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밀리언 달러 베이비 : 풀슬립 일반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주먹이 운다

어떤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고, 어떤 감독은 자신이 꿈꾸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며(펠리니), 또 어떤 감독은 자신이 말하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든다(스콜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이 걷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든다.


- 누벨 옵세르바퇴르

 

 

                                                                  한옥 양식의 고택(古宅)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기대보다 방 " 크기 " 가 작다는 점이다. 재작년, 아름다운 한옥의 대명사인 오죽헌'을 구경하다가 사랑방은 물론이고 안방도 크기가 작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생각해 보면  :  임금의 처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기껏해야 현대의 중형 아파트 안방 만한 크기'이다. 현대인이 보기에는 대궐은커녕 소궐이다. 그런데 옛날 살림 규모를 감안하면 작은 집이 아니다. 지금이야 살림이 늘어나서 그렇지 옛날에는 살림이 무척 간소했다. 침대도 없고, 티븨도 없고, 냉장고, 쇼파 따위도 없었으니깐 말이다. 살림의 규모로 따지자면 작은 것은 아닌 것이다. 한옥은 살림이 간소해야 아름답다.

한옥에 온갖 살림살이를 꾸역꾸역 우겨넣으면 그것만큼 지저분해 보이는 집도 없다. 반면 양옥은 한옥보다 공간이 넓다. 그래서 살림을 가득 채워야 그럴듯해 보인다. 거실에는 쇼파가 있어야 하고, 양탄자도 있어야 하고, 식탁도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구색을 갖춰야 빈궁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한옥과 양옥의 차이이며 동양과 서양의 차이이기도 하다. 한옥은 최소주의(미니멀리즘)과 어울리고, 양옥은 그 반대 성향과 어울린다. 박정희의 산업화 정책 가운데 하나는 초가집을 없애고 서양식 주거지'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였다. 주거 환경이 바뀌자 살림의 규모도 바뀌기 시작했다. 침대와 커튼도 있어야 하고, 식탁도 있어야 근사해 보이고, 쇼파도 있으면 금상첨화'였다. 


다시 말해서 침대, 커튼, 식탁, 쇼파 따위는 사용자의 니즈(needs)에 따른 구매욕이 아니라 공간이 물물을 욕망하는 것이다. 당연히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 돈 > 이 필요했다. 근대인에서 현대인으로 탈피한 한국인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살림살이를 하나둘 장만하는 기쁨이야말로 즐거운 노릇. 하지만 이제는 집집마다 과도한 살림으로 몸살을 앓는다. 불필요한 살림은 넘쳐나고, 넘쳐나는 만큼 집의 내부는 점점 쪼그라든다. 사정 후 시든 뭣 같은 ! 장롱 속에는 입는 옷보다 입지 않은 옷이 더 많고, 대형 김치 냉장고 속에는 김치가 대형 냉장고 용량만큼 채워졌다가 여름이 되면 버려지기 일쑤'다. 과잉은 결핍만큼이나 불편을 준다. 아니, 과잉이 결핍보다 더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모른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설명보다는 차라리 과감한 생략이 낫고, 과도한 감정보다는 절제된 연기가 더 감동적이다.  그리고 서사가 과잉에 빠지면 통속이 된다. 인도 영화의 특이점이 < 춤과 노래 > 라면 한국 영화의 특이점은 < 눈물 > 이 많다는 데 있다. 툭하면 운다. 여자만 흘리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조폭 코미디 영화도 마지막 무기는 눈물이다. 양아치 새끼들이 우니 난감하다.  한국 영화가 얼마나 눈물이라는 코드를 좋아하는가 하면 << 주먹이 운다 >> 는 영화도 있다. 아, 이 눈물의 과잉. 도대체....... 주먹은 어떻게 웁니까 ?  성대모사,  한 번 들어봅시다. 이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살림살이로 가득 찬 좁은 집이 생각난다. < 눈물 > 은 타인으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표현 방식이다.

하지만 이 표현 방식은 세련된 상호 의례 작용이 아니다. 눈물은 대화로 상대를 설득하지 못할 때 사용하는 최후의 보루'다. 한국 영화가 눈물이 많다는 사실은 예술적 승화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에서 배워야 한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과잉보다는 절제를 선택한다. 집이 좁다면 차라리 살림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한다. 그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쏟아냈지만 항상 적절한 수준의 제작비에 머물렀다. 그는 마이클 치미노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처럼 성공에 도취되어서 자기 분수를 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제작 규모를 무제한으로 키우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는 항상 적당한 규모의 예산 안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 정점이 바로 << 밀리언 달러 베이비 >> 다. 이 영화는 단순하고 명료해서 강렬하다. 조명도 간결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감독은 많은 조명을 원하지 않았기에 최소한의 조명으로 그림을 그렸고 배우의 얼굴에 그림자가 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프랭키가 매기의 병실에 가서 그녀를 안락사시키는 장면은 이 영화가 왜 걸작인지는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감정을 최소화했다. 눈물은 없다. 조용한 참회와 침묵과 짧은 작별 그리고 신속한 결행이 전부였지만, 이 간결한 동선은 이 장면을 통속에서 구원했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신파가 아니라 신뢰를 보여주고 싶었다. 망설임 없는 빠른 결단은 늙은 프랭키'가 매기에게 보내는 변함 없는 신뢰다. 요즘 영화들은 집 안에 너무 많은 살림으로 인테리어를 꾸민다.

쇼파도 있고, 식탁도 있고, 장식장도 있고, 런닝머신도 있지만 정작 공간이 없다. 답답하고 산만할 뿐이다. 마찬가지다. 그 영화에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교훈도 있고, 반전도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영화들은 무수히 많다. 좋은 인테리어는 공간(空間)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공간을 단순히 채우는 것은 좋은 장식이 아니다. 間 : 사이, 틈, 틈새, 결핍을 비어 있는 상태(空)로 최대한 살리는 것이 좋은 실내 장식이다. 영화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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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1-2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오늘 글은 정말 좋아요 10번은 누르고 싶게 만드는군요.
전 곰발님이 이 영화를 말하면서 왜 집에 관한 이야기부터 하나 했습니다.
물론 그게 곰발님의 주특기인 건 알았지만...ㅋ

저기 인용하신 누벨 옵세르바퇴르 문장은 정말 멋있군요.
한국 영화, 한국 영화 하지만 좀 그렇긴 하죠.
특히 조폭영화 쏠림 현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질 않아요.
소재의 빈약이죠. 주제도 약하지만.
이 영화는 전에 보려다 말았습니다. 지루한 것 같아서리...
크린트는 실력있는 사람이란 건 알겠는데 이상하게 저랑은 인연이 없었더군요.
나중에 함 다시 봐야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0 14:12   좋아요 0 | URL
조폭영화는 정말 굉장합니다. 왜 코미디에서도 항상 눈물이라는 코드를 꾸역꾸역 집어넣는지 이해불가능.
그냥 웃길려면 끝까지 웃기든지... ㅎㅎㅎ
눈물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 걸작이니 꼭 ~
보시기 바랍니다.

yamoo 2016-01-20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곰발 님처럼 간지나는 글을 쓰고 잡다..흐엉~~~ㅜㅜ

저두 스텔라님처럼 추천 10번 눌렀습니다^^

헛, 근데 두 번 누르면 좋아요 취소가 되는군요..ㅋㅋ 10번 누르니 좋아요가 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0 17: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 번 누르면 좋아요 한 번 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1-20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6-01-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기 드물게 괜찮게 늙어가는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우리 나라에서 으레 `보수`라고 칭하는 인간들 중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 나아 보이는 인간이 그다지 없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수의 덕목을 `성실`과 `정직`, `용기`로 보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이스트우드는 매기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에 그녀의 가족들(혈육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고, 일하지 않으며, 인생을 유흥이나 놀이로 탕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은근히 경멸의 시선을 보내죠. 이런 생각이 반드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간 의지와 노력을 무엇보다 중시한다는 점에서 그는 제법 괜찮은 보수에 속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한국 보수들의 특징은 `반공`, `친기업`, `진박(!)` 등등 이런 이상한 개념의 포로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예비 파시스트들의 범주를 크게 못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0 20:13   좋아요 0 | URL
진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씨부랄 새끼들. 진짜 정치가들 보면, 특히 새누리 보면 쓰레기의 막장, 최악, 짐승 오브 짐승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뚱구멍으로 지식을 쳐먹은 듯한....



클린트가 공화당 지지자인데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자신은 국방 분야에 대해서는 공화당이지만 절대 자유를 지지한다고..
결국 자신은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정치 색을 가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클린트는 가족주의자`예요. 개인주의가 심한 미국은 가족주의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고
가족주의가 심한 한국은 개인주의적 가치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영화 << 마더 >> 에서 무면허 침술을 놓는 엄마( 도준의 母, 김혜자  扮)는 "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 에 침을 놓는다. 그녀 말에 의하면 그곳은 막힌 혈( 맺힌 울화)을 뚫어주는  맥이자 망각을 유도하는 혈'이다.  이 혈은 대중에게도 익숙한 통점이다.  우스개'로 과부들이 성욕을 참기 위해 바늘을 찔렀다는 곳이 바로 그곳이니 말이다.  웃음을 참아야 하는데 참지 못할 경우도 이 부위를 꼬집게 된다. 다시 말해서 <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 은 쾌락 욕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드라큘라가 여성의 몸에 송곳니를 박는 곳이 목(neck)인데, 이 단어에는 " 자궁 " 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에 드라큘라의 흡혈 행위는 곧 성행위와 연결되듯이  김혜자가 침을 놓는 허벅다리 안쪽도 성행위에 대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영화 속 에피소드 : 김혜자는 불임으로 고통받는 사진관 여자 미선(전미선 扮)에게 주기적으로 허벅지에 침을 놓는다. 그곳은 불임을 가임으로 만들 수 있는 맥이다.  그러므로 허벅다리 안쪽 침 시술은 성과 관련이 있다.  또한 << 살인의 추억 >> 에서 가정 방문을 통해 불법으로 주사를 놓는 의료 행위를 했던 전미선은  불법으로 침을 놓는 김혜자와 겹친다.  둘은 모두 불법 야매 의료 시술자'다.   영화 << 살인의 추억 >> 이 어린 여성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수컷에 대한 이야기라면 << 마더 >> 는 아들을 지키기 위한 히스테리 한 암컷의 원초적 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곳은 바지가랑이를 걷어올린다고 드러나는 부위가 아니다.  허리띠를 풀고 바지 지퍼를 열어야 비로소 드러나는 신체 부위인 것이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 앞에서 바지를 내린다.  김혜자는 남자의 허벅다리 안쪽, 은밀한 곳에 침을 박는다.  이 사실은 김혜자가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것은 일종의 " 출장 서비스 " 인 셈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 사실을 모호한 형태로 암시한다.  도준의 친구로 등장하는 진태가 상의를 탈의한 채로 김혜자에게 말한다. "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 " 그리고는 김혜자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 돈 > 을 요구한다.  허문영은 << 마더, 불안과 히스테리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 라는 글에서 이 장면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진태는 잘 다듬어진 상체를 내밀며 놀랍게도 친구의 엄마에게 "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 라고 쏘아붙인 뒤, " 위자료 조로 오백만 해줘 " 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 말들은 창녀와 기둥서방의 말처럼 들린다. 아마도 엄마는 한때 진태(진구 扮)와 성교했고, 그 대가로 용돈을 주었을 것이다.

 

- 세속적 영화, 세속적 비평 164쪽

 

이러한 성적 모호함은 그녀가 형사들과 맺는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김혜자는 형사에게 나에게 이러면 안 된다고 협박조로 말한다. 순간, 둘 사이에 성적 긴장감이 감돈다.  또한 김혜자와 도준의 근친상간은 이미 수많은 평자들이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녀는 " 퍼블릭 우먼(창녀) " 인 셈이다. 이 여성 캐릭터는 희생하는 모성 신화에서 벗어나 있다.  이 영화를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희생으로 읽는다는 것은 완벽한 오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도준에게 살해된 아정'이라는 여학생은 김혜자의 거울이자 도플갱어'다. < 쌀 > 을 얻기 위해 몸을 판 아정'이라는 인물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쌀과 몸의 거래라는 아주 오래된 물물 거래 방식'이다.   몸을 팔아서 쌀을 얻는 방식은 전자 상거래가 활발한 현대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교환 방식이다. 이 방식은 구세대의 교환 방식인 것이다. 그녀는 " 스크루지 노파 " 가 되어 과거 속 자신(아정)을 바라본다.  그녀가 감추고자 하는 것은 아들의 죄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다.   

김혜자는 맺힌 울화를 푼다고 허벅지에 침을 놓지만,  사실 그곳은 일시적으로 기억을 지우는 통점'이다. 오르가슴이 일시적인 죽음이자 정지'인 것과 마찬가지로 허벅다리 안쪽에 침을 박는다는 것은 일시적인 기억의 죽음, 마비 혹은 정지'인 것이다.  김혜자의 침술은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최면술사'가 오대수에게 속삭이는 최면 기능과 닮았다. 그것은 기억 마비'인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관광버스 안에서 김혜자는 치마를 걷어올려 허벅지 중간에 침을 놓는다. 일시적 망각은  잠시 고통을 잊게 만든다.  동시에 그 행위는 성욕의 일시적 보류라는 점에서 찰나적 거세 행위이기도 하다. 그녀는 황혼이 지는 풍경 속에서 몸을 흔든다.  잠시의 망각이 만든 평화'다.  영화 << 마더 >> 가 아들을 죽음(교도소)에서 구조한,  성적으로 문란한 모성'에 대한 이야기라면,

<< 밀양 >> 은 아들을 죽음에서 구하지 못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두 영화는 서로 다른 차이'에서 각자 출발하지만 본질적으로 궤적은 동일하다. 김혜자가  과거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 침술 > 을 사용한다면 << 밀양 >> 에서의 전도연은 종교에 심취한다. 그녀의 종교 생활은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현실 밖의 세계를 향한 동경'이라는 점에서 허벅다리 안쪽에 놓는 침'이요, 통증을 잊게 만드는 모르핀'이다.  두 여자 모두 불안과 히스테리에 빠진 여자'다.  두 영화 모두 모성 신화의 싸구려 신파에 빠지지 않고 여성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에서 문제적인 영화'다. << 밀양 >> 은 전도연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머리카락이 성적 오브제1라는 점에서 단발(斷髮) 행위는 쾌락의 일시적 보류이자 과거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거세 행위는 그닥 희망적이지 않다.  불안과 히스테리로 클로즈업된 얼굴은 균열을 예고한다. 이 거세는 도마뱀의 꼬리'를 닮았다. 잘린 부위는 다시 자란다. 그녀들의 악몽도 마찬가지'다.  



 

  1. 긴 머리카락은 성적 대상이다. 풀어헤친 머리는 창녀를 의미했다. 그래서 서구 중세 사회에서 여성은 외출을 할 때 머리를 묶거나 캡을 썼다.  자세한 내용은 http://myperu.blog.me/20113231534 ( 모나리자는 왜 머리치장을 하지 않았을까 )
  2. "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 이란 표현은 허문영의 << 밀양, 한 고전주의자의 안간힘 >> 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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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8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리는 머리칼의 어디쯤 ㅡ이라는게 ...ㅎㅎㅎ
마더 속 엄마는 머리가짧고 밀양 속 울고 있는 그녀는
아직 긴데...말이죠.

암튼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렇구나..허벅지가 ...ㅎㅎㅎ
그럴수도 ..있군요.
대단해요.
같은 영화를 저역시 묶어 읽은 적있는데
최근에, 전혀 다른 방식, 다른 시점 ㅡ물론 저는 한 면만 부각시켰을 뿐 ㅡ이지만..
멋지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8 16:39   좋아요 1 | URL
이 영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살인의추억이 딸(여성희생자)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아버지 수컷의 절망을 담은 영화라면
마더는 아들을 지키기 위한 암컷의 원초적 욕망을 다룬다고나 할까요...
이 영화 기통차죠...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
오래전에 본 기억으로 글을 쓰다 보니 부정확한 게 많을 겝니다요...

[그장소] 2016-01-18 16:47   좋아요 0 | URL
저도 살인의 추억 ㅡ마더 ㅡ밀양 ㅡ친절한 금자씨 ㅡ올드보이 ㅡ악마를 보았다 ㅡ좋아하는영화들예요..몇개더있지만 ㅡ
완성형 글을 보고싶네요.무지 흥미로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8 17:05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까 ? 틈틈이 얼릉얼릉 써야겠네요....

stella.K 2016-01-18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그런 게 있었나요?
저 두 영화 다 봤는데 이런 깊은 뜻이...?! 전 아무래도 영화를 대충 띄엄 띄엄 보는가 봅니다.ㅠ
어렸을 땐 긴머리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긴머리가 매력적이이라고 느껴지더군요.
근데 뭔가 할 얘기가 더 있으실 것 같은데...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8 16:38   좋아요 1 | URL
시간을 쪼개서 쓰다 보니 그리되어씁니다.
틈틈이 첨가해야죠... 일단 올리고 봅니다요..
누가 백만 원만 줄 테니 글만 쓰라고 하면 하루 10시간 글만 썼으면 합니다.

[그장소] 2016-01-1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주시면 냉큼 달려와 읽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해석은 늘 즐겁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2:51   좋아요 1 | URL
해석은 다양해야죠. 가끔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해석하냐, 며 지랄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아니 공산당도 아니고 하나의 의미만 있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장소] 2016-01-19 13:16   좋아요 0 | URL
그럼요..주관으로 읽는 해석 .저는 좋아요.그리고 근거 가 없다 여겨지지 않습니다.
바탕이 나름 있다는 생각예요..그래서 재미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3:49   좋아요 1 | URL
감사함돠. 불철주야 더욱 전진하도록 하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8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내가 좋아하는 마더. 그 중에서도 들판에서 넋을 놓고 춤추는 장면은 떠올리기만 해도 몸이 절로 흐느적댑니다. 봉감독 정말 좋아합니다. 남편이랑 이 영화 너무 좋아서 역시 봉감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서로 얘기하며.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2:53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 볼 땐 그냥 좋은 영화다 했는데 다시 보니 아, 쫀쫀하고 정말 디테일 살아있네요.
그전까지 저의 최고의 봉 작품은 살인이었는데 이제는 마더입니다. 확실히 좋습니다.


참... 책 배달이 왔어요. 잘 읽도록 하겠슴돠..

samadhi(眞我) 2016-01-19 13:34   좋아요 1 | URL
네 자꾸 주문배송조회에 빨강색이 떠서 한 달이 다 돼가도록 배송이 안 되나 싶었어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3:48   좋아요 1 | URL
제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서 아마도 전 주소로 배달이 되었었나 봅니다.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뭐 공선옥이야 제가 눈여겨보는 대표적 한국 작가이기 때문에 기대 만빵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공선옥보다 신경숙이 뜨는 현상을 이해못하겠습니다.

[그장소] 2016-01-19 13:52   좋아요 0 | URL
시스템 ㅡ등 뭐 여러이유가 복합적인것 아닐까요. 저는 공선옥님 도 좋은데..그분 소설도 지금껏 다 봤네요.!^^
 
서민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부제: 마태우스를 위한 변)

 

 

 

 

 

 

 

 

 

 

    

 

 


 


 



 

 

애타게 마태복음을 찾아서

 

                                                                                                                       나는 한때 영화 < 오타쿠 > 였다. 극장 간판을 그렸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관은 내 집 안마당이었다. 영화 스틸 가운데 좀 야하다 싶은 사진은 아버지 몰래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다. 전체적인 사진 톤이 핑크일수록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는데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던 영화 스틸은 << 나인 하프 위크 >> 였다. 또한 가슴이 클 수록 불티나게 팔렸다.  어린 나이였지만 나는 자본 상품과 섹스 어필의 수상한 관계를 너무 일찍 알아차린 애늙은이로 성장했다.  핑크는........ 위대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한다고 했던가. 영화를 자주 보다 보니 키는 안 자라고 눈만 높아졌으니 대중 영화를 멀리 하고 예술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짓도 오래 하다 보니 서서히 질리기 시작했다.

자연주의 웰빙 음식을 챙겨 먹다가 길거리 음식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 것이다.  A급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나 할까 예술가 특유의 무거운 < 도도 > 함에 질려서 쌈마이 특유의 가벼운 < 시시 > 함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 모두 함께 해요 < 라라라 >.      그때부터 나는 대중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 영화도 아닌,  재미에 목숨을 걸었으나 재미가 없는,   A도 아니고 B도 아닌 C급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일명 << 컬트 영화 >> 라고 불리는 영화들이었다. 컬트 중에서도 시시껄렁한 컬트 위주로 보았다.  당시, 컬트 영화 테이프는 대부분 희귀해서 구하기 힘들었지만 바로 그 맛에 컬트에 열광하기도 했다. 영화인이 뽑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이 오손 웰즈라면 그 반대편에는 에드워드 D 우드 감독이 있었다.

에드워드 우드 감독의 <<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 이라는 영화는  어느 평론가가 웃자고 만든 설문 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투표자 3000명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영화사 통틀어서 < 최악의 영화 부문 > < 최악의 감독 부문 > 을 동시에 석권했던 감독 작품'이었는데,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정말 감동했다. 너무 못 만들어도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나 같은 루저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였던 것이다무엇보다 최첨단 우주선 안 가구(소품)들이 1950년대 지구인들이 사용하는 가구(소품)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외계 침공은 뚱딴지 같은 소리였던 것이다. “ 아방가르드하며 아스트랄한 디지털 퍼니처 Digital Furniture ” 는 알고 보니 노가다 공사판에서 뒹굴던 각목 위에 실버 페인트을 덧칠한 것이었다.

외계인은...  그러니까...... 지구인보다 가난한 것이었다외계의 궁색한 살림 앞에서 눈물이 났다.  박근혜가 이 영화를 보았다면 우주의 기운이 대한민국을 도우리라 따위의 말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데 누가 누굴 돕는다는 말인가요. 각하,  벼룩도 낯짝이 있지 어찌 벼룩의 간을 빼먹으려 하시나이까. 너나 잘하시면 됩니다. " 지구를 침공한 우주선 비행 장면은 더욱 가관이었다. 우주선은 빛의 속도로 비행하는 게 아니라 인천 앞바다에 뜬 사이다 병처럼 둥둥 떠다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주선 중앙 위로 가느다란 철사()이 보인다. 우주선을 움직이는 동력은 석유도 아니고 울트라 슈퍼 에너지원도 아니고 철사 줄이었다. 우주선은 낚시줄에 매달린 루어(lure)였다.  땅을 치며 통곡했다.  관객이여 !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  

낄낄거리며 웃다가 갑자기 이 빈곤한 제작비를 가지고 고군분투하려 했던 감독의 똥줄이 떠올라서 숙연한 마음이 생겼다. 그 누군들, 플라스틱 장난감 우주선에 구멍을 뚫어 철사로 연결하고 싶어 할까. 에드워드 우드 감독은 할리우드판 흙수저였던 셈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가난했을 뿐더러 재능도 없었던 것이다.  말년에는 죠니 카펜터나 돈 밀러라는 가명으로 포르노 영화를 감독했고, 결국에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심장 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내가 찾아다닌 영화들은 대부분 이런 영화들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실패한 영화들만 찾아다녔던 것이다. 이 당시에 내 일과 중 하나는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 나이트메어 >> 로 대박을 치기 전의 영화를 찾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엉성한 영화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실패한 영화를 찾아다니면서 깨달았던 것은 만듦새가 형편없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툭, 까놓고 말해서 << 외계로부터 온 9호 계획 >> 은 만듦새가 형편없는 영화였지만 역설적이게도 좋은 영화였다. 반면 만듦새는 훌륭한데 나쁜 영화도 있다. 오히려 후자인 경우가 더 많다. < 타인의 실패 > 는 종종 위로를 선물한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작가 지망생에게 있어서 힘을 주는 영화는 오손 웰즈의 천재성'이 아니라 에드워드 우드의 평범함'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저런 건 나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손 웰즈의 << 악의 손길 >> 은 작가 지망생에게 위압감을 준다. 저런 작품은 죽었다 깨어나도 만들 수 없을 거야. 이런 영화들은 경외감과 함께 절망에 따른 소외감이 동반되기 일쑤'다.

문학도 마찬가지. 실패한 문학 작품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 형편없는 소설 > 보다 형편없는 소설은 < 나쁜 소설 > 이다. 내 기준에 의하면 신경숙의 << 엄마를 부탁해 >> 는 나쁜 소설이지 형편없는 소설은 아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어느 것이 더 정신 건강에 해로운가, 라고 묻는다는 주저없이 나쁜 소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자는 빈곤의 문제이고 후자는 양심의 문제인 것이다. 서평이나 비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성공한 것(인생,영화,소설,인물 따위)은 반드시 인간적인 얼굴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패한 것은 반드시 인간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다알라딘에서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 서민의 삐삐소설 << 마태우스 >> 는 소설판 << 외계로부터 온 9호 계획 >> 인 모양이다.

그 옛날 삐삐라는 기기의 30초 녹음 기능을 이용한 구술 연재 형식이었다고 하니파격인 셈이다. 이 얼마나 미래지향적 글쓰기 형식이었나 ! 어쩌면 이 소설은 대한민국 포스트모더니즘 본격 소설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이 소설을 홀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소설 < 마태우스 > 가 대한민국의 < 마태복음 > 이 될지도 모른다. 애타게 이 소설을 찾는다. 소장하신 분은 연락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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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곰곰생각하는발 고객님이 원하는 책을 찾았습니다
    from 冊性愛子 2016-01-29 20:54 
    아니, 이것은!!!!!!! (그 와중에 왼쪽에 있는 콜레트의 소설 《천진난만한 탕녀》 발견!) 쌍마태우스의 위엄! 곰곰생각하는발 고객님이 원하는 책을 찾았습니다. 이 정도면 저를 헌책방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러야겠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제2 소설 《닳지 않는 칫솔》을 못 찾아서 아쉬워요. 두 권 모두 발견했으면 최고였을 텐데. 이로써 저는 당분간 세상 유례없는 ‘쌍마태우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태우스님이 이 글을 보면 또 속
 
 
samadhi(眞我) 2016-01-16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그렇게 대놓고 말씀하시다니... 작가 눈물 나겠어요.
아직 읽어보지도 않고서.
사진이 흐려 그런가^^ 마태우스님의 평소 주장(못 생겼다는)과 달리 잘 생긴 청년으로 보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16:56   좋아요 0 | URL
눈 오면 개 데리고 산책이나 갈까 했는데 눈이 안 오네요..ㅎㅎ
개인적으로 A급에 대한 체질적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느낌 안 옵니다. 삐삐소설 함 읽어보고 싶어요. 흑흑..

samadhi(眞我) 2016-01-16 16:58   좋아요 0 | URL
주말 따뜻해서 눈님이 안 와주시네요. 다음주에 추워진다니 다음주를 기대하시구랴.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56   좋아요 0 | URL
사실 올 겨울은 겨울 같지가 않아요. 솔직히 옛날에 비하면 어디 이게 겨울입니까.
그냥 추운 가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진아님은 아래쪽이니 눈 구경 하는 날도 별로 없겠네요..

samadhi(眞我) 2016-01-16 23:02   좋아요 0 | URL
네 전 눈을 좋아하지 않아서... 오로지 비님만 좋아합니다.

겨울답게 추워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텐데요.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데도 추운 게 좋거든요. 추워지면 사람이 마구마구 그리워져서. 애틋함에 혼자 빠져들어요 ㅋㄷ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3:22   좋아요 0 | URL
추워지면 사람들 옹기종기 모아서 술 마시고 싶잖아요.
겨울은 술 마시기 정말 좋죠..
일찍 어두워지니 이보다 좋은 것도 없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6 23: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역시 곰발님 다웁네요. 신영복 선생님도 그러셨죠. 감옥의 겨울이 서로의 체온 때문에 붙어있으려해서 사람을 싫어하게까지 만드는 여름보다 견딜만 하다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3:36   좋아요 0 | URL
네, 신영복 하면 항상 그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타인의 체온은 여름에는 지옥이지만 겨울에는 천사가 된다는... 그래서 견딜 수 있었다는 말은
정말 울림이 컸습니다. 어째 요즘은 어른은 떠나고 개새끼들만 남아 있네요...
욕 먹어서 오래 사나.. 앞으로는 칭찬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신영복 선생에 대한 글을 쓰려다 다른 분들이 많이 언급하셨고
막상 쓰게 되면 우울하게 될까봐 일부러 안 썼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6 23:41   좋아요 0 | URL
신영복 선생님 너무 보고싶어요 ㅠㅠ 두 번 밖에 뵙지 못 했지만. 책에 싸인을 부탁하면 늘 그 글귀를 쓰곤 하신다며
夜深星逾輝 를 적어주셨죠. 그 말씀이 따뜻한 위로가 되었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3:44   좋아요 0 | URL
저도 신영복 어른이 쓰신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채에 직접 쓰신 ...
글씨체도 뛰어나셨던 분이셨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6 23:48   좋아요 0 | URL
수줍은 웃음도 부드러운 목소리도 예쁜 글씨도 모두모두 따뜻하지요. 그 분 뵜을 때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느꼈어요. 세속과 어울리지 않는 순진무구. 우리를 어엿비 여겨 잠시 머물다 본래 자리로 가셨나봐요.

자주오는이 2016-01-16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 외에 문고판보다 살짝 작은 크기의 `닳지 않는 칫솔``한글 3.0b 한걸음`인가 하는 책까지 제가 알고 있기론 초창기 마태우스님 책을 다 소장하고 오래전에 친분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비판하고 솔직한 평을 썼던 분이 파란여우님으로 기억나네요. 요즘은 이젠 이런 장르(?) 책은 안 읽으시는 것 같던데 혹시 모르니까 한번 빌려보심이 어떠신지요? 재미있는 서평을 써 줄 것으로 기대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55   좋아요 0 | URL
??! 닳지 않는 칫솔이란 책도 쓰셨군요.... 이야, 자주오는이 님 알라딘 오랜 지기로군요.
사실 전 여기 얼마 안됩니다 터잡은지 말이죠...

파란여우 님은 제가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좋은 서평가이십니다. 파란여우 님 글은 일단 믿쑵니다.
서평 비평의 핵심은 글빨이 아니라 친소 관계에서 휘둘리지 않는 공평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사이러스 님도 헌책방에서 구했으니 저도 뒤지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내일 한 번 돌아다녀봐야겠어요... 오랜 만에 헌책방 구경이나 할랍니다.

살리미 2016-01-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에드워드 우드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이리 자세히 하시나 했더니만... 형편없는 소설과 나쁜 소설을 비유하시며 소설 마태우스를 마태복음으로 승화시키는 솜씨에 경탄을 금치 못하옵니다^^
마태우스님은 경악하시겠지만 이 소설 재판매되도록 압력 넣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ㅎㅎ 지난번 cyrus님께서 잠깐 맛보기로 보여주신 부분만 봐도 충분히 재미있던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52   좋아요 0 | URL
제가 깨달은 것은 형편없는 것과 나쁜 것은 같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형편없지만 좋은 의도가 있고 세련되었지만 나쁜 의도가 있는 작품도 있죠.
후자의 경우는 참 많습니다. 만듦새가 훌륭한 것은 많습니다. 하지만 나쁜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도 많죠.
차라리 후지게 만들었으나 좋은 선의가 엿보이는 작품이 더 좋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표맥(漂麥) 2016-01-16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 관련 곰발님과 cyrus님의 글을 보면서 전 지금 읽고 있는 <트렌드코리아 2016>의 한부분이 너무나 정확(?)하여 살짝 놀랐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취향공동체`를 다루는데, 대세를 따르기보다는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에 관한 추세 이야기를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스스로 편집하고 관심사를 서로 추천하는데 익숙한 현상을 파악한 거지요. 다르게 말하면 나만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인식의 확산이라고 볼 수 있다네요.
곰발님의 글과 이상하게 맞물리는 부분인지라 내심 놀란거지요...
하여튼 항상 놀라움을 주시는 곰발님... 아무쪼록 오랫동안 글을 보고 싶습니다... 건승하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49   좋아요 0 | URL
블로그가 활성화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향공동체가 생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음지에서만 있다가 나와 같은 부류도 많다는 사실에 의기투합하는 형식아리고나 할까요.. 후후...
트랜드 코리아 시리즈는 저도 관심이 있어 종종 살펴보는 책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표맥 님의 과찬에 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군요. 표맥 님의 저의 어깨뽕입니다.

기억의집 2016-01-1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요? 박근혜가 우주의 기운을 도우리란 말은 못할 것이다!!!!라는 문단 읽고 땅을 치고 웃었네요.

누가 보면 곰발님은 신경숙 저격자인줄 알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46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 님은 이 비밀에 휩싸인 책이 봉인되기를 간절히 원하시기 때문에 협조를 안 하실 겝니다. ㅎㅎ


신경숙 비판은 표절 사건이 발생하고부터가 아니라 < 엄마를부탁해 > 라는 소설에서부터 시작된 딴지였습니다. 저는 이 소설이 굉장히 촌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
 

 

 

 

 

 

 

 

 

 

 

 

 

 

 

 

 

 


 

 

 

 

 

 

 

에티오피아에는 없지만 대한민국에는 있는 것

 

 

 

 

                                                                           << 응답하라 - 시리즈 >> 는 tvn의 히트 상품이 되었다. 효자 상품인 셈이다. IMF 사태가 1998년 새해를 앞둔 시점(1997.12.03)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응답하라-1997, 응답하라-1994, 응답하라-1988은 대한민국이 꽃놀이패를 쥐고 희희낙락하던, 똥광-일광-삼광 들고 낄낄거리던, 20세기 화양연화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다. 꼰대가 즐겨 사용하는 저잣거리 말풍선으로 표현하자면 1997,1994,1988년은 한때 잘나가던 왕년에 ~ ” 속한 해였. 복고 지향적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당대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공한 자(부자)는 과거를 호명할 때 지지리도 못살던 시절 을 이야기하고, 실패한 자(빈자)는 과거를 호명할 때 왕년에 잘나가던 시절 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 여기 대한민국은 실패했다. 빈부 격차는 벌어졌고, 계급 장벽은 높아졌으며, 세대 차이에 따른 갈등은 높아졌다. 또한 유대와 연대의 끈은 단단한 동아줄에서 썩은 동아줄로 바뀌었다. < 내려갈 수는 있으나 오를 수는 없음 > 은 시대적 증후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기득권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 열정 이라는 이름으로 더 높은 곳을 오르라고 주문한다. 오를 수 있을까 ? 더 높은 곳을 오르기 위해서는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수밖에 없다. 성공한 자는 날개 가 있다. 영웅(英雄)이라는 한자 조합을 곧이곧대로 적용하자면 PSY는 영웅이다.

한자 < 새 추() + 팔뚝 굉() > 으로 이루어진 조합이니 종합하면 팔뚝 굵은 젊은 수컷 새라는 소리이므로 싸이는 영웅이다. 지금의 싸이를 있게 만든 노래가 << >> 였으니 말이다. 그가 나 한순간에 새 돼쓰 ~ ” 라고 말하는 순간, 그는 영웅이 된 것이다. 국위 선양을 제1덕목으로 여기는 대한민국에서 월드 ~ ” 라는 칭호를 얻게 되면 영웅 이 된다.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한국인은 스타일 뿐, 영웅이 될 수는 없다. 팔뚝 굵은 날개를 얻기 위해서는 세계인이 인정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영웅이 된 인물이 김연아, 박찬호, 박세리. 한국인이 그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유는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서구인이 동양인을 인정했다는 데 있다. 음식에도 영웅이라는 날개를 달 수 있다면 대한민국 대표 영웅은 < 비빔밥 > 이다.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먹는 순간, 아아... 비빔밥은 자랑스러운 대표 한식이 되었다.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주문하기 전에는 비빔밥은 한갓 한식에 불과했다.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부르자 비빔밥은....... 그래요, 꽃이 되었답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불멸의 비빔밥이 되었답니다. 이 정도면 노예 근성이다. 싸이는 << 강남 스타일 >> 이란 노래로 세계를 정복한 후 금의환향했다. 강남 딴따라가 월드스타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사람들은 강남 스타일을 따라부르며 외쳤다. “ 그래, 네 팔뚝 굵다 ! ” 여기서 팔뚝은 남근에 대한 은유. 보다 유식한 표현을 사용하자면 싸이는 거대하고 단단한 팔루스 phallus 를 가진 자. 대한민국 대표 팔루스는 건물(주)이다. 강남 아파트와 도심 상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 힘 좋은 팔뚝 > 을 얻는 것과 같다. 무쇠팔이자 접히지 않는 날개이다.

< 토건족 > 은 < 수요-공급의 원칙 > 에 근거하여 집값이 오르면 더 많은 집을 지어 집값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놀랍게도 대한민국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었다.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더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전체 인구의 40%가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답은 간단하다.

 

상위 5%가 전체 주택의 62%를 가지고 있으며 토지의 경우 상위 1%52%, 상위 5%82%를 가지고 있다

- 어디 사세요, 131

 

대한민국에서 집 없는 설움은 유독 혹독하다. 치솟는 집값 때문에 " 인구의 19%가 해마다 이사를 다닌다. 전 인구 다섯 명에 한 명꼴. 1년에 약 870만여 명이 이삿짐을 싸고 푼다는 얘기다. 산술적으로 볼 때 5년이 지나면 한 동네가 낯모르는 이방으로 채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같은 책, 27쪽) " 

결국 무주택자는 보다 싼 집을 얻기 위해 서울과는 멀어지고 경기도와는 가까워지는 곳에 터를 잡는다. 서울에 일터를 둔 경기도 주민이 탄생하는 것이다. 다음은 뉴스룸을 진행하는 손석희 앵커의 말이다.

 


" 올해 경기도의 순 유입 인구는 6만 명에 이릅니다. 경기도를 떠난 사람보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6만명 더 많다는 겁니다. 서울은 같은 기간 3만 7천명이 빠져나갔습니다. 무섭게 오르는 서울의 전셋값을 피해 경기도로 이동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도에서 서울로의 출퇴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무려 2시간 46분입니다. 출퇴근에 하루 2시간을 쓰는 직장인의 경우 잃어버리는 행복의 가치가 월 94만 원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었는데요. 물론 행복을 수치로 계량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경기도민은 매월 100만원어치의 행복을 길바닥에 뿌리고 있는 셈이죠. 오늘 아침 출근길과 지난주 금요일 퇴근길을 유선의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

 

- 손석희 앵커

여기서도 무너지게 되면 그들은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건축법상 주거용 불법 건축물에 해당하는) 옥탑 방이나 지하 방※으로 스며든다.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는 곳에 산다는 이유로 무법자/불법자가 되는 것이다.  그나마 이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목돈을 마련할 수 없는 88만 원 흙수저 세대는 두 평 남짓한 1인용 고시원으로 시작한다. 이곳에 눕다 보면 관()에 들어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시원은 궤짝으로 만들어진 1인용 집인 셈이다. 한자 棺이 집(宮 : 집 궁)에 궤짝(木)을 덧대는 형국이니 일인용 판잣집'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지역 유대가 지속될 수 있을까 ? “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 - 사람 " 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동네에 대한 유대가 없으니 선거에 관심이 없다. 애향심이 없으니 애국심이 생길 리도 없다. 선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 먹고 살기에 바빠 죽겠는 사람 " 이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그 동네에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떠돌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새누리가 항상 이기는 이유이다. 새누리당의 필승 전략은 정책 대결이 아니다. 백성의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것이다. 생각할 시간과 책 읽을 시간을 빼앗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선거 전략인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동네가 투표율이 가장 낮은 동네는 어디일까 ?

 

 


높은 곳은 송파구 잠실 7동이며, 가장 낮은 곳은 강남구 논현1동이다. 투표를 가장 많이 한 동네가 가장 적게 한 동네가 모두 강남권에서 나온 것. 잠실7동에 사는 3163가구 가운데 90%인 2849가구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논현1동은 1만 2514가구 가운데 76%인 9432가구가 무주택자다. 잠실7동 가구 중 1인 가구는 7%에 그치고 지하 또한 반지하방이나 옥탑방 등에 사는 가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논현1동 가구 중 48%가 1인 가구이며 13%는 지하 또는 반지하방에 살고 있다.

 

- 손낙구, 대한민국 정치 지도 중에서 내용 요약 발췌

백성의 밥그릇과 집을 빼앗아라 !  새누리당의 전략이자 전술이다. 종종, 종편에서 연예인의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방송을 편성하고는 한다. 그런데 그것은 < 투기 > 이지 < 재테크 > 가 아니다. 불로소득을 권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싸이는 부동산 거래로 꽤 많은 재산을 축적한 모양이다. 팔십 억에 매입한 건물이 가격이 올라 백 억을 훌쩍 넘고, 넘고, 넘고, 넘어 이제는 120~130억에 이른다고 하니 수완이 좋은 워~~~~얼드 스타'다. 그가 구입한 경리단길 건물은 현재 소송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걸어둔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2511&ref=nav_search

 

테이크아웃드로잉 사태를 보면서 무주택자의 힘겨운 유랑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4인용 집(宮)을 얻는 것이 꿈이었던 서민은 어느 순간 자신이 머무는 宮 앞에 궤짝 木 이 박혀 棺 이 되는 현실을 목격한다. 옥탑방, 반지하방, 고시원은 모두 인간이 살 곳이 못된다. 그들의 무능을 탓하기에 앞서 투기를 재테크라며 폭력을 휘두르는 구조적 모순을 직시해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빈국(貧國)에 속한다. 이 나라에서 기아 는 만성적이다.

 

역설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옥탑방과 반지하방에 사람이 살지 않는다.


 




  1.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옥탑방'은 사실 '불법건축물'(위반건축물)이다. 1960~70년대 농촌을 떠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인구가 몰리면서 도시에는 셋방살이가 크게 유행했다. 양옥집이나 개량한옥에서 한두 개 방을 빌려 사용하는 형식이었다.1970년대 이후엔 처음부터 세를 줄 생각으로 2층집을 지으면서 아예 주방과 화장실을 층별로 따로 주고 계단 역시 외부에서 출입이 쉽도록 만든 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세를 더 받을 요량으로 지하의 보일러실을 개조해 반지하 셋방을 만들고 옥상에 옥탑방을 들이기도 했다. 외관상으론 2층집이지만 사실상 4층집을 만든 셈이다.
    그 결과 1980년대 도시의 골목길마다 반지하와 옥탑방이 있는 3~4층짜리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이 빼곡히 들어섰다. 지하와 옥상에 셋방을 들이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합법과 편법의 경계는 모호했고 무엇보다 살 집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정부가 눈 감아준 측면도 있다. 게다가 때가 되면 옥탑방 등 건축법에 어긋난 주거용 건축물을 정부가 한시적으로 양성화해줬다.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란 어려운 명칭보다 '옥탑방 양성화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2006년 이 법이 한시적으로 운용된 지 8년 만인 지난해 1월부터 또다시 이 법을 시행했지만 신청하지 않는 집주인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적발도 잘 되지 않을 뿐더러 적발되더라도 이행강제금을 내는 게 훨씬 이득이어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규제완화라는 명목으로 불법건축물의 이행강제금을 깎아주는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불법의 경질을 따져서 이행강제금을 줄여준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불법을 용인하는 셈이다.
    싼값에 불법건축물에 거주하는 저소득 세입자들은 주민등록 이전은 고사하고 확정일자도 받을 수 없고 월세 소득공제 등 법으로 정한 최소한의 혜택도 받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불법건축물에 거주하는 돈 없는 세입자들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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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yrus 2016-01-15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n은 종편 채널이 아닙니다. 모 기업과 관련되어 있는 케이블 채널입니다. 어떻게 보면 tvn이 응팔 시리즈를 만들어서 대박 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네요. 성공한 자(부자)가 운영하는 기업과 관련 있는 방송 채널이 실패한 자(빈자)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5 17:1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ㅎㅎㅎ 얼릉 고치겠습니다.... 그나저나 아니 그 어렵다는 컬트 책 마태우스를 얻게 되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요. 저도 헌책방 뒤져서 찾아봐야겠습니다. 혹여, 헌책방에서 발견하시게 되거든 한 권 좀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후하게 쳐드리겠습니다.. ㅎㅎ

    cyrus 2016-01-15 20:01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이 저주의 소설이라고 하니까 <소설 마태우스>가 이상한 책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ㅎㅎㅎㅎ 곰발님의 평이 벌써부터 기대되는군요. 헌책방이든 중고매장에 갈 때 <소설 마태우스>를 발견하면 사서 곰발님께 보내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11:39   좋아요 0 | URL
    저도 헌 책방 지나가게 되면 무조건 마태복음 찾아봐야겠습니다.
    재출간 기대합니다... 전무후무한 삐삐소설이라니... 이거야말로 포스트모던한 증후이며
    그 자체로 포스트모던 소설의 최전방이 아니겠습니까 ?

    cyrus 2016-01-16 13:41   좋아요 0 | URL
    마태복음 ㅋㅋㅋㅋㅋ  곰발님의 언어유희에 컴퓨터 `!` 키보드 탁 치고 갑니다. ㅋㅋㅋ  제가 포스트모던에 해박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쪽 분야를 공부하게 되면 《소설 마태우스》를 재평가해야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13:50   좋아요 1 | URL
    사이러스 님의 글이 시발점이 되어서 마태복음이 되었습니다.
    헌책방 가면 뒤져서 나오면 사서 반드시 인증샷 올리게씀~

    stella.K 2016-01-1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답하라 시리즈는 좋아서 보기 보단 그냥 습관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작가들이 드라마 전문 작가가 아니라 예능 작가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순간의 재치와 웃음을 자아내려고 하는 건 있는데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굉장히 약해
    보입니다. 프로듀사의 예를 봐서라도 드라마 전문 작가가 붙어주면 좋겠는데
    그런 드라마에 요즘 뜨는 배우들이 대거 달라 붙었다는 게 이해가 안 갈 정돕니다.
    그만큼 응답 시리즈가 막강한 힘을 가졌다는 말도 되는데 그냥 잘 만든 문화상품이라고 봐야겠죠.
    중국에도 방영된다던데...ㅉ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5 19:24   좋아요 0 | URL
    영화로 치면 내 여친을 소개합니다 류가 되겠죠 ? 드라마라고 하기보다는 꽁트라고 하는 게 맞을 겝니다.
    전 워낙 뜨문뜨문 봐서 재미를 못 느끼겠습니다.
    더군다나 옛날에는 이런 게 좋았어 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향 탓도 있고 말이죠..
    후일담 문학과 후일담 드라마는 별로입니다.

    samadhi(眞我) 2016-01-15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답하라 시리즈는 가족신파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성이 엉망이고 짜임새 없고 억지가 강한데 오탈자, 문법적오류 많은 글을 교정하듯 드라마 비평을 해대며 보고 있어요. 하여간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장르에 거부감이 강합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용서해선 안 되는 일들이 너무나 쉽게 용인되고 오히려 당연시되니까요.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장면이 있는데 바둑영웅(이창호가 모델이라고 하는데)이 병원장에게 전화 한 통화 한 것으로 응급실에서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 하던 이웃이 부원장이 집도한 수술을 받게 되면서 그에 모두 감동(?)했다는 일화가 저는 몹시 역겨웠습니다. 그런 식의 차별적 행태가 사람들에게 역시 돈 있고 빽 있고 봐야 한다는 의식, 관행을 심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11:42   좋아요 0 | URL
    제가 봐도 드라마 자체의 품격으로는 제로라고 봅니다. 그냥 에피소드 나열 위주의 콩트극이니 말이죠.
    뭐, 웃으면 복이와요와 다른 점을 못 찾겠습니다. 하튼, 가족주의를 타파해야 합니다. 가족주의, 아주 그냥 지겨움.....



    왜 그런 에피 많잖아요. 이야, 윗대가리 힘 있는 놈 알면 편해 ! 이런 서사...
    이게 편법인데 미덕이 되는 사회..
    이런 것이 결국은 이런 사회를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표맥(漂麥) 2016-01-1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역설적이군요... 서울 사람들이 시골(?)로 오면 그 돈으로 굉장한 아파트를 장만하고 떵떵거릴 수 있는데... 안내려 오더군요. 그 참~ 역설적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11:44   좋아요 0 | URL
    웃긴 게 뭔줄 아십니까 ? 고시원 하면 어디에 몰려있을까요 ? 우리 흔히 고시원하면 못사는 동네에 몰려 있을것이란 츠축을 하잖습니까. 강북, 신림 이런 곳... 근데 웃긴 건..

    고시원의 43%가 강남, 송파, 서초, 동작에 몰려 있습니다.
     
    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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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와 팔뚝 : 드라큘라는 그림자가 없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탄생한다고 한다. 이 말을 뒤집으면 치세(治世 : 좋은 세상)에는 영웅은 없다는 소리가 된다. 흔히, 치세의 근본은 덕이라 하는데 조선 궁궐에는 덕(duck) 대신 닭이 영웅(英雄 : 수컷 웅은 새 추 + 팔뚝 굉이 합친 모양새. 종합하면 팔뚝 굵은 젊은 수컷 새'가 바로 영웅이다) 흉내를 내니 난세라.

    청와대를 중심으로 온갖 잡새가 날아드나 정작 오리는 오리무중인 시대, 절망에 빠진 백성은 탄식하야영웅 을 간절히 원하게 된다. 이때 등장하는 위인이 베트맨, 슈퍼맨, 엑스맨 따위다. 망토는 힘의 원천으로 날개를 대신했다. 슈퍼 액션 히어로 영화 서사'를 10음절 이내로 요약하자면 " 나 한순간에 새 됐어 " 이고, 3음절로 줄이면 " 새 됐네 " 다. 악당들아, 나와라.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꿍짜작 ~ 꿍짝 한때 안철수는 위기탈출 넘버원 씨였다. 남대문이 불에 타 기와와 들보가 무너져내린 사고는 앞으로 다가올 불운을 예고하는 나쁜 꿈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목조 건물의 기둥을 쥐가 갉아먹자 사람들은 안철수에게 도와줘요, 넘버원 ! ” 이라고 외쳤다하지만 그는 영웅과는 거리가 멀었다.

    굵은 팔뚝도 없고, 날개도 없고, 용기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사실은 비단 안철수의 잘못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영웅이란  :  난세가 만든, 결핍이 만든 과잉의, 가짜 슈퍼 액션 히어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박혁거세 이후 새-인간은 없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영웅은 없다. 마이너 뽕끼가 철철 넘치는 내 서정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난세를 구한 영웅 중심의 역사 혹은 서사에 대해 관심이 없다. 슈퍼맨이 날든 말든, 육룡이 나르셨든 말든 관심이 없다. “ , 망토 있다고 유세 떨기는...... ” 오히려 나는 망토는 있으나 날지 않는 캐릭터에게 끌린다. 유유상종이라고나 할까, 드라큘라를 보면 몰락의 통증이 느껴진다. 이런 맛에 비극을 본다.  드라큘라는 그림자가 없다. 그가 밤에만 활동하는 데에는 햇빛을 보면 타 죽기 때문이라는 정보는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

     

    드라큘라 : (주먹 불끈 쥐며 ) 땡볕 따윈 견딜 수 있어 !

     

    그보다는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태양이 작렬하는 대낮에 외출을 꺼리는 것이다. 드라큘라, 그는 그림자가 없는 사내. 사람이라면 꼭 있어야 할 것이 없게 되면 타인으로부터 무시, 경멸, 조롱, 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고골의 단편소설 << >> 는 어느 날, 코가 없어졌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소설이다. 있을 때 잘하라고 했던가 ? 코가 가출을 하자, 주인공은 코가 가진 중요성을 깨닫는다. 코는 단순히 냄새를 맡는 기능을 가진 신체 부위가 아니다. 코는 위신과 체면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강동원이 아무리 잘났다 한들, 코가 없다고 생각해 보라. 한갓, 볼드모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코는 얼굴의 중심일뿐더러 신체의 중심이다. 신체의 중심이라고 ?! 그렇다. 술 취한 사람이 자꾸 넘어지는 이유는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마셨다는 데 있다.

     

    드라큘라는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측면에서 장애를 가진 존재이며, < 그림자 없음 > 은 트라우마이자 스티그마이다. 드라큘라에게 그림자가 있었다면, 그는 어둠의 왕자가 아니라 해맑은 < 나 긍정 > 이 되었을 것이다. 사실, 드라큘라라는 사내는 그림자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그 자체가 그림자이기 때문에 그림자가 없는 것이다. 드라큘라에게 없는 것은 그림자가 아니라 신체이다.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놀리지 마시라. 고골의 << >> 라는 단편에서 코는 거리를 활보하고 말도 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그림자가 말도 하고 돌아다닌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시 정리를 하자. 드라큘라가 잃어버린 것은 그림자가 아니라 신체. 그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를 얻기 위해 흡혈을 하는 존재

     

     김현경의 << 사람, 장소, 환대 >> 라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 저자가 이 책에서 드라큘라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드라큘라였다. 저자 김현경은 말머리를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 그림자를 판 사나이 >> 라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소설 속 남자는 악마에게 자신의 그림자는 파는 대신 황금알을 낳는 거위(행운의 자루)을 얻는다. 그가 보기에 그림자는 nothing일 뿐 everything이 아니다. “ 그깟, 거추장스러운 그림자 ! ” 하지만 그림자를 잃어버리자 그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한다. 몹시 역겨운 기분이 들기 시작한 그는 나는 태양 아래에서 걷는 것을 조심스럽게 피했다. 그러나 태양을 받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 라고 신세 한탄을 한다. 돈이고 나발이고 내 그림자를 돌려주세요.  

     

    김현경은 이 단순한 이야기에서 그림자의 은유를 단순하게 영혼을 판 대가로 환원하기를 거부한다. 그가 보기에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가지는 곤경은 영혼을 잃어버린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낮의 햇빛 아래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렸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잃어버린 것은 << 장소 >> . 그는 장소를 잃어버린 후 사회로부터 소외된다. 김현경은 이 이야기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 27

      

     

    이 책이 무엇보다도 반가운 이유는 이름을 들으면 배가 고파지는 어빙 고프먼 의 이론을 중심으로 김현경의 입장을 정리한다는 측면이다.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그의 이름이 어빙(Irving)'이 아니라 베가(Vega)라면 꽤 인상적인 인물로 각인되었을 것이다. 됐고. 사회학 분야의 대가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한국에서는 그를 듣보잡 취급해서 평소 불만이었는데 저자가 어빙 고프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니 무엇보다도 그 사실이 반가웠다.  저자는 " 학술 논문에도 대중적인 에세이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글쓰기 형식 " 이라고 했는데, 딱다구리처럼 딱부러지게 말해서 학술 논문과 대중 에세이가 만나 상승 효과를 만든 꼴이 되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말. 액션 전문 배우가 메소드 연기에도 탁월한 재능을 선보였다고나 할까 ?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림자를 갖는 것과 같다. 몸에 붙어 다니는 몸의 자리를 표시해주는 무엇, 몸과 닮아 있고 몸을 흉내내지만, 몸의 고유한 표정을 모두 지워버리면서 그렇게 하는 무엇, 몸이 태어날 때 함께 나타나고, 몸이 죽을 때 함께 사라지는 무엇 말이다. 사람으로 인지된다는 것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몸이 아니라 그림자로 인지된다는 것이다. 공적 공간에서 교환되는 상호작용의 의례는 개별적인 몸을 향한 것 같지만, 기실 그림자에 바쳐지는 것이다.

    - 213

      

     

    바로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나는 드라큘라 백작을 생각했다. 아, 불쌍한 드라큘라 독자여,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드라큘라를 무서워하지 말자. 그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 아픈 사람이며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일 뿐이다. 올해(2016)에 읽은 책은 << 오르부아르 >> << 사람, 장소, 환대 >> 이지만, 시간을 되돌려 이 책을 2015년에 읽었다고 가정하면 , 내가 뽑은 문학 부문 1위는 << 오르부아르 >> 이고 비문학 부문은 << 사람, 장소, 환대 >> 가 될 것이다. 그만큼 훌륭한 텍스트. 끝으로 이 책과 비교되는 책이 있다. 진은영의 << 문학의 아토포스 >> . 이 책 또한 장소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김현경이 장소성 으로 사회를 들여다본다면, 진은영은 장소성 으로 문학과 실천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이 다른 것 같지만 사실은 같다. 문제는 결과다. 진은영은 실패했고 김현경은 성공했다.

     

     

     

     

    덧대기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511713 : 진은영의 << 문학의 아토포스 >> 비판 : 만찬 앞에서 빈곤을 말하기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927683 : 드라큘라는 여성 괴물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960545 : 코는 신체의 중심일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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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지나갔던사람 2016-01-14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덕이 없어 오리무중인 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개그의 천재이십니다
    진짜 드라큘라는 자신이 그림자이기 때문에 그림자가 없는 경우이겠네요
    곰생님 통찰에 웃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3:22   좋아요 0 | URL
    오, 저의 고급 유머를 이해하딧다니.. ㅎㅎ
    하루빨리 집 나간 오리 찾아야겠습니다. 날지도 못하는 것이 자꾸 새 흉내를 내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어지사 2016-01-1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생님 칭찬이 이책에 대한 리뷰를 죽 봤는데
    다른 리뷰와 비교한 결과 곰생님은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 쓰는군요
    죄다보면 그냥 줄거리 요약이어서 재미가 없는데
    곰생님 글은 재미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4:26   좋아요 0 | URL
    로자 님의 글이었던가요 ? 서평이란 다른 사람이 책을 살지 말지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글이란 걸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점에서 그 책에 대한 줄거리 요약도 나름 도움을 주기는 하는데
    그닥 바람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무비판적으로 별 5개 남발하는 서평이야말로 나쁜 서평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혹해서 사는 경우가 있거든요...


    +

    쓰고 보니 저도 별 5 남발자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리뷰를 쓰고 싶고 별로인 책 읽으면 리뷰 쓰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니... ㅎㅎㅎㅎㅎ

    조르그 2016-01-14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확 읽고 싶어졌습니다
    오르부아르 사람장소한대
    아주 재미있는 책 이야기 늘 즐겁게 봅니다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6:18   좋아요 0 | URL
    둘 다 매우 뛰어나니 둘 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하튼 올해는 좋은 책 2권으로 시작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cyrus 2016-01-14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서민 교수님 강연을 들어서 그런지 책 27쪽에 인용한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 싶어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기생충을 갖는다는 것이다.” 서민 교수님도 말했듯이 기생충이 불쌍해요. 정말 사람 목숨 빼앗는 악질도 있지만, 그런 종류는 소수에 불과해요. 나머진 그냥 우리 몸을 살짝 아프게 하는 수준이에요. 안 좋은 점을 사람들이 부각시키니까 지구상 모든 기생충이 나쁜 존재로만 봐요. 기생충보다 진득하게 달라붙어서 괴롭히는 더 나쁜 인간들이 많은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5 09:46   좋아요 0 | URL
    멋진 말이네요.. 기생충은 사실 인간의 오랜 친구입니다.
    물론 악질 기생충도 있을 수 있겠으나, 사실 숙주가 죽으면 자신도 죽잖아요.
    그러니 숙주를 살려야 하는 운명 ~ ㅎㅎㅎㅎ. 좋으셨겠습니다. 마태우스 님 책도구하시고 사인도 받으시고 알먹고 꿩먹고 가재치고 텐트치고 ㅋㅋㅋㅋㅋ