乞 : 걸

 

 

 

 

 

헐리우드 영화에서 좀비는 무서운 존재이기는 하나 인간의 힘으로 퇴치가 가능한 존재이다. 좀비가 떼거지로 몰려다니지 않는다면 혼자 어슬렁거리는 좀비 한 놈쯤은 삽 하나 가지고도 때려잡을 수 있다. 좀비는 너무 많이 먹어서, 혹은 너무 굶주려서 행동이 굼뜨고 멍청하다.  괴물치고는 가장 만만한 괴물이다. 좀비의 행동 패턴을 정신분석학으로 풀어내자면 구순기 고착 장애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고, 뜯고, 빠는 구순 쾌락 욕망이 강한 존재가 바로 좀비'다. 이들에게 입은 곧 생식기'다. 그렇기에 식욕은 성욕으로 전이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 죠스 >> 는 구순기 고착 괴물'에 대한 두려움을 시각화한 영화'다.  죠스의 " 아가리 1 " 는 식탐을 상징하는 입 口 구멍이면서 동시에 무시무시한 이빨 달린 밑구멍'이기도 하다.

 

무식한 표현을 유식하게 돌려서 말하자면 죠스 아가리'는  " 바기나 덴타타 ( 이빨 달린 질 ) "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자세한 내용은 ( 구순기 괴물들 :  http://myperu.blog.me/220167057805 ) 를 참고하기 바란다.  작년에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어린이 성폭행범 고종석은 전형적인 구순기 고착 성격 장애 환자'에 속한다. 신체는 어른이지만 정신은 구순기에 고착된 상태인 것이다. 그가 아이에게 남긴 이빨자국이 그 증거'이다. 그에게 입은 " 음식물을 섭취하는 입구 input " 이면서 동시에 " 욕망을 배출하는 구멍 output  " 이다, 쾌락 기관이다. 좀비와 구순기 고착 장애 환자'라는 표현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면 " 걸신 " 이란 말로 대체해도 된다. 좀비를 동양식 표현으로 말하자면 " 걸신 " 이다. ​< 걸신들린 사람 > 처럼 먹는다,  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걸은 한자로 乞이다.  뜻은 " 어먹을  " 이다. 걸신 乞神은 곧 빌어먹는 귀신'이라는 말. 귀신 중에서 가장 꾀죄죄한 귀신'이요, 멍청한 귀신이라 할 수 있다. 걸신과 좀비가 모두 식욕만 남아 있는 죽은 자'라는 의미에서 걸신과 좀비는 이음동의어'이다. 입으로는 좀비'라고 말하고 손으로는 걸신'이라고 쓴다. 내가 이 단어에서 주목한 부분은 바로 乞이라는 한자 구조'다. 乞의 부수는 乙이다. 그러니까 을은 수천 년 동안 허기에 굶주려서 빌어먹는 좀비 같은 존재인 것이다. 수천 년 후를 꿰뚫는 옛날 선조의 선견지명'이다. 뉴스를 보니 대한민국이 내년에는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할 예정이라고 한다. ( 국민 총생산 GDP와 국민 총소득 GNI는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지식인'으로 !  ) 왕년에 " 제국 " 이란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없는 국가로는 처음으로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도달하게 되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아, 이 영광스러운 굴비의 맛 !  이 동력을 발판으로 근 미래에는 곧 일본을 앞지를 전망이란 장미빛 청사진도 나온다. 1인당 소득이 삼천 만원'이라고 한다면, 한국인 가정 평균인 4인 가구 기준으로 보자면 일억 이천 만원이라는 환상적인 소득이 발생한다는 말인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듯싶다. 내 주변머리없는 이웃은 모두 거지에 가까운 것일까.  두 자녀를 둔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총소득이 5천만 원을 못 넘기는 가정도 많다. 설레발이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노동자  가운데 둘 중 한 명은 월급이 2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100만 원대 소득이 고작이다.  그렇다면 그 많은 치즈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돈을 버는 계급은 서민이 아니라 재벌'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상위 1%가 부를 독식하는 하는 것.

 

이 아메바적 재산 증식은 결국 노동자 몫으로 돌아가야 할 몫을 상위 1%가 갈취했기에 가능했다. 하는 일은 동일한데 오로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월급은 반토막이 났고, 이제 대학 교육은 마치 국가 의무 교육이 되어서 사학 재단에 매년 국민 1인당 천만 원을 조공한다. 천만 원 등록금을 조공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잘 풀리면 롯데리아에서 닭을 튀긴다. 이제 청춘은 창창한 앞날의 < 빛 > 대신 울울한 앞날의 < 빚 > 을 걱정한다. 빛이 사라진 자리에 빚만 남은 꼴이다. 이러다 보니 < 네 일 > 에는 관심이 없고 < 내 일' > 에만 관심이 가지기 시작한다. 그 결과 20대 청춘은 점점 보수로 흐른다. 하지만 그 누가 탓하랴 ?  탁 트인 앞을 보지 못하고 발등에 떨어진 불만 보게 만든 것은 바로 기성 세대'였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의 대립 때문에 망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가 팽팽하게 대립한 적이 없다.

대한민국은 이미 80% 이상이 보수화된 나라이다. 보수끼리 싸운 것을 두고 보수와 진보가 싸웠다고 우기면 어불성설'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은 양 진영 간 대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 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거대한 싱크홀'이다.  풍요로운 사회에서 굶어죽는 이는 없으나 걸신들린 사람처럼 허기에 헛배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  갑질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는 것은 곧 한국 사회가 신분 사회'로 신속하게 전환되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후'이지 않을까 ?  감성팔이 박정희 향수 영화 << 국제시장 >> 에서 아버지 세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동 ( 피와 땀 ) 을 팔아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이제 아들 세대'는 노동을 팔아도 부를 축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노동자의 절반은 똑같이 피와 땀을 흘려도 200만 원도 못받는 월급을 손에 쥐게 된다. 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등록 등본에 기재된 가족 구성원이다. 조상이 개고생한 걸 모르면 호로 자식이고, 금수저 물고 태어난 놈이 갑이제 ~  내가 보기엔 좀비, 드라큘라, 고스트버스터, 디워, 죠스, 옥토퍼스 따위는 모두 걸신의 현현'이다. 갑이 굶어 죽었다는 소리는 못 들었으니 결국 식탐에 빠진 괴물은 모두 태생이 乙이라고 보아야 한다.  굶어 죽는 이가 많을수록 이들 괴물은 문명 사회에 출현하여 " 갑질 " 에 대한 복수를 감행할 것이다. 그러니까 좀비나 죠스 따위가 당신 목이나 허버지를 물어뜯는 행위는 " 갑질 " 에 대한 반항, 즉 " 을질 " 이다. 괴물이 두렵다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 갑질 " 을 멈추는 것이다. 타인의 허기'를 구질구질하다고 조롱하지 말고 깊이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괴물의 습격을 늦출 수 있다.  결론을 히마리 없이 매조지하는 것을 용서하시라. 내가 보기엔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1. 죠스는 국내 상영 시 << 아가리 >> 란 투박한 제목으로 극장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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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4-12-3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좀비도 생각하고 뛰고 진화하고 있는데, 우리의 생각은 자기가 창조한 피조물을 못따라가고 있네요 하긴 신도 인간이 이 정도로 생태계 갑질할지도 몰랐을 거예요. 하여간 지구 생활 어려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30 14:44   좋아요 0 | URL
인간이 사악한 게 인류 멸명을 지구 멸망과 동일시한다는 점입니다. 지구는 오히려 인간 멸망이 절호의 찬스 아니겠습니다. 모든 생물은 자가 생산을 합니다. 심지어는 자기가 죽으면 그 상위 천적의 먹이가 되니 최소한 생산적 주체죠. 오직 인간만이 지구에서 생산은 전무하고 소비만 하는 주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멸망이 지구 멸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만이죠... 지구를 위해서 인류는 멸망해야 합니다. 지구 멸망을 다룬 영화들이 하나같이 인류 구원이 희망처럼 말하는 데 웃긴 짓 아닐까 싶습니다.

비로그인 2014-12-30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비를 소재로 이런 멋진 글을 쓰시다니!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주체적인 의식도 없고 그저 욕망에 걸신들려 살아가는 오늘날 모든 ˝을˝의 모습에 좀비만큼 어울리는 표현도 없는 것 같네요.
영화보면 항상 주인공팀중 일원이 다수를 살리기위해 좀비의 미끼, 먹이가 되는 장면이 나오죠. 이번 땅콩사건도 갑들이 좀비의 습격을 벗어나기위해 좀비떼속에 미끼를 집어던진것 같네요. 우린 당분간 조땅콩을 뜯어먹으며 자기기만적 포만감을 느끼겠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겠죠. 여전히 우린 좀비고 그들만 사람일테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30 15:31   좋아요 0 | URL
허허. 감사합니다. 걸이란 한자를 보다가 진짜 5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을은 여전히 굶어죽기 딱인 계급이고 이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포로 다가옵니다.

언젠가는 아마 ˝ 조땅콩 ˝ 을 ˝ 좋다 콩 ˝ 이런 이름으로 시중에 유통될 날이 올 겁니다.

2014-12-30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31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4-12-3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시원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국제시장˝을 보지 않았지만 ˝감성팔이 박정희 향수 영화˝라는 말에 적극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이런 저질 영화가 흥행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징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31 17: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이거 뭐.... 서울역 근처에 닭꼬치 잘하는 집 있는데 다음에는 그곳에서 한 잔 합시다요. 향수 영화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박근혜 정권 이후 아주 노골적으로 아버지 세대 어머니 세대를 찬양하는 영화가무더기로 양산한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에서...

 

티븨에서 의사와 교수가 단체로 나와서 멘토 짓을 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잽싸게 채널을 돌린다. 모 대학 정치학 교수는 종편을 종횡무진한다. 아침 먹고 반짝, 점심 먹고 반짝, 저녁 먹고 반짝 !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니 인기 연예인 못지 않게 스케쥴이 빡빡할 것이다. 그래도 이 사람은 정부 앞잡이는 아니어서 쓴소리를 곧잘 하는데 신뢰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교수는 정치평론가라는 직함과 함께 현역 교수라는 점이다. 내가 이 사람에게 궁금한 것은 학교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까 라는 의문이었다. 아침부터 방송국에 들락날락거리는 사람이 대학 강의를 제대로 할 리 없다. 궁금하여 이름 석 자 치고 찾아보니 그 대학 학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을 발견했는데 온통 불만투성이'였다. 휴강을 남발하고, 시간 강사 불러서 수업 채우고, 리포트 제출로 대체한다는 것. 1000만 원 등록금을 세대가 보기엔 이런 교수는 염치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정치를 진단하고 호통을 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티븨를 보다 보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자칭 전문직 종사자를 자주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100% 가짜'다. 의사와 교수가 있어야 할 곳은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니라 병원과 대학이다. 마찬가지로 목사가 있어야 할 곳도 예배당이지 방송국이 아니다. 기본 자세도 안된 사람들이 나와서 멘토랍시고, 힐링 전도사랍시고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면 역겹다. 반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 목수 " 다. 예수도 목수였으니 이 직업은 실로 오래되었다. 목수는 결을 거스리지 않는다. 결대로 대패질을 하고, 못이 들어갈 자리를 미리 살핀다. 왜냐하면 못이 박힐 자리는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좋은 목수는 나무를 자르기 전에 다시 한번 길이를 잰다고 한다. 예수 또한 나무를 자르기 전에 다시 한 번 길이를 재지 않았을까 ? 

대한민국은 " 기술 " 을 단순히 남들보다 빨리 일을 처리하거나 볼거리가 화려한 사람을 실력이 뛰어난 기술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 때 현란한 손동작으로 쉐키 쉐키 쉐키'를 한다고 해도 칵테일 맛이 떨어지면 칵테일 쇼는 " 지랄 " 에 불과하다. EBS에서 방영되는 << 극한 직업 >> 이 SBS에서 방영되는 << 생활의 달인 >> 보다 뛰어난 점은 노동을 단순히 볼거리나 속도 따위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을 품평하자면 << 생활의 달인 >> 이 오징어라면, << 극한 직업 >> 은 원빈이요, << 생활... >> 이 각하의 음성이라면 << 극한... >> 은 문재인의 음성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좋은 목수의 기준은 현란한 못 박기, 나무 빨리 자르기 따위가 아니라 자르기 전에 다시 한번 길이를 확인하는 꼼꼼함에 있다. 그 아무리 나무를 빨리 자른다고 한들 치수를 잘못 재면 도로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 된다.

좋은 정치'란 좋은 목수'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순리에 어긋나지 않게 결대로 대패질을 해야 하고, 못이 박힐 자리를 꼼꼼하게 살핀 후 나무의 저항을 계산하는 것. 그리고 자르기 전에 다시 한번 길이를 재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정치가가 배워야 할 대상은 노무현이나 김대중의 유훈 정치가 아니라 목수가 나무를 다루는 방식이다. 대한민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군사 독재를 견재하느라 재벌 독재를 막지 못했고, < 민주화 > 가 " 민주주의의 과정 " 일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 민주주의의 완성 " 이라고 믿었다. 그러니까 치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 없이 섣불리 나무를 잘랐고, 못이 박힐 자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못질을 하다가 나무의 저항을 받아 못이 튕겨나간 꼴이 되었다. 톱질도 엉망이었고, 못질도 형편없었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집권한 후 민주주의는 과거로 " 인터스텔라 " 했다.  KTX보다 빠른 광속으로 말이다. 또한 바늘 구멍보다 좁은 취업 전쟁은 20대를 보수화시켰다. 애늙은이'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더 이상 그들은 행동하지 않는다. " 내 일 " 만 한다. " 네 일 " 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니 우리에게 " 내일 " 이 없는 것이다. 모두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대체로 추세가 그렇다는 소리.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이런 " 히마리 " 없는 20대를 겨냥해서 20대 개새끼론을 퍼트렸지만, 이 말은 절반은 옳고 절반은 그르다. 왜냐하면 20대만 개새끼가 아니라 30대도 개새끼이고, 40대도 개새끼이며, 50대도 개새끼이고, 60대도 개새끼'이기 때문이다. 똥 묻은 개가 똥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너나 잘할 필요가 있어요. 영화도 빠르게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집권 이후 흥행 돌풍을 몰고 온 영화들은 대부분 충효와 연관이 있다. << 수상한 그녀 >> 가 내포하는 메시지는 진부한 모성의 답습이다. 여성의 성적 욕망보다 중요한 것은 모성 본능'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여성은 자식을 위해 희생해야만 진정한 여성이 된다고 가르친다.  반면 << 명랑 >> 은 " 국민 아버지 " 인 이순신을 호명해서 명량하지 않은 명랑의 다이하드'를 보여준다. 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다.

옛 조상이 피와 땀을 흘린 대가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건설되었다는 것이다. 모르면 ? 그렇다, 호로 자식'이제 !  영화를 보고 나면 남는 것은 어르신에게 잘하자, 이다.  모르면 원숭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호로 자식이 된다. 끝으로 << 국제시장 >> 은 노골적인 박정희 향수를 건드린다. 이 영화는 흥남부두, 파독 광부와 간호사, 베트남 전쟁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같은 신파를 적극 끌어들였지만 " 그때 그 시절 " 에 대한 " 그땐 그랬지 " 로 전락하고 만다. 영화를 보고 나면 << 포레스트 검프 >> 의 최루 버전'을 본 느낌이 난다. 가슴 아픈 한국 현대사'는 5,60년대 유행했던 스크린 프로세서'用 화면으로 작용한다. 역사적 배경과 인물이 따로 논다는 말이다.  황정민은 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하고, 스크린에서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흥남부두가, 독일 탄광 막장이, 베트남 전쟁터 화면이 스펙타클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물과 기름 같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 영화는 새누리당 지지자가 좋아할 만한 모든 미덕을 갖춘 영화'다. 산업화 세대에 대한 예찬과 가난한 시절에 대한 향수를 그린다. 이러한 감성팔이 영화들이 대중으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복고 취향이 아니라 퇴행'으로 보아야 한다. 가족 간 핏줄'보다는 노동자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대중 영화가 강박적으로 가족이라는 핏줄과 향수에 빠진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가족이 해체 위기에 빠졌다는 점을 말해준다. 흔히 사람들은 위기에 빠진 가족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가족뿐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가족을 복원할 수 있는 것은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바른 정치와 제도'이다. 대한민국 노동 시장은 이제 저임금 중노동으로 재편되었다. " 나인 투 파이브 " 는 이제 " 나인 투 나인 " 이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모든 노동이 극한 직업이 되었다.

대한민국 보수는 성공했다. 재벌은 성공했고 노동자는 실패했다. 이제는 아무도 노동자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잔인한 4월, 바다 속으로 침몰한 것은 세월호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침몰했다. 대한민국 다 족구하라 그래라. 축구 싶냐. 농구 있다. 야구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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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4-12-2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수 예수는 못박혀 죽고(무려 부활!) 누군가는 정치보복당해 죽고, 우리는 우리의 선택으로 죽음또한 선택하는 거겠군요. 투표 개판되는 거 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7 09:03   좋아요 0 | URL
투표는 기본적으로 발등을 보고 투표하면 망하게 됩니다. 앞을 보고 투표해야 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발등에 떨어진 것만 보고, 예를 들면 뉴타운 건설로 집값 올리겟/습니다. 이런 것만 믿고 하니 선거가 개판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 아니겠습니까.

수다맨 2014-12-26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다녔던 학교의 정치학과 교수도 걸핏하면 휴강을 냈었죠. 다른 게 아니라 토론 프로그램도 출현해야하고, 라디오에도 나와야하고, 인터넷 방송에도 가야한다면서 말이죠. 어쩌다 수업하는 날이면 자기 대신 동문 후배인 시간강사 불러서 강의시키던 일도 숱했습니다. 이런 인간이 어쩌다가 강단이라도 한 번 서는 날에는 자기도 민주화운동에 한몫 거든 세대였다고 우쭐해하더라구요. 권총으로 딱 한 방만 갈기고 싶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7 09:05   좋아요 0 | URL
인터넷 방송도 한답니까 ? 부지런하신 분이네요... 날마다 서야 할 강당이 오히려 초대 손님 격으로 와서 시부리고 가니 정말 등록금 아깝죠. 강의 준비하고, 대화하고, 연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모자른데 와.. 보면 종편을 종횡무진합니다.

마립간 2014-12-27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경이 탐욕스러운 (의사)는 살아남고 인간적인 (의사)는 멸종되고 있죠. 진화론으로 설명이 되죠. 이 괄호 안에 목사, 기자, 교수, 정치인 등 어떤 직군을 넣어도 말이 되는 문장입니다. 진화론으로 설명된다고 해서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에 대한 저의 설명입니다.

진화가 목적적이지 않으니, 퇴행이라는 용어는 관점에 따라 옳을 수도, 옳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디테일보다 기본에 충실한 성향, 플라톤적이고 수학적인 성향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7 09:08   좋아요 0 | URL
동네 의원들이 사라지고 있잖습니까. 동네 조그마한 병원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병원도 없어요. 장사가 안 되니깐 접겠지만 동네 소규모 병원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의료제도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죠. 이제 병원들은 돈되는 것만 진료를 합니다. 전문병원이 대표적이죠. 말이 좋아 전문 병원이지 쉽게 말해서 돈 되는 것만 하겠다는 속셈 아니겠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국립 의료원 수가 이토록 적은 나라도 오이시디 중 유일하다고 들었습니다. 의료 정책 지옥이라는 미국보다도 국립 의료원 수가 적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리 2014-12-27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들은 얘깁니다. 도거관들은 가을이 되면 강박적으로 이름있는 강사를 데려와 특강같은 것을 하지요. 지방 소도시라 잘 오려는 유명인이 없답니다. 연락하면 대개 비서(?)들이 받는데, 이백 삼백을 부른다더군요. 강연에서는 자본주의니 황금만능주의니를 질타하는 선생들이 그렇다는군요. 돈안되고 시간 뺏기니 지방따윈 안 가겠다는 건데 안 오는게 나은거죠 우리도. 세금 그렇게 퍼주고 그렇게 언행이 따로 노는 말에 박수까지 치는 바보가 되지는 않을테니까요. 개이야기 하시니 생각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8 13:06   좋아요 0 | URL
일반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평균 강사비`보다 과하게 부른 경우로군요 ? 종종. 자본주의를 존나 비판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자본주의적 인간으로 사는 강사`가 태반이죠. 개인 비서까지 있다면 뭐 사업자 등록해야죠...

luckyguy66 2015-03-10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 저는 처음 영화를 볼 때 재밌고 감동적으로 보았거든요.한국전쟁,파독광부,간호사,베트남전 이 모두가 역사적사실이고 우리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인데 사람들이 너무 정치적으로 연관시켜서 생각해서 편을 가르는게 아닌가 모르겠네요.물론, 영화에서는 일부 가공한 부분들이 있겠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사실 저는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도 않고 지금까지 계속 야당을 지지한 사람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배우 황정민의 연기력에 감동과 눈물을 흘리며 재미있게 보았으며 한국전쟁을 겪고 먹고 살기 위해 파독광부, 간호사를 지원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지만 이게 정치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인터넷에 댓글을 올린 글을 보고서야 느꼈습니다. 대통령이 영화를 봤다고 그 영화가 모두 새누리당 지지하는 영화인가요? 대통령은 영화도 보면 안되는지요? 황정민이 대통령과 영화를 봤다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건지요? 글쎄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것 같습니다. 아닌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11 05:38   좋아요 0 | URL
굵직굵직한 현대사는 모두 건드리는데 굳이 4.19나 광주사태 등은 빼먹고 나열하는 것도 그렇고 제가 보기엔 박근혜 정권에 대한 향수 혹은 아부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황정민 연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이기도 하고, 딱히 가족 서사`가 촌스럽다고 믿는 1인인지라 더욱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 같군요.. 뭐, 영화 보고 국민들이 갈등할 정도는 아닌 것 같구요. 이미 분열되었기에 영화 한 편 가지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정희, 조현아 그리고 산낙지.


 


한때 인문학 분야에서 " ●● 사회 " 열풍이 불었다. 피로 사회, 투명 사회, 행복 사회, 감시 사회, 과로 사회......  그런데 이러한 제목 설정은 새롭기는커녕 진부했다.  나 또한 이 열풍에 동참했다. 내가 내린 진단은 대한민국은 << 낙지사회 >> 였다 ㅣ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70810    해물탕 요리 전문점에 가면 가장 흔한 풍경이 손님이 보는 앞에서 살아 있는 낙지를 펄펄 끓는 냄비 속에 넣는 장면이었다. 낙지는 이내 뜨거운 국물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죽는다. 문제는 가게 손님들이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 하는 태도에 있다. " 국물 맛이 아주 시원해요 ! " 그러니까 숨탄것의 고통 앞에서 당신은 혓바닥에 침이 고이는 것이다. 여기서 죽음은 볼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동물의 생명 윤리에 대한 인식은 진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은 모양이다.  

이러한 풍경은 마치 로마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로마 경기장 안에 굶주린 사자와 노예를 풀어놓고 살육을 즐기는 방식 말이다. 그것은 몰락하는 증후가 아닐까 ? 최근 벌어진 통진당 해산 사태를 보면 해물탕 냄비 속 낙지'가 생각난다. 박근혜 정부는 정윤회 파동에 대한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백성 앞에 살아 있는 낙지를 펄펄 끓는 냄비 속에 넣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백성은 우르르 몰려가 통진당의 사형 선고를 구경한다. 통진당은 해산되었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통진당은 뜨거운 물 속에 빠져 죽은 낙지 신세'였다. 이것은 공포 정치를 강화하기 위한 공개 처형 방식과 유사하다. 누구든 까불면 죽는다는 메시지'다.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가게 주인도 나쁘지만, 사실은 그것을 원하는 손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가게 주인은 영악하고 가게 손님은 멍청하다. 헌재에 의한 통진당 해산이 엉터리라는 사실은 법학에 대한 교양뿐만 아니라 논리적 인간이라면 누구나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가게 손님은 낙지의 고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뜨거운 물 속에 빠져 죽어가는 낙지를 보며 슬픔보다는 싱싱한 해산물이라는 기표와 기의'를 받아들일 뿐이다. 하긴 영화나 보면서 정치적 감각을 키운 영화 마니아'가 제대로 된 당대의 고통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그는 안제이 바이다 영화나 캔 로치 영화에 대해서는 두 손을 번쩍 들며 지지하지만 정작 자신이 발 디디고 있는 당대의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 판타지(스크린) " 에 감동할 뿐이지 " 리얼리티(현실) " 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 

 

조현아 땅콩 회항에 대한 언론 보도'도 조 씨 남매가 저지른 죄보다 과한 측면이 있다. 언론은 죄를 보도하는 역할을 하는 매체이지 죄를 심판하는 사법부가 아니다. 그런데 종편은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은 온통 포청천이 되어서 조 씨 남매를 심판한다. 인민 재판을 떠올리게 한다.  언론이 조 씨 남매의 악행'을 단순히 냄비 속 낙지처럼 볼거리로 치부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지는 말아야 한다. 이처럼 한국인은 점점 잔인하게 변했다. 하지만 명심하자. 당신도 언젠가는 냄비 속 낙지가 될 수있다는 점을 말이다.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것은 " 시각적 쾌락 " 이다. 유식하게 말하자면 과시적 전시 효과'다.  냄비 속 낙지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도 시각적 쾌락이 병적으로 흐른 탓이다.

 

한국인의 시각적 욕망을 들여다보면 과잉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더욱이 수컷의 시각적 욕망은 꽤나 까다롭다. 한국 남성이 원하는 여성상은 청순 글래머이거나 베이글녀'이다. 글래머'이되 남성에게 순종적이어야 좋은 여자'이다. 글래머'이지만 남성에게 순종적이지 않는 여자는 좋은 여자가 아니다. 속이 보이는 뻔뻔한 수컷의 욕망이다. 베이글녀도 마찬가지다. 몸은 성숙하되 얼굴은 베이비'여야 한다. 롤리타적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는 민망하니깐 내세운 논리가 베이글녀'다. " 동안 열풍 " 도 뜯어보면 롤리타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욕망이다. 그리고 허버지를 꿀벅지'라고 욕망하는 부분에서는 식인 욕망마저 느껴진다. 이처럼 여성을 외모와 몸매로만 보는 것도 병적인 시각적 쾌락의 몰입 혹은 전시효과의 극대화'라 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엔 죽어가는 낙지를 보며 낄낄거리며 박수치며 웃는 손님이나, 청순 글래머 혹은 베이글녀를 호명하는 좆의 욕망이나, 통진당 해산 사태를 보며 박수치는 젊은 20대 우파의 욕망이나 모두 동일하다. 한마디만 하련다. 소설가 박민규와 시인 류근의 말풍선을 섞어서 흉내 내겠다. " 시바, 조낸 조까라마이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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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4-12-25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리얼리티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 판타지 알까기 하고 있는 거죠. 그래, 어디까지 얼마나 더 보여줄 수 있지 하며 말이죠. 판타지는 더!더!더!를 추구하는 리얼리티의 노예화 되어가고 말입니다. 리얼화 추구(시각적 쾌락)를 위한 3d가 판타지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 건 재미난 부분이죠. 그러니 리얼리티와 판타지는 상호배제관계가 아니라 상호소통, 보족관계죠. 통진당 해산은 그렇게 판타지적 완성이 돼버렸습니다.
소설이 왜 허구로서 있음직한 현실을 만들어내는지, 대다수의 독자 또한 여전히 소설을 위한 소설보다 현실을 대변하는 소설을 더 선호하고 우위로 생각하는지를 볼 때도 리얼리티의 입지는 매우 공고한 셈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5 21:50   좋아요 0 | URL
오, 이런 뻘글에 훌륭한 댓글이... 이런 걸 두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이겠죠. 이 글은 모 영화학도가 올린 글에 대한 저격글입니다.. ㅋㅋㅋㅋ 정치적 색은 다 다르겠씁니다만, 제가 보기엔 통진당 해산 결정은 과대망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이 들더군요. 통진당 해산은 말 그대로 현실(리얼리티)에서는 말도안되는 것인데 요게 완성이 되니 정말 판타지가 완성된 꼴이 되었습니다. 허허.. 이런 개지랄같은세상......


AgalmA 2014-12-2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히지 좀 마라, 낙지 판타지야! 하고 싶은 세상이죠. 휴.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5 22:19   좋아요 0 | URL
산낙지 문화`는 아마도 무혈을 무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빨간 피가 안 나니 최민식이 올드보이에서 뜯어먹는 거죠.
낙지는 다리가 떨어지면 새빨간 피가 철철 넘치도록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AgalmA 2014-12-2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술 더떠서 산낙지가 반려집단화 되지 못하는 태생적 환경이라는 아쉬움이 있군요. 아니, 내가 키우는 낙지를 잡아먹다니! 문화를 만들어야....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5 22:5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최초로 낙지를 반려동물로 키우겠습니다. 반려 동물하니 달팽이 생각이 나네요. 시장을 지나가다가 왜 즙 내는 개소주 가게 있잖습니까. 그 가게 앞에 왕달팽이를 진열했더라고요. 가만 보니 무진장 예쁘더군요. 보니깐 달팽이즙도 내는 것 같더군요. 불쌍해서 제가 주인에게 왕달팽이 파냐고 했더니 헤헤, 거리시면서 그럼요, 이러시길래 몇 개만 삽시다, 했더니 고개를 갸우뚱. 왜 그러시냐고 묻길래 집에 가서 몇 마리 키울려고 합니다. 했더니 똥십은 표정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말도 안 하시고 들어가시더라고요.. ㅋㅋ 정말 키울려고 했씁니다. 왕달팽이 말이죠..

2014-12-25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6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6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7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4-12-2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아까 달팽이 생각을 한참 했는데 말입니다. 역시 판타지 세계엔 모든 게 동시적으로 돌아다니는 군요 ㅎ...낙지 판타지의 최후를 꼭 들려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6 11:51   좋아요 0 | URL
내년에는 왕달팽이 한번 키울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리얼리티인 척하는 판타지는 재수없는 반면에, 판타지인 척하는 리얼리티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samadhi(眞我) 2014-12-30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네 언니- -+ 뒤끝 쩔어요. 그렇게 아다다, 어버버했으면서도 우기고 속여서 자기가 이기더니 기어이.
답답~한 현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깜딱 놀라고 더 이상 놀랄 일 없겠지 가슴을 쓸면 어느새 더 놀라운 일들 뿐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30 10:20   좋아요 0 | URL
확실히 비현실적이죠.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가지는 것. 정말 끔찍한 일이죠.
 
오르가슴 - 12초의 희열이 세계를 바꾼다 이상의 도서관 7
롤프 데겐 지음, 최상안 옮김 / 한길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올 가슴 !

 

 

 

일본 영화 가운데 " 핑크 무비 " 란 장르가 있다.  말 그대로 에로 영화'다.  이 영화 장르에는 독특한 게임의 법칙이 하나 있는데 10분마다 섹스 장면을 삽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는 점이다. 영화 제작자는 10분마다 섹스 장면이 삽입된다면 나머지 장면은  감독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 공부는 못해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 " 를 에로 영화 제작자 버전으로 " 영화는 엉망으로 만들어도 좋다, 섹스 장면만 잘 뽑아다오 ! "  와 유사한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 보면 << 핑크 무비 >> 는 섹스 장면만 의무적으로 삽입하면, 나머지는 제작자 눈치와 흥행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장르였으니 10분마다 섹스 장면 삽입이라는 제약은 역설적으로 창작의 자유를 의미했다. 그래서 핑크 무비'는 다른 대중적 오락 영화와는 달리 뻔뻔하지만 뻔하지는 않는,

아방가르드하며 아스트랄적인 훌륭한 영화가 많이 탄생했다. 이 장르가 어느 정도 성공하자 같은 조건으로 제작비를 더 많이 투입해서 핑크 무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장르가 바로 << 로망 포르노 >> 였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일본 영화 작가 중에는 로망 포르노 출신이 꽤 많다. 그런데 왜 하필 10분일까 ? 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은 몇 년 후, 어느 신문 기사를 접하고부터였다. 성 의학 관련 기사였는데 남성은 하루 평균 10분마다 섹스를 상상한다는 내용이었다. 1시간이면 6번. 그러니까 당신이 멋진 남자와 별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다르, 타르코프스키, 오즈, 히치콕 따위의 영화를 이야기하며 푸코, 데리다, 라캉, 지첵을 거론하는 인문학적 이야기 꽃을 피울 때 상대방 남자는 틈틈이 섹스를 생각한다는 결론이 난다.

" 타르코프스키 영화는 그래비티(중력)에 대한 영화입니다. 가이아라는 중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 즉 모성적 존재의 강력한 그래비티가 바로 인간의 운명이죠 ( 독백 : 아, 저 여자는 신음소리를 어떻게 낼까 ? ) 후후, 라캉이 말하는 욕망의 소문자 a 라고나 할까요 ? ( 독백 : 젖꼭지 색깔은 어떤 색일까 ? 아, 아아아아. 라캉이고 타르코프스키이고 나발이고.... ) 아, 네네네. 그렇죠. 이러한 욕망이 지연될 수록 데리다적 유령은 출몰하게 됩니다. ( 독백 : 아아, 미치겠다. ) " 이 글을 읽는 여성 여러분, 믿지 못하시겠다 ?!  그렇다면 당신은 순진한 사람이다. << 오르가슴 , 12초의 희열이 세계를 바꾼다 / 롤프 데겐 지음 >> 에는 다음과 같은 지적이 나온다. 아마, 내가 말한 내용보다 2배는 더 충격적인 이야기다.


인간의 페니스는 어느 영장류의 것보다 길고 두툼하며, 고환은 고릴라나 오랑우탄의 것보다 무겁다. 다른 영장류에 비해 인간은 짝짓기를 위한 구애행위 시간이 길고, 짝짓기 자체도 오래 지속된다. 여성의 오르가슴 능력은 고도로 발달되어 있다. 12세에서 19세 사이의 미국 청소년들은 깨어 있는 동안에는 평균 5분마다 한 번씩 성적인 것을 생각한다고 대답했고, 50대 미국 남성들도 매일 여러 차례 성에 관련된 생각을 갖는 다고 한다. "

ㅡ 37쪽

미국 나이를 한국 나이로 계산하면 13세에서 20세 사이의 청소년은 평균 5분마다 한 번씩 성적인 것을 상상한다. 이 시기에는 머릿속에 온통 섹스 생각밖에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에 당신이 14세 꼬마에게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 가와이 " 를 속삭일 때, 14세 소년은 자신의 머리가 페니스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한다는 것이다. 좆 달린 수컷은 어린 새끼나 늙은 새끼나 모두 동일한 섹스 머신이요, 하드 바디'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오르가슴 >> 이라는 책을 읽다 보면 페니스는 인문학적 소양과는 거리가 먼 기관이다. 티븨 유치원 주제가 '뽀뽀뽀' 가사는 의미심장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응응응, 엄마가 안아줘도 응응응, 만나면 반갑다고 응응응, 우리 다시 또 만나면 응응응. 응 ! 응 ! 응 ! 응응응. 응응응 ~ 응응. 현철의 노래도 범성론적 시각으로 보면 앉으나 서나 응응 생각, 앉으나 서나 응응 생각.  떠오르는 응응 생각. 가눌 길이 없구나.

그런데 이 책은 그리 좋은 책은 아니다. 잡다한 성 의학 지식을 나열했을 뿐이다. 박진영 성대모사를 하자면 기술은 뛰어난데 진심은 없는 경우'다. 사서 읽을 필요는 없다. 롤프 데겐은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는 백악관에서 과격한 성행위를 즐기다가 근육이 손상되는 바람에 보호댈르 착용하게 되었다. 사진이나 화면에 나타난 그의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부자연스럽게 허리가 뻣뻣한데, 사실은 코르셋을 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암살범 오즈월드가 댈러스에서 그를 향해 총탄을 발사했을 때 총알을 피하지 못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케네디의 생명을 앗아간 주범은 오르가슴이었던 셈이다.

ㅡ 20쪽

 


 

이런 것을 두고 " 병신 같은 논증 " 이라고 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라고 해도 날아오는 총알을 피할 수는 없다. 케네디의 생명을 앗아간 주범은 오르가슴이 아니라 총알 자체'다. 이 논리적 비약은 마치 통진당 해체 결정을 내린 헌재의 논리적 비약과 똑같다. 시작부터 삐딱선을 타니 이 책에 대한 신뢰가 그닥 가지는 않는다. 그냥 가볍게 성 의학 상식을 습득한다는 마음으로 싱겁게 읽으면 좋다. 읽다 보면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지기도 한다. 정액 속에는 치아 손상을 억제하는 주석이나 칼슘을 비롯한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구강 성교 시 정액을 꿀떡 삼키지 말고 " 가글 " 을 하면 좋다고 한다. 정액 가글 법이 치아 건강에 그토록 좋다면 저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롤프 게덴 님, 당신이나 정액 가글로 새하얀 치아 만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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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4-12-2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켰는데 이 책이 맨 앞에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저도 사놓고 책상 위에 둔 책이라... 펼쳐보진 말아야겠네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4 13:48   좋아요 0 | URL
깜짝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펼쳐는 보십시오. 산 책인데 안 읽기는 뭐하지 않습니다. 프로롤그부터 병신 같은 논증으로 시작하니 신뢰 제로인 상태에서 읽다 보니 책 내용이 다 거짓말 같습니다..ㅋㅋㅋ

AgalmA 2014-12-2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으로 가글하게 해주셔서 감사를. 나 이거 참...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4 14:20   좋아요 0 | URL
가글 하라고는 안 하는데, 은근 저자가 남자다 보니 구강성교의 장점을 설파하시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stella.K 2014-12-2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티스>란 영화보고 엄지 손가락을 높이 쳐들었잖아요.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4 14:19   좋아요 0 | URL
티스 부천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인데, 당시 꽤 인기가 좋았던 영화로 기억합니다.

수다맨 2014-12-25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값 할인할 때 이 책을 샀는데 곰곰발님 리뷰 읽고 나니까 살짝 후회가 드네요 ㅎㅎ 그냥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에 적당한 책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5 12:53   좋아요 0 | URL
킬링 타음용으로는 뭐 그럭저럭 읽을만합니다. 전 이와 관련된 책 몇 권 읽었더니 이 책이 새롭지는 않습니다.

[그장소] 2015-01-03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사업아이템을짜도록...!
팀구성과 공간확보는 당신께 맡길께요.
성과급은 결과보고 얘기하자구요.
확실하게 서포트할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03 15:09   좋아요 0 | URL
확실한 서포트 기대하겠습니다.

[그장소] 2015-01-0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홋^^ 그럼 자.성과급봉투 들고 기다리면...되는건가요?!( 어디까지나 상황극 이어가야 한드ㅡ아~~)
 
아침의 문 -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박민규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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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는 얼어 죽을 !


 

 

ㅡ  그는 황순원 시상식 때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처음에는 송강호인 줄 알았다


<< 무한도전 >> 은 원래 << 무모한 도전 >> 에서 " 모 " 가 빠져나간 것이다. 마찬가지로 << 이상문학상 >> 은 << 이상한 문학상 >> 에서 " 한 " 이 빠져나간 꼴이다.  믿거나 말거나 !  프랑스를 대표하는 권위있는 문학상은 공쿠르' 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르노도'가 될 것이다. 영국은 부커상이고, 미국은 내셔널북어워드'다. ( 혹은 퓰리쳐 ? )  그리고 스페인어권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세르반테스문학상이 있고,  일본은 나오키상 ( 혹은 아카타카와상 ) 이 그 나라를 대표적인 문학상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은 무엇일까 ? 이상문학상 ?! 동인문학상 ?!  이상문학상이나 동인문학상은 모두 단편( 혹은 단편 분량의 중편 ) 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정작 장편은 심사에서 제외된다. 이상한 문학상이다. 만약에 이상문학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이라면 대한민국 문학판은 해괴한 동네다. 단편이 장편에 비해 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소리가 아니다. 

장편을 배제한 문학상이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문학상이 될 수 있을까 ?  문학을 야구에 빗대서 설명하자면 장편은 선발 투수이고 단편은 불펜 투수 역할이다. 마무리 투수가 승리를 따낼 수도 있지만 불펜의 주요 임무는 선발의 승리를 " 세이브 " 하는 것이다.  참고로 공쿠르성, 르노도상, 부커상, 내셔널북어워드, 세르반테스문학상, 나오키상, 아카타카와상은 모두 장편 ( 혹은 그해 출간된 단편집 ) 을 선정 대상으로 삼는다. 2010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는 박민규'였다. 수상작은 << 아침의 문 >> 이었다.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답게 수상작 역시 평소 박민규 소설 제목과는 다르게 고상하고 순수한 작품을 선정했다. 여러 사안을 고려한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결정되면 방송을 탈 것이 분명한데, 만약에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켰어요 >> 로 선정된다면 골치 아픈 상황이 연출될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  

예쁜 여성 아나운서가 " 올해의 이상문학상 수상작은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로 선정되었습니다. 자동차 판매사원인 남편이 아내가 사용하는, 클리토리스에 진동을 가해서 올가슴에 도달하게 만드는 딜도를 발견하면서....... "  이라고 말하면 방송 사고가 날 것이 뻔하니  될 것이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면 닭똥 같은 원고료와 함께 작가가 직접 선정한 단편 하나와 " 문학적 자서전 " 이라는 지면을 할애받는다.  박민규는 " 자선 대표작 " 으로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를 선정했고,  " 문학적 자서전 " 으로는 << 자서전은 얼어 죽을 >> 이라는 글을 보냈다.  공교롭게도 그가 고른 두 편은 모두 고상한 이상문학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었다. 이상문학상 선정 위원회에서 보면 박민규의 자선 대표작 선정은 최악이었다.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윙윙거려서 방송 사고가 났다면, 이번에는 문학을 이야기하는데 딜도가 윙윙거려서 낯 뜨거운 상황을 연출한 꼴이 되었다.

더군다나 문학적 자서전을 선정해 주세요, 라는 멘트에 << 자서전은 얼어 죽을 >> 이라는 제목을 단 글을 보냈으니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은 내심 작가의 ' 조까라 마이싱 ㅡ 정신 ' 에 분통을 터뜨렸을 것이다.  기획안 제출하라고 했더니, << 기획안은 얼어 죽을 >> 이라는 제목을 단 획기적인 기획안이 올라오는 경우와 유사하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니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 환장할 노릇 !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는 남편이 서랍에서 아내가 애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딜도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 그는 경제적으로도 무능력한 남편이면서 동시에 밤일도 무능력한 남편이었다는 사실에 충격 머겅 ~ 두 번 머겅 ~  그는 성공해서 돌아오리라 마음 먹고 화성으로 출장을 가서 외계인을 상대로 자동차 판매에 나선다. 그곳에는 몸집이 거대한 화성 외계인이 살고 있다.

" 키는 대략 칠~팔 미터, 비대한 몸집 전체가 짙고옅은 회갈색의 피부로 덮여 있었고... 내 키보다 큰 거대한 생식기가 땅에 축 늘어져 " 있었다.  NASA가 땅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바람에 벼락부자가 된 그녀가 자동차를 보며 한마디한다. " 어머, 이 장난감 좆같다. "  은밀한 욕망을 품은 눈빛으로 추파를 던지는 화성의 거대 복부인 ! "   일 년이 되도록 한번도 안해봤어.... " 남자는 고객의 의중을 간파한다. 일 년이 되도록 한번도 안해본 여자가 말한다. " 난 가진 거라곤 돈밖에 없는데.... " 가진 거라곤 독밖에 안 남은 남자는 이 은밀한 거래를,  지구인과 화성인 사이에 벌어지는 이종 교접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그녀가 다리를 벌리자 거대하고 촉촉한 검은 동굴 입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 스고이 !  남자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생각한다. 차를 팔아서 위풍당당 지구로 돌아가리라. 좆같이 생긴 불자동차가 딜도가 되어 땅굴 안으로 들어간다. 전진... 후진... 전진... 후진... 좌삼삼.... 우삼삼. " 고갱님, 만족하십니까. 네에 ? "


이 단편을 읽었을 때 낄낄거리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이런 것도 문학이다. 문학이 항상 고상할 필요는 없다. 대만 감독 차이 밍량이 이런 소리를 했다. " 나쁜 영화는 지구의 종말을 걱정하고, 좋은 영화는 자신의 내일을 걱정한다. " 톨스토이는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고, 박민규는 자신의 내일을 걱정한다. 인구 구성 대비 소수에 속하는 주인 ( 甲 ) 이 다수인 노예 ( 乙 ) 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보이지 않는 딜도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주인은 밤일에 서툰 상대 때문에 불만이 많은 노예에게 딜도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 드라마는 전형적인 딜도'다. 드라마 속 재벌은 사악하다. 사랑은 없고 탐욕만 있다. 반면 재벌과 싸우는 서민은 탐욕은 없고 사랑은 충만하다. 재벌 가족이 베트남 월남쌀처럼 찰기가 없어 봄바람에도 휘날린다면, 서민 가족은 항상 통일벼처럼 찰기가 있어 끈끈하다.

가족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밥풀 뜯어먹는 소리. 이런 일일 드라마가 절대 다수인 노예에게 시부리는 것은 동일한 메시지'다. 부자들은 돈 많으면 뭐 하노. 가족끼리 싸움질하다고 소고기나 사묵겠지. 우리는 돈은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아아아아 ~ 이 정신적 딸딸이는 가난한 자가 쉽게 범하는 자기합리화'이다. 그들은 주인이 뿌리는 " 드라마 ㅡ 딜도 "라는 오락거리에 취해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보지 못한다. 그저 부자는 돈은 많지만 불행하고 빈자는 돈은 없지만 행복한 존재라고 착각한다. 이런 식으로 가난한 자에게 딜도를 제공하는 것은 비단 드라마만이 아니다. 혜민이나 김난도 같은 힐링 코치도 딜도를 노예에게 제공한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 그것을 믿는 놈은 병신이다. 천 번 흔들리면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골병 든다.

그것도 모르고 스스로 자위한다. 드라마ㅡ자위, 멘토ㅡ자위, 힐링ㅡ자위는 아편과 같다. 딜도가 제공하는 딸딸이에 정신줄 놓고 지내는 사이 주인은 쥐새끼처럼 야금야금 자신의 영토를 확장한다. 재채기 같은 올가슴이 몰려와서 눈 감았다 뜨니 의료 민영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마트는 대형 마트가 아니라서 규제에서 벗어나고,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지키지만 박근혜는 문고리 삼형제가 지키고, 어느덧 떡볶이 가게는 대기업이 접수한다. 전지현이 광고에 나와 떡볶이 먹으며 " 마디꾸나 " 를 속삭일 날도 머지않았다.  당신이 올가슴에 아, 아아, 하고 있는 사이에 노동자인 당신의 환경은 점점 우우, 하게 된다.  부자가 빈자보다 더 오래 살고,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다.  재벌은 불행하다고 ?  당신은 속고 있는 것이다. 소수인 부자가 다수인 빈자를 지배하는 이유'다, 시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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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2014-12-1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쾌한 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1:17   좋아요 0 | URL
반응이 좋군요. 감사합니다.

머삼갓 2014-12-1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글 정말 재밌게 잘 쓰시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1:17   좋아요 1 | URL
제2의 박민규라는 소리는 곧잘 듣습니다.

yamoo 2014-12-1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 거리며 읽었습니다...ㅋㅋㅋ 첫 두 줄이 의미심장하군요!ㅎㅎ 근데, 박민규는 이상문학상 선정 위원들에게 큰 빅엿을 날렸네요...속이 후련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1:21   좋아요 0 | URL
박민규가 확실히 빅엿을 날린 맛이 있습니다. 아마 문학사상( 대한민국 출판 역사상 가장 후진 북디자인으로 길이 남을.. ) 사에서 다시는 박민규와 접촉을 안 할 것 같습니다

stella.K 2014-12-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민규 진짜 웃기네요. 가면을 쓰다닛...! 정말 송강호 같잖아요.ㅋㅋㅋ
박민규 실제로도 특이할까요?
근데 박수치는 저사람네들도 만만찮게 웃겨욧!!! 뭐라고 하면서 박수를 쳤을까요?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2:41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분이 이분과 같은 학교 다녔는데 학교 다닐 때부터 정말 특이하셨다고 하더군요. 전설이었다고... 그분이 뻥을 안 쳤으면 사실을 겁니다.

양손잡이 2014-12-2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을... 박민규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그뒤부턴 실망실망 대실망 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0 09:40   좋아요 1 | URL
그러면 앞으로는 박민규만 읽으시면 되겠씁니다.

[그장소] 2015-01-03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나게 웃고갑니다!!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