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뽕끼는 MSG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웰빙, 로컬 푸드, 레시피, 셰프 따위 같은 푸드 병신체'가 보그 병신체'처럼 자주 sns를 점령하면서 MSG은 하층민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특히 동아 방송 << 먹거리 엑스 파일 >> 은 MSG를 쥐약처럼 취급했다. 웰빙族에게 MSG는 금지 약물'처럼 취급되지만 그러한 우려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배 두들기며 내뱉는 넋두리처럼 느껴져서 반감이 생긴다. 내가 안양 충훈부 반지하 셋방 십오 촉 알전구 밑에서 하루 끼니를 파란 바가지에 탈탈 털어내며 걱정할 때마다 << 쇠고기 다시다 >> 는 세상에서 가장 싼 값으로 " 괴기국 " 맛을 비스무리하게 우려준 마법의 스프'였다. 서울시에서 서울 시민에게 공급하는 아리수 1/2리터 양에 파 송송 계란 탁, 넣어 계란탕을 만들거나,  

납작 어묵에 청양 고추 썰어 오뎅탕을 만들 때마다 << 쇠고기 다시다 >> 는 괴기'인 듯 괴기 아닌 괴기 같은 괴기스러운 가상의 맛을 선사한 1000원의 기적'이었다. 사람들은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이 밍밍하다고 투덜대지만 오히려 쇠고기 다시다'가 들어가지 않은 계란탕과 오뎅탕이 더 닝닝'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1등급 쇠고기 넣고 웅숭 깊게 끓인 괴기 맛과 비교할 수 없다고 해서 감칠맛을 선사한 천연 축출 화학물에 침을 뱉을 수는 없었다. 비용 대비 효율 측면에서 보자면 MSG는 훌륭한 조미료'다. 내가 보기엔 천연 재료에서 축출한 화학 조미료 자체가 유해한가 무해한가, 라는 논란은 촛점을 벗어났다. MSG는 적당히 넣으면 문제될 것 없다. 뽕끼'도 마찬가지'다. 뽕끼라고 해서 싸잡아서 싸구려 서정'이라고 말하면 안된다.

" 뽕끼 " 가 적당히 들어가면 감칠맛이 난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사람들이 뽕끼 서정'을 단순히 5060 세대나 혹은 7080 세대'가 느끼한 서정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뽕끼는 1020세대에서도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쿨한 척하거나 시크한 척하는 자세'도 뽕끼'다.  한때 LTE급 속도로 빠르게 퍼진 장근석 허세'가 전형적인 뽕끼'다. " 시크한 허세 " 는 박정희 시대를 관통하는 아버지 세대의 " 잘살아 보세 " 에 대한 청개구리식 표현 방식'이다. << 잘살아 보세 >> 가 과잉 ㅡ 서사에 속하는 " 핫 " 한 정서라면,  << 시크한 허세 >> 는 결핍 ㅡ 서사에 속하는 " 쿨 " 한 정서'라 할 수 있다. 이 둘은 묘하게 뒤섞여 서로 애증 관계를 형성한다. 마치 부모와 관심을 받기 위해서 못된 짓만 하는 아이'처럼 말이다.

드라마 << 발리에서 생긴 일 >> 에서 쿨한 세대를 대표하는 조인성이 선보인 주먹 오열 연기는 진정한 뽕끼'를 느끼게 해준다. 또한 서태지 음악은 " 잘살아 보세 " 에 속하는 김창완이나 한대수'보다 촌스럽다. 그들은 적어도 " 오오, 그대여 ! 떠나지 마세요. 나는 지금 울잖아요. " 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뽕끼는 5060, 7080뿐만 아니라 1020세대를 관통하는 서정'이다. 한국인은 눈물이 많은 민족'이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중요한 것은 분량'이다. 조미료를 적당히 넣으면 감칠맛이 나고 너무 많이 넣으면 밍밍한 맛이 나듯, 눈물도 적당히 흘리면 아련(한 서정)을 주지만 주책없이 흘리면 < 미련 > 해 보인다. 다음은 신중현이 부른 << 미련 >> 이란 노래'다. 물론 앞에서 말한 < 미련 >과 뒤에서 말한 << 미련 >> 은 다른 의미'다.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보자.

알라딘은 동영상 제공이 안 되는 관계로 음악은 http://myperu.blog.me/220261511095

 

신중현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면 심사위원들이 내뱉을 독설은 예상 가능'하다. 호흡은 거칠고, 비음은 잔뜩 섞여 있고, 발음은 뭉개졌어요. 제 점수는요. 그런데 이 형편없는 가창력은 이 노래가 가지고 있는 " 뽕끼 " 를 빛나게 한다. 매끄럽지 못한 연결 ㅡ 들'은 오히려 진정성'을 들려준다. " 탄밥그릇 " 이 보여주는 서정이 엿보인다. 탄밥그릇이란 탐 웨이츠와 밥 딜러이 뭉친 가상 그룹'을 줄인 말이다. 여기에 찰스 부코스키'가 랩을 맡는다면 촌스런 뽕끼로 무장한 세시봉과는 비교도 할 수 없으리라. 이 명곡은 많은 가수들이 다시 불렀는데 개인적으로 임아영'이 부른 오리지날 버전'이 좋다. " 코스모스 길을 따라서어 ~ " 라고 부를 때 묘한 뽕끼에 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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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3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년 2인자 <맛나>를 추모하며...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3 16:32   좋아요 0 | URL
맛나 ?! 는 뭔가요 ? 요것도 조미료인가요 ?

AgalmA 2015-02-0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쇠고기 다시다vs쇠고기 맛나, 모델격돌- 김혜자 vs고두심씨
쇠고기 다시다의 파란만장한 역사들이 많았죠.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3 16:42   좋아요 0 | URL
오호 그렇습니까. 전 처음 들어본 상품명이네요.. 허허...
고두심 하니까 언뜻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갈마 님 문장은 남성적이신데 은근히 여성적인 면이 있으시군요.
대부분 남성들은 잘모를 겁니다. 맛나....

마립간 2015-02-04 10:36   좋아요 1 | URL
저는 주로 미원과 미풍을 예로 듭니다. S의 미풍의 한을 다시다가 풀었군요.

AgalmA 2015-02-04 10:54   좋아요 0 | URL
이렇게되면 미림v미향vs미정 삼파전도 봐야 하나요ㅎ
조미료의 한국사는 누가 안 쓰나...

cyrus 2015-02-0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켄과 용가리가 조합한 짬뽕스러운 그림의 출처가 궁금합니다. 둘의 조합이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글 제목을 보니 갑자기 짬뽕이 먹고 싶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3 17:3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림 출처는 잘 모르겠네요. 구글링 해서 우연히 걸린 그림들입니다. 잔득 모아서 글 올릴 때마다 사진 자료실에서 꺼내 쓰는... ㅎㅎㅎ 짬뽕 드시고 싶죠 ? 저 빨판만 보면 저도 이상하게 짬뽕이..ㅎㅎㅎ

yamoo 2015-02-0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쇠고기 맛나를 모르시다뉘....헐~ 곰발님두 어릴 적 광고를 많이 안보신 모양이구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4 16:5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가 기억이..... 맛나`가 꽤 유명했었나 보네요.. 허허...

수다맨 2015-02-0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디션 프로그램이 언젠가부터 너무 정형화된 가수들만 양산해내는 못된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주얼 괜찮고, 가창력 좋아야하고, 달달한 미성의 가수들만 나오니 점점 기예만 높은 학예회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런 공간에서 한대수나 신중현, 정태춘과 같은 가수들이 나오긴 힘들다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4 16:57   좋아요 0 | URL
슬슬 지겨울 때가 되었죠. 저번에 나가수 하길래 함 봤더니 왤케 재미가 없는지... ㅋㅋㅋㅋ
무슨 콩쿨 대회같잖습니까...

samadhi(眞我) 2015-02-05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sg 얘기하니까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미국편과 느낌이 비슷하네요. 마르고 몸매 좋은 사람들은 건강에 좋고 비싼 식품을 먹고 서민들은 정크푸드를 먹고 비만에 시달린다는 얘기요. 그 부분의 표현에도 서민들을 비하하는 느낌이 있어서 씁쓸하긴 했지만요. 잘 몰랐는데 이원복이 꼴통 인사였네요. 이문열 책 모의 장례식에 대해 분서갱유로 표현한 것만 보아도. 학벌주의야 말 할 것도 없다 치더라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5 19:17   좋아요 0 | URL
이원복의 보수적 색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져.. ㅎㅎㅎㅎ
이원복 만화를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합니다. 그런 만화 스타일이 싫고
교육 만화에 대한 체질적 반감도 있고.. ㅋㅋㅋ
만화는 좀 불량해야죠.. ㅋㅋㅋㅋㅋ

samadhi(眞我) 2015-02-07 00:04   좋아요 0 | URL
제가 그때 생소한(?) 미국사 수업을 듣고 있어서 그 책을 참고하라는 시간강사의 얘기를 충실히 따르느라 이원복 책은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었어요. 친미적 색채가 짙게 배어있더라구요.
 

 

 

 

 



탐 웨이츠, 밥 딜런 그리고 아델

 

어지러워한다는 것은 자신의 약함에 도취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함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저항하려 하지 않고 그것에 탐닉해버린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함에 취하고 더 약해지기를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큰길에서 주저앉게 되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땅바닥보다 더 낮은 곳에 쓰러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ㅡ 밀란 쿤데라, 소설의 기술 中

 

 

 

 

ㅡ 탐 웨이츠

 

노래방에서 심수봉 노래를 부르려다 낭패를 본 적이 있다. 평소라면 빵빠레 포텐'이 터지면서 태진아 노래방 기기 목소리'가 나에게 " 우와, 어디서 좀 놀아보셨군요 !!! " 라는 명랑한 심사평을 남겼을 텐데, 심수봉 노래'가 끝나자 태진아 노래방 목소리'가 나에게 남긴 말은 " 하는 짓이 가관이네요 ! " 라는 맹랑한 심사평'이었다. 노래가 끝나면 접대용 멘트처럼 흔들던 헝가리 이주민 템버린 씨'조차 침묵했다. 템버린, 너조차 ? 순간, 주먹 불끈 쥐며 괄약근 꽉 조였지만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 노래 실력으로는 심수봉 노래다운 눈물 젖은 " 마이너ㅡ뽕끼 " 를 재현할 수는 없었다. 그 후'로도 몇 번 심수봉 노래'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항상 동일했다. 놀고 있네요 ! 그런데 심수봉 노래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비단 나만이 아니었다. 거의 대부분은 심수봉 노래를 잘 부르지 못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트로트'라고 해서 모든 이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심수봉 노래는 어렵다. 곰곰 생각하면 아무리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라 해도 심수봉 노래를 멋들어지게 소화하는 가수를 본 적이 없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해 보였다. 마치 이명박이 노무현 코스프레 한다고 밀짚모자 쓰고 자전거 타고 다니는 꼴과 비슷했다. ( 그에게는 오뎅, 호떡, 국밥 따위를 개스럽게 게걸스럽게 먹을 때가 " 존나 " 예쁘'다. ) 이처럼 보기엔 쉬워보여도 막상 부르면 어려운 노래'가 있다.  그것은 심수봉이 어려운 노래를 쉽게 불렀기 때문이었다. 심수봉 노래는 오롯이 심수봉이 불러야 맛이 난다. 그녀는 어려운 표현을 쉬운 문장으로 풀어내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문장가'다.

 

​▶ http://youtu.be/JJcOWEucuFE : 정승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김광석과 유재하 노래'도 그렇다. 노래방에서 제발 부르지 말았으면 하는 노래 1위'가 임재범 노래'라고 하는데, 내 기준을 적용하자면 노래방에서 정말 듣기 거북한 노래는 김광석과 유재하 노래'다. 이들 노래는 타인이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가 존재한다. 그런데 << 케이팝스타 >> 에서 정승환은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을 자기 노래'처럼 소화했다. 탁월한 목소리'였다. 듣고 있으니 눈물 나누나. 하지만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비단 " 가창력 " 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있는 기준은 아니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는 종종 가창력이 별 볼 일 없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 http://youtu.be/ZVLtH6Bt8Kg  탐 웨이츠, 미니애폴리스의 창녀에게 온 크리스마스 카드 : 찰리, 잘 지내 ? 존나 보고 싶다, 시바. 난 잘 살아. 순둥이 남편 만나 사랑도 하고 임신도 했어. 존나 날마다 감동 쩌는 이벤트 마련한다. 시애미'도 잘해. 니미. 행복해, 호호. 똥 쌀 지경이야. 아, 사실. 나 돈이...... 좀,  필요해. 지금까지 했던 말 다 거짓말이야. 나 여기 깜빵이야. 보석금이 필요해. 돈 좀 빌려줄 수 있어, 찰리 ?  생각난다. 우리 침대에서 뒹굴 때 말이야. 자긴 내 젖가슴 터져라 움켜쥐었고 난 당구공 같은 당신 불알을 핥고는 했지. 당신 불알을 난 항상 눈깔 사탕이라고 놀렸잖아. 난, 흠뻑 젖고는 했어. 보고 싶어, 찰리. 돈 빌려줄 수 있지 ? 보석금만 있으면 크리스마스 전날에 풀려날 수 있을 거야. 찰리... 오, 찰리 !

탐 웨이츠와 밥 딜런'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가 아니다. 둘 다 썩은 성대'로 노래를 부른다.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고음이 없다. 눅눅한 짚불마냥 슬슬 타다가 연기만 매캐하게 날 뿐이다. 명창이 박연 폭포 아래에서 피를 토하는 지옥 훈련 끝에 득음을 얻었다면, 탐과 밥은 여자와 담배와 위스키로 숙성된 성대'로 전봇대 아래에다 800,000번 토하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둘 다 썩은 성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썩은 성대에 썩 좋지 못한 가창력으로 불렀는 데도 이 정도 퀄리티'라면 가창력 뛰어난 가수가 부르면 정말 뛰어난 노래'가 될 것 같지만 신기하게도 탐 웨이츠 노래를 다른 가수가 부르면 맛이 안난다. 찰스 부코스키'가 위스키 먹고 술 취한 상태에서 부르면 모를까, 다른 이'가 탐 웨이츠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 http://youtu.be/HwA-droqk5Y  밥 딜런, make you feel my love : 날도 오지라게 춥고 애새끼들은 널 괴롭히는 것 같고,  시바 ! 슬퍼서 많이 울었지 ? 비록 찐따 같은 나이지만 네 횡경막이 으스러지도록 안아줄께. 날 믿어, 시바. 우린 처음 만났을 때 알았어. 넌 내 여자'라는 사실. 우리 그냥 둘이, 고슴도치처럼 살자.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대로변에다 대변을 싸라고 명령하면 난 진짜 쌀 수도 있어. 넌 내꺼야.

 

반면 밥 딜런'은 정반대'다. 밥 딜런이 부른 노래를 듣게 되면 아주 좋은 것도 아니고 아주 나쁜 상태도 아닌 노래처럼 들린다. 음... 그러니까, 그냥 " not bad ! " 인 상태'다. 그런데 실력파 가수가 다시 부르게 되는 경우, 그 노래가 보석 같은 곡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밥 딜런이 가창력이 없다 보니 보석 같은 노래'를 not bad하게 부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밥 딜런 노래'는 누군가가 다시 불러야 비로소 진가'를 알 수 있는 곡이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밥 딜런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썩은 성대, 새집 같은 헤어스타일, 허접한 가창력'에서 쏟아내는, 매캐한, 연기 자욱한, 뜨, 뜨뜨미적지근한, 겨우 내내 얼었던 수도가 봄볕에 녹아 쏟아내는 녹물 같은 맛이 밥 딜런 노래의 아우라'다. 이들 목소리에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떠돌이 서정을 담고 있다.

 

다음은 같은 노래를 가창력 제왕인 아델'이 부른다. 아델의 곡이 뛰어나지만 아델 노래는 불알 탁, 치며 아, 프게 하는 싼티 나는 " 19,990원의 서정 " 이 없다.

 

http://youtu.be/ljawHxBl_Rk 

 

아델의 프리허그'가 달달할지는 모르지만 끈적끈적한 뒷골목 쌈마이 프리허그'를 재현하지는 못한다. 수채화 물감으로 유화 그림 흉내를 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아무래도 가창력 뛰어난 가수의 미성 앞에서 무릎 탁, 치고 아, 하기보다는 둔탁한 통증 앞에서 불알 탁, 치고 아, 픈 노래에 끌린다. 둘 다 좋다. 하지만 비루한 쌈마이 프리허그'가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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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2-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바. 곰발님글 존나 좋다. 후다닥 3=3=3=333 (곰발님 버전 ~~~ㅋㅎㅎㅎㅎ저와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5:40   좋아요 0 | URL
아. 이거 나비 님이 시바와 조낸으로 표현하시니 쌈마이 정서가 느껴져서 좋습니다. 거친 취향 좋아하시는군요.. ㅋㅋㅋㅋ 하여튼 전 탄밥 불알후드 좋아합니다. ( 탐 앤 밥 )

yamoo 2015-02-0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글은 지극히 몇 개를 제외하고는 시바..소리가 절로 나도록 졸라 좋습니다...ㅎㅎ


근데, 위의 노래들은 내가 전혀 모르는 관계로 동조를 해 드릴 수 없어 아쉽다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5:39   좋아요 0 | URL
시바... 이게 알라딘 개편하고 나서 전 동영상 삽입이 안 됩니다.
시바와 조낸은 원래 류근 시인 전매특허였는데 저도 동참했습니다.
탐과 밥`은 사실.... 좀 삐딱한 서정`을 가진 녀석들이 좋아하는 부류라 함부로 추천을 못하겠습니다.

stella.K 2015-02-0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왜 안 되는 여자 음역대에 도전하시고 그러셨습니까?
저는 제가 태어난 이후 가요사에 충격을 줬던 인물이라면
심수봉과 김창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그렇게 노래 부르는 가수가 없었거든요.
아니 어떻게 이런 노래가 대중의 인기를 끌 수가 있지 신기했습니다.
특히 말씀하셨던대로 심수봉의 뽕끼 작렬도 그렇지만 그녀의 촌티 패션은
정말 뭐라고 말할 수가 없더군요. 당시 패션테러리스트란 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김창완은 도무지 동요라고 말할 수도 없구 가요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래를
불러재끼는데 요즘엔 김창완이 정말 가사 하나는 잘 썼다 싶어요.

김광석 노래도 부르는데 그렇게 어려운가요?
가사가 진짜 시던데...
저는 노래방에가면 신성우의 `서시` 같은 거 불러요.
잘 부르나마나 그런 거 안 따지고. 그것도 호랭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긴 하지만...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5:44   좋아요 0 | URL
심수봉하면 미사일 탑재한 어깨뽕`으로 유명하죠.. ㅎㅎㅎㅎㅎㅎ
김창완은 천재에 가깝고. 사실 서태지는 과대 평가된 면이 있어요.
시대적 운을 따른 뮤지션이란... 뭐 운도 실력 아니겠습니까....

김광석 노래 좋죠 ? 노래 은근히 어렵습니다. 박자 다 맞춰 부른다고 해도 뭔가가 좀 뜨뜨미적지근하다고나 할까요... 안공불락임... 노래방에서 김광석 노래 부른 사람치고 잘부른 사람 못 봤음..

오히려 서태지 노래를 잘부르는 사람은 많아요. 역설적이지만 서태지 멜로디는 쉬워요. ㅎㅎ

+

심수봉 노래는 뭔가 남자가 불러도 될 것 같은 음역인 것 같아 막상 부르면... 안 됩니다....

stella.K 2015-02-02 15:51   좋아요 0 | URL
심수봉 노래는 여자도 잘 안 될 걸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래뵈도 목소리가 조금은 두꺼운 편이라
노래방 가면 남자 가수 노래들을 주로 불렀습니다.
간혹 여자 노래를 부른다면 키를 낮춰서 부르곤 했었죠.
심수봉 노래 키를 낮춰 불러보시지 그러셨습니까? 누가 압니까? 성공하실지.ㅎ
나중에 한 번...^^

근데 곰발님 답글 두 개 달렸어요. 켁.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5:55   좋아요 0 | URL
왜 락은 쉬운 멜로디라도 어려울 거야 라는 선입견이 있는 반면
트로트는 트로트는 당연히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 아니겠어, 라는 정서가 있잔아요.
따라부르다가 개망한 경우입니다. 여성이 심수봉 노래 불로도 잘 부르는사람 못봤습니다.
음정 박자 다 맞는다고 해도 그냥 성대모사한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뭔가 맛이 안 나요... 맛이.. ㅋㅋㅋ

stella.K 2015-02-02 15:59   좋아요 0 | URL
그녀 특유의 콧소리 있잖아요. 아마 그게 어려울 겁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이미자나, 또는 달 타령으로 유명한 김부자의 노래도 어려울 걸요?ㅋㅋㅋ

AgalmA 2015-02-0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래방가면 신해철-이중인격자 자주 부르는데 사람들이 좋아해요. 자기들 가리키며 삿대질 총질하는데 좋아 죽어요. 좀더 괴롭히고 싶어서 스틸 하트 she`gone이나 전인권 행진부르면 서로가 괴로워지더라고요ㅋ 중간중간 유재하도 불러주고....나는야 노래방자학자~~노래방 나오면 목소리가 썩어서 나와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7:58   좋아요 0 | URL
ㅎㅎ 고해와 더불어 여성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남성 노래방 노래`가 바로 쉬즈건`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주로 롹 노래를 즐겨부르시는군요. 역시 남자는 롹이죠.. ㅎㅎ

근데 이런 노래도 불러줘야 노래방에서 노래 부른 것 같은 느낌이 들긴 듭니다.

stella.K 2015-02-0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암, 뽕끼작렬 그룹 사운드도 있는 거 아세요?
와일드 캐츠요. 그 시절 국어 순화 운동한다고 이들을 `들고양이들`로도 불렀는데
`마음 약해서 잡지 못했네 돌아서는 그 사람...`하면서 시작되잖아요.
거기서 키포인트는 그 노래 뒤에 `짠짜라라라라라라...` 그건데
얼마 전 `불후의 명곡`을 잠깐 본적이 있는데, 홍경민이던가? 그 노래를 락버전으로 부르면서
그 키포인트를 죽여버렸어요. 그러고나니까 영 노래빨이 안 살더라구요.
뭐 락이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뽕끼는 뽕끼여야만 하겠더라구요.
아마 우승 못했을 거예요.
그거 부를 땐 진짜 술집 젓가락 장단이다 싶었는데 없으면 안 되겠더라구요.
사람으로 치면 맹장 같은 거라고나 할까?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7:56   좋아요 0 | URL
들고양이들 처음 들오봅니다.. 근데 짜라짜라짠짜... 하니 생각이 나네요.
홍경민 참... 노래 드럽게 못하는 가수죠. 난 이 가수 오ㅒ 그런데 나오나 모르겠어요.
노래를 못하면 탐처럼 저항 정신이라도 있던지... 하여튼 짜증나는 가수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나저나 유투브에서 들고양이 함 찾아봐야겠어요..

stella.K 2015-02-02 18:01   좋아요 0 | URL
헉, 그 불후의 명곡을 모르시다니... 전 아는 줄 알았어요.
나중에 한 번 들어보세요. 오리지날버전으로. 꼭이요!ㅋㅋ

혹시 유투브에서 못 찾겠으면 노래방 가서 들고양이들의 <마음 약해서>를 꼭 찾아서
불러보세요. 죽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7:59   좋아요 0 | URL
아, 지금 찾아보니 무슨 노래인줄 알겠습니다. 와일드캣츠.. 이름 좋은데요. 헐리우드 영화 재목인 줄 알았습니다. 역시 이런 쪽으로는 김추자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정말 독보적인 목소리입니다.

stella.K 2015-02-0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찾았구나!! 좋죠? 보컬이 정말 죽여요. 여잔덴 굉장히 까칠하게 생겼잖아요.
머리도 그렇고.ㅎㅎ

그렇죠. 김추자는 뽕끼의 여제죠. 거칠면서도 끈적함과 누구 눈치 보지 않는 강렬함 뭐 기타 등등.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8:23   좋아요 0 | URL
김추자 신중현은 천재 같습니다. 김추자.. 아 좋네요. 미련이란 곡 듣고 있는데
뭐 이리 절절하냐... 대폿집 가서 소주 마시면서 젓가락질하고 싶습니다.

iforte 2015-02-0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은 심수봉씨랑 똑같은 목소리, 창법을 가진 아마추어분이 노래하는걸 들었는데, 노래 두어곡하더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더이다. 들을때 쉬워 보인다고 부르는것도 쉽게 부르는게 아님을, 그때 알았어요.

위 댓글에 `김창완` 언급하신 분, 동감이요. 거기에 `전인권` 얹읍시다. 어느 방송에선가 쾌와 불쾌의 차이는 한끗이고, 전인권씨는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탄다는 평을 들었을때 막 공감했었다죠. 정상적으로 아름답지 않은 소리를 청감이 미적으로 허용하는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려고 어마무시하게 노력하셨다고.. 개인 삶이야 어쨌든, 예인들의 노력에는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iforte 2015-02-02 20:55   좋아요 0 | URL
아, 개인적으로 신중현 좋고, 이장희의 곡들도 좋아한다는요. 리메이크 곡들밖에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다들 넘넘 좋더라고요. 어떻게 그 옛날에 그리도 모던한 감성이...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21:46   좋아요 0 | URL
그게 아마 가수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 때문에 다른 이가 부르면 죽이 되는 경우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김창완, 이장희, 들국화 ( 들국화 4집은 거의 초절정 걸작... ) 를 참 좋아하는데
이들 음악은 솔직히 말하면 서태지보다 모던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뽑자면 어떤날, 시인과촌장`도 들 수 있는데 하덕규 솔로도 꽤 좋습니다.
오늘 필 받아서 김추자 << 미련 >> 듣고 있는데 뭐 죽이네요...

cyrus 2015-02-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김광석의 노래가 많이 알려지니까 노래 좀 부른다는 사람들이 오디션에서 자주 부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군 복무할 때 선임이 김광석 노래를 무척 좋아하고 노래방 가면 김광석 노래만 불러요. 군인은 아이돌 노래만 좋아한다는 저의 편견을 깨뜨린 선임이에요. 같이 부대 노래방에 갔는데 7년 전인데도 선임이 부른 김광석의 나무가 아직도 제 귀에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저에게는 개성적인 목소리였어요. 굶직하면서 울림이 있는 그런 목소리요. 저랑 같은 대구 출신인데 제가 다른 소대로 옮기는 바람에 선임 전역하는 것도 못 보고, 전화번호도 받지 못했어요. 아쉬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21:48   좋아요 0 | URL
김광석 노래 쉽지 않아요. 아우라가 노래에 덧씌워져 있어서 자기 노래로 소화하기 힘들죠.
선임이 김광석 노래를 멋들어지게 소화했다고 하니 대단한 양반 같습니다.
뭐, 찾으려고 하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열 ? ㅎㅎㅎ
근데 군대 나오면 거기서 끝이더라고요. 저도 몇 년 동안은 해마다 만나고 그랬는데
딱 2년 지나면 다 흐지부지하게 된다능...ㅎㅎㅎㅎ

cyrus 2015-02-02 21:58   좋아요 0 | URL
제가 알고 지낸 군대 동기는 서울이나 경기도 쪽에 살아요. 그래서 자주 만날 기회가 없어요. 서로 바쁘게 지내다보면 동기와의 우정도 즐거운 추억으로만 자연스럽게 남게 되더라고요. ㅎㅎㅎ

수다맨 2015-02-0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밥 딜런 같은 정조를 자아내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는 한대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한대수 목소리 처음 듣고는 기겁을 했었어요. 어떻게 저런 목으로 노래를 부르나 싶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곰곰발님 비유처럼 녹물 같은 맛, 떠돌이 서정의 비애가 있는 듯합니다. 또, 세시봉이니 뭐니 하면서 지겹게 추억팔이를 하는 몇몇 가수들과 달리, 언제나 자신만의 음악적 실험을 감행하는 모습도 미덥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22:08   좋아요 0 | URL
솔까말... 세시봉 노래는 그냥 번안가요`이지 음악사적 업적이 있는지 늘 궁금합니다. 팝송 번안해서 부른 게 뭐 그래 대단하다고 말이죠. 저도 세시봉 노래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대수 음악 들으면 가끔 탐 웨이츠와 맞짱떠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만 보면 비슷해요. 한대수도 종종 영화 카메오로 얼굴 비추시던데... 탐웨이 형님도 그렇고 말이죠...

samadhi(眞我) 2015-02-05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수봉은 소리집안 출신이기도 하지요. (알고 계실수도 있겠지만요. 고모인가가 소리-국악- 하시던 분). 역시 애교콧소리가 있어야 가능한 것 같아요. 실제로 애교쟁이들이 수봉언니 노래를 잘 부르더라구요. 헝가리 민요를 번안한 백만송이 장미는 가사가 정말 끝내준다고 생각해요. 이미 도를 깨달은 사람이 쓴 시같은 느낌. 발음이 헝가리 민요랑 비슷해서 오히려 짜맞춘 게 아닐까 싶은데도. 노랫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대학 때 선배들 때문에 김광석 노래를 엄청 들었는데요. 김광석은 그냥 ˝소년˝ 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숱한 가수들이 김광석 노래 다시 부르기를 했지만 와닿는 소리가 없더라구요.

저랑 취향이 비슷하네요. 저도 ˝담배에 쩐˝ 것 같은, 담배 좀 피웠을 것 같은 텁텁한 목소리가 좋아요 ㅋㅋㅋ 우리가 아주 좋아하는 담배 쩐 목소리 언니야 있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요. 그 노래 들으면 절로 웃음이 나는데, 좋아서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5 19:16   좋아요 0 | URL
흠흠.. 그렇군요. 처음 듣는 소리군요. 역시 소리꾼 집안이었군요.
뭔가 다르다 했습니다. 확실히 국악`은 본질적으로 뭔가 다른 무언가가 있어요.
그래서 심수봉 노랠 따라하기 힘들었나 봅니다. 허허... 이것참....
 

 

 

 

 

 



往年 : 세 살 철딱서니 여든까지 간다

 

 

http://youtu.be/YHvWTySe1AA  ㅣ 이상하게 달달한 목소리보다는 인생 막나간, 불알 탁, 치고 아, 파하는 그런 목소리가 좋다. 탐 웨이츠나 밥 딜런 노래를 듣고 있으면 노래'란 미성'으로만 부르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전봇대에 구토를 80000번은 해야 나올 것 같은 목소리'는 가끔 경이롭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콩고 가수 무스타파 부랄탁 웅거 음마마 씨'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라 아는 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불행히도 그의 음악은 유투브에는 없다. 무스타파 부랄탁 웅거 음마마 씨 노래 대신 밥 딜런 노래'를 건다.


사람들은 현실이 힘들 때 항상 과거를 호명한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두드러진다. 여자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환상을 꿈꾸지만 남자는 往年'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 왕년에... " 로 시작하는 불알후드의 무용담'은 영원한 레퍼토리'다. 그들은 불알 탁, 치고 아, 한다. 이러한 주장은 현실'이라는 < 공간 > 을 타락으로 보고, 과거'라는 < 장소 > 를 순수로 나누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과거'로 회피하려는 태도는 주로 현재 상황을 부정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현실에서 인정 투쟁에 실패했을 때 발생하게 되는 심리적 도주' 이다. " 사회에서의 지위 " 나 " 가정에서의 권위 " 를 상실한다는 것은 곧 position 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의자(자리)를 빼앗기는 순간 자신이 소속된 사회와 가정'은 텅 빈 공간'이 된다. 

空間이라는 단어에서 空이 빌 공'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공간 > 은 부재'에 방점을 찍는다. 공간은 결여'이다. ​반면, 젊음을 잃어버린 꼰대가 자주 사용하는 " 요즘 젊은 것들... " 로 시작하는 꼬투리를 따라가다 보면 " 옛날에는 힘들었지만 순수했는데... " 와 호응하게 된다. 이러한 넋두리는 과거의 어느 장소場所'에 있는 자신'을 그리워한다는 데'에서 발생한 향수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공간 > 이 내가 발붙일 틈'조차 없는 텅 빈 곳이라면, < 장소 > 는 발 디딜 틈'이나마 있었던 곳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처럼 과거를 좋은 것'으로 두고 현재를 타락한 것'으로 생각하는 인식론에는 자기 잘못을 세월 탓으로 돌리려는 책임 회피에 있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자면 모든 인간의 유년 시절은 날개 달린 천사'가 된다.

성악설'을 믿는 나로서는 이해 불가능한 노, 노노노노스텔지어'이다. 나는 아이'가 순수한 존재'라는 믿음이 없다. 아이는 작은 어른'일 뿐이다. 필립 아리에스'가 지적한 것처럼 " 아이 " 라는 단어는 근대화'가 만들어낸 발명품에 지나지 않는다. 푸코도 그 사실을 지적한다. 아이는 훈육의 대상으로 만들어진 발명품이다. 내가 이창동의 << 박하사탕 >> 을 뽕끼 작렬하는 문학적 허세'라고 생각하는 이유 또한 현실을 타락으로 보고 과거를 순수로 보는 낭만적 자세'에 있다. 박하사탕'에서 설경구는 순수를 잃고 타락한 남자'가 아니라 원래 처음부터 그냥, 그렇고, 그런 나쁜 남자'였다. 쉽게 말해서 : 탐욕스러운 이명박은 유년 시절에도 탐욕스러운 아이'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지만 옛날에는 블링블링했다는 넋두리는 착각을 가능성이 높다. 당신은 옛날에도 그 모양 그 꼴이었다. 불알 탁, 치며 아파하지 마라. 천성'은 말 그대로 본래 타고난 성품'이다. 세 살 철딱서니 여든까지 간다. 그게 인간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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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2-01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동영상이 안 뜨지 ?

cyrus 2015-02-01 20:36   좋아요 0 | URL
유투브 동영상 밑에 `공유-소스코드` 누르면 기다란 창에 동영상 소스가 나와요. 그걸 복사하면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4:49   좋아요 0 | URL
왜 저는 그렇게 했는데도 안 뜹니다. 뭐가 제 놋북 사양에 문제가 있는 듯.

[그장소] 2015-02-0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하사탕..이 아니고...박하사랑~ 이 본연의 모습일..것이다...!
울적했는데..덕분에 조금 웃었네요.
못됐어..그러고..보면..성악설..그런가?!..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4:50   좋아요 1 | URL
박하사랑... ㅎㅎㅎㅎ 한때 용의국물, 떡국열차 이런 제목도 있었습니다.. ㅎㅎㅎ

[그장소] 2015-02-02 14:54   좋아요 0 | URL
예..아마도..그런 뉘앙스의 ..(-_ど)

2015-02-02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2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5-02-0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근대화의 산물이라...필립 아리에스가 그런 말을 했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아갑니다!ㅎ

저는 아이가 싫습니다. 작은 어른이라는 표현에 적극 동감합니다~ㅎ

[그장소] 2015-02-02 16:00   좋아요 0 | URL
제 알람이 울려서..^^
반갑습니다.
저는 아이가 있는 입장이라..싫다.
좋다 .말하기 곤란한 처지이고..
저도 한때 애들은 싫어..하던 때가
있기는 했었다고...그런데 무슨 조화인지..그런 심경이 돌연 변하더군요. 제가 아이를 낳고..부터가 아닙니다. 아이들을 가까이 하다보니 그 세계도 좋아지고
예뻐보이고 하더라..이거지요.
아마..모르지만..yamoo 님은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도 공간도 없는것이 아닌가..기회가 없으셨던게...아닌가..하고..짐작해봅니다. 그 속엔 물론 징그럽다..싶은..면들도 있어요.어른들보다..무섭기조차한..면도..그것역시 아이임에 오는 무구..의 무서움.ㅎㅎ 아닌가..뭐라는 건지..
그냥..그렇다는..겁니다..
인사는 놓고.갑니다. 이왕 울린 알림이니..그럼 좋은 오후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6:22   좋아요 0 | URL
아리에스의 << 아동의탄생 >> 을 보면 아동`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고 합니다. 가끔 서양 그림 보면 브뤼겔 그림 보면 아이들이 담배도 피우고 일도 하고 그럽니다..ㅋㅋㅋㅋㅋ

[그장소] 2015-02-02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yamoo 님의 글이 찾는 취지와..곰곰님의 그 아이와..는 생각의 차이가 있지..싶어요.
곰곰님 글은 즐겁고 유쾌한데..브뤼겔 그림 속 아이들과 아리에스의 아동˝ 이라는 말의
근원이랄까..그..모두를 진단하기에는..웃고
넘어가기에는 좋을 수 있어도.. 단적으로 성악설이다...브뤼겔이 그를 뒷바침한다..가 되는지라....ㅎㅎㅎ

태클은 아니고요..중간에 제가 껴있다보니..
어정쩡하여..두 분의 생각이 같은 면도 있겠으나..다르다.를 전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아..어색..합니다..ㅎㅎㅎ(づ_ど) ..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17:24   좋아요 0 | URL
전 아이도 어른 대접해주자는 소리입니다.. ㅎㅎㅎ.
아이도 사랑의 상실에 아파하지요. 어른들은 어린 놈이 아파봐야 뭐가 아파, 라고 말하지만
사실 아이의 아픔이나 어른의 아픔이나 모두 동등하기 않을까요 ?
제가 어린 조카( 6살 되었나요... ) 귀여워서 볼 꼬집었더니 왜 꼬집냐고...
삼춘은 귀여워서 꼬집지만 나는 아프다고....

ㅋㅋㅋ

반성 많이 했습니다.

[그장소] 2015-02-02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중에 관한 글!!! ^^

cyrus 2015-02-02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투브 공유 저도 안 되네요. 컴퓨터, 노트북이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알라딘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요.

samadhi(眞我) 2015-02-05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대 때부터 내 제일 좋은 우리언니 일기장 표지에 空이라는 글자가 멋지게 새겨져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글자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나이를 먹고나서는 입으로만 ˝수행˝ 하는 제게 딱 맞다 여겨 아이디도 공을 집어넣어 만들기도 했지요.

아이때부터 못돼 처먹었다는 사실을 저도 알고 있지만요. 곰발님 글 보니까 막 서글퍼져요. 여전히 받아들이기 싫어서.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5 19:14   좋아요 0 | URL
불교의 핵심어가 空과 無 잖아요. 서양이 본질을 有로 보았다면
불교는 없는 것 자체가 궁극으로 본, 서양보다 새련된 감각입니다.
저도 공`이란 단어를 좋아합니다.
 
링 오리지널 하이비트 에디션 - [할인행사]
나카다 히데오 감독, 마츠시마 나나코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어수선 43호


이 글을 보면 죽는다


 

 

 

​ㅡ 알브레히트 뒤러 <오르페우스의 죽음> 1494년. 펜 드로잉, 28.9x22.5. 함부르크 미술관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연출한 영화 << 링 >> 줄거리'를 10자평으로 요약하자면 " 이 비디오를 보면 죽는다 " 이다. 6자평으로 더 줄이면 " 동영상 쥑이네 ! " 이다. 더 줄이라고?! " 쥑이네 " 정도면 요약 정리'가 되지 않을까 ? " ○○ 하면 죽는다 " 식 서사는 신화ㅡ서사'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뮤지션 오르페우스'가 대표적 인물'이다. 독사에게 복사뼈를 물려서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그리워하다 하데스 부부와 쇼부를 보기 위해 저승길 여행'에 오른 오르페우스'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를 설득하여 아내를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지만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어기고 뒤돌아보는 순간 에우리디케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몇 발자국 앞이 빛이 있는 지상 세계'였으니 오르페우스는 땅을 치며 후회했으리라.

그런데 이토록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오비디우스의 << 변신 이야기 >> 에 따르면 실의에 빠진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여자를 멀리하고 미소년들과 놀다가 그만 동성애'에 빠지게 되고, 나중에는 남색을 유포한 죄로 여성들에게 돌팔매와 몽둥이질'로 사지가 찢겨 죽는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 오르페우스의 죽음 >> 이라는 그림을 보면 나무우듬지에 걸린 현수막(?) 에 " Orfeus der erst puseran " 이라 쓰여있는데 번역하자면 " 오르페우스, 남색의 시조 " 라는 뜻이다. 그는 성적 취향 때문에 죽음에 이른 최초의 홀로코스트 희생자'였던 셈이다. 애틋한 러브 스토리'는 어느새 막장 잔혹극으로 끝난다. 마치 품격 높은 노희경 드라마로 시작했다가 임성한 드라마'로 급히 매조지하는 느낌'이다.

뒤돌아보면 죽는다는 서사는 " (비밀을) 말하면 죽는다 " 는 이야기로 변형되었는데 비밀'이 < 과거'라는 뒤에 머물러 있는 어떤 것 > 이라는 점에서 < 뒤돌아보면 죽는다 > 와 < 비밀을 말하면 죽는다 > 는 동일한 서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구미호 전설'이다. 이승 세계를 알리는 희미한 빛이 보이자 방심한 오르페우스가 약속을 어기고 뒤를 돌아보았듯이, 구미호 남편도 천 일'을 하루 남긴 날, 긴장이 풀린 탓인지 구미호의 경고를 잊은 채 비밀'을 누설하여 구미호는 인간이 되지 못한다. 구미호 또한 에우리디케처럼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반면 메두사 신화 줄거리를 10자평으로 요약하자면  " 똑바로 쳐다보면 죽는다 " 이다. 6자평으로 더 줄이면 " 꼴리면 죽는다 " 가 되고, 더 짜내면 " 눈 깔아! " 가 된다.

비속어'를 교양어로 승격시킨 남근의 아버지 프로이트 씨'는 메두사 신화에서 메두사를 여성 성기'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했고 돌이 되어 죽는 현상을 페니스 발기'로 설명했으니,  그에게 있어서 메두사 신화는 " 꼴리면 죽는다 " 는 이야기'와 동일한 서사'였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 영화 << 링 >> 도 꼴리면 죽는다ㅡ서사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무시무시한 사다코 괴물'은 메두사와 피를 나눈 sisterhood 이다. 사다코와 눈이 맞은 대상은 모두 죽는다. 프로이트 식으로 설명하자면 그들은 꼴려서 죽는다. 사다코가 출현하는 곳이 우물'이라는 점은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우물은 " 검고 촉촉한 구멍 " 이다. 이 형태는 명백히 여성 성기'에 대한 게슈탈트 gestalt 라 할 수 있다.

우물이 물을 저장하는 곳이란 점에서 우물은 양수'를 담은 자궁과 같다. 말도 안되는 억지'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굳이 변명을 하자면 텍스트를 해석하는 몫은 저자가 아니라 독자'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 롤랑 바르트도 저자는 죽었다고 선언하지 않았는가 ? 내가 보기엔 << 링 >> 은 메두사 신화와 유사하며 더 멀리 보면 오르페우스 신화'와도 연결된다. << 링 >> 에서 보여주는 검은 우물(구멍)은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볼 때 목격하게 되는 검은 동굴'과 겹쳐진다. 오르페우스가 뒤돌아서 본 것은 어떤 " 검은 응시 " 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체의 응시가 아니라 대상(타자)의 응시에 있다. 그러니까 오르페우스가 어둠'을 뒤돌아본 것이 아니라 어둠의 눈이 오르페우스'를 응시했기에 오르페우스의 욕망인 에우리디케는 사라진다( 혹은 돌이 되어 죽는다)

타자의 응시'에 대한 문제는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1977년에 연출한 영화 제목인 << the hills have eyes  / 언덕에 눈이 있다 >> 에 잘 나타나 있다. 등장 인물(주체)이 언덕을 응시하는 게 아니라 언덕(대상)이 주체를 응시한다. 니콜라스 뢰그 감독이 연출한 << 눈 깔아, 시바 ! don't look now >> 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관객은 의미를 알 수 없는 타자의 불분명한 응시 때문에 불안해진다. 영화 속 타자(영화 주인공이 아닌)는 끊임없이 정면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응시'를 관객에게 전달하는데 이 응시'는 생각보다 효과적인 공포를 창출한다. 이처럼 << 링 >> , << 오르페우스 신화 >> , << 메두사 신화 >> , << 쳐다보지 마 >> 는 공포의 주체'가 " 응시 " 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또 다른 예는 무엇이 있을까 ?  " 이 글을 보면 " 죽는다는 설정도 있다. 한번쯤 경험했으리라. 행운의 편지'가 그렇다. 연애 편지 한번 받아본 적은 없어도 "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년에 한바퀴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 로 시작되는 행운의 편지'는 모두 받아보았으리라. 만약에 행운의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20세기'를 논할 자격이 없다. 행운의 편지 내용을 10자평으로 요약하면 " 이 편지'를 읽으면 죽는다 " 다. 그것은 사다코가 비디오 테이프 대신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지로 된 비디오 테이프'이다. 아마도 << 링 >> 원작 소설가 스즈키 코지는 행운의 편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 분명하다. 가만 보면 행운의 편지'와 스팸'은 유사한 측면이 있다.

편지를 뜯는 순간 혹은 클릭하는 순간 : 악성 바이러스'는 당신 뇌와 개인 컴퓨터에 침투하여 회로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다. 악의를 숨긴 메시지'는 대부분 친절하다. " 나야, 김미영 ! 오랜만이지. 보고 싶어 " 라거나 " 악성 바이러스로부터 당신의 정보를 보호하십시오 " 로 시작하는 가짜ㅡ무료 백신 메시지'가 좋은 예이다. 그런 메시지'는 달달한 말로 당신을 유혹한다. 사기꾼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악의를 숨긴 메신져'이다. 비록 내 글이 거칠고 횡설수설하지만 적어도 난 달콤한 메시지'로 당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지 않고,  손글씨를 10번 필사해서 유포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게 하지도 않는다. 내 글은 유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유해하지도 않다. 안심하고 읽어도 좋다 ㅡ








라고 끝낼 줄 알았지 ? 천만에 ! 이 글은 행운의 편지'다. 이 글을 보면 죽는다. 이 포스트'를 손글씨로 열 번 써서 당신 블로그에 인증샷을 올리지 않을 경우, 당신은 열흘 안에 죽는다. 모든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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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01-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포스트를 읽은 제가 ; 이 포스트`를 손글씨로 열 번 써서 나의 블로그에 인증샷을 올리-ㄹ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행운의 편지를 받은 이후 덤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가 그 때의 업을 처리하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4: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아마도 마립간 님 마니또`가 대신 대필해서 마립간 님 모르게 유포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stella.K 2015-01-3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절 전 그 행운의 편지 받아보고 싶었어요.
뭐 10번이 문제겠습니까? 행운이 온다는데. 근데 제 차례는 안 오더군요.
그런 것도 있는 집 아이나 좀 인기가 많거나 그런 사람한테만 오는가 보다 싶더군요.ㅎ
행운은 오지 않았지만 불행도 오지 않았습니다.
고로 오늘 곰발님 글을 읽어도 저는 죽지 않을 겁니다. 푸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4:18   좋아요 0 | URL
어, 그래요 ? 전 이거 드럽게 많아 받았습니다.
저도 인기 있는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았는데
행운의 편지를 받은 걸 보니 스텔라 님의 추론은 틀린 것 같군여...

stella.K 2015-01-30 15:02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곰발님이 거짓말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인기가 없으셨다구요? 설마....
글구 뭡니까? 진짜 설마 제가 죽길 바라는 건 아니시겠죠? 흥!

근데 실수한 것 같긴하네요. 다른 건 몰라도 오늘 글만큼은
좋아요를 누르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신화 가지고 구라치시는 게 하도 그럴듯하여 저도 모르게 그만 좋아요를 눌러 버리고 말았어요.
혹시 제가 열흘안에 여기 안 나타나면 켁 죽은 줄 아십시오.ㅠㅠ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6:32   좋아요 0 | URL
저 거지였습니다. 왕따 안 당한 게 행운일 정도`였죠.
신화는 기본적으로 다 구라`잖아요. ㅎㅎㅎㅎ

cyrus 2015-01-3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 때 친구 집에서 링을 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친구가 비디오집 사장 아들이었는데 한낮인데도 일부러 방에 불을 끄고 비디오로 영화를 봤어요. 그때는 보지 말라는 영상자료가 많았어요.
포르노나 엽기 동영상(`노란 국물`)이 인터넷에 나오기 시작했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6:32   좋아요 0 | URL
노란 국물 함 보고 싶네요. 하드코어 같군요. ㅎㅎㅎㅎㅎㅎ

AgalmA 2015-01-3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운의 편지 보내기도 전에 첫 글자 보고 심장마비 오겠습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7:37   좋아요 0 | URL
이건 행운의 편지로 , 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읽으면 죽는다 라고 끝나는 것보다는 이렇게 아예 까놓고 시작하는 게 더 솔직한 거 같아서요. 얼릉 필사하십셔. 안 그럼 죽습니다.

AgalmA 2015-01-3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는 건 안 무섭고요. 행운의 편지 보낸 사람이랑 의절한 적 있는데 제가 곰곰님 봐드릴테니 대신 쓰셔야 계산이 맞을 듯 한데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7:44   좋아요 0 | URL
그러면 제가 아갈마 님 필사까지 해서 돌리겠습니다. ㅋㅋㅋ 의절하지는 맙시다요...

AgalmA 2015-01-30 17:46   좋아요 0 | URL
술 한 잔은 하고 의절해야죠ㅋㅋ...필사 검사할 겁니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17:48   좋아요 1 | URL
열 장 복사해야 하잖습니까. 십상시`에게 보낼 생각입니다 !
 

 

 

 

 


개념어 정리 모음

 

 

▶ 불알후드 ㅣ brotherhood의 한국식 표기'이다. 과도한 대한민국 남성 연대'을 빗대서 설명한 용어로 밤꽃 냄새 작렬하는 남근 사회'를 지시한다. 용례 : " 경북 대구 사내새끼들의 불알후드 정신은 참 좆같지, 안 그러니 ? "


▶ 낙지효과 ㅣ 손님이 보는 앞에서 산 낙지'를 뜨거운 냄비 속에 넣는 해물탕집 퍼포먼스'에서 유래한 용어'로 타자의 죽음을 이용해 시각적 쾌락을 극대화하거나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한 전략적 상술 따위를 총괄하는 개념. 공개 처형 방식도 낙지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러한 시각적 쾌락은 월터 옹이 주장한 << 구술 문화 >> 에 속하는 사회의 특징'인데 구술 문화는 문자 해독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로 시각 매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파간다 이미지 전략에 속는 경우가 많다. 종편이 좋은 예이다. 드라마나 뉴스에서 " 이래라저래라 " 하면 시청자는 별다른 비판적 사고 없이 " 일해라절해라 " 한다. 건강한 시민사회'가 아니다. 용례 : 언론의 낙지효과에 의해 조현아 사건은 행위 자체보다 과한 비판에 직면했다.


▶ 뽕끼 ㅣ 뽕끼'는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서정'이다. 과잉 속의 결핍 혹은 결핍 속에 과잉 투영된 싸구려 신파 감정을 말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눈물의 허세요, 死의 호들갑'이다. 배 고프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배 고파 죽겠다, 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김소월 시 << 진달래꽃 >> 은 뽕끼의 진수'다. 뽕끼는 문화 전반 곳곳에서 발견된다. 칼질과 쌍욕이 난무하는 코미디 조폭 영화'조차 마지막은 눈물의 허세로 마무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신세대 문화를 대표하는 서태지조차 뽕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나게 춤을 추다가도 결국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를 내보낸다 오오, 그대여 떠나지 마세요. 나는 지금 울잖아요. 이런 게 바로 뽕끼'다. 용례 : 야, 야야. 박근혜 특별 담화 봤냐 ? 뽕끼 작렬하더라. 왜 연설 도중에 눈 부릅뜨며 울어 ?


▶ 과잉 노동 신화 ㅣ 이 개념은 뽕끼와도 연결된다. 밤 새서 일하는 것'을 노동 열정 따위로 포장하거나 그것을 권장하려는 수작을 뜻한다. 과잉 노동 신화를 퍼트리는 대표적 방송이 바로 << 생활의 달인 >> 인데, 이 방송은 정상적 노동량'을 폄하하는 대신 극단적 노동 형태를 찬양한다. 쟁반 열 개'를 머리에 이고 아슬아슬하게 밥 배달하는 노동자 달인 때문에 쟁반 한 개를 머리에 이고 안전하게 밥 배달하는 노동자를 미숙련 노동자로 깎아내린다. 하지만 이러한 찬양과 폄하는 옳지 않다. 과적'은 찬양해야 할 미덕'이 아니다. 또한 정상적 노동량을 소화하는 노동자는 미숙련공이 아니다. 한국 사회는 죽기살기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를 찬양하는데 여기에는 死의 찬미'가 깔려 있다. 국가나 재벌 같은 기득권은 노동자에게 " 헝그리 정신 " 을 강조한다. 노동자'가 보다 윤택하고 안락하며 여유로운 삶을 주장하면 배, 배배배배신, to 부정사, 배반형, too to 용법'이 된다. 천박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이따위 인식'은 기득권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널리 퍼진 개념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노동자는 배 부르면 안 되나 ? 용례 : 생활의달인'은 노동 예찬 방송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득권의 욕망을 반영한다. 효용 대비 최대 효과에 대한 자본가의 욕망은 과잉 노동 신화를 양산하고 퍼트렸다.


▶ 아이언맨 ㅣ 아이언맨을 번역하면 " 하이바 " 는 철면 : 鐵(쇠 철) + 面(얼굴 면)으로, " 갑옷 " 은 피 : 皮(가죽 피)가 되어 이를 합하면 철면피'다. 철면피가 염치가 없고 뻔뻔한 인간을 지시하는 단어이기에 아이언맨 또한 염치 없고 뻔뻔한 인간을 뜻한다. 결국 갑질'이라는 것은 甲 : 갑옷 갑'을 입고 월권을 행하는 몰상식한 태도를 뜻하니 갑질과 아이언맨은 같은 뜻이다. 들뢰즈와 가타리 용어를 차용하자면 갑질은 " 아이언맨ㅡ되기 " 이다. 용례 : " 야, 조사장 그 시부랑탱탱이 새끼,  아이언맨 슈트 입더니만 룸살롱에서 개진상 떨더군. "

▶ 개불공화국 ㅣ 대한민국은 개불공화국이다. " 좆도 아니면도 좆같이 군다는 측면 " 에서 현 정권은 개불ㅡ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개불'이 뭐하는 놈이냐. " 남해안 바닷가 횟집엘 가면 요상하게 생긴 횟감이 있지요. 얼른 보면 큰 지렁이 같기도 한 이놈의 이름은 개불,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자세히 보면 개좆같습니다. " 김선태 시인의 시 << 개불 >> 에서 묘사한 개불 형태'다. 김선태는 개좆같다고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인간좆같다. 시인 스스로 자체 검열한 것은 아닐까. 남근 보고 놀란 가슴 개불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니 그 유사성은 말을 해서 뭣하랴. 개불은 좆도 아니면서 좆같이 생겼다.

 

▶ 뽕극 : 뽕극'이란 " 뽕끼 " 를 연기자 혹은 출연자에게 강요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대표적인 방송이 << 케이팝스타 >> 이다. 심사위원 중에는 박진영이나 유희열 따위가 뽕극 마피아'다. 박진영은 종종 참가자'에게 미션임파서블한 요구를 한다. 그가 입이 닳도록 요구하는 것은 기교'가 아닌 진심'인데, 개인 서사'가 노래'에 스며들기를 요구한다. 일단 가난 ㅡ 서사'를 가진 참가자는 높은 점수를 받는다. 또한 최근 방송에서 유희열 심사위원은 이진아'에게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호통을 치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이 장면은 어이가 없다. 이진아 참가자는 고등학교 때 작곡한 << 두근두근왈츠 >> 을 불렀는데 뭔놈의 초심인가. 학창시절로 돌아가 여고생 마인드로 작곡한 곡을 불렀다는 측면에서 이진아'는 초심으로 이 노래를 부른 것은 아닐까 ? 박진영과 유희열은 그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진심'이 없다거나 초심'을 잃었다고 질타하는데 이러한 기준은 무척 애매모호할 뿐이다. 그것은 갑이 을에게 주문하는 헝그리 정신'과 비슷하다. 호주 노래 자랑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참가자의 고백은 의미심장하다. 그 참가자는 평가 기준이 애매모호하다고 털어놓는다. 호주는 노래 기교를 높이 평가하는 반면 한국은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고 비교 평가'한다. 그 참가자가 보기에 진심'이 노래에 담겨야 한다는 요구는 너무 뜬구름 잡는 요구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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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낙지 효과 Part. 2 (feat. 곰곰생각하는발)
    from factory 2015-01-28 16:49 
    낙지 효과 손님이 보는 앞에서 산 낙지를 뜨거운 냄비 속에 넣는 해물탕집 퍼포먼스에서 유래한 용어로 타자의 죽음을 이용해 시각적 쾌락을 극대화하거나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한 전략적 상술 따위를 총괄하는 개념. 공개 처형 방식도 낙지 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 (곰곰생각하는발) ‘가짜 공감’을 맹목적으로 공유하는 집단현상에서도 낙지 효과를 발견할 수 있다. 공감은 중립적인 태도로 상대방의 내면을 그대로 느끼는 상태다. 즉, 비통, 공포, 분노 등, 인간
 
 
비로그인 2015-01-28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 삶의 모순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용어사전이네요...부산동생들과 술자리서 불알후드 외치면서 미디어가 보여주는 낙지의 죽음에 통쾌해하고 케이팝스타 뽕끼에 열광하죠 ㅋ 각자 직장의 아이언맨을 욕하면서 개불공화국은 이민이 답이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 과잉노동신화가 신화아닌 실질을 가져다줄거라 믿으며 서로를 다독이고 일어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엉겨붙어있는 기름때같은 용어들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29 15:02   좋아요 0 | URL
오, 이렇게 하니 문장 모두에 삽입되네요. 저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개념입니다. 뽕끼 좀 줄이고, 개불공화국 욕만 했지 용기있는 실천은 못하고 ... 뭐, 그렇게 살아가네요...

stella.K 2015-01-28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네요. 글빨 있는 사람들 자기만의 사전이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사람. 곰발님은 충분히 곰발님의 사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쓰셨던 글들이 정리가 되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응원합니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1-29 15:04   좋아요 0 | URL
언젠가 곰곰발 사전 함 출간해야죠. 흠흠...
각자의 사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호프만이 저술한 악마의 사전`인가요.

고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수다맨 2015-01-2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백과사전에 등재되어야 할 말들이 많군요. 특히나 불알후드랑 뽕끼, 이 두 말이 참 쫄깃합니다.
누군가가 박진영이랑 유희열한테 진심 없이 노래 부른다고 털려고 든다면, 저들이 어떤 반응 보일지 궁금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30 04:43   좋아요 0 | URL
위키에 등재되었으면 하네요. 다른 건 몰라도 불알후드`는 절묘한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