론집'보다는 서평집'에 믿음이 간다. 깊이가 없을 것이란 우려는 지나가는 방동사니'에게 주자. 서평이란 원래 깊이가 없다. 그것이 전제'다. 그러나 깊이가 없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식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먹는 애피타이저가 주 요리'보다 짜고, 맵고, 달고, 심지어는 웅숭깊은 맛까지 선보인다면 그것은 식전 요리로써의 자격이 없다. 애피타이저의 기본은 슴슴한 맛'이다. 서평가가 비평가 비평문 흉내를 낸다고 조사 하나하나를 분석해서 작품을 해부한다면 그것은 서평도 아니고 비평도 아닌 만평이 된다. 스피노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 깊게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야 한다고 말이다.

 

서평이란 깊게 파기 위한 전단계, 즉 넓게 파기'에 해당된다. 이 작업을 두고 깊이가 없으니 읽을 필요 없다고 하면 곤란하다. 비평가가 비평문에 허튼소리만 작작하면 짜증나지만, 서평은 서평가가 딴소리'를 자주 할 수록 재미있다. 예를 들어 헤밍웨이의 < 노인과 바다 > 에 대한 서평을 쓰다가 느닷없이 메이저리그 만년 하위팀 플로리다 말린스'에 대한 이야기로 빠진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다. ( 말린스(Marlins) 가 청새치라는 뜻이고, 구단주가 청새치 낚시광'이었다는 사실은 헤밍웨이와 닮은 구석이 있다. 실제로 헤밍웨이는 플로리다'에서 청새치 낚시를 즐겨 했다. ) 독자가 서평을 읽는 이유는 < 제품 사용  후기 > 를 통해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정보를 얻으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 밑줄 " 을 발견하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막연한 연정을 서평가가 시원하게 그 느낌을 묘사할 때가 바로 서평집을 읽는 맛이 난다.

 

김혜자'였으면 " 그래, 이 맛이야 ! " 라고 외쳤을 것이다. 타자의 문장에서 내가 친 밑줄을 발견하는 것은 쾌락'이다. 그리고 그것은 서평가가 갖추어야 할 재능이다. 내가 김혜순의 < 트레인스포팅 > 이란 시를 읽고 나서 무작정 " 통리 역 " 으로 떠났듯이, 곽재구 시 < 사평역에서 > 를 읽고 무작정 사평역을 가기로 했던 적이 있다. 내가 톱밥 난로로 덥혀진 대합실'이라는 그 웅숭깊은 서정에 끌려서 그곳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 사평역에서 > 란 시 때문이 아니라 그 시에 대한 어느 비평가의 비평문 때문이었다. ( 그가 서평가였는지 비평가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비평가라 적어둔다. ) 그 비평문은 일반적인 비평문처럼 딱딱하지 않았다. 어쩌면 비평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는 지나친 감성이 묻어난 글이었는데, 그 글을 읽고 나면 사평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는 이 비평문을 위해 사평역을 답사했으리라. 그러지 않고서는 이렇게 생생한 풍경과 풍광을 이야기할 수 없으리라. 그런데 " 사평역 " 이란 존재하지 않는 역이다. 그러니깐 엄밀히 말하면 평론가가 묘사한 그 생생한 기시감은 가짜인 것이다. 하지만 누가 이 호객 행위에 돌을 던지랴 ! 내가 < 사평역에서 > 에 대한 글을 읽고 나서 사평역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그 글 속에 " 밑줄 " 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비록 신파에 가까운 비평 때문에 속았으나 여전히 그 " 사평 " 에 대한 비평, 혹은 그 서평이 좋은 글이라는 것을 믿는다. 요즘 평론은 인간적인 맛이 없다. 칭찬은 하는데 속에서 우러러나오는 그런 칭찬은 아니다. 그것은 그냥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 하나도 안 늙었네 ! "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믿지 마시라. 당신 늙었어. 지금의 비평은 생생한 맛이 없다. 죽은 글 같다. 그런 평론은 아무리 분석이 날카롭다고 해도 말 그대로 死評 이다. 김현의 평론이 지금도 읽히는 이유는 분석이 예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문학에 쏟은 사랑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에 그렇다. 하여튼, 요즘 평론 ! 엿이나 먹어라.

 

 

 

 

 

+

오지랖이지만 혹여 이 글 제목 < 비평이냐 사평이냐 > 에서 사평'을 서평에 대한 오타이거나 비평 문화에 대한 신랄한 은유로써 死評'이라고 지레짐작하신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냥 " 사평 " 이다. 임철우와 곽재구에게는 존재하지만 지도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 사평역 말이다. 사실 아름다운 존재는 사라진 존재'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무아 2013-12-04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실 아름다운 존재는 사라진 존재다, 이렇게 여운을 많이도 주시는 군요. ^^
오늘도 잘 읽다가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4 19:46   좋아요 0 | URL
오, 사무아 님 ! 이거 언제 술 한 잔 해야 하는데... 참 그때 왜 안 나오신 겁니까 ? 기다렸는데 말이죠 ?

Emily 2013-12-0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루애님 잘지내요? 나 기억하시죠? ㅎㅎㅎ 고딩 때 emily가 벌써 이렇게 커서! 저 얼마전에 취업했는데 ㅎㅎ ㅍㅔ루애님항상 보고 싶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4 21:02   좋아요 0 | URL
아이구야.. 에밀리 양, 취업도 했수 ? 어른 다 됐구만 !!!!! ㅎㅎㅎㅎㅎ
아니, 여고생이 이렇게 크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이 늙은이 술값도 내줄 수 있겠구랴.. 콜록콜록콜록.....
시집 보냈더니 애 낳았다고 찾아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네요.

이젠 술 진탕 마셔도 될 나이 같군요. 좋은 나이외다. 다음에 만나면 코가 비뚤어지게 술이나 마십시다.

수다맨 2013-12-0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평가들이 출판사에 예속된 것도 문제지만, 저는 사실 이들이 공부의 양을 조금은 줄이고, 세속으로 조금은 더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독자들이 바디우나 랑시에르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비평가들은 (마치 중학교 선생이 자기 학생들이 가감승제를 오래전에 뗐을 거라고 생각하듯이) 철학적/정신분석학적 생경한 개념들을 마구 동원해 비평을 쓰지요. 당연히 이런 난해한 글이 (자기들 발표회나 세미나가 아니라) 현실에서 영향력을 갖기란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일본의 몇몇 평론가들(사사키 아타루, 가라타니 고진 등)이 문장을 훨씬 더 명료하게 쓰죠. 특히 가라타니 고진 같은 사람은 자기의 책이 어렵다는 독자의 지적을 받으면, 본인이 직접 개설서를 써서 새로이 출판한다고 하네요 ㅎㅎㅎ 이런 부분은 한국의 비평가들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4 21:05   좋아요 0 | URL
오호,,, 고진 할아버지가 그런 친절을.... ㅎㅎㅎㅎ. 맞습니다. 비유가 적절하네요. 학술서가 쉬울 필요는 전혀 없으나 적어도 책 뒷페이지에 해설이랍시고 끄적거릴 때는 적어도 수위 조절은 필요하죠. 사르트르의 난해한 소설 구토를 해설한답시고 구토보다 더 난해하게 끄적거리면 그것은 해설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이젠 제발 좀 알았으면 해요....

르미에르 2013-12-05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이런건 궁서체로 써야하는데 -_-;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5:38   좋아요 0 | URL
궁서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바탕체가 나음....

2013-12-05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5:37   좋아요 0 | URL
저는 부록처럼 나온 거 그냥 1분 정도 읽습니다. 차리라 안 읽는 것보다 더 모독적이죠.
비평가에게 말이죠.
제발 작품에 대한 평가를 이런 부록 해설에 의지해서
그러지 말았으면 해요. 왜 남의 생각을 그리 중요시하는지 모르겠어요.
읽고 나서 뭐 이런 그지 같은 작품이 있냐..라고 생각하다가
해설이 칭찬 일색이면, 내가 잘못 독해했나 보다.. 이러잖아요.
그럴 필요 없음...

다소 2013-12-0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ow! 제목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의미는 더 멋지네요.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서평집 하나 내셔도 될 듯. 서평은 딴소리할수록 재밌다는 거 키득거리면서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곰발님이 본격 서평 들어가기 전에 던져주는 말들이 좋아요. 훌륭한 에피타이저! 즐거운 만찬의 절대코스랄까.. 아무튼 오늘도 공감공감 꾹!!!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5:35   좋아요 0 | URL
서평집 하나 내려고 하루에 한두 편씩 서평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에피타이저에 대해서라면, 자신 있습니다. 제가 본 요리는 못해도 애피타이져는 그냥 끄적일 수 있거들랑요..ㅎㅎㅎㅎ

나탈야 2013-12-0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니깐... 1년 후면 페루애 서평집 볼 수 있는 겁니까?
총 48쇄가 아닌 48부 판매고 중 제가 1부 기여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6 14:19   좋아요 0 | URL
아니 나턀야 님이 고작 한 부 사면 어떻게 합니까. 한 열 부 사서 방송국에 뿌려서
홍보 역할을....
 
가재미 문학과지성 시인선 320
문태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평의 힘.

 

 

 

 

 

내 독서 취향을 고백하자면 다치바나 다카시 인간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실용적 정보'를 얻는 용도로 사용했다. 주로 자연과학서나 사회과학서 그리고 인문학과 르포 위주였다. 그러다 보니 소설이나 시'는 점점 멀어졌다. 그래도 편식을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소설은 주로 장르 소설을 읽었다. 사실 세계 문학 전집 따위는 중고교 때 이미 다 읽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고통이었다. 이렇게 따분한 것을 왜 읽어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문학에 대한 열정은 지나가는 민들레에게 줬다. 문학 중에서도 더욱 골치 아픈 것은 < 시 > 였다. 정보력 위주로 독서를 하다 보니 시는 계룡산 뜬구름 위에서 뒷짐 지고 내뱉는 헛소리처럼 들렸다. 그래서 시에 대한 호기심은 지나가는 둥굴레'에게 줬다. 세월이 흘렀다. 한 여자를 오랫동안 사랑했다. 그때는 몰랐으나 첫눈에 반한 사랑이었다. 

 

외투를 입기에는 덥지만 그렇다고 스웨터만 입기에는 추운 11월 늦가을이었다. 첫눈이 내렸다. 내가 일했던 가게 창문으로 첫눈이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그 풍경 속으로 들어온 그녀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낡은 스웨터 때문이었을까 ? 나는 그 여자의 낡은 어깨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첫눈 오는 날,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내가 처음 그녀의 손을 잡았던 날을 기억한다. 남산 아래 후암동 길을 걷다고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다. 어디를 가는 길이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남산을 오른다고 했다. 당시 그녀는 임용 고시'를 위해서 내가 사는 동네의 고시원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속마음을 숨긴 채 그녀 주위를 맴돌았고, 알음알음 알게 되어 가끔 술을 마시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내가 호기롭게 길 안내를 하겠다고 나섰다.

 

남산을 오르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내가 안내한 지름길은 사실 가장 먼 길이었다. 그녀와 걷는 산책이 좋아서 지름길은커녕 가장 먼 길을 택해서 가이드 역할을 한 것이다. 20분이면 오를 거리를 40분 넘게 걸었다. 그때 깨달았다. 사랑에 빠진 자에게 있어서 < 지름길 > 과 같은말은 < 빠른 길 > 이 아니라 < 에둘러 걷는 길 > 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처럼 사랑에 빠지게 되면 사전적 의미는 뒤죽박죽이 된다는 사실을 그때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것은 시의 언어'였다. 그녀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에둘러 걷기 시작할 때, 이 남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내가 안내한 지름길이 가장 먼 길'이었다는 그 사실도 !  왜냐하면 그녀는 평소에도 남산을 자주 올랐기 때문이었다.

 

용기를 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 또한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암묵적 동의, 그 지지. 평소에 말이 없던 그녀는 앙다문 입술처럼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뚜껑을 열면 용수철 삐에로가 튀어나오는 장난감처럼 내 심장이 뛰었고,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사랑을 하고부터 나는 문학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문학은 사랑을 다루는 학문이었다. 하지만 이 사랑도 끝이 보였다. 나는 그녀와 헤어졌다. 견디기 힘들어서 파란 실정맥을 풀었다. 붉게 물들었다. 주저흔만 남긴 채 여자는 떠나갔다. 그녀와 이별한 후, 나는 다시 시를 읽기 시작했다. 모 시인은 내게 시를 쓰라고 권했다. 이것저것 챙겨주었다. 공모전이 있을 때마다 알려주었다. 누군가가 말했다. " 오래 보십시오. 감상하지 말고 관찰하십시오. 감상은 기행문에 필요한 감성이지 시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잠자리의 겹눈이 되어서 세밀히 관찰하십시오. "

 

결론적으로 말해서 나는 시를 쓸 자격이 없었다. 천박한 놈은 시를 쓰면 안 된다. 그래서 시를 접었다. 시인이 국어사전에 나열된 단어로 시를 쓰면 그것은 시'가 아니다. 시인은 시인만이 가지고 있는 뒤죽박죽 국어사전'으로 시를 써야 한다. 문태준 시집 『 가재미 』 는 오래 보고 깊게 본 결과이다. 그가 이 시집에서 획득한 깊은 서정은 감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깊고 오랜 관찰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종호 평론가의 지적처럼 시집 < 가재미 > 를 관통하는 것은 " 수평의 힘 " 이다. 시 < 수련 > 에서 시인은 " 오오 내가 사랑하는 이 평면의 힘! " 이라고 고백한다. 문장 부호에 인색한 사람이 시인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꽤 힘주어 " 평면의 힘 " 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평면'에 대한 믿음은 < 수평 > 이라는 제목의 시에도 잘 나타나 있다.

 

"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 잠자리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이다 / 한 마리 잠자리가 만들어놓은 이 수평 앞에 / 내가 세워놓았던 수많은 좌우의 병풍들이 쓰러진다 / 하늘은 이렇게 무서운 수평을 길러내신다 " 시인은 좌우로 기울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을 통해 모성을 본다.  잠자리가 수평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 그맘때에는 > 이라는 시는 " 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 " 로 시작한다. 그곳은 수평이 사라진 공간이다. 그리고는 이내 " 후두둑 후두둑 풀잎에 내려앉는 그들은 " 으로 시는 끝난다. 수평이 고요하다면 수평이 사라진 공간은 부산스럽고 시끄럽다.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 투병 중인 그녀가 누워 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아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 가재미, 전문

 

 

이러한 생각은 < 가재미 > 라는 시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진다. 시인은 병실에 누운 그녀를 통해 "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 " 를 본다. 그리고 중심을 잃어서 "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아 붙은 야윈 그녀 " 를 통해 수평이 무너져서 한쪽으로 쏠린 죽음을 바라본다. 시인에게 있어서 " 바깥 " 은 균형을 잡지 못해서 중심에서 멀어진 적소(謫所)다. 그래서 " 다시 생각해도 / 나는 / 너무 먼 / 바깥까지 왔다 ( 바깥, 부분 ) " 고 쓸쓸하게 고백한다.  " 죽음 바깥의 세상 (가재미, 부분) " 은 " 캄캄하게 쏠 " 린 세상이다.  시인에게 있어서 수평을 낳는 힘은 균형을 잃지 않은 중심이다. 그리고 그 수평을 잃을 때 소란과 죽음이 찾아온다. 그는 높고 낮음도 없는 수평을 통해서 겨우의 삶'을 본다. 그것은 불교적 세계'이다. 시집 < 가재미 > 는 소박한 절밥 같다.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수평의 근원은 어디일까 ? 바닥이다. 문태준 시인은 바닥에서 수평을 본다. 이 바닥은 낮고 극빈한 자가 머무는 처소'다. 다음은 시 < 바닥 > 전문이다.

 

 

가을에는 바닥이 잘 보인다

그대를 사랑했으나 다 옛일이 되었다

나는 홀로 의자에 앉아

산 밑 뒤뜰에 가랑잎 지는 걸 보고 있다

우수수 떨어지는 가랑잎

바람이 있고 나는 눈을 감는다

떨어지는 가랑잎이

아직 매달린 가랑잎에게

그대가 나에게

몸이 몸을 만질 때

숨결이 숨결을 스칠 때

스쳐서 비로소 생겨나는 소리

그대가 나를 받아주었듯

누군가 받아주어서 생겨나는 소리

가랑잎이 지는데

땅바닥이 받아주는 굵은 빗소리 같다

공중에 무수히 생겨난다

저 소리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다 옛일이 되었다

가을에는 공중에도 바닥이 있다

 

                                               

                                  - 바닥, 전문

 

< 바닥 > 이라는 시에서 시인은 가을 공중에서 바닥'을 본다. 그리고 소리를 듣는다. 이 소리는 바닥이 낙엽을 받아주어서 생기는 소리이다. 불현듯 " 그대가 나를 받아주 " 었던 밤들을 떠올리게 한다. 저 소리(들)을 사랑한 적이 있다고 회상한다. 나도 저 소리를 사랑한 적이 있다. 숨결소리, 가슴을 혓바닥으로 핥는 소리, 나의 긴 혓바닥이 당신 한숨의 근원인 심장을 핥는 소리.  땀방울이 이슬처럼 어깨 등골을 타고 또르르륵 내려와 엉덩이에 고인 적이 있다. 그러나 다 옛일이 되었다. 시인은 홀로 의자에 앉아 산 밑 뒤뜰에 가랑잎 지는 것을 듣고 있다. 이처럼 바닥의 세계는 눈을 감고 귀를 열 때 비로소 들리는 세계이다. 나는 2000년 이후 가장 탁월한 서정 미학이라는 평론가의 말에 동의한다. 읽고, 읽고, 아쉬워서 다시 읽은 시집'이다.

 

문태준 시집 < 가재미 > 를 읽다가 문득 첫눈 내리던 그날을 떠올렸다. 어쩌면 내가 그날 본 것은 그녀의 어깨가 아니라 수평이었는지도 모른다. 극빈한 바닥이었는지도 모른다. 가난한 시장 상인의 딸로 태어난 여자. 성정 고와서 말이 없었던 여자. 그 여자 생각을 하면 나는 자꾸 균형을 잃고 기울어져서 후두둑 후두둑 우레 우는 바깥으로 내몰리고는 했다. 몸의 중심은 < 가운데 > 가 아니라 < 아픈 곳 > 이라는 명징한 사실을 알려준 여자. 문태준의 가재미를 읽으면 자주 그녀 생각을 한다. 여자는 수평이다. 오오, 내가 사랑하는 이 평면의 힘을 가진 아름다운 존재. 건투를 빈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 2013-12-03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크.. 시 좋고 리뷰 좋고..
오늘 따라 몸이 아파 서러워선지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아냐.. 원래 곰곰발님 글들은 사람을 사무치게 하는 점이 있었음.. 그래서 좋아하게 된 것.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1:12   좋아요 0 | URL
오늘 이상하게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눈이 오면 뭔가 자꾸 사무치게 그리운 무엇이 생각납니다.

다소 2013-12-0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따뜻하고, 담담하고, 그립고, 시원하고, 벅차고, 평화롭고.. 다채로운 감성이 느껴지는 리뷰네요.
공감 꾹 누르고 갑니다.

실은 네이버블로그를 즐겨찾기 해놓고 종종 눈팅했었는데,
알라딘에 새로이 둥지를 트셨네요?^^
여전히 글이 좋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1:58   좋아요 0 | URL
오홋.. 그렇습니까. 상상 외'로 제가 네이버에서 좀 인기가 있어나 봐요.
알아보시는 분이 꽤 많더라고요...
반가워요. 다소곳님.. 앞으로는 곳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다소 2013-12-03 22:19   좋아요 0 | URL
으하, 전 그냥 '다소(多笑)'인데 '다소곳'이라 하시니 제가 엄청 조신한 숙녀같은 느낌이네요. ^_~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2:38   좋아요 0 | URL
아, 다소가 그 다소군요. 요 단어 무척 시적인 네임이네요...
좋은데요.. 흠흠..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리뷰 대회에서 당선되면 니체 전집이나 밀란쿤데라 전집 장만해야 겠다. 청하판 전집은 내 오쉬프 드리리다.
근데 이 리뷰 대상 책은 2013년에 한하는 거야 아니면 그냥 모든 책에 대한 리뷰를 말하는 거야...

rendevous 2013-12-03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인 첫 집 수란거리는 뒤란을 애정합니다 ㅎㅎ 문태준 시인의 불교적 색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시집을 읽고 있으면 정갈한 공양밥 먹는 기분이 들어요 ㅎㅎ 소박하면서 충만한 '극빈의 미학'!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4 03:04   좋아요 0 | URL
확실히 시는 시집으로 읽어야지 좋은 시들만 모아둔 좋은시 100선 이 따위 책으로 읽으면 전체를 알 수 없어요.
확실히 시집 전체를 보아야 합니다. 가끔 유명시인들이 내가 사랑한 명시 따위를 자기 이름 걸고 내놓는데
그런 시인은 정말 나쁜 시인임...

그나저나 공양밤 먹는다는 표현 정말 좋은데요. 허락없이 본문에 삽입하겠습니다.

rtour 2013-12-0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 리뷰는 유난히 좋군요. 네이버 댓글창 열라는 요청에 코나 파길래 댓글을 다신 안달라고 했으나! ^

평론해도 되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2:37   좋아요 0 | URL
헤헤... 왜 그러세요. 제가 리뷰 상금 타면 즐인 님 읽고 싶은 책 몇 권 선물해드릴게요...

봄밤 2013-12-0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의 중심은 <가운데>가 아니라 <아픈 곳>이다. 적어두고 싶어요. 오랫만에 뵈어요. 가재미도 어수선에 있는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2:52   좋아요 0 | URL
가재미'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잘 안 사먹어요. 저희집은주로 명태나 고등어 혹은 방어 정도죠.. 요즘 대구도 맛 좋습니다. 저희 어수선에서는 가재미는 없는 대신 가자미'는 있어요...
재미없나요 ? ㅎㅎㅎ.

봄밤 2013-12-0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자마를 입고 생선을 치신다고 하셨다면 조금 웃었을텐데..
으얍!
<수평의 힘>을 다시 읽고 돌아가겠습니다. 아픈 곳, 아픈 곳,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3 23:56   좋아요 0 | URL
다음에는 파자마 입고 생선 토막을 내겠습니다.

2013-12-05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5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이지& 2013-12-0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어회가 의외로
안비리고 고소하더라는..ㅋ

어렸을 적엔 시를 쓸 줄 아는 친구들을
참 신기하게 바라보았었죠..

백일장에서..시제가 떨어지면..
한창을 구상하는듯 싶다가
어느새 슥삭슥삭..

산문은 주어진 시간 내도록 써야했거든요..
그 때에 생긴 오기 탓인지..
시라는 요상한 세계는 일절 멀리하고 살았는데..

산문이 압축이 되면
그게 시더라는 것..

그리고..산문이던, 시던,
수평이니, 중심이니..어쨌든
가슴에서 그리고 뼛속에서 나오는 글이
어떤 미사여구 보다 아름답더라는 것..

바쁜 세상에 어려운 글은 잘 안읽혀지더라는 것..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8:05   좋아요 0 | URL
고등어회 맛있죠. 배타는 사람들 고등어회 자주 먹습니다.
싸서 어민들에게는 인기없는 생선이지만
요거 배에서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고 하네요.
통영 어민들은 멸치회를 잘 드세요.
요것도 배에서만 바로 먹을 수 있는 맛....


맞습니다.
시느 결국 산문이에요. 산문을 고농축으로 압축한....

그렇게혜윰 2014-01-2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곰곰님 해내셨군요! 리뷰대회 1등이십니다! 노리셨는데 성공하시다니 대다나세요!!!!!
격하게 축하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9 20:31   좋아요 0 | URL
혜윰 님 고맙습니다. 이게 다 혜윰 님의 격려와 지지 그리고 애정과 기도 덕분은 아니지만..
ㅋㅋㅋㅋ 그래도 감사드립니다.

그렇게혜윰 2014-01-31 19:4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끝까지 절 즐겁게ㅋㅋ새해복 많이 받으셨네요^^

달사르 2014-01-2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태준 님의 시집이 곰발님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겠어요. 곰발님은 어려운 철학 서적도 쉬운 언어로 잘 해석해주시더니 시를 읽는 눈도 틔워주시네요. 각각의 시들이 곰발님 해석 덕분에 한 줄로 쭈르르 꿰어지네요. '바닥' 이란 시, 설명과 같이 읽으니 이해가 더 잘 됩니다. 공중에 떠다니는 바닥들 소리는, 가을이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사람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30 00:10   좋아요 0 | URL
봄에는 하늘이 잘 보이고 가을에는 바닥이 잘 보입니다.
사람들은 봄에는 하늘을 보고, 가을에는 바닥을 보죠.
가을, 겨울은 청각이 지배하는 계절이에요. 딱딱한 비스켓이 바삭거리며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계절이 바로 가을과 겨울이지요.

구름을벗어난달 2014-01-30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대회 1등을 축하드립니다. 1등으로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이 리뷰를 읽고 설날 연휴가 시작된 오늘 새벽, 서재 어느켠에 꽂혀있던 <가재미>를 다시 꺼내 읽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30 10:49   좋아요 0 | URL
네에, 저도 다시 한번 가재미 시집을 읽었네요. 참 좋은 시집이죠... 마치 시골집 같아요.
좋은 인테리어인 카페가 아닌 방그들 뜨거운, 그런 시골집 같은 시집이 바로 가재미'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시요..

삽하나 2014-02-0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등상은 당연 페루애님이 받으셔야... ! 아 곰발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어쨌거나 문태준의 매력은 곰발님이 누누이 말씀해주신 터라, 저도 진작에 하나 사서 반복적으로 읽고 있어요. 맘에 드는 친구에겐 가재미를 툭 하고 생뚱맞게 선물하기도... //ㅅ // 이년 전부턴 시집도 하나 둘 사보기 시작했어요. 홍대 약속만 있으면 좀 더 일찍 도착해서는 근처 서점에서 한 권씩 사서 읽고, 그렇게 지인들을 만나 버릇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덧글을 쓰면서 제가 이랬구나- 하고 알게 되네요 -ㅅ - ;;;;; 아무튼 이게 다 페루애, 아니 곰발님 덕분이어요! 하하! 구정연휴에 이렇게 속초에 내려와 밀린 숙제하듯 곰발님 글 읽고 있습니다. 가슴이 어쩐지 막 흔들리네요. 좋습니다아아!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1 14:10   좋아요 0 | URL
삽하나 님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오래전부터 알라디너였다니 말입죠....
저도 몇 년 전부터 시집을 읽기 시작하는데 진작에 좀 읽직 관심을 가질 걸.. 그런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을 사로잡은 시잡이 바로 요 가재미인데요...
아,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삽하나 님도 읽고 읽어 다시 내리 읽는다니 기쁨니다.

글구, 제 고향 속초에 가셨군요. 조용한 동네죠. 참 조용한 동네여서 재미가 없기도 한 동네...
거기 왜 슈퍼맨이란 술집 있잖아요.. ㅎㅎ 속초 있었으면 그곳에서 한잔 하고 있었을 겁니다.
전 주로 동명항 방파제에서 술을 마셨지만...

도치알탕이 그립구요..

삽하나 2014-02-0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퍼맨 사장 아저씨 그 집 팔고 다른 집 차렸다는데 까먹었네요 +ㅂ + 그 집도 슈퍼맨처럼 장사 잘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따 밤에 친구들 만나 물어봐야겠어요. 친구가 외옹치에 횟집을 엄마와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 혹시 도치알탕도 파는지도요 ㅋㅋ 아무튼 자주 오겠습니다! //ㅅ //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1 16:4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곧 속초의 신흥 부자로 탄생하겠어요. 사실 슈퍼맨은 전혀 속초스럽지 않죠. 저는 슈퍼맨 좋아하지 않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맨날 그곳만 가길래 어쩔 수 없이 간 것일 뿐.. 호호...
동명항에서 주구장창 술을 마셨습니다. 노무현 서거 때도 술 쳐먹고 방파제에서 최민식 흉내 내며 미친 듯이 울어서 사람들이 그때 그 사건으로 회상할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 시발.. 그렇게 서럽더라고요. 한 나라의 대통령도 자살하는 판국에 일반 서민들의 고통은 어떨까, 라는 그런 생각부터... 실연의 고통서부터...
저는 친짜로 속초에서 눌러살려고 했어요. 청초호 구석진 곳에서 말입니다. 인연이 안 되어서 이리 되었지만 나이 들면 속초에서 살고 싶어요. 전 조용하고 촌스러운 곳이 좋거든요.... 특히 3월에 눈이 많이 내래서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돌궐 2015-06-2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어요 해놓았더니 곰곰님 명리뷰 글이 배달되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곰곰님 기억 속에는 여전히 그녀가 낡은 어깨를 하고 서 있을 거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4 12:15   좋아요 0 | URL
좋은 배달이네요. ㅎㅎㅎㅎㅎ
 

 

 

 

 

 

魚水船.

 

 

 

속초에 있을 때 배를 탔다. 모텔 달방 생활을 하다 보니 먹고 사는 게 궁했다. 술자리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분이 소장으로 있는 속초 인력 사무소'를 찾아가서 뭍에서 품을 팔 일 없냐고 물었더니 사무소 소장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 어촌 마을 와서 뭍에서 일하는 게 뭐가 있는겨. 알래스카 가서 냉장고 수리공 하겠다는 거랑 뭐가 다른겨. 그런겨, 안 그런겨 ? 그건 아프리카 가서 보일러 파는 겨. " 그는  갈치잡이 배가 일손이 딸린다며 내게 배를 탈 것을 권했다. 뱃일을 한 적이 없어서 손사래를 쳤더니 그는 갈치잡이 배는 다른 어종과 달리 낚시를 드리웠다가 미끼를 물면 걷어올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일반 강태공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다. " 다른 일에 비해 쉬운겨. 내 장비 빌려둘 테니 낚아보는겨. 7대 3 어떤겨 ? " 결국 나는 갈치잡이 배를 탔다. 첫 번째 한 일은 꽁치를 미끼로 사용하기 위해 토막내는 일이었다. 이제 해가 지고 캄캄한 밤이 오면 갈치가 몰려오리라. 

 

 

 

 

 

 

 

낚시대 하나에 낚시 바늘이 보통 대여섯 개씩 달려있어서 낚시대 하나에 일반 낚시대 여섯 대를 내린 꼴이었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미끼를 물 때만을 기다렸다. 내 옆에서 자리를 잡은 탈북자 출신 리만춘 씨'가 말을 걸었다. " 갈치 어떻게 자는 줄 아십니까 ? 꼿꼿이 서서 잡네다. 왜 사람들 빡빡하게 붙어서리 자는 걸 칼잠이라 아니 합니까 ? 갈치가 그리 잡네다. 서서 말입네다. 가만 보고 있자면 꼭 우리네 신세 같습디다. 내래... 남한 내려올 때, 통통배 바닥에서 저리 왔시오. 사람이 빡빡해서리 앉을 수도 없었디요. 서서 잠을 자고, 서서 밥 먹었습네다. 갈치 보면 자꾸 서럽습네다. 선생님은 어찌 그리 곱게 생겼습네까. 내래 남자새끼, 아이고 죄송합네다. 거친 입말이 붙어서리.... 선생님은 남자가 어찌 그리 피부가 희고 곱습네까 ?

 

김정은 아새끼 볼따구마냥 희고 곱습네다. " 나는 웃으며 말했다. " 아니에요. 허우대만 멀쩡하지 속은 썩었습니다. 피멍울 많이 들었지요. " 그가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렇습네까 ? 아니 선생님은  개구리 배때기마냥 뽀야서 고생 없이 산 줄 알았다요. 그게 아닌가 봅네다. " 나는 말없이 먼 바다를 바라보았다. 캄캄한 밤이었다. 갈치는 보름달이 뜨지 않는 캄캄한 밤에만 잡힌다고 했다. 피멍 든 세월. 생강처럼 아린 사랑. 그녀 없으면 앞이 캄캄하던 그 세월. 나는 내 왼쪽 손가락 약지에 걸린 반지를 만졌다. 그동안 살이 많이 빠졌다. 반지가 헐렁한 것을 보니 말이다. 그녀 생각을 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으나 차마 울지 못했다. 리만춘은 눈치를 살피다가 말을 이었다. " 갈치잡이 배 타면 좋은 게 하나 있습네다. 갈치회 맛 좋더군요. 그 맛에 배를 타디요. 선생님은 왜 갈치를 그물로 잡디 않고 낚시로 잡는 디 아십네까 ? 낚시로 잡아야디 몸이 성합네다. 미끼 물면 우리가 냅다 걷어올리니 그놈들도 몸부림칠 일이 거의 없디요.

 

내래 듕국에서 18개월 동안 도망만 다녔습네다. 공안 당국이 날 숨겨둔 조선족 인민 네 집에 한두 번 찾아온 게 아니라요. 그때 슴정 아무도 모를 기야요. 속이 썩어 문드러디디요. 차라리, 국경선 넘다 걸려서 뒈졌으면 이런 고생 안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도 나중에는 듭데다. 내가 그물로 갈치를 잡는 배도 타 봤시요. 낚시로 잡는 갈치보다 그물에 갇힌 갈치는 색깔이 먹빛 입네다. 그물에 갇히니 살려고 죽기살기로 몸부림치지 않았겠시요 ? 그러니 비늘 다 떨어지고 속이 껌게 썩은 겁네다. 그러니끼니, 사람들은 낚시로 잡은 갈치를 은갈치라 하고, 그물로 잡은 갈치를 먹갈치라 하니 합네까. 은갈치 비싸서리 금갈치라 한다면서요 ? 먹갈치는 싸게 팔리고 말입네다. 내래.... 그 마음 알 것 같시요. 먹갈치 마음 말입네다. 속이 까맣게 타는 거 말입네다. 선생님, 말 안 해도 전 알 거 갔습네다.

 

우리 같은 사내들은 여자들 도망가면 엿이나 먹어라, 하고 훌훌 털지만 속정 깊은 사람들은 속이 까맣게 타디요. 암, 그렇고 말고요. 내게도 북에 두고 온 애인 있시요. 려옥'이라는 여자디요. 그 여자 생각만 하믄... 눈물이 앞을 가립네다. " 그때였다. 낚시대가 휘어지며 물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리만춘이 외쳤다. " 선장님 !! 입질 옵네다 !!!!!!!!!!!!!! " 그것을 신호로 정신없이 입질이 쏟아졌다. 갈치떼가 몰려온 것이다. 우리는 정신 없이 갈치를 낚았다. 갈치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은은한 은빛은 눈부셨다. 우리는 잡는 즉시 목을 따 아이스박스에 넣었다. 그렇게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캄캄한 밤에 갈치를 낚았다. 하루에 평균 백 마리씩 잡았다. 그만큼 힘든 노동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약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가 그 과정에서 빠져버렸다. 바빠서 빠진 줄도 몰랐다. 갈치를 걷어올리다가 바다에 빠트린 모양이었다. 영원하자며 서로 나누던 커플 반지였다.

 

나는 현재 인왕 시장에서 어수선이라는 생선 가게'에서 생선 장사를 한다. 가까운 친척이 하던 가게인데 몸이 아파 일을 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나와 내 사촌이 가게를 꾸려나간다. 사촌이 어시장에서 생물을 받아 좌판에 얼음을 깔고 아침 장사를 하면 나는 점심에 나와 나머지 장사를 한다. 그리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삼일 전이었다.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사랑하던 여인의 부고'였다.

 

그녀는 죽기 전에 반지를 빼서 내게 주라고 했다고 한다. 친구는 그 말을 전하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다. 그를 늦은 저녁에 만났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나는 친구에게서 그녀가 끼던 반지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눈이 왔다. 첫눈이었다. 잠시 건물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한없이, 울었다. 다음날 몹시 아팠지만 가게 일을 쉴 수는 없었다. 그날 그날 들어온 생선을 팔지 못하면 손해가 컸기 때문이었다. 생선 토막을 내면서 생각했다. 내가 잃어버린 반지를 당신은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었구나. 한쪽이 없으면 아무 짝에도 필요 없는 의미. 잃어버린 반쪽....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와서 갈치를 8토막으로 내서 손질해 달라고 주문했다. 화장을 짙게 한 여자였다. 하지만 폭행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었다. 실핏줄이 터진 눈동자를 감출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싱싱한 갈치 하나를 꺼내서 토막을 내는데 갑자기 툭 하는 소리가 났다. 종종 갈치 몸에서 낚시 바늘 같은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갈치는 식성이 좋아서 반짝거리는 것은 무조건 삼기는 습성이 있다. 낚시 바늘을 꺼내려다 그것은 낚시 바늘이 아니라 반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잃어버린 반지였다. 안쪽에 새겨진 이니셜은 내 이름이었다. 여자가 내게 말했다. " 칼솜씨가 뛰어나시네요. 토막낼 물건이 하나 있어요. 뼈가 억세기도 하고.... 여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죠. 처리하는데 천만 원 드릴께요.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17847

 

나는 어수선'이라는 생선 가게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생선 장수'다. 8월이 제철인 갈치는 11월이 오면 또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8월 갈치와 11월 갈치는 맜있다. 찬바람이 불면 전어가 맛있고, 첫눈이 오는 날씨에는 갈치가 맛있다. 제철이다. 누구나 한때, 모든 이는 제철이 있다. 어수선으로 오시라. 꽁치 한 마리는 덤으로 주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만화애니비평 2013-12-02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서 나와 서울로 터를 잡으려도 집이 없고, 직장도..
참 어수선하군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2 13:2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세상에 집 있는 사람이 어디있씁니까.
얻으면 되지...ㅎㅎㅎㅎㅎㅎㅎㅎ.
하여튼, 오늘도 바쁘시겠군요. 어째 논문은 잘 되고 있습니껴 ?

sslmo 2013-12-0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12월의 들째 날일 따름이고,
그렇지만, 전 이 글을 지금 봤을 뿐이고,
전 인왕시장이 어딘지도 알고,
어수선도 찾을 수 있는 눈썰미를 가지고 있습니다요.

저녁시간에, 갈치가 아니라 칼치를 달라고 하는 아줌을 만나시거덩, 잊지말고 꽁치 한마리 덤으로 주시길~.

글이 칼치조림의 무마냥 맛깔납니다여~^^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2 13:28   좋아요 0 | URL
꽁치 하나는 늘 서비스죠. 식당 가도 콩치는 늘 서비스 아니겠습니까..
오늘 갈치 한 마리 사셔서 갈치조림해 두십셔.. 야얼나무꾼님...
양철나무꾼 님 서울이시군요. 호호...

르미에르 2013-12-02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무소 소장님 센스 있으시네요 -_-b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2 13:59   좋아요 0 | URL
이번 작업에 참여하겠습니다.
샘플 들으니 욕심이 납니다.
제 컴이 지금 이상해서 메일 전송이 안 되요.
메일 에러가 뜹니다.

그래서 여기에 적으니 읽으셨으면...
비밀덧글로 달아야 하는데 비로그인 덧글을 비밀글로 달면 안 읽힙니다.
그래서 여기에 공개글로... 언제까지 작업해야 하는 지 말씀해주세요.
메일 교환이 이루어져야 하니 메일 주소도 전해주십시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음악 좋습니다.
제 네이버 블로그 안부글에 넣어주십시요.. 뿌잉뿌잉...

핍희 2013-12-0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본 원전 방사능 때문에 한국 수산물 시장 피해가 심각하다던데..,,저도 잘 안먹게 되더라구요
진짜루 물고기 파는거에요? 페루애님 생선장사 잘되야 할텐데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2 21:02   좋아요 0 | URL
방사능 측정기 하나 샀어요. 방사능 노츨 땜에 걱정하시는 손님을 위해서
직접 생선 위에 측정기 올려놓으면 수치가 나옵니다.
믿고 먹어도 되요...

2013-12-03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3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